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 6:5-9

서론: 어린 시절에 교회에서 많이 들었던 전도 구호가 있습니다. ‘예수 믿어 복 받고 잘 살자’는 것과 ‘예수 믿어 천당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 전도 구호는 지극히 현세적이고, 동시에 내세적입니다. 예수 믿으면 이 두 가지 소득을 다 얻을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예수 믿는 목적이 이 현세에서 잘사는 것이요, 죽은 후에 천당 가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주님이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에서 “나라가 임하시오며”를 우리는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병 없이 장수하며 경제적으로 풍요하게 살다가 죽은 후에 천당 가게 하옵소서”라고.

그런데 성경에서는 하나님 나라를 말씀할 때 일차적으로 내세적 의미가 아닌, 하나님의 주권, 그의 통치와 관련되었음을 말씀해 줍니다. 이 세상에서 나라가 성립되려면 반드시 영토와 백성과 주권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는 이와 다릅니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 나라의 성격이고 그 능력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는 이 세상에서 어느 한 지역에 세워지는 국가가 아닙니다. 전우주적입니다. 우리의 시간과 공간 세계에 갇혀 있지 아니하고, 영원 가운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나라가 임하시오며”하고 기도드릴 때 영원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통치가 우리의 현실에 임하게 해 달라는 의미입니다. 교회 안에만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달라는 것 아닙니다. 우리 삶의 전 영역에 하나님의 다스림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직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여기에도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그동안 직장은 세상일이라고 생각해서 제쳐 놓고 생각해 왔습니다. 어쩌면 교회는 부흥해도 우리 사회가 변화되지 않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저와 여러분에게 ‘주님의 일’하면 제일 먼저 무엇을 떠올리게 되나요? 교회에 나와서 예배하는 일, 봉사하는 일, 전도하는 일, 선교하는 일, 성경공부하고 기도하는 일 등등을 생각하게 되지요. 그런데 직장에서 맡겨진 일들과 씨름하면서 이것이 주의 일이라고 얼마나 생각해 보셨는지요? 전업주부들인 분들도 가정에서 아이들과 씨름하고 가사를 돌보면서 이것이 주의 일이라고 정말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혹시 교회와 관련된 일들은 거룩한 일이라고 여기고, 나머지 일상생활에 관련된 일들은 세속적인 일이라고 여기지는 않는지요? 이런 생각을 가리켜 이원론적 사고방식이라고 말합니다.

이원론적인 사고방식에는 신앙과 세상의 일 사이에 연속성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신앙생활과 사회생활을 완전히 구분시켜서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됩니다. 즉 신앙생활이나 사회생활 중 어느 한 쪽에 더 중요성을 두게 됩니다. 신앙생활을 중히 여기는 사람은 일주일 내내 교회에 가고, 교회 일만 하고, 성경책만 읽고, 교회 안에서만 사람을 만납니다. 그러다보니 세상과는 완전히 담을 쌓게 되어 세상 사람들이 볼 때 전혀 재미없는 사람으로 변해 버립니다. 교회 일만 신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반면에 세상일에만 집중하고, 하나님의 일에 관해서는 무관심한 신앙인들도 수두룩합니다. 이런 신앙인들은 직장생활에서 세상의 방법과 원칙에 대단한 가치를 둡니다. 그렇다고 꼭 부정한 방법을 쓰고, 악한 술수를 쓴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하나님께 기도를 하기는 해도 실상 기도도 돈이나 세상적 실력이나 권력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그것은 명목상이고, 실질적으로는 세상을 더 절대적으로 믿고, 추구합니다. 이런 양극단에 치우칠 위험이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양쪽 다 건강하지 못한 신앙생활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신앙인들은 직장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직장 생활하는 신앙인이라고 한다면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해 봤을 것입니다. “신앙을 어떻게 직장 일에 적용시킬 것인가? 자기의 배운 모든 것과 경험한 것들을 다 버리고 ‘믿사오니’하고 맡겨버릴 것인가? 아니면 신앙은 접어놓고 세상 사람들처럼 직장생활을 할 것인가?” 여기에서 신앙인들의 갈등이 있습니다. 직장은 세상의 것이니 하나님은 제외시키고 세상적인 방법으로만 한다면 신앙적으로  틀린 것 같고, 하나님께 부탁하자니 자기가 할 일은 안하고 하나님께 떼어 맡기는 것 같아 무책임해 보이고, 그래서 고민이 됩니다. 처음에는 기도하기도 하고, 세상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마구 뒤섞어서 행동합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하나님이 하시는 방법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우리 자신이 경험을 쌓아가지만 결국 나의 경험과 지식을 사용해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매사에 직장일을 하면서 하나님이 이 모든 것을 사용하여 주시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 직장에서도 우리는 훈련이 잘된 하나님의 사람이 준비되어갑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나님의 사람으로 쓰임을 받을 때 직장에서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또 다른 차원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즉 직장 일을 하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세상일과 하나님 나라의 일이 연결됩니다.

사도 바울은 기독교의 신앙이 이원론적이거나 교리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실제적인 삶의 모든 영역에 까지 침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5장 후반부와 6장 초반에 걸쳐 크리스천의 가정생활에 대해서 권면합니다. 그리스도인이 된 아내와 남편, 자식과 부모는 어떤 점에서 세상 가정과 달라야 하는지, 그 독특한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고 권면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오늘 본문에서 크리스천 종과 상전에게 권면합니다. 이 본문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먼저 그 시대적 상황을 알아야겠습니다. 로마제국에는 많은 노예들이 있었습니다. 노예제도는 오래된 관습이기 때문에 당시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행해졌습니다. 대부분 약탈에 의한 것과 전쟁 포로, 또는 노예의 부모로부터 난 자, 국가의 반역죄를 지은 자 등이 노예가 됩니다. 그 당시 로마에는 자유인과 노예의 바울이 1:5였으며, 로마 시내 같은 경우는 1:3 정도였다고 합니다. 자유인보다 3배가 많은 것입니다. 그 가운데는 좋은 주인을 만나 그리 학대를 받지 않고 비교적 인격적 대접을 받는 노예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원론적으로 노예는 인격적 대우를 받지 못했으며 심할 경우에는 파리 목숨과 같은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 아래서 사도 바울이 먼저 노예 된 자들에게 권면합니다. 여기서도 사회의 약자 층에 속하는 종들에게 상전에게 복종하라고 먼저 권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에베소 교회에도 복음을 받아드려 그리스도인이 된 상전은 드물고, 반면에 그리스도인이 된 종들의 수효가 교회에 많기 때문에 먼저 권면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들이 신앙훈련은 교회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현장, 가정, 직장, 사회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관점에서 종들에게 복종하라고 권면합니다.

이런 식의 사도 바울의 접근법은 세상의 직업관과 처세술을 뛰어넘는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만 이해될 수 있고, 수용될 수 있는 권면입니다. 그것은 종이라고 해서 제한이나 차별을 받지 않고, 자유자와 똑같이 부르심을 받은 소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1. 누가 나를 이 직장에 보냈는가?

우리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의 일을 기억하십니까? 수업시간 중에 담임선생님이 아무개를 불러서 교무실에 심부름시킬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지명을 받은 당사자는 아주 으쓱거리고, 나머지 아이들은 부러워합니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창세기 2장 15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에 두사 그것을 다스리며 지키게 하시고” 누가 아담을 에덴동산에 두었고 다스리며 지키도록 하였습니까? 창조주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아담으로 하여금 에덴동산을 경작하고 개발하고 관리하는 일을 맡도록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책임지라며 맡겨주셨을 때 아담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아주 감격하며 기뻤했을 것입니다. 우주 만물의 주인이시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나를 부르시고 일을 맡기셨다, 나를 믿고 일감을 주셨다. 얼마나 신나겠습니까?

이렇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직업, 이것이 소명입니다. 그래서 직업이란 vocation의 본래의 뜻은 소명입니다. 하나님이 내게 맡겨주신, 내가 좋아하고 보람과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직업입니다. 그 일을 발견하여 그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이 하나님의 본래 의도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고 기쁘고 감사하게 일한다면 우리는 매우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이상적이지 않습니다. 에베소 성도들 가운데 많은 이가  종의 신분이기에 마지못해서 억지로 일을 감당해야 합니다. 원치 않은 일이어서 고역입니다. 심지어 학대를 받으며 중노동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어떤 점에서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적성에 맞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분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리고도 보상이 적습니다. 특히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이 미국 땅에서 우리 이민 1세에게 주어진 선택의 폭은 그만큼 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현재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고, 또 별로 중요한 일도 아니라는 생각에 일할 의욕이 나지 않고 자존심까지 상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미국에 왔나하고 자괴감이 듭니다.

여기에서 신앙인과 비신앙인과의 분기점이 이루어집니다. ‘누가 나를 이 직업과 직장에 보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답변하시렵니까? 먹고 살려니까 어쩔 수 없어서, 영어가 짧아서, 운이 없어서? 그러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아담에게 누가 일을 맡기셨습니까? 하나님이 부르시고 맡기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종들에게 복종하라고 권면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상관이 나의 밥 줄기를 쥐고 있거나 내 생사여탈이 그에게 달려 있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이 자리로 부르셨고, 이 자리는 하나님을 섬기는 곳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엡 6:5-7) “남의 종이 된 사람들은 그리스도께 복종하듯이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성의를 다하여 자기 주인에게 복종하십시오.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눈가림으로만 섬기지 말고 그리스도의 종답게 진심으로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십시오. 사람을 섬긴다고 생각하지 말고 주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기쁘게 섬기십시오.”(현대성경번역)

그리스도를 복종하듯이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주인에게 복종하라. 사람이 볼 때만 하는 척 눈가림으로 하지 말고 하나님을 의식하면서 일하라. 왜냐하면 우리와 우리가 한 일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판단하시고 판결을 내리실 분은 상전이 아니라 우리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엡 6:8) “이는 각 사람이 무슨 선을 행하든지 종이나 자유하는 자나 주에게 그대로 받을 줄을 앎이니라”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은 그 당시 시대 상황의 희생물로서 바벨론에 끌려갔을 뿐입니다. 나라가 망하여서 할 수 없이 포로로 끌려간 것입니다. 그들이 바벨론에 선교하겠다고 결단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거나 하나님의 인도함을 받고 간 것도 아니었어요. 만약 그들에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그들은 결코 자기 나라를 멸망시킨 원수 나라 바벨론을 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 직업과 직장도 각자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다니엘과 그 세친구와 비교해 볼 때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우리 주변은 바벨론처럼 온통 맘몬신, 즉 돈과 재물을 우상으로 섬기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회사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보다 회사를 더 섬길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직업에 종사한 것도 거시적으로 보면 결국 시대환경에 떠밀려서일 것입니다. 별다른 도리가 없어서 이곳까지 온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과정에까지도 세밀히 간섭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강조하여 말씀하시며 또 우리가 그 사실을 기억하기를 원하십니다.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 내가 예루살렘에서 바벨론으로 사로잡혀가게 한 포로에게 이같이 이르노라”(렘 29:4) 누가 바벨론 포로가 되어 하셨습니까?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 내가’ 그분이 능력이 없어서 그렇습니까? 사랑이 부족해서 그렇습니까? 아닙니다. 쉽게 헤아리기 어려운 하나님의 뜻과 섭리 가운데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현재의 직장에 오게 된 것에 대하여 하나님의 허락과 섭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매우 중요한 출발입니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현재의 모든 것을 부정하게 될 것입니다.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단정하고서, 기회만 주어진다면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자 시도할 것입니다. 직장생활이 어렵고 힘들수록, 자존심이 상하면 사표를 집어던지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포로생활하며 하루속히 고국으로 돌아갈 날을 꿈꾸고 있는 유대인들에게 내가 너희를 바벨론에 보냈으니 딴 생각 하지 말고 작정한 기간까지 그곳에서 적극적으로 정착하라고 명하십니다.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자식을 낳아 기르라고 하십니다.(렘 29:5~7)

그렇다고 우리가 앞으로 더 큰 일에 대해 꿈꾸는 것을 반대하는 것 아닙니다. 다만 장래의 꿈과 소원으로 인해서 현재를 소홀히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이 자리는 누가 뭐래도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새로운 문을 열어주실 때까지 우리는 부르심을 받은 그대로 성실히  직장생활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2. 직장생활의 목적

우리 직장이 하나님의 부르심이라면 그 직장일을 하는 것 자체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성경은 노동하는 그 자체를 귀하게 여기지만 그렇다고 노동 그 자체에 최종 목적이 있지는 않습니다. 사실 성경은 인간의 어떤 행위도 행위 자체에 최종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우리가 행하는 모든 행위가 우리의 존재의 근본 목적과 일치될 때 비로소 우리의 행위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고 가르칩니다. 다시 말하면 그리스도인들의 근본적인 삶의 목적,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성경에서 인간은 무엇을 위해서 산다고 가르칩니까? (고전 10:31)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그 다음이 무엇이죠? “무엇을 하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노동은 '무엇을 하든지'에 포함이 됩니다. 즉 노동 그 자체도 하나님의 영광을 목표로 할 때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종이 된 그리스도인에게 말합니다.

(고전 7:20-22) “각 사람이 부르심을 받은 그 부르심 그대로 지내라 네가 종으로 있을 때에 부르심을 받았느냐 염려하지 말라 그러나 자유할 수 있거든 차라리 사용하라 주 안에서 부르심을 받은 자는 종이라도 주께 속한 자유자요 또 이와 같이 자유자로 있을 때에 부르심을 받은 자는 그리스도의 종이니라”

자유인의 신분으로 일하느냐, 종의 신분으로 일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통해서 무엇을 지향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그렇다면 우리가 직장생활을 통해서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습니까? 어떻게 일해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물론 믿음이 전제 되어야 하겠지만 일을 잘 처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프로답게 일하면 돼요. 사무실에서 성경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는 안 됩니다.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기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동료에게 번번이 누를 끼쳐서는 안 됩니다. 내 자신이 일단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이렇게 영성과 실력이 함께 갈 때 직장에서 복음전파가 이루어집니다. 요셉과 다니엘이 그랬습니다. 이방 왕 바로와 느브갓네살 왕의 입술에서 여호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신앙은 물론이려니와 뛰어나게 일을 잘 처리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 각 사람에게 무엇인가 잘할 수 있도록 적합한 재능과 달란트, 그리고 은사를 주셨어요. 그래서 내 재능과 은사에 적합한 일을 하게 되면 즐겁고 또 잘할 수 있어요. 우리 크리스천들은 자녀들의 직업에 관해 조언을 할 때 “애 이거 하면 돈이 잘 벌린다더라” 이런 식으로 지도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성경적 가치관이 아니에요. 그들이 잘 할 수 있고, 또 좋아하는 일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그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결론: 세상 사람들도 직장에서 자기를 실현하고 자신의 성취욕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일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직업은 단순히 자신의 성취욕을 이루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명을 이루는 삶의 현장이 되어야 합니다. 먹고 살기 위한 직업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세상 일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갈 곳 없어 눌러 앉아 있는 자리가 되어서도 안 됩니다. 하나님이 보내셔서 이곳에 왔고, 하나님을 위해서 내가 일하고 있다는 투철한 소명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의 전 영역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세우시고 또 다스리기를 원하십니다. 이것이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교회생활을 잘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소명의식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하나님을 신앙하는 자세로 할 때 이루어집니다. 우리 직장과 사업터에 하나님을 주님으로 모셔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만유의 주로 경배를 받을 수 있도록 우리가 하루 종일 뛰는 삶의 현장이 “내 몸을 거룩한 산제사로 드리는” 자리가 되는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해서 우리는 직장으로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현재하는 일을 비하하지 말고 하나님의 일로 승화시키도록 하십시오. “나의 직업은 천지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보내신 소명을 이루는 곳이다”고 선언하십시오.

이 세상은 죄와 악과 부정이 가득 찬 곳입니다. 그래서 실력만으로도 되지 않습니다. 인간관계만으로도 되지 않습니다. 물론 정직하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닙니다. 어찌 보면 팔자요 운수라고 할 정도로 세상일은 복잡하기 그지 없습니다.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미국 경기가 좋지 않습니다. 살기가 더욱 팍팍해질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세상에서 권모술수와 돈이 더 잘 통할 것처럼 보입니다. 이것은 대단한 유혹입니다. 그래서 ‘직장은 직장이고, 믿음은 믿음이다. 직장인이면 직장인, 집사면 집사 서로 상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생길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말씀합니다. 믿음으로 하지 않은 모든 것이 죄라고. 그러므로 우리의 직장 생활도 믿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야곱과 요셉의 일생을 보십시오. 야곱은 권모술수와 돈을 사용한 대표적인 신자의 모습입니다. 그는 거래하는 사람들마다 속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것을 빼앗았습니다. 그 결과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그가 원치 않은 것들도 거두어야 했습니다. 그가 거래했던 모든 사람들과 원수관계가 되었어요. 그렇게 악착같이 살았지만 그가 소원하는 대로 일이 잘 풀리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그는 언제나 불행했고, 언제나 두려웠습니다.

반면에 그의 아들 요셉은 달랐습니다. 그는 팔자가 사나운 사람이었어요. 모든 사람에게 이용 당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도 그 모든 역경을 이용하여 신앙과 인격을 더욱 빛나게 되고, 그가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항상 손해 보는 것 같았지만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아무리 혹독한 인생의 시련 속에서도 그는 평안했으며 그는 강하기만 했습니다.

야곱도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이고, 요셉도 그렇습니다만 삶의 내용은 이토록 달랐습니다. 여러분은 야곱과 요셉의 인생 중에 누구의 인생을 취하고 싶습니까? 자기 꾀로 살아가는 야곱입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방법으로 살아간 요셉입니까?

요셉이라고 대답하신다면 여러분도 기도하며 하나님이 직장에서 여러분을 통해서 일하심을 믿고 행하십시오. 여러분의 실력과 경험이 모두 하나님의 손에 의해서 최상으로 사용되도록 맡겨 드리십시오. 그리고 성실하게 직장에서 여러분의 진보를 나타내도록 노력하십시오. 하나님의 일과 세상의 일을 따로 구분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통해서 세상 일을 세상 일이 아닌, 하나님의 일을 성취해 가십니다.

이렇게 살면 정말 여러분에게도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상사에게 진심으로 복종하고, 동료에게 참된 친구가 되어주면 이상하게 사람들의 마음이 여러분에게 움직이게 됩니다. 신비롭게 일이 풀려나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신자의 삶이 외형적으로 그냥 경건하고 죄 안 짓고, 착하고, 그래서 심지어 고리타분해 보이는 것만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려는 것은 신나는 모험입니다. 창조적 모험입니다. 여러분의 삶을 통해서 하나님이 함께 하심이 느껴지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여러분의 형통함을 보고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직장을 하나님 나라의 일이 되게 하십시오. 하나님의 주권을 회복하게 하십시오. 하나님이 여러분의 직장의 주인 됨을 고백하십시오. 여러분에게 맡겨진 일에 대해서 성실히 책임을 다하십시오. 그리고 주신 열매를 즐거워하되 주 안에서 절제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역경 속에서도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셔서 이렇게 형통하게 하셨다는 간증이 나올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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