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장 위임식(1)

성경: 레8:1-13

레위기 1장부터 7장까지는 5대 제사의 종류와 제사를 드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죄인들이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무엇입니까? 제사를 통하여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 그 제사를 주관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8장부터 10장에 있는 말씀은 제사를 주관할 제사장에 관하여 말씀해 줍니다. 사람은 처음에 하나님 앞에 충성된 제사장으로 지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범죄함으로 인해 그 특권을 상실한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이어주는 중보자가 필요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사장이 할 일이었습니다.

족장 시대에는 가장이나 지파의 우두머리들이 제사장 직분을 수행하였습니다(창 8:20, 22:13, 26:25, 33:20). 출애굽기 29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제사장을 따로 세우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성막을 완성하고 제사제도도 가르쳐 주셨기 때문에 이제 필요한 것은 제사장을 세워서 제사 예식을 거행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불세출의 지도자 모세의 지도력은 이스라엘 백성의 출애굽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모세는 사무엘, 엘리야처럼 시대적 사명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출애굽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주도하기 위하여 모세라는 뛰어난 지도자를 세우셨고 그의 후계자로 여호수아를 세우셨습니다. 이러한 일시적인 지도력과 더불어 이제 일상적인 지도력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제사장의 위임을 통해 공식적으로 부여되었습니다. 레위기 8장은 그 제사장을 세우는 위임식 장면입니다.

1.제사장의 위임식 준비(1-2)

최초 제사장의 위임식의 집례는 모세가 맡았습니다. 사회자 모세의 진행에 따라 온 백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나님 사이를 중재할 제사장이 위임을 받았습니다. 그 동안 이 일을 누가 감당했습니까? 모세가 감당한 일이었습니다. 이제 모세는 자신이 하였던 일을 제사장들에게 넘겨주는 예식을 거행하게 된 것입니다. 모세를 보십시오. 들러리 모세, 들러리의 기쁨을 맛보는 모세입니다. 여기 위임식의 주인공은 모세가 아닙니다. 모세는 들러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모세는 지금 들러리의 역할에 기뻐하고 있습니다. 아론과 그의 후손들, 나답과 아비후를 주인공으로서 멋지게 빛나게 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을 봅니다.

위임식의 준비는 먼저 위임을 받을 사람들을 준비시켜야 합니다. 누구입니까?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원하여 바친 예물로 만든 제사장의 거룩한 예복(聖衣/출 28:4,31-34)과 관유(출 30:22-33), 속죄제를 위한 수송아지(출 29:10-14)와 번제의 수양(출 29:15-18), 위임제의 수양(출 29:19-28) 그리고 무교병 한 광주리를 준비하도록 하였습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생의 전과정을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몇몇 과정이 있는데 이것을 ‘의례’(rite)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출생의례, 혼인의례, 장례의례 등입니다. 이것을 통과 의례 또는 가정의례라고 합니다. 모든 사람은 이 의례를 통과하게 됩니다. 레위기 8장에 나타난 위임식은 보통 사람의 위상에서 제사장의 위상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러기에 일종의 ‘통과 제식’(rite of passage)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제사장 위임식은 일상적인 위임식과는 다른 처음 제사장을 세우는 설립예식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러한 예식을 위하여 준비를 명령하셨습니다.

2.위임식의 회중 소집(3-5절)

제사장의 직분이 중재의 역할이 아닙니까? 그러기에 위임식을 거행하면서 온 회중을 소집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온 회중’ 이란 아마도 이스라엘 백성의 대표인 장로들의 모임을 말한 것 같습니다.

레 9:1 제 팔 일에 모세가 아론과 그 아들들과 이스라엘 장로들을 불러다가

회막의 규모로 볼 때 이스라엘의 온 회중이 그곳에 모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의 대표격인 장로들과 레위지파의 회막 봉사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인원들이 소집되었을 것을 봅니다. 이스라엘 역사에 온 회중이 입회한 것은 몇 번에 불과합니다. 장막 건설을 위해 헌물을 가져오던 때(출 35:1), 국가적 인구조사(민 1:18), 레위인의 헌신(민 8:9)과 반석에서 물이 나온 때(민 20:8)에 온 회중이 입회했습니다. 따라서 이 제사장을 세우는 ‘위임예식’은 사회제도 중의 중요한 하나가 만들어짐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제사장의 위임예식은 온 회중이 참여해야 하는 큰 사회적인 제도였습니다.

모세가 회중에게 말합니다.

레 8:5 모세가 회중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행하라고 명하신 것이 이러하니라 하고

지금까지 이스라엘 백성의 실질적인 지도자였던 모세의 입장에서 볼 때 이스라엘 공동체의 중심이 자신에게서 아론에게로 옮겨지는 이 자리가 내심 불편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그런 유치한 감정에 이끌리기보다는 하나님의 깊은 마음을 헤아리는 사람이었습니다.

3.위임예식의 거행(6-13절)

1)목욕 재계(6절)

모세는 회중이 소집된 후 아론과 그 아들들을 데리고 물로 몸을 씻겼습니다. 제사장이 임무를 수행할 때는 보통 손과 발만 씻은 것이 원칙이지만 임직식의 경우에는 특별하였기 때문에 전신 목욕을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레 16:4 거룩한 세마포 속옷을 입으며 세마포 고의를 살에 입고 세마포 띠를 띠며 세마포 관을 쓸지니 이것들은 거룩한 옷이라 물로 몸을 씻고 입을 것이며

어디에서 목욕을 했을까요? 본문에는 설명이 없지만 물두멍에 있는 물을 사용하여 목욕을 하였을 것입니다. 왜 목욕을 시켰을까요? 이것은 온갖 죄악과 부정함을 정결케 하는 정결의식입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사람은 이와 같이 정결함이 필요합니다. 더욱이 제사장에게는 더욱 필요합니다.

계 1:5 또 충성된 증인으로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나시고 땅의 임금들의 머리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있기를 원하노라 우리를 사랑하사 그의 피로 우리 죄에서 우리를 해방하시고

계 1:6 그 아버지 하나님을 위하여 우리를 나라와 제사장으로 삼으신 그에게 영광과 능력이 세세토록 있기를 원하노라 아멘

히 10:22 우리가 마음에 뿌림을 받아 양심의 악을 깨닫고 몸을 맑은 물로 씻었으나 참 마음과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자

고전 6:11 너희 중에 이와 같은 자들이 있더니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우리 하나님의 성령 안에서 씻음과 거룩함과 의롭다 하심을 얻었느니라

신약에서 세례가 무엇입니까? 구약에서 물로 씻는 예식에 해당합니다. 그러기에 교회의 직분을 받으려면 먼저 세례를 받아야 합니다. 몸을 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평소에 입었던 옷을 벗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 인간의 모든 교만과 편견과 죄악의 옷을 벗어버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2)예복착용(7-9절)

옷이란 바로 그 사람의 신분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옷을 벗으면 사람은 누구나 똑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옷이 사람의 위치를 바꾸어 놓습니다. 왕은 왕의 입고, 종은 종의 옷을 입습니다. 그러므로 제사장의 옷을 입힌다는 것은 몸을 깨끗이 씻는 준비 과정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제사장으로서의 모습을 갖추어 가는 과정입니다.

아론은 대제사장으로 그의 복장은 8 가지가 있었습니다. 속옷(세마포 흰색)을 입히고 띠를 띄우고(7절) 겉옷을 입히고 에봇을 더하며 에봇의 기묘하게 짠 띠를 띄워서 에봇을 몸에 매고, 흉패를 붙이고 흉패 안에 우림과 둠밈을 넣고 머리에 관을 씌우고 관 전면에 금패를 붙였는데 “여호와께 성결”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런 제복을 입음으로 자연인의 모습은 감추어지고 공적인 존재로서 하나님의 거룩한 제사장이 되는 것입니다. 아론과 그의 자손들은 일반 백성과 똑 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저들에게 제복을 입히시므로 백성과 구분하여 하나님의 일을 하게 하였습니다. 제사장의 옷이 부족하고 허물 많은 인간성을 감싸주고 권위를 부여하여 주었습니다. 제사장은 옷을 입어야 제사를 드릴 수 있습니다. 똑 같은 사람이지만 제사장의 예복을 입는 순간부터 하나님의 일을 위하여 헌신하게 됩니다. 아론은 이 옷을 입음으로 대제사장으로서 명예와 영광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제사장이 입는 예복은 아무렇게나 만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계시하여 주셔서 그대로 지은 옷입니다. 성막과 제사장의 옷은 기능상 그리고 구조상 일치합니다. 성막이 하늘의 성소를 본따 지은 것과 같이 대제사장의 입는 의복은 성막과 닮았습니다. 성막은 지성소가 순금으로 되어 있고 밖으로 갈수록 자재가 싼 것으로 되어 있으나 제사장의 옷은 그와 대칭을 이루며 그 반대입니다.

아론의 아들들 보통 제사장들이 입는 옷은 조금 간편하였습니다. 속옷과 띠 그리고 관을 쓰도록 하였습니다.

3)塗油(도유-기름 바름) 및 灌油(관유-기름 부음)

모세가 관유를 취하여 장막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기구들에 발라 거룩하게 하는 일을 먼저 하고 또 단에 일곱 번 뿌리고 또 그 단과 그 모든 기구와 물두멍과 그 받침에 발라, 거룩하게 하고 또 관유로 아론의 머리에 부어 발라 거룩하게 하였습니다. 물론 아론의 아들들도 기름 바름의 예식이 거행되었음이 분명합니다.

출 30:30 너는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기름을 발라 그들을 거룩하게 하고 그들로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고

출 40:15 그 아비에게 기름을 부음 같이 그들에게도 부어서 그들로 내게 제사장 직분을 행하게 하라 그들이 기름 부음을 받았은즉 대대로 영영히 제사장이 되리라 하시매

대제사장의 위임식을 위하여는 기름을 붓는 것과 바른 것이 동시에 거행되었을 것이고 일반제사장은 기름을 바르는 예식만으로 구별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기름부음은 여호와께 선택을 받아 뽑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름 부음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성별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하나님의 일꾼이 사명을 감당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필요합니다.

사랑하시는 성도 여러분!

제사장이 임직을 하는 것은 본인의 능력이 아니고 모세가 몸을 씻겨 주고, 옷을 입혀 주고, 기름을 부어 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부 모세에 의해 된 것이지 자신 스스로 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직분을 맡는 것은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성경은 우리를 왕 같은 제사장들이라고 말씀합니다. 우리를 불러 주시고 추한 옷을 벗기시며 보혈로 정결케 하시고 그리스도로 옷 입게 하셔서 왕 같은 제사장들이 되게 하여 주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마땅합니까? 제사장답게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의 거룩한 제사장으로서 많은 사람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우리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