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수난주간 2

“유다의 배신 그리고 나”

마태복음 26:14-16

14 그 때에 열둘 중의 하나인 가룟 유다라 하는 자가 대제사장들에게 가서 말하되

15 내가 예수를 너희에게 넘겨주리니 얼마나 주려느냐 하니 그들이 은 삼십을 달아 주거늘

16 그가 그 때부터 예수를 넘겨 줄 기회를 찾더라

[NIV] Matt 26:14-16

14 Then one of the Twelve--the one called Judas Iscariot--went to the chief priests

15 and asked, "What are you willing to give me if I hand him over to you?" So they counted out for him thirty silver coins.

16 From then on Judas watched for an opportunity to hand him over.

벽 뒤쪽에 로마 병사가 숨어있고 가룟 유다가 예수의 빰에 입을 맞추고 있다. 그 옆에 춤추는 뱀은 유혹하는 간교한 존재(아담과 하와를 꾀었던 뱀)로 가룟 유다도 유혹을 받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하나 소개합니다.

서양인들의 묘지는 저 멀리 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네 가운데 혹은 교회당 뜰에 있습니다. 거기 가지런히 줄을 지어 서 있는 묘비에는 앞서 간 이에 대한 추모의 글이나 아쉬움의 인사가 새겨져 있습니다. 한 사람이 묘지를 돌며 묘비들을 읽고 다니다 어떤 묘 앞에서 발길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 묘비의 글이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글은 단 세 줄이었습니다.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었소.”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두 번째 줄이 이어졌습니다.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곳에 서서 그렇게 웃고 있었소.”

이 글을 읽자 그는 ‘이게 그냥 재미로 쓴 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세를 가다듬고 긴장된 마음으로 세 번째 줄을 읽었습니다.

“이제 당신도 나처럼 죽을 준비를 하시오.”

죽음에 대한 준비만큼 엄숙한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 준비는 지금 살아 있는 동안에 해야 합니다. 그 준비는 바로 ‘오늘’을 결코 장난처럼 살지 않는 것입니다.

파사드는 건축물 출입구의 정면부에 있는 장식들을 말합니다.

샤그릴라 성당에 들어가는 문에 있는 파사드가 수난의 파사드입니다. 우리들이 성전에 들어가는데 거기에 수난을 통과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전체적인 수난의 이야기와 더불어서 유다의 이야기를 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수난의 파사드 (건축물의 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로, 내부 공간구성을 표현하는 것과 내부와 관계없이 독자적인 구성을 취하는 것 등이 있다.) 작품 중의 하나인 ‘유다의 배신’은 우리들에게 큰 도전을 줍니다.

우리가 어떻게 인생을 살다 마감할 것이며 어떤 인간으로 기억될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유다는 자신이 계획한 인생을 가지고 예수님을 따라다니다가, 결국은 예수님을 배신하고 팔아버렸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삶에 그렇게 유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죠.

결국 예수를 팔아버린 인생은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 자살에 마감하게 되었고, 가룟 유다라는 이름은 인류 역사에서 ‘배신의 아이콘’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유다가 배신하기 전까지 많은 기회를 주셨습니다.

‘최후의 만찬’에서 암시적으로 그리고 명시적으로 유다를 지적해 주셨지만, 사랑과 긍휼로 그에게 회개의 기회를 여러 번 주셨던 주님의 은총을 저버리고 결국 배신합니다.

예수님께 실망한 유다는 물질에 완전히 눈이 멀어버림으로써 스승인 예수 그리스도까지 팔려고 대적들과 은밀하게 흥정하고(마26:14-16)

그것을 실행함으로써(마26:47-50)

결국 멸망의 자식(요17:12)이요, 마귀(요6:70)가 되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이 정죄되어 부당하게 사형을 선고받자 무죄한 스승을 판 일로 괴로워하다가 목매어 자살하였습니다.(마27:3-5)

예수를 넘겨주는 것이 우상 숭배다!

오늘 우리는 유다의 배신이 결국은 ‘우상숭배’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어쩌면 예수님을 배신하는 행위들이 우상숭배라는 동일 선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죠.

예수님을 배신하기로 결심한 유다는 이제 대 제사장들에게 예수님을 넘기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본문 마태복음 26장 15절을 보세요.

내가 예수를 너희에게 넘겨주리니 얼마나 주려느냐 하니 그들이 은 삼십을 달아 주거늘

흥미롭지 않습니까?

자신이 무슨 권리로 예수님을 넘겨주고 돈을 받는다고 생각을 하는 걸까요?

어쩌면 마음속으로 예수님을 ‘자신의 소유’로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요?

예수를 파는 배신자들의 전형적인 특성이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 된 자신이 예수님을 마음대로 이용해 먹으려고 한다는 것이죠.

유다의 마음속에서부터 예수님은 이제 자신의 성공을 위해 필요했던 존재에서, 자신의 성공에 필요가 없으니 마땅한 대가를 받고 넘겨야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인도에서 제일 무서운 게 뭔가요? 바로 코브라입니다. 일 년에 인도에서 코브라에 물려 죽는 사람이 이만 오천 명 정도라고 합니다. 굉장히 많은 숫자입니다. 그래서 인도 정부에서 코브라에 물려죽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코브라를 잡아오면 보상금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코브라를 잡아왔고, 코브라에 물려죽는 인명피해가 점점 줄어드는데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코브라를 잡아오는 숫자가 줄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알아보았더니 사람들이 코브라를 갖다 주면 돈을 주니까 집에서 코브라를 키우고 있었어요. 이를 알게 된 정부에서 이제는 코브라를 가져와도 돈을 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코브라를 다 놔주었습니다.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물려죽게 되고 말았지요.

코브라를 잡는 이유는 사람들이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는데, 사람들이 돈에 눈이 머니까 사람들을 죽게 만드는 코브라를 더 키우는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믿으러 왔는데요, 예수님을 믿으면서 우리들이 얻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유다는 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지 않고, 그가 생각했던 정치적인 이상, 그가 생각했던 예수님을 생각했는데 그것이 만족스럽지 않으니까 예수님을 포기했습니다.

오늘 수난의 파사드에 나오는 작품을 보세요.

유다가 예수님께 다가가 입맞춤을 하고 있습니다.

한 손으로는 예수님의 등을 붙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예수님의 머리에 손을 대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 작품 주변에 두 가지가 눈길을 끕니다.

하나는 숨어서 그의 행동을 보고 있는 로마병정의 모습, 다른 하나는 그의 발밑에 있는 뱀의 형상입니다.

아마도 그런 생각으로 그림을 그려 넣지 않았을까요?

그가 예수님을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집어넣은 것이 간교한 뱀 즉 사탄이라는 것과

그가 예수님을 팔아 버리는 순간, 그의 인생은 비열하게 자신을 지켜보는 자의 소유가 되어 버렸다는 것을 말입니다.

저 뒤에 숨어서 유다와 예수님을 보고 있는 사람을 주목해 보세요. 저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유다를 바라보고 있을까요?

예수님을 팔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뱀이 그에게 들어왔을 때 그의 인생이 예수님을 팔아버리는 순간 유다의 인생이 굉장히 비열해졌습니다. 그가 주님께 속한 사람이 아니라 비웃음거리가 됩니다. 아마 저 사람이 유다를 바라보며 결국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너는 3년이나 예수님을 따라다녔지만 너는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 사람이야. 돈을 받고 예수님을 팔아버리는 것을 보면서, 그래. 너는 돈이면 움직이는 사람이구나.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저는 말씀을 묵상하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사회에 뇌물이 만연하고, 그로 인해 정치적,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곤 합니다.

뇌물을 주는 자와 뇌물을 받는 자가 있습니다.

뇌물을 주는 사람이 누군가 뇌물을 주려고 할 때 어떤 생각을 할까요.

내가 이 뇌물을 주어서라도 내가 이루고 싶은 일을 이루어야겠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뇌물을 바치는 대상이 강자 아닙니까?

그런데 강자인 그 사람이 뇌물을 받는 순간에 그는 비웃음거리가 됩니다.

너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야. 하고 말이지요.

이 세상에는 하나님을 믿는 우리를 유혹하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유혹하고 넘어뜨리려 할 때 그들은 우리를 그리스도인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유혹에 넘어가는 순간 세상은 우리를 비웃습니다.

유다는 결국 예수님을 팔아 돈을 얻었지만, 그 돈도 자신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죽을 때, 제자장의 뜰에 돈을 던지고 갔지만, 사실은 돈에 버림받은 비참한 인간이 되어 버린 것이죠.

우상숭배자의 비참한 말로입니다. 예수님을 넘겨주고 얻으려는 것이 바로 우상숭배입니다.

존 비비어의 [영적무기력 깨기]에 ‘우상숭배’를 생각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정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에서, 참 하찮은 것에서 우리는 우상을 숭배하는 본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느 날 아침, 대접에 시리얼을 부으려다가 있었던 일이 기억난다. 나는 아침식사로 시리얼을 정말 좋아한다! 그런데 그날 아침.

‘오늘 아침은 금식해라!’는 하나님의 속삭이심이 들렸다.

그때 시리얼을 보며 침을 질질 흘렸던 기억이 난다.

“주님, 다음 주에 사흘간 금식을 할게요. 오늘만 봐주세요.

하나님의 명령에 거역하기 위한 또 다른 구차한 핑계였다. 그 일로 하나님은 내 삶 속에서 음식이 하나의 우상임을 똑똑히 보여 주셨다. 식욕이 하나님의 임재와 말씀을 향한 욕구를 앞지른 덕분에 나는 그분과 함께할 귀중한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비슷한 사례를 하나 더 소개하자면, 나중에 나의 골프 사랑이 도를 지나치게 되자 하루는 성령이 골프 클럽 세트 전체를 (골프에 중독되지 않은) 다른 목사에게 넘기라고 명령하셨다.

그 뒤로 골프를 끊은 지 1년 반쯤 되었을 때 하나님은 한 프로 골퍼의 마음을 움직여 수천 달러에 달하는 자신의 장비를 내게 주게 하셨다.

나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또 다시 몇 달 뒤, 한 목사가 하나님의 명령을 들었다며 내게 자신의 골프 클럽 세트를 내밀었다. 이제 나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

나중에 혼자 있을 때 하나님께 도대체 무슨 일인지를 물었다.

“이 골프 장비들로 뭘 하라는 겁니까?”

그러자 마음속에 음성이 들려왔다.

“가서 골프를 쳐라.”

“하지만 전에 제 장비를 다 주고 골프를 치지 말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이제 너의 골프 사랑은 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제 적당히 즐기는 취미 수준으로 돌아왔다.

그 뒤로 나는 골프를 다시 치기 시작했고, 하나님은 골프를 통해 내게 귀한 쉼을 허락하셨다.

지금까지 내가 고백한 문제들은 죄가 아닌 죄들이었다.

하나님은 그 분이 주신 놀라운 복을 우리가 모두 한껏 누리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인생을 즐기기를 원하신다. 단지 우리의 우선순위 목록에서 첫 번째 자리를 항상 그분께 드릴 것만을 요구하실 뿐이다.

구차한 핑계, 심지어 함당한 핑계도 있을 수 없다!

우리의 인생에서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한, 우리는 언제든지 우상숭배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직하게 우리의 삶에서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는 인생은 무엇을 해도 우상을 숭배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우리 삶에 주인으로 거하는 한, 어떤 사단의 유혹도 우리들에게 들어오지 못합니다.

우리는 누구인가?

오늘 본문 말씀이 저에게는 아주 흥미롭게 시작됩니다. 마태복음 26장 14절.

그 때에 열둘 중의 하나인 가룟 유다라 하는 자가 대제사장들에게 가서 말하되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배신하고 파는 장면에서 왜 ‘열둘 중 하나’라고 기록하고 있을까요?

열둘 중의 하나인 유다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그러고 생각해보니 제자들이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생긴 모습대로 예수님을 따랐고, 헌신했고, 배신했고, 끝까지 순교합니다.

오늘 수난의 파사드에서 예수님을 품에 안고 배신의 키스를 하고 있는 유다의 모습에서 우리의 얼굴이 오버랩 되고 있지는 않은가요? 열두 명의 제자 중 우리는 누구인지 정직하게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레오나르드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그릴 때 있었던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대제사장과 군인들에게 연행되기 전, 마지막으로 12명의 제자들과 만찬을 가진 예수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인 '최후의 만찬'은 르네상스시대의 대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의해 그려졌다.

1491년부터 1498년까지 무려 7년간의 기간 동안, 단 한사람에 의해 그려진 최후의 만찬은 현재 이태리의 밀라노 지방에 있는 작은 수도원에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세계 제일의 걸작품 최후의 만찬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숨겨져 있다.

1491년, 새로 지어진 수도원의 벽화를 그릴 유명한 화가를 찾던 로마 교황청은 당시 이태리에서 명성이 높던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불러 '성서 속에 있는 예수의 제자들과의 마지막 만찬 광경을 벽화로 그려줄 것을' 부탁하게 된다. 부탁을 받은 다빈치는 그때부터 실제로 그림의 모델로 쓰일 사람들을 찾아다녔다고 하며, 오랜 엄선 끝에 1492년 예수의 모습을 상징할 수 있는 깨끗하고 선하게 생긴 19세의 젊은이를 찾은 뒤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게 되었다.

그 후 6년 동안 예수의 11명 제자그림을 모두 다 완성한 다빈치는 마지막으로 예수를 배반한 가룟 유다의 모델을 찾아다니게 되었다. 다빈치가 가룟 유다의 모델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게 된 로마의 시장은 '로마의 지하 감옥 속에 사형을 기다리고 있는 수백 명의 죄수들이 있으니,

그곳에서 한번 모델을 찾아보라'는 제안을 했고, 그의 제안을 승낙을 한 다빈치는 로마에서 가장 잔인하고 악랄한 살인을 저지른 사형수 감옥을 방문한 뒤, 그곳에서 사형을 기다리고 있던 한 죄수를 선택하게 되었다. 1500년 전 유대 대제사장과 바리세인들에게 은화 몇 개를 받고 예수를 팔아넘긴 못된 사람의 얼굴을 묘사한 다빈치는 몇 달에 걸친 작업을 통해 유다의 모습을 완성한 뒤 '모델은 이제 감옥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통고를 하였다.

연행되다 갑자기 결박을 풀고 다빈치 앞에 무릎을 꿇은 살인범은 다빈치에게 계속 자신을 모르겠냐는 질문을 하였다고 하며, 다빈치는 '난 당신 같은 사람을 내 인생에서 만난 적이 없소'라는 답변을 하였다. 순간 젊은이는 다빈치가 완성한 최후의 만찬을 가리키며 다음과 같은 말을 부르짖었다. ‘ 저기 저 그림 속에 그려진 6년 전 예수의 모델이 바로 나였소.’

현재 이태리의 르네상스 미술역사에 등장하는 위의 일화는 실화였을까? 그렇게 얼굴이 성스럽고 깨끗했던 젊은이가 로마 최악의 살인마로 돌변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빈치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고, 이 그림 이후로는 예수에 관한 그림을 더 이상 그리지 않았다고 한다.

배신자 유다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는 배신하기 전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열두 명의 제자 중 하나였습니다. 성경은 우리가 어떤 부류에 속했던 누구였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누구냐를 묻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모습을 하고 있던 청년이 유다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배신자로 변해버렸다면,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어떤 사람이 교회 다니는 신자의 종류를 이렇게 재미있게 구분합니다.

첫째는 인력거 교인입니다. 누군가가 앞에서 끌어주어야만 교회를 나옵니다.

둘째는 나룻배 교인입니다. 노를 뒤에서 젓듯이 누군가가 뒤에서 밀어주어야 교회를 다닙니다.

셋째는 연과 같은 교인입니다. 줄로 매달아 두지 않으면 멀리 날아가 버릴 위험성이 항상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항상 긴장하고, 수시로 전화하고 챙겨주어야 합니다.

넷째는 고무풍선 같은 교인입니다. 감정의 바람으로 가득 차서 언제 터지고 폭삭 주저앉을지 모르는 불안정한 교인입니다.

다섯째는 럭비공을 닮은 교인입니다. 언제 어느 방향으로 튕겨 나갈지를 종잡을 수 없는 교인입니다.

1980년대 Billy Graham 목사님이 영국을 방문하여 아주 중요한 질문을 던져 영국 교회에 새로운 부흥의 기폭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알듯이 유럽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Billy Graham은 그들에게 아주 진지한 질문을 했던 것입니다.

“What kind of christian you are?” 당신은 어떤 종류의 그리스도인인가요?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당신은 어떤 종류의 신자입니까?

영국 사람들은 신자를 네 종류로 분류합니다.

첫째는 paper christian입니다. 해가 쨍쨍 쪼이면 터져서 못나오고, 비가 오면 젖어서 못나옵니다.

둘째는 season christian입니다. 1년 중 절기 때만 교회를 찾아 나옵니다. 부활절, 추수감사절, 성탄절에만 교회를 찾아 나옵니다. 그래서 네 바퀴 교인이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유아세례 받으러 유모차 타고 나오고, 결혼식 하러 웨딩 마차 타고 나오며, 장례식 때 영구차 타고 교회를 들릅니다.

셋째는 between christian입니다. 소위 회색 신앙입니다. 주일날은 크리스천이고, 평일은 주님과 관계없이 살아갑니다. 그야말로 두 주인을 섬기는 사람들입니다. 주일에는 교회 나와 임금 주자, 주님을 섬기고, 평일에는 세상에 나가 술 주자, 백세주를 섬기는 사람들입니다.

넷째는 everyday christian입니다. 구약시대 에녹처럼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과 동행하는 신자입니다.

유다는 왜 예수님을 배신하게 되었을까요?

조금 전에 우리가 살펴보았던 것처럼 예수님을 ‘주’고 고백하지 못하는 인생이었던 것이죠.

주님을 따라다녔지만, 그이 마음에는 늘 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귀가 유혹할 틈 말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삶에서 ‘주’가 되시면 순종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우리 속에 사단이 들어가 주님의 자리를 대신하면 ‘교만’이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교만은 순종의 대척점에 서 있고, 순종하는 자는 교만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기 때문이죠.

겸손에도 진정한 겸손과 거짓 겸손이 있는데 어떻게 구별하느냐 하면 겸손한 행동을 하고 자신이 겸손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짓 겸손한 사람이고, 자신이 겸손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진정으로 겸손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어떤 왕이 신하의 발을 씻겼다면 그는 자신이 대단히 겸손한 행위를 하였다고, 신하들에게 본을 보였다고 여길 것입니다. 그러나 종이 왕의 발을 씻겼다면 그는 자신이 겸손한 행위를 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당연히 그리하여야 할 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종이 자기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왕의 발을 씻겼다고 자랑하고 떠들고 다닌다면 사람들이 웃을 것입니다.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다 주의 종이라고 하지만, 정말 종인지 아닌지를 판가름 하는 것은 ‘종 취급’을 받아봐야 압니다.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이 기꺼이 주님 앞에 순종하면 종이지만, 그 순종이 쉽지 않다면 종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사단은 우리가 성령님의 지배를 받고 있는지, 주님이 내 삶에 주인인지를 늘 시험합니다.

유다에게도 바로 그 순간이 온 것이지요. 그저 예수님을 따라다닐 때는 몰랐는데,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예수님이 자신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해 진 것입니다.

우리도 가룟 유다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삶에 이런 선택이 순간이 온다는 것입니다.

최후의 만찬이 있었던 요한복음 13장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2절에 보면 가룟 유다에게 마귀가 이런 생각을 집어넣습니다.

‘예수님을 돈을 받고 팔아 버려.’

이런 생각이 갑자기 온 것인지, 이전부터 있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예수님을 ‘주’로 생각하지 않았던 유다에게 찾아온 생각이라는 것이죠.

어쩌면, 유다는 이러한 생각을 가져다 준 것이 ‘마귀’의 짓이라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을 지도 모릅니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것이 마귀의 것인지 아닌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그 생각을 가슴에 품는 순간 마귀가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간 것이죠. (요 13:27)

이전까지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마귀가 그의 마음속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주인 행세를 하니 이제는 마귀가 원하는 일을 그가 행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유다에게도 선택의 기회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가능성이 없는 것이죠.

하나님의 은혜는 누구에게나 제약 없이 임하지만, 그 구원을 받아들이는 것은 의지적 결단의 문제가 아닐까요?

요한복음 13장 26-30절의 말씀을 보겠습니다.

26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떡 한 조각을 적셔다 주는 자가 그니라 하시고 곧 한 조각을 적셔서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에게 주시니

27 조각을 받은 후 곧 사탄이 그 속에 들어간지라 이에 예수께서 유다에게 이르시되 네 하는 일을 속히 하라 하시니

28 이 말씀을 무슨 뜻으로 하셨는지 그 앉은 자 중에 아는 이가 없고

29 어떤 이들은 유다가 돈궤를 맡았으므로 명절에 우리의 쓸 물건을 사라 하시는지 혹 가난한 자들에게 무엇을 주라 하시는 줄로 생각하더라

30 유다가 그 조각을 받고 곧 나가니 밤이러라

오늘 말씀이 무서운 것은 ‘배신’이 ‘타락’의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배신의 내면에는 계속되는 사단의 속삭임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배신이 현실화되는 순간, 타락으로 인도한다는 것입니다. 27절 말씀이 인상적이죠.

조각을 받은 후 곧 사탄이 그 속에 들어간지라

사단이 먼저 가룟 유다에게 들어간 것이 아니라, 조각을 받은 후 사단이 그에게 들어갑니다.

우리는 창세기 4장에서 아담과 하와를 유혹하는 사단의 모습을 봅니다.

중요한 것은 사단이 유혹할 수는 있지만 아담과 하와 속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유혹을 받는 순간이 절망적인 것이 아니라는 말이죠.

유혹을 받아들이고 난 후, 의지적 결단이 내려지는 순간부터 사단의 지배를 받습니다.

요한복음 13장 말씀이 아주 인상적인 것은, 배신의 종지부를 찍는 순간 ‘밤’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유다가 그 조각을 받고 곧 나가니 밤이러라.”

‘의지적 불순종’이라는 말이 참 무섭습니다.

순종만 의지적인 것이 아니라, 사단의 유혹을 통해서 ‘의지적 불순종’이 현실화 되면 사단의 지배를 받는 것입니다.

오늘의 작품을 유심히 들여다보세요.

예수님을 껴안고 있는 발아래 ‘뱀’이 머리를 들고 있으며,

그 뒤로는 몰래 숨어서 유다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가룟 유다가 12명의 제자 중 하나였듯이, 우리도 그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사순절을 지나갑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마음을 찾아오는 온갖 유혹들을 없이 할 수 없지만, 그것을 품고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의 ‘의지적 결단’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우리에게 강력하게 도전하는 것이 있습니다.

유혹이 찾아올 때, 우리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

우리의 계획대로 인생이 되지 않고, 절망적인 순간에 찾아오는 유혹 속에서도 주인이 누구인지,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배신하기 전, 최후의 만찬에서 몇 번이나 기회를 주셨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여러 가지 환경과 주변의 소리들을 통해 말씀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사순절을 지나며 우리가 이겨야 할 유혹은 무엇인가요?

예수님을 대신해 삶의 주인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까요?

교만과 겸손 사이에서 우리의 왕이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사순절이 되어야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