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은혜로(Sola gratia)

(왕하20:1-11)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의 제목은 “오직 은혜로”입니다. 다같이 따라합시다. “오직 은혜로” 오늘 우리는 종교개혁 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개혁이란 무슨 뜻입니까? 우선 먼저 개혁이란 말을 한자 뜻 그대로 해석해 보자면 고칠 개, 가죽 혁 ‘가죽을 고친다.’ 즉 가죽을 원래대로 바로 잡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고친다는 것은 원래의 형태나 성질이나 기능에서 벗어난 모든 상태를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즉 맨 처음에 제작된 완성품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개혁의 참뜻인 것입니다.

그래서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가 주장한 핵심은 바로 이겁니다. ‘Sola fide, sola gratia, sola scriptura’ ‘오직 믿음으로, 오직 은혜로, 오직 성경으로’입니다. 특별히 오늘은 그 중에서도 ‘오직 은혜로’란 제목으로 말씀을 선포하고자 합니다.

‘오직 은혜로’(Sola gratia) 그렇습니다. 오직 은혜로만 믿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구원을 받습니다. 내 공로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예수님 십자가 대속의 은혜로 우리 모두는 구원을 받습니다.

히스기야 이야기를 보면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히스기야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그는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사람이면서도 그는 또한 하나님께 강한 질책을 받은 사람입니다.

히스기야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그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던 것은 받을만한 자격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히스기야는 유대의 제13대 왕으로 ‘아하스’의 아들이며 25세에 왕이 되어 29년간 나라를 다스린 사람입니다.

오늘 본문 1절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 때에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매 아모스의 아들 선지자 이사야가 그에게 나아와서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이 너는 집을 정리하라.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 하셨나이다.”

여러분! “그 때에”로 시작하는 이 말씀을 유심히 보시기 바랍니다. 이 때가 언제입니까? 온갖 어려움 가운데서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또한 가장 큰 적이었던 앗수르 왕 산헤립이 죽은 때입니다.

히스기야가 왕이 된 지 14년, 그의 나이 39세가 되던 해입니다. 한 창 일할 때입니다. 그의 삶에서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을 때입니다. 모든 것이 잘될 때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하나님께서 “너는 집을 정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하나님께서 누군가의 생명을 거두어 가시겠다고 하시면 그렇게 된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생사화복의 주관자이시기 때문입니다.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는 이 선언은 히스기야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언젠가 반드시 다가올 가장 정확한 사건입니다.

히스기야는 역대 왕들 중에 선한 왕으로 칭송을 받았던 사람들 중에 한 사람입니다. 그에게서 신앙과 예배가 회복되었고, 우상이 제거되었습니다. 정치 군사적인 면에서도 온갖 위기를 넘기면서 다윗 왕에 버금가는 왕으로 평가를 받은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그 또한 연약한 사람인지라 그의 삶에 찾아온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할 수밖에 없었던 그런 존재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오직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어 주셔야만 구원을 받습니다.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병이 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생각합니다. 잠시 거쳐가는 병이 아니라 점점 더 그 병이 중하게 되면 심각하게 그 원인을 찾게 됩니다.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매”라는 말을 통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병이 들어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는데 더 이상 살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왕에게 선지자 이사야가 와서는 “네 집을 정리하라!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고 냉정하게 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어가는 사람에게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선지자가 와서 아예 죽음을 선언해버린 것입니다. 그순간 히스기야는 얼마나 화가 났겠습니까?

그런데 여러분?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은 하나님께서 선지자 이사야를 보내 히스기야의 병과 죽음에 대해 말씀하셨다는 것은 지금 그에게서 일어나는 일이 하나님과 관계있는 일이라는 겁니다.

우리가 히스기야를 기억하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서 그가 선택한 행동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들은 흔히 삶의 위기 속에서 기도하는 것은 가장 정상적인 인간의 반응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기도보다는 원망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3절을 보시기 바랍니다. “히스기야가 낯을 벽으로 향하고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구하오니 내가 진실과 전심으로 주 앞에 행하며 주께서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하고 히스기야가 심히 통곡하더라.”

히스기야가 하나님께 간절히 드린 기도는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가 하나님께 은혜를 구한 첫 번째 정당성은 제발 자기의 공로를 하나님께서 기억해 달라는 것입니다. “내가 진실과 전심으로 주 앞에 행하며 주께서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두 번째 부분은 통곡입니다. 그가 하염없이 목 놓아 운겁니다. “히스기야가 심히 통곡하더라.” 아주 흥미로운 것은 그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입니다.

5절 말씀입니다. “너는 돌아가서 내 백성의 주권자 히스기야에게 이르기를 왕의 조상 다윗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너를 낫게 하리니 네가 삼 일 만에 여호와의 성전에 올라가겠고”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히스기야 관련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히스기야의 눈물을 보셨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가 눈물 흘리며 심히 통곡하는 모습을 보시고 그를 불쌍히 여기셔서 생명을 연장시켜 주셨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 또한 오늘 여러분에게 이렇게 설교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히스기야의 업적이 아닌 눈물을 보시고 고쳐 주셨습니다. 그의 업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핵심입니다!”

그러면 참 많은 분들에게 위안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이 대목을 다시 봐도 그렇게 말할 근거가 없는 겁니다. 히스기야는 이렇게 기도했기 때문입니다.

3절 “내가 진실과 전심으로 주 앞에 행하며 주께서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하고 히스기야가 심히 통곡하더라.”

히스기야가 하나님 앞에 은혜를 간구할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가 그래도 그가 살아온 선하고 정직한 삶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물론 우리 중에 그 누구도 어떤 자격으로 하나님께 은혜를 구할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히스기야처럼 “하나님! 제가 그 누구보다 하나님 말씀대로 살려고 애쓰고 힘썼던 것 잘 아시잖아요!” 이렇게 통사정하면서 흘리는 눈물이라면 그래도 그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럽지 않았을까요?

제가 이렇게 설교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확한 팩트는 이겁니다. 하나님께서 히스기야의 기도를 ‘들으셨고’ 그의 눈물을 ‘보셔서’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사실은 그의 공로 때문에 그의 생명이 연장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그의 생명이 연장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정작 문제는 기적을 체험한 바로 그 다음에 있습니다. ‘이렇게 기도 응답을 받아 15년 동안 생명이 연장되는 놀라운 기적을 체험한 히스기야가 왜 끝까지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지 못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그 내용을 다 다룰 수 없기에 열왕기하 20장 말씀과 평행구절인 역대하 32장 24-26절 말씀을 제가 읽어 보겠습니다.

“그 때에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었으므로 여호와께 기도하매 여호와께서 그에게 대답하시고 또 이적을 보이셨으나 히스기야가 마음이 교만하여 그 받은 은혜를 보답하지 아니하므로 진노가 그와 유다와 예루살렘에 내리게 되었더니

히스기야가 마음의 교만함을 뉘우치고 예루살렘 주민들도 그와 같이 하였으므로 여호와의 진노가 히스기야의 생전에는 그들에게 내리지 아니하니라.”

여러분! 25절에 보면 “히스기야가 마음이 교만하여”라고 되어 있는데 그 교만의 증거가 무엇이었을까요?

그 당시 히스기야가 병이 들었다는 말을 듣고 바벨론 왕 브로닥발라단이 편지와 예물을 히스기야에게 보냅니다. 병이 나은 히스기야는 그의 사자들에게 궁전의 모든 보물을 보이면서 자랑을 합니다. 병이 나은 히스기야의 마음이 교만해져서 하나님을 높이기보다는 자기가 쌓은 업적을 자랑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람 마음이 참으로 간사하지요? 눈물 콧물 다 쏟으면서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고 나음을 얻었는데, 낫자마자 자신의 것을 자랑하는 치졸한 졸부 근성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교만한 자의 목을 꺾으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진노가 임합니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26절에 보면 히스기야가 “마음의 교만함을 뉘우치고”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히스기야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있었기에 이내 곧 회개했던 겁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제 조금 전에 언급했던 부분으로 다시금 돌아갑니다. 하나님께서 히스기야의 눈물의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하나님, 제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는지 제가 살았던 삶을 한 번 봐 주세요!”

히스기야는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긍휼을 베풀어 주셨는데 그 긍휼이 혹 자신의 공로로 얻은 것이라 착각해서 그렇게 쉽게 교만해진 것은 아닐까요? 이 ‘교만’이라는 놈은 우리가 조금만 방심해도 찾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물론 공로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공로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살아간다는 이 믿음의 고백이 그치는 순간 그 공로는 그만 교만덩어리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신앙이란 마치 외줄을 타는 것과 같습니다. 신앙을 잘 간직하려면 영적으로 늘 긴장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만약 우리가 공로를 가지고 구원을 받는다면, 그래서 우리의 공로로 천국에 간다면 그것은 분명 천국이 아닐 것입니다.

그 천국에는 온갖 잘난 척하는 사람들, 자신의 공로를 내세우는 사람들, 정말이지 꼴 보기 싫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그게 천국입니까? 지옥이지요! 지옥도 그런 생지옥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공로로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자들이 믿음의 공적을 쌓아가는 삶! 이것이 신앙인의 바른 자세가 아닐까요?

히스기야가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후에, 그의 삶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명백히 심판하시는 것은 그가 은혜받은 자로 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저와 여러분의 눈물을 보시는 하나님이시지만 우리의 삶도 보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사랑의 하나님, 공의의 하나님이십니다.

오늘 본문에 나타난 기적의 사건이 있습니다. 히스기야의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이 나오고 있습니다. 8절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나를 낫게 하시고 삼일 만에 여호와의 성전에 올라가게 하실 무슨 징표가 있나이까?”

9절 “이사야가 이르되 여호와께서 하신 말씀을 응하게 하실 일에 대하여 여호와께로부터 왕에게 한 징표가 임하리이다. 해 그림자가 십도를 나아갈 것이니이까? 혹 십도를 물러갈 것이니이까?”

10절 “히스기야가 대답하되 그림자가 십도를 나아가기는 쉬우니 그리할 것이 아니라 십도가 뒤로 물러갈 것이니이다.” 여러분! 지구가 자전하면서 해의 그림자를 보고 시간을 아는 것. 이는 바로 해시계를 말합니다.

이 해시계는 항상 그림자가 앞서 나아가 있습니다. 그러니 십도를 나아가게 하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지구의 자전이 그만큼 빨라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때 히스기야는 그림자가 뒤로 물러가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구의 자전이 멈추었다가 다시 뒤로 돌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놀랍게도 히스기야가 요청한 징표를 다 보여 주고 계십니다.

11절 “선지자 이사야가 여호와께 간구하매 아하스의 해시계 위에 나아갔던 해 그림자를 십도 뒤로 물러가게 하셨더라.” 이는 한 마디로 기적입니다! 어메이징한 사건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 이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고, 과학자들이 성경의 이 이야기를 증명하려고 애썼던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런 기적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기적입니까? 하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이 놀라운 기적에 취해서 하나님을 잃어버리는 순간! 그 기적은 오히려 독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아무 소용이 없는 겁니다. 그 기적을 통해 정작 주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그 기적은 한낱 놀라운 가십거리에 불과한 것입니다.

어떤 목사님께서 이런 예화를 하셨습니다. 한 명은 자기 손에 들려 있는 그 선물만 만지작거리며 쳐다보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 명은 자기 손에 들려 있는 그 선물을 잠시 쳐다보더니 이내 곧 시선을 돌려서 그 선물을 준 사람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모습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아름답습니까? 당연히 후자입니다. 선물을 받고서 선물을 쳐다보기보다는 그것을 준 자를 쳐다보아야 합니다. 도대체 누구길래 나에게 은혜를 베풀어서 이런 선물을 주셨는가 하면서 선물 준 사람을 감사의 눈빛으로 쳐다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선물을 준 자보다는 선물만 쳐다보고 있었던 자가 있었습니다. 성경은 지금 바로 이것을 우리에게 교훈해 주고 있는 겁니다. 남 유다 왕 히스기야가 그런 경우였습니다. 히스기야가 받은 선물이 얼마나 귀합니까?

자신의 생명을 15년 연장 받고, 또 앗수르와의 전쟁에서 완벽히 승리하고... 그렇지만 여러분? 히스기야 인생에서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가장 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은혜를 베풀어주신 하나님! 바로 그 하나님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히스기야는 그 하나님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고, 참으로 안타깝게도 자신이 받은 은혜의 선물만을 바라보면서 즐겼던 것입니다.

그런데 은혜를 잊어버리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습니다. 자신이 누리는 것을 은혜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공로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히스기야가 죽을병에서 고침을 받고 15년의 생명이 연장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겸손함과 통곡의 눈물로 인함이었습니다. 히스기야에게 하나님께서는 엄청난 부귀와 영화도 덤으로 주셨습니다. 이 또한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입니다.

이렇게 히스기야가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고 있을 때, 바벨론에서 왜 사자들이 왔습니까? 히스기야가 병들었다가 나았다 함을 듣고서 도대체 어떤 비결이 있길래 나았는지 듣고 싶어서 온 겁니다.

그렇다면 바로 그 순간 히스기야는 자기의 병을 고쳐주신 하나님을 소개해야 했습니다.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그 분을 기쁜 마음으로 간증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히스기야가 자기에게 재물도 주시고, 자기 생명을 15년 연장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한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면 어찌 바벨론의 사자들에게 하나님을 소개하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하나님 그 분이야말로 그에게 있어 가장 존귀하고 소중한 보화가 아니십니까?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히스기야의 전부가 되십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깝게도 히스기야는 그의 심중에 은혜를 베풀어주신 하나님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보물 창고의 재물만 보여주면서 자기 자랑만 늘어놓았던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선물을 주셨는데, 이 선물 보따리만 바라본 것입니다. 이 선물을 주신 분이 누구인지, 왜 이렇게 은혜를 베풀어 주셨는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눈앞에 있는 것에만 마음이 가 있었던 것입니다.

열왕기하 20장 14절에서 18절 말씀입니다. “선지자 이사야가 히스기야 왕에게 나아와 그에게 이르되 이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였으며 어디서부터 왕에게 왔나이까? 히스기야가 이르되 그들이 먼 지방 바벨론에서 왔나이다 하니

이사야가 이르되 그들이 왕궁에서 무엇을 보았나이까? 히스기야가 대답하되 내 궁에 있는 것을 그들이 다 보았나니 나의 창고에서 하나도 보이지 아니한 것이 없나이다 하더라. 이사야가 히스기야에게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소서.

여호와의 말씀이 날이 이르리니 왕궁의 모든 것과 왕의 조상들이 오늘까지 쌓아 두었던 것이 바벨론으로 옮긴바 되고 하나도 남지 아니할 것이요. 또 왕의 몸에서 날 아들 중에서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되리라 하셨나이다.”

이 얼마나 끔찍한 저주입니까? 나중에 이 말은 그대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이 말을 들었을 때에 히스기야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금까지 기도했던 사람이라면 또 다시 그 자리에 엎드려서 기도해야 마땅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용서해 주옵소서. 내가 육신적인 자랑을 했습니다. 내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하나님께 엎드려 회개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이사야의 경고를 들은 히스기야는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습니다.

19절 말씀입니다.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이르되 당신이 전한바 여호와의 말씀이 선하니이다 하고 또 이르되 만일 내가 사는 날에 태평과 진실이 있을진대 어찌 선하지 아니하리요 하니라."

여러분! 이 무슨 말입니까? '내가 사는 동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까 괜찮지 않느냐?' 뭐 이런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히스기야는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종교개혁을 단행하고 앗수르가 쳐들어오고 자신이 사형 선고를 받아서 죽게 된 시점에는 그렇게 기도했던 히스기야가.... '아들이 망한다!'는 이 소식을 듣고는 전혀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히스기야는 태평성대 이후 기도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금은보화 자랑은 했지만, 그만 기도가 사라지고 만 겁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여러분 속에 기도가 사라지고 있지는 않으십니까? 힘들고 어려울 때에는 그렇게 눈물 흘려가며 기도했었는데... 지금 문제가 해결되고 편안해지니까, 어느 순간부터엔가 기도가 사라지고 자기도 모르게 인간적으로 육신적인 모습으로 변하지는 않으셨습니까?

물론 여러분 당대에는 괜찮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고통이 여러분 자녀들에게 미친다면 그 결과를 도대체 어떻게 감당하시겠습니까?

그러므로 여러분? 비록 문제가 많고, 지금은 도무지 어찌 안 되는 그런 자녀들이라 할지라도 자녀를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기도의 무릎이 계속해서 쌓아질 때에, 그 자녀들을 향해서 눈물의 기도가 있어질 때에, 여러분의 자녀는 반드시 다시금 회복되게 될 줄로 믿습니다.

커다란 문제 속에 있다가도 그 기도 때문에 자녀들이 다시금 돌아오는 엄청난 축복이 임하게 될 줄로 믿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하되 무조건적인 기도가 아니라, 그 속에 복음을 심는 기도를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므낫세는 히스기야가 늦게 얻은 아들이었습니다. 히스기야는 54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이 므낫세는 히스기야가 죽기 12년 전에 태어났습니다.

그러니까 계산을 해 보면 히스기야 42살에 얻은 아들이 이 므낫세였습니다. 이렇게 늦게 아들을 얻었으니까,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그 가문에 대가 끊어질 그런 찰나에 얻은 아들이니까, 그보다 더 귀한 아들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사랑은 다 베풀었을 것입니다. 아들이 하고 싶은 대로, 또 해 달라는 대로 그야말로 애지중지! 그렇게 이 아들을 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무엇입니까? 사랑은 베풀었지만 그 아들 속에 복음을 심지 못했습니다. 지금 남 유다가 계속해서 징계를 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단적으로 말하면 우상숭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그토록 싫어하시는 우상숭배! 이 우상 숭배하다가 그의 아버지 아하스가 망했습니다. 그렇다면 그의 아들 므낫세에게 우상의 심각성, 우상에 대한 경고를 분명히 해야 했습니다.

'봐라! 너희 할아버지 아하스가 우상 숭배하다가 망했다! 그런데 내가 우상을 완전히 척결하니깐 하나님께 축복을 받았다! 그러니 너도 이 우상을 멀리하고 하나님만 섬기는 믿음의 사람이 되거라!'

그런데 너무 귀하게 얻은 아들이다 보니 이런 훈계 자체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여러분! 육신적인 사랑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진리가 무엇인지, 복음이 무엇인지 우리 자녀들 마음속에 심어줘야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내 자녀 속에 복음의 씨앗이 심어지고 있습니까? 타락한 세상을 이길 수 있는 복음의 비밀이 있습니까? 우상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복음의 능력이 있습니까?

우리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은 복음을 그 속에 심어주는 것입니다. 히스기야는 이사야 선지자의 경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위한 기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여러분! 세상적으로 성공했다고 해서 이제는 부모의 도리를 다했다고 그렇게 안심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자녀가 점점 더 주님과 멀어지고 있는데 이를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시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여러분? 이제 더 이상 히스기야 가문의 고통이 우리 속에 반복되어서는 아니 됩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부터라도 부모된 우리가 자녀들의 신앙회복을 위해서 간절히 기도하고, 그들을 주님 품으로 인도해야 할 줄로 믿습니다.

오늘 우리는 종교개혁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마틴 루터는 솔직히 처음에는 새로운 교회를 만들 의도가 없었습니다. 또 다른 교회 공동체를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마틴 루터는 오로지 타락한 교회가 초대 교회의 모습으로 다시금 돌아가기를 원했습니다. 이 무슨 말입니까? 그의 캐치프레이즈를 보면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다 주님을 처음 만나 영접했을 때의 초심으로 다시금 돌아가자는 겁니다. 케리그마 즉 말씀 선포에 힘썼던 오리지날 원형의 모습으로, 초대 교회의 모습으로 다시금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Sola fide, sola gratia, sola scriptura’ ‘오직 믿음으로, 오직 은혜로, 오직 성경으로!’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 다 초대 교회의 모습으로 다시금 돌아가십시다!

이제 말씀을 맺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종교개혁주일에 히스기야의 모습을 반면교사 삼아, 초대 교회의 모습으로 다시금 돌아가서 오로지 복음 전파에 힘쓰는 저와 여러분이 다 되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