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33:12-13 / 이렇게 기도하라 <회개기도-1>

  어떤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대학교를 마친 뒤 이 당시 대학생들이 가장 선 호했던 직장이던 한 증권회사에 들어갑니다. 그는 인정받으며, 24년간 거칠 것이 없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나이 오십에, 상상도 못한 삶의 풍파를 연이어 만납니다. 파킨슨 병을 확진 받았고, 대장암 수술 이후에 항암치료를 8번이나 받습니다. 또 림프절 절제 수 술, 위전 절제 수술 등으로 그의 몸은 만신창이가 됩니다. 그렇게 10년을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이에, 모은 돈은 다 치료비로 날렸고, 자신에 대한 실망과 무너지는 자존 감으로, 마음의 상처까지 입습니다.

  너무 힘들다 보니, 그는 한 때 세상을 원망했고 가족에게 분노를 터뜨립니다. 그러 나 언젠가부터 그는 자신을 돌아보며, 부족한 점을 돌아보기 시작합니다. 그러는 사이 에, 그의 몸과 마음은 점차 회복되어, 10년 뒤 완전히 낫습니다. 그가 지난 10년을 정 리하면서, 지난 4월에 책을 냈는데 제목이 이렇습니다. <삶, 내 탓이오!>

  때때로 큰 어려움을 만났을 때, 사람들은 대개 다른 누군가를 원망합니다. 그러나 많은 심리 전문가들은 그럴 때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는 데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 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상담이나 코칭을 할 때 던지는 질문들 을 보면, 대부분이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점을 고백하도록 돕는 것들입니다.

  이처럼 어려울 때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은, 성도에게도 필요합니다. 특별히 성도 는 하나님의 입장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고백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을 ‘회개기도’라고 합니다. 즉, 회개기도는 그저 ‘잘못했다, 용서해달라’ 부르짖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눈으로 인생을 돌아보고 겸손하게 고백하는 기도를 말합니다.

  그럼 이러한 회개기도가 중요하냐? 성경은 말합니다. “내 백성이 … 악한 길에서 떠 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 (역대하 7:14) 성경은 곳곳에서 회개기도로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들을 소 개하는데, 오늘은 남유다의 므낫세 왕을 보면서, 회개기도의 원리를 나누고자 합니다.

1. 과거로 주저하지 말라 (1-13절)   오늘의 주인공인 므낫세는 얼마 전에 봤던 히스기야 왕의 아들입니다. 평범한 왕자 로 자라던 그는 8살에 일어난 사건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히스기야에게 분노한 앗수 르가 침공하여 예루살렘을 포위합니다. 이 때 왕궁에서 고생한 므낫세는 힘의 논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 앗수르 사람들이 남유다의 국정에 간섭합니다. 그러더니 전쟁이 있 은 지 4년 뒤, 아버지가 버젓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앗수르 신하들이 12살이던 므낫 세를 남유다의 공동 왕으로 세워버립니다. 이제 12살 된 소년이 뭘 알겠습니까? 그냥 앗수르가 시키는 대로 합니다.

  그리고 11년 뒤 아버지가 죽고, 므낫세는 23살에 진짜 왕이 됩니다. 이제 왕이 되 어 나라를 보니, 어이없게도 국고에 돈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므낫세는 왕권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앗수르에게 더 복종합니다. 또 두로, 시돈과 무역하여서, 경제를 조금씩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에게 손을 벌린 대가가 그저 좋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왜냐? “산당을 다시 세우며 바알들을 위하여 제단을 쌓으며 아세라 목상을 만들며 … 여호와의 전 두 마당에 … 일월성신을 위하여 제단들을 쌓고 … 아들들을 불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 며 … 목상을 하나님의 전에 세웠더라.” (역대하 33:3-7)

  바알과 아세라는 두로, 시돈의 우상이고, 일월성신은 앗수르의 우상입니다. 그런데 므낫세가 이것들을 위한 제단을 어디에다 세우냐? 바로 성전에 세웁니다. 권력과 자 본을 주는 외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우상을 받아들인 겁니다. 뿐만 아니라 인신 제사를 장려하고, 우상을 위한 산당을 곳곳에 세웁니다.

  다시 말해서 므낫세는 아버지 히스기야의 정책을 완전히 뒤집어버립니다. 아마도 므낫세는 어려서 몰랐던 이야기를 듣고 굳게 결심한 것 같습니다. “난 아버지처럼 안 살 거야. 능력 많은 신 모셔서, 경제 살리고 잘 살 거야.” 그 결과, 므낫세는 편안하게 왕위를 지켰고, 편안한 노년을 꿈꾸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꿈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무참히 깨어집니다. 므낫세가 60의 나이를 바라보던 어느 날, 앗수르 왕의 동생이 반란을 일으킵니다. 이 때부터 형과 동 생의 왕위를 건 내전이 시작되는데, 이 때 므낫세와 긴밀히 교류하던 두로와 시돈이 반란군에 가담합니다. 4년간 이어진 이 내전에서 결국 원래 왕이던 형이 승리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나라 전역에 있던 반란군을 숙청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때 므낫 세가 두로, 시돈과 친하다는 이유로 체포됩니다. 결국 60살의 노인인 므낫세는 바빌론 까지 1,500 km를 끌려간 뒤에, 빛도 들어오지 않는 정치범 수용소에 갇힙니다.

감옥에 갇힌 므낫세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억울하죠. 기가 막히죠. 지금까지 50년 동안 앗수르에게 충성했는데, 그 앗수르가 날 죽이려 합니다. 여러분이 므낫세라면 뭘 하겠습니까? 저라면 ‘당신이 어떻게’ 통곡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므낫세가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고 말합니다. “그가 환난을 당하여 그의 하나님 여호와께 간구하고 그의 조상들의 하나님 앞에 크게 겸손하여 기도하였으므로” (역대하 33:12-13)

  므낫세가 지난 날을 쭉 돌아봅니다. 앗수르를 믿고 두로, 시돈을 믿었는데, 이렇게 되고 나니 회의감이 드는 겁니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구나.” 그런데 그의 마 음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이라도 잡아볼까?” 그런데 마음 한 구석에서 또 다른 생각이 듭니다. “너 같으면 받아주겠냐?” 그렇게 갈팡질팡하다가, 므낫세가 일단 불러봅니다. “여호와 하나님!” 그렇게 일단 심리적인 벽을 넘자, 자신의 삶을 하 나님 앞에 고백합니다. 그동안 하나님을 외면한 것에 대해서 용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는 외칩니다. “믿을 놈 없어서 주께 왔습니다. 염치없는 거 알지만, 절 도와주십시오.”

  여러분이 하나님이면, 이 기도 들어주겠습니까? 저라면 싫을 것 같습니다. 얼마나 괘씸합니까? 얼마나 얄밉습니까? 그런데 우리 하나님을 보십시오. “하나님이 그의 기 도를 받으시며 그의 간구를 들으시사 그가 예루살렘에 돌아와서 다시 왕위에 앉게 하

시매” (역대하 33:13)

  60년간 외면한 탕자인데, 심지어 하나님을 비난했는데 싫다고 안 하십니다. 오히려 ‘이제라도 왔구나’ 기뻐하시고, ‘너 힘든 거 다 안다’고 위로하십니다. 므낫세의 울부 짖는 간구를 다 들으시고, 기꺼이 도와주십니다. 결국 므낫세는 감옥에서 풀려나 무사 히 예루살렘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지금이라도 하나님을 구하면, 내 인생을 고백하고 맡겨 드리기만 하면, 비록 죄인이고 망나니였어도 상관없이, 받아주 시며 응답하시는 하나님! 성경에 나오는 왕 중에 제일 많은 우상을 섬긴 망나니가 바 로 므낫세입니다. 그래서 므낫세는 캄캄한 감옥에서 ‘하나님을 붙잡아도 될까’ 고민했 습니다. 그런데 그런 므낫세가 그 벽을 넘어서 회개하니까, 하나님은 응답하십니다. 여기에 회개기도의 원리가 있습니다. “과거로 주저하지 맙시다.”

  “나는 전과도 많은 놈인데, 나 같은 놈이 기도한다고 하나님이 받아줄까?” 네! 하나 님은 전과 상관없이 받아 주십니다. “한동안 교회도 안 나갔는데, 나 같은 게 기도한 다고 하나님이 받아줄까?” 네! 하나님은 오랜만에 가도 받아 주십니다. “오늘도 여전 히 방탕하게 살았는데, 나 같은 게 기도한다고 하나님이 볼까?” 네! 므낫세같은 망나 니도 받으신 하나님은 그 누구라도 받아 주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 안에 아주 작은 마음이라도 하나님께 다가가고 싶고 고백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지금 하십시오. “이 때라! 이 때라! 주의 긍휼 받을 때가 이 때라. 지금 주께 나아와 겸손하게 아뢰라. 구원함을 얻으리 얻으리.” 회개하기에 늦은 때는 없습니다. 바로 지금이 가장 좋은 회개의 때입니다. 이제는 주님께 기도하 고 싶은데 부끄러워서 주저하는 분이 이곳에 있다면, 므낫세처럼 ‘하나님’ 부르시고 여러분의 삶을 다 고백하십시오. 그 때부터, 므낫세처럼 문제가 해결되고 그 인생이 새롭게 될 줄 믿습니다.

2. 기도의 유산을 물려주라 (13-20절)

  이렇게 해서 므낫세는 극적으로 예루살렘에 돌아옵니다. 그런데 그는 왕의 자리에 다시 앉자 마자, 모두를 놀라게 합니다. 성전에 가더니, 자기 손으로 갖다 놓았던 우 상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칩니다. 또 자기의 지시로 성전에 세웠던 이방 제단들을 무참 히 부수어 버립니다. 그리고는 성전을 원래 모습으로 돌려놓고, 날마다 하나님께 제사 를 드립니다.

  얼마나 확 변했는지, 어떤 이는 왕이 미쳤거나 총기가 흐려졌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므낫세는 사실 미친 것도 아니고, 총기가 흐려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므낫세가 … 여 호와께서 하나님이신 줄을 알았더라.” (역대하 33:13) 진짜로 하나님을 만나니까, 진 짜로 은혜를 받으니까, 삶이 달라진 겁니다.

  여러분! 이게 진정한 회개가 아닐까요? 어떤 분은 기도할 때만 눈물, 콧물 흘리고, 기도 끝나면 그저 똑같이 삽니다. 하지만 진짜 회개는 기도할 때만 잠시 하나님을 붙 잡은 것이 아니라, 응답 받은 뒤에도 므낫세처럼 삶의 변화가 일어날 때 비로소 완성 됩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바라기는 삶으로 회개를 완성하기를 축원합니다.

  이처럼 므낫세는 자신이 무너뜨렸던 여호와 신앙을 다시 일으킵니다. 뿐만 아니라 므낫세는 국가를 정비하는 일에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외세에 의지 해서 왕권을 지키려고 했다면, 돌아온 뒤에는 예루살렘 성을 재건하고 그 옛날 파괴 된 요새도 재건합니다. 이처럼 므낫세는 잘못 살았던 것을 속죄하듯이, 전혀 새롭게 통치합니다. 그러다가 예루살렘에 돌아온 지 6년 뒤, 55년의 통치, 67년의 인생을 마 감한다는 것으로, 오늘의 이야기가 끝납니다.

  므낫세의 인생을 정리하면서, 저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므낫세는 감 옥에 갇혔을 때, 어떻게 하나님께 기도할 생각을 했을까?” 평소에 잘 믿던 신에게 기 도할 수 있는데, 어떻게 하나님을 떠올린 겁니까?

저는 그것을 알 수 있는 답이 바로 아버지 히스기야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히스 기야 왕이 … 하늘을 향하여 부르짖어 기도하였더니 …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었 으므로 여호와께 기도하매” (역대하 32:20, 24) 히스기야는 죽음의 위기를 만났을 때,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을 찾습니다. 앗수르에게 포위를 당했을 때 그랬고, 죽을 병에 걸렸을 때도 그랬습니다.

  그 아버지의 기도를, 므낫세는 어릴 때 보았습니다. 그 아버지의 기도를 떠올리며, 므낫세는 오랫동안 비웃었습니다. 그러나 그 아버지의 기도가 결정적일 때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고, 결국 므낫세를 죽음에서 구원하는 믿음의 유산이 된 것이었습니다. 그 런 점에서 저는 므낫세의 회개를 보며,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믿음의 유산이 회개를 만듭니다.”

  심방보고를 받아보면, 믿지 않는 자녀 때문에 속상한 이야기를 많이 봅니다. 아마 이 자리에도, 그런 자녀들로 마음이 답답한 분 있으시죠? 혹시 하나님을 비방하고 아 버지의 신앙을 비웃었던 과거의 므낫세를 보며, ‘우리 아이도 그런데’ 생각되신다면, 낙심하지 마십시오. 중요한 순간을 만나면, 먼저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자녀 앞이라고 부끄러워 마시고, 주저앉고 싶을 때 먼저 회개하십시오. 그러면 그것이 자녀 의 심령에 새겨져서, 언젠가 다시 하나님을 기억하고, 므낫세처럼 회개하고 구원받게 하는 믿음의 유산이 될 줄 믿습니다.

  말씀을 맺습니다. 사람은 위기를 만날 때 누군가를 원망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늘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고백하는 회개기도를 드리는 사람이 결국 승리하는 인생이 됩니다. 살다 보면 회개기도를 드려야 할 때가 오는데,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요? 과거 때문에 주저하지 말고, 마음을 주실 때 회개하면 됩니다. 지금 드리는 회개의 기도가 자녀를 살리는 믿음의 유산이 됩니다. 므낫세처럼 우리도 회개 함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 오늘의 기도 (추천 찬양: 언제나 내 모습)

“나는 너를 늘 지켜보고 있었는데, 너는 나를 얼마나 바라보고 있었냐?” 므낫세를 통해서 물으시는 그 음성 앞에서, 저희 자신을 다시 돌아봅니다.

잘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부끄러운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시간 기도하오니, 저희를 용서하시고, 용납하여 주시옵소서.

때때로 반복된 죄를 짓거나, 또 너무 큰 잘못을 저지른 제 자신을 보며, ‘나 같은 사람이 하나님 믿어도 될까?’ 고민되고 주저할 때가 옵니다. 간절히 기도하오니, 그 때 주님으로부터 도망가지 않도록 인도하여 주소서. 아주 작은 목소리라도 ‘하나님’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용기를 주셔서, 영혼의 막힌 담이 허물어지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저희가 되게 하소서.

하나님! 정말로 간절한 중 하나가 바로 가정이 믿음으로 하나 되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많은 자녀들이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고, 하나님을 떠나 있습니다. 그래서 속상합니다. 하지만 히스기야의 유산이 므낫세를 살린 것처럼, 이 시간 저희의 믿음이 유산이 되어, 언젠가 자녀를 살릴 것을 믿습니다. 낙심하지 않게 하시고, 저희가 먼저 믿음의 본이 되는 부모가 되게 하소서.

이 예배를 마치고, 주님께서 주신 터전에서 또 한 주를 살아갑니다. 바빠서 주님을 또 다시 잊어버리거든, 다시 기억하고 주님 붙들게 하시고, 시험에 걸려 넘어지거든, 다시 일어나서 주님 붙드는 한주가 되게 하소서. 모든 영광을 주님께 드리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