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포로가 된 사람들 (왕상 21:14~26)
홍문수 목사

이성복 시인(1952~ )의 시 가운데 「그렇게 소중했던가」라는 제목의 시가 있습니다. 그 중 일부를 소개해 드립니다. “버스가 지리산 휴게소에서 / 십분 간 쉴 때 / (중략) / 자판기 커피 뽑아 한 모금 마시는데 / 버스가 떠나고 있었다. // (중략) // 가뿐 숨 몰아쉬며 자리에 앉으니 / 회청색 여름 양복은 온통 / 커피얼룩 / 화끈거리는 손등 손바닥으로 쓸며 / 바닥에 남은 커피 / 입 안에 털어 넣었다. // 그렇게 소중했던가 / 그냥 두고 올 생각 왜 못했던가 / 꿈 깨기 전에는 꿈이 삶이고 / 삶 깨기 전에 삶은 꿈이다.”

여러분 중에 혹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해보신 분이 계신가요? 황당한 일이죠. 그까짓 커피 한 잔이 뭐라고 그걸 포기하지 못해서 양복에 커피 얼룩이 생겼으니 한 마디로 소탐대실(小貪大失)입니다. 그래도 이 경우 얼룩진 양복을 세탁하면 되겠지만 만일 인생을 계속 이런 방식으로 산다면 곤란합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인간은 욕망을 갖고 살아갑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기본욕구(need)야 당연히 채워야겠지만 과도한 욕망(greed)을 채우려고 애쓰다 보면 자칫 낭패를 당하기 일쑤입니다.

여러분, 인생이 왜 망할까요? 여러 가지 이유를 댈 수 있겠지만 중요한 한 가지는 욕망 때문입니다.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면 반드시 패망하고 맙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욕망 때문에 망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합과 이세벨입니다. 아합은 북 이스라엘의 7대 왕으로 B.C. 874~853에 재위했는데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사악한 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이방나라 시돈의 공주 이세벨을 왕후로 들였습니다. 이세벨은 간악한 우상숭배자로 남편 아합을 꾀어 이스라엘을 바알과 아세라 신 우상 숭배로 몰아갔습니다. 우상 종교의 특징은 예나 지금이나 세속적인 욕망을 채워준다고 속이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필요한 욕구(need)는 채워주시지만 과도한 욕망(greed)까지 채워주시지 않습니다. 바른 신앙을 갖지 못하고 세속적인 욕망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사람들이 우상 숭배에 쉽게 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합과 이세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마음속에 세속적인 욕망이 가득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욕망을 채우려고 별의 별 짓을 다 합니다. 하나님을 배반하고 우상숭배를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백성들을 압제하고 강탈하는 짓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욕망을 채우다 보면 하나님을 거역하는 데서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을 해치는 폭력성을 표출합니다.

[1] 불행을 자초한 아합과 이세벨 : 욕망의 포로가 된 사람들

인간이 아무리 욕망을 채우려고 기를 써도 행복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욕망의 포로가 되어 끌려 다니면서 불행을 자초합니다. 그리고 결국 패망합니다. 아합과 이세벨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을 살펴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사악했는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비참하게 인생을 마쳤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됩니다. 부디 저와 여러분은 욕망의 포로가 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길입니다.

그러면 아합과 이세벨이 욕망의 포로가 되어 어떻게 인생을 망쳤는지 그 과정을 살펴봅니다. 그 당시 북 이스라엘의 수도는 사마리아입니다. 그곳에는 근사한 궁전이 있었습니다. 상아 궁으로 불릴 정도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왕상22:39). 왕상21:1에 나오는 왕궁은 별궁으로 사마리아 북쪽 이스르엘에 있는 왕의 별장입니다. 그 외에도 별궁이 여러 성읍에 산재해 있었습니다. 이렇게 호화로운 삶을 살았던 아합에게 과연 뭐가 부족했겠나 싶습니다. 그런데 나봇이란 범부의 포도원이 탐이 나서 넘보았습니다. 왕궁 바로 앞에 그 포도원이 있었는데 볼 때마다 욕심이 났던 겁니다.

여러분, 이게 아합만의 문제는 아니죠. 인간의 욕망에는 끝이 없습니다. 아홉을 가지면 하나를 더해 열 개를 채우려고 하고, 열 개가 되면 스무 개를 만들고 싶어 하는 게 인간의 본성입니다. 이런 욕망을 제어할 수 있어야 마땅한데 아합은 욕망에 사로잡혀 포로처럼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나봇에게 포도원을 자기에게 넘기라고 강요합니다. 왕상21:2 “아합이 나봇에게 말하여 이르되 네 포도원이 내 왕궁(=이스르엘 별궁) 곁에 가까이 있으니 내게 주어 채소밭을 삼게 하라 … ” 채소밭은 농사지어 먹는 농토가 아닙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정원과 같은 겁니다. 포도원은 생계의 터전으로 나봇에게 꼭 있어야 되지만 아합에게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그것을 탈취하려고 합니다. 겉으로는 돈을 쳐 준다고 했지만 왕이 요구하는 것 자체가 압력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봇은 팔 수도, 넘겨줄 수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사회에서 토지는 하나님이 주신 기업으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대로 보존해야 합니다(레25:23). 아무리 왕이 요구해도 거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아합의 반응이 어떠했나요? 왕상21:4 “ … 아합이 근심하고 답답하여 왕궁으로 돌아와 침상에 누워 얼굴을 돌리고 식사를 아니 하니” 밥도 안 먹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마치 떼쓰는 어린 아이와 같습니다.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하자 속이 상해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입니다. 작은 땅에 대한 욕망 때문에 그러게 많은 소유와 권세를 가진 아합 왕이 스스로 불행해진 것입니다. 정말 어리석고 한심한 인간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진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아무리 소유가 많아도 그보다 욕망이 더 커지면 인간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가 경제 발전을 이루어 불과 몇 십년 전과 비교할 때 지금 어머 어마하게 풍요로워졌지만 국민의 행복도가 OECD 국가들 중에 최하위권입니다. 왜 그럴까요? 소유는 많이 늘었는데 욕망은 그보다 더 많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소유가 아무리 많아져도 욕망을 따라가지 못하니까 불행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욕망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한 것입니다.

아합이 욕망을 채우지 못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자 보다 못한 왕후 이세벨이 나섭니다. 무슨 왕이 그 모양이냐고 핀잔을 주며 자기가 빼앗아 줄 테니 걱정 말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흉계를 꾸밉니다. 이세벨이 어떻게 나봇을 살해하는지 과정이 왕상21:5~15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거짓 증인 두 명을 세워 불법 인민재판을 열게 합니다. 백성들을 모아놓고 거짓증인 두 명이 나봇이 하나님과 왕을 모독했다고 거짓으로 고발합니다. 당시 율법으로는 하나님을 모독하거나 하나님이 세운 지도자를 모독하면 돌로 쳐서 죽이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합법을 가장해서 살해한 겁니다.

그러자 아합은 좋아하며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려고 갑니다. 왕상21:16 “아합은 나봇이 죽었다 함을 듣고 곧 일어나 이스르엘 사람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러 그리로 내려갔더라” 그 모습을 보고 진노하신 하나님이 엘리야 선지자를 보내 그를 책망합니다. 왕상21:20 “ … 네가 네 자신을 팔아(you have sold yourself-NIV)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으므로”

네가 자신을 팔았다(히브리어-히트마케르카)는 말은 히브리어 동사 ‘마카르’에서 나왔는데 노예로 판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아합이 죄와 욕망에 팔려 노예가 됐다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욕망의 포로가 됐다는 말입니다.

성경은 분명히 증거합니다. 욕망의 포로가 되면 질질 끌려가다가 결국 사망에 이른다고. 약1:14~15 “14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dragged away) 미혹됨이니 15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아합과 이세벨이 그런 꼬락서니가 됐습니다. 그때 하나님이 엘리야를 시켜 심판을 선포하십니다. 왕상21:19 “너는 그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이 네가 죽이고 또 빼앗았느냐고 하셨다 하고 또 그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이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은 곳에서 개들이 네 피 곧 네 몸의 피도 핥으리라 하였다 하라” 나중에 정말 그 예언대로 됐습니다( 왕상22:37~38). 너무나도 비참한 최후입니다. 이세벨의 경우도 마찬가지 비참한 최후가 될 것임을 선포합니다. 왕상21:23 “이세벨에게 대하여도 여호와께서 말씀하여 이르시되 개들이 이스르엘 성읍 곁에서 이세벨을 먹을지라” 후일 예후가 그녀를 죽이는데 그 시체가 찢긴 채 여기저기 나뒹굴어 개들이 먹게 됩니다(왕하9:30~37).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토록 욕망을 추구하며 살았지만 불행한 삶을 살다가 마침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아합과 이세벨의 인생을 보면 정말 씁쓸합니다. 왜 그렇게 어리석은 인생을 살았는지!

이솝의 우화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파리와 꿀단지! 파리들이 날아다니다 향긋한 냄새가 있어 따라가 봤더니 항아리에 꿀이 담겨져 있습니다. 좋다고 들러붙어 꿀을 먹기 시작합니다. 꿀 냄새에 취해서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들어옵니다. 피하려고 했지만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이미 발도 주둥이도 날개도 꿀에 들어붙어서 아무리 안간힘을 써 봐도 도망칠 수 없었습니다. 결국 파리들은 항아리에 빠진 채 죽고 맙니다. 파리가 적당히 먹고 자리를 떠났으면 죽지 않았을 텐데 너무 욕심을 부리다가 죽음을 맞이한 것입니다. 단순한 우화지만 인생의 진리를 가르쳐 줍니다. 일단 욕망의 포로가 되면 멸망하기까지 거기서 헤어나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신앙이 있어서 뒤늦게라도 깨닫고 회개하면 헤어날 수 있습니다. 솔로몬 같은 인물이 그랬습니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왕자였고 장성해서는 왕이 됐습니다.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재물도 권세도 명예도 쾌락도 최고였습니다. 왕들 중에서도 최고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욕망은 끝이 없나 봅니다. 그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추구합니다. 열왕기상 10장을 보면, 그가 얼마나 호화롭게 살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레바논의 백향목으로 건축한 궁전에서 정금을 입힌 상아 보좌에 앉았습니다. 금 그릇으로 음식을 먹고 왕궁에는 아예 은그릇 자체가 없을 정도로 화려했습니다. 그가 얼마나 유명했는지 멀리서 스바 여왕이 사절단과 함께 내방했고, 주위 나라 백성들도 평생의 소원이 그를 한번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열왕기상 11장을 보면, 후궁이 7백 명이고 첩이 3백 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음속에서는 욕망이 끊임없이 솟아났습니다.

기가 막힌 것은 아무리 그래도 솔로몬 자신은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소유보다 욕망이 많으면 아무리 소유가 많아도 불행한 게 이치입니다. 그는 하나님에게서 멀어지면서 세상의 욕망에 사로잡혔고, 그러다 보니까 끊임없이 곤고했습니다. 나중에 가서야 깨닫고 회개합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기록한 게 바로 전도서입니다. 그는 후회 막심한 가운데 후대의 백성들에게 자신의 시행착오를 꼭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는 구구절절 인생의 헛됨을 노래합니다. 그렇게 욕망을 따라 살았지만 사실은 그 마음속에 만족이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특히 전5:10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풍요를 사랑하는 자는 소득으로 만족하지 아니하나니 이것도 헛되도다”

욕망은 하나님 대신 세상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참 만족은 오직 하나님에게서 오는 것이므로 하나님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마치 아기에게 엄마의 대체물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아기에게 온갖 것을 다 줘도 잠시 달랠 수 있을 뿐 결국은 엄마밖에 없습니다.

솔로몬이 뒤늦게 그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곁에 두고도 세상의 욕망을 따라갔다니! 만시지탄이지만 그래도 다행이기는 합니다. 회개하지 못한 채 인생을 마쳤으면 큰일 날 뻔 했는데 말입니다. 그는 전도서의 결론으로 이렇게 증거합니다. 전12:1,13 “1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 13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젊은이들에게만 말하는 게 아니라 하루라도 젊었을 때 하나님에게로 돌아오라는 절박한 호소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말씀대로 사는 게 모든 인생의 의미라는 겁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축복입니다.

[2] 행복을 발견한 그리스도인 : 사랑의 포로가 된 사람들

욕망 대신에 하나님의 사랑에 이끌려 살면 행복한 인생이 펼쳐집니다. 이게 그리스도인의 특권입니다.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에 감동되어 살아가는 게 바로 신앙생활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사랑의 포로가 된 사람입니다.

사도 바울은 사랑의 포로가 된 우리의 삶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고후5:14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NIV-Christ’s love compels us, NASV-the love of Christ controls us) 우리가 생각하건대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었은즉 모든 사람이 죽은 것이라” 그리스도인은 십자가 그 사랑이 강권함으로 그 사랑에 이끌려 살아가는 사람이란 말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죄와 욕망의 노예가 아니라 그리스도와 말씀의 종으로 살아갑니다. 바울이 권면하는 바가 바로 그겁니다. 갈5:1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 … )” 종의 멍에는 곧 죄와 욕망의 노예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 거기서 구원해 주셨으니 이제 다시는 욕망의 포로가 되지 말라는 겁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죄와 욕망에 끌려 다니던 옛사람이 죽고 새사람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미 육체의 욕망을 십자가에 못 박았으므로 그 은혜를 의지함으로 넉넉히 욕망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갈5:24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더 나아가 이제는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이끌려 순종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게 바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증표입니다. 예수님이 증거하십니다. 요14:21 “나의 계명을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니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요 나도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나타내리라” 말씀 순종이 예수님 사랑의 증표이고, 그렇게만 하면 하나님과 예수님의 사랑을 받게 됩니다. 이제 세상에 부족할 게 없죠. 어떤 형편에서도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탄이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또 다시 죄와 욕망의 포로가 되게 하려고 계속해서 유혹하고 핍박합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말씀으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시편기자 이렇게 노래합니다. 시119:9 “청년이 무엇으로 그의 행실을 깨끗하게 하리이까 주의 말씀만 지킬 따름이니이다(by taking heed thereto according to thy word-KJV)” 죄와 욕망에 빠지지 않고 행실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오직 말씀을 지킬 때 가능합니다. 여기서 말씀을 지킨다는 것은 말씀을 의지함으로 삼간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험한 세상에서 말씀대로 살아가려고 하면 어떻습니까? 쉽지 않죠. 세상의 유혹이 있습니다. 사탄은 끊임없이 우리 마음속에 속삭입니다. 왜 너만 유별나게 구니? 그렇게 해서 성공하겠어? 행복하겠어? 다른 사람들처럼 더 가져야지 … 이것도 저것도 해봐야지 … 신앙 타령은 교회에 가서나 하는 거야 … 세상에서 어떻게 너처럼 융통성 없이 사니? 그래도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그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럴 때 하나님이 책임져 주십니다. 예수님이 약속해 주셨습니다. 마6:33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은 곧 말씀대로 사는 삶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세상에서 필요한 것을 차고 넘치게 부어주신다는 약속입니다.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점 중에 키친버거 전문점 칙필에이(Chick-Fil-A)가 있습니다.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댄 캐티 회장이 한국 진출을 타진하려고 얼마 전 방한해서 인터뷰한 기사를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 회사는 창업 당시부터 이제껏 말씀대로 운영되는 기업입니다. 모든 매장의 간판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CLOSED SUNDAY”(주일에는 문을 닫습니다) 주일에는 말씀에 순종해서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익을 내려고 장사하는 건데 이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특히 패스트푸드 매장의 경우 주일에 매출액이 최고일 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주일에 영업을 하지 않으니까 월요일에 매출이 대폭 늘어 오히려 더 잘 된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미국의 레스토랑 체인 기업 중 매출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년 전 회장이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의견을 표명했다가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적이 있습니다. 매출액 감소를 우려했지만 오히려 그 행에 매출액이 12% 증가한 일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기독교 정신에 충실한 기업으로 신뢰감을 주어 더 많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무슨 일을 하든지 말씀대로 살면 반드시 승리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에 이끌려 사는 사람은 더 나아가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고 섬기는 사랑의 포로가 됩니다. 바울이 권면하는 바입니다. 갈5:13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 하라”

바울은 십자가 사랑을 입은 자로서 복음 전파의 사명에 이끌려 살았습니다. 유명한 밀레도 고별 설교 가운데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행20:22 “보라 이제 나는 성령에 매여(compelled by the Spirit-NIV)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거기에서 무슨 일을 당할는지 알지 못하노라” 예루살렘에 구제헌금도 전하고 복음도 전하기 위해 가는데 극렬 암살단이 그를 죽이려고 한다는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그러나 그는 위험을 불사하고 가겠다고 고백한 겁니다. 그는 정말 예루살렘으로 갔고 체포되어 죄수의 몸이 됐지만 로마로 이송되어 순교하기까지 복음 전파에 헌신했습니다. 그의 모습은 사랑의 포로 그 자체였습니다.

며칠 전(7월 24일) 박운서 전 통상산업부 차관이 소천하셨습니다. 그는 공직 은퇴 후 적자에 허덕이던 LG그룹 데이콤 회장을 맡아 흑자로 일으킨 후 은퇴하고 2005년 필리핀 선교사로 가서 지금까지 사역해왔습니다. 민도로 섬 원주민 망얀족을 위해 헌신했는데 현지로 출발하면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이제까지는 나를 위해 살았지만 남은 인생은 남을 위해 살겠습니다.” 그곳에 가서 원주민들에게 벼농사를 가르치고 복음을 전파하며 여러 교회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2015년에는 필리핀 현지에서 트럭 전복사고로 긴급히 한국으로 후송되어 괴사한 발가락을 절단하는 일도 있었지만 다시 현지로 돌아가서 사역하던 중 소천하신 겁니다. 그는 항상 기쁨 마음으로 선교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그러면 내 양을 먹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요21:15~17)에 이끌렸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그분처럼 큰일은 할 수 있을지라도 있는 곳곳에서 하나님의 사랑에 이끌려 이웃을 사랑으로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됩니다. 금년 여름에도 여러 사역들이 있습니다. 성경학교와 수련회, 국내 선교와 해외선교 등. 휴가 기간을 투자하며 시간과 물질, 그리고 온 몸을 바쳐 직접 사역의 현장에서 충성하는 분들을 보면 하나님의 사랑에 포로가 되지 않으면 저렇게 하겠나 싶습니다. 직접 참가하지 못해도 배후에서 기도와 물질로 동역하는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은 과연 무엇에 이끌려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무엇이 내 마음을 움직이고 있습니까? 아직도 세상의 욕망에 이끌려 살고 있나요? 아니면 주님의 사랑에 이끌려 살고 있나요? 그게 우리의 인생에 행복과 불행을 좌우합니다. 부디 아합과 이세벨의 비참한 인생을 반면교사 삼아 사랑의 포로가 되어 행복하고 아름다운 인생으로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