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13:21-22(민 9:15-23)
서론: 낯선 곳을 여행하게 될 때에 우리가 꼭 챙겨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지도를 꼭 챙겨야 했는데 지금은 ‘내비게이션’이 필요합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나 장소도 그저 ‘내비게이션’에 최종 목적지를 지정하고 출발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편할 수 없습니다. 최근에 장거리 운전할 기회가 있었는데 당연히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늘 여성 목소리로 안내를 받다가 이번에는 뜻밖에도 남성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안내해 주어서 조금 신선했습니다. 처음 가는 생소한 길에 길 안내자가 필요하듯이 이전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인생 길에도 안내자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물론 부모님이나 선생님이나 선배가 우리 인생 길을 인도해 주시는 것이 많은 도움 됩니다. 그 분들이 가는 대로, 안내하는 대로 잘 따라가는 이유는 내 자신이 전혀 경험해 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앞서 가는 사람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닙니다. 요즘은 흔하지 않지만 가끔 내비게이션도 착오를 일으켜 엉뚱한 길로 안내하지 않습니까? 인생 길에서도 그렇습니다. 각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조금씩 다 다르기 때문에 언제나 그들의 인도가 옳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우리에게 비뚤어진 본성이 있어서 다른 사람의 인도함을 잘 받지 않으려는 아집이 있다는 점입니다. 흔히 ‘자기 잘난 맛에 산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타락한 인간은 태어날 때 부터 철저히 자기중심적이라서 세상이 자기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줄로 압니다. 무엇이든지 자기 마음에 들어야 하고, 자신의 생각과 계획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립니다. 똑똑하고 현명하다고 자부하는 사람일 수록 자신의 생각과 계획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실 때는 우리는 너무나 잘못되어있고, 때로는 위험한 길로 가고 있습니다. 노아 시대에 사람들이 그 전형적입니다.
(창 6:5)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관영함과 그 마음의 생각의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그 마음의 생각의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하다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처음 창조하신 인간은 하나님을 기뻐하며 그 분께만 소망을 두는 사고방식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영이 인간에게서 떠나자 그 사고방식은 괴물처럼 변했습니다. 가치 체계가 뒤집어졌습니다. 죄가 무서운 것은 정상적인 사고할 수 없도록 마비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치 고삐 풀린 말처럼 날뛰며 스스로 인간 이하의 수준, 짐승의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제 마음대로, 제 멋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잠언서에서는 “어떤 길은 사람의 보기에 바르나 필경은 사망의 길이니라”라고 말씀합니다.(잠14:12) 다시 말해서 그 길이 죽는 길인 줄도 모르고 계속 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 은혜를 입은 사람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선한 길로 인도하십니다. 설령 잘못된 생각으로 잘못 선택하여 위험한 길로 갈 때에도, 우리와 함께 하셔서 우리를 일깨워주시고, 우리가 마땅히 가야할 길로 지도해 주십니다. 힘들고 지쳐 어찌할 바를 모를 때에도 하나님은 우리를 붙들어주시고, 때로는 우리를 안고 가십니다. 말씀과 성령을 통하여 인도하시며 이끌어주십니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잠 3:5-6)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먼저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신뢰하라고 말씀합니다. 범사에 주님의 주권을 인정하십시오. 그러면 주께서 지도해 주실 것입니다. 시편에서도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 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 같이 하시리로다” (시 37:5-6)
마음을 다해 주님을 의지하고 신뢰할 때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신다는 것입니다. 오늘 설교의 제목이 <나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사람도 아니고 내비게이션 기계도 아닌,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 길을 인도하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성경에는 가득 차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도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해 주셨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십니다.
1. 인생 길을 인도하시는 하나님
구약성경에서 애굽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세상을 의미합니다.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바로를 위해서 노예생활을 400여년을 해 왔습니다. 이제는 아예 여기서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애굽에서 태어나 한평생 노예생활을 하다가 나중에는 그곳에서 노예로 죽었습니다. 이것은 우리 인생도 죄악된 세상에서 태어나 죄의 종으로 일평생 노예생활을 하다가 결국 죄값으로 죽어야 할 인생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노예가 되어 일평생 바로와 그의 제국을 섬겨야 하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세상에서 마귀의 종노릇하며 그를 섬겨야 하는 운명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전격적으로 개입하셔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하게 하십니다. 10가지 재앙을 통해서 애굽을 심판하시자 바로가 두 손 들고 항복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해방된 즉시 애굽을 떠나야 했습니다. 홍해가 가로막자 홍해를 가르고 마른 땅같이 건너갑니다. 이제 더 이상 바로를 섬기는 노예가 아닙니다. 자유인이 되어 구원의 하나님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이 세상에서 이미 홍해를 건넌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받은 세례는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넌 사건을 의미합니다. 과거는 사단의 지배 아래 있었는데 이제는 자유인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왕국 백성이 되었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을 섬기는 예배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원한 안식을 향해 가는 순례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가나안 땅을 향하여 출발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누가 인도해 주십니까? 21-22절을 다시 읽겠습니다.
“여호와께서 그들 앞에 행하사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그들의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 기둥으로 그들에게 비취사 주야로 진행하게 하시니 낮에는 구름 기둥, 밤에는 불 기둥이 백성 앞에서 떠나지 아니하니라”
광야에는 지도가 없습니다. 나침반도 없습니다. 단지 하나님께서 구름 기둥과 불기둥으로 임재하사 한 걸음 한 걸음 그들의 노정을 인도하십니다. 임마누엘 하셔서 험하고 거친 광야 길을 가는 동안 그 길을 인도하십니다. 앞서서 이끌어 가십니다. 광야는 낮에는 덥습니다. 밤에는 춥습니다.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200만의 군중들이 가나안을 향해서 진군을 합니다. 그런데 구름이 뜨거운 햇살로 부터 지켜 줍니다. 밤에는 불기둥이 난로와 같이 그들을 감싸 안아 줍니다. 이 얼마나 장엄한 광경입니까?
2. 하나님의 광야 훈련
우리도 이처럼 임마누엘의 주님이 계시기 때문에 안심하고 순례의 길을 갈 수가 있습니다. 시 121:5-7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낮의 해가 너를 상하게 하지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지 아니하리로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하게 하시며 또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이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가는 것이 가장 지혜롭습니다. 내 욕심이 앞서서 하나님 보다 먼저 앞서 가면 안 됩니다. 게으름 때문에 뒤쳐져도 안 됩니다. 주님께서 가라고 하시면 밤중에라도 일어나서 가야 합니다. 주님께서 머무르라고 말씀하시면 출발 명령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이것이 민수기 9장 21-22절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민 9:21-22) “혹시 구름이 저녁부터 아침까지 있다가 아침에 그 구름이 떠 오를 때에는 그들이 진행하였고 구름이 밤낮 있다가 떠 오르면 곧 진행하였으며 이틀이든지 한 달이든지 일년이든지 구름이 성막 위에 머물러 있을 동안에는 이스라엘 자손이 유진하고 진행치 아니하다가 떠 오르면 진행하였으니”
구름이 움직이면 장막을 걷고 이동해야 합니다. 장막을 친지 얼마 되지 않아도 이동해야 합니다. 구름이 머물러 있는 동안에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틀이든지 한 달이든지 심지어는 일 년 동안 구름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대로 진영에 머물고 행진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왜 규칙적으로 구름을 이동하게 하지 않으셨을까요? 그게 더 쉬웠을 터인데 왜 구태여 불규칙적으로 움직이게 하셨을까요?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철저히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는 사람들이 되도록 하기 위한 훈련 때문에 그렇습니다.
(민 9:23) “곧 그들이 여호와의 명을 좇아 진을 치며 여호와의 명을 좇아 진행하고 또 모세로 전하신 여호와의 명을 따라 여호와의 직임을 지켰더라”
여기서 3 번이나 “여호와의 명을 좇아, 여호와의 명을 따라”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명에 따라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구름 기둥은 이스라엘 백성의 삶의 기준이자 표준이요, 방향이자 나침반입니다. 우리 신앙생활도 내 맘대로 내 멋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욕심대로, 내 고집대로, 내 생각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철저히 하나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 말씀을 따라가야 합니다. 주께서 가라 하시면 가고, 주께서 멈추라 하시면 멈추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은 철저히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하나님 인도하심에 순종하는 사람으로 빚으십니다.
그리고 이런 훈련과 연단이 필요하기에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광야와 사막으로 부르셨습니다. 강물이 풍부하고 비가 흡족하게 내려 풍성한 초지를 이루고 있었던 갈대아 우르 지방으로부터 아브라함을 불러내셨습니다. 대신 강수량이 거의 없고, 목초지가 되기에는 너무도 척박한 네게브 광야 지역으로 이주시켰습니다. 그의 후손 이삭과 야곱 역시 이 네게브 지역을 떠돌면서 살았습니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도 나일강이 있어서 언제나 물을 댈 수 있는, 비옥한 애굽 땅에서 나와야 했습니다. 약속의 땅을 향해 가면서 광야와 사막을 횡단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광야는 단순히 가나안 땅을 향해 잠정적으로 거쳐가는 중간 과정만이 아닙니다. 물론 그들의 불신앙 때문에 40년 동안 광야에 머물러야 했지만 그래도 광야는 이스라엘 백성이 국가로 새롭게 태동하는 출생 장소이고, 그들이 교육받고 양육되는 장소이었습니다.
하나님만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법을 배우는데 있어서 광야 만큼 최적의 교육 장소는 없을 것입니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 밤의 추위, 건조함과 메마름, 고통스런 광야의 열풍 등과 같은 적대적 세력과 악조건 아래서 사는 곳이 광야 생활입니다. 그곳에서는 아무 것도 구할 수 없습니다. 물 마저 허락되지 않습니다.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해리 에머슨 포스딕(Harry Emerson Fosdick)은 “광야는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이 되기에 가장 좋은 장소”라고 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광야에서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노상 걱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노력해서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자신의 현재와 미래와 운명이 철저히 외부의 힘, 즉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언제 어디로부터 양식이 공급될지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광야는 이스라엘 백성이 진정으로 하나님을 신뢰하고 있는지를 시험해 볼 수 있었던 최상의 적격 장소였습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신 8:3)을 뼈저리게 배우는 곳이 광야입니다.
그런데 광야에서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긍휼과 은혜, 신실과 인애에 대해서 이스라엘 백성은 어떻게 반응했습니끼? 그들은 항상 불평과 원망으로 응답하였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했고, 인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마음을 사막처럼 척박해져 갔습니다. 그들의 생각은 광야처럼 거칠어져 갔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이 광야에서 능히 식탈을 준비할 수 있겠는가?” “그가 그의 백성을 위하여 고기를 예비할 수 있겠는가?”(시 78:19,20) 하면서 하나님을 원망하며 시험했습니다. 그들이 누구입니까? 하나님이 행하신 위대한 일들을 친히 목격한 사람들이 아닙니까?
3. 이스라엘의 성공과 실패
신약성경 히브리서 4장에서는 안식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한 이스라엘의 과거를 회고하면서 오늘날 우리도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경고해 줍니다. (히 4:1) “그러므로 우리는 두려워할지니 그의 안식에 들어갈 약속이 남아 있을지라도 너희 중에 혹 미치지 못할 자가 있을까 함이라”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생활을 하면서 애굽을 사모했습니다. 그리고 애굽에서 살아온 방식대로 살아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광야에서는 지난날 세상에서 살아간 방법대로 살려고 하다간 반드시 실패합니다. 광야에는 애굽 방식으로 음식도 물도 고기를 구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곳은 오직 하나님만을 의존하며 그 분의 인도하심을 받아야 살 수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안식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고, 말씀에 순종함으로 인도함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히 4:2) “저희와 같이 우리도 복음 전함을 받은 자이나 그러나 그 들은 바 말씀이 저희에게 유익되지 못한 것은 듣는 자가 믿음을 화합지 아니함이라”
그들이 왜 실패했는가? ‘듣는 자가 믿음을 화합지 아니함이라’원문을 직역하면 ‘그것이 들은 자들 속에서 믿음으로 묶여지지 아니하였음이라’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속에서 믿음으로 화합되지 않으면, 혹은 믿음으로 우리 자신과 묶여지지 않으면 우리에게 아무 유익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일은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경종이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두려워할지니 그의 안식에 들어갈 약속이 남아 있을지라도 너희 중에 혹 미치지 못할 자가 있을까 함이라”
지난날 이스라엘 백성이 안식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모든 과정은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하늘에 있는 영원한 안식처로 나아가는 순례의 길에 대한 그림자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것에 실패한 것처럼, 우리에게 천국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이 있을지라도 그 약속하신 안식에 미치지 못할 자가 있을까 두려워하라고 하십니다. 하나님 말씀을 듣고서 믿음으로 화합하지 않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 1세대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에 실패했지만 그러나 그 다음 세대는 성공했습니다. 왜냐하면 이전 세대의 실패를 반면 교사로 삼아서 하나님의 말씀에 철저히 순종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세대는 40년 광야훈련을 잘 마친 후 마침내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첫번째 부딪친 장벽이 여리고성이었습니다. 난공불락의 여리고성을 어떻게 함락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지시하신 전술은 ‘성벽 돌기’였습니다. 하루 한 차례씩 엿새 동안 성벽을 따라 돌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 칠일 째 되는 날에는 일곱 바퀴 돈 후에 제사장들이 일제히 나팔을 불고 고함을 지르라고 하셨습니다. 인류가 전쟁을 시작한 이래 이 사건을 빼고서 그 어떤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희한한 전술입니다. 도대체 성벽을 따라서 도는 것과 견고한 성벽이 무너지는 것과 무슨 상관 관계가 있습니까?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명령에 따르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도는 동안에는 일절 침묵하라고 하라고 합니다. 궁금한 점도 많았고,할 말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일제히 순종합니다. 왜냐하면 광야 40년 동안 철저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의지하며 그 분의 뜻에 순종하는 법을 훈련 받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지금 여러분은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있습니까? 물론 오늘날에는 더 이상 우리 앞에 구름 기둥, 불 기둥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성령 하나님이 우리 안에 내주하셔서 말씀을 통해 우리의 인생 길과 신앙생활을 인도하시며 지도해 주십니다.
본래 우리는 예수 믿기 전에 ‘죄와 허물 가운데 죽어’ 있었습니다.(엡 2:1) 영적으로 죽어 있기에 영적 세계를 감각하고, 지각할 수 있는 기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과 그 분의 신령한 세계를 감각할 수도, 그 분의 말씀을 깨달을 수도 없었습니다. 당연히 말씀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기에 인도하심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영적으로 거듭나게 하면 영이 살아나 영적 기능을 발휘하게 됩니다. 그 분의 음성을 듣고 인도함을 받습니다. 목자이신 주님의 음성을 듣고 따라갑니다.
(요 10:27)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저희를 알며 저희는 나를 따르느니라”
우리는 내가 가는 인생길을 다 알 수도 없고, 또 내 힘으로 어떻게 해 볼 수도 없을 때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처음 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필요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의지하며 그 분의 인도함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그리 할 때에 주께서 친히 앞서 가시며 싸워주시고 길을 여십니다. 눈동자와 같이 우리를 보호해 주십니다. 이렇게 우리 주님과 더불어 사는 인생은 가장 복된 삶이요, 형통한 삶이요, 확실하고 분명한 삶입니다.
결론: 예전에 빌리 그래함 전도대의 일원으로 찬양하며 간증하던 킴 윅스라는 한국계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앞을 못보는 시각장애인이었는데 이렇게 간증했습니다. “사람들이 앞을 보지 못하는 나를 인도해 갈 때 ‘바로 앞에 장애물이 있습니다’라고 말하지 ‘저 100m 앞에, 200m 앞에 무엇이 있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단지, '바로 앞에 물이 있으니까 한 걸음 옆으로 떼십시오' '조금 앞에 계단이 있으니 발을 조금 높이 올리십시오’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떼어 놓을 자리를 나에게 알려주면 나는 그 말을 믿고, 한 걸음 한 걸음 인도함을 받아 목표했던 지점까지 가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나의 삶을 인도하신 것도 그런 방법이었습니다. 제가 시각장애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살 것인지 암담했지만 하나님께서 다음에 디딜 자리 한 걸음씩을 일러 주셨습니다. 그렇게 인도함을 받다 보니까 내 삶 전부가 하나님의 인도 가운데 있게 되었고, 하나님이 의도하시는 그 목표 지점으로 나의 생이 달려가게 되었습니다.”
오늘 저와 여러분을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방법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1년 후, 3년 후, 10년 후를 알지 못합니다. 또 알려고 애 쓸 필요도 없습니다. 오늘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보이시는 그 하나님께 믿음으로 순종하면서 오늘을 살면 됩니다. 오늘을 충실히 살면 하나님께서는 내일을 또 인도하셔서 마침내 약속하시고 계획하신 그곳에 내 인생이 도달하도록 하실 것입니다.
(히 11:8)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 기업으로 받을 땅에 나갈쌔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갔으며”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나갈 때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갔으며” 어디로 가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채 순종하고 떠났다는 것입니다. 어디로 가느냐는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가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펜데믹으로 그 어느 때 보다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우리 인생길을 인도하신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됩니까? 그 인생은 얼마나 복됩니까? 먼 훗날 우리가 영광스러운 하나님 앞에서 서게 될 때에 “하나님께서 제 인생 길을 인도해 주셨습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우리 모두 되시기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