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아론의 첫 번째 사역

성경: 레9:1-24

계속된 아론과 그 아들들의 제사장 위임식이 끝난 후 제 8일에 아론의 첫 번째 제사장의 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론과 그 아들들을 제사장으로 위임하신 것은 놀고먹으라고 세운 직분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그 직분이 주는 영예나 특혜보다는 선한 일하기를 사모해야 합니다.

딤전 3:1 미쁘다 이 말이여, 사람이 감독의 직분을 얻으려 하면 선한 일을 사모한다 함이로다

일주일 동안 제사장 위임식을 거행하였기 때문에 얼마나 피곤하고 지쳐 있었겠습니까? 그런 제사장들에게 좀 쉬며 아는 사람들로부터 승진 축하의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단 하루의 휴가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에게는 바로 그 다음 날부터 분주한 사역이 맡겨졌습니다. 저들의 위임은 “저들의 손을 채우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론과 그 아들들은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위임을 받았습니다. 이제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정식 제사장으로서 사역을 시작하게 되는데 얼마나 긴장된 마음과 떨리는 손으로 제사에 임했을까요? 긴장된 사람은 아론만이 아니었습니다. 모세를 비롯한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손에 땀을 쥐며 아론과 그 아들들을 바라보았을 것입니다. 만일 아론이 드리는 제사가 하나님께 열납 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수고가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위임식 후 아론이 집례하는 첫 제사를 받으셔서 이스라엘 백성의 걱정을 기쁨을 바꾸셨습니다. 이제 좀더 구체적으로 제사장으로 위임을 받은 아론과 그 아들들의 첫 번째 사역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첫 제사 명령(1-14절)

위임식이 시작 된지 팔 일에 모세는 아론과 그 아들들과 이스라엘 장로들을 불러다가 명령합니다. 모세의 명령은 곧 하나님의 명령이었습니다(6절). 모세는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 선지자적인 중보자였습니다. 따라서 아론이 대제사장이었을지라도 모세에게 복종하여야 했습니다. 아론과 백성의 장로들은 모두 순종하였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아론과 그 아들들, 그리고 이스라엘의 장로들에게 제사를 드리도록 명령하셨을까요? 이제 오늘 여호와께서 이들에게 나타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오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나타나실 것’을 위하여 모세의 명령에 따라 아론과 그의 아들들, 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협조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시내산으로 부르시겠다는 것이 아니고 그들 한 가운데로 오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들을 간섭하고자 오시는 것이 아니라 복 주시고자 오시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오래 기다려온 만남이며, 얼마나 많은 준비를 거친 만남입니까? 이와 같이 소중한 만남은 어느 날 문득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기다리며 준비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축복입니다. 아론과 그 아들들이 피곤하다며 모세의 말을 안 따랐다거나 백성들이 뭘 자꾸 시키냐며 등을 돌렸다면 하나님께서는 그 다음의 일을 바로 진행시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아론과 그 아들들과 이스라엘의 장로들은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명하신 모든 것을 회막 앞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온 회중이 나아와 여호와 앞에 섰습니다. 이렇게 순종하는 그들에게 모세가 뭐라고 말씀합니까?

레 9:6 모세가 가로되 이는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하라고 명하신 것이니 여호와의 영광이 너희에게 나타나리라

이렇게 사람이 수고하고 애써서 준비하여야 그 다음에 하나님께서 무슨 일을 하십니다. 엘리야의 수고와 노력이 있은 후에야 하나님께서 불을 내리셨습니다(왕상 18장). 하나님은 준비하는 사람을 통해서 기적도 내리시고 일도 하십니다. 하나님은 무한대한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나 준비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은 귀한 역사를 이루십니다.

아론과 그 아들들은 7일 동안 위임식을 거행하면서 매일 속죄제를 드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정식 제사장이 되어서 제사의식을 거행함에 있어서 가장 먼저 드려야 했던 제사가 무엇이었습니까? 속죄제였습니다. 이들은 백성들을 위하여 제사를 드리기 전에 먼저 자기를 위한 속죄제물을 드려야 했습니다.

히 5:1 대제사장마다 사람 가운데서 취한 자이므로 하나님께 속한 일에 사람을 위하여 예물과 속죄하는 제사를 드리게 하나니

히 5:2 저가 무식하고 미혹한 자를 능히 용납할 수 있는 것은 자기도 연약에 싸여 있음이니라

히 5:3 이러므로 백성을 위하여 속죄제를 드림과 같이 또한 자기를 위하여 드리는 것이 마땅하니라

아론은 하나님께서 이미 계시하여 주신 방법과 절차에 따라 직접 자신을 위한 속죄제와 번제의 희생 제사를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이것은 우리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줍니까? 주의 일꾼은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르게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역도 중요하지만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르게 맺어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먼저이고 그 다음이 사역입니다. 그래서 죄사함을 받는 속죄제와 헌신을 상징하는 번제를 먼저 드리도록 하였고 아론은 그대로 실천한 것입니다.

2.백성을 위한 제사(15-21절)

자기 자신을 위하여 속죄제와 번제를 드린 후에 이번에는 백성들을 위해 예물을 드렸습니다. 백성들을 위한 제사는 네 가지였습니다. 먼저 속죄제를 드린 후에 번제의 희생을 규례대로 드렸습니다. 그후에 소제와 화목제를 규례대로 드렸습니다.

제사를 드린다는 것은 계속해서 짐승을 죽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얼마나 짐승의 피로 얼룩졌겠습니까?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피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알게 되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실상 짐승의 피는 하나의 상징일 뿐 인간의 죄를 없애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론과 그 아들들이 드린 첫 번째 속죄제를 비롯해서 수많은 제사들이 예수님이 오시기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제사로 죄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습니까?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인간의 죄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 수 있습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아들만이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단 번에 죽으심으로 해결하셨습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님의 죽음을 구약의 모든 제사 보다 나은 희생 제물이라고 말씀합니다. 구약 시대와는 다른 새 언약이 되신 것입니다. 짐승의 피는 사실상 죄를 구속하지 못했기 때문에 반복했지만 하나님의 아들이 자신을 제물로 바침으로 ‘단번’에 영원히 인간의 죄를 대속 하셨습니다. 다시는 짐승의 피가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히 9:11 그리스도께서 장래 좋은 일의 대제사장으로 오사 손으로 짓지 아니한, 곧 이 창조에 속하지 아니한 더 크고 온전한 장막으로 말미암아

히 9:12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아니하고 오직 자기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

3.아론의 축복과 여호와의 영광(22-24절)

아론의 첫 번째 사역은 무수한 짐승의 피를 쏟은 후에 아론이 손을 들고 축복함으로 끝났습니다. 제사장으로서의 공적 사역을 시작하는 첫 번째 축복이었습니다. 제사장은 비록 인간이지만 하나님을 대신해서 백성을 축복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복의 근원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복이 되라’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복 덩어리’라는 말입니다. 옛말에 ‘가문이 잘되려면 며느리가 잘 들어와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복 덩어리가 들어온 가문은 잘됩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 잘못 들어옴으로 풍비 박산 나는 가정들도 많습니다.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은 왕 같은 제사장입니다. 그렇다면 바로 여러분이 복 덩어리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론의 축복 내용은 무엇이었을까요?

민 6:23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고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이렇게 축복하여 이르되

민 6:24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민 6:25 여호와는 그 얼굴로 네게 비취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민 6:26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할지니라 하라

민 6:27 그들은 이같이 내 이름으로 이스라엘 자손에게 축복할지니 내가 그들에게 복을 주리라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라는 번역은 그 의미가 조금 약합니다. 여기에서의 ‘복’은 ‘물질을 풍부하게 하고 원하는 것들을 얻게 하는 정도의 복이 아닙니다. 히브리어 원어가 가진 본래의 뜻은 밖으로부터 복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이 복이 되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사람 자체가 복이 된다는 것은 도금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금덩어리를 만들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원할 때에도 주님이 주시는 축복을 원하는 것과 주님 자신을 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축복을 얻는 것은 주님이 주시는 것만을 원하는 것이고, 주님을 원한다는 것은 주님이 가진 모든 것을 얻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원하십니까? 축복을 원하십니까? 주님을 원하십니까?

이것은 나 자신의 복에도 적용됩니다. “내가 어떤 복을 받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게 해달라”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무엇을 갖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이 되기 위해서 기도하라는 말씀입니다.

또한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을 복들이 무엇이 있습니까? 은혜와 평강입니다. 바울 사도의 서신들을 보면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위하여 기도하였던 것을 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면 그 결과 평강도 찾아오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복 덩어리가 된다면 하나님께서 큰 은혜를 베풀어주시고 아울러 평강을 주실 줄 믿습니다.

모세와 아론이 회막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백성에게 축복하매 여호와의 영광이 온 백성에게 나타나며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단 위의 번제물과 기름을 살랐습니다. 모세와 아론이 무엇을 하러 회막에 들어갔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유대 저작가들 중에 한 사람은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 달라”고 기도하러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모세가 아론을 데리고 회막 안으로 들어간 것은 이제 제사장이 되었기에 회막 안에서 해야 할 사역을 설명하기 위하여(분향, 점등, 진설병 배설 등등) 들어갔을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둘이 회막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백성들을 축복하였습니다. 그들은 아마도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기를 기다렸을 지도 모릅니다. 아론이 축복하매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남과 동시에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제물을 살랐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아론을 하나님께서 자신의 제사장으로 확실하게 인준하셨다는 의미입니다. 제사장을 통한 하나님과 백성의 만남이 공식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제사장의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아론의 권위를 세워 주시는 하나님께 이스라엘 백성들이 얼마나 순종하는 지의 여부입니다. 다행히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불이 제물을 태우는 모습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엎드렸습니다. 여기서 ‘소리지르다’라는 말은 ‘너무 기뻐서 외친다’, 또는 ‘찬양하다’라는 뜻입니다. 백성들은 여호와께로서 나온 불을 보고 기쁨과 두려움이 함께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세우신 직분자를 신앙 공동체가 인정해 줄 때, 그때에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는 것입니다.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났다는 것은 제사장의 직무를 감당해야 하는 아론과 그 아들들의 지도력이 세워졌다는 뜻입니다. 사실 아론이 누구였습니까? 출애굽의 역사적 사명을 감당하는 모세의 심부름꾼이었습니다. 대언자에 불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아론이 제사를 드리니 하나님께서 불을 내리신 것입니다. 아론의 리더십이 백성들 앞에 확고해지는 순간이며 모세가 그 만큼 뒤로 빠지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모세는 이것을 순종하고 인정하며, 또한 아론을 도와 회막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모세는 훌륭한 지도자입니다. 하지만 그 지도력을 독식해서는 안됩니다. 그렇기에 모세는 하나님의 깊으신 경륜에서 나오는 뜻과 계획을 인정하고 아론이 세워지는 이 장면 앞에 순종한 것입니다. 아론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이 대목에서 모세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야 성경을 맛나게 보는 것입니다. 모세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하나님의 계획을 긍정하고, 제도를 세우고, 자신에게만 향하여진 의존도를 점차 줄여 가는 멋진 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모세는 참으로 멋진 지도자였습니다.

사랑하시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바르게 드리는 제사를 받으시고 불로 응답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의 제사에 불로 응답하셨으며(창 15:17), 아론이 드린 제사에 불로 응답하셨고(레 9:24), 다윗이 화목제를 드릴 때 불로 응답하셨습니다(대상 21:26), 엘리야의 제단에 불로 응답하셨듯이(왕상 18:38), 오늘 우리들에게도 응답하여 주실 것을 믿습니다. 불로 응답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엎드린 것처럼 은혜 받고 하나님만을 경배하는 우리 성도들이 되시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