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로 빼앗은 축복

창세기 27:1-25
1 이삭이 나이 많아 눈이 어두워 잘 보지 못하더니 맏아들 에서를 불러 가로되 내 아들아 하매 그가 가로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니 2 이삭이 가로되 내가 이제 늙어 어느 날 죽을는지 알지 못하노니 :3 그런즉 네 기구 곧 전통과 활을 가지고 들에 가서 나를 위하여 사냥하여 4 나의 즐기는 별미를 만들어 내게로 가져다가 먹게 하여 나로 죽기 전에 내 마음껏 네게 축복하게 하라 5 이삭이 그 아들 에서에게 말할 때에 리브가가 들었더니 에서가 사냥하여 오려고 들로 나가매 6 리브가가 그 아들 야곱에게 일러 가로되 네 부친이 네 형 에서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내가 들으니 이르시기를 7 나를 위하여 사냥하여 가져다가 별미를 만들어 나로 먹게 하여 죽기 전에 여호와 앞에서 네게 축복하게 하라 하셨으니 8 그런즉 내 아들아 내 말을 좇아 내가 네게 명하는 대로 9 염소 떼에 가서 거기서 염소의 좋은 새끼를 내게로 가져오면 내가 그것으로 네 부친을 위하여 그 즐기시는 별미를 만들리니 10 네가 그것을 가져 네 부친께 드려서 그로 죽으시기 전에 네게 축복하기 위하여 잡수시게 하라 11 야곱이 그 모친 리브가에게 이르되 내 형 에서는 털사람이요 나는 매끈매끈한 사람인즉 12 아버지께서 나를 만지실진대 내가 아버지께 속이는 자로 뵈일지라 복은 고사하고 저주를 받을까 하나이다 13 어미가 그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너의 저주는 내게로 돌리리니 내 말만 좇고 가서 가져오라 14 그가 가서 취하여 어미에게로 가져왔더니 그 어미가 그 아비의 즐기는 별미를 만들었더라 15 리브가가 집안 자기 처소에 있는 맏아들 에서의 좋은 의복을 취하여 작은 아들 야곱에게 입히고 16 또 염소 새끼의 가죽으로 그 손과 목의 매끈매끈한 곳에 꾸미고 17 그 만든 별미와 떡을 자기 아들 야곱의 손에 주매 18 야곱이 아버지에게 나아가서 내 아버지여 하고 부른대 가로되 내가 여기 있노라 내 아들아 네가 누구냐 19 야곱이 아비에게 대답하되 나는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로소이다 아버지께서 내게 명하신 대로 내가 하였사오니 청컨대 일어나 앉아서 내 사냥한 고기를 잡수시고 아버지의 마음껏 내게 축복하소서 20 이삭이 그 아들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네가 어떻게 이같이 속히 잡았느냐 그가 가로되 아버지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로 순적히 만나게 하셨음이니이다 21 이삭이 야곱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가까이 오라 네가 과연 내 아들 에서인지 아닌지 내가 너를 만지려 하노라 22 야곱이 그 아비 이삭에게 가까이 가니 이삭이 만지며 가로되 음성은 야곱의 음성이나 손은 에서의 손이로다 하며 23 그 손이 형 에서의 손과 같이 털이 있으므로 능히 분별치 못하고 축복하였더라 24 이삭이 가로되 네가 참 내 아들 에서냐 그가 대답하되 그러하니이다 25 이삭이 가로되 내게로 가져오라 내 아들의 사냥한 고기를 먹고 내 마음껏 네게 축복하리라 야곱이 그에게로 가져가매 그가 먹고 또 포도주를 가져가매 그가 마시고

요즘 새벽기도에서 열왕기서 말씀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그중 열왕기상 1, 2장에는 솔로몬이 왕으로 등극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우리는 다윗에서 솔로몬으로 넘어가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이 하나님의 뜻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열왕기서에 자세히 묘사된 그 과정을 보면 결코 순탄한 과정이 아니었음을 보여줍니다. 온갖 음모와 폭력으로 가득합니다. 사실 정당성으로 따지면 솔로몬의 형인 아도니야가 더 있습니다. 암논과 압살롬이 죽은 이후 그는 다윗 왕가의 장자였고 그 주변에는 군대장관 요압과 제사장 아비멜렉 등 구세력의 실세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솔로몬은 막내에 불과하고, 그 어머니는 밧세바로 밧세바는 다윗과 불륜의 관계로 해서 왕비가 되었던 사람입니다. 다윗은 나이 많아 늙었고 침상에서도 내려오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솔로몬을 지지했던 나단과 밧세바와 사독 일파는 이런 다윗을 교묘하게 설득하여 솔로몬을 왕으로 세우도록 만듭니다. 다윗 왕이 솔로몬을 왕으로 세우기로 맹세했다고 하는데 성경에는 이런 내용이 없습니다. 설사 그랬더라도 그 맹세는 밧세바에게 했던 사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이것을 기정사실화하여 솔로몬을 왕으로 세우는 데 성공합니다. 일종의 왕자의 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솔로몬은 왕이 된 후 자신의 정적이었던 형 아도니야와 요압과 아비멜렉 등을 제거하여 자기 왕권을 공고이합니다.

이런 과정들은 실상 세속 왕조사나 정치판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권력쟁탈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역사나 뜻이라면 좀 더 선명하고 아름답게 그 과정들이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역사는 그렇게 전개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안개 속을 헤매는 것 같고, 인간의 무지와 죄, 실수 등으로 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좀 흐른 연후에야 아 이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고 계획이었구나 하고 뒤늦게서야 깨달을 수 있을 뿐입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하나님의 뜻에 대한 허무주의를 유포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이란 것이 우리들이 생각한 만큼 선명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불투명한 대로, 약간은 더러워 보여도 현실 그대로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믿음의 눈이 필요합니다. 천지창조 과정은 혼돈과 공허와 흑암으로 가득 차 있는 곳에서 하나님의 영이 그 수면을 운행하심으로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불투명했지만 조금씩 하나님의 계획과 솜씨가 드러나듯 모든 인생과 역사에서도 하나님의 뜻은 그렇게 실현이 됩니다.

오늘 말씀도 그렇습니다. 야곱과 에서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하나님의 뜻은 이미 밝혀졌습니다. 어린 자 곧 동생 야곱을 통하여 하나님의 축복이 이어진다는 하나님의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27장 말씀에 등장하는 야곱과 에서, 리브가와 이삭은 모두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7장에는 하나님의 뜻이나 도덕성 등은 온데간데 없고 인간적 술수와 속임수, 그리고 패배 당한 자의 눈물과 한숨, 분노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런 불투명하고 음모로 가득한 세계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 법을 오늘 말씀에서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삭이 눈이 어두워

문제는 먼저 이삭과 리브가에게서 발생했습니다. 1절에서 이삭이 나이 많아 늙었고 눈이 어두워 잘 보이질 않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자기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생각한 이삭은 에서를 부릅니다. 에서에게 사냥을 해서 자기에게 맛있는 별미를 대접하라고 합니다. 그 별미를 먹고 힘을 내어서 에서를 축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삭은 두 가지를 잘못하고 있습니다. 먼저는 에서에게 축복을 주려는 그의 결정입니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축복과 장자권을 주시겠다는 약속을 미리 보여주셨습니다. 25장 23절입니다.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두 국민이 네 태중에 있구나 두 민족이 네 복중에서부터 나누이리라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는 어린 자를 섬기리라” 그런데 이삭은 이런 하나님의 계획에 전혀 모른다는 듯이 행동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삭이 에서를 지지할 만한 여러 이유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에서는 장자입니다. 또 이삭은 에서를 더 좋아했습니다. 25장 28절에서 “이삭은 에서의 사냥한 고기를 좋아하므로 그를 사랑하고 리브가는 야곱을 사랑하였더라”고 말씀합니다. 오늘 말씀에서도 에서의 사냥한 고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에서는 하나님의 축복의 사람이 되기에 부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먼저는 작은 팥 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팔 정도로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겼습니다. 또한 오늘 말씀 바로 앞 구절인 26장 34, 35절 “에서가 사십 세에 헷 족속 브에리의 딸 유딧과 헷 족속 엘론의 딸 바스맛을 아내로 취하였더니 그들이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의 근심이 되었더라”는 말씀에서 보듯 에서는 약속의 자녀로서 함량미달입니다. 이삭의 아버지 아브라함은 가나안 족속과 혼인시키지 않기 위해 하란이라는 먼 곳에서 리브가를 데려오지 않았습니까? 이런 점들을 볼 때 이삭이 육체의 눈만 어두워 진 것이 아니라 영적인 눈도 어두워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판단이 영적이 되어야 합니다. 혈통이나 육정이나 사람의 뜻을 생각하기보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헤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더 큰 문제는 그가 아내 리브가와 상의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중요한 문제에 자기 아내에게는 일언반구 없이 결정하려 합니다. 자신이 부족할 때는 아내나 다른 사람과 상의하면 됩니다. 자기 권리라고 독단적으로 결정하다가는 후회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는 서로 상의해서 결정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야 고통도 함께 질 수 있습니다. 상의도 없이 먼저 한 쪽이 덜컹 일을 저지르고 나면 다른 쪽이 수용하기 어렵고 두고두고 원망하게 됩니다.

문제는 또한 리브가에게도 있습니다. 리브가는 이삭과 에서의 이런 계획을 알아챘습니다. 리브가는 자기 남편 이삭을 설득하기보다는 속이려는 음모를 세웁니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불신할 때 항상 이런 일들이 발생합니다. 리브가는 자기가 사랑하는 야곱을 부릅니다. 야곱을 불러서 아버지를 속이도록 하는 계획을 짭니다. 염소 새끼로 별미를 만들어 줄 테니 그것을 드리고 에서 대신 축복을 받으라고 합니다. 야곱이 에서는 털 사람이고 자기는 매끈매끈한 피부를 가진 사람인데 만약 아버지 이삭을 속이다가 들통 나 저주를 받을까 두렵다고 말하자 리브가는 저주는 자기가 대신 당할 것이라 하며 야곱을 계속 충동합니다. 리브가는 교묘하게 에서의 옷을 야곱에게 입히고, 염소새끼의 가죽으로 야곱의 손과 목을 둘러서 완벽히 에서처럼 위장합니다.

리브가와 야곱의 이런 태도를 우리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리브가는 아마 이 순간에 자기에게 주었던 하나님의 약속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또 개인적으로 야곱을 더 사랑했고 지켜보니 야곱이 하나님의 약속을 이어갈 재목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이런 점을 볼 때 리브가가 하나님의 뜻에 더 민감한 자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리브가의 판단은 정확합니다.

또한 이들의 축복권을 받기 위한 열정을 우리는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축복권이란 것이 말이 축복권이지 그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땅이나 물질이 아닙니다. 그것은 비전과 같은 것입니다. 야곱이 속여서 축복권을 받았지만 그가 그렇다고 해서 이삭이 가진 땅 한 평, 또 짐승 한 마리 받은 것이 없습니다. 그것은 다 에서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다만 야곱은 미래의 축복, 비전을 소유했을 뿐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땅을 선택하겠습니까? 비전을 선택하겠습니까? 당장 좋은 것을 선택하겠습니까? 아니면 먼 미래를 선택하겠습니까? 야곱과 리브가는 먼 미래를 선택했습니다.

로마 역사를 보면 율리우스 시저(카이사르, 가이사)가 로마 대제국의 집권자가 되었지만 원로원 일파들에 의해서 죽임을 당합니다. 그 뒤를 이었던 사람이 로마의 황제정치를 열었던 아우구스투스 황제입니다. 시저에게는 원래 자식이 없었습니다. 그는 옥타비아누스라는 사람을 자기 양자로 두었습니다. 시저가 죽을 때 옥타비아누스는 18세에 불과했고 아무도 그를 알지 못했습니다. 시저가 물려준 여러 유산이 있었지만 가장 빛나는 유산은 옥타비아누스에게 시저, 곧 카이사르라는 자신의 성을 이어받을 수 있게 한 것이었습니다. 옥타비아누스는 이 카이사르라는 이름을 발판으로 황제의 자리까지 이를 수 있었습니다. 이름, 명분, 비전 그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바로 미래를 결정합니다. 그런 점에서 리브가와 야곱의 투쟁은 매우 현명했다 할 것입니다.

야곱과 리브가의 모습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또한 약자들의 눈물겨운 투쟁입니다. 힘없는 자들이 이미 모든 것을 가졌고 힘이 있는 자를 대적하기 위해서는 술수와 꾀를 부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야곱과 리브가는 약자입니다. 그들은 미래를 소유하기 위해서 위험을 각오하고 있습니다. 약자들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됩니다. 어떻게든 수를 내어야 합니다. 그런 처절한 모습을 우리는 두 모자를 통해서 보게 됩니다. 우리 눈에는 비도덕적으로 보여도 하나님은 이런 행위들에 대해서 비난하지 않습니다. 성서에 이들의 죄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책망하는 장면이 없습니다. 오히려 28장에 보면 형의 눈을 피해 달아나고 있는 야곱에게 벧엘에서 나타나셔서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었던 축복의 말씀을 줍니다. 하나님은 강자의 횡포에 대해서는 단호히 책망하시지만 약자들의 발버둥치는 모습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 주십니다. 교만한 자는 내리치시지만 약하고 가난한 자들에 대해서는 너그러운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당신은 하나님 앞에 약자입니까? 강자입니까? 우리들은 다른 사람들을 향하여 하나님과 같은 이런 눈을 가지고 있습니까? 강자에게는 비굴하고 약자에게는 엄격한 세상의 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내 아들아 네가 누구냐

그렇다면 리브가와 야곱이 옳다는 말인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리브가와 야곱의 잘못은 아무리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도 인간적인 술수와 계산으로 이루려 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가져야 할 분명한 태도는 하나님의 뜻은 어떻게든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축복을 주시기로 하였다면 어떻게든 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기다리지 못했습니다.

이게 불가능한가? 아닙니다. 성경에서 기다림으로써 하나님의 약속을 받았던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다윗입니다. 사울 왕이 집권하고 있을 때 다윗은 사무엘로부터 기름부음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이 용맹을 떨치고 인기가 좋으니까 사울이 다윗을 제거하려 합니다. 다윗이 이렇게 도망다니다 두 번 사울을 죽일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 번은 동굴에 피해 있는데 사울이 용변을 보러 혼자 그 동굴로 들어왔습니다. 다윗의 부하들은 기회라고 하며 사울 왕을 죽이라고 하지만 다윗은 죽이지 않고 다만 그 옷자락만 벱니다. 그리고는 “내가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 부음을 받은 내 주를 치는 것은 여호와의 금하시는 것이니 그는 여호와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가 됨이니라”(삼상24:6)하고 말합니다. 다윗은 자기 손으로 처리하지 아니하고 기다렸습니다. 또 한 번은 사울의 군대가 다윗을 쫓다가 진영에서 모두가 잠들어 있었습니다. 다윗과 그 부하가 사울 가까이 갔을 때 부하는 창으로 찔러 죽이자고 합니다. 그러나 다윗은 이때도 사울의 창과 물병만 가지고 올 뿐 여호와의 기름부음 받은 자를 해하지 않습니다.

다윗은 자기 술수로 하지 않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렸습니다. 이 기다림은 결국 성공을 했습니다. 다윗의 손에 의하지 않고 사울은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패해 죽게 됩니다. 만약 다윗이 사울을 죽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열두 지파가 지지하는 통일 왕국을 이루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다윗이 사울을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다윗은 열두 지파들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백성들의 마음을 얻은 것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믿음으로 기다리면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급하면 시간은 뒤로 더 미루어지고 축복도 작아집니다. 우리는 담대함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께서 이루신다는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이 없으면 우리는 존귀함을 잃고 비참해집니다.

야곱이 속임수를 쓴 대가는 처절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는 그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18절에 “아버지가 네가 누구냐?” 하니까 야곱이 “나는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로소이다”(19)하고 대답합니다. 남을 속인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삭이 이어서 “네가 어떻게 이같이 속히 잡았느냐?”하고 물으니 이번에는 “아버지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로 순적히 만나게 하셨음이니이다”하면서 하나님의 이름까지 팔아버립니다. 거짓말이란 것이 이렇습니다. 처음 하기가 어렵지 일단 발동이 걸리면 정말 경악할만한 거짓말도 서슴지 않습니다. 몇 년전에 불법 옷로비 문제로 청문회가 열린 적이 있습니다. 이 때 앙드레 김도 증인으로 불려왔고, 주요 청문대상으로 당시 교회에서 신앙 좋기로 소문난 두 분 권사님이 불려왔습니다. 둘 중에 한 사람은 분명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두 분 모두 성경에 맹세코 자신은 진실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들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궁지에 몰리면 어떤 거짓말도 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란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의심스러운 이삭이 이번에는 그 피부를 만지려고 합니다. 손을 염소새끼 가죽으로 덮었기 때문에 이삭은 목소리는 의심스럽지만 에서로 오해를 합니다. 24절에 최종적으로 이삭이 야곱에게 묻습니다. “네가 참 내 아들 에서냐?” 야곱이 대답합니다. “그러하니이다” 성경은 잔인합니다. 아버지를 속이는 야곱의 거짓과 또 그 과정에서 겪는 야곱의 곤궁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성경을 읽는 재미와 성경의 위대함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보통의 경전들은 정돈된 지식과 교리만을 드러내지만 성경은 인간 현실을 가감없이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속임수로 말미암아 아버지 이삭은 기만을 당하였습니다. 형 에서는 분노로 가득합니다. 34절에 에서가 방성대곡하였다고 하며, 38절에서는 “내 아버지여 내게 축복하소서 내게도 그리하소서 하고 소리를 높여 울었다”고 말씀합니다. 결국 에서는 동생 야곱을 죽이려는 결심까지 하게 됩니다. 41절입니다.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 심중에 이르기를 아버지를 곡할 때가 가까왔은즉 내가 내 아우 야곱을 죽이리라” 형제 간의 갈등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때문에 야곱은 형 에서의 눈을 피해서 달아나야 하는 불운한 운명이 되었습니다. 44절에 어머니 리브가가 하란에 가서 몇 일만 형의 분노가 풀릴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면서 보내지만 그것이 결국 20년이 되고 말았습니다. 20년 만에 다시 야곱이 고향 땅으로 형 에서의 보복을 생각하면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이 야곱의 거짓에 대해서 비난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거짓을 행한 대가는 받아야 합니다. 오늘 성경 말씀들은 어떤 속임수를 쓰든 결과만 좋으면 괜찮다는 성과주의, 결과주의와는 전혀 다릅니다. 아버지를 속이는 과정에서 경험해야 하는 모든 고통들을 성경은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거짓 때문에 가족은 완전히 파괴되고 본인은 얼마나 큰 고통을 경험해야 했는지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과정을 중시하는 기독교 윤리는 여기에서도 여전히 통용되고 있습니다. 과정이 어떠하던지 결과만 좋으면 괜찮다는 말은 거짓입니다. 과정이 좋지 않으면 제대로 된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설사 불의한 과정을 통해서 자기가 원하던 결과를 얻었다 할지라도 어떻게든 자기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말씀은 도(道), 곧 ‘길’이라고 부릅니다. 어느 길을 걷느냐가 중요합니다. 옳은 길을 걸으면 원하던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엉뚱한 길을 가면 목적지에 다다르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눈앞에 있는 한 순간 한 순간에 충실하고, 옳은 길을 걷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 것입니다.

인간의 술수와 그 과정에서 빚어진 실수는 어떠하든지 하나님의 뜻은 결국 성취되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결과만 보고 거짓을 행해도 괜찮구나하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길가의 돌들로도 능히 아브라함의 자손을 삼을 수 있는 것이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믿음의 사람들에게는 이런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필요합니다. 인간의 거짓과 술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진대 우리의 순종과 믿음을 통해서는 얼마나 더 아름답게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겠습니까?

우리가 조급하거나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이 이루신다는 절대적인 믿음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자기 목숨을 내어주면서도 잠잠히 순종하셨던 것은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믿음을 버리면 우리는 실패하고 추해집니다. 우리의 당당함은 우리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을 향한 절대적 신뢰와 믿음에서 나옵니다. “오직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히10:38) 이 믿음으로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