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 돌베개를 기둥으로 세우다 (창 28:10~22)

  이런 분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동생이 불꽃놀이를 하다가 화상으로 죽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얼마 후에는 또 다른 동생이 벌목 현장에서 쓰러지는 나무에 깔려 죽는 슬픔을 겪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 징집을 피해 도피생활을 했습니다. 6.25 때에는 가족들이 공산군에게 학살당하고 자신도 끌려가 매를 맞고 인민재판을 받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습니다. 세월이 흐른 후 고등학교 교감으로 착실하게 살던 동생이 딸 넷을 남겨둔 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자신의 사랑하는 딸이 위암으로 고통을 받다가 두 손녀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외에도 이런 저런 고난을 많이 겪었습니다. 그가 이렇게 고백한 적이 있었습니다. “정직하게 고백하면 나는 하나의 얼굴로는 웃고, 다른 얼굴로는 운다. ( … ) 옆을 보면 정신착란증에 걸릴 것 같고, 위를 보면 현기증이 나고, 내 안을 들여다보면 죄와 추한 것들이 있고, 과거는 회한과 슬픔뿐이고 미래는 안개처럼 불확실하고 불안하다.”

여러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누구일까요? 뜻밖에도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설립자 故 김준곤 목사(金俊坤, 1925~2009)입니다. 그는 한국의 복음화에 크게 기여하신 분입니다. 1970년대~1980년대 한국교회 성장의 배경에 그분이 있습니다. 그가 재직하는 동안 C.C.C.를 거쳐 간 대학생이 무려 30만 명에 달합니다. 살아계실 때 그의 얼굴을 뵈면 항상 평온하고 해맑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면 과연 어떻게 숱한 고난을 극복하고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게다가 그렇게 놀라운 복음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요? 신앙의 힘으로 그게 가능했습니다. 그는 순간마다 하나님을 바라보았고 예수님과의 첫사랑을 항상 영혼에 간직했습니다. 그게 승리의 비결입니다.

여러분, 이게 어찌 그분만의 이야기이겠습니까? 그분이 보통 사람들보다 좀 더 크고 많은 고통을 겪으셨는지 모르지만 사실은 모든 사람의 인생이 대동소이합니다. 험악한 세상을 사노라면 그 누구도 고난을 온전히 비껴갈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에도 보면 일생을 통해 고난을 많이 겪은 사람이 등장합니다. 야곱입니다. 그는 성경 인물들 가운데서도 고난을 많이 겪은 축에 속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을 모든 고난을 이기고 승리했습니다. 저와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항상 평탄했습니까? 그렇다면 천만다행입니다만 아마 그런 분이 거의 없으리라 봅니다. 정도 차이가 있을 뿐 너나 할 것 없이 고난이 많은 게 인생입니다.

그러면 여러분, 앞으로는 어떨 것 같습니까? 그 동안 고난을 많이 겪었으니까 이제는 탄탄대로를 걸어갈 것 같습니까? 그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리 모두의 희망사항이지만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내 맘과 내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혼자서 잘 살아보겠다고 큰 소리를 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신앙이란 그저 약해빠진 사람이나 가지는 것으로 치부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혼자서 불쑥불쑥 닥쳐오는 숱한 고난을 능히 감당할 수 있을까요? 약한 것을 솔직히 약하다고 고백하는 게 지혜입니다. 죽음의 문제, 그리고 사후의 내세 문제는 또 어떻게 할 건가요? 괜한 호기 부리지 말고 인생의 주관자이며 전지 전능자이신 하나님 앞에 겸손히 신앙을 고백하는 게 지혜입니다.

[1] 야곱의 여행 : 불확실하고 위험천만한 인생길

본문에 나오는 야곱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잘 아시는 대로 그는 이삭의 쌍둥이 아들 중 둘째입니다. 그의 어머니 리브가의 뱃속에서부터 얼마나 욕심이 많고 경쟁심이 심한지 자기가 먼저 나오겠다고 형 에서의 발꿈치를 잡았습니다. 무위로 그쳤지만 얼마나 간교한지 그의 이름을 야곱이라 지었습니다. 야곱은 ‘발꿈치를 잡는 자’ 혹은 ‘간교한 자’라는 뜻입니다. 그는 장성하면서 형의 장자권을 빼앗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에서가 사냥 갔다 돌아와 배고픈 것을 이용해서 팥죽 한 그릇에 탈취합니다. 또 늙어서 눈이 어두운 아버지 이삭을 속여 장자 축복기도를 받아냅니다. 뒤늦게 에서가 그 사실을 알고 복수하려고 이를 갑니다. 사태가 심각해지니까 이삭과 리브가는 야곱을 급히 피신시킵니다. 기왕에 이렇게 된 것 신앙 안에서 결혼하면 좋으니까 외갓집으로 보내서 거기서 색시 감을 구하면 좋겠다는 당부를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야곱은 고향 브엘세바를 떠나 멀리 외가가 있는 하란 땅으로 도주하게 됩니다. 그 모습을 보면 우리 인생살이의 모습과 얼마나 흡사한지!

여러분, 야곱이 도망갈 때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창28:10 “야곱이 브엘세바에서 떠나 하란으로 향하여 가더니” 무덤덤하게 묘사된 것 같지만 브엘세바에서 하란까지는 무려 800km나 됐습니다. 그 머나먼 길을 혼자서 갑니다.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부잣집 아들이 갑자기 나그네 신세가 되어 괴나리봇짐 하나 둘러메고 가는 모습이 정말 처량합니다.

그는 에서가 따라올세라 허겁지겁 달려갑니다. 그는 평소에 집에만 있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생전 처음으로 집을 떠나서 머나먼 곳을 향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초행길을 가고 있으니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요? 한참 달려가다 한 곳에 이르렀는데 해가 지고 사방이 어두워집니다. 전력을 다해 도망치느라 몰랐는데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두려운지, 그리고 날은 또 얼마나 추웠는지! 광야는 일교차가 심해서 해가 떨어지기 무섭게 엄청 춥습니다. 또 독사나 전갈 같은 독충이나 맹수들이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강도들이 나타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에서의 무리가 추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칠 대로 지쳐버린 야곱은 그만 잠에 빠집니다. 그 모습을 성경은 이렇게 묘사합니다. 창28:11 “한 곳에 이르러는 해가 진지라 거기서 유숙하려고 그 곳의 한 돌을 가져다가 베개로 삼고 거기 누워 자더니” 여기서 유숙한다는 말은 노숙을 의미합니다. 그는 마을로 들어가면 혹시라도 에서의 무리가 추격하러 오거나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꼬리가 밟힐까봐 일부러 노숙을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쨌든 그는 광야 한데에서 겉옷을 덮고 돌로 베개를 하고 새우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 모습 가운데 야곱의 ‘돌베개’가 인상적입니다. 그의 고난과 고독을 상징합니다. 사실은 이게 야곱 혼자만의 모습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의 인생길이 이와 같습니다. 야곱이 무조건 가보지도 않은 초행길을 가야 하는 것처럼 우리 인생길은 불확실하고 위험천만한 미래를 향해 앞으로 앞으로만 나아가야 합니다. 뒤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고난과 고독으로 두렵고 괴롭습니다. 답답하고 막막합니다.

[2] 야곱의 영적 경험 : 하나님의 임재 체험

그런데 다행히 야곱은 하나님을 만나는 영적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게 바로 야곱 인생의 승리 비결입니다.

그는 하나님이 그곳에 계심 즉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합니다. 그가 지쳐서 잠들었는데 꿈에 놀라운 장면을 보게 됩니다. 창28:12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서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잠을 자는데 꿈속에서 사닥다리가 보입니다. 땅에서 하늘까지 솟아 있었습니다. 그리로 하나님의 사자들 즉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장차 오실 예수님을 예표합니다. 요1:51을 보면, 예수님이 자신을 가리켜 여기 나왔던 사닥다리로 묘사합니다. “또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보리라 하시니라” 사닥다리가 하늘과 땅을 연결시켜 줍니다. 그러니까 인간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중보자를 가리킵니다. 하나님과 인간을 연결시키는 유일한 중보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습니다(요14:6).

그리고 그 사닥다리 위로부터 음성이 들려옵니다. 13절~14절을 보면, 그의 할아버지 아브라함, 아버지 이삭에게 주셨던 언약의 말씀을 재확인합니다. 가나안 땅을 주시고, 땅의 티끌 같이 큰 민족을 이루어주시고, 더 나아가 모든 족속이 그와 그 후손(즉 예수 그리스도)을 통해 복을 얻게 될 것임을 증거합니다. 그 언약을 반드시 이루어주실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라도 하나님이 야곱과 함께해 주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창28:15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항상 함께하시겠다는 약속의 말씀입니다. 한 마디로 하나님의 임재와 동행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임마누엘’입니다. 임마누엘은 예수님의 별명이죠(사7:14, 마1:23). 무슨 뜻인가요?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심”(God with us)입니다.

이와 같은 하나님 임재 체험을 하게 된 야곱이 잠에서 깨어나 감탄해마지 않습니다. 창28:16~17 “16 야곱이 잠이 깨어 이르되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17 이에 두려워하여 이르되 두렵도다 이곳이여 이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집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 하고” 야곱은 고향 집을 떠나 아주 멀리 와 있기에 자기 혼자 고독하게 고난을 당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하나님이 계심을 깨닫고 깜짝 놀랍니다. 미처 몰랐던 사실을 발견한 감격을 표현한 겁니다. 하나님이 진짜 여기에도 계시네! 그러니까 이곳이 ‘하나님의 집’이네. 여기서 저 천국까지 연결되니까 ‘하늘의 문’ 즉 천국에 들어가는 문이네. 이렇게 말합니다.

그 당시 고대인들의 종교관은 지방신(local god) 사상입니다. 지역마다 관할하는 신이 다르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것은 잡신들, 우상 신들에 해당되는 이야기이지 여호와는 안 계신 곳이 없는 무소부재(無所不在)하신 하나님이시며 어디에나 두루 존재하는 편재(遍在,)하시는 하나님(Omnipresent God)이십니다.

마치 이런 겁니다. 우리가 항상 공기 가운데 살고 있지만 평소에는 잘 모릅니다. 그러다가 건강이 좋지 못할 때나 미세먼지가 심해서 숨이 답답할 때 역설적으로 공기의 존재를 생생하게 느끼게 됩니다. 항상 존재하는 게 사실인데 상황에 따라 나 자신의 인식이 차이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존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은 항상 살아계십니다. 어디에나 계십니다. 우리와 항상 함께하십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외롭고 힘들 때 하나님을 더 생생하게 느끼게 됩니다.

야곱이 그랬습니다. 평소에는 그저 그렇거니 하며 형식적인 신앙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멀리 떠나 혼자 있게 되니까 하나님의 존재를 생생하게 느낍니다. 그리고 확신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확신이 생기니까 순간 고독도 고통도 사라졌습니다. 외가가 있는 하란 땅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해서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 몹시 불안했었는데 이제 하나님과 함께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든든합니다.

[3] 야곱의 신앙 결단 : 돌베개를 기둥으로 세움

이렇게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고 나서 야곱이 어떻게 합니까? 창28:18~19 “18 야곱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베개로 삼았던 돌을 가져다가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19 그 곳 이름을 벧엘이라 하였더라 이 성의 옛 이름은 루스더라” 돌베개를 기둥으로 세우고 기름을 붓습니다. 이것은 신앙 결단이며 헌신의 표현입니다. 기름은 식료품이나 제사용품으로 사용됐습니다. 아주 귀중한 것인데 아낌없이 하나님께 다 부어드립니다. 기름을 붓는 것은 거룩하게 성별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겠다는 신앙 결단의 표현입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그 곳의 지명을 새로 명명합니다. 본래는 루스인데 그때부터 ‘벧엘’(Bethel)로 불렀습니다. ‘하나님의 집’(House of God)이란 뜻입니다. 하나님이 계신 곳, 다시 말하면 자신이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난 곳이란 신앙고백적 표현입니다.

돌기둥을 세우는 것이 신앙 결단의 의미가 있음은 다른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무엘상 7장을 보면 사사시대 말엽에 사무엘 제사장이 등장합니다. 그가 사사로 취임하게 되는데 그 때 제일 먼저 백성들을 미스바에 소집해서 기도회를 개최합니다. 열심히 기도하고 있는데 정보가 샜는지 그 틈을 타서 블레셋 족속이 침공해 옵니다. 당황스러웠지만 더 간절히 기도했을 때 하나님이 우레를 발하심으로 블레셋 군사들 사이에 자중지난이 일어납니다. 변변한 무기도 없었지만 이스라엘이 블레셋 군사들을 추격해서 섬멸함으로 대승을 거둡니다. 그 후 사무엘이 어떻게 했죠? 삼상7:12 “사무엘이 돌을 취하여 미스바와 센 사이에 세워 이르되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 하고 그 이름을 에벤에셀이라 하니라” 기념비를 세우고 그 이름을 ‘에벤에셀’(Ebenezer)이라 명명합니다. 에벤에셀은 ‘도움의 돌’(Stone of Help)이란 뜻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승리했음을 고백한 것입니다. 사무엘이 그 기념비를 세운 이유가 무엇입니까? 감사하는 마음을 표시함과 동시에 앞으로도 계속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면서 살겠다는 결단의 표시입니다.

야곱이 돌기둥을 세우고 벧엘이라 명명한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나님이 고독과 고난 중에 있는 자신에게 찾아와 만나주셨음을 감사하는 동시에 앞으로 남은 생애 내내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며 살겠노라 결단하고 고백한 것입니다. 여러분, 이게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그리고 인생의 큰 자산입니까?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이야기입니다. 최근 신문을 보니까 그와 함께 점심시간을 갖는 데 지원자를 받았다고 합니다. 얼마에 입찰됐는지 아시나요? 신문에서 보신 분이 있을 텐데 350만 100달러입니다. 우리 돈으로 42억 원쯤 됩니다. 그를 만나서 얼마나 많은 유익을 얻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사람들이 지원하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가 얼마나 복된 사람들입니까!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을 한두 시간 독대하는 정도가 아니라 평생 동행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야곱이 그 축복을 깨닫고 이렇게 서원하며 기도합니다. 창28:20~21 “20 야곱이 서원하여 이르되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어 21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하나님이 동행해 주시고 보호해 주셔서 다시 가나안 땅으로 귀향하면 평생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잘 모시겠다는 서원의 기도입니다. 심지어 이렇게 또 서원합니다.

창28:22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 하였더라” 이곳에 돌아오면 제단을 세우겠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주시는 물질 중 십일조를 드리겠습니다. 한 마디로 하나님을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고 살겠다는 약속입니다. 그가 중간 중간 믿음이 흔들린 적도 있었지만(우리도 신앙의 기복이 있잖아요) 대체로 이 신앙을 지킵니다. 그래서 밧단아람(하란에서 좀 떨어진 지역) 20년 생활을 잘 마치고 거부가 되어 귀향합니다. 에서가 20년 전 원한을 풀지 않고 복수하려고 해서 두려웠지만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함으로 또 승리합니다. 그 후 방심하고 세겜으로 샜었지만 마침내 벧엘로 다시 가서 그곳에 제단을 쌓습니다(창35:6~7). 그러니까 인생의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하나님 임재와 동행에 대한 확을 다지면서 승리했던 것입니다.

요셉이 애굽에 노예로 팔려간 후에는 또 어떻게 됐나요? 아들이 죽을 줄 알고 큰 슬픔 가운데 살았습니다. 그리고 극심한 흉년도 겪었습니다. 애굽에 식량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아들들을 식량을 사오라며 보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총리가 된 요셉과 상봉하고 이스라엘 족속 전체가 애굽 이민을 갑니다. 야곱이 가나안 땅에 돌아오지 못하고 애굽에서 운명하게 됐지만 유해를 가나안 땅에 안장하라고 유언함으로 언젠가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돌아가 나라를 세울 것을 소망합니다. 야곱의 생애는 파란만장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생애 전체를 보면 그와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승리의 인생을 살았습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히브리서 11장에서 구약의 신앙 인물들을 열거하면서 야곱에 대해 이렇게 증거합니다. 히11:21 “믿음으로 야곱은 죽을 때에 요셉의 각 아들에게 축복하고 그 지팡이 머리에 의지하여 경배하였으며” 멋진 피날레입니다.

야곱 인생 승리의 비결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하나님과 임재와 동행을 믿는 신앙! 그의 모습을 보면 인생 최고의 자산은 신앙임일 알 수 있습니다. 히13:5도 이렇게 증거합니다. “ … 내가 결코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세상 사람들은 돈이나 세상 것들을 의지합니다. 그런 것들이 인생을 지켜줄 것으로 착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유용하지만 그 이상은 아닙니다. 신앙 가운데 하나님이 인생을 책임져 주십니다.

바울 같은 인물도 보십시오. 그가 복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고난을 당했습니까? 인간적으로 얼마나 두렵고 고통스러웠겠습니까? 미래에 대한 염려는 또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그도 육신을 가진 인간인데 죽음이 두렵지 않았겠습니까? 하지만 하나님이 함께해 주심을 믿는 신앙으로 당당히 승리했습니다. 그가 감옥에 갇혀서 유언적 서신인 디모데후서를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딤후4:17~18 “17 주께서 내 곁에 서서 나에게 힘을 주심은 … 내가 사자의 입에서 건짐을 받았느니라 18 주께서 나를 모든 악한 일에서 건져내시고 또 그의 천국에 들어가도록 구원하시리니 그에게 영광이 세세무궁토록 있을지어다 아멘” 예전에 감옥에 갇혀있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풀려났다는 겁니다. 자칫 원형경기장에 끌려가 사자의 밥이 됐을 수 있었는데 건짐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제 앞으로도 하나님이 모든 고난에서도 지켜주실 것이고 결국은 천국에 들어가게 해 주실 것이라는 확신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생의 최고 자산은 신앙입니다. 별로 가진 게 없어도 신앙만 확실하면 반드시 승리합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자녀가 됐음을 확신합니까? 예수님이 나를 위해 십자가 대속의 피를 흘리고 죽으셨다고 나를 새 생명으로 살리기 위해 부활하신 것을 믿습니까? 그러면 분명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겁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를 결코 버리지 않으십니다. 방치하지도 않으십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함께해 주십니다. 문제는 나의 신앙 상태입니다. 얼마나 분명한 신앙을 갖고 있느냐 이게 문제입니다. 이게 없으면 세상살이가 늘 어렵기 때문에 걱정만 하게 됩니다. 그런데 걱정은 한 마디로 백해무익입니다. 네덜란드의 복음전도자 코리텐 붐 여사는 나치 수용소에서 고초를 겪다가 구사일생으로 풀려난 후 세계인을 향해 용서와 화해의 복음을 전했던 분입니다. 숱한 고난을 겪어본 사람으로 그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걱정은 내일의 슬픔을 없애주지 못한다. 그것은 오늘의 힘을 없앨 뿐이다” 신앙이 있으면 걱정이 물러가고 걱정만 하면 신앙이 쪼그라듭니다. 그러므로 걱정 대신 신앙으로 승리해야 됩니다.

영국의 선교사ㆍ아프리카 탐험가 리빙스턴(David Livingstone, 1813~1873)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아프리카에서 밀림을 개척하고 원주민(심지어 식인종까지 있었는데)에게 복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고난이 있었겠습니까? 얼마나 두렵고 고독했을까요? 그럼에도 당당하게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요? 그는 힘들 때마다 마28:20 구절을 손으로 가리키며 하나님이 함께해 주심을 확신했습니다. 마28:20 “ …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하나님이 함께해 주심을 굳게 믿는 신앙을 다지며 고난을 극복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5월 30일 총신대학교 이재서 총장의 취임식이 있었습니다. 그는 비신학과 출신 최초의 총장이며 시각장애인 최초의 총장이란 신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는 15세에 열병 후유증으로 전맹 시각장애인이 됐습니다. 얼마다 암담했을까요? 그러던 중 밀리 그레이엄 집회에서 복음을 듣고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물리적인 빛은 잃었지만 영적인 빛을 얻은 것입니다. 그 후로 영혼의 눈으로 하나님만 바라보고 예수님의 사랑을 의지하면서 고난을 극복했습니다. 총신대에 입학할 당시에는 국내 대학들이 장애인 입학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애걸복걸하며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면 퇴학당해도 감수하겠다는 서약을 하고 입학 허가를 받았습니다. 얼마나 기도하며 열심히 공부했을까! 대학 3학년 때는 장인선교를 위해 밀알선교단을 창설했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은 (사)세계밀알로 발전했는데 세계 21개국에 100개 지부를 거느리는 선교단체입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었지만 신앙 하나로 미국 유학도 하고 교수도 되고 마침내 총장이 됐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한눈팔 수 없어서 감사했습니다. 두렵고 떨리지만 이제 앞으로 한눈팔지 않고 잘 하겠습니다.” 그의 멋진 승리는 오직 하나 그가 평생 간직한 신앙 때문입니다.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인생이 고달픕니다. 그리고 미래가 두렵습니다. 청소년도 청년도 장년도 노년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신앙만 확실하다면 야곱처럼 승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돌베개 같은 고난이 있나요? 야곱이 돌기둥으로 세운 것처럼 신앙을 결단함으로 신앙의 기념비를 삼으십시오. 부디 살아계신 하나님의 임재와 동행을 확신함으로 당당히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