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식(貪食)을 이기는 능력

탐식이 죄라는 것, 또 하나의 우상숭배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잠언 23:1-3]

1 네가 관원과 함께 앉아 음식을 먹게 되거든 삼가 네 앞에 있는 자가 누구인지를 생각하며

2 네가 만일 음식을 탐하는 자이거든 네 목에 칼을 둘 것이니라

3 그의 맛있는 음식을 탐하지 말라 그것은 속이는 음식이니라

탐식에 대한 설교가 예고된 상황에서 여러 가지 반응이 있더군요.

이 설교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어떤 사람은 이번 주만 분당 우리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오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번 설교를 듣고 나서 예측되는 상황이 있어서, 설교 전에 먹고 싶은 것을 실컷 먹고 오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번 시간을 통해서 ‘탐식’과 ‘미식’의 차이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요. 이 문제는 마치 ‘외설’이냐 ‘예술’이냐를 놓고 논쟁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든 죄가 그러하듯이 우리의 자연적 욕구를 넘어서게 하는 ‘유혹’과 관련이 있습니다. 죄가 무서운 것은 우리의 이성적인 욕구보다 더 무섭고 집요하게 우리를 유혹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죠.

어떤 목사님의 설교 예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사탄의 유혹과 관련된 재미있는 유머 한 토막으로 오늘 설교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한 목사님이 자기 아내에게 당부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미안하지만 우리 형편이 좀 나아질 때까지 가정의 모든 비용을 절감합시다. 옷도, 먹는 것도 다 아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러고 났는데 며칠이 지나서 아내가 새 옷을 사 입고 기분이 좋아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목사님은 가만히 보고 있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아주 멋있구려. 그런데 내가 당신더러 당분간은 옷을 사지 말라고 부탁했던 것 기억나시오?” 그러자 아내가 말했습니다.

“그럼요. 그런데 제가 가게 안에 있는 이 옷을 보는 순간 글쎄 사탄이 저를 유혹하지 뭐예요.” 이 말을 들은 목사님이 이렇게 말을 받았습니다.

“당신이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지 않소. 성경이 말씀한 대로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고 소리쳤어야지.” 그러자 아내가 태연하게 이렇게 말을 받았습니다.

“여보, 당신이 가르쳐 준 대로 그렇게 했지요. 그런데 글쎄, 사탄이 내 뒤로 가더니

‘사모님, 뒤에서 봐도 아름다우신데요.’ 그러지 뭐예요. 그래서 하나 샀어요.”

사탄이 유혹하는 수법이 정말 대단해 보이지 않습니까?

탐식이 죄일까요?

죄의 기준은 하나님을 대적하느냐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인간에게 있는 욕망이 죄가 아니라, 그 욕망에 넘어지는 것이 문제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명확한 기준은 음식에 대한 욕구가 아니라, 그것으로 인하여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 아닌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성경에는 ‘생각하라’는 말씀이 많이 등장하는데, 오늘 잠언 말씀 역시 음식 앞에서 생각하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본문 1절을 보세요.

“네가 관원과 함께 앉아 음식을 먹게 되거든 삼가 네 앞에 있는 자가 누구인지를 생각하며”

이 말씀을 잘 보세요. 음식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음식을 먹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음식을 절제하지 못해서, 함께 음식을 먹고 죄를 짓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것이죠.

그런데 오늘 말씀이 전해지는 상황은 아마도 사회 전체가 음식이 부족했던 때일 듯합니다.

그러므로 충분히 먹는 것이 유혹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는 그 반대가 아닐까요? 혹시 많은 음식으로 인해 죄를 짓고 있지 않은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말씀의 주제가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지 모릅니다. 저를 포함해서 맛있는 음식을 보면 절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으니까요?

저 자신이 ‘김씨 집안’ 식구지만 우리 식구들이 참 특이합니다. 식구들이 모여 식사를 하면 하는 이야기가 이 밥을 먹고 난 후에 다음 식사에는 무엇을 먹을지 의논하는 가족입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잘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우리 식구들은 아침에도 능히 삼겹살을 구워 먹고, 갈비찜도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먹을 것이 늘 우리의 삶에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먹으므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가 무엇이냐는 것이죠.

오늘 본문은 우리가 안고 있는 ‘탐식’의 문제를 다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먹을 것을 앞에 두고 우리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Seven deadly sins]의 저자인 Anthony Campolo는 ‘탐식’의 문제에 대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강단의 설교자들은 회중들과 별 상관없는 간음이나 절도 등의 죄에 대해서는 설교를 꽤 한다. 그러나 회중들이 대개 범하고 있는 탐식에 대해서는 설교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

성경은 탐식을 정죄하고 있다. 잠언에는 술 취하고 탐식하는 자들이 가난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약품을 이용한 체중 해결법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체중 감량을 둘러싼 상업주의는 종교 단체들에도 들어왔는데 이 단체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감량하자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런데 여기서 실패한 사람들은 하나님을 실망시켜드린 데 대해 큰 죄의식을 갖기도 한다.

…

그런데 비만이라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기독교인들이 있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비만에 참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개인의 권리는 중요하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 몸이 하나님의 전이라고 말한다. 우리 몸은 하나님께서 거하시면서 세상에서 일하시는 도구이다. 바울은 우리 몸이 우리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깨우치고 있다. 더욱이 몸의 건강 상태는 영혼의 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오늘날은 탐식만이 아니라 갖가지 몸에 해로운 것들에 탐닉하는 사람들이 많다. 술에 빠지거나 마약에 중독되거나 골초가 되거나 하는 것이다. 담배는 건강을 해치며 사망으로까지 이끌 수 있다. 그러나 수백만의 미국인들이 경고를 무시하고 흡연을 즐긴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끽연가들은 자기들의 끽연 습관을 싫어하면서도 담배를 끊을 수 없다고 느낀다. 마크 트웨인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담배를 끊는 것은 쉬운 일이다. 나는 수십 번도 더 끊었다."

흡연은 흡연하는 사람은 물론 수많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를 끼친다. 밀폐된 방에서 한 사람이 흡연하면 다른 모든 사람도 심한 영향을 받는다. 또한, 제3세계 국가들에서는 담배가 기아와 영양실조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담배 경작지에 음식물을 심어 자라게 하면 남아메리카의 기아 문제는 상당히 해결될 수 있다.

흡연은 중독성이 있다. 흡연은 건강을 해치며 다른 사람들의 생명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담배는 세계 기아 문제의 한 원인이 되기도 하며 영성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흡연은 모습을 달리 한 탐식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술에 대해 알아보자. 음주 습관이 있는 사람은 하나님의 인도를 따를 수가 없다. 술 때문에 자기 경력을 망치고 결혼에 실패하고 가정의 행복과 그리스도께 대한 헌신을 저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셀 수도 없이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술에 따르는 무서운 결과를 점점 더 알아 갈수록 술을 용인하는 분위기도 더 퍼져왔다. 한때 금주를 요구했던 침례교회가 그런 요구를 철회했으며 한때 금주를 훈련에 포함했던 감리교회들도 이제는 음주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새로운 율법주의가 일어날 필요는 없으나 교회는 약물 남용이 큰 죄이며 담배와 술은 영적인 삶을 살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장애가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조금 긴 글이기는 하지만, 먹는 문제가 ‘탐식’과 연결될 때, 개인적인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악’과도 연결된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7주 동안 나누고 있는 7가지의 죄악은 중세시대에 ‘치명적인 죄’로 분류되었던 것입니다. 탐식에 대하여 중세 시대에는 5가지 형태가 죄로 나타난다고 분류했습니다.

praepropere: 너무 빨리 먹는 탐식.

laute: 너무 비싸게 먹는 탐식.

nimis: 너무 많이 먹는 탐식.

ardenter: 너무 열심히 먹는 탐식.

studiose: 너무 야단법석을 떨며 먹는 탐식

혹시 여기에서 걸리는 것이 있는 분들이 있나요? 그리고 분명한 것은 이 문제들을 해결하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나요?

먹는 것 앞에서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리는 것, 때로는 먹는 것이 우선순위가 될 때 존엄성이 파괴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우리에게서 하나님의 형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무서운 것이 있을까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제 삶에서 있었던 작은 경험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나는 아직도 대학교 3학년 때, 단식투쟁을 하던 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3일 정도 밥을 먹지 않았는데, 단식투쟁 장소로 누군가가 원비디를 올려 왔습니다. 모두가 한 병씩 먹고, 빈 병을 앞에 놔두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제가 잠자는 자리가 그 빈 병을 모아놓은 곳이었는데, 옆에서 달그락달그락 하는 소리가 잠결에 들립니다. 살짝 눈을 뜨고 봤더니 함께 단식투쟁을 하던 학우 중의 하나가 병을 하나하나 들어서 병 밑에 남아있는 것들을 입에 털어 넣고 있더군요. 모르는 척하고 잠을 잤지만, “너 참 비참하고 불쌍하단 생각보단, 맛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이 굶주리면 먹을 것 앞에서 품위를 지킨다는 것이 참 힘든 일이겠죠?

또 한 가지 이야기.

군에서 훈련받던 시절, 신부님들과 법사님들이 패싸움이 일어날 뻔한 적이 있습니다.

영천 3사관학교는 유격장에 훈련을 받으러 가기 위해 50km 정도를 밤새 행군해 가야 합니다. 중간중간 3개 종파에서 위문을 옵니다. 교회 목사님은 커피와 사탕을 가지고 위문을 왔고, 법당에서는 껌과 사탕 같은 것을 가지고 위문을 왔던 것 같습니다. 종교는 다르지만 따뜻한 전우애로 함께 나누어 먹었죠.

그리고 한참을 걷다 가장 힘든 길목에서 성당 신부님이 위문을 왔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신부 훈련생들만 모아놓고 치킨을 먹는 것이었죠. 어두워서 차의 헤드라이트를 켜고 말입니다.

치사하게 자기들만 먹는다고 뭐라 할 수도 없고, 군대에서 훈련받으며 그 치킨 냄새를 참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죠. 급기야 스님 중에 한 분에 불쾌한 어투로 한마디 했습니다.

“야, 불 끄고 먹어!”

그러자 시비가 붙었습니다. “누가 반말이야!”

사실은 반말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들끼리만 먹는 게 못마땅했던 거죠. 그래서 양쪽에서 “야 신부들 나와! 야, 법사들 나와!” 하더니 패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우리나라 종교 역사상 치킨 때문에 신부와 법사가 패싸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우리가 ‘먹는 것’을 가지고 그렇게 죄라고 할 수 있느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가장 원초적인 문제로 죄를 지을 수 있는 것이 먹을 것에 대한 문제가 아닐까요?

먹을 것으로 하나님을 대적하기 때문에 죄입니다!

오늘 본문이 참 무서운 말씀이죠. 2~3절을 보세요.

2 네가 만일 음식을 탐하는 자이거든 네 목에 칼을 둘 것이니라

3 그의 맛있는 음식을 탐하지 말라 그것은 속이는 음식이니라

단순히 먹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시지 않는 식욕이라면 목에 칼을 두라는 것입니다. 그 음식으로 인해 우리의 삶을 망가뜨릴 뿐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탐식’이 왜 죄가 되는지를 조금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6장 12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다 유익한 것이 아니요”

그렇습니다. 교회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죄악인, 간음, 도적질 등의 것보다, 보다 보편적으로 우리에게서 발생하는 일임에도, 우리는 이 죄악에 대하여 그렇게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우리의 탐식 때문에 나누지 못함 때문에, 얼마나 커다란 죄악들이, 무서운 살인들이 이 땅 위에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생각해 봅시다!

1년에 간음과 살인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죽어 가는 사람들이 많겠습니까? 아니면, 나누지 못함으로 인해 죽어 가는 사람들이 많겠습니까?

이 땅 위에 도적질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먹을 것을 나누지 못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1년에 우리나라에서 먹다 버린 음식 쓰레기만, 8조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얼마 전, 차병원에서 기독교 의료인 협회 모임에서 설교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전단을 보게 되었는데, 10만 원 정도면, 폐결핵에 걸린 사람을 6개월 이상 치료하여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아프리카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1만 원 만 있어도 한 달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월드비전과 유엔에서 발행한 자료에 의하면 ‘천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 설사로 죽어가는 어린이 1명의 생명을 살리는 링거액을 구매

* 5명의 어린이에게 소아마비 예방 접종과 홍역 예방접종

* 시력 상실과 질병을 예방하는 비타민 A 캡슐을 80개 구매

사실 저는 마음이 무거운 상태로 이 설교를 하고 있습니다.

유엔 식량 계획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인의 9분의 1에 달하는 7억 9천 5백만 명이 기아로 고통받고 있는데, 2억 2천 2백만 통의 음식이 매년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몇 주 동안 병원에 다니면서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사 결과, 처방이란, ‘과식’과 ‘과로’를 피하라는 것입니다.

탐식은 자신을 죽이는 것일 뿐 아니라, 탐식의 내용 자체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말씀입니다.

탐식은 자신이 가져야 할 것 이상을 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이 먹어야 하는 것 이상을 먹는 것은 ‘죄’라는 말입니다.

인간이 음식을 먹는 것은 정상적인 욕구이지만, 이 욕구에 지배당하기 시작하면, 우리에게서 죄로 나타나게 됩니다.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다 유익한 것은 아니기”(고전6:12)때문입니다.

지난 연말 호스피스 주관으로 암 환자와 가족들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태초 먹거리’로 유명한 이계호 박사가 강의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분의 지론은 간단합니다. 태초의 먹거리로 돌아가야 건강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식물은 땅이 가지고 있는 성분을 그대로 가지고 자라야 하는데, 인간들이 먹는 것을 돈으로 보면서 대량생산하기 시작했고, 화학물질을 가지고 먹거리를 변형시켰다는 것입니다.

밤에는 자야 하는 식물을 빨리 자라게 하려고 불을 켜서 못 자게 하고, 비료를 써서 비정상적으로 성장시킨 것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동물은 귀한 단백질원으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인데, 좀 더 맛있는 고기를 만들기 위해 인간들이 해온 일이 무엇인가요?

소위 ‘마블링’을 만들기 위해 소가 먹는 먹거리 대신 다른 것을 주고, 움직이며 자라야 하는 소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므로 고기 속에 지방 덩어리인 마블링은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청정지역의 소로 알려진 호주산은 우리나라에 오기 한 달 전부터 풀이 아닌 옥수수를 듬뿍 먹여서 맛있는 고기를 만들어 내지만 건강하지 않다는 것이죠. 그러니 조금 맛이 없어도 하나님께서 주신 처음의 맛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좋아하는 우유를 암 환자들은 먹지 말라고 합니다. 소에게서 우유가 나오는 것은 새끼를 낳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인데, 우유를 만들기 위해 강제 수정을 하고 우유를 생산합니다. 대략 25년을 살도록 만들어진 소가 강제 수정을 통해 새끼를 가지고 우유를 생산하며 수년 내에 죽게 됩니다. 그러니 그러한 소가 만들어 내는 우유가 어떻게 좋을 수 있냐는 것입니다.

채소와 고기 우유와 같은 것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태초의 먹거리로 만들어진 그 모습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태초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는 ‘희생과 대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만드는 먹거리를 사 먹기 위해 돈을 지급하고 끊임없이 만드는 사람들에게 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 의미 있게 강의를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신 원리,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사실은 ‘희생과 대가’를 치르는 것이 아니라 신앙의 원리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들이 가진 탐식으로 인해 끊어진 관계들이 눈에 들어와야 합니다.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누군가에게 피해가 가고,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맛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몸을 해치게 하는 것이 죄라는 말입니다.

우리 인간들에게 들어온 ‘죄’를 가만히 보면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진 것입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는데 점점 관계는 파괴되어 가고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인간들의 욕망 가운데 하나님의 DNA가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지니 어떻게 하나님의 DNA를 공급받을 수 있겠습니까?

탐식을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가 점점 하나님과 멀어집니다. 먹을 것을 절제하고, 식탐을 극복하는 것이 하나님과 관계있다는 것이 흥미롭지 않으신가요?

한홍 목사가 쓴 [아멘 다음이 중요하다]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D. L. 무디는 자신의 성경책 표지에 이렇게 써 놓았다고 한다.

“이 책이 당신을 죄로부터 멀어지게 하든지, 죄가 당신을 이 책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든지,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말씀과 세상은 날카로운 상반관계다. 우리가 말씀으로 충만하면 세상이 우리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우리 안에 세상으로 가득 차면 말씀이 들어오기 어렵다.

우리의 삶이 식탐으로 가득 차면 하나님으로 채워질 것이 없습니다. 사실 우리의 삶에서 조금은 결핍되는 것이 건강합니다. 조금 부족함으로 인해 하나님을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죠. 먹을 것으로 인해 우리가 하나님과 가까워질 수도 있고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왜 탐식을 이겨야 할까요?

먹을 것을 절제하지 못하는 욕망으로 인해 하나님을 멀리할 수 있다는 것이 무섭죠. 단지 식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중독이 된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먹을 것으로 인해 절제하지 못할 때, 하나님과의 관계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성경은 하나님보다 우선하는 모든 것은 우상숭배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에서 먹는 것을 절제하는 훈련은 영적으로 많은 유익이 됩니다. ‘금욕적인 삶’을 살라는 것이 아니라, 먹을 것을 절제하는 훈련을 하라는 것입니다.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 하는 고통이 신앙적인 것이 아니라,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음식을 절제하며 살아가는 삶이 신앙적으로 유익한 것입니다.

초대 교회와 경건주의자들은 정기적인 금식을 권장했습니다. 금식을 통해 육신의 욕망을 이기고 하나님 생각하는 것이죠. 문제는 금식 자체가 목적이 되고, 그것이 신앙의 자랑이 되어 오히려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사순절, 혹은 수난절에 우리가 음식을 먹는 것을 절제하려는 이유는, 작은 고통을 참으며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기 위함입니다. 결국 ‘탐식’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영적 유익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미국에서 공부하던 때, 사무실에서 일하며 학비를 벌었던 적이 있습니다. 같은 사무실에 목회 안수 과정을 지나던 흑인 여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화가 많이 난 채로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살이 쪘다는 이유로 목사 안수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어쨌든 살이 많이 쪘다거나 흑인이라는 이유 등으로 목회를 못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얼마나 확실한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안수 과정에서 이런 평가를 했답니다.

“음식을 조절하지 못하고 자신의 몸도 다루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교인들의 영혼을 다루겠는가?”

그 여인은 차를 타려면 자신의 다리 한쪽을 자기 손으로 들어서 올려야 할 만큼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오해하지 말고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비만을 거쳐 과체중으로 온 사람이니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 전적으로 식탐을 참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목회자로서 하나님 앞에 쓰임 받고, 교인들에게 좋은 목자가 되기 위해 ‘건강한 몸’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죠.

단순히 음식을 먹고 안 먹고의 문제가 아니라, 영적 유익을 위해 식탐을 이겨야 합니다. 좀 더 하나님께 잘 쓰임 받기 위해, 영적 품위를 지키기 위해 욕망을 이겨내야 합니다.

이어령 씨가 쓴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라는 책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성경에는 빵이란 말이 80회 이상 등장합니다. 빵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빵이란 말이 어느 말보다도 많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빵과 밥은 다르지만, 함께 나눠 먹는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비슷합니다.

영어로 동료, 회사를 ‘company’라고 하는데 ‘com’은 ‘함께’라는 뜻이고 ‘pany’는 ‘bread’를 말합니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한솥밥을 먹는다는 의미인데 ‘食口’라는 말이죠. 함께 먹는 입을 가리킵니다.

성경에서 빵을 자주 언급하는 이유는 빵이 자신의 탐심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음식을 나누어 먹음으로 진정한 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함께 먹는 것만큼 인간의 품위를 지켜주는 것이 없지 않을까요?

탐식하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영적인 품위를 지켜줍니다. 무엇보다 탐식을 이기는 것은 영적으로 선진화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내 정욕을 절제하므로, 하나님을 생각하게 되고, 내 탐식을 절제하므로 남에게 유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간디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그이와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보기를 원하는 구도자에게는 양으로나 질로나 음식을 절제하는 것이 생각과 말을 절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절대로 필요하다.”

탐식을 이기면 찾아오는 또 하나의 유익은, 탐식을 이기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하나님의 마음을 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탐식을 이기면 자연스럽게 그것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음식은 자신만이 먹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나누기’ 위해서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음식을 먹는 행위는 또한 나눔을 경험하는 귀한 시간입니다.

한 솥에서 나온 같은 음식을 여럿이 나눔으로 말미암아 함께 하는 이들과 한 몸, 한 지체됨을 경험합니다. 우리는 식사시간을 통해 서로의 공동체성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서로 마주 보며 식사를 한다는 것은 우리의 몸과 마음이 함께하는 매우 진실한 코이노니아의 경험입니다.

성찬식을 통해서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몸을 우리를 위하여 주셨다는 것입니다. 성찬을 처음 시작할 때는, “Breaking” 합니다. 자신을 자르지 않고는, 아픔이 없이는 생명이 없습니다.

성찬을 우리는 “participation”이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떡을 떼는 것에 참여하므로, 우리도 우리의 몸을 떼어주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참된 성찬의 의미이고, 초대교회에는 매주 이 성찬을 기념하는 것이 예배의 핵심이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뉴욕 시장을 지낸 라구아디아 판사의 이야기입니다.

1930년대, 미국 뉴욕시 즉결 심판부의 라구아디아 판사가 한 사건의 심판을 맡았다.

가게에서 빵을 훔친 한 노인이 법정에 섰다. 눈물이 글썽한 노인이 말했다.

"사흘을 굶었습니다. 그때부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라구아디아 판사는 근엄한 표정으로 판결을 내렸다.

"당신의 절도행위는 벌금 10달러에 해당합니다. 그 벌금은 내가 내겠습니다.“

라구아디아는 지갑에서 돈을 꺼냈다. 그리고 재판정을 향해 말했다.

"이 돈은 그동안 내가 너무 좋은 음식을 많이 먹은 죄에 대한 벌금입니다. 여러분도 너무 많이 먹은 죄에 대한 벌금을 내고 싶다면 모자에 돈을 담으십시오."

재판정에 모인 사람들은 즉석에서 47달러를 모았다. 라구아디아는 이 '벌금'을 가난한 노인에게 주었다. 그러자 노인은 울먹이며 말했다.

"이제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결코, 남의 물건을 훔치는 짓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라구아디아의 명판결은 시민들에게 곧 알려졌다. 그리고 그는 나중에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탐식이나 과식은 죄다. 김치 한 포기라도 나눌 때 이 사회는 밝아진다.

많은 사람이 이 노인을 비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측면은 이 노인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때 “breaking”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아픔을 공감하는 사람들에게서 “participation”이 일어날 때, 기적이 일어납니다.

인류의 역사상 가장 큰 기적이 무엇입니까?

바로 예수님의 몸이 찢기고 나누어진 것입니다. 거기에는 피 흘림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절규가 있었습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아버지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그런데 그 순간, 생명이 시작되었습니다.

탐심은 ‘내가 절제해야지’라는 마음에서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마음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피 흘림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내는 일을 하게 됩니다.

탐식은 죄입니다. 그리고 죄의 삯은 사망입니다.

죄를 이기는 것은, 죄를 짓지 않으려는 마음이 아니라, 선을 행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선을 행치 않는 것이 죄”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삶을 사는 것만이 탐식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오늘 참석한 모든 사람 가운데서 바로 이 나눔의 원리가, 복음의 원리가, 생명의 원리가 살아날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간절히 소원합니다.

탐식을 이기는 습관으로 여러분에게 몇 가지를 소개하며 말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 식사기도 시 음식에 대해 중심으로 감사하라

* 자신과 같이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항상 기도하고, 식탁에 구제모금함을 비치하여 식사 시마다 연보를 모아 구제에 사용하라.

* 교회의 식사를 간소화하라.

* 식사의 질을 적정선으로 낮추고, 더 긴 시간을 대화하며 식사하라.

* 금식을 정기화하라.

* 미식과 식도락의 사회적, 성경적 문제점을 논의하라.

* 음식의 신성함과 제한성을 명상하라.

* 습관적 간식(음료 포함)을 재고하여 제한하라.

* 예수님의 굶주리심을 명상하라.

* 음식을 남겨 버리는 습관을 교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