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롬5:1~2,엡2:13~14)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소원을 품게 됩니다. 여러분의 새해 소원은 무엇입니까? 가장 좋은 소원을 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것을 추구하고 또 그것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새해 소원은 대개 이런 것들입니다. 세대별로 차이가 있지만 건강, 재물, 취업, 사업 성공, 결혼, 진학 등. 여러분의 소원은 이런 것들과 같습니까? 아니면 차이가 납니까?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청년이 일생을 두고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을 종이에 적어 보았습니다. 건강, 지식, 명예, 사랑, 권력, 돈 … 이런 것들을 적어서 평소에 존경하는 선생님을 찾아뵙고 보여 드렸습니다. 선생님은 한참 들여다보시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음, 다 좋은 소원들이군.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을 빠뜨렸네. 그게 없으면 이 모든 것을 성취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텐데 … ” 청년은 깜짝 놀라 여쭈었습니다. “선생님, 그게 뭐죠? 가르쳐 주십시오.” 선생님은 종이에 적은 것들을 펜으로 죽 그어버리고는 그 밑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마음의 평화(Peace of Mind)!” 그 청년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후일 「마음의 평화(Peace of Mind)」라는 제목의 책을 저술해서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1위에 58주 동안 오른 유명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조슈아 립맨(Joshua L. Liebman)입니다.

그렇습니다. 개인도 그렇고 가정도 사회도 국가도 세계도 모든 것을 다 소유하고 여러 가지를 성취한다고 해도 만일 평화를 얻지 못하면 그 모든 게 허사입니다. 평화야말로 인생 가운데 그리고 세상 가운데 최고의 가치입니다. 그리고 행복의 절대요소입니다. 행복 그 자체라고 말해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저는 새해의 소원을 ‘평화’로 정했습니다.

성경을 보면 ‘평화’라는 말이 비슷비슷한 몇 개의 단어들과 번갈아가며 등장합니다. 평화(平和), 평강(平康), 화평(和平), 평안(平安) 등입니다. 조금씩 뉘앙스 차이가 있지만 원문 상으로는 같은 단어입니다. 헬라어로 ‘에이레네’인데 히브리어의 ‘샬롬’에 해당되는 단어입니다. 영어성경에는 ‘peace’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평화’라고 하면 전쟁이나 싸움이 없는 상태로 생각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평화는 본래 외적인 환경이나 조건을 의미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영적이고 내적인 상태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실제로 전쟁이나 싸움이 없어도 온전한 평화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평화는 마음의 문제입니다. 이런 사실을 잘 알았던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다른 곳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이 전쟁터이다.” 무슨 말입니까? 마음속의 불안이나 갈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외적으로 아무리 안락해도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외적으로 안락하면 그것을 평화로 생각하는데 그것은 오해입니다. 안락과 평화는 서로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영어 단어로 말하면 comfort(안락)와 peace(평화)의 차이입니다.

예를 들어 최고급 침대가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널찍하고 푹신한 좋은 침대라 안락할지 모르지만 마음의 상태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 위에 누워 있어도 마음이 불안하고 걱정과 근심으로 가득하다면 안락하지만 평안한 것은 아닙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가마때기를 깔고 누우면 안락하지는 않지만 마음은 얼마든지 평안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잠도 잘 잘 수 있습니다.

이렇게 따져볼 때 평화야말로 최고의 가치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개인의 평화도 중요하지만 가정의 평화, 교회의 평화, 사회의 평화, 국가의 평화, 더 나아가 세계의 평화도 중요합니다. 아무쪼록 금년 한 해, 아니 앞으로 계속해서 평화의 축복을 꼭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외적인 조건이나 형편이 어떻든 항상 행복한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1] 평화를 잃어버린 인간 : 죄로 말미암아

본래 하나님은 우리 인간에게 평화를 주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배반하고 범죄함으로 평화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창세기 1장을 보면 창조 기사가 나오죠. 태초에 하나님이 우주만물을 창조하셨습니다. 첫째 날 빛을 창조하시고 둘 때 날, 셋째 날, … 차례로 만물을 창조하시고 여섯째 날 마지막으로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만물을 창조하신 후 그 모든 게 어떠했나요? 창1:31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 완전한 조화, 그리고 최상의 아름다움을 의미합니다. 또 하나 보탠다면 평화입니다. 일곱째 날 하나님이 어떻게 하셨나요? 창2:3 “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 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 거룩은 구별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제7일을 특별히 구별해서 축복하셨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이 안식하셨다는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신 휴식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에게는 휴식이 필요 없습니다. 그날도 여전히 우주만물을 통치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인간과 교제하십니다. 인간 편에서 보면 그 날은 첫째 날입니다. 그래서 어떤 주석가는 이 구절을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하나님은 휴식한 게 아니다. 그 날 평화를 창조하신 것이다. 그리고 인간에게 평화를 주셨다.”

그렇습니다. 창조 당시의 인간은 하나님과 교제하며 평화를 누리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왜 평화를 잃어버렸나요? 인간의 범죄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에덴 동산에 두셨죠. ‘에덴’은 ‘기쁨’이란 뜻입니다. ‘평화’와 비슷한 말입니다. 에덴 동산은 기쁨의 동산이요 평화의 동산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그 평화를 마음껏 누리도록 하면서 한 가지 제한 조건을 달았습니다. 다른 것은 마음대로 하지만 동산 중앙의 선악과는 따먹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설정하는 상징적 나무였습니다. 어디까지나 하나님은 창조주요 인간은 피조물이라는 것입니다. 동산 중앙에 생명 나무와 선악과 나무가 있었죠. 중앙에 있다는 것은 어디서든 보고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신호인 셈입니다. 생명 나무의 실과는 자유롭게 따먹을 수 있습니다. 푸른 신호등과 같습니다. 선악과는 따 먹지 말라고 했습니다. 빨간 신호등과 같습니다. 만일 따먹으면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창2:16~17)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죽는다는 물론 육신의 죽음도 의미하지만 그 이전에 하나님과 관계가 끊어지는 영적 사망(롬6:23)을 가리킵니다.

아담과 여자가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 선악과를 따먹게 되는데 그 후에 어떻게 됐죠? 창3:8 “그들이 그 날 바람이 불 때 동산에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아담과 그의 아내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은지라” 하나님이 나타나시자 아담은 숨어버립니다. 하나님이 불러내서 그에게 왜 그랬냐고 묻자 뭐라고 대답합니까? 두려운 마음에 숨었다고 합니다. 무슨 말입니까? 하나님과 관계가 이미 끊어진 겁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를 잃어버렸습니다. 하나님이 왜 선악과를 따먹었느냐고 책망하자 아담이 또 뭐라고 말하죠? 창3:12 “아담이 이르되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원망스런 어조로 하나님 핑계를 대고 또 여자 핑계를 댑니다. 그러니까 뭔가요?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지고 부부 관계까지 흔들립니다. 평화 대신 불안과 갈등이 찾아온 겁니다. 죄는 분리 작용을 합니다. 그리고 갈등을 일으킵니다.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더 나아가서 인간과 만물이 서로 불화하게 만듭니다. 하나님 앞에서 인간이 평화를 누리고 부부 사이에 평화를 누렸는데 범죄한 후 갈등하기 시작합니다. 더 나아가 부부 사이에 태어난 자식들 사이에 갈등이 생깁니다. 인류 최초의 살인 사건이 아담의 가정에서 형제지간에 발생하잖아요. 그리고 피조세계에 가시덤불과 엉겅퀴가 나오게 됩니다. 자연과 인간이 불화하게 된 겁니다.

[2]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 십자가 대속으로 평화 회복

이 문제를 해결하러 오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인간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성경은 그를 가리켜 ‘평화의 왕’으로 증거합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시기 7백여 년 전에 예언한 말씀이 있습니다. 그 중에 사9:6 보면 메시아 예수님을 가리켜 ‘평강의 왕’(Prince of Peace)이라 불렀습니다. 그 예언이 성취되어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셨고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을 평화의 왕으로, 그리고 살후3:16에는 ‘평강의 주’(Lord of Peace)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인간으로 탄생하실 때 천사가 나타나 증거한 말씀이 있죠. 눅2:14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이 바로 평화임을 선포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평화를 주기 위해 예수님이 하신 일은 십자각 못 박혀 죽으신 겁니다. 인간이 평화를 빼앗긴 게 바로 죄 때문이므로 죄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신 것입니다. 히9:22에 보면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롬3:25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 … ” 인간은 죄로 인해 하나님과 원수가 됐는데 이를 화해시키기 위해 예수님이 인간의 죗값을 대신해서 피 흘려 죽으셨으니까 화목제물이 되신 겁니다.

엡2:16에서는 이렇게 증거합니다.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이 둘’은 유대인과 이방인을 가리킵니다. 원수지간이던 그들이, 더 나아가 모든 인간이 십자가로 화목하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골1:20을 보면 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하게 되기를 기뻐하심이라” 십자가로 인간이 만물과도 화목하게 됐다는 겁니다.

북유럽에 위치한 국가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국기에 십자가가 그려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중 한 나라가 핀란드입니다. 지금은 공화국이지만 옛날에 왕(소국이어서 정확히 말하면 대공)이 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선정을 베푼 한 왕이 있었습니다. 그는 백성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는데 고민거리가 있었습니다. 대를 이을 왕자가 없는 겁니다. 고민 끝에 왕위를 이을 사윗감을 찾는다고 공고를 냈습니다. 전국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몰려들었습니다. 1차 테스트로 일단 활쏘기 말 타기 등 무예시험을 치렀는데 10명이 통과했습니다. 왕이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하나로 이어주는 나무를 일주일 이내로 구해오라!” 일주일 후 젊은이들은 저마다 큼직하고 잘 생긴 나무를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한 청년은 왕 앞에 십자가를 내밀었습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폐하, 십자가의 세로막대는 하늘과 인간을 이어주고 가로막대는 인간과 인간을 이어줍니다.” 이에 탄복한 왕이 그에게 왕위를 물려주었고, 새 왕은 십자가 정신으로 선정을 베풀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평화는 오직 십자가를 통해서만 주어집니다.

[3] 그리스도인 : 평화를 누리는 사람, 평화를 만드는 사람

그러므로 십자가 대속의 은혜를 입은 그리스도인은 참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그 평화를 전함으로 세상에 평화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롬5:1에서 바울이 이렇게 증거합니다. 롬5:1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으로 죄인인 인간과 원수지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십자가 대속을 믿는 자가 의인이 되어 하나님과 화목하게 됐다는 말입니다.

이어서 롬5:2을 보면 이렇게 증거합니다. “또한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믿음으로 서 있는 이 은혜에 들어감을 얻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하느니라”(cf. 히4:16) 이제는 하나님의 보좌 앞에 나아가 마음껏 은혜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입니다.

이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과 다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세상이 주는 것은 외적인 안락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는 영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요14:27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my peace)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세상의 안락함은 외적인 환경이나 조건이 달라지면 언제든지 사라집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는 환경이나 조건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사도행전 16장을 보면 바울이 빌립보에서 감옥에 갇혔을 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는 복음을 전하다 애매하게 체포되어 고문을 받고 육신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감옥에 갇힙니다. 그래도 밤중에 기도와 찬송을 합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합니까? 그 마음속에 예수님이 주신 평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사도행전 12장을 보면 베드로가 헤롯 왕의 핍박으로 감옥에 갇혔을 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밤이 지나면 끌려 나가 처형당할 위기 상황입니다. 쇠사슬에 채워졌고 양쪽에서 군인들이 꽉 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베드로가 잠을 자고 있습니다. 아주 깊이 잠들었습니다. 천사가 와서 옆구리를 쳐서 깨울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그 상황에 잠이 왔을까요? 오니까 잤겠죠. 그의 마음속에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가 있었기 가능했습니다.

마음속에 평화가 깃들면 삶의 현장에서도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가 나타납니다. 요삼2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영혼이 잘 된다는 것은 하나님과 좋은 관계를 의미하고 평화가 깃들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면 하는 일들도 잘 되고, 육신의 건강도 좋아진다는 겁니다.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죽기 직전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며 건강을 유지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말년에 기자가 물었습니다. “회장님, 고령에도 이렇게 건강하게 활동하시는 비결이 뭡니까?” 그는 별 게 없다며 한 마디로 대답했습니다. “평화죠!” 그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마음속에 평화를 누렸고 그 가정도 평화로 가득했습니다. 그러니까 마음이 평안한 상태에서 좋은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일의 능률도 오르고 건강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마음에 평화가 있으면 특히 인간관계가 좋아집니다. 엡2:13~14 “13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 14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cf. 히10:19~20) 십자가 대속을 믿으면 마음에 평화가 깃들게 되는데 더 나아가 다른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게 됩니다. 십자가는 담을 허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실 때 성전의 지성소 휘장이 찢어졌습니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담이 무너진 겁니다. 더 나아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담이 무너졌습니다.

그러니까 그리스도인은 단순히 혼자서 평화를 누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그 평화를 전함으로 세상에 평화를 만들어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기독교 고전 「그리스도를 본받아」의 저자로 유명한 토마스 아 켐피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란 평화로운 자(peaceful man)이며, 평화를 만드는 자(peacemaker)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 각자 평화를 누릴 뿐만 아니라 내가 있는 곳곳에서 평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팔복 가운데 하신 말씀입니다. 마5:9 “화평하게 하는 자(peacemaker)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가정에서 평화를 이루고 교회에서 평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마5:24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무슨 말인가요? 예배보다 헌금보다 봉사보다 이웃과의 평화가 더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바울은 더 나아가 이렇게 권면합니다. 롬12:18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여기서 ‘모든 사람’에는 불신자, 타종교인,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 심지어 원수들도 포함됩니다.

바울은 적극적인 복음 전파를 통해 평화를 만들 것을 권면합니다. 고후5:19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cf. 행10:36 화평의 복음) 십자가 복음이 곧 평화의 복음입니다. 하나님과 평화를 누리고 그 평화를 이웃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평화의 복음을 잘 전하려면 맨입으로 되지 않습니다. 삶의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마음속에 십자가 정신을 담고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자칭 신앙이 좋다는 사람들 중에 ‘십자가 정신’이 아니라 ‘십자군 정신’을 갖고 사는 모습을 왕왕 봅니다. 그래서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확신을 갖는 것을 좋지만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 가운데 강요하거나 남을 정죄하는 것을 잘못된 태도입니다.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않는다고 했습니다(고전13:5). 십자가 정신은 이웃을 존중하고 섬기는 것입니다. 그런 자세로 살아가면 가정도 교회도 평화로운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그게 바로 지상의 작은 천국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천국은 평화의 나라입니다. 우리가 장차 영원한 천국 완전한 평화가 있는 곳에 들어가겠지만 이 세상 살 동안에도 십자가로 인해 얻는 평화를 이루어가면 우리가 있는 곳이 작은 천국이 될 수 있습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십자가 정신으로 하나 될 때 비로소 평화로운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작금의 현실을 보면 안타깝게도 나라가 사분오열되어 있습니다. 세대, 이념, 지역, 종교, 계층 등의 문제로 국민들이 서로 대립하고 충돌합니다. 특히 남북 관계가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작년에 남북 대화가 있었지만 비핵화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갈등이 잠재 중입니다. 이런 모든 장벽을 없애는 길은 오직 십자가 외에 없습니다. 정치 외교적 차원에서 남북 대화도 하고 주변의 열강들과 대화해야겠지만 근본적으로 십자가 복음을 전하며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사랑을 실천하는 게 필수적입니다. 전쟁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지만 거기서 그치면 ‘휴화산 평화’입니다. 평화협정을 맺는다고 해도 전쟁은 언제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참 평화는 오직 십자가 복음으로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지만 반드시 평화 통일이요 복음 통일이어야 합니다. 그 외에 다른 방식의 통일은 불필요합니다. 특별히 금년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요한 시기입니다. 나라를 위해 많이 기도하되 복음을 통한 진정한 평화를 위해 복음 전파와 사랑의 실천을 통해 이를 뒷받침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금년도 우리교회 표어를 “예수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로 정했습니다. 아무쪼록 십자가 은혜로 어떤 환경과 조건에서도 참 평화를 누리시고 가정과 교회에서 평화를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국가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계속 기도하고 복음 전파의 사명을 힘써 감당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