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잘 지내고 계시죠. 얼마 되지 않았는데 무척 뵙고 싶습니다. 미리 양해를 구한 대로 주일예배도 이제 온라인예배로 전환하게 됐습니다. 혹시 온라인예배에 접속하지 못한 분들이 계실까봐 염려가 됩니다. 전교인 알림문자도 몇 차례 보내고 교역자들을 통해 부지런히 연락하고 안내했지만 여전히 소외된 분들이 계실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리고 우리교회에는 등록하지 않고 예배에 참석하는 분들의 숫자가 제법 되는데 그분들은 또 어떻게 하고 계신지 마음에 걸립니다.

텅 빈 좌석을 보며 설교를 하려고 하니까 답답합니다. 회중석의 빈자리를 보니까 이쪽 자리에 누가 앉아계셨는데, 저쪽 자리에는 누가 앉아계셨는데 ... 그런 생각이 들고 한 분 한 분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래도 코로나19 사태로 엄중한 시국에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하면서 온라인으로라도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게 바로 ‘영적인 민방공훈련’이로구나! 앞으로 이런 일이 없어야 되겠지만, 세상에 하도 험하다 보니까, 종말이 가까워지면서 별의 별 일들이 다 벌어지니까 이런 훈련도 필요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쨌든 기왕에 이렇게 된 것 온라인으로라도 공동체의 하나 됨을 기억하면서 신령과 진정으로 함께 예배하면 좋겠습니다. 혹시 공동체에서 멀어진다 해도 각자 혹은 가족들끼리 신앙을 유지하며 영적으로 교회공동체에 연결되어 신앙을 유지해야 됩니다.

여러분, 혹시 케네스 배(Kenneth Bae/한국명 배준호, 1968~ ) 선교사를 기억하십니까? 그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복음통일의 꿈을 갖고 북한선교를 하다가 북한 노동교화소에 2년간(2012. 11 ~ 2014. 11) 억류되었다가 풀려난 분입니다. 기자가 그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2년간 견뎠나요?” 그는 신앙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대답하며 이렇게 간증했습니다. “억류 3일째 추위에 떨며 심문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왼쪽 손에 온기가 퍼졌습니다. 하나님의 주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성령이 너의 손을 붙잡고 계신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 네 염려를 내게 맡겨라.’ 그 후 억류 기간 내내 기도와 말씀 묵상, 그리고 찬송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내 모습을 지켜본 간수들이 신기해하며 예수가 도대체 누구기이에 이런 처지에 행복해 보이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들은 ‘예수가 중국에 사는 사람이요? 아니면 남조선에 사는 사람이요?’라고 물을 정도로 신앙에 무지했습니다. 그래서 삶을 통해 예수님을 증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가 이렇게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시공을 초월해서 함께해 주시는 성령과 말씀을 통해서였습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 기도해주는 교회공동체와 영적으로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의 극한적 상황과 요즘 우리의 상황은 많이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교회공동체와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성령을 통해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기도와 말씀, 찬송, 온라인예배로 하나 되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신앙이 침체되지 않고 승리의 삶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어려운 상황이지만 더욱 더 하나님을 굳게 의지하고 교회공동체를 생각하며 성숙한 신앙으로 변화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영혼이 잘 되고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한 형통의 삶(요삼2)을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그런 취지에서 이 시간 ‘요단강 도하(渡河) 사건’(B.C. 1405)을 통해 고난의 때에 어떻게 승리할 수 있을지 그 비결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1] 출렁이는 강물 : 우리 앞에 닥치는 장애물(고난, 역경, 환난, 문제 ...)

이스라엘이 출애굽 한 후 광야 40년을 마치고 가나안 땅 가까이 당도합니다. 하나님이 주시마고 약속하신 축복의 땅이지만 그것을 차지하기까지 아직도 어려운 고비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중에 첫 번째 관문이 바로 요단강이었습니다. 이미 모세를 세상을 떠났고 이제 여호수아가 새로운 지도자로 이스라엘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40여 년 동안 모세의 보좌역으로 지내다가 선두에 선 여호수아가 얼마나 두렵고 부담스러웠겠습니까! 하나님은 그에게 모세와 함께해 주셨던 것처럼 동일하게 함께해 주시겠다고 거듭 약속하셨습니다. 그런 가운데 요단 강 앞에 당도하게 됐는데 강물이 보통이 아닙니다. 눈앞에서 출렁입니다. 너무 두렵습니다. 우리에게도 마치 출렁이는 강물처럼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고난, 역경, 환난 등 온갖 문제들이 계속 닥쳐옵니다. 그 당시 이스라엘의 처지나 오늘 우리의 처지나 비슷합니다.

그때 상황이 어떠했을까요? 수3:15(상) “요단이 곡식 거두는 시기에는 항상 언덕에 넘치더라 ... ” 요즘 이스라엘 성지에 가보면 요단강이 아주 작아서 실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본문의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고고학자들의 추정에 의하면 3천 수백 년 전 당시에는 제법 큰 강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보리 추수기에는 북쪽 헤르몬 산의 눈이 녹아내리고 우기까지 겹쳐서 강물이 범람했습니다. 강폭이 넓어지고 깊이도 몇 길이나 됐다고 합니다. 그렇게 큰 요단강의 강물이 그들 앞에서 출렁거렸던 것입니다.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그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40년 동안 광야에서만 생활했으니 물만 봐도 겁을 내는 사람들이었을 테니 말입니다. 그들의 수는 2백만(장정 60만)이 넘었습니다. 부녀자들과 아이들도 있었고 가축들과 짐도 있었을 겁니다. 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다리를 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 한 마디로 불가능입니다. 가나안 땅은 마치 그림의 떡처럼 보였을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죠? 돌아서서 도망쳐야 하나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그럴 수 없습니다. 게다가 38년 전 정탐꾼 중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한 10명이 가나안 땅을 40일 정탐하고 돌아와 불신앙적인 보고를 했었잖아요(민수기 13장~14장). 그 말을 들은 때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다 죽는다고 난리를 쳐서 하나님이 진노하셨습니다. 결국 38년가량 뱅뱅 돌며 1세대는 모두 죽었습니다. 구약신학자 레온 우드(Leon Wood)에 의하면 그들은 광야생활 내내 낮 시간 기준으로 시간 당 7명씩 장사지냈습니다. 2세대가 그걸 봤으니 감히 불신앙으로 반응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막연히 기다릴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무조건 건너는 수밖에 없었는데 문제는 인간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사실입니다.

[2] 요단강 도하의 기적 : 출렁이는 강물이 마른 땅으로

그런데 놀랍게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출렁이는 강물이 마른 땅이 됐고 이스라엘 백성은 모두 강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수3:17 “여호와의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은 요단 가운데 마른 땅에 굳게 섰고 그 모든 백성이 요단을 건너기를 마칠 때까지 모든 이스라엘은 그 마른 땅으로 건너갔더라” 북쪽에서 흘러내리던 강물이 멈춰 섭니다. 아래쪽으로 흐르는 강물이 뚝 그칩니다. 그 사이로 마른 땅이 되어 길이 난 겁니다. 그 많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길로 다 건너갈 수 있었습니다. 기적이었습니다. 그들은 아마 만세를 부를 정도로 기뻤을 겁니다.

[3] 이스라엘 공동체의 신앙 : 믿음, 순종, 협력

그러면 과연 어떻게 그 기적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물론 살아계신 하나님의 능력으로 된 겁니다. 하지만 인간의 신앙적 응답이 없으면 기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믿음과 순종으로 반응했습니다.

그리고 공동체 가운데 분열이 있었다면 지리멸렬했을 텐데 한 마음으로 협력했습니다. 함께 믿고 함께 순종했습니다. 그 과정을 살펴봅니다. 먼저 하나님이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수3:8 “너는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너희가 요단 물 가에 이르거든 요단에 들어서라 하라” 언약궤(言約櫃, the ark of the covenant)는 궤짝인데 그 안에 ‘십계명 돌판’이 들어 있습니다. 증거궤(證據櫃) 혹은 법궤(法櫃)라고도 부릅니다. 그리고 그 안에 또 ‘아론의 싹 난 지팡이’와 ‘만나가 든 항아리’가 있었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물건들입니다. 그러니까 언약궤 자체가 하나님 자신은 아니지만 그것을 통해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해 주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신 겁니다. 하나님이 여호수아에게 시켜서 제사장들에게 언약궤를 메고 요간 강물로 들어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슨 말인가요? 하나님이 함께해 주시니까 의심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믿음으로 순종하라는 겁니다.

사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먼저 강물을 갈라주셔야 들어갈 텐데 출렁이고 있는데 먼저 강물에 뛰어 들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 그런데 그들이 믿음으로 순종합니다. 수3:14 “백성이 요단을 건너려고 자기들의 장막을 떠날 때에 제사장들은 언약궤를 메고 백성 앞에서 나아가니라”

정말 놀랍죠. 살아계신 하나님이 함께해 주신다는 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합니다. 여러분, 믿음이라는 과연 무엇입니까?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하나님으로 하나님 되게 하라(Let God be God).” 하나님을 인간적인 기준으로 제한하지 말고 살아계신 전능자로서 존재 그대로 믿으라는 겁니다.

우리는 대개 내 기준에 맞춰 하나님을 생각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내가 불가능하면 하나님도 불가능한 줄로 착각합니다. 내 IQ만큼, 내 지식만큼, 내 경험만큼, 내 지위만큼, 내 재산만큼, 내 주먹만큼만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러면 진짜 하나님을 믿는 게 아니죠. 이런 식으로 신앙생활을 하니까 수십 년이 지나도 살아계신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지 못합니다. 항상 제자리걸음입니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안 되는 이유들만 찾아냅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안 할 핑계’를 찾고 ‘믿음이 있는 사람’은 ‘할 방법’을 찾는다.”

여러분, 믿음은 하나님을 제한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 앞에 닥쳐오는 문제가 아무리 커도 별게 아님을 알게 됩니다. 담대히 나아가 승리할 수 있습니다.

다윗을 보십시오. 블레셋 장군 골리앗과 마주쳐 싸우게 됐을 때 어떻게 반응합니까? 그는 꼬마에다 변변한 무기도 없습니다. 반면 골리앗은 신장 270m로 기골이 장대합니다. 무기와 무장도 대단하고(창 11 kg, 갑옷 90 kg)부관까지 옆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왜요? 전능하신 하나님이 함께해 주심을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앞에 골리앗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자신과 골리앗이 대결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과 골리앗이 대결하는 겁니다. 그러니 겁날 게 없죠. 그를 무시하는 골리앗에게 이렇게 외칩니다. 삼상17:45 “다윗이 블레셋 사람에게 이르되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나아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나아가노라” 그에게 물맷돌 하나를 던져서 끝장냅니다. 한 방에 넘어지자 쫓아가서 그의 칼을 뽑아 처치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때 주위 사람들이 다윗을 말리면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표적이 너무 커서 맞출 수 없다(The target is too big to hit).” 그러자 다윗이 이렇게 응수했다고 합니다. “표적이 너무 커서 표적을 빗맞힐 수 없다(The target is too big to miss).” 누구 말이 맞습니까? 다윗의 말이 맞죠. 믿음이 없으면 하나님이 안 보이니까 두렵습니다. 그런데 믿음이 있으면 하나님이 보이니까 내 앞의 문제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아무리 그 문제가 큰들 하나님보다 크겠습니까! 역설적으로 문제가 크면 하나님을 더욱 더 의지하니까 오히려 쉬운지도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믿음만 확실하면 우리 앞에 어떤 고난, 역경이나 문제가 닥쳐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3.1절이 되면 생각나는 분이 있죠.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입니다. 금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3.1절도 제대로 기념하지 못하고 지나갔습니다. 송구한 일입니다. 유관순은 17세였던 1919년 3월 1일 이화학당 학우들과 파고다공원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고향 천안으로 내려가 만세운동을 벌이려 했는데 사람들의 호응이 없어서 안타까운 나머지 매봉산에 올라가 3일 동안 나라를 위하여 통곡하며 기도합니다. 성령이 뜨겁게 역사하며 방언이 터졌고 밤새 열렬하게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담대한 모습으로 내려왔는데 마을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따르기 시작합니다. 결국 음력 3월1일(양력 4월1일) 정오 아우내 장터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 만세를 불렀습니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입니다. 그는 투옥된 후에도 고초를 겪으며 기도하고 만세를 부르다 순국했습니다. 어린 소녀가 이처럼 위대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확신하는 담대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수3:15을 다시 보십시오. “요단이 곡식 거두는 시기에는 항상 언덕에 넘치더라 궤를 멘 자들이 요단에 이르며 궤를 멘 제사장들의 발이 물 가에 잠기자” 제사장들이 믿음으로 순종했습니다. 강물에 그들의 발이 잠겼습니다. 이게 믿음의 진정성입니다. 진짜 믿음이 있으면 당연히 순종하게 됩니다. 예수님도 말씀하셨죠. 마7:21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믿음 구원’이 맞지만, 그 믿음이 진짜라면 말씀에 순종하기 마련이라는 겁니다. 순종하는 행위가 뒤따라오지 않으면 가짜 믿음입니다. 약2:26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

이렇게 믿음으로 순종하자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수3:16(상) “곧 위에서부터 흘러내리던 물이 그쳐서 ... ” 강물이 그칩니다. 마른 땅이 됩니다. 마른 땅이 되어서 건너간 게 아니라 강물에 뛰어 들어 가니까 마른 땅이 된 겁니다. 여기서 우리는 기적의 공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믿음 + 순종 = 기적”입니다.

미국 출신 인도 선교사 스탠리 존스(E. Stanley Jones, 1884∼1972)의 일화입니다. 그는 간디를 감동시킬 정도로 위대한 선교사였습니다. 그런데 노년에 뇌출혈로 반신불수가 됩니다. 본인은 마음을 접고 하나님 나라에 가기를 소원했지만 지인들이 그를 보스턴의 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치료를 받던 중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살려주시면 더 열심히 충성하리라 결심하고 기도합니다. 그러던 중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사도행전 3장에 베드로가 앉은뱅이를 일으킨 이적이 생각난 겁니다. 병실을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 의사든, 간호사든, 문병객이든 그들에게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병실에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향해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일어나 걸으라!”고 말하도록 부탁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어르신에게 그렇게 말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주저했지만 하도 부탁을 하니까 그대로 해주었습니다. 그는 그 말씀을 들을 때마다 순종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렇게 6개월을 했는데 깨끗이 완치됐다는 간증입니다. 믿음으로 순종하는 게 이렇게 놀라운 것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하는 지름길입니다.

그런데 또 한 가지 본문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공동체 신앙의 중요성입니다. 신앙생활은 혼자 하는 게 아닙니다. 공동체와 함께하는 겁니다. 이스라엘 공동체는 오늘로 말하면 교회공동체입니다. 우리는 공동체를 통해 신앙을 키우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체험합니다. 그래서 교회와 함께하는 게 중요한 것입니다.

사실은 교회만 그런 게 아닙니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social being)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며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이번 코로나19 시태가 주는 교훈 중에 하나가 바로 공동체의 중요성입니다. 가정, 교회, 사회, 국가, 더 나아가 전 세계가 공동운명체입니다. 모두 모두 잘 돼야 합니다. 감염되기 때문에 각자, 그리고 모두 건강한 게 중요합니다. 국가도 우리나라만 잘 되면 안 됩니다. 다른 나라들도 잘 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공멸합니다.

요즘 ‘사회적 거리’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죠. 감염의 우려가 있으니 떨어져서 지내라는 겁니다. 비말이 2m까지 날아갈 수 있으니까 그 정도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내식당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뚝뚝 떨어져 식사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면 우리가 서로에서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먼 당신’이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므로 오히려 이럴수록 마음의 거리는 좁혀야 합니다. 서로 협력하고 서로 도와야 삽니다. 대구로 달려가는 의료봉사자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게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런 분들도 있어요. 착한 건물주! 자영업자들이 어려우니까 임대료를 일정 기간 깎아주거나 아예 받지 않는 겁니다. 우리교회 성도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있다고 들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렇게 해서 수입 줄고 십일조헌금 적게 해도 괜찮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실 겁니다.

신앙생활은 더더욱 협력하며 해야 합니다. 교회공동체를 통해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힘으로 세상에 나아가 승리할 수 있습니다. 다시 수3:17을 잘 보십시오. “여호와의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은 요단 가운데 마른 땅에 굳게 섰고 그 모든 백성이 요단을 건너기를 마칠 때까지 모든 이스라엘은 그 마른 땅으로 건너갔더라” 제사장들은 요단강에 먼저 들어가고 백성들이 다 건너갈 때까지 중간에 서 있었습니다. 그들의 희생과 솔선수범입니다. 백성들도 같은 믿음으로 한 마음으로 순종하지 않았다면 요단강 도하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혹시 강물이 다시 흘러 내려올 까봐 주저하며 건너지 않았다면 엉망진창이 됐을 겁니다. 아무리 여호수아가 말씀을 전해도 “미쳤어? 강물이 출렁이는데 뛰어들라고?” 반발하며 불순종했다면 기적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공동체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한자 協(협) 자를 잘 보면 흥미롭습니다. 십자가(十) 옆에 ‘힘’ 력(力) 자 3개가 뭉쳐 있습니다. 십자가를 중심으로 한 믿음으로 순종하고 협력하면 살아계신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지난주일 우리교회에 공동의회 1차 장로선거가 있었죠. 지난 2년 전 선거 때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석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그런데 얼마나 그 과정이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타이밍이 희한하게 돼서 담임목사로서 판단할 때 그대로 진행해야 되는데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겁니다.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온라인예배로 전환해야 되는 고민까지 겹쳤습니다. 두렵고 떨렸습니다. 한 마디로 죽을 맛이었습니다. 그대로 진행한다고 결정했지만 토요일 아침까지도 마치 출렁이는 요단 강물 앞에 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외통수였습니다. 물러설 수도 없는 상황이라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18년 전의 일을 생각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음성을 들려주셨습니다. “내 아들아! 두려워 말라. 그 때 해준 것처럼 이번에도 해줄게!” 그래서 담대해졌습니다. 의심이 사라졌습니다. 그 일이 무엇이었을까요? 2001년~2002년(2001. 12. 31 ~ 2002. 1. 1) 송구영신예배였습니다. 그때는 마침 교회당 신축 시기라 한꺼번에 1천 수백 명이 동시에 예배할 장소가 없었습니다. 장소를 찾다가 오산고 강당을 겨우 빌렸습니다. 준비를 다 해놓고 시간을 기다리는데 당일 오후 늦게부터 눈 폭탄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도로가 엉망이고 차들이 엉금엉금 기어 다닙니다. 저녁이 됐는데 큰일 났다 싶었습니다. 오산고교로 가려면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내려야 합니다. 평소에도 운전하기 어려운데 혹시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그 시각에 취소할 수도 없습니다. 요즘처럼 문자 보내기가 보편화되지도 않았고, 교역자들을 통해 일일이 전화한다고 해도 전교인에게 연락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하나님께 맡기고 그냥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설교를 마무리 하다 창밖을 보면 눈이 가득하고, 기도하다가 창밖을 보면 여전히 눈이 가득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겨울이니까 심야가 되면 당연히 기온이 떨어져야 되는데 불과 몇 시간 동안에 영하에서 영상으로 급상승한 겁니다. 그 바람에 눈이 싹 녹았습니다. 도로가 정리됐고 진입로는 가파른 언덕길이라 오히려 눈이 녹은 물이 흘러내려 잘 말라 있었습니다.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는데 성도들이 몰려오는 겁니다. 얼마나 감격스럽던지! 그렇게 운집해서 예배드렸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사진을 찾아보니 있었습니다. 그 사진을 보고 확신했습니다. 맞아, 하나님이 이번에도 함께할 것이다! 지난주일 오후 5시에 강단에 올라갔을 때 공동의회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아래위로 그득히 앉아계신 성도들을 보고 울컥 했습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석했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오늘 공동의회 2차 장로선거도 잘 될 줄로 저는 확신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험한 세상을 사노라니 때때로 요단강 강물이 출렁이는 것 같은 고난과 역경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요단강 도하 사건을 기억하십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이 함께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출렁이는 강물 앞에서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오직 하나님 앞에 엎드리시기 바랍니다. 말씀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순종하시기 바랍니다. 가족들과 교회공동체와 한 마음으로 협력하시기 바랍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하나님께서 능력의 역사, 축복의 역사, 기적의 역사를 이루어주실 줄로 믿습니다. 부디 그런 신앙으로 계속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