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고난

(벧전 4:1-6)

   오래 전에 읽었던 한 수필의 글귀가 생각이 납니다.

“예술가가 된다는 것은 자발적 가난이고, 여행자가 된다는 것은 자발적 고생이다.”

   진정한 예술가들은 오직 작품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돈벌이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가난합니다. 이런 가난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 자발적 가난이라 불렀을 것입니다.

   여행자들은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처럼 고생스럽게 집을 떠나 여행을 합니다. 여행 자체에 심취하다 보니 여행지에서 먹고 자는 일과 하루 일상을 살아내는 일이 고생스러워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이런 고생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 자발적 고생이라 불렀을 것입니다.

   저는 이 글귀를 떠올리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자발적 고난이다.” 예수를 제대로 믿는 일 자체가 스스로 고난을 자초하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마 7:13-14를 보면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그리고 마 16:24를 보면 예수님께서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예수님께서는 예수를 제대로 믿으려는 사람들에게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한 마디로 예수님께서는 예수 믿는 일은 스스로 고난을 자초하는 일이요, 그 자체로 자발적 고난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롬 8:17을 보면 바울은 이렇게 권면하고 있습니다.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 곧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상속자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니라”

   그리고 딤후 2:3을 보면 바울은 또 이렇게 권면하고 있습니다. “너는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병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으라”

   사도 바울은 예수를 제대로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 말씀처럼 스스로 고난을 자초하는 일이기 때문에 피하려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고난을 받으라고 권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바울 역시 예수를 제대로 믿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자발적 고난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 믿는다는 것은 스스로 고난을 자초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고난을 적극적으로 견뎌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자발적 고난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저명한 신학자 헬무트 틸리케 목사님이 집회 차 미국을 방문한 일이 있습니다. 여러 교회에서 설교하고, 여러 그리스도인들과 만나서 교제하고 난 뒤에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답을 한 일이 있습니다.

  “그들은 고난에 대해 부적합한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미국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문제입니다.”

   헬무트 틸리케 목사님은 미국의 그리스도인들이 고난에 대해 성경에 부적합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를 잘 믿으면 주님께서 모든 고난과 역경을 제거해 주시고, 평안하고 복된 삶을 살게 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고난에 대한 성경에 적합한 견해란 그리스도인들은 고난을 피하려 하지 말고 오히려 고난을 자초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믿지 않으면 겪지 않아도 될 고난을 스스로 자초하여 겪으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다시 말해서 자발적 고난을 받으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자발적 고난

   그러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겪어내야 할 자발적 고난은 무엇일까요? 오늘 본문을 보면 두 가지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 이방인의 뜻을 따르지 않으며 겪는 고난

   본문 3절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너희가 음란과 정욕과 술 취함과 방탕과 향락과 무법한 우상숭배를 하여 이방인의 뜻을 따라 행한 것은 지나간 때로 족하도다” 그리스도인들이 과거 이방인처럼 행한 것을 이제는 중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절에서 보듯이 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육체의 고난을 겪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예수를 제대로 믿기 시작하면서 과거 이방인처럼 살던 것을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려면 고난을 겪어야 합니다. 이 고난은 예수를 제대로 믿지 않는다면 겪을 필요가 없는 고난입니다. 그래서 이 고난이 자발적 고난입니다.

   여기서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를 제대로 믿기 전에 이방인의 뜻을 따라 행한 것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가 음란으로 성적인 욕망을 따르는 행동을 말합니다.

   둘째가 정욕으로 욕심을 따라 저지르는 일들을 말합니다.

   셋째가 술취함으로 늘 술 취한 듯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넷째가 방탕으로 할 일 하지 않고 게으르게 늘어져 있는 것을 말합니다.

   다섯째가 향락으로 놀며 즐기는 일에 힘쓰는 것을 말합니다.

   여섯째가 우상숭배로 혐오스럽게 하나님 아닌 것들을 하나님처럼 섬기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들은 하나님께서 싫어하실 뿐 아니라 심할 경우 화를 내시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예수를 제대로 믿으려면 반드시 끊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것들을 끊어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끊어내려면 나름대로 고난을 겪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금연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금연은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적어도 2년 동안은 담배를 피우지 않을 때 성공했다고 본답니다. 그런데 금연성공률은 고작 4%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금연을 시도하지만 성공한 사람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이런 말을 한 일이 있습니다. “금연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입니다. 내가 수천 번도 더 해봐서 잘 압니다.” 역설적인 말이죠. 금연을 시도하는 일은 어렵지 않은데, 금연에 성공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까?

  왜 금연에 성공하기가 어려울까요? 간단합니다. 금단현상 때문입니다. 담배를 오래 피우던 사람이 담배를 끊게 되면 여러 가지 금단현상이 생깁니다. 식욕이 없어진다든지, 머리가 아프다든지, 잠이 오지 않는다든지, 무기력해진다든지... 일종의 고난이라 할 수 있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이 고난을 이겨내야 금연에 성공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고난을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에 실패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예수를 제대로 믿으려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시는 일들을 끊어내려 할 때, 일종의 금단현상이 생깁니다. 이것은 하나의 고난입니다. 이것은 스스로 자초한 일이기 때문에 자발적 고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 고난을 이겨낼 때 예수를 제대로 믿을 수 있게 됩니다.

다른 하나, 하나님의 뜻을 따르며 겪는 고난

   본문 2절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후로는 다시 사람의 정욕을 따르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육체의 남은 때를 살게 하려 함이라” 그리스도인들이 과거에 정욕을 따르던 것 다시 말하면 앞에서 말씀드린 이방인의 뜻을 따르던 것을 끊어냈다면, 이제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며 남은 생애를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일 또한 육체의 고난을 겪어야 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예수를 제대로 믿으려면 우선 과거 이방인들처럼 정욕을 따라 살던 것을 청산해야합니다. 그리고 난후 앞으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기로 결단해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일 역시 고난을 자초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따라야 할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이 결코 우리가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때로는 커다란 희생을 치러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일 또한 고난을 자초한 일이기 때문에 자발적 고난인 것입니다.

   마 19장을 보면 한 부자청년이 예수님을 찾아온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한 부자청년이 예수님을 찾아와서는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계명을 잘 지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자기는 계명을 잘 지켜왔다고 답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엇을 더해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들은 이 부자청년의 반응이 마 19:22에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그 청년이 재물이 많으므로 이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가니라” 이 청년이 소유를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는 말씀을 지킬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 청년이 부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이 부자청년처럼 자기가 소중하게 여겨왔던 것을 내려놓아야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바울처럼 자기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때로는 자신을 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들은 그 자체로 고난입니다. 이런 고난은 예수를 제대로 믿지 않을 때는 겪을 필요가 없던 고난입니다. 예수를 제대로 믿고자 하기 때문에 자초한 고난입니다. 그래서 이 고난이 자발적 고난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예수를 제대로 믿으려할 때 고난을 겪게 됩니다. 우선 이방인들처럼 살던 것을 끊어내려 할 때 고난을 겪게 됩니다. 다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따르며 살려고 할 때 고난을 겪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자발적 고난을 겪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자발적 고난을 극복하려면

   그러면 어떻게 하면 이런 자발적 고난을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

   본문 1절을 보면 “그리스도께서 이미 육체의 고난을 받으셨으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육체의 고난을 받으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당하신 이 고난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자발적 고난입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오실 필요도 없고 오셔야 할 의무도 없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스스로 오셔서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당하신 고난이 가장 대표적인 자발적 고난인 것입니다.

   벧전 2:21에 중요한 말씀이 기록되어있습니다. “그리스도도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려 하셨느니라.” 예수님께서 이렇게 자발적인 고난을 받으신 것은 중요한 목적이 따로 있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를 제대로 믿으려 할 때 자발적 고난을 받게 될 텐데 이 때 본을 보여주시려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자발적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본을 받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자발적 고난을 잘 받아내셨고, 뒤 따라 오는 우리들에게 좋은 모범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이런 자발적 고난을 잘 받아내려면 예수님의 본을 따르면 됩니다.

  모창가수들이 있습니다. 유명가수 흉내를 내며 노래를 직업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첫 번째 모창가수로 ‘너훈아’로 알려진 고김갑순씨를 들 수 있습니다. 이분은 노래를 잘해서 어렵게 가수로 데뷔했지만 인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막노동도 하고 노숙도 하며 살았습니다. 그 때 우연한 기회에 나훈아 모창을 한 것이 사람들 눈에 띠게 되어 김갑순이라는 이름 대신 너훈아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이름으로 자기 노래할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남의 노래를 흉내 내서 부르자 열광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모창가수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이분은 이제 노래를 잘하는 것이 주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훈아처럼 노래할 것인가가 주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늘 나훈아씨를 연구했습니다. 아예 말투도 바꾸고, 취미까지도 따라 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러면서 모창가수로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저는 이분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는 매우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분이 나훈아씨의 노래를 모창하듯 우리는 예수님처럼 살려고 힘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주님의 은혜만을 받으려 하기 보다는 주님처럼 살려고 힘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분이 늘 나훈아씨를 연구하고 살폈듯이, 우리도 예수님께서 어떻게 하셨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그러면 자발적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예수님의 본을 받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본문 1절을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너희도 같은 마음으로 갑옷을 삼으라” 예수님의 마음으로 마음의 무장을 하라는 말씀입니다.

   우선 우리가 자발적 고난을 당할 때 예수님께서 자발적 고난을 당하실 때 품으셨던 마음을 품으라는 것입니다.

   벧전 2:23을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욕을 당하시되 맞대어 욕하지 아니하시고 고난을 당하시되 위협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공의로 심판하시는 이에게 부탁하시며” 예수님께서는 자발적 고난을 당하실 때 피하려 하시거나 방어하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여기시고 다 겪어내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다 맡겼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해야 합니다. 털 깎는 자 앞에 서있는 양처럼 자발적 고난을 겪게 될 때 묵묵히 겪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과정과 결과를 다 하나님의 손에 맡겨야 합니다.

   다음으로 우리가 자발적 고난을 당할 때 마음의 무장을 단단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군인들이 전쟁에 나갈 때 언제 적의 침입을 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늘 갑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마음의 무장을 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사탄의 시험을 당하시거나 십자가의 고난을 당하실 때 그 고난을 잘 이기실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영적인 무장을 잘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사탄의 시험을 받으시기 전에 40일 금식기도를 하셨고,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겟세마네 기도를 하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처럼 해야 합니다. 고난이 다가올 때 기도로 영적인 무장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강하고 담대하게 마음의 무장을 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자발적 고난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예수를 제대로 믿으려 할 때 자발적 고난을 당하게 됩니다. 이 고난을 이겨내려면 예수님의 본을 받아야 합니다. 주님처럼 하나님의 손에 맡기면서 고난을 겪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영적이고 정신적인 무장을 든든히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자발적 고난을 잘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