주제: 민수기(5)/레위인/직무

제목: 레위인을 택하신 하나님

성경: 민 3:1-13

민수기 1-2장에서 하나님의 군대인 이스라엘의 장정을 계수하게 하시고 그들이 각 진영에 따라 배치되어 진을 치도록 하셨습니다. 이때 함께 인구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레위인들에 대한 인구조사와 그들이 맡은 사명이 무엇인가를 3-4장에서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레위인들을 택하시고 그들을 자신의 소유로 삼으시며 회막에서 섬기는 일을 하도록 하셨습니다. 일반 이스라엘 장정들이 싸움을 위하여 계수함을 입었다면 레위인들은 영적인 일들을 위하여 계수함을 입었습니다.

1.제사장 아론의 자손들(1-4절)

먼저 레위 가문의 지도급에 속한 제사장 아론과 모세가 낳은 자들에 대해서 말씀합니다(1절). 그런데 우리가 자세히 살펴보면 아론의 아들들만 소개되고 모세의 아들들은 오늘 본문에서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 17절 이하에는 레위 지파의 족장 이름 및 인구 숫자를 가계별로 상세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세의 자손들은 전혀 언급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면 왜 여기에 모세의 이름이 언급되었을 까요? 그것은 모세가 아론과 더불어 레위지파의 머리이며 영적인 아버지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1절에 보면 이례적으로 아론의 이름이 모세보다 먼저 등장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아마도 아론이 모세보다 연령상으로 장자였을 뿐 아니라 제사장들의 아버지요, 첫 번째 대제사장이었고, 레위인 전체를 통솔하는 종교 지도자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아론의 직계 아들들은 제사장이 된 반면에 모세의 후손들은 제사장을 보필하는 일반 레위인들이 되었습니다. 아론과 모세의 권위를 비교해보면 분명 모세의 권위가 절대적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모세 개인에게만 국한되는 특별 은총이었고, 회막 봉사를 중심으로 하는 종교적 사명에 있어서는 분명 아론의 후손들이 모세의 후손들보다 고귀한 직분에 임명되었기에 모세보다 아론의 이름을 앞세웠으며 그런 이유로 아론의 자손들만 기록된 것입니다.

아론에게는 네 명의 아들들이 있었습니다. 나답, 아비후, 엘르아살, 이다말입니다. 이들은 기름을 발리우고 거룩히 구별되어 제사장 직분을 위임받은 제사장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이미 살펴본 대로 출애굽기 28-29장을 보면 모세가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영화롭고 아름다운 옷을 입히고 위임식을 거행했던 장면이 나옵니다. 이 위임식은 칠일 동안이나 계속되었으며, 매일 속죄제와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습니다. 그만큼 제사장의 직분은 중요하고 영광스러운 직분이었습니다.

제사장의 직분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1)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일입니다. 제사장은 죄인을 대신하여 제사를 드림으로 죄지은 사람이 죄사함을 받게 하고 감사의 뜻을 하나님께 전달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2)율법을 가르치는 일입니다. 제사장은 하나님을 대신하여 하나님께서 내리시는 복을 선포하고 용서를 선언하며 하나님의 말씀, 곧 율법으로 백성을 가르치는 일을 했습니다.

3)정결을 유지하는 일입니다. 제사장은 성전을 정결케 하고, 제사 의식을 정결케 하고, 제사장 자신을 정결케 하며, 하나님을 섬기는 공동체를 정결케 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제사장이 이와 같은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때 하나님을 섬기는 공동체는 큰 재앙을 만나 파멸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이들의 사명이 막중한 것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아론의 장자와 차자인 나답과 아비후가 하나님께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슬픈 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습니까?

레 10:1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각기 향로를 가져다가 여호와의 명하시지 않은 다른 불을 담아 여호와 앞에 분향하였더니

레 10:2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그들을 삼키매 그들이 여호와 앞에서 죽은지라

영광스럽게도 하나님을 가까이서 섬기는 특권을 받아 위임을 받은 나답과 아비후가 하나님의 뜻에 불순종하여 자의로 봉사에 임하다가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봉사를 하되 자기 방식대로 하기를 원합니다. 아론의 장자와 차자인 나답과 아비후가 그렇게 하였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명하시지 않은 다른 불을 가지고 분향을 하였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습니다. “불이야 다 같은 불이지 꼭 번제단의 불로만 분향을 하여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그들은 가졌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결과도 중요하게 생각하시지만 결과를 가져오는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하십니다. 목적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그 목적을 이루어 가는 과정이 비복음적이라면 우리의 열매를 좋아하실 리가 없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방법대로 해야 합니다. 그것이 신앙인의 참된 자세이며, 자녀다운 모습입니다.

그러면 나답과 아비후가 왜 그렇게 큰 잘못을 저질렀을 까요? 우리는 이 사건과 연관된 성경본문을 통해서 이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추론할 수 있습니다.

레 10:9 너나 네 자손들이 회막에 들어갈 때에는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지 말아서 너희 사망을 면하라 이는 너희 대대로 영영한 규례라

하나님께서 이 말씀을 언제 주셨습니까? 나답과 아비후가 죽은 후에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나답과 아비후는 술에 취하여 두려운 마음이 없이 다른 불을 취하여 분향하다가 변을 당한 것입니다. 또한 대제사장만이 들어갈 수 있는 지성소를 범했을지도 모릅니다.

레 16:1 아론의 두 아들이 여호와 앞에 나아가다가 죽은 후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시니라

레 16: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 형 아론에게 이르라 성소의 장 안 법궤 위 속죄소 앞에 무시로 들어오지 말아서 사망을 면하라 내가 구름 가운데서 속죄소 위에 나타남이니라

이 사건과 관련하여 하나님께서는 아론에게 “나를 가까이 하는 자 중에 내가 거룩하다 함을 얻겠다”고 말씀하셨다(레 10:3). 그러니까 나답과 아비후는 자신들이 하나님을 가까이 하여 섬긴다는 우월의식 속에 빠져 거룩하신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고 오히려 그를 만홀히 여기다가 변을 당한 것입니다.

사랑하시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지금도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자들을 하나님은 찾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법과 자세를 떠나 인본주의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자들에게 경종을 울려줍니다. 얼마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일이 얼마나 번폐스러운고?”(말 1:13)라고 말하며 편의 위주로 예배를 드리려고 합니다. 그러나 복음의 제사장 직분을 맡은 우리들은 나답과 아비후의 전철을 밟지 말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제사를 드려야 합니다(롬 12:1).

나답과 아비후는 여호와 앞에서 죽었고 무자하였다는 말씀이 오늘 본문에 나옵니다. 예배의 실패자가 받는 무서운 징계이다. 훗날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 때문에 가문이 문을 닫는 일이 있었다. 여러분들에게는 나답과 아비후와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분은 없습니까? 특히 직분자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섬기되 인간적인 생각을 앞세우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섬기시는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아론에게 온전히 돌리운 레위인(3:5-10)

민 3:5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민 3:6 레위 지파로 나아와 제사장 아론 앞에 서서 그에게 시종하게 하라

하나님께서는 레위인들이 제사장 아론 앞에서 종처럼 섬기며 보좌하라고 명하셨습니다. 레위인들은 아론을 위하여 또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을 위하여 성막에서 거룩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셨습니다. 따라서 레위인들은 제사 드리러 오는 백성들을 위해서 성막에서 봉사할 뿐만 아니라 성막의 모든 비품을 관리하고, 제사를 드리는 온갖 허드레 일을 해야 했습니다.

9절을 봅시다.

“너는 레위인을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주라 그들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아론에게 온전히 돌리운 자니라”

레위인들은 아론에게 온전히 돌리운 자들입니다. 이들은 아론에게 속한 사람으로서 하나님을 섬겨야 했습니다. 제사장은 하나님께 속한 자로서 하나님을 섬겼으나 레위인들은 제사장에게 속한 자로서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이것이 예수님과 성도의 차이입니다. 성도는 제사장으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자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예수님께 속하여 하나님을 섬겨야 합니다.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지 않는 사람은 섬길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영원한 대제사장이십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 완전히 주어진 자들로서 예수님께 속하여 하나님을 섬기는 것과 같습니다.

롬 1:6 너희도 그들 중에 있어 예수 그리스도의 것으로 부르심을 입은 자니라

우리 성도들은 제사장이신 예수님 앞에 서서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사는 영적인 레위인들입니다. 동시에 하나님께서 세우신 종들을 보좌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섬기는 일꾼들입니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는 바울 사도를 위해서 목이라도 내 놓을 만큼 절대적인 자세로 하나님의 교회를 섬겼습니다(롬 16:4). 하나님께서는 이런 자들을 통해서 당신의 역사를 이루어 가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제사장과 레위인을 엄격히 구별하여, 영적인 질서를 세우셨습니다. 10절을 봅시다.

“너는 아론과 그 아들들을 세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라 외인이 가까이 하면 죽임을 당할 것이니라”

매튜헨리는 나중에 이 말씀이 유대인의 성전 문 위에 걸어놓은 금으로 만든 칼에 새겨져 있다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만 제사장 직분을 행하도록 하시고, 레위인들은 제사장들을 보좌하는 일만 하도록 엄격하게 제안하셨습니다. 제사장들과 레위인 사이에 영적인 질서가 무너지면 제사제도가 무너지고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과 함께 하실 수 없기 때문에 영적인 질서를 위하여 이런 제도를 두신 것입니다.

그런데 신약성경에 보면 예수님을 믿는 우리 성도들을 왕같은 제사장이라고 부릅니다(벧전 2:9). 모든 성도들이 복음의 제사장으로서 절대적으로 평등함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일을 전담하는 주의 사역자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결코 신분의 차이는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사명의 차이입니다. 성도들은 성직에 몸담고 헌신할 수 있고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나타내는 사회활동을 통해 헌신할 수 있습니다. 양자 모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점에서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도 각자의 삶과 교회 전체의 영적 성장을 위해 성역(聖役)에 종사하는 일꾼들은 모든 성도들 가운데서 존중히 여김을 받아야 합니다.

살전 5:12 형제들아 우리가 너희에게 구하노니 너희 가운데서 수고하고 주 안에서 너희를 다스리며 권하는 자들을 너희가 알고

살전 5:13 저의 역사로 말미암아 사랑 안에서 가장 귀히 여기며 너희끼리 화목하라

딤전 5:17 잘 다스리는 장로들을 배나 존경할 자로 알되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이들을 더할 것이니라

이들을 통해서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세우는 데(엡4:11-12) 도움을 주기 위함입니다.

3.레위인을 택하신 하나님(11-13절)

민 3:1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민 3:12 보라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레위인을 택하여 이스라엘 자손 중 모든 첫 태에 처음 난 자를 대신케 하였은즉 레위인은 내 것이라

하나님께서는 레위인을 택하여 이스라엘의 장자를 대신하게 하셨기 때문에 레위인은 하나님의 소유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애굽에서 열 가지 재앙을 내리실 때 애굽의 장자들은 다 멸하시고 이스라엘의 처음 난 자들을 구원하셨습니다(13절) 그래서 이스라엘의 장자들과 짐승의 초태생은 하나님의 소유가 되었습니다(출 13:2).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처음 난 자들을 대신하여 레위인들을 자신의 소유로 삼으셨습니다. 그래서 “레위인은 내 것이라”고 하신 것입니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소유가 된 레위인들을 거룩히 구별하여 성막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하여 제사장을 보좌하는 일을 하도록 하셨습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영원히 출애굽의 사건과 구원의 하나님을 기억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지파 가운데서 레위인들을 택하여 자신의 소유로 삼으셨는지 우리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은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창세기에 보면 레위에게 두 번씩이나 “레위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습니다(창 49:5-7).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런 레위 자손에게 긍휼을 베풀어주시고, 하나님을 풀타임(full time)으로 섬길 수 있는 특권을 주셨습니다. 이것은 우리 인간의 이해로는 이해되어지지 않는 하나님의 일방적인 은혜요 긍휼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 43:1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이제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조성하신 자가 이제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사랑하시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어린양의 피가 아니라 하나님의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 곧 죄사함을 받은 자들입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소유가 되었습니다.

벧전 1:18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조상의 유전한 망령된 행실에서 구속된 것은 은이나 금같이 없어질 것으로 한 것이 아니요

벧전 1:19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 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한 것이니라

벧전 2:9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으로서 하나님을 가장 가까이서 섬길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잘나서도 아니요, 가문이 좋아서도 아닙니다. 무조건적이며 일방적인 하나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여 충성된 일군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