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하시는 성령

(요 14:16-20)

   오늘은 성령강림주일입니다. 2000여년 전 오순절에 마가의 다락방에 모였던 약 120명의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들에게 성령이 강림한 사건을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오늘 전 세계의 그리스도교회는 이 성령강림사건을 회상하며, 지금도 우리에게 오셔서 역사하시는 성령을 찬양하며 예배를 드립니다.

   이 성령강림사건이 중요한 것은 이 사건으로부터 새로운 성령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성령은 이 땅에 임하셨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통해서 역사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부터 성령께서 역사하시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우선 이 사건 이전에는 성령이 특정인들에게만 임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모세나 다윗과 같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특별한 지도자들에게 성령이 임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무엘이나 엘리야와 같은 영적 지도자들에게 임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에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성령이 임하셨습니다.

   다음으로 이 사건 이전에는 성령이 임하셨다가 떠나기도 하셨습니다. 사울의 경우 성령이 임했다 저가 죄를 지은 후에 성령이 떠나셨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에는 성령이 한 번 임하신 뒤에 떠나지 않으시고 계속 함께 하십니다.

   그리고 이 사건 이전에는 성령이 선택된 사람들 위에 오셔서 머무셨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에는 성령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임하셔서 그 안에 내주해 계십니다.

   오늘 본문 16-17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이렇게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 그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그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그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그를 아나니 그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떠나시며 하신 약속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떠나신 뒤 다른 보혜사 즉 성령을 보내시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성령은 제자들에게 오셔서 제자들 안에 계시고, 또 영원히 제자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실제로 예수님의 이 약속대로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 이후에  성령이 제자들에게 임하셨고, 저들 안에 계시며 또 항상 저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제자들뿐 아니라 제자들이 복음을 전해서 믿게 된 사람들과 오늘 우리에게도 똑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성령이 내주하신 것입니다.

성령의 내주

   그러면 성령의 내주란 무엇이며,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우선 성령의 내주란 우리가 성령을 받은 뒤에 성령께서 우리 안에 오셔서 거하시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성령께서는 한 번 우리 안에 거하시면 결코 떠나시지 않고 우리 안에 머무시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성령을 받았다면, 성령은 우리 안에 거하십니다. 그리고 떠나지 않으시고 계속 거하십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성령을 받았다면 성령은 우리 안에 내주하십니다.

   행 19:2를 보면 이런 말씀이 기록되어있습니다.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 이르되 아니라 우리는 성령이 계심도 듣지 못하였노라”

   바울이 복음을 전하려고 에베소에 갔습니다. 가보니 이미 예수를 믿는다는 사람들이 교회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울이 보니 한 가지 문제가 있어보였습니다. 저들에게 성령의 역사가 나타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성령을 받았느냐?” 저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들은 성령이 계신다는 말도 듣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 안에 성령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교회 다니면서 성령에 대해 들어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령에 대해 들어는 봤지만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나름대로 신앙생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성령을 받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성령이 그 안에 내주하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도바울이 말씀하신 도전적인 질문을 진지하게 받아야 합니다.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 그리고 ‘정말 나는 성령을 받았는가?’, ‘성령은 내안에 내주하시는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그런데 내가 성령을 받았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실히 말하기 힘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성령을 받았다는 증거가 있는지를 살피려고 하시는 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행 2장에 나오는 성령강림 사건 때 있었던 증거들을 연상해 보실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뜨겁게 기도할 때 하늘로부터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었다든지, 불의 혀 같이 갈라지는 것들이 보였다든지, 방언을 했다든지 이런 성령 받았다고 하는 외적인 증거가 있는지를 살피려하실 것입니다.

   물론 특별한 경우 오늘도 우리가 성령을 받을 때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행 2장에 나오는 또 다른 성령강림 사건을 주목해 보아야 합니다. 바로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3000명이 성령을 받은 사건입니다. 이 사건에서 3000명이 성령을 받았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그런 객관적인 증거는 없었습니다. 저들이 낯선 소리를 들었다든지,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보았다든지, 그리고 방언을 했다든지 하는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면 이 사건에서 저들이 성령 받을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것이 오늘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성령 받을 때 나타나는 현상과 같기 때문입니다.

   우선 행 2:37절을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그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물어 이르되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할꼬 하거늘” 저들이 말씀을 듣고 마음에 찔림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말씀을 아멘으로 받았고, 그 말씀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성령은 우리가 말씀을 듣고 마음이 찔릴 때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말씀을 듣고 큰 감동을 받고 마음 깊은 울림으로 “아멘”할 때, 우리 마음에 찾아오십니다.

   여러분! 이런 경험이 있으십니까? 성경을 읽다가, 말씀을 묵상하다가, 설교를 듣다가 마음에 큰 감동을 받으신 일이 있으십니까? 마음 깊이 “아멘!”하고 소리치신 일이 있으십니까?

   다음 행 2:38을 보면 또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베드로가 이르되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리하면 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니” 저들이 마음의 찔림을 받은 뒤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었을 때, 베드로가 회개하면 성령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성령은 우리가 회개하여 죄사함을 받을 때 우리에게 임하십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내가 하나님 앞에 죄인임을 깨닫고, 구체적으로 하나님 앞에 저지른 죄를 고하여 죄사함을 받은 뒤에 우리 안에 들어오십니다.

   여러분! 하나님 앞에 진심으로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고백하신 일이 있으십니까? 그리고 뜨거운 눈물로 죄 용서를 구하신 일이 있으십니까? 하나님께서 내 죄를 용서하셨다는 확신을 가져보신 일이 있으십니까? 죄 문제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용서받고 참된 평안을 누려보신 일이 있으십니까?

   이런 체험이 있으시다면 여러분은 이미 성령을 받으신 것입니다. 최근에 이런 체험을 하지 못했다고 해도 과거에 이런 체험을 하셨다면 여러분은 성령을 받으신 것입니다. 비록 오늘 그 때처럼 뜨겁게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더라도 성령은 여전히 여러분 안에 내주해 계십니다. 말씀드린 대로 성령은 한 번 내주하신 뒤에는 떠나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만일 아직 이런 체험이 없으시다면 하나님께 기도하십시오. 눅 11:13을 보면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이 말씀을 믿고 기도하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성령께서 여러분 안에 내주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성령의 내주하신다고 해서 다 똑같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서 성령의 내주의 모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또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때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말입니다.

   크게 성령의 내주의 모습을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성령충만한 상태이고, 다른 하나는 성령충만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면 성령충만한 상태와 성령충만하지 않은 상태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유대 탈무드 이야기를 보면, 사람이 술을 마시게 되면 술 취한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먼저 양처럼 순해진다고 합니다. 조금 더 많이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진다고 합니다. 조금 더 많이 마시면 원숭이처럼 춤추거나 해롱거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 많이 마시면 돼지처럼 더러운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사람이 계속 술을 마시게 될 때 점점 술이 그 사람을 지배하게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술을 적게 마셨을 때는 자신이 자신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술을 많이 마실수록 점점 자신의 통제력을 잃게 됩니다. 그러다 술에 취하게 되면 자신을 통제할 수 없게 되고 술이 자신을 지배해 버리게 됩니다.

   성령충만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령을 받아서 성령이 내주하고 있는 사람들도 아직 성령충만하지 않을 때는 자신이 자신을 주장합니다. 그러다 기도에 힘쓰고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성령이 충만해 지면 성령이 자신을 지배하시게 됩니다. 자신의 생각, 감정, 그리고 의지까지 지배하시면서 거룩한 삶을 살 수 있게 해 주십니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엡 5:18에서 성령이 내주하시는 사람들에게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령이 내주하시더라도 성령충만하게 내주하시게 하라는 말씀입니다.

성령의 내주의 결과

   그러면 성령이 내주하시면 우리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요? 너무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 몇 가지를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첫째, 신앙고백을 하게 됩니다.

    고전 12:3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 우리가 예수를 주라고 고백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의 역사하심 때문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신앙고백을 할 수 있는 것은 내주하시는 성령 때문입니다. 성경이 말씀하는 대로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그 모든 일들을 믿는다고 고백할 수 있는 것, 바로 내주하시는 성령 때문입니다. 내가 기도한 것을 응답하시고 내게 이루어진 그 놀라운 일들 모두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고백할 수 있는 것, 역시 내주하시는 성령 때문입니다. 인생의 위기, 고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주님께서 여전히 나와 함께 하신다고 고백할 수 있는 것, 이 또한 내주하시는 성령 때문입니다.

   롬 10:14-15를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런즉 그들이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리요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우리가 세상으로 나아가 사람들 앞에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며 전도할 수 있는 것, 역시 우리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 때문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께서 우리를 아직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보내십니다. 그리고 입을 열어 담대하게 전하게 하십니다. 내가 예수 믿고 새 삶을 살게 되었다고 고백하게 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신다고 말하게 하십니다. 그래서 복음이 이 세상 속에서 우리를 통해 전해지도록 하십니다.

둘째,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게 합니다.

   엡 2:20-22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느니라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 성령께서는 성령이 내주하는 성도들을 하나로 연결하여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세워가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성령은 우리 안에 내주하시면서 주님과 우리를 신비롭게 연합시키십니다. 그리고 성령은 성령이 내주하는 사람들을 또한 신비롭게 연합시키십니다. 그래서 교회라는 아주 특별한 공동체를 세워 가십니다.

   마 18:20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 성령이 내주하시는 사람 두 셋이 예수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 예수님께서는 함께 계신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성령이 내주하시는 두 셋이 모인 곳에 성령이 그 사람들을 하나로 연합시키셔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이루신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성령께서는 성령이 내주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교회를 세워가게 하십니다. 교회를 귀하게 여기고, 적극적으로 교회 사역에 참여하게 하시고, 교회를 교회답게 세워가도록 하십니다.  그래서 성령이 내주하는 사람들은 교회를 위해 충성하고 또 헌신하게 되는 것입니다.

셋째, 그리스도를 닮게 합니다.

   요 3:6-7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놀랍게 여기지 말라” 예수님께서 거듭남에 대해 하신 말씀입니다. 거듭남이란 바로 영으로 난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다시 말하면 성령이 우리 안에 내주하면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거듭남이라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성령이 내주하게 되면 거듭난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내주하시면서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바로 예수를 닮아가는 삶을 살게 하시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갈 5:22-23에서 성령의 열매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바로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내주하시면서 이런 아홉 가지 성품의 열매를 맺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들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성령은 우리 안에 내주하시면서 우리를 거듭난 삶을 살게 해 주십니다. 구체적으로 우리로 하여금 점점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가게 하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여러분! 우리는 성령이 내주하는 그리스도인이어야 합니다. 아직 성령 받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면 하나님께 기도십시오. 그래서 성령받고 성령이 내주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십시오.

   그리고 이미 성령을 받은 분들은 고전 3:16 말씀을 마음에 새겨두십시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성령이 내주하는 것을 깨닫고 성령이 내주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우선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세상 속에서 늘 믿음을 고백하는 삶을 사십시오. 그리고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세워가는 삶을 사십시오. 또한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을 사십시오. 그래서 내주하시는 성령께서 충만히 역사하도록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