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 정신의 계보

오늘 본문은 원 역사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바벨탑 사건을 다룹니다. 이미 아시는 대로 바벨탑 사건은 인간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내고 스스로의 힘으로 하늘에 오르려고 탑을 쌓다가 하나님의 심판으로 언어가 혼잡해지고 온 땅에 흩어지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인간이 피조물의 자리에서 벗어나서 하나님께 대항하여 하나님의 자리에 오르려고 시도하였습니다. 성경은 그러한 행위와 그러한 행위의 결과를 총칭하여 바벨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인간들의 모든 패역과 범죄함은 바벨의 정신에서 흘러나옵니다. 바벨의 뿌리가 아담과 하와의 선악과 사건입니다. 그들이 선악과를 따먹은 것은 하나님이 세우신 창조질서를 넘어서서 하나님과 같이 되어보려 했기 때문입니다. 

 

선악과 사건은 가인의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가인이 하나님의 인정을 받는 아벨을 시기하여 쳐 죽였습니다. 가인이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를 받아 쫓겨난 이후 다른 사람들의 공격이 두려웠기에 가장 처음 한 것이 성을 쌓는 것이었습니다. 놋 땅에 세운 그 성의 이름이 에녹성입니다(4:17). 힘의 논리로 살아가는 가인의 모습이 라멕으로 이어집니다. 라멕은 하나님의 질서를 떠나 두 아내를 취했을 뿐 아니라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소년을 죽이며 잔혹하게 보복합니다. 그러고도 가인을 죽이는 자는 칠 배의 벌을 받고 자신을 죽이는 자는 칠십칠 배의 벌을 받을 것이라고 아내들 앞에서 자신의 살인을 정당화하며 뻔뻔스럽게 자랑합니다. 라멕의 후손의 뒤를 이어 창세기 6장에는 네피림이라는 족속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용사로, 고대의 유명한 자로 불립니다. 그들 또한 하나님의 지배와 통치를 거부하고 하나님 앞에서 용사로 서려는, 바벨의 정신을 가진 자들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자들을 홍수로 싹 쓸어버리십니다. 이를 통하여 창조주이신 하나님께 순복하지 않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떠나 자신이 하나님 앞에 영웅이 되어 살려고 하는 자들은 모두 심판을 하신다는 경고를 하십니다. 10장에는 노아의 세 아들인 셈, 함, 야벳의 족보가 나옵니다. 그 중에서 함의 아들 구스가 낳은 아들인 니므롯에 대해 상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세상에 첫 용사라 그가 여호와 앞에서 용감한 사냥꾼이 되었으므로 속담에 이르기를 아무는 여호와 앞에 니므롯 같이 용감한 사냥꾼이로다 하더라”(10:8-9) ‘앞에서’라는 전치사 ‘알’은 ‘위에 넘어서, 대항하여’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러니 니므롯은 ‘여호와를 뛰어넘으려’혹은 ‘여호와를 대항하여’사는 자입니다. 그는 자신의 힘으로 사람을 압제하여 스스로 영웅의 자리에 앉아있는 세상의 왕이요, 타락한 자의 대표라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얼마나 힘이 세고 유명했으면 그 이름을 딴 속담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니므롯은 ‘처음으로’여러 종족과 나라를 통합하는 정치력을 발휘했습니다. 그가 시날 땅 바벨성의 왕이며 니므롯은 그 세력을 앗수르 지역 니느웨까지 확장하였습니다. 그가 레센이란 큰 성을 쌓습니다. 그런 자의 후예가 바벨탑을 짓게 됩니다. 

 

하나님이 바벨탑을 짓던 자들에게 진노하신 이유 

홍수가 끝난 후에 하나님은 노아의 아들들인 셈과 함, 야벳의 자손들이 많아지게 하셨고 그들이 여러 곳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인류는 한 혈통에서 나왔습니다. 하나님이 그들을 여러 종족으로 나뉘게 하셨는데, 모두가 아담의 혈통이고 노아의 자손입니다. 홍수가 지면으로부터 사람과 짐승을 멸절시켰습니다. 노아와 그의 가족을 제외하곤 전 인류가 멸절되었습니다. 그런데 홍수가 사람의 마음으로부터 죄를 깨끗이 할 수 없었습니다. 죄가 다시금 자리를 잡아갑니다. 그리고 노아의 후손들에게 죄가 신속히 퍼집니다. 인간들이 다시금 하나님께 대적하기 시작합니다. “온 땅의 언어가 하나요 말이 하나였더라”언어로 번역된‘사파’는 포괄적인 의미의 언어를 의미하고 말로 번역된 ‘다바르’는 구체적으로 대화하는 말을 의미합니다. 같은 언어와 말을 사용하는 것은 큰 힘을 발휘하지만 바벨탑 사건에는 그것이 하나님을 대적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노아의 후손들이 동방으로 이동하던 중 시날 평지에 이르자 거기에 머물고자 합니다. 시날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이었습니다. 바벨론 제국의 발상지로서 지금의 이라크 지역일 것입니다. 이들 마음속에는 아직도 홍수로 인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흩어지는 것을 두려워 하나로 뭉쳐 강력한 제국을 건설하려 했습니다. 그들에게 ‘노아의 언약’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인생들에게,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믿음을 가지고 세상에 널리 퍼져나가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인간 중심의 나라를 건설하려 했습니다. 사람들은 벽돌을 굽고 역청을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하였으나 그 기술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용하는 대신 자신들의 이름을 내고 헛된 야망을 실현하려고 했습니다. ‘이르’는 ‘성읍, 도시’라는 뜻이고 ‘미그달’은 ‘망대, 높여진 단’이라는 뜻입니다. 보통 11장에 나오는 사건은 바벨탑 사건으로 부르지만 사람들이 단순히 탑만 쌓은 것이 아닙니다. 이들은 거대한 망대 또는 탑을 중심으로 한 도시를 건설했습니다. 가인이 에덴의 동편에 에녹 성을 쌓은 것처럼, 그들 역시 동편의 시날 땅에 바벨성과 탑을 쌓았습니다.  

하나님이 바벨탑을 짓던 자들에게 진노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1) 스스로 하늘에 닿으려 했기 때문

바벨탑을 쌓았던 시대에 만들어진 지글랏이라 불리는 탑 모양이 지금도 메소포타미아 유프라테스 강변에 몇 개가 남아 있습니다. 사각형으로 된 그 탑은 사면에 계단이 있어서 탑의 꼭대기에는 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신전과 제단이 있었습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두바이에 있는 '버즈 칼리파(부르즈 할리파)'인데 그 높이가 828m입니다. 2위는 상하이 타워로 높이가 632m입니다. 서울에 있는 롯데월드 타워가 지금은 세계 5위입니다. 최첨단 과학으로 무장된 현재 건물의 높이가 1km가 안 되는데 당시 건물이 높아보았자 얼마나 높았겠습니까? 바벨탑은 우상을 섬기며 하나님의 존재를 멸시하려는 의도로 만든 것이었기에 탑의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려 했다’로 표현합니다. 더구나 그때는 대홍수를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인지라 홍수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습니다. 방심하다가 홍수에 멸절 당했는데 이제는 우리가 준비하여 하나님의 심판을 스스로 피해보자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선악과 사건의 본질이 무엇입니까? 우리도 하나님처럼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간섭 없이 우리끼리 잘 살아보자는 그 정신이 바벨탑 사건까지 이어집니다. 그런 건축물을 가능하게 한 것이 벽돌과 역청입니다. 당시 고대시대 건축물은 대부분 돌과 진흙으로 지어졌습니다. 바벨탑이 세워진 곳은 유프라테스 강의 삼각주 지역은 돌이 별로 없었고 진흙이 많았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돌이 아니라 인간의 지혜로 진흙을 불에 구운 벽돌을 만들어냈고, 벽돌들을 역청으로 연결하였습니다. 역청은 아스팔트입니다. 그들은 이미 아스팔트를 사용할 줄 알았습니다. 따라서 벽돌과 역청은 인간이 자기들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문명의 대표적인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하고”하면서 ‘대신’이라는 단어를 반복하여 사용하면서 인간의 힘을 강조합니다. 인간들이 자신들의 힘과 행위로 하늘에 닿아보려는 것이 바벨의 정신입니다. 그 정신으로 인간들은 오늘날도 바벨탑을 쌓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내려오셔서 바벨탑을 부순 것이 아니라 인간을 흩으십니다. 바벨탑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는 인간의 죄성을 심판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을 의뢰하지 않고 인간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왕이 되려는 모든 시도들은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시기에 전부 파괴될 것입니다.

10장 족보에 나오는 함의 자손들이 역사 속에서 대 제국을 이루었으니 힘의 원리를 바탕으로 한 세상적 관점에서 볼 때 그들은 영웅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그들을 ‘복을 받은 자들’이라 하지 않고 ‘저주받은 자의 후손’이라 합니다. 인간은 하나님을 떠나서 한시도 참 행복과 만족에 이를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하나님의 통치에 순종하며 살 때 가장 행복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시편 1편에 복 있는 사람을 정의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다”이 세상 것으로 자랑하는 자들이 아니라 이 세상이 전부가 아닌 줄을 알고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자들이 복 받은 자들입니다. 

2) 자신들의 이름을 내려 했기 때문

하나님은 왜 이름을 내려는 인간들의 시도를 기뻐하지 않으셨을까요? 아담이 처음부터 아내를 이름을 짓지 않았습니다. ‘여자의 후손’을 통해 회복시키리라는 3:15의 말씀과 아담과 하와의 삶에 수고로움과 고통이 임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판결이 끝나자 아담이 비로소 아내의 이름을‘모든 산 자의 어머니’라는 뜻을 가진 하와로 짓습니다. 비록 앞으로 저주 받은 땅을 갈며 고통 중에 살아가야 하지만, 하와라는 이름을 지은 것은 하나님과 관계 단절이 죽음을 뜻함을 알고 생명을 갖기 원하는 아담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인간’이라는 뜻의 아담과 ‘모든 산 자의 어머니’라는 하와라는 이름을 종합해보면 우리 존재의 목적이 드러납니다. 하나님 백성의 이름은 티끌 같은 죄인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생명을 받은 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성품이나 하나님이 하신 일이 드러나는 상태를 하나님의 영광이라 합니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사시면서 그의 삶을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셨습니다. 그렇다면 성도는 사랑, 용서와 같은 하나님의  성품을 삶 속에 보여주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야 합니다. 

‘우리의 이름을 내자’를 직역하면 ‘우리가 스스로 우리를 위해 이름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름을 주셨는데 그것 말고 우리가 이름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고대 사회에서 이름을 짓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한 독점적인 지배권과 소유권을 갖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아담이 짐승들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하나님이 아담에게 그들을 지배하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간들이 자기들 스스로 이름을 주겠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지배와 통치를 거부하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피조물이고 하나님은 창조주이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창조된 자들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이용하여 자기 이름을 내려는 유혹을 물리쳐야 합니다. 시 115:1, “여호와여 영광을 우리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우리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오직 주는 인자하시고 진실하시므로 주의 이름에만 영광을 돌리소서”예수님이 낮아짐의 본을 보이셨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 10:45) 그런데 우리가 높아져서 우리 이름을 내려고 해서 되겠습니까?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누구에게 주신 약속입니까? 아브라함입니다. 바벨탑을 지은 사람들은 자기들의 이름을 창대케 하려다가 심판을 당했는데 아브라함에게는 하나님이 그 이름을 창대케 하신다고 합니다. 창대케 되는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 의해 창대케 되느냐가 중요합니다. 인간의 이름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사랑하며 섬기며 하나님의 뜻대로 순종할 때 하나님이 높이시는 것이지 자신들의 노력이나 열심으로 힘을 쌓아서 자기를 드러내려 한다고 높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존중히 여기는 자를 내가 존중히 여기고 나를 멸시하는 자를 내가 경멸하리라”(삼상 2:20). 하나님 나라에서 큰 자는 섬기는 자입니다. 힘의 원리가 아닌 십자가의 원리로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세상 사람은 몰라줘도 하나님만 아시면 된다는 자세로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그런 자들이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이요 하나님은 그런 자들의 이름을 하나님 나라에서 높이십니다.

3) 흩어짐을 면하려 했기 때문

‘흩어짐’이라는 단어는 ‘널리 퍼져 나가다’문법적으로 미완료형을 사용했음으로‘계속하여 퍼져 나가다’는 뜻을 가집니다. 하나님께서 인간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즉 온 세상에 흩어져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살라고 하셨는데 인간들은 절대로 흩어지지 않고 우리끼리 연합하여 우리 마음대로 살자고 바벨탑을 세웠습니다. 바벨탑 사건에서 나타난 하나됨은 하나님을 거부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 했던 것이기에 하나님이 심판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는 하나됨은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께 순종하게 된 자들이 하나님의 명령을 좇아서 하나님 나라 삶의 원리로 살게 되는 하나됨입니다.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 4:3). 우리는 우리의 영광과 유익을 위해서 하나됨과 연합을 추구하는 자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성령 안에서 하나 되어야 하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세상이 추구하는 연합은 자기 이익을 기준으로 한 연합입니다. 그래서 자기의 필요가 다 채워지지 않으면 그 연합은 깨어지고 세상은 또 다른 연합을 추구합니다. 성령 안에서 하나 되는 것은 사랑과 용납함과 섬김으로 하나 되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 되었다 하면서 각자 자기의 유익만 구하고 있다면 우리는 거짓된 연합 속에서 바벨탑을 쌓고 있는 것입니다. 데살로니가 교회가 아름다운 소문이 퍼진 이유가 무엇입니까?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소망의 인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의 아름다운 소문이 각처에 퍼지는 것은 신문이나 한인회보에 거창하게 광고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말씀을 통한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며 우리가 먼저 변화되어야 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이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을 깨달고 이를 힘써야 합니다. 리더들이 먼저 섬김의 본을 보여야 합니다. 교우들 간에 사랑의 격려와 칭찬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어떤 인간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이름을 내려 한다면 예수님의 이름으로 바벨탑을 쌓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의 진정한 영웅이 되시는 예수님을 본받아야 합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만을 따라가야 합니다.

하나님께 도전하는 무모한 인간의 계획을 막으시려는 하나님의 간섭이 하나님의 강림으로 시작됩니다. 하나님께서 인간들이 하늘에 닿으려는 탑 쌓기 현장에 내려오셨습니다. 인간들이 단결하여 하늘까지 탑을 높이 쌓겠다고 기염을 토했지만, 하나님은 인간들이 높다는 탑을 보시기 위해 내려오셔야 했습니다. 인간의 한계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재미있게 대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들의 힘으로 도저히 정복될 수 없는 높은 곳에 계십니다. 하나님은 강림하셔서 인간들을 심판하십니다. 하나님의 강림은 언제나 심판과 구원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 무리가 한 족속이요 언어도 하나이므로”이러한 시도가 가능했다고 판단하십니다. 그리고 “이 후로는 그 하고자 하는 일을 막을 수 없으리로다”라고 하시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말씀하십니다. 인간들은 바벨탑을 쌓음으로써 하나님께 도전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의 계획을 무너뜨리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선언하십니다. 사람들이‘니브레나’‘벽돌을 쌓자’고 하였더니 하나님은 비슷한 발음인 ‘니블라’‘혼잡시키자’로 대응하십니다. 언어의 혼잡은 하나님을 향해 도전하는 인류들을 온 지면에 흩으시려는 하나님의 방법이었습니다. 이로써 인간들이 꿈꾸었던 도시와 탑의 건설은 여호와의 간섭으로 중단됩니다. 하나님에게 도전했던 인간의 거대한 연합은 이렇게 실패하게 맙니다. 그 결과 여러 인종들이 온 땅 위에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은 흩어진 자들 가운데 한 백성을 구별하여 그들을 통하여 세상을 구속하시려고 준비하십니다. 이 새로운 역사를 위해 아브람을 부르십니다. 그 계획은 궁극적으로 아브람의 후손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이어서 창세기 기자는 ‘바벨’이란 이름을 붙인 이유를 설명합니다.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셨음이니라”‘바벨’은 ‘혼돈’의 의미로 사용되어 인간의 무모한 계획은 혼란만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바벨’과 ‘발랄’(혼잡하다)은 소리가 유사합니다. 사람들은 결국 그들이 원하던 ‘이름’(4절)이 아닌 ‘바벨’이라는 수치스러운 이름을 얻었습니다. 끝으로 ‘흩으셨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사용합니다. 이러한 반복은 그 일이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점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바벨론에서 가나안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홍수에서 구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또다시 반역을 꿈꿉니다. 이번에도 자신의 힘을 자랑하고 끊임없이 하나님을 대적하며 세상 나라를 세우려고 하였습니다. 온 지면에 흩어지는 것을 면하고자 바벨탑을 쌓았습니다. 대홍수의 트라우마를 가진 그들로서는 이것이 절실한 과제라고 여겼을지도 모릅니다. 벽돌과 역청을 이용해 성을 견고히 쌓고 탑을 하늘에 닿게 할 목적으로 높이 쌓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합니까 아니면 자신을 의지합니까? 하나님의 이름을 높입니까 아니면 자신의 이름을 높입니까? 하나님은 사람의 반역과 타락을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아무리 강한 세상 나라일지라도  하나님이 흩으시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악을 반드시 심판하십니다. 저들이 하는 일들을 보시려고 내려오셨듯이, 하나님은 지금도 이 땅에 오셔서 우리의 모든 것을 보십니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심으로 모든 것을 다스리십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에 교회가 세워지고 성도들이 복음을 전하며 주님의 뜻을 이루도록 허락하셨습니다. 세상의 악들이 아무리 커 보여도 하늘에 닿을 수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바벨론은 인간의 교만과 방자를 말합니다. 그래서 이사야 선지자는 바벨탑 이야기를 재현합니다. “네가 네 마음에 이르기를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뭇 별 위에 내 자리를 높이리라 내가 북극 집회의 산 위에 앉으리라 가장 높은 구름에 올라가 지극히 높은 이와 같아지리라 하는도다 그러나 이제 네가 스올 곧 구덩이 맨 밑에 떨어짐을 당하리로다”(사 14:13-15) 이런 바벨론의 교만을 이사야는 소돔과 고모라의 운명과 연계시킵니다. “열국의 영광이요 갈대아 사람의 자랑하는 노리개가 된 바벨론이 하나님께 멸망 당한 소돔과 고모라 같이 되리니”(사 13:19) 세상의 능력과 지식은 하나님 앞에서 아침 이슬과 같은 것일 뿐입니다. 하나님이 만지시면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성도는 세상을 볼 때 하나님을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합니다. 그렇기에 세상에 눌리지 않고 세상을 동경하지도 않습니다. 세상 나라의 헛됨을 알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는 성도들이 되어야 합니다.

혼돈의 언어에서 회복된 언어로

온 땅의 언어가 하나인 것은 원래 복입니다. 한 언어로 하나님을 함께 찬양하는 것은 천국의 모습입니다(계 5:13). 하지만 마음의 계획하는 바가 항상 악한 사람들이 한 언어를 가지고 행하는 일은 ‘세상 나라’를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명령하셨는데, 사람은 흩어짐을 면하기 위해 한 곳에 터를 잡고 문명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성취’안에서 자기 안전을 도모합니다. 인간이 그토록 애를 써서 하늘에 닿으려 하지만 하나님은 하늘에서 내려와 인생들을 살피시고 심판하십니다. 그들의 언어를 혼잡케 하시고, 그 쌓던 성 이름을 혼란을 뜻하는 히브리어 ‘바벨’이라 하십니다. 종말에 혼돈의 언어에서 회복된 상태로 하나의 언어로 하나님께 예배드릴 것을 스바냐 선지자가 언급합니다. “그 때에 내가 여러 백성의 입술을 깨끗하게 하여 그들이 다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며 한 가지로 나를 섬기게 하리니”(습 3:9) 누가가 이렇게 새롭게 회복된 공동체의 삶을 사도행전의 오순절에 나타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희망에 찬 새로운 공동체의 삶으로 보여줍니다 “우리가 우리 각 사람이 난 곳 방언으로 듣게 되는 것이 어찌 됨이냐 ... 우리가 다 우리의 각 언어로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함을 듣는도다”(행 2:8,11)  

원 역사에서 구원 역사로

아담와 하와와 같이 하나님처럼 되고 싶어 하나님께 도전한 인간에게 하나님이 원 역사 시대에 마지막 심판으로 주어진 것이 바벨탑 이야기입니다. 마지막 심판이 바벨이므로 이제는 바벨을 떠나야만 새로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즉 혼돈에서 떠나야 새 희망이 솟습니다. 그래서 11:26에 셈의 족보가 마지막으로 나옵니다. 흩어짐을 면하려던 바벨 성들이 강제로 흩어져서 혼란 중에 빠진 것과는 달리 하나님이 택하신 백성들의 계보에서는 하나님이 명령하신 복을 따라 질서 있고 순조롭게 생육하고 번성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리고 족보의 마지막에 아브람이 등장합니다.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아브람이 바벨론을 떠나 새로운 희망의 땅 가나안으로 가게 됩니다.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오고, 주전 6세기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 포로로부터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원을 얻고 혼돈의 이 세상을 떠나 새 하늘과 새 땅으로 가게 됩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바벨탑을 짓는 자들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됩니다. 하나님을 대적하여 스스로 행복을 추구하려는 삶을 자세를 고쳐야 합니다. 자신들의 이름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놓이려고 해야 합니다.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야 합니다. 세상의 힘의 논리가 아닌 하나님 나라의 원리로 살며 우리 삶 전체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려야 합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바벨탑을 쌓지는 않는지 각자의 돌아보아야 합니다. 언제 주님 앞에 선다 할지라도 점도 없이 흠도 없이 평강 가운데 이 땅에 거둔 열매를 가지고 담대히 은혜 앞에 서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