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의 축복

창세기27:26-40
26 그 아비 이삭이 그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가까이 와서 내게 입맞추라 27 그가 가까이 가서 그에게 입맞추니 아비가 그 옷의 향취를 맡고 그에게 축복하여 가로되 내 아들의 향취는 여호와의 복 주신 밭의 향취로다 28 하나님은 하늘의 이슬과 땅의 기름짐이며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로 네게 주시기를 원하노라 29 만민이 너를 섬기고 열국이 네게 굴복하리니 네가 형제들의 주가 되고 네 어미의 아들들이 네게 굴복하며 네게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네게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기를 원하노라 30 이삭이 야곱에게 축복하기를 마치매 야곱이 그 아비 이삭 앞에서 나가자 곧 그 형 에서가 사냥하여 돌아온지라 31 그가 별미를 만들어 아비에게로 가지고 가서 가로되 아버지여 일어나서 아들의 사냥한 고기를 잡수시고 마음껏 내게 축복하소서 32 그 아비 이삭이 그에게 이르되 너는 누구냐 그가 대답하되 나는 아버지의 아들 곧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로소이다 33 이삭이 심히 크게 떨며 가로되 그런즉 사냥한 고기를 내게 가져온 자가 누구냐 너 오기 전에 내가 다 먹고 그를 위하여 축복하였은즉 그가 정녕 복을 받을 것이니라 34 에서가 그 아비의 말을 듣고 방성대곡하며 아비에게 이르되 내 아버지여 내게 축복하소서 내게도 그리하소서 35 이삭이 가로되 네 아우가 간교하게 와서 네 복을 빼앗았도다 36 에서가 가로되 그의 이름을 야곱이라 함이 합당치 아니하니이까 그가 나를 속임이 이것이 두 번째니이다 전에는 나의 장자의 명분을 빼앗고 이제는 내 복을 빼앗았나이다 또 가로되 아버지께서 나를 위하여 빌 복을 남기지 아니하셨나이까 37 이삭이 에서에게 대답하여 가로되 내가 그를 너의 주로 세우고 그 모든 형제를 내가 그에게 종으로 주었으며 곡식과 포도주를 그에게 공급하였으니 내 아들아 내가 네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 38 에서가 아비에게 이르되 내 아버지여 아버지의 빌 복이 이 하나뿐이리이까 내 아버지여 내게 축복하소서 내게도 그리하소서 하고 소리를 높여 우니 39 그 아비 이삭이 그에게 대답하여 가로되 너의 주소는 땅의 기름짐에서 뜨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뜰 것이며 40 너는 칼을 믿고 생활하겠고 네 아우를 섬길 것이며 네가 매임을 벗을 때에는 그 멍에를 네 목에서 떨쳐 버리리라 하였더라

이삭이 축복하여 이르되

사람은 마지막 모습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지난 주에는 옥한흠 목사님께서 소천하셔서 한국교회에 큰 슬픔이 있었습니다. 옥 목사님은 한국교회가 존경하는 분이셨습니다. 본인은 스스로를 ‘한 없이 흠’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셨지만 최근 한국교회에서 이만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살려 하셨던 분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형교회를 이루고 교만해질 수도 있었는데 늘 겸손하셨습니다. 검소하게 사셨습니다. 성도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을 결코 잃어버리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의 충성스런 종이셨습니다. 마지막 하관예배 때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습니다. 가족들이 아버지 영정 사진 앞에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유인즉슨 지금까지 가족사진이 한 장도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옥 목사님이 교회를 섬기고 제자훈련 하는 데 모든 진액을 쏟으셨기에 가족 사진 찍을 여유도 없었던 것입니다. 가족들에게는 안 된 일이었지만 목회의 대 선배님으로서 참으로 존경심이 우러났습니다.

이번에 저도 서울대 장례식장에 조문하러 갔다 왔습니다. 그런데 그 장례식장에서도 그분의 평소에 사셨던 향취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장례식장에는 화려한 조화나 장식이 없고 달랑 영정 사진 하나만 있었습니다. 평소 고인이 그렇게 사셨고 남은 가족들도 그 뜻을 헤아려 그렇게 장례를 치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인 일면식은 없습니다. 다만 그분의 책과 설교를 통해서 많은 은혜를 받았을 뿐입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그분은 대한민국 최고의 설교자였습니다. 그분은 말씀을 그냥 가볍게 전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그 연세와 경륜에도 불구하고 설교하는 것을 매우 힘들어 하셨습니다. 그만큼 그분의 설교는 오랜 시간 깊이 연구하고 묵상 가운데 나온 말씀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분의 설교에는 말씀을 삶에 적용하려는 치열함이 항상 묻어나곤 하였습니다. 말씀으로 성도들을 따끔하게 책망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이상할 정도로 그 말씀은 매우 따뜻했습니다. 그 안에 성도를 향한 사랑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옥 목사님은 도덕성과 거룩함 면에서 어두운 한국교회에 한줄기 빛 같은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이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자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제 한국교회는 어떡하나?’ 였습니다. 옥 목사님의 인생이 더 멋있었던 것은 그의 마지막에 65세에 은퇴하고 욕심 없이 자기가 가르쳤던 제자에게 그 자리를 물려준 일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후임 목사의 목회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오히려 도움을 주었습니다. 제가 지난 번에 사랑의교회에서 수천 억짜리 교회당을 건축하는 일로 옥 목사님을 비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옥 목사님은 자신의 뜻과는 맞지 않을지라도 후임목사의 뜻에 반대하지 않고 동조하셨던 것 같습니다. 자신만 고고하게 사는 것보다 함께 짐을 나누겠다는 보다 더 큰 인격자의 모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등산은 오를 때도 조심해야 하지만 내려올 때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많은 사고가 하산 도중에 일어난다고 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를 때도 중요하지만 내리막길도 중요합니다. 전반전도 중요하지만 후반전은 더 중요합니다. 인생의 최종 성패가 거기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 많은 목회자들이 전반전에는 성공을 하지만 후반전에 실패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반전에는 정말 먹을 것 못 먹고, 자기 가족과 자신들을 헌신하며 교회에 충성 봉사하였습니다. 정말 충성스러운 종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후반전 인생에서는 그 쌓은 업적을 하나씩 까먹고 있습니다. 젊었을 때 고생했던 것을 본전 뽑으려는 듯이, 호화로운 차와 집과 생활로 검소함을 잃습니다. 높은 자리와 명예와 권력으로 겸손함을 잃습니다. 끊임없는 탐욕과 분열로 교회의 거룩함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교회가 자기 사업체나 되는 마냥 자식들에게 세습합니다. 전반전에는 성공했지만 후반전에는 실패한 목회자에게 하나님은 어떤 판단을 내리실까요? 내리막길에서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옥한흠 목사님은 인생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모두 멋지게 성공적으로 사셨던 분이라 할 것입니다.

이삭도 인생의 막바지에 다달았습니다. 이삭 또한 내리막길에서 성공과 실패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이삭의 실패는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지 않고 자기의 판단으로 에서에게 축복을 주려하였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삭에게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에서가 장자이고 자기가 좋아 하는 아들이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야곱에게 있었고 결국 야곱이 억지로 그 축복을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들도 아버지를 속이고 아버지도 속임을 당하며, 형제가 원수가 되는 참으로 불운한 일이 한 가족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러니 나이 들수록 사태 파악을 잘해야 합니다. 쓸데없이 자기 고집을 피우다가는 험한 꼴을 당하게 됩니다. 나이 들수록 무리한 욕심을 내지 말고 순리를 좇아서 판단을 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이런 아픔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삭의 노년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손 안에 축복권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삭이 비록 자기가 원하던 자식에게 축복을 주지는 못했지만 야곱과 에서가 서로 경쟁할 정도로 축복권은 대단한 권세였습니다. 이것이 부모의 권위입니다. 부모도 권위가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권위는 쓸데없이 고집을 피우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가 가진 권세로부터 나옵니다. 부모의 권위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저는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먼저는 물질입니다. 부요한 부모는 자식들이 함부로 하지 못합니다. 명절이나 행사 때도 빠짐없이 참여합니다. 그러니 부모가 돈의 권세를 가지기 위해서는 젊은 시절 열심히 사셔야 합니다.

또 하나는 평소의 인격입니다. 권위 있는 인격은 올바른 삶을 살 때, 뚜렷한 자기 주관을 가지고 살 때,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장인정신을 가지고 철저히 살 때 주어집니다. 이런 부모는 자식들도 존경합니다. 그런 부모는 자식들도 함부로 대하지 못합니다. 이삭의 경우는 이 두 가지가 함께 섞여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권세라는 점에서 후자에 가깝다 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도 이런 권세가 있기를 바랍니다. 어느 광고에 보니 “너는 내가 쉽니?” 하던데 정말 부모가 자식들에게 쉽거나 만만해 보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세상적인 방식은 주로 돈을 가지고 자식들을 흔드는 것입니다. 그러니 서로 속고 속이고, 놓지 않으려 안달입니다.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 안에 있는 삶과 인격의 무게로 권위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자녀들이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이삭은 이런 권세로 야곱을 축복합니다. 27절에서 29절입니다. “내 아들의 향취는 여호와의 복 주신 밭의 향취로다 하나님은 하늘의 이슬과 땅의 기름짐이며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로 네게 주시기를 원하노라 만민이 너를 섬기고 열국이 네게 굴복하리니 네가 형제들의 주가 되고 네 어미의 아들들이 네게 굴복하며 네게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네게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기를 원하노라”

이 축복의 권세가 여러분에게도 있기를 바랍니다. 단지 “하나님이 너희를 도와주시기를 원한다.”는 청원형이 아니라 “너에게 축복이 있을지어다”하는 명령형 권세입니다. 마치 자기 손 안에 있는 축복을 넘겨주는 것과 같은 태도입니다. 이삭의 축복뿐만 아니라 야곱의 축복도 유명합니다. 야곱은 아마 아버지 이삭으로부터 배웠던 것 같습니다. 창세기 49장에서 자식들을 이렇게 축복합니다. “야곱이 그 아들들을 불러 이르되 너희는 모이라 너희의 후일에 당할 일을 내가 너희에게 이르리라 너희는 모여 들으라 야곱의 아들들아 너희 아비 이스라엘에게 들을지어다” 야곱이 열두 아들을 축복하고 열두 아들이 아버지의 축복을 받기 위해서 그 앞에 모여 있습니다. 이 장면처럼 부모의 권위가 드러나는 곳이 어디 있습니까? 다윗 왕도 솔로몬을 앞에 두고 이런 유언의 말씀을 합니다. “다윗이 죽을 날이 임박하매 그 아들 솔로몬에게 명하여 가로되 내가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의 가는 길로 가게 되었노니 너는 힘써 대장부가 되고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을 지켜 그 길로 행하여 그 법률과 계명과 율례와 증거를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지키라 그리하면 네가 무릇 무엇을 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형통할지라”(왕상2:1-3) 부모에게는 권세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권세입니다. 또한 인생을 오래 산 연륜이 주는 무게입니다. 이 권위로 자식들을 축복하거나 교훈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권위를 놓치지 말기를 바랍니다. 자녀들을 많이 축복해 주십시오.

예배의 마지막은 축도로 마칩니다. 축도는 축복의 기도입니다. 축도의 마지막은 고린도후서 13장 13절의 말씀으로 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지어다” 한국교회에서 축도 때문에 논란이 있었는데 그것은 이 마지막 단어를 “~있을지어다”로 마쳐야 하는가의 문제였습니다. 너무 권위적이란 것입니다. “축복하옵나이다.”나 “바랍니다.” 정도로 하는 것이 겸손하지 않느냐는 논쟁이었습니다. 물론 말은 겸손해야 하겠지만 분명히 알 것은 이 축복의 권위가 사람으로부터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목회자는 통로일 뿐이고 권위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받아서 여러분에게 전달해 주는 것이 축도입니다. 축도는 말을 어떤 식으로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목회자가 하나님으로부터 위임된 권위로 복을 성도들에게 베풀어주고 있느냐입니다. 마찬가지로 성경에서는 부모에게 자녀를 축복할 수 있는 권세를 주고 있습니다. 이 권세를 잘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삭의 축복

이삭이 야곱을 축복했던 것은 두 가지입니다. 여러분도 자녀들을 이 두 가지로 축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먼저 이삭은 야곱의 몸에서 나는 향취를 맡으며 그의 부요함을 얻도록 축복합니다. “내 아들의 향취는 여호와의 복 주신 밭의 향취로다 하나님은 하늘의 이슬과 땅의 기름짐이며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로 네게 주시기를 원하노라” 무엇보다 물질의 축복입니다. 자녀들에게 가난하게 살라고 유언하시는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제 친구 중에 하나가 아들 이름을 ‘의빈(義貧)’이라 지었습니다. 의로울 義자에 가난할 貧자입니다. 이 친구는 자기가 성경 말씀을 읽어보니 성경의 핵심은 ‘의로움’과 ‘가난함’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자기 아들에게 이런 이름을 준 것입니다. 자식에게 이런 이름을 주는 것은 대단한 결정이었지만 속으로는 이름이 좀 세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보통 부모는 자녀들이 부요하기를 바라지 가난하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이스라엘은 주로 포도주나 무화과 올리브 등이 주산물입니다. 이곳에는 비가 많지 않습니다. 비가 많으면 오히려 당도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이곳의 포도들은 매우 답니다. 이스라엘의 강수량은 연 600-700mm에 불과하지만 이슬량은 연 200mm에 달합니다. 과일들이 이 이슬을 먹고 자랍니다. 하늘의 이슬이란 것은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고 하나님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우리 자녀가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는 복 있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하시길 바랍니다. 실력 있고 지혜 있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늘의 복을 받는 사람입니다. 그 몸에서 “여호와의 복 주신 밭의 향취”가 나야 합니다.

땅도 기름져야 곡식이 잘 됩니다. 기름진 땅의 위력은 농사를 지어본 사람이 잘 알 것입니다. 그냥 뿌려만 놓아도 풍성한 열매가 열리는 땅입니다. 우리 사업이나 여러분이 추진하고 있는 일들이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척박한 땅에서 농사를 지으려면 힘이 듭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그랬습니다. 그러나 이삭에서 야곱, 야곱에서 열두 아들로 넘어가는 과정은 쉽습니다. 이미 선조 대에 땅을 갈고 기름진 것으로 바꾸어놓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축복은 존귀한 사람이 되는 복입니다. “만민이 너를 섬기고 열국이 네게 굴복하리니 네가 형제들의 주가 되고 네 어미의 아들들이 네게 굴복하며 네게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네게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기를 원하노라” 꼬리가 되지 않고 머리가 되는 복입니다. 형제 중 으뜸이 되고, 만민이 섬기고, 열국이 굴복하는 복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여러분의 형제들 중 으뜸이 되기를 원합니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자녀들도 그렇게 으뜸이 되도록 축복하십시오. 자기 분야야 하나님의 주신 달란트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최소한 그 분야에서 으뜸이 되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도록 우리는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요셉에게 주어진 축복도 같았습니다. 어느 날 요셉이 꿈을 꾸었습니다. 요셉의 곡식단은 일어서고 형제들의 곡식단은 둘러서서 절하는 꿈이었습니다. 해와 달과 열 한 별이 요셉에게 절하는 꿈이었습니다. 요셉이 꾸었던 꿈대로 요셉은 총리가 되고 형제들은 그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물론 요즘 같은 핵가족 시대에 둘 중에 하나만 그렇게 축복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자녀들이 세상에 나아가서는 존귀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되도록 끊임없이 축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너는 누구냐

반면에 이런 축복을 받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에서입니다. 27절에 “방성대곡”하였다고 합니다. 38절에 “소리를 높여 울었다”고 말씀합니다. 에서에게 주어진 것은 축복이라기보다는 저주에 가까웠습니다. 39절입니다. “너의 주소는 땅의 기름짐에서 뜨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뜰 것이며 너는 칼을 믿고 생활하겠고 네 아우를 섬길 것이며 네가 매임을 벗을 때에는 그 멍에를 네 목에서 떨쳐 버리리라” 하늘과 땅의 축복도 없고, 하나님이 아니라 칼을 믿고 살아야 하며, 아우를 섬겨야 하며, 다만 애써 힘을 기르면 그 멍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 주어졌을 뿐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삭의 축복이 단순히 말에 불과한데 자신을 속인 야곱에 주었던 축복을 취소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표하는 분도 있습니다. 오늘날 같으면 그렇겠지요? 아마 속였다면 이미 써놓은 유언장도 바꿀 것입니다. 그러나 고대 사회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고대 사회는 말의 힘이 있었고 말을 존중했습니다. 말은 마치 화살과 같습니다. 한 번 뱉으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입다는 자신을 승리케 하면 제일 먼저 영접하러 오는 자를 하나님께 드리겠다는 이 말의 서원 때문에 자신의 딸을 죽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말에 힘이 있던 시대였기에 어쩌면 그 시대는 거짓이 드물었던 진실의 시대였다 할 것입니다. 오늘날처럼 말이 신뢰성을 잃고 있는 시대도 없는 것 같습니다. 거짓과 번복이 많기 때문입니다. 누가 무슨 말을 하면 “진짜야?”하고 습관적으로 확인해야 할 정도입니다.

한국사회에서는 정치와 언론이 앞장서서 우리말의 신뢰를 잃게 하고 있습니다. 그 파급력이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대단합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여기에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말이 신뢰를 잃고 있습니다. 자신이 했던 말을 자주 번복합니다. 법과 원칙이란 말을 하면서도 편법이 많고 그것을 자기 유리한 방향으로만 해석합니다. 친환경 녹색성장을 말하면서 4대강을 개발하고 건설에 주력합니다. 통일을 말하면서도 오히려 남북관계가 최근처럼 불신의 단계에 들어 선 적이 없습니다. 친서민을 말하면서도 부자를 위한 정책을 하고, 복지 예산을 삭감하며, 정치인과 기업주들은 줄줄이 특사로 풀어주면서 노동자 서민들은 풀어주지 않습니다. 최근은 공정한 사회라는 것을 들고 나왔는데 이번 청문회 과정이나 외교부 특채 과정에서 들어난 것은 그들이 얼마나 불공정한 삶을 살았는가 였습니다. 말과 행동이 도무지 엇박자입니다. 언어를 혼란시키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정한 사회’의 기조를 끝까지 밀고 가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정말 공정한 사회의 기틀을 마련한 대통령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말을 삼가고 신중할 때 우리 사회가 말에 힘이 있고 진실성이 있는 사회가 될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에서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를 받았습니다. 히브리서에서는 에서의 불행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한 그릇 식물을 위하여 장자의 명분을 판 에서와 같이 망령된 자가 있을까 두려워하라 너희의 아는 바와 같이 저가 그 후에 축복을 기업으로 받으려고 눈물을 흘리며 구하되 버린 바가 되어 회개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느니라”(히12:16-17)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단 한 번의 실수로 에서가 축복을 놓쳤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그렇게 우리 인생을 판단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에서의 전반적인 삶의 태도가 하나님의 약속과 말씀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육체적인 욕망과 감정을 따라서 살았습니다. 결국 그는 축복에서 벗어나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의 말씀 중에 “슬피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았을 때는 괜찮습니다.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날 주님 앞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보다 더 큰 비극은 없을 것입니다.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에서의 비극은 한 그릇의 식물에 대한 태도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한 그릇의 식물이 의미하는 바는 그 삶의 태도가 먹는 것에 달렸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습니다. 에서는 떡으로 사는 인생이었고 그 결과 하나님의 복으로부터 멀어졌습니다. 우리 삶의 복과 저주 또한 이 한 그릇의 식물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떡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말씀입니까? 갈수록 떡의 위력이 힘을 발하는 세대에 여호와의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가 복이 있다는 시편 1편 말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