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굽으로 내려가라

창세기 46:1-7
1 이스라엘이 모든 소유를 이끌고 발행하여 브엘세바에 이르러 그 아비 이삭의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니 2 밤에 하나님이 이상 중에 이스라엘에게 나타나시고 불러 가라사대 야곱아 야곱아 하시는지라 야곱이 가로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매 3 하나님이 가라사대 나는 하나님이라 네 아비의 하나님이니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두려워 말라 내가 거기서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4 내가 너와 함께 애굽으로 내려가겠고 정녕 너를 인도하여 다시 올라올 것이며 요셉이 그 손으로 네 눈을 감기리라 하셨더라 5 야곱이 브엘세바에서 발행할새 이스라엘의 아들들이 바로의 태우려고 보낸 수레에 자기들의 아비 야곱과 자기들의 처자들을 태웠고 6 그 생축과 가나안 땅에서 얻은 재물을 이끌었으며 야곱과 그 자손들이 다 함께 애굽으로 갔더라 7 이와 같이 야곱이 그 아들들과 손자들과 딸들과 손녀들 곧 그 모든 자손을 데리고 애굽으로 갔더라

이스라엘은 본래 유목민입니다. 유목민은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양이나 소 등을 몰고 좋은 목초지가 있는 곳을 찾아 이동을 합니다. 그래서 언제든 이동할 수 있도록 유목민의 생활은 매우 단출합니다.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다니기에 문화가 실용적이 됩니다. 이스라엘에서는 구지 예술이라는 것을 찾기가 힘듭니다. 하나님이 거하시던 성막이라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성막을 구성하는 중요 요소와 그 크기와 재질 정도만 밝혀놓았을 뿐이지 장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습니다.

유목민들의 이런 이동성은 기독교 신앙과 잘 맞습니다. 기독교 신앙 또한 천국이라는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며, 이 땅에서는 나그네처럼 살아가는 순례자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이동성이 강한 민족의 장점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곳을 향하여 도전하는 능동성이라 할 것입니다. 한 곳에 오래 정착해 있으면 그것에 익숙해져 매이게 됩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우상의 하나님이 아니라 말씀의 하나님이라는 사실은 바로 하나님이 한 곳에 매여 있지 않고 어느 곳에서든 거하실 수 있는 이동하시는 하나님이란 의미가 있습니다. 말씀의 하나님은 우리 삶에서 끊임없이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떠나라 말씀하고 삶의 태도를 바꾸라고 말씀하십니다.

몇 년 전에 ‘노마드(nomad)’란 말이 유행했습니다. ‘유목민’이라는 뜻인데 21세기의 신인류형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유목민처럼 시간적 공간적으로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떠도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런 노마드형 인간이 새로운 정보를 빨리 접할 것이고, 변화된 환경에 쉽게 적응할 것이고, 그래서 살아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인류 역사상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가장 광대한 땅을 정복했던 칭기스칸이 그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칭기스칸이 몽고를 다스릴 당시 국민은 채 2백만 명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아시아와 온 유럽을 장악을 했던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 탁월한 기마병들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기마병들을 주축으로 기동전을 펼쳤기에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그들이 성에 갇혀 있고, 정착해 있고, 거추장스런 안전도구들에 매여 있었다면 그런 엄청난 일을 해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칭기스칸은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닦는 자는 흥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개방성과 이동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이 회사가 강제 구조조정을 하는 바람에 명퇴당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 분은 그냥 그 회사에 남아서 버티기로 결심했습니다. 나이가 들어 새로운 직장을 찾기가 쉽지 않고 경제적인 사정상 나가봤자 별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안 나가겠다고 버티니까 회사는 여러 가지 보복조치를 가합니다. 수치심을 자극하여 스스로 물러나게 하려는 속셈입니다. 그분을 만나서 위로하다가 그분에게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어냐 물어보았습니다. 그때 그분이 대답하기를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직장을 옮기며 경력과 실력을 쌓지 못한 것이라 하였습니다. 한 곳에 오래 있으면 편하기는 한데 도태되거나 정체되기 쉽습니다. 생존능력이 약화됩니다.

그래서 저는 젊은 가정을 심방하면 자주 이사를 가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자주 이사를 가야 재산이 늘어납니다. 또 쓸데없는 것은 버리고 새로운 살림을 장만하는 맛도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는 한 곳에 안정되게 사는 것이 좋지만 젊어서는 자주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소유를 이끌고 발행하여

야곱의 가정이 가나안 땅을 떠나 애굽으로 가려고 합니다. “이스라엘이 모든 소유를 이끌고 발행하여”(1) 가나안 땅은 조상 아브라함이 갈대아 우르를 떠나 새롭게 정착한 땅입니다. 이곳의 삶이 익숙해졌고 정도 들었습니다. 주변에는 아는 친구도 생겼고 부족하지만 경제적 기반도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가나안 땅에 기근이 왔고 또 하나님도 떠나라 명하십니다.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두려워하지 말라”(3) 그냥 이사 정도가 아니라 타국으로 이민을 가는 것입니다. 그것도 몇 년 정도가 아니라 근 4백 년을 애굽에서 살아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가장 탁월한 이민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이스라엘 민족 곧 유태인들입니다. 애굽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바벨론으로, 지금은 전세계에 흩어져 삽니다. 이런 유대인들을 가리켜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유태인들이 잘하는 것이 고리대금업과 함께 금은 보석 가게라고 합니다. 수익도 많이 나지만 언제든 들고 떠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말씀을 유태인들의 눈으로 읽으면 매우 감회가 새로울 것입니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최초의 이민이 결행되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8절에서 27절까지는 그때 이민의 길을 떠났던 70명의 명단입니다. 이민이 쉬운 길은 아니지만 그러나 떠나합니다. 그래야 삽니다. 떠나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애굽은 단순히 피난처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계획이 있습니다. 3절 하반절입니다. “내가 거기서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하나님은 애굽 땅에서 이스라엘을 큰 민족으로 만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나안 땅은 위쪽으로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이 있고, 아래로는 애굽 문명권이 있어 큰 민족을 이루기에는 좋은 형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안전하게 애굽 뱃속에서 애굽의 보호를 받으며 큰 민족을 이루려는 계획을 가지고 보내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떠나라고 명령하실 때가 있습니다. 떠나는 것은 어렵습니다. 두렵습니다. 그러니 하나님이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두려워 말라” 하고 위로하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지금의 익숙했던 삶을 포기해야 새로운 복으로 채워주실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으면 보따리를 쌀 수 있는 채비를 하고 사십시오. 우리는 순례자들입니다. 고인 물은 썩게 되어 있습니다. 짐이 무거우면 떠나기도 힘듭니다. 하나님이 우리로 떠나라고 말씀하시는 이유는 더 큰 복을 주시기 위함입니다.

하나님께 희생 제사를 드리니

그러나 떠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배입니다. 1절입니다. “이스라엘이 모든 소유를 이끌고 떠나 브엘세바에 이르러 그의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께 희생제사를 드리니” 브엘세바는 야곱의 아버지 이삭의 주 활동무대였습니다. 브엘세바는 약속의 땅 가나안의 남쪽 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야곱이 이곳에서 하나님께 제사, 곧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 가나안 땅을 떠나 애굽으로 가는 것을 최종적으로 허락을 해주십니다. 우리 또한 우리 인생에서 떠날 준비는 하되 하나님께 묻고 떠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하나님의 사인을 구하며 결정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기 편한 대로 결정하지 마십시오.

애굽에 가지 말아야 할 때도 있고 애굽으로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가나안 땅에 머물러야 할 때도 있고, 가나안 땅을 떠나야 할 때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어린 시절 헤롯의 유아학살을 피해 가나안을 떠나 애굽으로 가셔야만 했습니다. 아브라함은 기근의 때에도 가나안에 머물러 있는 것이 그에게 요구된 믿음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지금이 떠날 때인지 머물러야 할 때인지. 그것은 상황에 따라 또 개인에 따라 다릅니다. 그곳이 머물러야 할 가나안이 될 수도 있고 떠나야 할 가나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야곱에게 하나님은 임마누엘의 약속을 주십니다. 3절입니다. “내가 너와 함께 애굽으로 내려가겠고 정녕 너를 인도하여 다시 올라올 것이며” 하나님도 같이 애굽으로 내려가겠다는 말씀입니다. 어디를 가든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신앙입니다. 야곱이 젊은 시절 형 에서의 위협을 피해 멀리 밧단아람으로 도망갈 때, 하나님이 벧엘에 나타나셔서 주셨던 말씀도 바로 이 말씀이었습니다. 28장 15절입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야곱에게 주셨던 것은 소유나 세력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보이지 않은 약속이었습니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하나님은 야곱을 밧단아람에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확실히 지켜주셨고, 축복해 주셨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없는데 모든 것을 소유한 것처럼 행세합니다. 보기에는 연약해 보이는데 강하고 모든 사람을 복되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신앙인의 실상입니다.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고후6:10)

애굽으로 내려가라

이스라엘 역사의 축은 이제 가나안에서 애굽으로 넘어갑니다. 애굽이 가나안이 되었고 가나안은 이제 버려야 할 애굽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제 가나안이 아니라 애굽에서 자신의 역사를 이어가시길 원하십니다. 한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회가 옛날처럼 집단 이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시대에 맞는 삶의 양식과 철학이 있습니다. 한 사회도 과거의 양식을 벗어나 새로운 양식으로 자신을 바꾸어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공간이 아니라 시간적으로 과거가 떠나야 할 땅이 되고 미래는 새롭게 이주해야 할 땅이 됩니다. 과거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몸이 성장해서 과거의 것이 맞지 않게 된 것입니다. 마치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그동안에는 껍질이 잘 보호해 주었지만 이제는 불편합니다. 껍질이 깨어져야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혼란과 고통이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고 있다 생각합니다. 과거의 방식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나님은 우리 사회가 과거의 경쟁과 성장 중심에서 사랑과 나눔, 공동체로 그 방향을 바꾸시길 원하십니다. 홀로 잘 살기 위해 이전투구하는 삶의 방식에서 서로 나누고 함께 잘사는 법을 배우기를 원하십니다.

그 갈등이 단적으로 표출된 것이 지난 주 정운찬 전 총리와 삼성 이건희 회장의 논쟁이었습니다. 정운찬 전 총리가 이익공유제를 주장을 했습니다. 이익공유제란 현재 대기업들은 수출로 인하여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익의 성과가 대기업에게만 돌아가지 그 협력업체를 비롯한 중소기업에 전달되지 못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소수만 부유해지고 대다수는 가난해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아무리 경제성장을 해도 국민들은 그 성과를 느끼지 못하고 계속 가난하고 위기로 몰립니다. 그래서 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의 이익을 중소기업도 공유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서 이건희 회장이 “이해가 가지 않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이익공유제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익공유제라는 말이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저는 참 안타깝습니다.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이 그동안 돈도 많이 벌었는데 이제는 사회를 위해서 무언가 보람된 일을 할 수 있는데 그것을 박차 버리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돈 더 벌어서 무엇합니까? 10조에서 20조, 30조가 되면 더 행복합니까? 사회를 위해서 좀더 좋은 일을 할 수 없을까요? 사실 삼성이 돈을 번 것이 순전히 자기 노력으로 된 겁니까? 단적으로 환율의 예를 들어보지요. 국가가 고환율을 정책을 펴니까 낮은 가격에 수출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대신 국민들은 비싼 물가로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사실 그 이전에도 나라가 지원하고 보호해주어서 오늘의 삼성이라는 대기업이 선 것 아닙니까? 그러면 이제 사회적 기여를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빌게이츠는 세계 최대의 부자였는데 지금은 세계 2위로 내려앉았습니다. 막대한 돈을 기부와 복지에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만약 이익공유제에 공감하여 중소기업도 함께 사는 방향으로 기업 정책을 바꾸겠다고 한다면 그 사회적 영향력은 엄청날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참 안타까운 것은 소위 지도층이란 분들이 사회적 책임감이 없고 공동체 의식이 없다는 점입니다. 인사청문회 후보로 오른 분들이 하나같이 자기 사적인 이익에만 빨라 부동산 투기와 탈세를 하고 위장전입을 하면서도 그에 대한 죄의식도 없습니다. 사회지도층들이 국민들을 생각하지 않고 희생할 생각을 하지 않으니 이 민족의 장래가 암울하기만 합니다.

이는 단순히 삼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사는 법, 사용자와 노동자가 함께 사는 법, 정규직과 비정규직 함께 사는 법,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사는 법, 강남과 비강남이 함께 사는 법, 우리는 함께 사는 공동체 윤리를 배워야 합니다. 지난 번에 쌍용자동차 대량 정리해고 사태로 극심한 분규가 있었습니다. 그때 500여 명이 해고되었는데 짧은 2년 사이에 그 중 14명이 질병이나 자살로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해고는 살인이다’는 말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윤과 성장만 추구한 결과가 무엇인지 심각한 반성을 해야 할 시점입니다. 저는 함께 산다고 하여 이윤이 박해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나친 경쟁과 성장 중심이 비생산성과 불행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남북한도 남한과 북한이 함께 잘 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양보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잘못했다는 태도로는 함께 살 수 없습니다. 교회도 대형교회와 중소형 교회가 함께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대형교회 지도자들이 여전히 자기 교회 성장만 생각하고 있으면 안 됩니다. 대형교회는 이제는 자기 특권들을 버리고 작은 교회들을 위해서 또 한국사회를 위해서 어떻게 헌신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 일본은 지진으로 말미암아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실시간의 그 피해상황이 보도되면서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가까운 나라이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이제 동아시아 지역도 함께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중국 일본 한국이 서로 으르렁대고 갈등해서는 안 됩니다. 일본의 지진 문제는 그 발생원인이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 또한 자연환경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4대강 개발 문제나 무상급식 문제도 함께 사는 공동체란 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함께 살기 위해서는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과거의 이기적이고 자기만 생각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불가능합니다. 자기를 양보하고 사회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합니다. 민족적 경계를 넘어 한 형제요 자매라는 인류애의 눈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자연과 인간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유기체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해서 불신하고 갈등하고 전쟁과 싸움을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빚어질 에너지 소모나 불행을 생각하면 경제적으로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성경이 말씀하신 대로 사랑과 나눔, 배려와 공동체적 유기성이 옳고 서로 행복하며 더 생산적입니다. 한 사람이 100을 다 차지하는 것보다 열 사람이 10씩 나누어 갖는 것이 서로를 행복하게 하고, 소비도 진작되어 경제가 성장하는 것 아닙니까?

한 시대마다 민족마다 그 시대와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습니다. 이 부르심에 잘 응답할 때 그 민족은 더 발전을 하고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도전에 응답하지 않고 과거에 안주하고 있으면 부끄럽게 되고 그대로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하나님은 과거를 떠나 새로운 미래를 향하여 나가라 명령하십니다. 야곱의 가문은 하나님의 이런 부르심에 응답하여 애굽으로 이주를 하고 있습니다.

죽어도 족하도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고 또 하나님과 함께 하는 인생들의 공통적인 고백이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28절 이하에 야곱이 애굽 땅에 요셉을 만나는 장면에서 고백되고 있습니다. 30절입니다.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이르되 네가 지금까지 살아 있고 내가 네 얼굴을 보았으니 지금 죽어도 가하도다”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표현입니다. 야곱은 지난 20여년 넘게 요셉이 죽은 줄 알고 가슴에 한을 안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요셉이 죽지 않고 살아 있었습니다. 마치 죽은 자가 부활한 것과 같은 감격입니다. 처음 요셉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요셉의 형들로부터 들었을 때 야곱은 반신반의하였지만 그것이 사실로 확인이 되자 야곱은 다음과 같이 고백했습니다. 45장 28절입니다. “이스라엘이 가로되 족하도다” 영어로 “Enough!”입니다. 충분하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으로 족하게 만드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시편 23편에는 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만족하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에 부족함 없이 만족을 가져다주시는 분입니다. 이는 다윗이 자기 인생을 뒤돌아보며 하는 고백입니다. 자기는 여덟 형제 중에 제일 막내요, 일개 목동에 지나지 않았지만 자기를 통일왕국의 왕으로 삼으셨습니다. 모든 이스라엘 왕의 모범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러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하는 고백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 그릇은 이것밖에 되지 않는데 넘치도록 축복하셨다는 고백입니다.

이제 야곱이 그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족하다” “죽어도 족하도다” 요셉을 만난 감격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지만 저는 이것이 우리 인생의 최후에 드릴 고백이라 생각합니다. ‘하나님과 함께 한 제 인생에 대해 만족합니다. 하나님은 저에게 너무나 큰 복을 주셨습니다. 내 분량 밖으로 넘치도록 부어주셨습니다. 이제 죽어도 좋습니다.’ 이렇게 하고 죽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얼마나 그 죽음이 평안하겠습니까? 그가 살았던 인생이 얼마나 아름답겠습니까?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말씀에 순종하는 자에게는 하나님은 ‘족하다’ ‘내 잔이 넘칩니다.’는 고백을 할 수 있는 복을 주십니다. 모두가 이 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