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카네이션 시크릿 (요 1:1~14 ) 홍문수 목사

한 인도 청년이 미국에서 유학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과에서 공부하는 미국인 학생이 그에게 꼭 전도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인도 청년은 힌두교도라서 그런지 좀처럼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복음을 쉽게 전하면 좋을까 궁리했지만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이 산책을 하고 있는데 큼직한 트랙터가 흙을 갈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곳에 큰 개미집이 있었는데 개미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개미들이 트랙터에 깔려 죽든지 아니면 개미집에 무너져서 흙에 깔려 죽을 것 같았습니다. 인도 청년은 힌두교도라 개미가 미물이라도 귀히 여겨서 그런지 몹시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때 미국인 학생이 찬스라고 여겨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봐, 자네가 아무리 안타까워하고 소리를 친다고 해도 개미들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어. 만약 자네가 개미가 된다면 그들에게 위험하니까 빨리 피하라고 말해 줄 수 있지 않겠어?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에도 인간으로 오신 이유가 바로 그거야.” 그 말을 듣고 인도 청년이 복음을 이해하게 되었고 마침내 예수님을 영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하나님을 알 수 없어서 죄 가운데 비참하게 살다가 영원한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을 하나님이 심히 안타깝게 여기셨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인간으로 보내심으로 구원해 주십니다. 이게 바로 성탄의 가장 핵심적인 의미입니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성탄절이 가까워도 분위기가 예전만 못합니다. 거리에도 캐럴 소리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캐럴을 틀려면 저작권료를 내야 된다는 부담 때문인지 상점에서 틀지 않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다행히 문화체육부에서 크리스마스 캐럴 14곡을 저작권료 걱정 없이 틀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요즘 젊은이들이 핼러윈 데이 등 다른 이벤트에 관심을 갖고 크리스마스는 옛날 풍습으로 치부한다는 말도 들립니다. 크리스마스가 세속적인 모습으로 요란한 것도 문제지만 이렇게 무관심하게 지나가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교회에서는 대강절(待降節)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강절은 대림절(待臨節)이라고도 하는데 성탄절 직전 4주간 동안 지키는 절기입니다. 영어로는 ‘Advent’라고 하는데, 이 말은 ‘강림’, ‘도래’ 등의 뜻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강절은 예수님이 오신 성탄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절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기간 중에 우리는 성탄의 복음을 묵상하면서 은혜를 나누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게 성탄의 복음을 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래저래 성탄의 복음을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성탄절까지 몇 번에 걸쳐 성탄의 의미를 함께 상고해 보고자 합니다. 아무쪼록 대강절과 성탄절을 보내면서 성탄하신 예수님을 깊이 만남으로 풍성한 은혜를 누리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요한복음에 나타난 성탄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복음서는 예수님의 생애를 기록한 책입니다. 4 복음서가 있는데 조금씩 색다릅니다. 예수님의 성탄에 대한 기록도 각각 특색이 있습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은 성탄을 사건 중심으로 기록합니다. 마가복음은 성탄 기록이 아예 생략되어 있고 공생애부터 기록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요한복음에서는 성탄을 사건 중심으로 기록하지 않고 신학적인 의미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1] 말씀이신 예수님 : 영원하신 하나님의 아들(聖子)

요한복음 1장은 예수님을 가리켜 ‘말씀’이라고 증거합니다. 요1:1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여기서 ‘태초’는 창1:1의 ‘태초’와 좀 다릅니다. 창세기의 태초는 우주만물이 창조되고 우주의 역사가 시작되는 출발점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본문의 태초는 우주만물 창조 이전 즉 영원 전을 의미합니다. 영원 전부터 말씀이 계십니다. 문법적으로 보면 현재 미완료시제로 표현했는데 이는 말씀의 영원성을 증거합니다.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있다는 것은 하나님 아버지와 함께하는 것을 말합니다. 말씀은 헬라어로 ‘로고스’인데 ‘지혜’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특별한 인격체로서의 지혜를 가리킵니다. 잠8:22~31에 보면 인격체로서의 지혜가 우주만물을 창조하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그리고 그 말씀은 또 하나님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인간으로 오신 것은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이지만 그 이전에 구약시대에, 더 멀리 거슬러 올라가 영원 전부터 계셨습니다. 이런 사실을 가리켜 예수님의 선재성(先在性, pre-existence)이라 말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 창조 이전부터 계셨고, 또 인간으로 오신 성탄 이전부터 계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여기서 삼위일체(三位一體, Trinity) 교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아버지 성부(聖父), 아들 성자(聖子), 그리고 영이신 성령(聖靈)으로 존재합니다. 예수님은 삼위일체 가운데 2위 하나님입니다. 여기서 1위, 2위, 3위 하나님으로 언급하는 것은 등급을 의미하는 게 아니고 단순히 위격을 구분할 뿐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은 동등하고 동일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우주만물을 창조하셨습니다. 그 가운데 말씀이신 예수님도 창조에 참여하셨습니다. 요1:3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만물이 그 어느 것 하나도 빠짐없이 예수님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말입니다. 창1:1에서 ‘하나님’은 히브리 원어로 ‘엘로힘’으로 삼위일체 하나님을 가리킵니다.

이런 사실을 사도 바울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골1:15~16 “15 그는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형상이시요 모든 피조물보다 먼저 나신 이시니 16 만물이 그에게서 창조되되 … 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고”

그런데 이 말씀이 어떻게 되셨나요? 요1:14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말씀이 육신이 되었다는 것은 인간이 되셨다는 의미입니다. 그가 곧 유일하신 하나님의 아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하나님인 동시에 인간이십니다. 이런 예수님의 속성을 가리켜 신인양성(神人兩性, God-Man)이라 말합니다.

[2] 말씀이신 예수님이 육신이 되심 : 인카네이션(Incarnation)

이와 같이 말씀이신 예수님이 인간의 육신을 입고 이 세상에 오신 게 바로 성탄입니다. 그리고 이를 가리며 신학용어로는 성육신(成肉身)이라 부릅니다. 영어로는 ‘Incarnation’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셨다고 해서 도성인신(道成人身)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3] 말씀이 육신이 되신 이유 : 인카네이션 시크릿(Incarnation Secret)

그러면 하나님의 아들 즉 하나님이신 말씀이 굳이 인간의 육신으로 이 세상에 오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비밀이 있습니다. 이를 가리며 ‘인카네이션 시크릿’(Incarnation Secret)이라 불러 봅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세 가지만 소개해 드립니다.

① 계시 :

첫째, 말씀이 육신이 되신 것에는 하나님을 나타내는 계시의 목적이 있습니다. ‘계시’((啓示)라는 말은 감추어진 비밀을 드러내 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어로 ‘revelation’인데 동사 ‘reveal’(드러내다)에서 나온 말입니다.

본문 뒤에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요1:18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느니라” 하나님은 인간이 육안으로 볼 수 없습니다. 인간은 죄인으로 거룩하신 하나님을 직접 볼 수 없습니다. 만일 보면 즉사합니다(출33:20). 그런데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면 영원히 멸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죄인이 된 인간의 딜레마입니다. 하나님을 봐도 문제이고 보지 못해도 문제입니다. 이런 딜레마를 해결해 주는 게 바로 성육신 즉 ‘인카네이션’입니다. 하나님 아버지 품속에 있던 아들 하나님이 인간으로 나타나신 겁니다.

히브리 기자는 하나님을 나타내는 계시의 목적으로 예수님이 오신 것을 가리켜 이렇게 증거합니다. 히1:1~2 “1 옛적에 선지자들을 통하여 여러 부분과 여러 모양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이 2 이 모든 날 마지막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으니 … ” ‘옛적에’는 구약시대를 가리킵니다. 그 시대에는 선지자들을 통해 꿈, 환상, 음성 등 직접계시의 방식으로 하나님을 나타내셨습니다. 이런 계시들은 제한적이어서 하나님을 밝히 나타내 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하나님의 아들이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의 인카네이션 즉 성탄은 하나님을 보여주는 최고 최후의 계시입니다.

예수님이 이런 사실을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제자들 중에 빌립이 하나님을 보여 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 이렇게 답변해 주셨습니다. 요14:9 “예수께서 이르시되 빌립아 내가 이렇게 오래 너희와 함께 있으되 네가 나를 알지 못하느냐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 인간이 육안으로 하나님을 볼 수 없어서 예수님이 인간으로 오셨는데, 자기 앞에 계신 하나님의 아들을 똑똑히 보고 있으면서 하나님을 보여 달라고 했으니 얼마나 황당합니까! 보이지 않는 하나님에게 나아가는 길은 오직 예수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요14:6에서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하나님)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라고 말씀하신 겁니다.

마치 이런 겁니다. 우리는 맨눈으로 태양을 똑바로 보지 못합니다. 그런데 선글라스를 끼면 볼 수 있습니다. 필터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영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이 인간의 육신으로 필터 역할을 해 주니까 죄인인 우리가 감히 하나님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와 여러분은 성탄을 통해 하나님을 알 수 있고 볼 수 있게 되었음을 기억하며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성경에 기록된 예수님에 관한 모든 말씀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하나님을 경험하는 게 진짜입니다. 이런 방식 외에 하나님을 경험할 수도 없지만, 만일 다른 방식으로 하나님을 경험하려고 애를 쓰다 보면 이단이나 신비주의로 전락하게 됩니다. 아무쪼록 하나님을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오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바른 신앙으로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② 대속 :

둘째, 말씀이 육신이 되신 것에는 우리의 죄를 대속하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대속(代贖, redemption)은 다른 이의 죄 값을 대신 담당해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이 이런 사실을 직접 밝히셨습니다. 막10:45 “인자가 온 것은 …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이 말씀대로 예수님은 마지막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셨습니다. 십자가에 운명하실 때 뭐라고 말씀하셨나요? 요19:30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니 영혼이 떠나가시니라” ‘다 이루었다’는 말씀은 값을 다 치렀다는 뜻으로 ‘완불’을 의미합니다. 인간이 모든 죄 값을 치러주셨음을 선언한 것입니다. 히9:22에 기록된 대로 오직 피 흘림으로써만 속죄할 수 있기 때문에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것입니다.

다른 이의 죄를 대속해 주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죄를 사하는 권세가 있어야 하니까 하나님이어야 하고, 피를 흘려야 하니까 인간이어야 하고. 그런데 한 가지 체크할 게 있죠. 자신의 죄가 없는 인간이어야 합니다. 만일 자신의 죄가 있으면 죽어봤자 자신의 죄 값을 치르는 것에 그칩니다. 다시 정리하면, 하나님이어야 하고 죄 없는 인간이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동정녀의 몸을 통해 성령으로 잉태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보통의 남녀 사이에 태어난 인간은 죄의 오염을 피할 수 없습니다. 예외 없이 죄인입니다. 그런데 이런 비밀을 모르는 인간들이 처녀가 어떻게 아이를 낳느냐며 의심하고 조롱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원하시면 무엇이든지 가능한데 말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십자가 죽으심이 대속임을 증명해 주는 사건이 있죠. 부활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셨다가 사흘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만일 부활이 없다면 대속을 증명할 길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사람들이 수두룩했기 때문입니다. 오직 예수님만 미리 대속을 말씀하셨고 또 부활하셨기에 명명백백하게 증명해 보이신 겁니다. 롬1:4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사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되셨으니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시니라” 부활하심으로 대속의 사실과 더불어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인간으로 오셨던 것임을 증명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예수님의 대속을 믿는 자는 죄 사함을 받고 사망에서 구원받고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요1:4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cf. 롬6:23) 말씀이신 예수님 안에 생명이 있으므로 그분을 믿음으로 영접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그런데 믿기만 하면 영생을 얻는다는 사실이 간혹 의심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의심할 여지가 전혀 없는데 말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의 약속으로 인증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요1:11~12 “11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 12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의 신분을 얻었으면 이미 영생을 얻은 것입니다. 하나님 자녀 인증은 어떻게 된다고요? 믿음으로! 한 마디로 말해서 ‘믿음 인증’(faith recognition)입니다.

이런 예를 생각해 보세요. 문을 열 때 인증이 되어야 열립니다. ‘열쇠 인증’입니다. 열쇠를 잃어버리면 곤란합니다. 예전에 열쇠만 사용하던 시절 고층 아파트에 사는 분이 경비실에 열쇠를 맡겨둔 것을 잊고 올라갑니다. 마침 정전이라 걸어서 겨우 올라갔는데 문 앞에서 열쇠를 두고 온 것을 알았습니다. 얼마나 황당했을까! 요즘에는 번호로 인증하면 저절로 열립니다. 그런데 번호를 잊어버리면 대책이 없습니다. 번호를 잘못 눌러서 문이 영영 닫혀 당황한 적 없으신가요? 저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문 인식(fingerprint recognition)도 있고 얼굴 인식(face recognition)도 있습니다. 참 신기하죠. 지문만 대도 철커덕하고 자동으로 열립니다. 얼굴만 대도 철커덕하고 자동으로 열립니다. 그런데 세월이 가면 지문이 지워지기도 하고 얼굴 모양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반면에 믿음은 마음속에 있으므로 잃어버릴 염려가 없습니다. 믿음만 있으면 자동으로 인식됩니다. 이미 영생을 얻은 겁니다. 장차 천국에 이를 때 천국 문이 자동으로 열릴 것을 확신하시기 바랍니다.

③ 동행 :

셋째, 말씀이 육신이 되신 것에는 우리와 동행하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육신을 입고 우리 인간들과 함께 살려고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요1:14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 ” 여기서 ‘거하다’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스케노오’인데 ‘텐트를 치다’ 혹은 ‘텐트에서 살다’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별명이 무엇입니까? 임마누엘! 마1:23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사7:14 예언의 성취) 마리아가 잉태했을 때 약혼자 요셉이 당황하고 번민할 때 천사가 나타나 전해준 말씀입니다. ‘임마누엘’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뜨십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살려고 육신을 입고 이 세상에 오신 것입니다.

요즘에 많은 분들이 반려동물을 기르죠. 한번은 신문에서 독거노인의 반려견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밖에 나갔다 오면 강아지가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너무 좋다는 겁니다. 열 효자보다 낫다고 합니다. 그 어르신이 이렇데 말합니다. “나는 병원 가면 2천 원 내는데 얘는 2만원을 내요. 그래도 아깝지 않아요. 얘 없으면 못 살거든요.” 이렇게 좋은 강아지라고 하더라도 더 친해지겠다고 강아지가 되는 인간이 있을까요? 말도 안 되죠. 그런데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해 주시려고 인간이 되신 겁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인간이 되신 것은 인간이 강아지 되는 것보다 더 낮고 천해진 겁니다.

예수님은 인간이 되셔서 우리와 동일한 인생고를 겪으셨습니다. 히4:15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동정’이란 말이 예전에 사용하던 한글개역성경에서는 ‘체휼’(體恤)로 번역되어 있었습니다. 이 번역이 더 좋습니다. 동정은 상대방과 동일한 처지를 경험하지 않아도 불쌍히 여기면 가능합니다. 반면에 체휼은 상대방고 같은 처지를 경험해 보았기에 공감하는 것은 의미합니다. 만일 예수님이 그냥 하나님으로만 계셨더라면 인간의 애환을 공감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우리 입장에서도 예수님을 하나님으로만 여기면 멀게 느낄 겁니다. 진정한 위로가 되지 못합니다. 눈물을 흘려본 사람만 남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법입니다.

예수님은 최상의 영광을 가진 분이지만 이 세상에 가장 낮은 곳에 오셨습니다. 말구유에, 그리고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온갖 고초를 다 겪으셨습니다. 그분의 경험의 범위를 벗어나는 인생은 없습니다. 누구나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때때로 우리가 고난을 당할 때 혼자서만 당하는 줄 알고 외롭고 섭섭할 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예수님은 이미 그보다 더 심한 것을 경험해 보셨습니다. 그러므로 공감하게 됩니다.

여러 해 전에 진중 세례식을 인도하기 위해 군부대를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설교단에 섰는데 분위기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앞에 앉아 있는 세례 예정 사병들은 좀 나은데 뒤쪽에 앉아있는 사병들은 아예 취침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겁니다. 어떻게 분위기를 잡을까 순간 기도하는데 하나님이 지혜를 주셨습니다. 마침 제 아들이 논산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우리 아들도 논산에서 훈련을 받고 있어서 그런지 여러분이 남 같지 않습니다~” 그러자 사병들이 자세를 고쳐 앉고 주목하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설교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공감이라는 게 이렇게 중요한 것이로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복음송 중에 이런 노라가 있죠. “1. 나를 지으신 주님 내 안에 계셔 / 처음부터 내 삶은 그의 손에 있었죠 / 내 이름 아시죠 / 내 모든 생각도 / 내 흐르는 눈물 그가 닦아주셨죠 / 2. 그는 내 아버지 난 그의 소유 / 내가 어딜 가든지 날 떠나지 않죠 / 내 이름 아시죠 / 내 모든 생각도 / 아바라 부를 때 그가 들으시죠.” 내 모든 것을 체휼하시고 아시는 예수님이 우리와 동행해 주시고 위로해 주시기에 우리는 새 힘 얻고 승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장차 천국에 들어가면 주님과 함께 살 것입니다. 영원히! 계21:3 “내가 들으니 보좌에서 큰 음성이 나서 이르되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 ” 장막에서 함께 산다는 말인데 요1:14에서 사용한 헬라어 단어 ‘스케노오’(텐트를 치다, 텐트에서 살다)와 동일한 말입니다.

여러분, 이 대강절에 인카네이션 시크릿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게 하나님을 계시해 주시기 위해, 우리 죄를 대속해 주시기 위해, 우리와 함께 살기 위해 인간의 육신을 입고 오신 예수님을 만나고 그 은혜를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인카네이션 시크릿은 공개된 비밀(open secret)이므로 이웃과 나누시기 바랍니다. 부디 이 아름다운 성탄의 복음을 음미하면서 풍성한 은혜를 누리고 또 전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