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8:16-33
(16) 그 사람들이 거기서 일어나서 소돔으로 향하고 아브라함은 그들을 전송하러 함께 나가니라 (17)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나의 하려는 것을 아브라함에게 숨기겠느냐 (18) 아브라함은 강대한 나라가 되고 천하 만민은 그를 인하여 복을 받게 될 것이 아니냐 (19) 내가 그로 그 자식과 권속에게 명하여 여호와의 도를 지켜 의와 공도를 행하게 하려고 그를 택하였나니 이는 나 여호와가 아브라함에게 대하여 말한 일을 이루려 함이니라 (20) 여호와께서 또 가라사대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부르짖음이 크고 그 죄악이 심히 중하니 (21) 내가 이제 내려가서 그 모든 행한 것이 과연 내게 들린 부르짖음과 같은지 그렇지 않은지 내가 보고 알려하노라 (22) 그 사람들이 거기서 떠나 소돔으로 향하여 가고 아브라함은 여호와 앞에 그대로 섰더니 (23) 가까이 나아가 가로되 주께서 의인을 악인과 함께 멸하시려나이까 (24) 그 성중에 의인 오십이 있을지라도 주께서 그 곳을 멸하시고 그 오십 의인을 위하여 용서치 아니하시리이까 (25) 주께서 이같이 하사 의인을 악인과 함께 죽이심은 불가하오며 의인과 악인을 균등히 하심도 불가하니이다 세상을 심판하시는 이가 공의를 행하실 것이 아니니이까 (26)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내가 만일 소돔 성중에서 의인 오십을 찾으면 그들을 위하여 온 지경을 용서하리라 (27) 아브라함이 말씀하여 가로되 티끌과 같은 나라도 감히 주께 고하나이다 (28) 오십 의인 중에 오 인이 부족할 것이면 그 오 인 부족함을 인하여 온 성을 멸하시리이까 가라사대 내가 거기서 사십오 인을 찾으면 멸하지 아니하리라 (29) 아브라함이 또 고하여 가로되 거기서 사십 인을 찾으시면 어찌 하시려나이까 가라사대 사십 인을 인하여 멸하지 아니하리라 (30) 아브라함이 가로되 내 주여 노하지 마옵시고 말씀하게 하옵소서 거기서 삼십 인을 찾으시면 어찌 하시려나이까 가라사대 내가 거기서 삼십 인을 찾으면 멸하지 아니하리라 (31) 아브라함이 또 가로되 내가 감히 내 주께 고하나이다 거기서 이십 인을 찾으시면 어찌 하시려나이까 가라사대 내가 이십 인을 인하여 멸하지 아니하리라 (32) 아브라함이 또 가로되 주는 노하지 마옵소서 내가 이번만 더 말씀하리이다 거기서 십 인을 찾으시면 어찌 하시려나이까 가라사대 내가 십 인을 인하여도 멸하지 아니하리라 (33) 여호와께서 아브라함과 말씀을 마치시고 즉시 가시니 아브라함도 자기 곳으로 돌아갔더라

아브라함에게 숨기겠느냐

아브라함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25년 동안 많은 성장을 하였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도 믿음도 또 그의 인격도 성장하였습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속마음을 아브라함에게 털어놓아도 될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자녀를 기르는 재미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어리다고 생각하였는데 말이 통하고 어느 새 다 커서 이제는 친구처럼 곁에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에게 친구처럼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신앙도 하나님과 대화할 정도로 성장을 하였습니까? 신앙의 어른이 되었습니까?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하나님께 달라고만 하고 있습니까?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대화 상대가 되었다는 것은 17절의 하나님의 말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나의 하려는 것을 아브라함에게 숨기겠느냐”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그 속마음을 털어놓습니다. 하나님께서 밝히시려는 것은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비밀이나 뜻을 말합니다. 이는 성경에서 하나님의 비밀한 것, 하나님의 은밀한 일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예레미야에게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일을 행하는 여호와, 그것을 지어 성취하는 여호와, 그 이름을 여호와라 하는 자가 이같이 이르노라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33:2-3) 크고 비밀한 일은 곧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말씀합니다. 선지자들은 하나님의 이 계획을 알았고 그것을 백성들에게 선포했습니다.

특히 오늘 말씀에서 이 비밀한 일은 19장의 소돔과 고모라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소돔과 고모라를 심판하시려는 계획과 심판의 기준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설명하십니다. 소돔과 고모라는 그들의 죄악 때문에 심판을 받을 운명에 처했습니다. 하나님은 죄에 대해서 반드시 그 대가를 물으시는 심판자이십니다. 그러나 심판하실 때도 심판의 기준이 있습니다. 그 심판의 기준은 아브라함의 중보기도를 통하여 밝혀집니다. 한 나라가 서고 망하는 기준은 정의와 윤리입니다. 한 나라를 흥하게 하거나 망하게 하는 것은 경제력이 아닙니다. 국방력이 아닙니다. 정의와 윤리입니다.

하나님은 이것을 아브라함이 알기를 원하고 아브라함을 통하여 세우기를 원하는 나라는 바로 이런 정의와 윤리의 나라입니다. 오늘 읽은 18절과 19절에 하나님의 그런 기대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강대한 나라가 되고 천하 만민은 그를 인하여 복을 받게 될 것이 아니냐 내가 그로 그 자식과 권속에게 명하여 여호와의 도를 지켜 의와 공도를 행하게 하려고 그를 택하였나니” 아브라함을 강대한 나라로 만들어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강대한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강대한 나라를 이룰 수 있는 비결은 어디에 있는가? 19절 말씀처럼 “여호와의 도를 지켜 의와 공도를 행하게 하려고”에 달려 있습니다.

의와 공도는 히브리어로 체다카와 미쉬파트라고 합니다. 체다카는 인간관계와 사회적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정의를 말하고 그래서 ‘공의’라고 번역합니다. 미쉬파트는 그 중에서도 특별히 재판상에서 이루어지는 사법적 정의를 말합니다. 그래서 공법이라고 번역하기도 합니다. 이런 의와 공도를 행하는 나라가 강대한 나라가 됩니다. 천하 만민이 복을 받게 되는 것은 강대한 나라가 의로 다스리기 때문입니다. 불의한 자가 권력을 가지고 다스리는 것처럼 불행한 나라는 없습니다. 무법하고 폭력적인 나라가 그 지역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으면 주변 나라가 괴롭습니다. 그러나 의로운 나라가 다스리면 주변이 평화롭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로운 사람이 강한 사람입니다. 의로운 사람이 주변 사람들을 복 있게 만듭니다. 우리는 성경의 이런 기준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세상은 힘 있고 부유한 자가 강한 자라고 하지만 성경은 의와 공도를 행하는 자가 강하다고 합니다.

동양의 진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논어에 보면 공자의 제자 자공이 스승에게 정치가 무엇이냐고 묻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공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경제) 군비를 충분케 하며(군사) 백성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자공이 연이어서 묻습니다. “만약 버린다면 셋 중에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공자가 말하기를 “군사를 버려야 한다.” 자공이 다시 묻습니다. “부득이하여 버린다면 둘 중에 무엇을 버려합니까?” 공자가 말하기를 “식량을 버려야 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예부터 백성이 죽는 일을 겪지 않은 나라가 없었지만 백성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나라가 설 수 없는 것이다.”

신뢰성은 정의와 윤리로부터 나옵니다. 힘 있고 부유한 자들이 먼저 깨끗하고 솔선수범하며 힘없는 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주는 것이 정의입니다. 백성을 생각하고 위하는 진심 어린 마음이 곧 사랑의 윤리입니다. 그런데 현대의 정치는 순서가 거꾸로 된 것 같습니다. 제일 먼저 신뢰를 버리고, 다음에 경제를 버리고, 최후로 붙잡는 것이 군사력입니다. 공자가 살던 고대 사회의 정치와 현대의 정치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군사력이 월등했던 옛 소련이나 독재국가들은 늘 불안했고 대부분이 망하거나 해체의 길로 들어갔습니다. 경제력을 좇아갔던 많은 국가들은 빈부 격차의 심화나 부정부패의 길로 갔습니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도 이 신뢰성입니다. 천안함 사태로 무너진 것은 우리 국방력이 아니라 신뢰성입니다. 국민이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합니다. 무언가 속이고 무언가 의도된 방향으로 몰아가는 느낌을 갖습니다. 객관적이고 투명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신뢰성입니다. 추진 과정에서 절차적 정의와 투명성을 지키지 않기에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합니다. 4대강 개발사업도 절차와 법을 무시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많은 반대 여론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민이 지도자와 정부를 신뢰할 수 있어야 반석 위에 서 있는 나라입니다. 신뢰를 얻어야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고 위기 시에도 서로 단합할 수 있습니다. 신뢰성을 가져다주는 것이 바로 이 의와 공도입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택한 이유도 바로 이 의와 공도를 행하는 민족을 삼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의와 공도는 무엇입니까? 하나님이 소돔과 고모라를 심판하시는 모습과 아브라함이 중보기도 내용을 보면 의와 공도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18장 20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부르짖음이 크고 그 죄악이 심히 중하니” 부르짖음이 크다고 말씀합니다. 이 부르짖음은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탄식입니다. 억울한 일을 당한 자들의 고통의 소리입니다. 19장에서 소돔이라는 도시가 어느 정도 도덕 수준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나그네를 대접한 것은 롯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이는 무관심과 배려가 없는 전형적인 사회의 모습입니다. 또한 소돔 백성들은 처음 들어온 나그네에게 폭력을 행사하려 하였습니다. 그들에게 동성애를 강요하는 윤리적으로 타락한 도시였습니다. 흔히 소돔과 관련하여 이런 성적인 문제만을 부각시키는 것은 성경을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사회가 정의와 사랑을 잃어버리면 거기서 발생하는 것인 성적 타락입니다. 성적 타락은 현상에 불과하고 더 근원적인 죄는 그들이 의와 공도를 잃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선지자들은 의와 공도, 곧 정의와 공법의 회복에 대해서 끊임없이 외쳤습니다. 약자와 힘없는 자에 대한 배려 법정에서 공정한 재판이 그 사회의 정의와 윤리 지수를 가늠합니다. 우리 사회의 정의 지수는 어떻습니까? 요즘 문제가 되는 것은 법정에서의 정의입니다. 고대에서 법정이라는 것은 기소와 재판에 이르는 전 과정, 곧 검사와 판사의 정의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오늘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 검사들의 정의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번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1심 판결에서 무죄판결이 나면서 검찰의 신뢰성에 대해서 강한 의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수사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검찰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들에서 권력자의 편을 들어서 기소를 남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권력자나 힘 있는 자들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검찰이 아니라, 권력자의 편에 서서 정치적 반대자나 노동자나 힘없는 서민을 심판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불의한 자들과 스폰서 관계를 맺고 그들의 편의를 봐주는 추악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검찰이 왜 이런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왜 그렇게 정권을 두려워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검사의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들은 변호사 개업이라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벼랑 끝으로 몰리는 서민들과는 다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무엇을 두려워합니까?

우리 한국사회는 밥줄에 목숨을 건 부끄러운 사회가 되었습니다. 정치인이건 검사건 교사건 공무원이건 목회자건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잃어버렸습니다. 모두가 밥줄이 잘리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더 많은 밥줄을 얻기 위해 이전투구 하는 모습입니다. 가난하지만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정치인의 모습은 얼마나 찾아보기 힘듭니까? 물질에 욕심내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에만 순종하기를 원하는 목회자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사회의 정의를 위해서 권력도 두려워하지 않고 일하는 검사가 있다면 얼마나 보기 좋겠습니까? 정말 의인 한 명도 찾아보기 힘든 사회가 되었습니다. 좀 한 물간 유머지만 정치인과 신부님이 한강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119 구조대원이 와서는 신부님보다는 정치인을 먼저 구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정치인이 빠져 죽으면 한강물이 오염되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나라를 강대하게 하는 것은 의와 공도입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바로 이 의와 공도입니다. 의와 공도를 따라 사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입니다.

의인 열 명만 있으면

의와 공도가 없는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이미 결정되었습니다. 다만 그 실상을 확인하는 절차만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때에 하나님 앞에 “이의 있습니다.” 하며 손을 들고 하나님께 항의하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브라함입니다. 아브라함의 항의는 이것입니다. 악인을 심판하시는 것은 좋은데 그 가운데 있는 의인도 함께 심판하시는 것은 합당치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25절입니다. “주께서 이같이 하사 의인을 악인과 함께 죽이심은 불가하오며 의인과 악인을 균등히 하심도 불가하니이다 세상을 심판하시는 이가 공의를 행하실 것이 아니니이까”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공의에 호소합니다. 그 공의는 아무리 죄가 있다고 하여도 의인도 함께 망하게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그 성중에 의인 오십이 있어도 심판하시겠습니까? 하고 하나님께 묻습니다. 하나님은 의인 50이 있으면 그들을 위하여 온 지경을 사하리라고 말씀합니다. 아브라함은 이어서 5인이 부족한 45인의 의인을 찾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40이면? 30인이면? 20인이면? 10인이면? 결국 하나님은 의인 열 명만 있어도 소돔과 고모라를 망하지 않게 하겠다고 말씀합니다.

아브라함의 기도는 여기에서 그치고 결국 소돔과 고모라는 의인 열 명이 없어서 망하고 맙니다. 소돔과 고모라는 부패할 대로 부패하여 롯과 그 아내와 그 두 딸 정도만 의인의 부류에 들 정도였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몇 가지 교훈들을 도출하게 됩니다.

혹시 아브라함이 좀 더 기도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브라함이 의인 한 명의 수준까지 낮추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러나 의인의 숫자가 50인지 10인지 1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너희는 예루살렘 거리로 빨리 왕래하며 그 넓은 거리에서 찾아보고 알라 너희가 만일 공의를 행하며 진리를 구하는 자를 한 사람이라도 찾으면 내가 이 성을 사하리라”(렘5:11)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그 사회에 진정한 의인들이 있으면 그들이 비로 소수일지라도 그 의인들 때문이라도 심판을 연기하겠다는 것입니다.

사회가 흥하고 망하고는 부패지수가 아니라 의인지수에 달려 있습니다. 그 사회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의인들의 수가 얼마나 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불의한 사회에서는 의인들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불의한 사회는 자신들이 불의할 뿐만 아니라 의로운 자를 핍박하고 외롭게 만들고 의를 행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듭니다. 냉소적으로 만들어 결국 모두가 무관심한 사회를 만들어 버립니다. 그런 점에서 의인들을 격려하고 보호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의인이 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회가 아무리 불의해도 절망하지 마십시오. 사회가 서고 망하는 것은 많은 불의한 자들이 아니라 소수의 의인들입니다. 그들은 어둠을 비추는 촛불과 같습니다.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의를 포기하지 않는 의인들이 많으면 우리 사회에는 희망이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중보기도

아브라함의 모습에서 또한 우리는 하나님의 택함 받은 자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깨닫습니다. 아브라함은 사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자기 조카 롯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소돔 성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어떠합니까? 우리 기도는 자기 자신만을 위하고, 자기 가족만을 위한 기도가 되어 있지 않습니까? 다른 사람을 위한 중보기도는 얼마나 됩니까? 우리는 기도할 때 살 수 있습니다. 내가 기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복이 임하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여러분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예수님 믿을 때 저는 순전히 제 의지로 예수님을 믿은 줄 알았습니다. 저는 교회 다니기 전인 중고등학교 시절에 성현들의 말씀을 좋아했습니다. 특히 산상수훈의 예수님의 말씀들을 좋아했는데 집에 성경책이 없어서 그 전문이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어떤 선배가 교회에 가자고 했습니다. 저는 그 때 두말없이 따라 나섰습니다. 성경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지난 후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이 저를 위해서 군대에서 작정하고 3년 동안 기도를 했다는 것입니다. 제 의지라고 생각했는데 그 중보기도를 들으시고 하나님이 제 마음을 움직여 주셨던 것입니다.

학창 시절에 같은 학과에 있는 친구들의 구원을 위해서 크리스천 모임을 만들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때 리스트에 올려놓고 기도했던 친구들이 다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 고마움을 그들이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요즘 아쉬운 것은 중보기도의 힘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를 위해서 끊임없이 기도해주시던 권사님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돌아가시고 난 이후에는 기도의 힘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물론 제 가족들이 많이 중보기도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기도가 필요합니다. 여러분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이 나라와 이 민족이 이런 복을 받게 된 것도 기도의 힘입니다. 휴전선 곳곳에 있는 기도원들에서 민족의 번영과 통일을 위해서 많은 기도를 했습니다. 제가 젊은 시절에는 삼각산에 자주 가서 산 기도를 하였습니다. 대략 한 시간 정도 올라가면 삼각산 중턱에 통일 기도 바위가 있습니다. 이곳은 북쪽이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절벽입니다. 이곳에 올라가서 24시간 릴레이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끊임없이 기도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기도 덕분에 이 나라가 이렇게 발전되고 안정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곳이 없어졌습니다. 그린벨트를 훼손한다고 하여 철거되었기 때문입니다. 휴전선 근처에 있는 기도원들도 예전만큼 뜨거운 기도를 드리지 못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기도원들이 개인의 축복을 위한 기도원이 되었지 나라를 위한 기도는 뜨겁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통일을 향한 결정적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이렇게 멈칫멈칫하는 것 같습니다. 나라와 민족 위에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중보 기도들이 필요합니다. 통일의 고비를 넘어야 하는 이 때 더 많고 간절한 기도가 필요합니다.

중보기도는 자신을 살리는 기도이기도 합니다. 아브라함의 경우를 보십시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자기 조카 롯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소돔과 고모라 심판에서 롯과 그 가정은 구원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중보기도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 자신에게 영적인 유익을 주실 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축복도 함께 허락하십니다.

우리는 중보기도자로 부르셨습니다. 베드로전서 2장 9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우리는 왕 같은 제사장입니다. 제사장이 해야 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제사장은 이스라엘 백성과 하나님 사이에 서서 백성들의 죄를 대신해서 회개하며 그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중개자입니다. 우리는 우리 이웃과 이 사회를 하나님께 중보하는 자로 부르셨습니다.

중보기도는 힘이 듭니다. 아브라함이 50에서 45로, 40으로 30으로 20으로 10으로 숫자를 낮추기 위해서 얼마나 집요하게 기도했습니까? 중보기도에는 집요함이 필요합니다. 또한 실망해서는 안 됩니다. 중보기도 했지만 결국 소돔 성은 망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깨달았고, 또 롯과 그 가족을 구하는 응답이 있었지만 말입니다. 사람들의 반응이 어떠하든지 꾸준히 중보기도 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합당한 열매를 주실 것입니다.

중보자의 삶이 어떠한지 헨리 나우웬의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란 책에 이런 예화가 있습니다. 어떤 랍비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진노로 죄인들을 위협하는 것에 진저리가 났습니다. 그분의 선하심으로 연약한 자들을 위로하는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회당을 떠나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방황하는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바람이 잘 들어오는 오두막에 누워서 죽어 가고 있는 한 노파에게 왔습니다. “나는 왜 태어났죠?”라고 노파가 물었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한 내 운명은 불행했다는 기억밖에는 없는데요.”

“그렇다면 그것을 견뎌내야죠”라고 자신의 신분을 가린 랍비가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이 죽어 가는 노파의 마음에 쉼을 주었습니다. 죽은 노파의 얼굴을 천으로 덮어 준 뒤 그는 그때부터 벙어리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방황하던 날로부터 사흘 되던 날 한 젊은 거지 소녀를 만났는데, 자신의 죽은 아기를 등에 업고 있었습니다. 랍비는 무덤 파는 것을 도와 주었습니다. 아기의 시체를 천에 감싸고 구덩이에 집어넣고는 흙으로 덮었습니다. 빵을 떼면서 거지 소녀가 하는 모든 말에 그는 몸으로 대답했습니다. “그 불쌍한 것은 기쁨이 뭔지 고통이 뭔지 아무것도 몰랐어요. 걔는 태어날 가치가 있었을까요?”

자신의 신분을 가리고 있던 랍비는 처음에는 미동도 하지 않았지만 그 소녀가 계속 물었을 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후로부터 랍비는 벙어리일 뿐만 아니라 귀머거리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세상을 떠나 한 동굴에 숨었습니다. 거기에서 그가 만난 것이란 흰 족제비뿐이었습니다. 족제비 발이 다쳤기에 약초로 싸매 주었습니다. 그 후로부터 흰 족제비가 그에게 맛있는 씨앗들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그 은자는 기도했고 그 작은 짐승은 코를 문질러댔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즐거워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오후 독수리 한 마리가 높은 하늘에서 수직으로 내려오더니 동굴 입구에서 햇볕을 쬐고 있던 흰 족제비를 랍비가 보는 앞에서 낚아채 갔습니다.

그때 랍비는 눈도 감았더라면 나았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눈멀고 귀먹고 벙어리라면 죽음밖에 기다릴 것이 없는데 그 죽음이 그렇게 빨리 올 것 같지도 않게 느껴졌습니다. 그는 마음을 고쳐먹고 자신의 회중들에게로 돌아갔습니다. 다시 한 번 여호와의 법을 따라 선과 악에 대해 사람들에게 설교를 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전에 했던 일을 했지만 자신이 겪은 부끄러운 경험을 통해 강건해졌습니다.

중보자는 포기하지 않고 절망의 현장에 끝까지 함께 하며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그들이 당하는 고통을 함께 아파하면서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은 그 기도를 받으시고 반드시 응답을 주십니다. 우리를 살리는 것은 기도의 힘입니다. 우리 이웃을 살리는 것은 이런 중보 기도자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