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은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절기입니다. 사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수난은 사랑하는 제자들의 배반과 도주에 이은 예수님의 체포와 심문, 십자가 처형, 그리고 그의 죽음과 장사를 포함합니다. 이 수난의 시간은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 중 가장 어두운 때이지만 이어지는 부활의 승리로 구원사역의 절정을 이룹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예수님이 가장 어려움을 당하실 때 제자들은 함께 있지 못하였고 다 흩어져버렸습니다. 그 결과 뜻밖의 사람들이 등장하여 제자들의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이번 사순절에는 예수님의 공생애 마지막 때에 참여한 뜻밖의 인물들의 행적을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예루살렘 성은 유월절을 지키려는 수많은 무리들로 인하여 북적댑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해마다 맞는 평범한 유월절 같지만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앞두고 무서운 음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월절은 430년간 종살이하던 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모세의 인도로 애굽을 나오게 된 것을 기념하는 유대인 최대의 명절입니다. 바로 이 뜻 깊은 유월절에 하나님은 제2의 출애굽 사건을 통하여 다시 한 번 자기의 백성들을 구원하려고 하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권세 있는 가르침을 듣고 마음 문을 열고 주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성경을 잘 알고 예언의 성취를 알려야 할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예수님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행하시는 이적을 보고 말씀을 들었지만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영적인 소경과 귀머거리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존재가 자기들의 기득권에 위협이 된다는 생각에 예수님을 잡아 죽일 계획을 꾸미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유월절은 피하려고 하였습니다. 자칫 소란이 일어나면 로마의 간섭을 받게 될 것이요 그렇게 되면 자기들이 지금까지 누려오던 특권이나 명예를 잃어버릴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종교지도자들은 사람은 두려워하면서 마땅히 두려워해야 할 하나님은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자기들이 하는 행동이 얼마나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것인지 깨닫지 못하고 그저 사단의 노예가 되어 유월절의 어린 양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구속 드라마에 악역을 맡았습니다.

예루살렘 성안에서 무서운 음모가 진행되는 동안 성 밖 베다니에 있는 나병환자 시몬 집에 잔치가 벌어집니다. 마리아가 귀한 향유를 예수님께 부어드립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마리아의 행동이 낭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연 누가 주님 보시기에 의미 있는 삶을 살았고 누가 낭비되는 삶을 살았는지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향유를 붓는 마리아(1-3절)
유월절 엿새 전이면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기 일주일 전입니다. 예수님의 생애 마지막 주간입니다. 공생애 마지막 유월절을 맞기 위하여 예루살렘을 향해 가시던 예수님께서 죽은 나사로를 살리신 베다니에 들르셨습니다. 장례식이 있어야 할 곳에 오히려 기쁨과 감사의 잔치가 펼쳐졌습니다. 이 잔치의 호스트는 마 26:6이나 막 14:3을 보면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입니다. 섬김의 은사가 남다른 마르다는 여전히 음식준비에 한창입니다. 나사로는 예수님과 함께 앉아 있습니다. 막내인 마리아도 예수님을 섬기고 싶었습니다. 한창 식사가 진행되는 중에 놀랄만한 일이 벌어집니다. 그 당시 남자들이 식사할 때 음식을 나르는 일 외에 여인들은 식사 자리 근처에 가까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그런 것을 개의치 않고 예수님이 식사하시는 식탁에 다가갑니다. 식탁에 있던 사람들은 마리아가 오는 것을 의아한 눈초리로 보았을 겁니다. 마리아의 손에는 아주 비싼 나드 향유 한 근, 즉 향유 30g이 담긴 옥합이 들려 있습니다. 나드는 히말라야 산에 있는 식물의 뿌리에서 채취한 고급 향유입니다. 그 향유는 여인들이 화장을 할 때도 사용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두어 향기를 맡고 기분 전환을 하는데도 사용하기도 하고 시신의 냄새를 억제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마리아는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닦아 드립니다. 유대인들은 여인의 머리카락을 여인의 영광으로 생각했습니다(고전 11:15). 더구나 여인들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머리를 풀지 않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을 수건으로 씻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머리털로 씻깁니다. 철저히 낮아진 종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씻는 동안 오빠를 살려주신 주님, 베다니에 오실 때마다 생명의 말씀을 전해주신 주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격의 눈물도 흘렸을 것입니다. 요한복음만의 독특한 기록은 ‘향유 냄새가 집에 가득하더라’는 표현입니다. 마리아의 행위가 모든 사람에게 미치는 아름다운 향기가 될 것을 암시합니다. 마리아의 행위는 예수님의 죽음을 준비하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가룟 유다의 비난(4-6절)
당시의 관습에 비추어볼 때, 귀한 손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표현으로 향유를 부은 행위 자체가 크게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충격적인 것은 향유의 가치가 무려 삼백 데나리온에 해당되는 고액이라는 사실입니다. 한 데나리온이면 노동자 하루 품삯입니다. 300데나리온이면 일년동안 쓰지도 않고 모아야 하는 큰 액수입니다. 좀더 실감나게 비교를 해봅니다. 오병이어 이적에서 오천 명을 먹이려면 이백 데나리온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빌립의 주장에 비추어 볼 때, 삼백 데나리온으로는 무려 7500명이나 먹일 수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자기가 가진 가장 귀한 것을 주님을 향하여 아낌없이 쏟아 붓는데 이를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이 바로 예수님의 주변에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마리아의 행위를 보고 감격하기보다 도리어 그의 행위를 '허비'로 규정하며 분개합니다(마 26:8). 특히 가룟 유다가 마리아의 행동을 가장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그 향유를 팔았더라면 수많은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얼핏 들으면 그의 말이 옳은 것 같습니다. 발을 씻으려면 물을 사용해도 되는데 비싼 향유를 부었다는 것이 낭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유다가 어떤 동기로 그런 말을 했느냐는 것입니다. 요한이 유다를 어떻게 평가합니까? 장차 “예수를 잡아 줄”사람, 즉 예수님을 배반할 사람이라고 합니다.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에서 사용된 동사가 ‘항상 그러했다’를 뜻하는 미완료시제로 되어 있습니다. 유다가 가난한 자들을 염려한 적이 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는 도둑이라’‘훔쳐감이라’두 문장의 동사도 미완료시제로 되어 있으니 유다가 상습적으로 도둑질해왔음을 강조합니다. 가룟 유다는 주님께 대한 사랑은 물론 가난한 자들에 대한 사랑도 없었습니다. 겉으로는 가난한 자 구제의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재물에 대한 욕심이 있었습니다. 만일 마리아가 향유를 팔아 예수님께 드렸다면 유다는 늘 하던 대로 그 중의 일부를 자기 몫으로 빼돌렸을 것입니다. 겉으로는 낭비를 외치지만 속으로는 돈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 아까워하며 짜증을 내고 있습니다. 자기 잇속이나 챙기면서 입으로만 가난한 사람을 구제를 이야기했던 가룟 유다의 신앙은 얼마가지 않아서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의 칭찬(7-8절)
가룟 유다는 마리아를 비난하는데 예수님은 마리아를 변호하십니다. “나의 장례할 날을 위하여 그것을 간직하게 하라”는 말씀은 얼핏 보면 예수님이 죽음을 맞이하실 날을 위해 향유를 남겨 두었다가 그때 쓰라는 것 같이 보입니다. 그러나 문맥을 볼 때 그러한 뜻은 아닙니다. 유다는 마리아에게 300데나리온 가치의 향유를 다 허비했다고 비난했는데, 그렇다면 남아 있는 향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7절의 의미는‘마리아의 행위는 선한 것이다. 그녀의 행동을 막지 말라. 그녀는 나의 발에 향유를 부어서 나의 죽음을 예비하려고 이것을 지금까지 간직해온 것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여러 차례 자신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발아래 앉아 말씀을 귀담아듣던 마리아만이 주님의 장례를 위해 소중히 간직해두었던 향유를 주님 발에 부어 드렸습니다. 예수님은 마리아의 기름 붓는 행위를 임박한 자신의 죽음과 연관시키셨습니다. 마리아로 하여금 장례준비를 하도록 허락하셨습니다. 마리아가 예수님이 곧 죽으실 것과 죽으심의 의미를 온전히 깨닫고 그와 같은 행위를 했는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예수님이 베푸신 사랑이 너무나 크고 놀라와 그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사실입니다. 결과적으로 마리아의 기름부음이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을 준비한 것이 되었습니다. 손님 대접하기를 즐겨 하다가 부지중에 천사를 대접하는 아브라함처럼 마리아는 그저 주님의 은혜가 감사하고 주님을 생각할 때 감격이 오고 그 기쁨을 헌신의 행동으로 표현하다보니, 결과적으로 유월절 어린양으로 인류를 위해 대신 죽으시는 예수님의 구속 드라마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마리아가 베푼 희생적인 사랑과 헌신에 대한 대가로 마리아를 존귀하게 하셨습니다.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의 행한 일도 말하여 저를 기념하리라”(막 14:9). 예수님의 말씀대로 2000년 동안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 여인이 보여준 아름다운 행위가 전해졌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섬기는 것이 가난한 자를 돕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는 의미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단지 죽음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를 준비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의미로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지만 우리의 구원을 위해 하늘 보좌를 버리고 내려오셔서 스스로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예수님은 공생애 기간 중에 가난하고 버림받는 사람들과 죄인들의 편에서 복음을 전하시고 그들을 돌보셨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장례를 준비하는 일은 역사상 단 한 번만 있습니다. 마리아가 향유를 부은 사건은 예수님이 탄생하셨을 때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린 것과 같이 아주 의미 깊은 행위였습니다.

여인의 행위는 아름다운 복음의 선포요 십자가의 예수님에게 기름 부은 사랑의 표현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인의 행동을 ‘거룩한 낭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여인의 행위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낭비로 여겨지지만 하나님 보시기에 거룩한 헌신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거룩한 낭비를 해 보신 경험이 있으십니까? 그런 낭비는 하더라도 마음이 가볍고 기쁨이 충만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기억하시고 칭찬하시는 헌신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1) 주님을 향한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옥합에 담긴 나드 향유는 너무나 값진 것이었습니다. 자기의 오빠가 죽었을 때도 사용하지 않고 보관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그 비싼 향유가 담긴 옥합을 예수님께 식사 중이시던 자리에 가져와서 주저하지 않고 옥합을 깨뜨리는 결단의 모습을 보입니다. 자기에게 있는 가장 귀한 향유를 예수님께 부어드리며 예수님께서 자신의 경배를 받으실 분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입니다. 향유를 부은 것은 마리아의 예배이며 믿음의 표현이었습니다. 그 향기가 온 집안에 가득했습니다. 마리아는 향유를 부으면서 말이 없었습니다. 말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비난해도 개의치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녀의 행동은 믿음의 확신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옥합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보다 더 컸기에 마리아는 아낌없이 향유가 담긴 옥합을 깨뜨릴 수 있었습니다.

2) 주님의 뜻대로 해야 합니다
자기는 열심히 시간과 정성을 드렸는데 그 행동이 주님의 뜻과 상관없는 것이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향유를 붓되 쓸데없는 곳에 부으면 냄새는 퍼질지라도 주님이 영광을 받지는 않으십니다. 마리아는 향유를 예수의 발에 모두 부어드렸습니다. 예수님은 마리아의 기름부음은 자신의 장례를 위한 것이라고 하여 그 여인의 행한 일은 복음이 전파되는 어디에서든지 기념하라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마땅히 주님께 드려야 할 것을 주님께 온전히 드리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자기가 가진 것이 아깝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땀 흘리며 번 것을 자기를 위하여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을 만나고 난 후 자기의 삶 전체를 주님을 위하여 드립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주님께 드리는 헌신을 낭비로 여깁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뜻을 이루기 위한 모든 경건한 노력을 우습게 여깁니다. 마리아가 주님께 드리는 ‘헌신'을 이웃을 향한 '자선'보다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이익을 위해 예수님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우리를 하나님 일에 사용하시도록 내어드려야 합니다. 예수님을 사랑해서 자신의 향유를 그분께 부을 수 있는 자만이 그 사랑으로 이웃을 섬길 수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주님 앞에 섰을 때 주님우리의 인생이 어떻게 기억될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3) 주님의 때에 드려야 합니다
향유를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가난한 자들에게 좋은 일을 하는 것은 곧 하나님께 좋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본문을 잘못 읽으면 가난한 자들과 예수 중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하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여기서 대비가 되는 것은 ‘가난한 자’들과 ‘예수님’이 아니라 ‘항상 함께 있는 것’과 ‘항상 함께 있지는 않는 것’입니다. 가난한 자들을 돕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타이밍입니다. 가난한 자들은 그들과 항상 함께 있으니 여건만 되면 얼마든지 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과 항상 계시지 않습니다. 이제 제자들의 곁을 떠나 하나님 아버지께로 가실 것을 암시하시면서 그런 상황에서 예수님에게 기름을 부은 행동이 가치 있는 것이었음을 말씀합니다. 유다가 비판하는 것을 지켜본 예수님이 무엇이라 말씀하십니까? ‘남의 것을 훔치면서 자비로운 척 하는 이 도둑놈아’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유다의 중심을 아셨지만 그를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으셨습니다. 마지막까지 유다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거기에 주님의 사랑이 있습니다. 헌신에도 때가 있습니다. 언제가 헌신의 때입니까? 바로 지금입니다.

4) 주님께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저가 힘을 다하여 내 몸에 내 장사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막 14:9) “힘을 다한다”우리들이 신앙생활 하면서 가장 필요한 부분입니다. 주님은 양보다 질을 보시는 분입니다. 그러기에 연보궤 앞에 계셨을 때 부자들이 많이 넣는 것보다 한 가난한 과부가 동전 두 잎을 넣는 것을 인하여 “이 과부는 그 구차한 중에 자기 모든 소유 곧 생활비 전체를 넣었느니라”(12:44)고 칭찬하셨습니다. 돈이 많다고 주님께 풍성하게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을 위하여 후하면서도 주님을 위하여 인색한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구원을 베푸신 주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넘칠 때 힘을 다하여 드립니다. 그러나 그런 감격이 없이 신앙생활이 종교 행위에 그칠 때 모든 것이 인색해지고 그것을 감추려다 보니 도리어 다른 사람에게 목소리를 높입니다. 최선을 다하여 섬겼더니 결과적으로 마리아는 예수님의 장사를 준비하는 의미 있는 행동이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힘을 다하여 주님을 사랑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께 향유를 부었습니다. 주님께 대하여 힘을 다한 그의 헌신은 향기 나는 제물이 되었습니다.

주의 일을 할 때도 반대나 방해는 있게 마련입니다
어찌하여 향유를 이렇게 허비하는가?’가룟 유다가 여인이 행한 일의 영적인 의미를 깨닫지 못하니 여인이 쏟아 부은 향유의 물질적 가치만을 생각하며 여인을 비판했습니다. 평소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다가 마리아를 비판하려다보니 가난한 자들을 돕는데 관심이 있는 척 했습니다. 정성을 다했는데 쓸데없는 짓이라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판받아 본적이 있습니까? 그때 기분이 어떠셨습니까? 대개 열심히 일하고 봉사하는 하는 사람은 별로 말이 없습니다. 일하는데 관심을 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은 하지 않고 뒷자리에서 팔짱만 끼고 있는 사람들이 콩 놓아라 팥 놓아라 말을 많이 합니다. 우리의 행위의 동기가 주님을 향한 사랑이라면 그리고 그것을 인하여 최선을 다한다면 주님은 반드시 기억하시고 그에 합당한 상급을 주십니다. 주님은 행한 대로 갚아 주십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할 것은 부지런히 격려하고 위로하고 세워주는 것입니다. 판단은 주님께 맡겨야 합니다. 남을 비판하기에 앞서 주님이 나의 모습을 어떻게 평가하실지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지금의 형편에서 주님께 할 수 있는 좋은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사람들이 아무리 칭찬하여도 주님이 인정하지 않으신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주님의 시선만을 의식하고 헌신하는 자들을 주님은 변호해주십니다.

* 진정한 헌신에는 상급이 따릅니다
만약 마리아가 예수님께 향유를 붓는 사건이 없었더라면 이 잔치는 그냥 평범하게 끝났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리아의 아름다운 섬김이 예수님의 장사를 준비한 것이 되었고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에 대한 전야제의 성격을 띠게 되었습니다. 세상일들은 시간 속에 파묻힙니다. 선행도 악행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집니다. 그러나 마리아의 옥합이 기억되는 까닭은 하나님이 인정하시고 기억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여인이 한 일은 너무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고난당하고 죽으실 예수님의 몸에 향유를 부어 장사를 미리 준비하였기 때문입니다. 온 세상 어디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이 여자가 한 일도 전해져서, 사람들이 이 여자를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과연 예수님 말씀대로 되었습니다. 마리아가 예수께 부어드린 향유는 시몬의 집을 온통 향기로 채웠지만 이내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마리아의 선행은 아름다운 향기를 품고 오늘도 전해집니다. 2000년이 지난 오늘 San Marcos에 있는 Palomar 한인교회에서도 마리아의 헌신이 증거되고 있습니다.

사랑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행동이며 헌신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구주이십니다. 우리를 위해 고난의 십자가를 지신 분이십니다. 그 십자가의 피로 우리의 모든 죄를 깨끗이 씻으셨습니다. 또 부활하심으로써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시고, 우리에게도 부활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우리는 갚을 수 없는 구원의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평생토록 우리에게 있는 가장 귀중한 것을 아낌없이 드리며 주님을 높여야 합니다. 세상적인 눈으로 볼 때 마리아는 비싼 향유를 소비했습니다. 가룟 유다는 은 삼십 세겔에 예수님을 팔았습니다. 마리아는 돈을 썼고, 유다는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유다는 삼십 세겔을 얻고도 감당할 수 없는 양심의 가책에 예수의 몸값을 성전에 도로 내놓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주님을 위하여 우리의 옥합을 깨뜨리는 것은 결코 허비가 아닙니다. 하늘 보고에는 예수님을 사랑하는 성도들의 크고 작은 옥합들로 채워져 있을 것입니다. 어린 소자에게 베푼 냉수 한 그릇도 있고 과부가 드린 두 렙돈도 있고 오늘 마리아가 깨뜨린 옥합이 있습니다. 세상에 있는 것들은 내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것을 잠시 간직하고 있는 청지기들입니다. 우리 것이 아닌 것들을 계속해서 붙잡으려 하다가 세월을 다 소비한다면 우리는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면목 없게 됩니다. 주님께 나의 옥합을 들고 나아가는 시간이 나의 생애에서 주님 보시기에 가장 귀하고 향기 나는 시간들입니다. 나의 옥합의 향기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지라도 그 속에 담겼던 주님에 대한 사랑은 영원히 기억되고 기념됩니다. 얻고도 허비하는 것이 유다의 삼십 세겔이요 쏟고도 얻는 것이 마리아의 삼백 데나리온입니다. 얻은 자와 잃은 자의 차이는 내 마음의 보물이 어디에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마리아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옥합을 들고 주님께 다가갔습니다. 마리아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했습니다. 예수님께 향유를 부음으로 예수님의 장례를 준비했습니다. 마리아는 그의 삶을 통하여 예수님을 보여주었습니다. 마리아의 아름다운 행위는 지난 2000년 동안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헌신의 징표가 되었습니다. 주 예수가 가장 소중함을 알고 그 앞에 우리 자신과 우리의 모든 것을 드리는 마음으로 경배할 때 우리가 있는 곳은 향기로 가득할 것입니다. 마리아처럼 결단이 있는 헌신, 주님이 인정하시는 헌신, 주님의 때에 드리는 헌신,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헌신을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며 주님 보시기에 좋은 일을 많이 행함으로 주님을 기쁘시게 하고, 주님이 준비하신 상급을 풍성하게 받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