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여주동행 (與主同行)

본문 : 창세기 5:21~24

설교 : 홍문수 목사

여러분, 빅토리아 여왕(Queen Victoria, 1819~1901 / 1837~1901 재위)을 아시죠. 19세기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이룩한 인물입니다. 그녀가 즐겨 하던 일 중의 하나는 민정시찰이었습니다. 가난한 백성의 집을 불시에 방문하곤 했습니다. 하루는 독실한 신앙인으로 소문난 한 여인의 집에 찾아갔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여왕이 그 여인의 신앙이 얼마나 좋은지 확인해 보려고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의 집에 방문했던 사람들 중에 가장 귀한 손님은 누구입니까?” 여인은 서슴없이 대답합니다. “바로 여왕님입니다.” 여왕은 내심 예수님이라는 대답을 기대했던 터라 실망스러운 얼굴로 말했습니다. “아니, 예수님이 아니고요?” 그러자 여인이 태연하게 대답합니다. “아닙니다. 예수님은 손님이 아니라 항상 저와 함께 살고 계시는 이 집의 주인이신 걸요.” 그 말을 듣고 빅토리아 여왕이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무슨 이야기입니까? 신앙의 본질은 ‘하나님과 함께 사는 것’ 그 자체입니다. 필요할 때 가끔 하나님을 찾거나, 혹은 하나님을 손님처럼 가끔 맞이하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과 함께 사는 것 즉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가리켜 ‘여주동행’(與主同行)이라 부릅니다. 요즘엔 잘 사용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자주 사용하던 사자성어입니다. ‘더불’ 여(與) 자를 쓰는데 ‘같이하다’ 혹은 ‘함께하다’라는 뜻입니다. 혹은 ‘여주동행’(如主同行)으로 ‘같을’ 여(如) 자를 쓰기도 합니다. 여(如) 자는 ‘같다’ 혹은 ‘비슷하다’라는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와 함께’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여주동행’은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의미합니다.

그렇습니다. 신앙의 본질은 ‘여주동행’입니다. 때때로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오해하는 바가 있습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많이 해야 신앙이 좋은 줄 오해합니다. 예를 들어, 예배를 화려하고 장엄하게 꾸며 드리고, 전도·선교·구제 등의 사역을 많이 하고, 세상에서도 크게 성공해서 명성을 떨쳐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것들을 잘 하면 좋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본질’ 혹은 ‘핵심’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게 바로 ‘여주동행’입니다. 이걸 빼놓고 겉으로 보이는 활동에만 몰두하면 속빈 강정과 같이 실속 없는 신앙생활로 전락한 우려가 있습니다. 당연히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고 또 우리 편에서도 자칫 공허해질 수 있습니다.

요즘 코로나19로 모두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저희 목회자들도 힘든 게 적지 않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평소에 열심히 하던 사역들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겁니다. 평년 같으면 지금은 여름사역으로 한창 분주할 시즌입니다. 그런데 온라인 사역으로 전환하거나 아니면 취소할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겨우 공예배만 지키고 성도들에게 모이지 말라는 광고나 하려니까 이게 뭔가 싶습니다. 그래서 자조적으로 이름을 붙여봤습니다. 반대로 목회! 평소에 하던 목회와 반대로 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교회에 오지 않아도 됩니다! 모이지 마세요! 행사 취소하세요! 단기선교 가지 마세요! 온라인 사역 등 평소에 하지 않던 일들을 시도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뭔가 허전합니다. 목회자들뿐만 아니라 평소에 열심을 내던 성도들 중에도 많은 분들이 비슷한 감정을 느끼실 줄 압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럴 때 오히려 신앙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성경을 잘 보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것은 사역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함께 사는 삶 즉 여주동행입니다. 이와 같은 신앙의 본질에 충실하면 사실은 나머지 신앙생활과 인생살이는 저절로 잘 됩니다. 그렇다면 형편이 어렵다고 무조건 투덜거릴 게 아니구나 싶습니다. 오히려 이런 기회에 본질에 집중하자 이렇게 다짐해 봅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하나님이 특별히 기뻐하신 성경 인물을 통해 ‘여주동행’이 얼마나 중요한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 인물이 누구죠? 네, ‘에녹’입니다. 아무쪼록 이 시간 말씀을 통해 에녹의 신앙을 배우고 그로 인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스스로도 기뻐하며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1] 하나님이 기뻐하신 에녹 : 하나님과 동행 → 여주동행

하나님이 에녹을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성경구절이 있습니다. 히브리서 11장은 ‘믿음 장’으로 구약 시대 믿음의 위인들을 죽 소개합니다. 그 중에 에녹의 이름이 당당히 들어가 있습니다. 히11:5 “믿음으로 에녹은 죽음을 보지 않고 옮겨졌으니 하나님이 그를 옮기심으로 다시 보이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는 옮겨지기 전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 하는 증거를 받았느니라” 하나님이 에녹을 심히 기뻐하셨다는 겁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육신의 죽음 통과하지 않고 천국으로 데려 가셨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성경 인물들 중 죽음을 통과하지 않고 직접 천국에 들어간 사람은 딱 둘이죠. 에녹과 엘리아!

엘리야는 모세와 더불어 구약의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암흑과 같던 아합 왕 시대에 혜성처럼 나타나 활발하게 사역했던 선지자입니다. 성경 기록상으로만 봐도 그가 행한 이적이 7 가지나 됩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3년 반 가뭄 끝에 기도로 비가 내리게 한 이적입니다. 그런 인물을 하나님이 죽음을 보지 않고 천국에 올라가게 하셨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합니다. 그의 승천 장면이 왕하2:11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두 사람이 길을 가며 말하더니 불수레와 불말들이 두 사람을 갈라놓고 엘리야가 회오리 바람으로 하늘로 올라가더라”

반면에 에녹은 어떻습니까?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본문에 보면 자식을 낳고 살았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업적이 없습니다. 창5:21~23 “21 에녹은 육십오 세에 므두셀라를 낳았고 22 므두셀라를 낳은 후 삼백 년을 하나님과 동행하며 자녀들을 낳았으며 23 그는 삼백육십오 세를 살았더라” 이 정도의 인물이 엘리야와 동급이란 말이야? 의구심이 듭니다. 게다가 세상에서 살았던 기간이 아주 짧습니다. 창세기 5장에 기록된 인물들을 보면 평균 수명이 912세입니다. 노아 홍수 이전에 기후나 생태가 급변하기 전이라 온난한 가운데 장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마치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것처럼 최적의 기후 조건이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그 시대는 ‘장수시대’였습니다. 그에 비해 에녹은 365세를 살았으니 아주 짧은 생애를 보낸 셈입니다. 이래저래 평범한 인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특별한 점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게 뭐죠? 창5:22,24 “22 므두셀라를 낳은 후 삼백 년을 하나님과 동행하며 자녀들을 낳았으며 ... 24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 ‘하나님과 동행했다’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별 게 아닌 것 같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에 그 누구보다 더 훌륭한 점이었다는 겁니다.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여주동행’이야말로 신앙의 본질입니다. 많은 업적을 남기는 것보다 신앙의 본질에 충실하게 사는 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십니다. 동시대에 그렇게 장수하며 살았던 인물들의 생애 기록을 보면 비슷비슷합니다. “낳고 ... 살다가 ... 죽었더라.” 에녹만 하나님과 동행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배우는 교훈이 무엇입니까? 이 세상에 살 때는 “네가 오래 살았니? 내가 오래 살았니?”하며 비교합니다. “네가 크니? 내가 크니?”, “네가 많이 가졌니? 내가 많이 가졌니?”, “네가 많은 일을 했니? 내가 많은 일을 했니?”, “네가 더 높이 올라갔니? 내가 더 높이 올라갔니?”하며 비교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보시기엔 거기서 거기입니다. ‘도토리 키 재기’요 ‘개미 높이뛰기’입니다. 당대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살아갈 때는 그러면서 살았는데 인생 지나고 세월이 흐르고 나면 다 잊힙니다. 마치 ‘점’과 같은 인생이요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런 가운데 하나님의 눈에 확 들어온 인물이 바로 에녹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평가기준과 세상의 평가기준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와 여러분은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고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까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준에 맞춰 살아야 마땅합니다. 그런 점에서 신앙생활을 가장 잘 하는 사람은 에녹처럼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입니다. 최고의 영성은 ‘여주동행’입니다. 부디 여기에 초점을 맞춰 신앙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에녹처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2] 하나님과 동행하는 ‘여주동행’의 실제 : 연합, 교제, 순종

그러면 구체적으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여주동행’은 어떤 것일까요? 세 단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연합, 교제, 그리고 순종입니다.

‘동행하다’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할라크’인데 ‘걷다’(walk)라는 뜻입니다. 이 단어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님과 ...’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과’는 히브리어로 ‘에트’인데 ‘함께’(with) 혹은 ‘곁에’(near)라는 의미입니다. 이 단어는 ‘접근하다’ 혹은 ‘달라붙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과 동행한다는 말은 그냥 함께 걷는 게 아니라 바로 옆에서 친밀한 관계를 전제합니다.

그래서 성경을 잘 연구해 보면 신앙을 삼위일체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과 연합되어야 하는데 인간이 죄인인지라 거룩하신 하나님께 감히 가까이 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죄를 회개하고 믿음으로 영접해야 합니다. 에녹은 분명히 그런 과정을 거쳤을 겁니다. 아들을 낳을 즈음에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았을까 짐작합니다. 아들의 이름을 ‘므두셀라’로 지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 뜻은 “그가 죽으면 심판이 오리라”입니다. 왜 그런 이름을 지었을까요? 아마도 하나님의 존재를 깊이 깨닫는 가운데 자신의 죄악과 당대 사람들의 죄악을 깨닫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계시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을 믿음으로 영접했고 그 후로부터 하나님과 동행한 겁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려면 무엇보다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을 영접해야 합니다. 이게 연합입니다. 그로부터 계속 신령한 교제를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는 십자가 앞에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했습니다. 십자가 은혜가 없으면 하나님을 만나고 연합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해서 연합된 우리에게 예수님은 교제를 요구하십니다. 계3:20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 여기서 ‘문’은 마음의 문을 가리킵니다. 마음 문을 열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교제할 것을 초청하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부활 승천하신 후 육신으로는 함께하실 수 없으므로 성령님을 대신 보내주셨습니다.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약속을 주셨는데 오순절 성령강림으로 성취됩니다. 요14:16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another Counselor-NIV, another Comforter-KJV)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 예수님이 지상에서 보혜사로 제자들과 함께하셨던 것과 동일하게 성령을 통해서 함께해 주시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성령을 가리켜 ‘또 다른 보혜사’라고 표현한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성령을 통해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이 우리 인생의 주님으로 함께해 주시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연합과 교제를 가리켜 요한복음 15장에서는 ‘포도나무와 가지 비유’로 설명합니다. 예수님은 포도나무 우리는 가지입니다. 우리는 가지로서 주님께 잘 붙어있어야 하고, 그렇게만 하면 열매를 맺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붙어 있어야 할까요? 말씀과 기도로! 요15:7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주님의 말씀이 내 안에 있음으로 주님이 내 안에 있는 겁니다. 내가 기도함으로 주님 안에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삶을 규칙적으로 가져야 합니다. 그럴 때 주님과 연합된 가운데 친밀한 교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만 하면 결과적으로 주님의 마음이 내 마음, 주님의 뜻이 내 뜻과 일치합니다. 암3:3 “두 사람이 뜻이 같지 않은데 어찌 동행하겠으며” 그러니까 주님의 뜻대로 살게 되고, 그게 바로 순종의 삶입니다.

에녹이 그렇게 살았습니다. 믿음으로 하나님과 연합된 후 날마다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함으로 하나님과 교제했고, 하나님의 뜻을 깨달은 대로 순종했습니다. 그는 당대 사람들의 죄악상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빛의 삶을 살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했습니다. 므두셀라의 이름이 암시하는 대로 하나님의 심판이 가까워짐을 경고했습니다. 유14~15 “14 아담의 칠대 손 에녹이 이 사람들에 대하여도 예언하여 이르되 보라 주께서 그 수만의 거룩한 자와 함께 임하셨나니 15 이는 뭇 사람을 심판하사 ... 그들을 정죄하려 하심이라 하였느니라” 장차 오실 예수님의 재림과 심판을 내다보았는데 그 예표로 노아 홍수 심판이 온 겁니다. 놀랍게도 ‘므두셀라’라는 이름의 뜻(그가 죽으면 심판이 오리라) 그대로 그가 죽던 해 노아가 600세였을 때 정확하게 홍수심판이 있었습니다. 에녹은 하나님의 뜻대로 순종하며 평생 증인의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에녹이 엄청난 일을 하고 큰 업적을 남겨서가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한 것 자체가 하나님이 기뻐하실 만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하나님 앞에서 인간의 업적이란 게 별게 아닙니다. 크고 화려한 게 무조건 나쁘다는 말은 아니지만 비록 소박해도 하나님과 동행하는 본질에 충실하면 충분히 훌륭하다는 말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엘리야도 훌륭하지만 에녹도 동일하게 훌륭하다는 사실입니다.

‘현대 선교의 아버지’로 불리는 윌리엄 캐리(William Carey, 1761~1834)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인도선교사로 엄청난 업적을 남겼습니다. 선교에 어두웠던 시대에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도로 갑니다. 열악한 환경 가운데 어린 아들이 죽는 등 고난이 많았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선교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무려 44개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고 세람포르(Serampore) 대학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말년에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사실은 저의 모든 사역의 절반은 누이의 몫입니다!” 무슨 사연인가 하면 그의 누이 폴리 캐리(Polly Carey)는 전신마비로 52년 동안 누워서 지냈습니다. 겨우 글을 쓰는 것과 말하는 것만 가능했지만 인도에 가 있는 동생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했고 편지로 격려했습니다. 겉으로 볼 때는 기구한 인생처럼 보였지만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통해 윌리엄 캐리와 동급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분명히 하나님이 윌리엄 캐리를 기뻐하신 것처럼 폴리 캐리도 기뻐하셨을 겁니다.

부디 저와 여러분도 형편이 어떠하든 소박한 일상 속에서라도 주님과 동행하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큰 업적을 이룩한 인물들 못지않게 하나님이 기뻐하실 줄로 믿습니다.

[3] 여주동행의 축복 : 기쁨, 승리, 평안한 임종

‘여주동행’의 삶을 살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보너스로 주시는 축복이 있습니다. 에녹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는데 그것은 곧 자신도 기뻐했음을 의미합니다. 다윗도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체험하고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시4:7~8 “7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그들의 곡식과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보다 더하니이다 8 내가 평안히 눕고 자기도 하리니 나를 안전히 살게 하시는 이는 오직 여호와이시니이다” 농경사회에서 곡식과 새 포도주를 거둔 기쁨은 아주 큽니다. 오늘로 말하며 출세하고 돈을 많이 벌어 기뻐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런 기쁨은 어디까지나 세상의 기쁨입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면 누리는 기쁨은 그와 비교할 수 없는 신령한 기쁨입니다.

그리고 주님이 함께해 주시니까 고난 중에도 인내할 수 있고 마침내 승리합니다. 요셉을 보십시오. 그의 인생의 특징이 무엇입니까? 여호와께서 요셉과 함께하셨더라! 창세기 39장을 보면 그의 생애에 이런 구절이 계속 반복되어 나타납니다. 요셉 편에서 보면 그가 하나님과 동행했다는 말입니다. 그는 부잣집 아들에서 하루아침에 애굽의 노예로 전락하고, 나중에는 주인집 부인의 유혹을 물리쳤다가 성폭행 미수범으로 몰려 죄수로 추락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주님과 동행함을 잘 인내했고 마침내 승리합니다. 애굽의 총리가 되어 애굽은 물론이고 이스라엘과 만민을 흉년으로부터 구원합니다. 이스라엘을 애굽으로 이민 초청해 큰 민족을 이루는 데 기초를 놓습니다. 게다가 자신을 노예로 팔았던 형들을 용서하고 온 가족을 부양합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가운데 그의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과 일치하니까 이런 일들이 가능했습니다. 그가 하는 일들이 모두 주님의 일이었고 그의 인격도 주님을 닮은 모습이었습니다.

요즘 많은 성도들이 애창하는 찬양곡「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민호기 곡)는 곡조도 좋지만 가사가 아주 좋습니다. 그 중에 2절은 이렇습니다. “2. 주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에 세상의 것 의지할 수 없으니 / 감사하고 낙심하지 말 것은 주께서 참 기쁨이 되심이라 // (후렴) 하나님의 꿈이 나의 비전이 되고 / 예수님의 성품이 나의 인격이 되고 / 성령님의 권능이 나의 능력이 되길 /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 주님과 동행하기에 낙심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기뻐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꿈을 나의 비전 삼고 살아갑니다. 예수님의 성품이 어느덧 나의 인격이 됩니다. 성령의 권능이 나의 능력이 되어 승리의 삶을 살아갑니다. 여주동행의 삶이 얼마나 멋진지 그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노래입니다.

험한 세상을 살다 보면 별의 별 고난이 다 닥쳐옵니다. 그래도 하나님과 동행하면 극한 상황에서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2016년에 남미 에콰도르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곳곳이 폐허가 됐는데 한 도시에서 5층짜리 호텔 건물이 통째로 무너졌습니다. 구조대가 수색 작업을 했지만 한 사람을 제외한 전 직원이 모두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정황 상 그 사람도 틀림없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의 부인은 시신이라도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하며 다른 유족들과 함께 관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극적으로 그가 구조됐습니다. 그의 이름은 파블로 코르도바(Pablo Cordoba). 과연 어떻게 구조됐을까요? 장례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가 아내에게 전화한 겁니다. 그가 살아 있었습니다. 급히 구조대가 출동했고 탐지견과 탐지기를 동원해서 건물 잔해를 뒤지던 끝에 그를 찾아냈고 결국 구조합니다. 사연인즉슨 이랬습니다. 그는 건물 잔해에 매몰된 가운데 휴대전화 신호도 잡히지 않는 절망의 상황이었지만 기도하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소변을 마시며 버텼습니다. 하나님이 함께해 주신다는 믿음으로 견뎠습니다. 그러던 중 배터리가 완전히 닳기 직전 극적으로 신호가 잡혀서 통화가 됐다는 겁니다. 그는 관이 줄지어 있는 곳에서 부인과 만나 눈물로 감사하며 고백했습니다. “너무 기쁩니다. 하나님이 함께해 주셔서 살 수 있었습니다. 다시 태어난 기분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과 동행하면 어떤 상황 속에서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과 동행하는 사람은 장차 세상을 떠날 때 평안한 임종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어느 가정의 이야기입니다. 주일학교에 다녀온 아이에게 어머니가 물었습니다. “오늘 교회에 가서 무슨 말씀을 들었니?” 아이가 대답합니다. “에녹이요!” 어머니와 아이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에녹이 어땠는데?”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에녹 할아버지는 하나님과 아주 친했대요. 하루는 하나님이 에녹과 떨어지는 게 아쉬워서 ‘나하고 우리 집에서 같이 살자!’고 말씀하셨대요. 그래서 에녹도 좋다고 대답하고 하늘로 올라갔는데 지금도 하나님과 함께 살고 있대요.”

마치 이와 같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은 임종이 아주 평안합니다. 다윗이 시23:6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평생 주님과 동행하다 평안히 천국에 올라가 하나님의 집에 거하는 모습을 그리며 노래했습니다.

20세기 대표적인 크리스천 지성 중 하나로 불리는 존 스토트(John Stott, 1921~2011)의 임종 간증입니다. 그는 신학자였지만 지성과 더불어 풍성한 영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항상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았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마치 한 집에 사는 식구에게 인사하듯 삼위일체 하나님께 인사했다고 합니다. 하나님 굿모닝! 예수님 굿모닝! 성령님 굿모닝! 그러다가 90세에 헨델의「메시야」가 은은히 울려 퍼지는 가운데 가족들이 읽어주는 성경말씀을 들으며 평안한 모습으로 천국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평안한 모습입니까!

여러분, 어떻게 하면 신앙생활을 가장 잘 할 수 있을까요? ‘여주동행’이면 충분합니다. 그렇게만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십니다. 그리고 축복하십니다. 인생을 마칠 때 사람들이 내 인생을 가리켜 무라고 표현해 주면 좋겠습니까? 오늘 말씀대로 “그가 하나님과 동행하다 천국에 들어갔다!” 이게 최고의 인생입니다. 부디 에녹처럼 ‘여주동행’의 영성으로 날마다 복된 인생 살다가 주님 부르시면 평안히 천국에 들어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