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세마네의 기도가 있었기에

마태복음 26:36~46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단 하나의 빈곤만 있을 뿐이다. 그것은 바로 기도의 빈곤이다.” 고아의 아버지 조지 뮬러가 남긴 말입니다. 그는 평생 5만 번 기도 응답을 받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었지만 오직 기도로 수많은 고아들을 양육할 수 있었는데 그 비결이 바로 기도였습니다. 그러니까 감히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와 여러분은 할 수 있는 대로 기도를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또 한 가지 놓치지 마십시오. 기도를 많이 하되 ‘기도의 수준(level)’을 높이라는 것입니다. 기도라고 다 같은 기도가 아닙니다. 기도에는 각각 수준 차이가 있습니다. 기도의 수준이 신앙의 수준이고, 그게 곧 인생의 수준으로 연결됩니다.

여러분, 예수님이 위대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하나님의 아들이시니까? 그 말도 맞기는 합니다. 신성이 있으니까 어느 인간보다 위대하십니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인성의 차원에서 생각하면 그의 기도가 위대했기 때문이란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다양한 기도를 하셨는데 그 중에 최고의 기도가 본문에 나옵니다. 바로 ‘겟세마네 기도’입니다.

여러분, 기도를 잘 하고 싶습니까? 그러면 예수님의 기도를 배우면 됩니다. 그 중에서 ‘겟세마네 기도’를 배우면 가장 높은 신앙에 도달하고, 가장 고귀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도의 레벨을 꼭 높이시기 바랍니다.

기도에 레벨이 있다고 했는데 과연 어떤 것들인가 살펴봅니다. 그 중 최고가 겟세마네 기도라고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여러 단계의 기도 레벨이 있지만 세 가지로 정리해 봅니다. 한 가지씩 살펴보고 우리 각자의 기도는 과연 어느 레벨에 와 있는지 자가 진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모쪼록 이번 사순절을 지내면서 기도 레벨을 높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체험하고 신앙의 수준도 인생의 수준도 높이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1] 레벨 1 : 내 뜻을 요청하는 기도

먼저 레벨 1 기도는 단순히 내 뜻을 하나님께 아뢰며 이루어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내 편에서 생각할 때 이게 좋으니까 그대로 해 달라고 간구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도도 얼마든지 좋고 많이 할수록 좋습니다. 성경은 누누이 이런 기도를 장려합니다. 히4:16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in our time of need-NIV)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하나님은 긍휼이 풍성하신 아버지이십니다. 그러므로 자녀의 권세를 갖고 필요할 때마다 담대히 나아가 요청하라는 겁니다.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거침없이 요구하잖아요. 하나님도 우리가 그렇게 기도하기를 원하십니다.

특히 어려움을 당할 때 혼자서 낑낑거리지 말고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응답하시고 영광을 받으실 겁니다. 시50:15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

그런데 유의사항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그대로 응답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약4:2~3 “2 ... 너희가 얻지 못함은 구하지 아니하기 때문이요 3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하기 때문이라” 기도하지 않아서 안 주시지만, 기도해도 잘못 간구하면 들어주지 않습니다. 무슨 말인가요? 잘못된 동기나 지나친 욕심으로 간구하면 거절하십니다. 모든 기도에는 응답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양하죠.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입니다. 우리가 일방적으로 요청하고 하나님은 무조건 그대로 들어주신다면 로봇인가요? 그건 아니죠. Yes의 응답도 있지만, 하나님이 판단하실 때 합당치 못하면 No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내 뜻대로 요청하는 대로 항상 Yes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망할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생각이나 판단은 항상 옳은 게 아니죠. 그렇다면 그 누구도 망할 수 없겠죠. 잘못될지도 모르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은 그만큼 미련합니다. 잠언 14:12 “어떤 길은 사람이 보기에 바르나 필경은 사망의 길이니라” 자기 자신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에 보면 망하는 길, 죽는 길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이 거절하는 것도 은혜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요즘 코로나19로 모두 어려워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별 생각 없이 받아들일 수도 있어요. 철부지 초등학생 중에 이런 기도를 합니다. “하나님! 학교 안 가고 집에 있으니까 좋네요. 게임도 실컷 할 수 있고요. 개학 오래 있다가 하게 해 주세요!” 엄마는 삼시 세 끼 밥 해 먹이느라, 학업이 처질까봐 좌불안석인데 이게 뭡니까? 코로나19가 오래 지속돼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것은 또 어쩌려고?

그런데 이런 철부지 아이만 잘못된 기도를 하는 게 아닙니다. 어른들도 그럴 수 있어요. 뭐가 좋은지 모르니까 말입니다. 나를 위한 기도도 그렇지만, 자식을 위한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자식이라 내가 잘 알아서 할 것 같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십시오. 나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내 자식에 대해서 어떻게 다 압니까? 그런데도 내 마음대로 내 뜻대로 기도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영 아닐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럴 경우 그대로 응답하시면 오히려 큰일 납니다.

제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확신하고 집에다 신학교에 간다고 선포했습니다. 대학원 재학 중이었는데 졸업 후에 군대 갔다 와서 신학교에 간다고 하니까 난리가 난 겁니다. 온 식구가 반대했는데 특히 어머니가 울면서 말렸습니다. 말린다고 되는 게 아닌데 말입니다. 말리다, 말리다 안 되니까 제 친구 중에 신학생이 있었는데 그에게 특별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쟤가 왜 저러냐? 미쳤나봐. 기도해서 신학교 못 가게 해 줘! 제발 부탁이야.” 만일 하나님이 그런 기도 들어주셨더라면 오늘 제가 여기 서 있지 못 하겠죠. 지금에 와서 보면 그런 기도 거절하신 게 은혜입니다. 어머니도 지금은 제가 목사 된 것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신앙이 제법 좋다고 하는 사람도 하나님의 뜻과 다르게 기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 무조건 잘못했다고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누구나 연약한 인간인지라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바울도 이런 기도를 했습니다. 그에게 육체의 가시가 있었어요. 평생 고질병인 안질입니다. 남의 병은 기도로 고쳐주면서 자신은 고질병을 끼고 사니까 고통스럽기도 하고 체면도 안 섭니다. 그래서 사력을 다해 세 번씩 기도합니다. 그런데 웬걸 주님이 거절하셨습니다. 고후12:9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 ” 연약하니까 주님을 의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주님의 능력이 계속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바울은 모든 게 완벽한 사람인지라 혹시 교만해져서 주님을 의지하지 않으면 오히려 능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차라리 육체의 가시를 끼고 사는 게 더 낫습니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이 바로 이런 겁니다(롬8:28). 그래서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고후12:10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고를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

그러므로 나에게 필요한 대로 열심히 기도하시되 하나님이 No로 응답해도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2] 레벨 2 :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서 요청하는 기도

그리고 기도의 레벨을 한 단계 더 올리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레벨 2 기도인데, 이것은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그 뜻대로 간구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 즉 쌍방 소통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먼저 여쭈어보는 게 훨씬 더 좋습니다. 즉 질문식 기도를 하라는 겁니다. 이런 문제가 있는데 주님의 뜻은 무엇입니까? 그렇게 여쭈어보면 성령을 통해 깨닫게 해 주십니다. 마음에 들려주시는 성령의 음성으로 깨달음과 확신으로 나타납니다. 그 뜻을 붙잡고 기도하면 하나님이 Yes로 응답하십니다. 요일5:14 “그를 향하여 우리가 가진 바 담대함이 이것이니 그의 뜻대로 무엇을 구하면 들으심이라” 당연하죠. 당신의 뜻대로 기도하는데 거절하실 리 없습니다.

물론 타이밍을 맞춰 주시느라 기다리라고 하실 때가 있기는 합니다. Yes, but wait입니다. 가장 좋은 때에 이루어주십니다. 이 경우에는 인내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기도하는 게 하나님의 마음에 딱 맞으면 이렇게도 응답하십니다. Yes, and more! 열왕기상 3장에 나오는 솔로몬의 기도가 바로 그런 케이스입니다. 그가 다윗의 뒤를 이어 왕이 됐는데 백성들을 다스리려고 하니까 두렵습니다. 그래서 기브온 산당에 올라가 번제를 드리며 기도합니다. 그때 하나님이 몹시 기뻐하십니다. 왕상3:9~10 “9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10 솔로몬이 이것을 구하매 그 말씀이 주의 마음에 든지라” 그는 백성들을 하나님의 뜻대로 잘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구했는데 그 기도가 하나님의 마음에 꼭 들었던 겁니다. 아주 정확하게 하나님의 뜻대로 기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전무후무한 역대급 지혜는 물론이고 보너스로 왕들 중에서도 가장 큰 부귀영화를 주십니다.

그러니까 레벨 1처럼 단순히 내 뜻을 갖고 기도하는 것보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헤아리고 기도하는 게 훨씬 좋습니다. 좀 더 수준 높은 기도입니다. 이런 기도를 할 때 우리 인생은 더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자동차 왕 헨리 포드(Henry Ford, 1863~1947)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몹시 가난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가 병에 걸려 급히 의사를 부르러 갑니다. 말을 타고 열심히 달려가서 모셔왔지만 어머니는 기다리지 못하고 끝내 운명하십니다. 눈물을 삼키며 어린 마음에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말보다 훨씬 더 잘 달리는 탈 것을 만들게 해 주세요! 자신보다 남을 위하는 기도,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기도였습니다. 이에 하나님이 차고 넘치게 응답해 주셨고 그는 자동차 왕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도할 때 먼저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됩니다. 나를 우한 기도도 그렇고 가족을 위한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도를 드리다 보면 자연스레 기도의 폭이 넓어집니다. 나 자신만 아니라 내 가족을 넘어 이웃과 온 세계를 위해서도 기도하게 됩니다.

요즘 코로나 19로 온 세상이 난리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잡혀가고 있지만 여전히 힘든 상황입니다. 유럽이나 미국을 비롯해서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가리지 않고 코로나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아프고, 심지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동서를 막론하고 선진국과 후진국을 막론하고, 빈부귀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확진자가 속출합니다. 유럽의 상황이 특히 무섭습니다. 며칠 전 영국 런던에 있는 분과 통화했습니다. 집에 꼼짝 없이 있답니다. 병상도 부족해서 걸리며 큰일 난다고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노인은 치료해 주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고 합니다. 기가 막히죠. 미국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태평하게 굴더니 확진자가 10만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다급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해왔습니다. 희귀한 일입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도움을 요청하다니! 진단 키트도, 인공호흡기도 부족하고 병상도 태부족하다고 합니다. 미국에 있는 사람들과 통화했는데 기가 막힌 상황입니다. 젊은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같아서 의사에게 전화하니까 검사도 안 해 주면서 병원에 자리 없으니까 그냥 해열제 먹고 집에 있으라고 하더라는 겁니다. 밖에 나기기도 무서울 정도라고 합니다. 사재기를 해서 마트가 텅텅 비어 모두 겁을 먹고 있습니다. 교민들 중에는 한국으로 피난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우리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면 안 됩니다. 이게 무슨 조화인지 영적으로 묵상해 보야 합니다. 과학적으로는 이런 저런 원인을 찾지만 영적으로는 분명 하나님의 경고입니다. 인간의 교만과 죄악을 꺾으시는 겁니다. 그러므로 만민이 회개하고 하나님을 인정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이런 기회에 교회와 성도들이 각성하고 세계선교를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세계 모든 나라와 만민이 코로나19를 이길 뿐만 아니라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돌아오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이런 기도가 바로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며 하는 기도입니다. 고생만 하고 끝나지 말고 이런 기도에 힘을 모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고난을 넘어 하나님의 승리를 경험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 바랍니다.

[3] 레벨 3 : 하나님의 큰 뜻에 복종하는 기도

그 다음은 최고 단계 레벨 3인데, 하나님의 큰 뜻에 복종하는 기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자기 뜻을 성취하는 수단으로 오해합니다. 물론 내 뜻으로 기도해도 하나님이 들어주시기는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기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내 뜻을 성취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성취하는 과정이란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최고 단계의 기도는 하나님의 큰 뜻에 나를 복종시키는 겁니다. 우리는 믿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성도가 되었더라도 여전히 죄인의 본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큰 뜻 앞에 갈등하고 거부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하나님의 큰 뜻이 이루어지는 게 가장 큰 축복이고 영광입니다. 사55:9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 그러므로 하나님의 큰 뜻을 깨닫고 그것을 꼭 붙잡고 내가 그것에 맞추고 복종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본문의 겟세마네 기도가 그런 겁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동시에 인간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속성은 신성과 인성이 공존합니다. 이를 가리켜 신인양성(神人兩性)이라 합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신인(神人, God-Man)입니다. 죄만 없으시지 우리와 비슷합니다. 고통과 수치를 느끼십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십자가를 지러 오셨습니다. 그것이 아버지 하나님의 큰 뜻입니다. 예수님 자신도 잘 아십니다. 하지만 인성의 차원에서 두렵습니다.

최후의 만찬 후에 제자들을 데리고 감람산 기슭 겟세마네 동산으로 가십니다. 그때 모습을 보십시오. 마26:37 “베드로와 세베대의 두 아들을 데리고 가실새 고민하고 슬퍼하사” 인간적인 고뇌를 깊이 느끼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기도하셨나요? 처음에는 십자가 고난 피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간구합니다. 인성의 차원에서 예수님이 제시한 ‘내 뜻’이죠. 하지만 곧이어 ‘내 뜻’이 아닌 ‘하나님 아버지의 큰 뜻’을 구합니다. 마26:39 “조금 나아가사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기도하여 이르시되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기도합니다. 복종의 기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내 뜻’을 관철하려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큰 뜻’에 복종하려는 자세입니다. 예수님은 한참 기도하시다가 졸며 자는 제자들 깨워놓고 또 기도하셨습니다. 마26:42 “다시 두 번째 나아가 기도하여 이르시되 내 아버지여 만일 내가 마시지 않고는 이 잔이 내게서 지나갈 수 없거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하시고” 잘 보면 39절의 기도에서 42절의 기도로 진전됩니다. ‘내 뜻’을 거두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버지의 큰 뜻에 복종합니다. 이게 바로 십자가 정신입니다. 내 뜻과 내 욕망을 부정하고 주님의 뜻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바입니다. 눅9:23 “또 무리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he must deny himself-NIV)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이처럼 예수님은 아버지의 큰 뜻에 복종하고자 처절하게 기도합니다. 사투입니다. 의사 누가는 특별히 이렇게 묘사합니다. 눅22:44 “ ... 땀이 땅에 떨어지는 피 방울 같이 되더라” 극도로 긴장감을 갖고 기도하니까 실핏줄이 터지면서 땀샘으로 피가 섞여 나온 겁니다. 그만큼 예수님은 사력을 다해 기도하시다가 결국 승리합니다. 마26:45~46 “45 이에 제자들에게 오사 이르시되 이제는 자고 쉬라 보라 때가 가까이 왔으니 인자가 죄인의 손에 팔리느니라 46 일어나라 함께 가자 보라 나를 파는 자가 가까이 왔느니라” 담대한 모습으로 제자들을 깨워 체포대가 오는 데로 향합니다. 그리고 흔들림 없이 십자자게 못 박혀 죽으셨습니다. 그 후 부활하셨고 승천하십니다. 이를 가리켜 바울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빌2:6~8 “6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8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본래 하나님이신 그 분이 십자가를 지신 것은 오직 아버지께 복종하신 겁니다. 겟세마네 기도의 승리입니다. 그 후 어떻게 됐나요? 빌2:9~11 “9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10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11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 예수님은 만 주의 주로 만민과 만물에게 주님으로 칭송을 받게 되셨습니다. 가장 영광스러워지신 겁니다.

짐 엘리엇(Jim Elliot, 1927~1956)의 이야기입니다. 남미 에콰도르 선교사로 아우카(Auca) 종족에게 복음을 전하다 4명의 동료들과 함께 순교한 분입니다. 그때 나이가 29세였습니다. 그는 명문 휘튼대를 우등으로 졸업했습니다. 세상적으로 미래가 창창했지만 그의 마음에 선교의 열정이 불타올랐습니다. 그가 순교한 후 남겨놓은 일기장 등을 보고 그의 아내 엘리자베스 엘리엇이 쓴 책「전능자의 그늘」(Shadow of the Almighty : The Life and Testament of Jim Elliot)에 보면 그의 신앙고백과 기도가 나옵니다. 그는 평소에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하나님, 부족한 나무토막 같은 내 인생에 불을 붙여 주옵소서. 리고 당신을 위해 타오르게 내 인생을 몽땅 연소하게 하소서. 나는 당신의 소유입니다. 나는 긴 인생을 살고 싶지 않고 주 예수님처럼 온전한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God, I pray Thee, light these idle sticks of my life and may I burn for Thee. Consume my life, my God, for it is Thine. I seek not a long life, but a full one, like you, Lord Jesus.) 그는 또한 일기장에 이런 글귀를 써놓았습니다. “결코 놓칠 수 없는 것을 지키기 위해 지킬 수 없는 것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He is no fool who gives what he cannot keep to gain what he cannot lose.) 의역하면 이렇습니다. 영원한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영원하지 않은 것을 바치는 사람은 바보가 아니다! 그는 이런 신앙으로 하나님의 큰 뜻에 복종하는 기도를 했기에 위대한 생애를 살 수 있었습니다. 인간적으로 짧은 생애였지만 하나님의 나라에서 영원히 빛나는 별이 됐습니다.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도 계속 수많은 사람에게 신앙의 사표로 회자될 것입니다.

이런 기도에 도전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선교사로 헌신하는 분들입니다. 오늘 서광+이은비 선교사가 아프리카 차드로 파송됩니다. 이미 현지에서 23년째 사역 중인 양승훈 선교사와 동역하게 될 겁니다. 양 선교사도 처음에는 농촌목회를 한다고 했는데 우리교회에서 선교의 비전을 받고 인도네시아로 가려고 했습니다. 이미 큰 헌신을 했는데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모든 선교지가 다 어렵지만 특별히 더 어려운 곳을 택했습니다. 선교사가 잘 가지 않는 아프리카 불어권 국가 차드를 선택한 겁니다. 수년 전부터는 더 어려운 오지로 들어가려고 기도했습니다. 후임 선교사가 오면 선교센터를 맡기고 깊은 곳에 들어가 선교하려는 뜻을 품었던 겁니다. 그 기도의 응답으로 오늘 선교사 부부가 파송 받는 겁니다. 이들도 하나님의 큰 뜻에 복종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쉽지 않은 고난의 길이지만 하나님이 함께해 주실 줄 믿습니다. 축복과 영광이 넘칠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도 형편과 위치는 다르지만 겟세마네 기도를 닮은 기도를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는 내 뜻만 이루려고 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할 수 있는 대로 큰 뜻에 복종하는 기도를 드리면 좋겠습니다. 용서하라는 큰 뜻, 사랑하라는 큰 뜻, 그리고 희생하라는 큰 뜻 앞에 자신을 부인하는 기도입니다.

여러분, 우리 각자의 기도를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과연 어느 수준인가? 레벨 1? 레벨 2? 레벨 3? 기도의 수준이 신앙의 수준이고 또한 인생의 수준입니다. 우리의 기도대로 인생이 빚어질 겁니다. 예수님은 겟세마네 기도가 있었기에 위대한 생애를 사시다가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 승천하셨습니다. 믿음의 선진들은 겟세마네 기도를 닮은 기도가 있었기에 고귀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아무쪼록 저와 여러분도 기도의 수준을 겟세마네 기도까지 레벨 업 함으로 더 성숙한 신앙과 더 고상한 인생으로 변화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