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나의 십자가3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마 16:24)

사순절에 찾은 헌신의 십자가

마가복음 14장 3-9절

3. 예수께서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서 식사하실 때에 한 여자가 매우 값진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옥합을 가지고 와서 그 옥합을 깨뜨려 예수의 머리에 부으니

4. 어떤 사람들이 화를 내어 서로 말하되 어찌하여 이 향유를 허비하는가

5. 이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 이상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며 그 여자를 책망하는지라

6.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만 두라 너희가 어찌하여 그를 괴롭게 하느냐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

7.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니 아무 때라도 원하는 대로 도울 수 있거니와 나는 너희와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

8. 그는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례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

9.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 하시니라

헌신은 ‘허비’하는 것이다.

사순절 세 번째 말씀의 주제가 ‘헌신’입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묵상하는 본문이 헌신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4. 어떤 사람들이 화를 내어 서로 말하되 어찌하여 이 향유를 허비하는가

Some of those present were saying indignantly to one another, "Why this waste of perfume?″

이유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헌신’은 낭비처럼 보입니다.

헌신하지 않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유형입니다. 헌신하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납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데, 예수님이 드러나고 내가 감추어지는 것을 헌신이라고 합니다. 허비는 내가 투자한 시간들을 통해 나 자신의 즐거움, 나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허비하는가?’라는 말에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1956년 에콰도르의 선교사로 갔다 순교한 짐 엘리엇입니다. 그는 휘튼대학을 1등으로 졸업했고 지도력을 갖추었으며 레슬링부의 챔피언을 차지한 스타였습니다.

그의 지성과 영성 그리고 지도력으로 말미암아 탁월한 영적은사를 발휘하리라고 생각한 거죠.

그런 그가 에콰도르 아우카족을 선교하러 들어갔다 식인종들에게 무참하게 살해되었을 때, 언론의 표지를 장식했던 말이 바로 “What a wast!" 라는 말이었습니다.

현실적으로,

그가 했어야 하는 행동은 미국 주류사회에서 목회를 하며 탁월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엘리엇이 기도하며 받은 부르심은 다른 것이었습니다.

“왜 어떤 사람은 복음을 한 번도 듣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두세 번씩 들어야 합니까?”

그렇게 그의 삶을 헌신했을 때, 사람들에게는 “매우 값진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옥합을 가지고 와서 그 옥합을 깨뜨려”허비했던 한 여인의 행동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이 여인의 행동이 그랬던 것처럼, 짐 엘리엇의 삶 역시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는 가치와 맞지 않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죠.

누군가가 식인종들이 사는 곳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겠다고 하면 우리는 훌륭한 생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우리 자식과 형제라면 ‘꼭 그렇게 살아야 해’라고 묻지 않을까요?

“너의 재능을 가지고 좀 더 효과적인 일을 할 수 있어!”라고 말하지 않을까요?

본문 말씀 5절을 보세요.

이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 이상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며 그 여자를 책망하는지라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헌신’은 효율적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짐 엘리엇과 함께 아우카족을 찾아간 5명의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창끝”이라는 영화를 통해 소개가 되었죠.

(소형 비행기를 타고 해변에 내린 이들이 해변가에 텐트를 치고 아우카 족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준비를 시작한지 닷새째 될 즈음, 선교 본부에서는 이들에게서 소식이 없자 혹시나 하는 생각에 비행기를 보내 보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곳 해변에서 무참하게 살해된 다섯 청년들의 시체들을 발견했습니다. 1956년 1월 8일 다섯 명 모두 아우카 족 전사들에게 창과 도끼로 죽임을 당했습니다. 해변가에 그들의 시체가 피를 흘리며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주머니에는 권총이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신변 보호를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총을 뽑지 않고 그대로 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들의 소식을 들었던 본국 사람들과 가족 그리고 언론은 분노 했습니다. 당시 라이프지에서는 이 사건을 10쪽에 달하는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인생을 낭비한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났습니다.

오늘 본문에 한 여자가 예수님께 찾아가 삼백 데나리온이나 하는 순전한 나드 한 병을 깨뜨려 예수님의 머리에 부었습니다. 본문이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3. 예수께서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서 식사하실 때에

이 말씀과 평행 본문인 요한복음 12장 1-8절 까지에 보면, 이 날의 잔치는 베다니에 있었던 죽은 나사로를 살리신 일로 인해 예수님을 위해 베푼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누이였던 마르다는 잔치를 위해 일을 하고 있었으며, 마리아가 예수님께 나아와 향유 옥합을 부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향유’는 여인들이 시집갈 밑천으로 모으는 것이고, 가치로 따지면 한 데나리온이 보통 사람의 하루 품삯이니 한 삼천만원 정도 되는 가치였을 것입니다.

그것을 예수님의 머리에 붓기 위해 한 번에 깨뜨린 것입니다.

굉장한 믿음과 헌신이지만, 그 사람이 우리의 누이와 딸이라면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바보 같다고, 미친 것이 아니냐고, 왜 그렇게 쓸데없이 낭비하느냐고 하지 않았을까요?

의도하지 않았지만, 예수님을 위한 잔치 자리는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마련된 자리가 된 것입니다. 또한 마리아가 예기치 않은 행동으로 향유를 깨뜨렸는데 예수님의 죽음을 준비한 행동이 되었던 것이죠.

어쨌거나 마리아의 행동에 대하여 사람들의 반응이 이렇게 나와 있죠. 본문 4절.

4. 어떤 사람들이 화를 내어 서로 말하되 어찌하여 이 향유를 허비하는가

그런데 여기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의 제자였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요한복음에서는 ‘유다’가 그렇게 말을 했고, 마태복음의 평행본문에서는 ‘제자들이’라고 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아마도 그 자리에 있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일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면,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 예루살렘으로 향해 가시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던 ‘제자도’역시 제자들이 이해하기 참 힘들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희생과 헌신의 길을 가는데, 제자들에게는 낭비로 보이지 않았을까요?

예수님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재능으로는 십자가를 지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인간을 구원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드니 말입니다.

‘헌신’과 ‘허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똑같은 시간과 물질 그리고 노력을 하는데, 어떤 것은 헌신이요 어떤 것은 허비하는 인생이 되기도 합니다.

헌신하는 것 같으면 기쁘고 감사한데, 허비하는 것 같으면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

마태복음 16장에는 ‘제자도’에 대한 말씀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야 하겠다는 것을 제자들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마태복은 16장 21절에서,

이때부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 삼일에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비로소 나타내시니

향유옥합을 깨뜨린 여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제자들의 생각에는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는 일이 허무한 일이고, 무언가 다른 의미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마태복은 16장 22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베드로가 예수를 붙들고 항변하여 이르되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께 미치지 아니하리이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붙들고 ‘항변하여’라고 되어 있는데, NIV 성경에는 ‘rebuke'라는 동사를 쓰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꾸짖듯이, 질책하듯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화가 났던 것이죠.

3년이나 예수님을 따라다닌 자신의 인생이 허비한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요?

예수님께서 처음으로 십자가를 지실 것과 부활하실 것을 제자들에게 알려주시는 장면입니다.

이 말씀이 오늘 우리들에게 중요한 것은 왜 일까요? 제가 아침 일찍 말씀을 묵상하던 중, 이미 말씀 준비를 마친 부분을 다시 보는데, 23절의 말씀이 다시 눈에 들어 왔습니다.

예수께서 돌이키시며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도다 하시고

고난을 시작하는 예수님이 부활을 말씀하셨지만, 베드로에게는 고난만 크게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예수님을 위해서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합니다. 얼마나 충성스러운 제자입니까?

그런데 예수님은 그 충성스러운 제자를 향해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그 ‘위함’이 예수님을 넘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이 사순절 기간을 통해 사람의 생각에서 하나님의 생각으로 바뀌는 시기가 되어야하고,

고난을 보지만 그것에 눈에 크게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부활을 향해 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들어와야 하는 시기입니다.

고난이 눈에 들어와 쓸데없이 허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

헌신은 예배를 생각나게 합니다.

오늘 향유 옥합을 깨뜨렸던 여인의 이야기를 묵상하며 ‘예배’가 생각났습니다.

예배란, 주님 앞에 우리들이 엎드리는 것입니다. 그 분을 생각하며 우리가 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드리는 것입니다.

예배하는 사람의 행동을 예배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 여인이 예수님의 머리에 쏟아 부은 향유 옥합은 누군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닙니다. 그 일에 대한 보상을 바라고 한 일도 아닙니다.

우리의 삶에는 늘 선택의 순간들이 있습니다. 특히 금전적인 문제가 결려있을 때에는 우리의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그리고 우리가 누구를, 무엇을 예배하는 지를 분명히 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 연예인은 ‘하나님 때문에’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포기해야 했습니다. 크리스천으로 술 광고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 그리고 연기 생활을 하면서 배역을 맡아도 ‘귀신’의 역할 같은 것들은 맡지 않은 것이죠.

그래서 어떤 때는 수천만 원 그리고 수억의 돈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고백이죠. 그것을 포기하면 찾아오는 기쁨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기쁨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포기한 액수만큼 가치 있는 기쁨이 아닐까요?

예배는 우리가 포기하는 것만큼, 우리의 삶에서 헌신하는 것만큼 가치 있게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이 여인의 헌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은, 이 여인만큼 주님을 사랑하지 않거나, 그렇게 포기하며 예배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은 아닐까요?

예수님께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골고다를 향해 가십니다.

우리가 주님을 따라가는 사람들이라면, 주님이 지고 가셨던 그 십자가가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포기하는 것이 있을 때, 우리가 진정으로 예배하기 시작할 때, 그 십자가가 보이지 않을까요?

유명한 설교가 스펄전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하루는 목사님의 아내가 혼자서 울고 있는 스펄전 목사님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니, 당신 왜 혼자 울고 있어요?”

“내가 요즘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해도 눈물이 나오지 않으니 어찌 슬픈 일이 아니요. 그래서 울고 있는 것이요”

미국 시카고 다운타운에는 아주 높은 곳에 감리교회와 본부가 있습니다. 그 꼭대기에는 십자가가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늘 같은 곳에 서 있는 교회의 십자가를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매일 스쳐가던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 십자가에 어떤 사람이 매달려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래 누군가 매달려 있어야 사람들이 쳐다보는 구나!”

그렇습니다.

이 사순절 기간에는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스치고 지나갔던 십자가가 확실하게 우리의 눈에 들어와야 합니다. 십자가가 보이지 않는 신앙은 하나님의 뜻을 가로막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이야기를 하지요.

어느 예배시간입니다. 목사님이 설교를 마치고 자리에 앉자 어떤 아이가 엄마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엄마 목사님이 내려가니까 예수님이 보여!”

그 교회의 전면에는 스테인 글라스로 예수님의 모습을 장식하고 있는데 강단에 서 있는 목사님 때문에 예수님의 모습과 십자가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 때 목사님이 깨닫게 되었답니다.

“내가 십자가를 가로막고 있었구나!”

그렇습니다.

사순절의 절제는 십자가를 가로막는 모든 것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십자가를 바라보며 우리들의 삶에서 작은 결단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제주를 순례하며 묵상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제주 땅에서 당시 사람들의 생각에는 이해할 수 없던 삶을 살았던 사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붓기 위해 옥합을 깨뜨렸던 어떤 여인과 같은 삶의 헌신을 드렸던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제주에 최초로 세워진 교회가 1908년 이기풍 목사님이 세운 ‘성내’교회인지, 1907년 금성에 세워진 교회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분명한 것은 기록에 의하면 최초의 우리나라 선교사로 이기풍 목사님이 제주에 들어오기 전에 예배 공동체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기록에 의하면 1907년 3월 10일 조봉호, 조운길, 이덕련 등 8명이 양석봉의 집에서 자생적으로 첫 예배를 드렸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기풍 목사가 오기 1년 전 복음이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은 서울로 유학하여 호레이스 언더우드 선교사가 설립한 경신학교를 다녔던 조봉호라는 인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신학교 시절 예수님을 영접했던 조봉호는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제주에 돌아옵니다.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말을 들은 집안 어른들은 도저히 그 사실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신학문을 배우고 전도유망한 청년이 ‘서양 예수 귀신’에 사로잡혔다는 말을 들은 친지들은 그를 돌이키려고 멍석말이까지 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집에서 쫓겨나 금성리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복음을 전하고, 전도를 받은 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 사람의 헌신된 삶은 놀라운 열매를 맺게 되는데,

조봉호의 전도를 받고 교인이 된 이덕련의 아들이 제주 출신 1호 목사가 된 것인데, 그가 제주 땅의 첫 번째 순교자인 이도종 목사입니다.

조봉호는 기독교뿐 아니라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인물입니다. 1904년 제주도로 내려온 조봉호는 김재원 등과 함께 금성리의 신앙공동체를 만들었는데, 이기풍 목사가 1908년 제주에 내려왔을 때에 함께 협력하여 전도 사업을 펼치게 됩니다. 그 당시 예수교 장로회 사기에 금성교회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제주도 금성리교회가 성립하다. 독노회 설립 당시에 파송한 전도목사 이기풍과 매서인 김재원 등의 전도를 인하야 조봉호, 이도종, 김씨 진실, 조운길, 양석봉, 이씨 승효, 이씨 자효, 김씨 도전, 김씨 유승, 좌징수, 이의종이 귀도하야 조봉호가에 회집 기도하다가 이덕연가를 예배처소로 작정하니라.”

당시 기독교 지도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신앙인들의 나라사랑은 특별했습니다. 조봉호는 ‘독립군 군자금 모금 운동’에 앞장섰는데, ‘독립희생회’ 제주지부를 맡아 1인당 2원씩 군자금을 모금하게 됩니다.

이 운동은 제주 전체를 세 구역으로 나눠 제주, 정의, 대정에서 목사들이 책임을 맡이 이 운동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50일 만에 4,450여 명이 1만원이라는 거금을 모아 상해 임시정부로 송금하게 되는데, 결국은 일본 경찰에게 발각되고 말았습니다.

조봉호는 이 일로 인해 체포되었고, 징역 1년에 처해 집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그의 희생과 헌신이 빛나게 됩니다. 군자금 모금운동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검거되자 조봉호는 이들의 희생을 최대한 막기 위해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전가시키도록 당부하고 자신이 주모자가 됩니다. 60여명의 교인들이 관계되어 체포됐지만, 결국 조봉호 혼자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모두 석방시키게 됩니다. 이에 따라 조봉호는 대구 형무소에 들어가 복역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심한 고문과 여독으로 인해 1920년 4월 28일 38세의 나이로 순국하게 됩니다.

제주 사라봉에 가면 조봉호 기념탑이 있습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활동하다 순국했지만 유해조차 찾을 수 없었던 조봉호의 충정을 기리기 위해 제주도민들이 나서 1억원을 모금했고 조봉호 기념비를 건립하게 된 것입니다.

참으로 조봉호의 삶은 기독교적 사명을 바탕으로 시대적 아픔을 더욱 절실히 체감하여 조국의 앞날을 위해 순국의 길을 걸어간 삶이었다. 나라의 변방, 떨어져 나간 자식과도 같은 저 먼 섬 제주에까지 흘러 간 복음은 잃어버린 나라, 애탄의 조국인 이 땅에 마치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고자 하는 소명을 신앙인들이 품도록 만들었으며 그러한 소명을 참 사명으로 알고 헌신한 인물 ‘조봉호’를 키워냈다.

2012년 11월 9일 한림읍 귀덕리에 있는 조봉호 일가의 가족묘지에 조봉호 순국지사 추모비가 건립된 바 있다. 제주는 아직도 ‘조봉호’ 그의 삶을 잊지 않고 있으며, 그가 지녔던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애쓰고 있다.

헌신은 때로 낭비하는 것처럼 보여도 ‘헌신의 열매’가 있습니다.

누군가 조봉호를 가리켜 왜 인생의 황금기를 낭비하느냐고, 꼭 그렇게 까지 해야 했느냐고 말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와 같은 희생들로 인해 오늘 우리가 자유와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헌신은 이런 것입니다!

헌신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귀한 것을 내어 놓는 것이고,

헌신의 삶을 살기 위해 절제하는 것입니다.

헌신은 좋은 일입니다. 주님을 위해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6절 말씀,

6.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만 두라 너희가 어찌하여 그를 괴롭게 하느냐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

또한 헌신에는 ‘때’가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에 헌신의 때가 온다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누구에게나 아무 때나 헌신의 순간이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한 여인의 헌신을 기쁘게 보신 이유가 있습니다. 7-8절,

7.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니 아무 때라도 원하는 대로 도울 수 있거니와 나는 너희와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

8. 그는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례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

헌신을 방해하는 이들이 이런 논리로 말을 합니다.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면 좋겠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말은 헌신하지 않는 사람들의 일반적 핑계입니다.

다른 것, 더 좋은 것을 할 수 있는데, 왜 이런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돈을 낭비하느냐는 것이죠. 그러나 정작 그렇게 불평하는 이들은 다른 것, 더 좋은 것도 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향유 옥합을 깨뜨렸던 이 여인은 기꺼이 다른 헌신과 순종의 삶도 살 것입니다.

동안 교회 김형준 목사는 이 부분에 대하여 아주 의미 있는 대답을 합니다. 어느 날 자신을 찾아온 운동권 학생이 묻습니다.

“목사님,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먹고, 마시고, 입는데 사용하는 저 교회에 헌금할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직접 주는 것이 주님의 뜻에 더 합당하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이 향유 옥합을 깬 여인을 비난하며 제자들이 한 말이 아닐까요? 김형준 목사의 대답입니다.

“당신에게는 어머니가 계시지요. 그 어머니께서 당신을 키우실 때 어떻게 말씀하십니까? 착하게 살아라. 정의롭게 살아라.” 그렇게 키우셨다고 해서 어머니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가난한 사람과 어려운 이웃을 돕지는 않습니다. 어려운 이를 돕는 삶은 옳은 삶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어머니와 자식은 보통의 일반적인 관계와는 다른 특별한 관계입니다. 관계 속에서 온전히 어머니에게만 드릴 섬김과 사랑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서야 어머님의 가르침대로 많은 사람들을 위한 섬김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 어려운 사람을 돕지 말라거나 그것이 잘못됐다는 말이 아닙니다. 지금 이 여인에게 있어서, 그리고 우리의 삶에서 하나님께 드릴 특별한 헌신이 있다는 말입니다. 때로 우리의 신앙에서 결단과 고백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순절을 지나며, 십자가를 묵상하며 여러분들 마음에 이런 질문을 던져보면 좋겠습니다.

혹시 나에게 주어진 최고의 헌신의 순간이 오지 않았는가?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룩한 낭비는 무엇인가?

한 가지 예화를 나눠볼까요?

어느 교회에서 봉사부서를 임명할 때 있었던 일이었다고 합니다. 재정관리에 재능이 있는 분께 부탁 드렸더니, “저는 지금 회사에서 맡고 있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은퇴 후 시간이 날 때 그때 섬기겠습니다.”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에,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세상이 당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은퇴 후에는 주님도 당신을 필요로 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당신 최고의 시간을 주님께 드리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까? 우리에게 자신의 최고의 것을 주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최고의 삶을 원하시고 계신다면 돌려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하나님께도 귀한 것이 아닐까요?

결국 하나님께 귀중한 것을 드리기 위해서는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포기하거나, 우리의 삶에서 힘든 절제가 시작되지 않을까요?

왜 이 여인에게 그 향유가 귀하지 않겠습니까? 그 헌신을 위해 자신의 삶에서 희생과 절제가 따르지 않았을까요? 삶을 절제하지 않는 헌신이 가능할까요?

오늘 본문에서 이 여인의 헌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향한 예수님의 질책을 보세요. 6절 말씀.

6.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만 두라 너희가 어찌하여 그를 괴롭게 하느냐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

여기서는 아주 부드럽고 점잖게 질책하고 계시지만, 평행본문인 요한복음 12장 6절에 보면 화를 내고 있는 제자의 마음을 아주 날카롭게 꿰뚫고 계십니다.

“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그는 도둑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

돈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은 그 물질에 대한 욕심이 있었던 것이죠.

사람들이 화가 났던 이유는, 그 돈을 그렇게 낭비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아까운 것이죠.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니 그 여인의 것을 낭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것을 낭비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의 비난과는 달리 예수님은 이 여인의 행동에 대하여 굉장한 칭찬을 하고 계십니다.

9.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 하시니라

진정한 헌신은 기념할 만한 일입니다.

왜 일까요? 이 여인의 행동이 즉흥적인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예수님께 대한 사랑, 그리고 준비된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일이 왜 낭비가 아닐까요?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생각하는 것 같지만, 그 길을 막아선 베드로를 바라보며 예수님께서 왜 “사탄아 물러나라” 고 말씀하셨을까요? 하나님의 뜻을 가로막는 행동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보이면 낭비가 아니라 헌신이 되고,

하나님의 뜻이 보이면 기꺼이 십자가를 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십자가를 지는 것이 쉽다는 말이 아닙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하는 것이고, 그래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가로막고 있는 우리의 욕심과 생각들이 내려와야 십자가가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헌신의 삶은 우리 인생의 주어진 최고의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시나요?

이때를 지나가면 헌신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쓰시고자 할 때 사용되지 못하면 참으로 헛된 인생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헌신이 기회다!”라는 말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스에는 어깨와 발에 날개가 있고, 앞머리에는 머리카락이 있고, 뒷머리는 대머리인 모양의 동상이 있다고 합니다. 동상 밑에는 이러한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누가 그대를 만들었는가? 그대 이름은 무엇인가? -나는 기회이다.

왜 그대는 어깨뿐 아니라 발에도 날개를 달았는가? -빨리 빨리 날아다니기 위해서이다.

왜 그대의 앞머리는 무성한가? -기회가 올 때 사람들이 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왜 그대의 뒷머리는 대머리인가? -지나가고 나면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여인의 헌신은 지금 눈앞에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헌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죽음을 예비하는 것입니다.

이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십자가를 질 준비를 하시는 예수님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 헌신의 기회가 온다는 것은 정말 귀한 일이지 않겠습니까?

이 여인에게 있어서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겠습니까? 그리고 그 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드린다는 것은 다시 오지 않을 기회가 아닐까요?

잠시 짐 엘리엇의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남편의 죽음을 두고 ‘낭비’라고 했던 기자를 향해, 엘리엇의 아내 엘리자벳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낭비라니요?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나의 남편은 어렸을 때부터 이 순간을 위해 준비했던 사람입니다. 내 남편은 이제야 그 꿈을 이룬 것뿐입니다. 이후로 다시는 내 남편의 죽음을 낭비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짐 엘리엇의 삶은 [전능자의 그늘]이라는 책을 통해 잘 알려졌습니다. 남편의 전기를 쓴 엘리자벳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은 짐 엘리엇의 대학시절 일기장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이 쓸모없는 나무 개피에 불을 붙여 주소서. 그리고 주를 위해 타게 하소서. 나의 삶을 소멸하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나의 모든 것은 주의 것이니이다. 나는 오래 살기를 원치 않습니다. 오직 풍성한 삶을 살게 하소서. 당신과 같이. 주 예수님이시여!”

헌신이 낭비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은 열매로 증명합니다. 짐 엘리엇이 죽고 난 후 그의 부인 엘리자베스 엘리엇이 남편을 따라 아우카 부족에게로 들어갑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남편을 무참히 창으로 살해한 사람들에게로 말입니다.

그 곳에 들어가기 위해 엘리자벳은 1년간 간호사 훈련을 받습니다. 놀랍게도 아우카족은 여자를 해치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고 여겼기에 그녀를 받아들이죠.

그렇게 5년의 시간이 흐르고 서로간의 교제가 깊어졌을 때, 아우카 족의 추장이 그녀에게 묻습니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이고 왜 우리를 위하여 이렇게 애쓰는 건가요?”

그제야 엘리자벳은 대답합니다.

“나는 5년 전에 당신들이 죽인 그 남자의 아내입니다.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아우카 족은 감동하게 되고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됩니다. 아우카족의 청년 중에 최초의 목사가 나오게 되는데, 그 사람이 자신의 남편을 죽였던 사람 중에 하나였던 것이죠.

그 청년의 이름은 ‘키모’라는 아우카 족의 전사입니다. 5명의 선교사들의 가슴에 창과 화살을 꽂았던 사람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은 당시 순교했던 선교사들의 자녀 중 2명이 ‘키모’ 목사에게 세례를 받습니다. 바로 아버지들이 순교의 피를 흘린 팜 비치 강에서 말입니다.

‘헌신은 낭비가 아니다!’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죠.

오늘 말씀에서 예수님이 마리아를 향해, 그리고 그녀의 행동이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향해 말씀하십니다. 다시 본문 8-9절을 보겠습니다.

8. 그는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례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

9.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 하시니라

마리아는 ‘힘을 다하여’ 주님을 위해 헌신하는 위대한 섬김을 보여 주었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주인으로 고백한 예수님을 위해 아낌없는 낭비를 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귀한 것을 위해 가장 소중한 것을 드리는 것은 결코 낭비가 아닙니다.

그것은 헌신의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거룩한 낭비’는 헌신입니다.

예수님은 그녀가 한 일을 기념하여 알리고 기억하라고 했습니다.

거룩한 낭비는 기념이 되어 다음 사람이 따라야할 길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짐 엘리엇이 순교한 후 그의 책상과 노트에 붙여놓았던 구절이 발견되었습니다.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을 얻기 위해 언젠가는 놓을 수밖에 없는 것을 포기하는 사람은 결코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

오늘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낭비인가요? 거룩한 헌신인가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포기해도 좋은 일이라면 놓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일이라면 결코 후회하지 않도록 붙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우리가 찾아야 하는 헌신의 십자가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어떤 분이신지,

그리고 우리 인생에서 아낌없이 해야 할 ‘거룩한 낭비’는 무엇인지를 말입니다.

절제는 또 하나의 선택입니다. 십자가를 지기 위해, 십자가를 바라보기 위해 내려놓아야 하는 그 무엇이 있음을 분명하게 선택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한국에 기독교가 처음으로 들어왔을 때 절제운동으로 시작한 것은 아주 바람직한 모습이었다고 할 것입니다.

절제가 없는 신앙은 방종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그리스도의 고난을 생각하지 않는 신앙은 자기중심적인 신앙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사순절에 절제를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신앙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아주 중요한 계기를 줄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우리가 헌신을 위해 절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세상 사람들은 그런 우리의 헌신을 비웃거나 화를 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을 주님께 걸었기 때문에 기꺼이 우리를 부르신 그 길을 걸어 갈 것입니다.

헌신은 자기를 부인하는 일과 자기 십자가를 지는 일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어떤 굉장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펼쳐진 일 가운데 어떤 절제가 가능할까요?

오늘 본문의 주인공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향유 옥합’을 깨드리는 일이었습니다. 어떤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예루살렘을 향해 가시는 주님을 향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사랑을 표현한 것이죠.

먼저 여러분들의 십자가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봅시다. 물론 모두에게 다른 십자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는 그 십자가를 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지려는 십자가가 나를 자학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면에서 들리는 성령님의 음성을 따라 하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성령님의 음성을 따라 그 십자가를 지기 위해서 내가 결단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봅시다.

그럼 이제 성령님 앞에서 정직하게 하나님이 원하시는 절제, 그것을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영광 받으실 것이 무엇인지를 결단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특별한 기간에 특별한 결단을 한다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한 번 예를 들어서 list up 해 보겠습니다.

* 내가 즐겨보던 드라마를 끊고 그 시간에 하나님을 묵상 하겠습니다.

* 내가 좋아하던 취미를 잠시 쉬고 그 시간에 기도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 내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을 절제하고 그것을 먹으면 소비해야 했던 돈을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사람을 위해 쓰겠습니다.

* 사순절 기간에 내가 회복하지 못했던 모든 관계들을 예수의 이름으로 찾아가 끌어안고 회복하겠습니다.

* 사순절 기간에 내가 시도해 보았지만 육신의 연약함과 육체의 소욕으로 인해 시도해 보지 못했던 헌신과 섬김을 가져 보겠습니다.

* 사순절 기간에 그렇게 힘든 술과 담배를 끊어 보겠습니다. . . .

또한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들 뿐 만 아니라, 사순절에 내가 꼭 해야 하는 일을 생각해 보세요,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성령님께서 여러분들의 삶의 중심을 어느 쪽으로 옮기라고 하시는 지 순종하면서 말입니다.

* 이 기간에 아내 혹은 남편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 깨어진 자녀와의 관계를 위해 아버지로서, 혹은 어머니로서 하지 못했던 일을 시작하는 것

* 교회에서 하지 못했던 봉사와 섬김을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며,

* 직장에서 섬기지 못했던 분들을 섬겨보는 것도,

* 혹 자녀 된 도리를 다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이 사순절이 끝난 후, 부활 주일에 나에게 일어날 변화를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바로 거기에 지금 보다 성숙한 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은 사람의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에게 여전히 남는 문제가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다는 말입니까?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자기 십자가를 지라”고만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는 방법을 배우라고 하셨습니다. 마태복음 11장 28-30절의 말씀,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으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