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멀리 가면 안 됩니다!

본문 : 창세기 13:5~13

설교 : 홍문수 목사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혹은 ‘생활 속 거리두기’라는 말이 자주 사용됩니다. 이 두 가지는 정확하게 말하면 ‘물리적 거리두기’(physical distancing)입니다. 코로나19에 혹시라도 감염될까봐 피차 거리를 두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특히 낯선 사람과 마주칠 때는 나도 모르게 움츠러듭니다. 서로서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것에 익숙해지면 자칫 심리적 거리(psychological distance)도 멀어지기 쉽습니다. 물리적 거리두기는 불가피하다고 해도 심리적 거리를 두면 곤란합니다.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사회적 거리는 2m, 심리적 거리는 2mm!” 정말 중요한 말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의 마음이 하나가 되고 가까워져야 서로 위로가 되고, 또 잘 협력해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심리적 거리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영적 거리(spiritual distance)입니다. 사람들과 심리적 거리가 멀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하나님과 영적 거리가 멀어지는 것은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도 대부분의 교회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교회도, 다른 여러 교회들도 현장예배와 온라인예배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현장예배에 오시는 분들도 예배드린 후 다른 모임이 없다보니까 멀찌감치 서서 인사를 나눈 후 돌아가기 바쁩니다. 정상적인 교회의 모습이 아니죠. 이 어정쩡한 모습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걱정입니다. 회복되기를 고대하며 기도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성도들끼리 심리적 거리가 멀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서로 연락도 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과의 영적 거리가 멀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1] 하나님과의 거리 : 인생의 성패를 좌우

여러분, 왜 이런 말씀을 드릴까요? 영적 거리가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의 거리는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습니다. 요즘 같은 때 사람과의 밀접접촉은 위험하지만, 하나님과의 밀접접촉을 너무 좋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전지전능하셔서 우리를 능히 보호하시고 축복하실 수 있습니다.

성경을 연구해 보면 하나님과의 영적 거리가 가까우면 그 인생은 성공합니다. 반면에 그 거리가 멀어지면 실패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공식이 성립합니다. “인생의 성패는 영적 거리에 좌우된다!” 야고보는 이렇게 증거합니다. 약4:4 “간음한 여인들아 세상과 벗된 것이 하나님과 원수 됨을 알지 못하느냐 그런즉 누구든지 세상과 벗이 되고자 하는 자는 스스로 하나님과 원수 되는 것이니라” ‘간음한 여인’은 육적인 간음하는 자도 해당되지만 여기서는 영적인 간음을 하는 자를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이 말씀은 하나님을 배반하고 세상을 가까이 하는 것 책망하는 것입니다. 세상과 친구가 되면 하나님과 원수가 됩니다. 그러므로 세상을 가까이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습니다. 당연히 하나님이 도와주시지 않으니까 잠시잠깐 잘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편기자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시73:27~28 “27 무릇 주를 멀리하는 자는 망하리니 음녀 같이 주를 떠난 자를 주께서 다 멸하셨나이다 28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But it is good for me to draw near to God-KJV) ... ” 여기서 ‘음녀’ 역시 영적인 간음을 하는 자를 가리킵니다. 하나님을 멀리하고 세상을 가까이하면 반드시 망합니다.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게 복입니다.

성경인물들의 생애를 살펴보면 정말 이대로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브라함과 롯! 롯은 아브라함의 조카입니다. 조실부모하여 아브라함이 자식처럼 키워주었습니다. 그런데 머리가 컸다고 자신의 생각과 욕심을 따라 아브라함을 떠납니다. 그 과정은 이렇습니다. 두 사람이 각각 목축을 했는데 제법 큰 부자가 됐습니다. 가축이 늘어난 것까지는 좋은데 목초지가 부족해서 양쪽 목자들끼리 다툼이 생겼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아브라함이 생각합니다. “야, 이러다가 삼촌과 조카 사이에 의가 상할 것 같구나.” 그래서 조금 떨어져 지내자고 제안합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롯이 멀리 떠납니다. 창13:11 “그러므로 롯이 요단 온 지역을 택하고 동으로 옮기니 그들이 서로 떠난지라” 얼핏 보면 지리적인 이동으로만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은 영적 이동이었습니다. 가나안 땅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큰 민족을 이룰 터전으로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땅입니다. 그러니까 가나안 땅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 자체가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롯은 가나안 땅을 벗어나 육신적으로 살기 좋은 곳으로 멀리멀리 떠나갑니다. 그것은 단순한 이주가 아닙니다. 가나안 땅의 지경을 벗어난 것 자체가 하나님의 약속을 무시한 것이고 하나님에게서 멀어진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분, 나중에 이 두 사람이 각각 어떻게 되죠? 아브라함은 성공합니다. 반면에 롯은 실패합니다. 이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 앞에 말씀드린 공식 그대로 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슨 공식이죠? “인생의 성패는 영적 거리에 좌우된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을 가까이한 아브라함은 성공했습니다. 반면 하나님을 멀리한 롯은 실패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당연히 하나님을 가까이해야 됩니다. 부디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을 가까이함으로 복되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2] 아브라함의 성공 : 하나님을 가까이한 결과

먼저 아브라함의 모습을 보시죠. 그는 하나님을 가까이한 결과 인생에서 성공합니다. 롯이 육신적으로 살기 좋은 데를 찾아 훌쩍 떠났을 때 그의 마음이 얼마나 허전했을까요? 또 얼마나 불안했을까요? 롯을 자식처럼 기르고 사랑을 쏟았는데, 롯이 커지자 은근히 의지하며 살았는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기 혼자 잘 살아보겠다고 떠났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육신적으로 살기 좋고 편한 데 살고 싶은 게 인지상정 아닙니까? 아브라함이라고 평원 지대의 도시들이 좋은 걸 몰랐겠습니까? 하지만 그는 약속의 땅이니까 떠나지 않은 겁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을 멀리 떠날 수는 없습니다.

사실은 그가 얼마 전 뜨거운 맛을 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앞에 12장을 보면 무슨 사건이 나옵니까? 가나안 땅에 기근이 생겨서 애굽으로 피신했었죠. 막상 그곳에 가서 보니까 두려운 겁니다. 사라가 나이가 제법 들었음에도 뛰어난 미인이었는지 그녀 때문에 혹시 자기 자신의 신변에 위험이 닥치지 않을까 염려합니다. 그래서 사라에게 누이라고 말하자고 제안합니다. 사촌누이인 것은 맞지만 이미 아내가 됐으니까 그건 엄연한 거짓말이죠. 어쨌든 이렇게 해서 남매 행세를 합니다. 점차 사라에 관한 소문이 퍼졌고 마침내 그녀가 애굽 왕 바로의 궁전으로 불려갑니다. 큰일 났습니다. 아내를 빼앗기게 생겼습니다. 왕에게 하사품까지 잔뜩 받았으니 이제 와서 부부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바늘방석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더 다급해지셨습니다. 왜냐하면 믿음의 조상으로 택하셨는데 만일 사라가 순결을 잃으면 낭패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바로의 왕실에 급히 재앙을 내리십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지만 아마 바로 왕이 겁을 먹을 만한 큰 재앙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아브라함 부부 때문에 재앙을 당하는 것임을 알려주셨을 겁니다. 겁을 먹은 바로 왕은 아브라함에게 제대로 된 항의도 못하고 사라를 내보냅니다. 이렇게 해서 아브라함과 사라는 가까스로 애굽을 빠져나와 가나안 땅에 돌아왔습니다. 아마 가슴을 쓸어내렸을 겁니다. 뜨거운 맛을 본 아브라함! 이제 다시는 가나안 땅을 떠나지 않겠다고 결심했을 겁니다. 아브라함이 실수를 거울삼아 롯이 떠나가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다시는 하나님에게서 멀어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을 가까이한 아브라함이 어떻게 됩니까? 하나님이 그를 계속 축복하십니다. 아들 이삭도 얻었고 재산도 많이 늘었습니다. 창24:1 보면 그의 노년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나이가 많아 늙었고 여호와께서 그에게 범사에 복을 주셨더라” 건강, 장수, 축복을 한껏 받아 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건 아무 것도 아니죠. 정말 중요한 것은 그가 믿음의 조상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마태복음 1장을 보면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아 족보가 나오죠. 그 타이틀이 이렇습니다. 마1:1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 예수님을 가리켜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이 세상에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계보를 따져보니까 아브라함의 자손인 겁니다. 그리고 죄가 없으신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피 흘려 죽으심으로 인간의 죄를 대속해 주셨습니다. 그 사실을 믿는 자마다 죄 사함을 받고 영원한 사망에서 구원을 받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영생을 얻고 장차 천국에 들어갈 것입니다. 아브라함도 장차 오실 예수님을 믿었습니다. 이 사실을 예수님이 직접 설명해 주셨습니다. 요8:56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예수 그리스도)의 때 볼 것을 즐거워하다가 보고 기뻐하였느니라” 아브라함은 자신에게 주어진 약속의 말씀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오실 것을 내다보고 믿음으로 기뻐했습니다. ‘오실 예수님’을 믿은 것입니다. 구약의 성도들도 마찬가지 ‘오실 예수님’을 믿음으로 구원받았습니다. 신약의 성도들은 이미 ‘오신 예수님’을 믿음으로 구원받습니다. 그러니까 모두가 같은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아브라함은 우리에게 믿음의 조상입니다.

그렇습니다. 혈통과 민족이 달라도 예수님을 믿는 모든 성도들은 영적으로 아브라함의 후손입니다. 다시 말하면 ‘영적인 이스라엘’입니다. 육적인 이스라엘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스라엘을 절대 선으로 맹종하는데 어리석은 일입니다. 육적인 이스라엘은 우리가 복음을 전해서 구원할 선교의 대상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믿음이 중요하고, 그 믿음이 있는 사람은 어떤 인간적인 조건을 막론하고 영적인 이스라엘입니다. 바울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갈3:7 “그런즉 믿음으로 말미암은 자들은 아브라함의 자손인 줄 알지어다” 전 세계 만민 중에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은 모두 아브라함의 후손입니다. 우리도 그 가운데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아브라함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입니까!

이렇게 살펴보건대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원칙만 지키면 하나님이 우리 각자에게 두신 계획과 약속을 하나하나 다 성취해 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오직 하나! 하나님을 가까이하면 됩니다. 어떻게요? 말씀과 기도로! 그리고 하나님의 뜻대로 순종함으로! 그러면 하나님이 일생을 책임져 주실 줄로 믿습니다. 바울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고전4:6 “ ... 기록된 말씀 밖으로 넘어가지 말라(Do not go beyond what is written-NIV) ... ” 말씀이 경계선이요 울타리입니다. 그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겁니다. 이 원칙을 지키는 게 바로 하나님을 가까이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롯이 앞서 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아브라함이 앞서 갑니다. 롯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마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와 같습니다. 롯은 토끼처럼 깡충깡충 달려갔지만 같지만 나중에 보니까 거북이처럼 가던 아브라함이 이깁니다.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성도의 삶이란 이런 겁니다. 처음에는 뒤처지는 것 같아요. 약간 불안하기도 하고 세상으로 치닫는 사람들을 보면 괜히 주눅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게 아닙니다. 하나님을 가까이하며 꾸준히 나아가면 반드시 승리합니다. 이게 바로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축복입니다. 아무쪼록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을 가까이 함으로 영육 간에 복을 받아 누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세월이 갈수록 하나님이 예비하신 더 풍성한 영광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3] 롯의 실패 : 하나님을 멀리한 결과

이제 롯의 경우를 보시죠. 앞에서 잠시 말씀드린 대로 롯은 하나님에게서 멀리멀리 떠나갑니다. 그 과정을 보시죠. 아브라함과 롯의 목자들이 목초지 문제로 다투게 됐을 때 아브라함이 먼저 제안합니다. 창13:9 “네 앞에 온 땅이 있지 아니하냐 나를 떠나가라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 롯에게 먼저 선택권을 준 겁니다. 그러면 “삼촌 먼저 하세요!” 이래야 마땅한데 롯을 보십시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자기가 먼저 선택합니다. 아브라함이 떨어져 지내자고 말한 것은 어디까지나 가나안 땅의 지경 안에 국한한 것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롯은 그저 눈에 좋은 대로 육신의 욕심을 차리려고 치고 나갑니다. 아주 얍삽합니다. 창13:10 “이에 롯이 눈을 들어 요단 지역을 바라본즉 소알까지 온 땅에 물이 넉넉하니 여호와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시기 전이었으므로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더라” 비옥한 땅, 평원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는 영적인 문제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결국 가다가다 어디까지 갑니까? 창13:12 “아브람은 가나안 땅에 거주하였고 롯은 그 지역의 도시들에 머무르며 그 장막을 옮겨 소돔까지 이르렀더라” 아마 그 당시 소돔이 가장 잘 사는 지역이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가장 사악한 도시였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을 무시하는 불신앙, 그리고 도덕적인 타락이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겉보기에 화려했지만 속으로 썩어 들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부정과 부패, 그리고 음란이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심지어 동성애까지 판을 치던 곳이었습니다. 그 증거가 영어 단어에 남아 있습니다. 소돔의 지명에서 유래한 단어 중에 ‘sodomy’는 남색(男色), 그리고 ‘sodomite’는 남색자(男色者)를 의미합니다. 요즘 많이 쓰는 단어로 말하면 ‘homo’입니다. 소돔은 아무리 물질문명이 화려해도 영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보면 기피대상입니다. 혹시 선교하러 간다면 몰라도 잘 살아보겠다고 간다면 오산입니다. 롯이 소돔에 간 것은 큰 실책이었습니다. 단순한 지리적 이동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멀어진 영적 타락의 행위였습니다.

이와 같은 죄악의 도성 소돔에 들어간 롯이 과연 행복했을까요? 전해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론 돈도 벌고 출세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가시방석과 같았을 것입니다. 벧후2:7~8을 보면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벧후2:7~8 “7 무법한 자들의 음란한 행실로 말미암아 고통 당하는 의로운 롯을 건지셨으니 8 이는 이 의인이 그들 중에 거하여 날마다 저 불법한 행실을 보고 들음으로 그 의로운 심령이 상함이라” 롯을 의인이라고 한 것은 그가 기본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어쨌든 구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죄악이 가득한 소돔에 살면서 그의 심령이 상했습니다. 이 말은 소돔 사람들을 변화시켜 하나님을 믿게 하고 싶은 마음으로 애통해 했다는 건 아닙니다. 육신의 욕망을 위해서는 소돔에 살아야 하겠는데, 그렇다고 소돔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는 없어서 전전긍긍했던 모습입니다. 겉으로는 번듯했을지 모르지만 그 영혼은 늘 곤고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불쌍한 모습을 보시고 소돔에서 불러내려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옐로카드’를 보이십니다. 창세기 14장을 보면, 그 지역에 전쟁이 일어납니다. 롯은 전 재산을 빼앗기고 포로가 됐습니다(창14:11~12). 그 소식을 듣고 안타까이 여긴 아브라함이 사병 318명을 거느리고 참전합니다. 승리한 후 롯을 구하고 재산도 되찾아줍니다. 천만다행입니다. 그런데 정신을 못 차린 롯은 다시 소돔에 주저앉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어떻게 됩니까? 마침내 ‘레드카드’입니다. 소돔 성이 유황불로 심판받을 때 두 딸과 함께 겨우 몸만 빠져나옵니다(창19:23~29). 아내는 천사의 경고를 무시하고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 기둥이 되었고, 두 사위는 심판의 경고를 무시하고 남아있다 멸망합니다. 불 가운데 겨우 구원받은 것입니다(고전3:15).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닙니다. 무슨 일이 벌어집니까? 두 딸이 소돔에서 물들어서 그랬는지 말하기도 부끄러운 짓을 합니다(창19:30~38). 아버지에게 술을 먹이고 차례차례 근친상간으로 아이를 낳게 됩니다. 이렇게 생긴 자손이 모압과 암몬 족속인데 역사 속에서 두고두고 이스라엘을 괴롭힙니다.

롯의 모습을 보면 정말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아브라함과 살았던 세월이 얼마인데! 어깨너머로 배운 신앙이라도 그게 어디인데!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그게 다 세상의 욕심에 한 눈 팔다가 하나님에게서 멀어진 결과입니다. 그는 너무 멀리 갔습니다.

더욱 더 안타까운 것은 하나님이 회개할 기회를 주셨는데도 놓친 것입니다. 전쟁 났을 때 빠져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소돔 심판을 앞두고 천사가 경고할 때 좀 더 일찍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소돔 성이 사악했어도 의인 10명만 있으면 하나님이 심판을 철회하시겠다고 했으니까 몇 사람에게라도 전도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정말, 정말 안타깝습니다.

여러분, 신앙 안에서는 고난당하는 것조차 축복입니다. C.S. 루이스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고난은 귀먹은 세상을 불러 깨우는 하나님의 메가폰이다.” 하나님의 메가폰이다 ... 그럴 때 회개하고 하나님에게 다시 가까이 가며 살 길이 열립니다. 그런데 롯은 그게 안 된 겁니다. 지금 코로나19로 이렇게 고통을 당하는 것도 하나님의 메가폰입니다. “이 녀석들아! 내가 없다고? 내가 죽었다? 내가 여기 있다. 멀쩡히 살아 있잖아.” 그 음성을 듣고 회개하고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야 합니다.

호세아 선지자도 하나님에게서 멀어졌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외쳤습니다. 호6:1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여호와께서 우리를 찢으셨으나 도로 낫게 하실 것이요 우리를 치셨으나 싸매어 주실 것임이라”

우리가 항상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게 최선이죠. 하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세상의 유혹에 이끌려 갈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에게서 멀어질 때가 종종 생깁니다. 그럴 때 하나님이 고난으로 신호를 보내주십니다. 너무 멀리 가지 마라! 이제 돌아와야지! 그때라도 하나님에게로 가까이 돌아가면 살 길이 열립니다. 인생이 바뀝니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그 기회를 놓치면 롯과 같이 되는 겁니다.

프랑스의 작가 중 두 사람이 생각납니다. 여류 작가인 프랑수와즈 사강과 빅토로 위고입니다. 프랑수아즈 사강(Françoise Sagan, 1935~2004)은 19세에 ‘슬픔이여 안녕’이란 소설로 데뷔하며 일약 스타가 됩니다. 승승장구하며 유명인사가 됐지만 하나님에게서 점점 더 멀어지고 타락합니다. 그럴수록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고, 도박에 빠지고 신경쇠약으로 고생합니다. 마약 복용과 탈세 혐의로 투옥되는 등 말년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 자신을 파괴할 권리가 있다.” 사람들은 자유주의를 대변하는 명언이라며 열광했지만, 바로 그 말 때문에 그의 말년이 초라하게 끝났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것을 자유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참 자유가 아닙니다. 피조물인 인간의 자유는 창조주 하나님의 품 안에서의 자유입니다. 마리 물고기가 물속에 있을 때 자유로운 것과 같습니다. 물 밖으로 나가는 순간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죽음입니다. 그녀는 영적으로 도덕적으로 너무 멀리 갔습니다. 그로 인해 자신도 마아고 많은 젊은이들도 망쳤습니다.

반면에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1885)는 달랐습니다. 그는 문인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세속에 물들어 방탕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충격적인 사건을 겪게 됩니다. 사랑하는 딸 레오폴딘느(Léopoldine)가 결혼한 지 얼마 안 됐고 임신 중이었는데 남편(그의 사위)과 센느 강에서 보트를 타고 가다 익사합니다. 사위는 아내를 구한다고 물속에 뛰어들었다가 함께 익사합니다. 충격도 보통 충격이 아니죠.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것은 딸의 일기장에 써놓은 글이었습니다. “아빠, 제발 좀 하나님께 돌아오세요!” 그는 그 충격으로 한동안 절필합니다. 그러다가 회개하고 하나님에게 돌아옵니다. 문학세계가 달라집니다. 그때 탄생한 작품 중 하나가 바로「레미제라블」입니다. 그리고 그는 정치에도 참여했는데 특히 빈민들을 위해 헌신합니다. 국민들이 그를 위대한 작가로, 그리고 정치인으로 얼마나 존경했는지 그가 사망하자 200만 명이 거리에 나옵니다. 그가 사망하기 전에 빈민가에서 장례식을 치러 달라고 유언했지만 대통령이 국장을 선언했던 것입니다. 국민들은 파리의 개선문에서 팡테옹(국립묘지)까지 연도에 도열해 그의 가는 길을 환송했다고 합니다. 하나님에게서 멀어졌다가 돌아와 하나님을 가까이하자 존귀한 인생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여러분, 요즘 코로나19로 힘들게 지내시죠. 개인적으로 이런 저런 고난도 있으실 겁니다. 형편이 어떻든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영적 거리입니다. 고난 중에도 하나님을 가까이 하면 하나님이 도와주셔서 승리할 줄로 믿습니다. 형통한 것 같아도 하나님을 멀리하면 결국은 실패합니다. 우리 각자 자가진단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하나님과 영적 거리가 얼마나 될까? 가까운가? 먼가? 가까워지고 있나? 멀어지고 있나? 그게 바로 내 인생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롯처럼 너무 멀리 가면 안 됩니다! 아무쪼록 아브라함처럼 간혹 하나님에게서 멀어졌다가도 속히 돌아와 늘 하나님을 가까이 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예비하신 놀라운 축복의 인생을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