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민수기(41)/에돔/아론

제목: 에돔의 거절과 아론의 죽음

성경: 민 20:14-29

이제 이스라엘은 가나안 정복을 위하여 길을 떠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모세에게 있어서 므리바 물 사건은 두고두고 후회할 사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의 거룩함을 나타내었어야 했는데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므로 말미암아 모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축복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나안을 향한 행진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고질적으로 불평을 일삼는 백성들을 이끌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으로 계속 진군해야 했습니다.

1.자국 영토 통과를 불허한 에돔(14-21절)

이스라엘은 가데스 바네아에서 바로 가나안 땅으로 쳐들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길은 가파르고 험준한 산맥으로 가로막혀 있었습니다. 200만 명이 넘는 대군을 이끌고 가나안 남방을 공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은 38년 전에 이미 그 지역을 침략했다가 패배를 당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민 14:44 그들이 그래도 산꼭대기로 올라갔고 여호와의 언약궤와 모세는 진을 떠나지 아니하였더라

민 14:45 아말렉인과 산지에 거하는 가나안인이 내려와 쳐서 파하고 호르마까지 이르렀더라

그래서 모세는 사해 동편을 거쳐서 요단강 동편에서부터 가나안으로 진군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실제로 가나안 정복 전쟁은 가나안의 중앙부를 먼저 공격하였고 다음에 남방을 차지하였으며 마지막으로 북방을 차지하였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요단 동편에 이르기 위해서 에돔이라는 나라를 통과해야 했습니다.

미국이 아프카니스탄을 공격할 때 그 주변 국가들의 군인기지를 이용한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파키스탄은 미국에 기지를 제공하면서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이슬람 사람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으나 그래도 정부 당국자가 허락하여서 아무 장애물이 없이 아프카니스탄을 공격할 수 있었습니다.

모세는 먼저 에돔을 통과하기 위하여 교섭을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에돔은 모압과 암몬과 함께 요단강 동쪽에 국가를 형성하여 번창하고 있었습니다. 맨 아래쪽에 위치한 나가 에돔 왕국이었습니다.

1)모세의 제안

모세는 사자를 급파하여 이스라엘과 에돔의 형제관계를 설명하도록 했습니다. ‘당신의 형제 이스라엘’이라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에돔은 이삭의 아들 야곱의 형제 에서의 후손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에돔에는 홍해 아카바만에서 북쪽 다메섹에 이르는 대로가 나 있었습니다. 이 길은 에돔을 통과하여 아시아와 유럽으로 가는 대상들의 길이었습니다. 이 길을 따라서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전략상 가장 좋은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애돔 왕의 도움을 요청한 것입니다. 모세는 에돔 왕에게 이스라엘의 지난 과거와 현재의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하도록 하였습니다(15,16절).

애굽에서 노예생활을 하다가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어 출애굽시킨 것을 전했습니다. 열조에게 허락하신 땅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에돔의 대로를 통과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민 20:17 청컨대 우리로 당신의 땅을 통과하게 하소서 우리가 밭으로나 포도원으로나 통과하지 아니하고 우물 물도 공히 마시지 아니하고 우리가 왕의 대로로만 통과하고 당신의 지경에서 나가기까지 좌편으로나 우편으로나 치우치지 아니하리이다 한다 하라 하였더니

얼마나 예를 갖춘 정중한 제안입니까? 형제의 우의로 허락하여 주되 피해를 끼치지 않겠다는 약속과 더불어 분명히 물을 마셔도 그 값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2)에돔의 거절

이러한 모세의 정중한 제안에도 불구하고 에돔 왕은 거절하고 말았습니다.

민 20:18 에돔 왕이 대답하되 너는 우리 가운데로 통과하지 못하리라 내가 나가서 칼로 너를 맞을까 염려하라

에돔 왕은 오랜 민족적 감정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통과를 불허하였습니다.

창 27:41 그 아비가 야곱에게 축복한 그 축복을 인하여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 심중에 이르기를 아버지를 곡할 때가 가까왔은즉 내가 내 아우 야곱을 죽이리라 하였더니

더욱이 그는 무력으로 이스라엘의 통과를 저지할 것이라고 까지 경고하였습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에 대한 경계심 때문이었습니다. 이스라엘에게 피해를 입지 않을까 두려워했고, 그들의 약속을 믿으려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그들의 조상 야곱과 에서의 갈등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조상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 라고 생각하였는지도 모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가서 다시 간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에돔 왕은 많은 군대를 거느리고 나와서 강한 손으로 막았습니다. 많은 군대를 거느리고 실력으로 저지하고자 했습니다. 모세는 에돔 왕이 끝까지 강하게 반대하므로 에돔 통과 계획을 바꾸어 에돔 남방으로 우회하고자 방향을 잡았습니다(21:4).

그 이유는 에돔과 다투지 말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신 2:4 너는 또 백성에게 명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세일에 거하는 너희 동족 에서의 자손의 지경으로 지날진대 그들이 너희를 두려워하리니 너희는 깊이 스스로 삼가고

신 2:5 그들과 다투지 말라 그들의 땅은 한 발자국도 너희에게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내가 세일 산을 에서에게 기업으로 주었음이로라

모세는 가나안 정복이라는 큰 전쟁을 앞두고 친척지간인 에돔과 전쟁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우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가나안을 향하여 매진하는 우리 성도들의 삶의 철칙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장애물을 무조건 부수고 나가는 것만이 믿음이 아닙니다. 어떤 목사님은 물의 철학을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산에 떨어진 한 방울의 물은 바다로 가는 지름길을 알고 있습니다. 골짜기를 흘러내리다가 바위가 있으면 재빨리 돌아갑니다. 어리석게 바위를 깨뜨리려고 덤비지 않습니다. 또 웅덩이가 있으면 물이 다 차기까지 기다립니다. 조급하게 서둘다가 낙심하지도 않습니다. 도도하게 한 길을 가며, 낮은 데로 낮은 데로 가다 보면 바다에 이르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 성도들의 삶도 때로는 우회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양보하고, 기다리고, 고생스럽더라도 돌아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우리 한국인의 가장 큰 단점이 조급함입니다. 사람이 조급하게 되면 분별력을 잃게 되고, 욕심에 사로 잡혀서 파멸의 길로 가게 됩니다.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시지 않는 것을 억지로 얻으려 하다가 시험에 빠지게 됩니다.

2.아론의 죽음(22-29절)

이스라엘이 가데스를 떠나 호르산에 이르렀을 때 하나님께서는 아론의 죽음을 예고하셨습니다.

민 20:24 아론은 그 열조에게로 돌아가고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준 땅에는 들어가지 못하리니 이는 너희가 므리바 물에서 내 말을 거역한 연고니라

아론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는 중요한 요인이 무엇입니까? 므리바 물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한 연고 때문이었습니다.

1)우리는 현재에 임하는 과거 죄의 그림자를 보게 됩니다.

아론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 중요한 요인은 므리바 물 사건 때문입니다. 아론의 죽음은 하나님의 뜻이 확실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진정한 지도자는 사람이 아닌 하나님이심을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인간 지도자들은 그의 종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완벽하지 못합니다. 모든 사람이 곧 무대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그것은 여호와의 백성이 왕이나 육의 팔을 믿어서는 안되며 여호와를 진정한 왕으로 모셔야 한다는 말입니다.

2)새 시대가 동터오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건입니다.

구시대의 지도자로 모세와 아론 그리고 미리암 삼인 이었습니다. 먼저 미리암이 죽었습니다. 이제는 아론의 차례입니다. 아론의 나이 123세였습니다. 이제 아론은 죽고 그의 아들 엘르아살이 새로운 후계자가 되었습니다. 두 명의 지도자를 먼저 하나님께서 부르셨습니다. 이제 모세 하나만 남은 것입니다. 모세를 통해서 대제사장의 후계 구도를 확실하게 정하게 하시기 위하여 모세를 남겨 두신 줄로 압니다. 아론은 자신의 확실한 후계자를 세우고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3)우리는 우리 자신의 죽음을 생각해야 되는 도전을 받습니다.

죽음이라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예외는 없습니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으로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습니다. 누가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을 예상하였겠습니까? 그런데 오늘 본문에 보면 하나님은 아론에게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셨습니다. 아론은 그 말씀을 듣고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죽음에 대한 반응은 가지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은 원망합니다. 불평합니다. 그런가 하면 자포자기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살아보려고 발버둥을 치기도 합니다. 죽음을 기쁨과 환희로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로 믿음이 성숙한 사람입니다. 죽음이란 더 좋은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내세를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아론은 첫 번째 대제사장입니다. 그러나 그는 영원히 살지 못하고 죽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온 이스라엘 족속들이 30일이나 애곡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영원히 살아 계시는 분이십니다. 만약 살아 계시지 않는다면 또 다른 대제사장이 요구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은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 계시기 때문에 그 제사직이 갈리지 않습니다.

모세와 아론과 미리암은 한 형제 자매로서 이스라엘을 출애굽시키고 40년 동안 광야 생활을 인도해온 위대한 지도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미리암과 아론은 그들에게 맡겨진 사명을 다하고 같은 해에 열조에게로 돌아갔습니다. 모세도 이제 그의 후계자를 세우고 그의 삶을 마무리해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 아닐까요?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시는 우리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