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지금은 ...(고후6:1~2)

프랑스의 작가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 1840~1897)가 쓴 작품 중에「마지막 수업」(La Dernière Classe, 1873)이라는 단편소설이 있습니다. 교과서에 수록된 적이 있어서 익히 알고 계실 겁니다. 그 줄거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보불 전쟁 당시 프랑스가 프로이센에게 점령되면서 모국어를 빼앗기게 됩니다. 주인공은 말썽꾸러기 프란츠입니다. 어느 날 땡땡이를 치려고 꾸물거리다 늦게 학교에 갑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살금살금 교실에 들어가는데 아멜 선생님이 화를 내지 않는 겁니다. 게다가 마을의 어른들이 와서 뒷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이 시작됐습니다. “여러분, 이제 독일어만 가르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새로운 선생님이 오실 겁니다. 오늘이 마지막 프랑스어 시간입니다. 모두 열심히 들어주기 바랍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수업에 임했습니다. 프란츠는 그 동안 열심히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 집중합니다. 놀랍게도 그렇게 어렵던 프랑스어 수업이 너무 쉬웠습니다. 무슨 이야기입니까? 평소에 숱한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는 소홀히 하면서 허송세월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마지막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최선을 다하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 추석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추석이 지나고 나니까 이젠 정말 가을이구나 싶습니다. 절기상으로도 한 달 전에 입추가 지났고 며칠 전에는 추분이 지났습니다.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실감하게 됩니다. 이제 남은 두세 달 후딱 지나고 해가 바뀔 것입니다. 이렇게 한 해 한 해 신속하게 흘러가면 인생의 마감시간이 닥치게 될 겁니다.

이런 계절에 모세의 시가 생각납니다. 시90:10,12 “10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we fly away-KJV) ... 12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남은 시간을 잘 헤아리며 인생을 지혜롭게 살자는 말씀입니다.

[1] 은혜의 때 : 십자가 구속~재림, 출생~사망 → 지금

사도 바울은 본문에서 좀 다른 각도에서 증거합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은혜의 때’로 설명합니다. 고후6:1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자로서 너희를 권하노니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 하나님이 은혜를 주실 때에 그 기회를 헛되어 보내지 말라는 겁니다.

고후6:2 “이르시되 내가 은혜 베풀 때에 너에게 듣고 구원의 날에 너를 도왔다 하셨으니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 ‘은혜 받을 만한 때’ 즉 ‘은혜의 때’는 성경적으로 보면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역사적으로는 십자가 구속으로부터 예수님의 재림(종말) 때까지입니다. 이 기간 동안 하나님은 구원의 기회를 주십니다. 둘째, 개인적으로는 출생에서 사망 때까지입니다. 이 기간 동안 하나님은 우리에게 구원의 기회를 비롯해서 여러 기회들을 주십니다. 우리가 육신의 죽음을 경험하기 전에 예수님이 재림하면 개인적으로도 그때까지 기회가 주어집니다.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는 우리의 죽음 이후에 예수님이 재림할 공산이 크므로 은혜의 때는 개인적인 죽음 이전까지로 보면 좋을 듯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세월이 빨리 흐르고 죽음은 나에게 언제 닥칠지 모르니까 정말 중요한 시간은 ‘지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 가지 중요한 ‘금’이 있다고 합니다. 황금, 소금, 지금! 황금 못지않게 소금도 중요하죠. 소금이 없으면 목숨을 부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황금보다, 소금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지금입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황금, 소금, 지금 그 중에 제일은 지금이라!”

사도 바울도 이러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2절(하) 다시 보면 뭐라고 말씀합니까? 고후6:2(하) “ ...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

‘지금’이란 말이 반복됩니다. 그리고 강조하느라 그 앞에 ‘보라!’라는 말을 붙였습니다.

꼭 신앙을 떠나서도 우리 인생 가운데 ‘지금’ 즉 ‘현재’는 너무 중요합니다. 시간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대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는 이미 내게서 떠난 시간으로 내가 돌이킬 수 없습니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시간으로 내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오직 지금 현재만이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흥미롭게도 지금 현재라는 단어와 선물이란 단어가 영어로는 같습니다. 현재도 ‘present’, 선물도 ‘present’입니다. 지금 현재는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시간입니다. 그것을 선용해야 합니다.

지금 현재를 강조하는 것은 세월을 아끼라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바울은 엡5:16에서 이렇게 권면합니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여기서 ‘아끼다’라는 단어는 헬라어 원어로 ‘엑사고라조’인데 ‘구속(救贖)하다’ 혹은 ‘돈을 주고 사다’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구원받은 것을 가리켜 흔히 구속되었다고 표현합니다. 구속은 본래 로마의 노예시장에서 노예 값 즉 ‘속전’(贖錢)을 주고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당시 노예는 물건과 마찬가지였고 한 마디로 말해서 ‘죽은 목숨’입니다. 그런 노예를 돈을 주고 살려내는 게 ‘구속’입니다. 우리 인간은 죄와 사망의 노예입니다. 죄에 끌려 다니다 영원히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심으로 우리의 죗값을 대신 치르시고 우리를 사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이상 죄와 사망의 노예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게 바로 구속입니다.

시간을 아낀다는 것은 끊임없이 죽어가는 시간을 구속하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죽음의 시간을 생명의 시간으로 살려내는 겁니다. 그것은 곧 시간을 선용하는 겁니다. 영어성경을 참조하면 이런 뜻임을 알 수 있습니다. KJV에서는 “Redeeming the time”(시간을 구속하라)으로, NIV에서는 “making the most of every opportunity”(기회를 선용하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곧 기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세월을 아끼라는 말은 지금 현재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선용하라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모든 삶 속에서 그래야 마땅하지만 특히 신앙에 있어서 그래야 된다는 것입니다. 자칫 어영부영하고 엄벙덤벙하면 세월이 휙 지나가버립니다.

예수님도 이를 경계하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눅21:34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방탕함과 술취함과 생활의 염려로 마음이 둔하여지고 뜻밖에 그 날이 덫과 같이 너희에게 임하리라” 특별히 말세에 조심하지 않으면 세상이 얼마나 악한지 방탕해지고 세상 염려에 사로잡히다 보면 세월이 다 지나가고 마지막 날을 맞이하게 될 거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정신을 차리고 시간 즉 기회를 선용해야 합니다.

[2] 지금은 ... : 구원 받아야 할 때, 사랑해야 할 때, 사명을 감당해야 할 때

그러면 구체적으로 기회가 다 사라지기 전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지금은 과연 무엇을 할 때입니까? 최소한 세 가지를 해야 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남아 있는 것들입니다. 구원, 사랑, 그리고 사명입니다.

① 구원 받아야 할 때 :

첫째로, 지금은 구원을 받아야 할 때입니다. 모든 인간은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출생하면 기뻐하며 축하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죽음을 향해 하루하루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롬6:23 “죄의 삯은 사망 ... ”이란 말씀대로 인간이 죄 가운데 그대로 방치되면 육신의 죽음을 넘어 영원한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영원한 사망은 무엇입니까? 히9:27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심판을 받고 영원한 지옥 형벌 가운데 고통을 당하는 것입니다. 이를 가리켜 ‘둘째 사망’이라 부릅니다. ‘첫째 사망’은 육신의 죽음이고 ‘둘째 사망’은 영원한 사망입니다. 정말 비참한 것은 둘째 사망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래요. 죽으면 끝이지! 내세를 인정하는 사람 중에는 막연히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좋은 데 갔겠지! 누구 마음대로 그럽니까? 내 인생이라고 진짜 내 마음대로 되나요? 태어나는 겄고 살아가는 것도 죽는 것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절대주권자이신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대로 되는 겁니다. 기분 나쁜 말이라 말하고 싶지 않지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에서 거듭거듭 증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사망에 관한 말씀은 계20:11~15에 나옵니다. 이를 가리켜 백보좌심판(계20:11~15)

라고 부릅니다. 크고 흰 보좌 즉 백보좌 앞에서 한 사람씩 심판 받게 됩니다. 보좌 앞ㅊ에 행위책과 생명책이 있습니다. 행위책에는 모든 사람들의 행위가 각각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근거에 따라 심판을 받게 됩니다. 계20:13~15 “13 ... 각 사람이 자기의 행위대로 심판을 받고 14 사망과 음부도 불못에 던져지니 이것은 둘째 사망 곧 불못(the lake of fire-NIV)이라 15 누구든지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는 불못(the lake of fire-NIV)에 던져지더라” 둘째 사망은 영원한 사망이고 존재가 끝나는 게 아니라 영원한 고통 가운데 계속 살아가는 것입니다. 다행히 예외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입니까? 생명책에 그 이름이 기록된 사람입니다. 그는 곧 예수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이 직접 하신 말씀입니다. 요5: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 심판과 영원한 사망에서 건짐 받는 게 바로 구원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라도 인간의 죄를 대신 지고 십자가 죽으셨다가 부활하셨습니다. 대속의 십자가입니다. 이 사실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사망에서 구원받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구원받고 영생을 얻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인생 최대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마16:26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 만일 구원받고 영생을 얻지 못하면 세상에서 출세하고 온 천하를 거머쥔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 이겁니다.

누구든지 구원을 받으면 이미 인생을 승리한 겁니다. 세상에서 크게 성공했어도 구원받지 못하면 인생을 실패한 겁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끊임없이 인간들을 초청하십니다. 물론 먼저 믿은 성도들이 십자가 복음을 증거하는 것을 통해 성령으로 역사하십니다. 계3:20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

아무리 늦어도 육신의 죽음 직전까지 구원을 받아야 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 못 박혀 운명하시기 직전 좌우에 함께 십자가 못 박혀 죽어가던 강도 중 한 명은 다행히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습니다. 눅23:42~43 “42 이르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하니 4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 아슬아슬하게 구원을 받은 것입니다. 미리 믿고 구원받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다행입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에 의해 장악되자 많은 아프간인들이 아비규환에서 탈출하려고 기를 썼습니다. 미군 수송기가 동원되었는데 정원의 5배인 640명을 태운 모습을 보면서 기가 막혔습니다. 우리나라 6.25 전쟁 때 흥남철수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습니다. 뒤이어 우리나라도 작전명 ‘미라클’이란 이름으로 조력자 390명을 구출해서 충북 진천에 머물도록 했습니다. 이게 바로 구원입니다. 그냥 있으면 망하는 겁니다. 죽는 겁니다. 그러니까 거기서 나와야 합니다.

영원한 사망에서 구원받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먼저 믿은 자는 압니다. 그래서 먼저 믿은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오래 전 천국 가신 권사님의 이야기입니다. 그분은 6.25 전쟁 통에 월남하신 분입니다. 가족들과, 심지어 자녀들과 헤어졌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남동생이 함께 월남했습니다. 때때로 가슴앓이를 하셨지만 그래도 신앙으로 잘 이겨내셨습니다. 그런데 동생은 어머니가 꼭 신앙생활 하라고 유언했음에도 세상살이가 바쁘다고 다음에, 다음에 하며 미루다가 노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권사님이 전화하셨는데 동생이 아무래도 오래 못 갈 것 같다는 겁니다. 그래서 급히 달려갔습니다. 찬송 부르는데 그 동생이 다 따라합니다. 어렸을 적에 교회에 다녔는데 그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예수님을 영접한 적이 있느냐고 물으니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복음을 제시하고 결신 기도를 하도록 도왔습니다. 그러자 눈물을 주르륵 흘렀습니다. 3일 후 다시 권사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 내 동생 갔어 ... ” 그 말을 듣고 아찔했습니다. 가까스로 구원받은 것입니다. 진작 믿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어쨌든 천만 다행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런 기회를 얻지 못하고 운명하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릅니다.

저와 여러분은 이미 십자가 대속의 복음을 믿으시죠? 그러면 이미 구원받고 영생 얻을 줄 믿습니다. 장차 육신의 죽음을 넘어 천국에 들어가 영생복락을 누릴 줄 믿습니다. 아울러 가족이나 이웃에게 복음을 전해서 그들도 기회 놓치지 않고 예수님을 믿음으로 구원받도록 꼭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② 사랑해야 할 때 :

둘째로, 지금은 사랑해야 할 때입니다. 믿음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우리가 잘 압니다. 그런데 믿음에는 유효 기간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육신의 죽음 직전까지입니다. 믿음이 구원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죽음 이후에는 소용이 없습니다. 천국에 들어간 사람은 눈으로 천국을 다 보고 있으니까 믿음이 소용이 없습니다.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사랑에는 영원히 유효합니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에도 필요하고, 죽음 넘어 천국에 들어간 후에도 영원한 추억으로 남게 됩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고전13:13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여러분, 우리가 인생을 마치고 세상을 떠날 때 가장 후회되는 게 무엇일까요? 그것은 사랑입니다. 좀 더 사랑할 걸 하는 마음이 있을 겁니다. 돈을 더 벌어볼 걸, 출세를 더 해 볼 걸, 세상 향락을 더 즐겨볼 걸 ... 이런 게 아닙니다.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그리고 모든 인간을 더 사랑하지 못한 게 아쉬울 겁니다. 항상 옆에 있을 것 같지만 어느 순간 사라지고 나면 아무리 아쉬워해도 때가 늦은 겁니다. 그러므로 기회가 될 때 사랑을 고백하고 표현해야 합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표현하지 않은 것은 사랑이 아니다! 잘못 표현한 것은 사랑이 아니다!

여러분, 혹시 영화 「노트북」(2004 개봉, 2016 재상영)을 보셨나요? 어느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젊은 날에 남녀가 뜨겁게 사랑했습니다. 결혼을 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노년에 접어들었는데 안타깝게도 부인이 알츠하이머 노인성치매에 걸려 기억을 상실했습니다.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고 심지어 남편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남편은 부인을 홀로 있게 할 수 없어 요양병원에 함께 입원합니다. 자녀들이 아버지를 만류합니다. 노인인데 건강을 상할까봐 걱정이 됐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자기들이 돌볼 테니까 집으로 가 계시라고 강청합니다. 하지만 거절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She is my home(그 사람이 집이야)!” 부인이 없는데 집이 무슨 소용이냐 이겁니다. 결국 자녀들이 포기하고 맙니다. 부부는 함께 지냅니다. 남편은 부인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합니다. 옛날 사랑의 추억을 기록한 노트북을 펼쳐놓고 읽어줍니다. 정성이 통했는지 부인이 기억을 회복하고 남편을 알아보게 됩니다. 둘이 해복한 시간을 보내다 침대에 나란히 누워 손을 잡고 눈을 감습니다. 그 장면이 피날레였습니다. 해피엔딩이죠. 정말로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사랑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가족이나 친구 관계를 넘어서도 사랑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고 실천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마땅한 모습이고 책임입니다. 시각장애인 안요한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37세에 중도 실명한 분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암담한데 가족들마저 떠나갔습니다. 혼자 남아 죽고자 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살아계신 하나님이 그를 찾아오셨습니다. 그는 회개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은 막막했고 거릴 방황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서울역 뒤편에 구두닦이, 장애인, 걸인들이 사는 곳에 흘러들어가 살게 됩니다. 소망이 생겼고 목사가 되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신학교에 입학했었지만 하나님이 없다며 자퇴했는데 제 발로 다시 찾아간 겁니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이라고 거절합니다. 이 학교 저 학교에서 모두 거절당하던 중 한 학교에서 교수님이 그를 맞아주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 그에게 보리차 한 잔은 손에 쥐어 주고 그 지저분한 손을 자신의 손으로 꼭 잡아주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기도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를 인도하느라 동행했던 구두닦이 두 아이가 훌쩍거리는 소리를 듣고 함께 울었습니다. 그때 그는 하나님 앞에 약속했습니다. “하나님, 이 분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저도 이 분처럼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신학교에 들어갔고 졸업 후에 목사 안수를 받고「새빛맹인선교회」를 설립합니다. 지금까지 그는 110개국을 순회하며 1만 2천 회 이상의 집회를 인도했습니다. 하나님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큰지 정말 놀랍습니다.

부디 흘러가는 시간 속에 기회를 놓치지 말고 지금 서로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천국에 가서도 영원토록 그 추억이 더 아름답고 풍성하게 기억되기를 축원합니다.

③ 사명을 감당해야 할 때 :

셋째, 지금은 사명을 감당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하나님 앞에 받은 사명이 있습니다. 공통 사명은 구원의 복음을 전파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사명은 나 자신의 재능과 은사를 따라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육신의 생존에 얽매이다가 의미 없는 인생을 마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명이란 말을 들으면 너무 부담스러워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소박해도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십니다. 이 세상 살 동안 축복해 주심으로 계속적으로 사명을 감당하게 하십니다. 마6:33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 육신의 생존만 위해 살지 말고 하나님의 뜻대로 사명을 감당하면 하나님이 육신의 삶도 책임져 주시고 더해 주신다는 약속입니다. 단단히 마음을 먹고 감당하면 다 됩니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핑계를 대면 아무 것도 못한 채 세월만 흘러갑니다. 그러다가 기회를 놓치면 인생이 끝날 때 얼마나 후회 막심하겠습니까!

한번은 제가 어느 선교단체의 집회에 설교 요청을 받고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찬양 시간에 반주하는 자매가 눈이 들어왔습니다. 가만히 보니까 아기띠에 아기를 안고서 전자키보드를 연주하고 있는 겁니다. 처음에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아니, 이 단체에는 저 자매 외에는 반주자가 없나? 아기 엄마를 시키다니! 그런데 그 자매가 얼마나 열심히 연주를 하는지 그 모습에 제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핑계 댈 일이 얼마나 많은 텐데 아기를 안고서 자리를 지키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자시의 자리를 지키는 게 바로 사명을 감당하는 것입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살아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백 범 김 구 선생이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이다.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 무슨 말인가요? 생존만을 위한 직업 생활을 하지 말고 똑같은 직업이라도 사명감을 갖고 하라는 말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지난 8월말에 퇴임했습니다. 그분은 고양외고에서 인성부장으로 봉직했는데 교목 이상으로 수고하셨습니다. 서울사대 출신으로 국어 과목을 담당하는 한편 채플이나 비전 특강을 기획하고 강사를 섭외하는 등 교목 이상의 일을 감당했습니다. 저는 세 번이나 초청해 주셔서 가다 보니 개인적으로 친해졌습니다. 퇴임식을 한다고 문자를 보내주셔서 제가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많은 학생들에게 복음의 씨앗을 뿌리셨는데 사회 곳곳에서 그 열매가 나타날 것입니다. 그 학생들이 성장해서 빛과 소금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선생님의 헌신을 사람들은 잊어버릴지라도 하나님이 영원히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 편지가 마음이 들었는지 사진을 찍어서 스마트폰 앨범에 저장해 두었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게 바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명을 감당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위치나 자리가 어떻든 있는 곳에서 하나님이 맡겨주신 사명을 발견하고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이 세상에서 승리하고 장차 천국에 들어가서 하나님의 칭찬과 상급이 있을 줄 믿습니다.

여러분, 어느덧 가을! 이제 금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니, 우리 인생이 얼마나 남았는지 나 자신도 모릅니다. 나이 순서대로 세상을 떠나는 것도 아닙니다. 세상에 온 것은 순서대로 왔지만 떠나는 것은 순서가 없습니다. 흘러가는 세월 속에 라틴어 경구 두 가지를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 Carpe Diem(현재를 즐기라, 기회를 놓치지 말라)! 아무쪼록 오늘 말씀과 두 경구를 기억하시고 지금 해야 할 일들을 감당하면서 남은 생애 꼭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