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손의 사력 기도(삿16:18~30)

이제 나흘 후면 74주년 광복절이 됩니다. 교회에서는 매년 직전 주일을 ‘광복기념주일’로 지킵니다. 36년의 일제 강점에서 해방된 날을 맞이하면 당연히 기뻐해야 할 텐데 금년에는 무척 우울합니다. 잘 아시는 대로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와 더불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한 일로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아무리 개인이 성공해도 국가가 쇠락하면 결국 개인도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개인과 국가는 공동운명체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국민은 국가를 위해 염려하고 각자의 책임을 다하는 게 마땅합니다. 특히 그리스도인이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신앙의 공동체성 때문입니다. 성경적으로 보면 신앙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시작하지만 공동체의 차원으로 전개됩니다. 개인의 구원과 축복이 제일 중요하지만 가정, 사회, 국가, 더 나아가 세계 인류의 구원과 축복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성경에 나오는 신앙인들이나 역사 속의 신앙인들은 예외 없이 애국신앙을 갖고 있었습니다. 모세, 다윗, 다니엘, 느헤미야, 에스더, 바울 등이 그랬고, 심지어 예수님도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육신의 조국 이스라엘을 위해 눈물 흘려 기도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저와 여러분도 애국 신앙인이 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나도 잘 되고, 우리나라도 잘 되고, 우리 모두가 잘 되기를 축원합니다.

그런 취지에서 오늘은 애국 신앙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본문의 역사적 배경은 사사시대입니다. 사사(士師, Judge) 는 재판관인데 이스라엘에 왕정 시대 이전의 지도자입니다. 사사시대는 여호수아 사후부터 사울 왕 직전까지 약 340년에(B.C. 1390년~1050년) 해당됩니다. 그 당시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배반하고 우상숭배에 빠져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부패해 있었습니다. 이를 보다 못해 하나님이 이방 나라의 침략을 통해 징계합니다. 그러면 회개하고 잘 하는 척합니다. 하나님이 그 모습을 보시고 불쌍히 여겨 사사를 세워 구원해 주십니다. 그러다가 태평해지면 다시 범죄하고, 또 징계를 당하고 … 끊임없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그래서 사사시대를 가리켜 흔히 ‘암흑시대’라고 부릅니다.

[1] 하나님의 기대를 저버린 삼손 : 작은 태양처럼 등장했다 타락한 삼손

그런 가운데 제12대 사사로 삼손이 등장합니다. 그는 B.C. 11세기에 활동했는데 그 당시 이스라엘은 블레셋에게 40년 동안 압제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위해 새로운 사사로 삼손을 예비해 주셨습니다. 삿13:5 보면, 하나님이 마노아의 아내에게 천사를 보내 아들을 주실 것을 통보하십니다. 그 여인은 본래 불임증이었지만 하나님의 능력으로 임신하게 됩니다. “보라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의 머리 위에 삭도를 대지 말라 이 아이는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하나님께 바쳐진 나실인이 됨이라 그가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시작하리라 하시니” 아들을 낳게 해 줄 테니 나실인으로 키우라는 겁니다(민6:1~21). ‘나실’이란 말은 히브리어로 구별된다는 뜻입니다. 그 표시로 머리에 삭도를 대지 않고 머리를 길게 기릅니다. 나실인은 그 명칭 그대로 일반인들과 구별되어 평생 성결한 삶을 살면서 하나님의 종으로 쓰임 받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아들이 태어나는데 그 이름이 바로 삼손입니다. 삿13:24 “그 여인이 아들을 낳으매 그의 이름을 삼손이라 하니라 그 아이가 자라매 여호와께서 그에게 복을 주시더니”

그 이름은 흥미롭게도 ‘작은 태양’(Little Sun)이란 뜻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름을 지을 때 대개 신앙 고백적 의미로 명명합니다. 삼손의 부모가 하나님의 뜻대로 그 아들이 블레셋의 압제로 암흑 가운데 있는 이스라엘에게 태양 같은 존재가 되기를 소망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 이름에는 부모의 기대와 더불어 하나님의 기대가 들어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삼손이 초반에는 잘 했는데 나중에 가서는 타락함으로 그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그를 통해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성령을 보내주십니다. 삿13:25 “ … 여호와의 영이 그를 움직이기 시작하셨더라” ‘여호와의 영’은 성령을 가리킵니다. 그의 긴 머리는 마치 트레이드마크 같았는데,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능력이 있는 줄 알지만 전혀 아닙니다. 능력의 근원은 바로 성령이셨습니다. 그는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괴력을 발휘했습니다. 마치 슈퍼맨과 같았습니다. 맨손으로 사자를 찢어 죽인 적도 있고, 큰 성문의 문짝과 설주를 메고 60km나 옮겨놓은 적도 있고, 나귀 턱뼈 하나로 블레셋 사람 1천명을 죽인 적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안타깝게도 삼손은 중도에 타락의 길을 가게 됩니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는 식으로 블레셋 여인과 결혼합니다(삿14:1). 그런데 그 결과는 파탄에 이르렀습니다. 그 후에 그는 점점 더 깊은 타락의 길로 빠져 들어갑니다. 기생집을 출입하지 않나(삿16:1), 나중에는 그러다가 들릴라(삿16:4)와 스캔들을 일으키게 됩니다. 삼손 때문에 골치아파하던 블레셋 사람들이 들릴라를 매수하여 삼손의 괴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그 비밀을 캐내려고 합니다. 들릴라가 삼손에게 그 비밀을 캐묻습니다. 하지만 삼손은 장난삼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지만 진짜 비밀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들릴라가 약이 올라 자기를 진정 사랑한다면 말해 달라고 집요하게 졸라댑니다. 괴로워하던 삼손은 결국 머리털에 그 비밀이 있음을 털어놓습니다. 그 후 어떻게 되죠? 삿16:19 “ 들릴라가 삼손에게 자기 무릎을 베고 자게 하고 사람을 불러 그의 머리털 일곱 가닥을 밀고 괴롭게 하여 본즉 그의 힘이 없어졌더라” 들릴라의 무릎을 베고 자다가 머리 깎인 삼손! 그는 이미 영적인 능력을 상실한 지 오래였고, 이제는 육적인 능력조차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어떻게 됩니까? 블레셋의 조롱거리로 전락합니다.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삿16:21 “블레셋 사람들이 그를 붙잡아 그의 눈을 빼고 끌고 가사에 내려가 놋 줄로 매고 그에게 옥에서 맷돌을 돌리게 하였더라” 눈이 뽑히고 감옥에서 맷돌질을 하는 모습은 치욕 그 자체입니다. 그뿐 아니라, 블레셋의 다곤 신전에서 벌어진 잔치 자리에 끌려가 재주를 부리며 조롱을 당합니다. 작은 태양이란 이름을 가진 이스라엘의 사사가 도대체 무슨 꼴입니까! 아무리 믿는 성도라고 해도 세상에 빠져 하나님을 멀리 하다 보면 이런 꼴이 됩니다. 그러므로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어제까지 말 하다가도 오늘 세상의 유혹에 빠지면 자칠 망할 수 있습니다.

[2] 삼손의 회개와 승리 : 사력 기도로 블레셋 격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삼손이 뒤늦게 회개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력을 다해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합니다. 그가 회개한 증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삿16:22 “그의 머리털이 밀린 후에 다시 자라기 시작하니라” 머리털 자체에 어떤 마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그가 회개함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제 영적인 능력과 육적인 능력이 되살아납니다.

그때 블레셋 사람들이 다곤 신을 찬양하며 모여 있는 광경을 보십시오. 삿16:27 “그 집에는 남녀가 가득하니 블레셋 모든 방백들도 거기에 있고 지붕에 있는 남녀도 삼천 명 가량이라 다 삼손이 재주 부리는 것을 보더라” 3천 명 넘게 모였는데 삼손이 재주부리는 것을 보고 좋아라합니다. 삼손은 한편으로는 회개하는 마음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분노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합니다. 삿16:28 “삼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어 이르되 주 여호와여 구하옵나니 나를 생각하옵소서 하나님이여 구하옵나니 이번만 나를 강하게 하사 나의 두 눈을 뺀 블레셋 사람에게 원수를 단번에 갚게 하옵소서 하고” 그는 죽음을 각오합니다. 블레셋 사람들에게 원수를 갚고 장렬하게 죽으려고 한 겁니다. 한 마디로 사력을 다해 기도한 것입니다. 양 팔로 두 기둥을 껴안고 흔들어버립니다. 그러자 집이 무너지고 수많은 블레셋 사람들이 죽게 됩니다. 삿16:29~30 “29 삼손이 집을 버틴 두 기둥 가운데 하나는 왼손으로 하나는 오른손으로 껴 의지하고 30 삼손이 이르되 블레셋 사람과 함께 죽기를 원하노라 하고 힘을 다하여 몸을 굽히매 그 집이 곧 무너져 그 안에 있는 모든 방백들과 온 백성에게 덮이니 삼손이 죽을 때에 죽인 자가 살았을 때에 죽인 자보다 더욱 많았더라” 그 전에 블레셋 사람들을 죽인 숫자보다 마지막으로 죽인 숫자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이런 삼손을 믿음의 영웅들의 반열에 등재하고 있습니다(히11:32~33).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통쾌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 큰 아쉬움이 남습니다. 타락하지 않고 살아남아 이스라엘을 블레셋에게서 완전히 구원하고 자신도 복되고 아름다운 삶을 오래오래 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저는 삼손의 모습을 보면서 때때로 우리의 모습이 그와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하나님을 가까이 하며 승리하면 참 좋은데 세상 재미에 빠져 하나님을 멀리하다 인생이 휘청거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면 삼손이 그랬던 것처럼 가급적 빨리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와 기도해야 합니다. 간절히, 간절히, 특히 절박한 상황이라면 사력을 다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살 길입니다. 혹시 여러분 가운데 삼손과 비슷한 상황 가운데 계신 분이 있습니까? 하나님께 다가와 간절히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꼭 하나님이 주시는 회복과 승리의 축복을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3] 대한민국과 한국교회가 살 길 : 진정한 회개와 사력 기도

그런데 한 걸음 더 나아가 삼손의 모습이 오늘날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과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일본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로 경제 보복을 하고 있죠, 최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죠, 그 와중에 북한은 대화를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단거리 미사일을 연속해서 쏴대고 있죠, 미국은 호르무즈 파병을 요구하고 방위비 대폭 증액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마치 삼손이 블레셋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조롱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 가운데 한국교회는 또 어떻습니까? 도덕성을 잃고 영향력을 상실한 나머지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모습이 삼손의 모습과 정확히 오버랩 됩니다. 이런 암담한 현실 가운데 우리가 살 길은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국민 전체가 깨닫고 하나님께 나오면 좋겠지만, 한국교회 전체가 회개하고 기도하면 좋겠지만, 최소한 각성된 성도들이라도 먼저 회개하고, 먼저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부디 저와 여러분도 그 대열에 꼭 동참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되돌아보면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놀랍습니까? 일제 36년의 압제 가운데 있던 이 민족이 아니었습니까? 해방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남북이 분단되고 동족상잔의 6.25 전쟁을 겪은 후 잿더미 같았던 우리나라, 서울역에 지게꾼과 거지들이 득실거리던 우리나라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불과 70여 년 만에 경제규모 세계 12위 경제대국이 됐습니다. 일본의 경제적 압박이 있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벌벌 떨지는 않습니다.

경제 분야 외에도 여러 방면에서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나라가 됐습니다. 한국 여권으로 무비자 입국할 수 있는 나라가 189개국으로 세계 2위입니다.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에 가 보면 전광판에 LG, 삼성, 현대, 기아 등 한국 기업의 광고가 번쩍거리고 있어서 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동남아를 비롯해서 여러 나라가 가보면 한국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특히 한류 문화에 매료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수년 전 인도네시아에 단기선교로 어느 작은 도시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의 교회 목사님 아들(초등학생)이 한국인 목사가 왔다고 그렇게 좋아하는 겁니다. 사진을 찍자고 야단이었습니다. 자기가 BTS 팬이라면서. 그때는 BTS가 유명해지기 전이라 제가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BTS가 뭐니? 그랬더니 방탄소년단이라는 겁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누가 총을 쏘나? 웬 방탄? 그 방탄소년단이 이제는 전 세계인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문화적 우월감을 갖고 있는 유럽 여러 나라에서 공연할 때도 인파가 몰려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부정적인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경제 성장과 더불어 너무 세속화되어 도덕적으로 문란해지고 상대적 박탈감으로 행복지수가 오히려 퇴보하고 있습니다. 각계각층에 분열과 다툼이 많고 너무 시끄럽습니다. 정치인들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채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가 그렇게 큰데 겸손하지 못하고 교만해졌습니다. 감사할 줄 모릅니다.

그 한 가운데 한국교회는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어 더욱 안타깝습니다. 하나님이 과연 우리나라와 한국교회를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실까요? 혹시 타락한 이스라엘을 바라보시던 그때의 심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나님이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이렇게 탄식하셨습니다. 사5:4 “내가 내 포도원을 위하여 행한 것 외에 무엇을 더할 것이 있으랴 내가 좋은 포도 맺기를 기다렸거늘 들포도를 맺음은 어찌 됨인고” ‘포도원’은 가나안 땅에 세운 이스라엘 나라를 상징합니다. 하나님이 최선을 다해 축복하셨다는 겁니다. 그리고 ‘좋은 포도’ 맺기를 기대했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감으로 이방의 빛이 되고 선교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거꾸로 들 포도를 맺었다고 합니다. ‘들 포도’는 히브리어로 ‘베우심’인데 악취를 의미합니다. 이방에 치욕거리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겸손히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회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삼손처럼 부르짖어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가 환난을 당하고 있지만 기도하면 하나님이 들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시50:15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 아무리 환난 중에 있어도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이시기에 회복과 승리의 축복을 주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기도하면 흥하고 기도하지 않으면 망합니다. 한마디로 ‘무도불립’(無禱不立)입니다. 제가 만들어 본 사자성어입니다. “없을 무, 빌 도, 아닐 불, 설 립”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설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삼손처럼 시력 기도하라고 하니까 삼손이 사력 기도하고 죽어서 기분이 왠지 찜찜하죠. 그래서 에스더의 기도를 소개해 드립니다. 그는 사력 기도를 하고도 죽지 않고 살았고, 오히려 더 잘 됐습니다.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던 이스라엘 민족이 바벨론을 무너뜨리고 등장한 바사(페르시아) 제국 치하에도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바사 총리 하만이란 작자가 에스더의 사촌 오라비 모르드개를 미워한 나머지 동족인 이스라엘 유다인 전체를 학살하려고 합니다. 모르드개와 유다인들은 금식하고 기도합니다.

한편 왕궁에 있던 에스더는 사태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모르드개가 사람을 보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아하수에로 왕을 독대해서 문제를 풀어보라고 요청합니다. 그런데 이게 곤란했습니다. 바사의 왕실 경호법으로는 왕이 부르기 전에는 왕후라도 먼저 나아갈 수 없습니다. 만약 왕이 기분나빠하면 목숨을 부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합니다. 그때 모르드개가 호통을 칩니다. 포로에다 고아 출신이었던 에스더를 왕후의 자리에 올려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하고 혼자 살아남으려고 그러느냐고, 만일 피한다 해도 하나님은 유다인을 어떻게 해서든 구원해 주실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난 에스더가 결단합니다. 에4:15~16 “15 에스더가 모르드개에게 회답하여 이르되 16 당신은 가서 수산에 있는 유다인을 다 모으고 나를 위하여 금식하되 밤낮 삼 일을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소서 나도 나의 시녀와 더불어 이렇게 금식한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 하니라” 에스더도 모르드개와 유다인들도 금식하며 기도합니다. 에스도가 기도하고 왕에게 나아갔을 때 왕이 반갑게 맞이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하만이 오히려 처형당하고 모르드개가 총리에 오르고, 에스더는 더욱 더 총애를 받게 됩니다. 그뿐 아니라 유다인은 바사 본토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고 존귀해 집니다. 심지어 이방인들 중에 너도 나도 여호와 하나님을 믿고 유다인이 되겠다고 자원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얼마나 통쾌한지!

우리가 이 엄중한 시국에 간절히, 할 수 있는 대로 사력을 다해 기도하면 하나님이 응답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에스더도 모르드개도 유다인도 잘 된 것처럼 우리 각자 개인과 가정도, 교회도, 나라도 잘 될 줄로 믿습니다.

우리나라의 광복이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그 과정 가운데 얼마나 많은 의병들과 독립운동가들이 목숨 바쳐 헌신했습니까! 그 또한 잊어서는 안 됩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남긴 말씀입니다. “나는 밥을 먹어도 한국의 독립을 위해 먹고, 잠을 자도 한국의 독립을 위해 잔다.” 그 정도로 독립을 위해 앉으나 서나 헌신했습니다. 그는 또 백성들에게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그대는 매일 5분씩이라도 나라를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그리고 민초들이 얼마나 뜨겁게 독립을 열망하며 눈물로 기도했습니까! 그 결과 하나님이 응답하셨습니다.

특별히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세계에 우리나라의 자존을 지키며 독립의 의지를 전파했는데 그 청원이 받아드려져 마침내 제2차 세계대전 종결 직전(1945년 7월 26일) 연합국인 미국, 영국, 소련의 수뇌부가 모여 포츠담 회담을 하게 됩니다. 의제는 점령한 독일에 대한 처리 문제와 패망이 확실해진 일본에 대한 처리 문제였습니다. 그때 일본의 무조건 항복과 한국의 독립을 담은 포츠담 선언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이를 거부했고 그 결과 원자 폭탄을 맞고 항복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역사의 진실이 있는데 요즘 한일 갈등의 상황에서 망언을 쏟아놓는 사람들을 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어떤 분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베 수상님, 은혜를 모르고 대들어서 사죄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지? 국적이 의심스럽습니다. 어떤 분은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본의 식민 통치로 한국이 근대화되었다.” 그러면 다시 일본 식민지로 돌아가자는 말인지 어이가 없습니다. 사실은 선교사들이 근대화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일제 강점기 내내 고통 받는 우리 민족과 고락을 함께 했습니다. 해방 후에는 미군정 시절 선교사들이 직간접으로 기독교인들 중에 인재를 추천해서 관리 등용에 기여해서 그나마 민주정부의 모양새가 갖춰진 겁니다. 어떤 분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일본은 이미 여러 번 사과했다.” 맞아요. 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금세 뒤집잖아요. 대표적으로 일왕 아키히토가 노태우 정부 시절 자신이 백제 후예임을 밝히고 “통석의 염을 금할 수 있다”고 사과한 바 있습니다. 그 표현을 두고 말이 많았지만 어쨌든 사과한 것이라고 해도 그러면 뭐합니까? 일본 신문들은 거의 보도하지 않고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서 하도 강요해서 그렇게 말한 것이지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고 부정했습니다. 항상 이런 식이었습니다. 진정성이 없는 겁니다. 이런 건 사과가 아닙니다. 그리고 야스쿠니 신사에 전범들이 합사되었는데 거기 가서 참배하는 한 전쟁을 일으켜 한국을 비롯한 세계를 어지럽힌 범죄를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앞으로 평화헌법을 개정해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바꾸려는 저의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독일은 수도 없이 사과하고 배상했는데도 지금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반복합니다. 메르켈이 유명한 말을 했죠. “사죄는 상대방이 됐다고 할 때까지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주변국과 화해하고 EU의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세계인의 존경을 받고 있는 겁니다. 일본이 독일처럼 세계인에게 존경받는 국가가 되면 정말 좋겠습니다. 어떤 분은 또 이래요. “1965년 한일협정으로 개인청구권까지 소멸했다. 강제 징용자 배상 책임 없는데 한국의 대법원이 잘못 판결했다.” 국제법상 개인 청구권이 남아 있고 실제로 다른 나라들의 경우 개인 배상을 한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대법원의 대법관들이 바보란 말입니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일이 있습니다. 이런 시국에 한국교회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물론 개신교 특성 상 전체를 대표하는 기구가 없기 때문이라 유감입니다. 그런 가운데 한기총 대표회장이란 분이 한국교회 대표 행세를 하면서 이상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여러 분들이 우리 교회도 한기총 소속이냐고 제게 질문합니다. 아닙니다! 과거에는 대표적인 교단들이 소속되어 있었는데 문제가 많아서 다수가 탈퇴했습니다. 우리 교단(예장 합동)도 2014년 이미 탈퇴했습니다. 그 당시 금권선서 논란으로 TV에 보도되고 하도 창피해서 모두 탈퇴한 겁니다. 이번에 우리교단에서 이미 탈퇴했는데 명의를 도용한 데 대해 규탄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C.C.C.는 선교단체라 별 생각 없이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 이번에 고 김준곤 목사님의 이름에 먹칠한다고 분노하며 탈퇴했습니다. 게다가 한기총은 기윤실의 조사 분석에 의하면 교인 숫자 기준으로 한국교회 전체 교인의 3%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그분이 한국교회의 대표란 말입니까? 이러니까 한국교회가 오해를 받고 욕을 먹는 겁니다.

물론 한일 관계는 어차피 일본이 이웃나라이고 경제나 안보 문제를 위해서도 함께 평화롭게 지내야 합니다. 그러나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해야 합니다. 일본의 양심이라 불리던 우찌무라 간조는 제국주의 일본을 비판하며 회개하지 않으면 불벼락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원자탄을 맞고 패망했습니다. 슬프게도 그의 예언이 맞아떨어진 겁니다. 일본이 그런 비극적인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잘 되기를 위해 우리도 기도해야 합니다. 그게 한국도 잘 되고, 더 나아가 세계가 잘 되는 길입니다. 우찌무라 간조의 묘비명이 생각납니다. “I for Japan; Japan for the World; The World for Christ; And all for God.(나는 일본을 위해, 일본은 세계를 위해, 세계는 그리스도를 위해, 그리고 모든 것은 하나님을 위해)”

그리고 이런 시국에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이, 특히 정치지도자들이 나라를 선도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평범한 국민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우리가 기도하면 하나님이 역사해 주실 것입니다. 정치인들의 생각을 바꿔주시거나 혹은 새 인물들로 교체해 주시거나 변화시켜 주실 겁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권면합니다. 딤전2:1~2 “1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2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 그러니까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게 우리 개인과 가정, 교회가 잘 되는 길이기도 합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여의도 광장에서 설교할 때 이런 말을 한 바 있습니다. “나는 캐나다에서 숲속의 새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나는 일본 도쿄에서 이른 아침 자동차 엔진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번영을 보았습니다. 나는 한국 서울에서 교회당 새벽 종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새벽에 깨어 기도하는 나라 한국은 세계의 희망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한 하나님이 우리나라를 다시 세우시고, 마지막 시대에 세계선교와 세계평화의 도구로 사용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여러분, 그리스도인은 애국신앙인입니다. 성경을 봐도 그렇고, 역사를 봐도 그렇습니다. 우리도 나 자신만 아니라 이 나라와 이 민족을 사랑하는 애국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애국은 바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루에 단 5분이라고 나라를 위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삼손의 사력 기도, 아니 에스더의 사력 기도를 본받아 기도에 힘쓰는 애국 신앙인이 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