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으로 예배하라”

(사도행전 2장 14-36절)

[들어가는 말]

저는 소위 ‘모태신앙’으로,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주일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주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어릴 때는 예배에서 가장 지겨운 시간이 바로 설교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나이도 들고 신앙적으로도 자라면서, 설교 시간이 가장 사모하는 시간이 되었고, 어느새 다음 주일 설교는 무엇일까 궁금해 하는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처음에 신앙이 없거나 어렸을 때에는 설교가 이해도 안 되고 지겹게 느껴집니다. 그러다 신앙이 점점 자라면서 말씀이 이해가 되기 시작하고, 또 하나님의 말씀이 자신의 삶에 귀한 지침이 된다는 것을 깨달으며 말씀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어릴 때와는 반대로, 예배에서 마치 설교만 들으면 되는 것처럼 생각할 위험성도 있습니다.

이번 말씀 시리즈를 통해 예배의 순서들을 살펴보며, 각 순서를 통해 참된 예배의 정신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시간에는 예배의 근본정신이 무엇인가를 살펴보았습니다. 한마디로 예배는 ‘영과 진리’로 드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부터는 주요 예배 순서를 하나씩 보면서 그 순서가 어떻게 우리로 하여금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것을 돕는지 살펴보기 원합니다. 그 첫 번째는 말씀입니다.

1.    예배에 있어서 설교의 역사적 위치

예배 때 ‘말씀’ 하면 설교를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옛날 구약시대의 이스라엘에서는 성전 제사를 드리던 때에는 예배에서 설교의 비중이 별로 크지 않았습니다. 예배(제사)가 예식 중심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식일이나 유월절과 같은 절기들을 지키는 것 자체가 훨씬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각각 앗시리아와 바벨론에 의해 멸망당하고 특히 남 유다 사람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면서 그러한 예배 형식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성전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이전처럼 의식 중심의 예배를 드릴 수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제사장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유력한 사람들이 바벨론으로 끌려간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그때쯤부터 회당 예배가 시작된 것으로 학자들이 추정합니다.

바벨론 포로기 이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본토로 돌아오면서 자신들이 바벨론의 포로가 된 가장 큰 원인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않았던 데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말씀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에스라나 느헤미야와 같은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데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전이 재건된 후에도 이전처럼 단순히 예식 중심의 예배를 드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중요한 순서가 되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회당 예배의 절차와 형식이 완전히 자리 잡고 있었는데, 회당 예배에는 크게 네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기원(invocation)입니다. 매일 회당에서 예배할 때마다 “모든 예배는 송축 받으실 여호와를 송축할지어다!”라고 하는 기원을 드리며 시작합니다.

둘째는 ‘쉐마’로서, 원래 단어의 뜻은 ‘들으라’인데, 예배 때는 신앙고백을 의미합니다.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한 분뿐이시다’라고 고백하며, 하나님을 마음과 성품과 뜻을 다하여 사랑해야 했습니다(신 6:5).

셋째 요소는 ‘테필라’인데, 이것은 기도를 말합니다. 그리고 넷째는 성경 봉독입니다.

이 회당 예배의 네 가지 요소는 기독교가 유대교로부터 독립하여 나온 후에도 특별한 변화 없이 그 형태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다 중세에서 미사 중심의 예배가 행해지면서 말씀의 위치가 많이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중세 말에는 그런 현상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그러나 16세기 종교개혁 운동을 통해 개신교가 생기면서 말씀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이 들고 나온 기치 중에 “오직 은혜로”,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했습니다.

예배에서 말씀이라고 하면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성경 봉독인데, 설교 본문을 읽는 것입니다. 성경을 있는 그대로 읽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교회에 따라서, 대표자가 성경 본문을 읽는 교회도 있고, 우리처럼 함께 읽는 교회도 있고,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 시간이라고 하여 경건하게 기립하여 읽는 교회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주로 살펴보려 하는 것은 설교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가 무엇이었나 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예배의 중심으로 회복시킨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배에서 가장 많이 떠드는 사람이 목사인데, 설교를 30분, 40분씩 혼자 하는데, 무슨 설교를 또 예배의 중심으로 회복시키느냐고 이해가 안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세시대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천주교도 요즘 강론이라고 해서 설교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지만, 옛날에는 절대 그렇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십시오. 여기서 사제가 거룩하게 옷을 입고 혼자 나와서 라틴어로 줄줄 성경을 읽습니다. 알아듣는 사람이 있습니까? 아무도 없습니다. 사제만 압니다. 그런데 혼자 읽고 끝나는 겁니다.

그래서 종교개혁자들은 그렇게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게 하면 안 되고 알아듣는 언어로 말씀을 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마르틴 루터 같은 사람은 자기가 독일 사람이니까 자기 백성들을 위해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은 설교를 예배의 중심 순서로 회복했습니다.

라틴어로 해서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그냥 성경을 줄줄 읽기만 한다고 하나님의 말씀이 성도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본문 가운데 일부를 선택해서 해설을 했습니다. ‘강설’(homily)이라고 했는데, 지금의 설교의 전신입니다. 설교학을 영어로 homiletics라고 부릅니다. 오늘날 설교의 앞선 모습입니다. 그 후에 본문을 선택하여 좀 더 기술적으로 성경 교훈을 전달하는 sermon으로 발전했고, 우리가 지금 아는 설교가 바로 그것입니다.

2.    성경적 설교의 네 가지 특징

그렇다면 하나님을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데에 우리를 설교가 돕기 위해서 어떤 특징을 가져야 하는가? 그것을 오늘 본문을 통해 살펴보기 원합니다. 오늘 본문은 베드로가 오순절 때 행한 설교 내용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성경적인 설교의 네 가지 특징을 발견합니다.

1)  성도들을 주목시키는 설교

먼저 청중의 주목을 집중시키며 말씀을 전해야 합니다.

“베드로가 열한 사도와 함께 서서 소리를 높여 이르되 유대인들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들아 이 일을 너희로 알게 할 것이니 내 말에 귀를 기울이라” (14절)

이 당시 상황이 좋은 상황이 아닙니다. 그때는 오순절인데, 유월절로부터 50일째 되는 날입니다. 기독교에서도 오순절이라고 하면 부활절로부터 50일째 되는 날입니다. 그때 유대인들이 절기를 지키려고 여러 지역에서 모여 있었습니다.

9-10절을 보면 바대, 메대, 엘람, 메소보다미아, 유대, 갑바도기아, 본도, 아시아, 브루기아, 밤빌리아, 애굽, 구레네, 리비야, 로마 같은 데서 사는 유대인들이 왔습니다. 유대인인데 다른 데 가서 사는 사람들이 온 겁니다. 그런데 그때 120명이 기도할 때 성령이 내리시더니 언어 방언으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온 사람들의 말로 하나님의 일을 전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굉장히 혼란스럽고 어색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해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 놀라며 당황하여 서로 이르되 이 어찌 된 일이냐 하며” (12절)

첫 번째 반응은, 놀라고 당황하며 ‘이게 무슨 일이냐?’ 혼란스러워한 것이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조롱하여 이르되 그들이 새 술에 취하였다 하더라” (13절)

두 번째 반응은 새 술에 취했다고 조롱한 것입니다. 이런 혼란스런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베드로가 일어나서 설교를 시작한 것입니다.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 14절에서 ‘내가 이것을 설명할 테니까 내 말에 귀를 기울여라’고 하면서 관심을 끕니다. 새 술에 취했다고 조롱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들이 새 술에 취한 것이 아니다’라고 합니다. 논리적으로 그것을 설명하며 주목을 집중시킵니다.

“때가 제 삼 시니 너희 생각과 같이 이 사람들이 취한 것이 아니라” (15절)

유대인들은 제6시, 즉 낮 12시까지는 오순절에 음식을 못 먹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때는 제3시(오전 9시)니까 뭘 먹은 것도 아니고 특히 아침부터 술을 마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데에 베드로가 성공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에 이야기 등으로 시작하지 않습니까? 처음부터 본문 몇 절을 보라고 하며 시작하지 않습니다. 어떤 때는 서론이 너무 긴 경우도 있지만, 어쨌든 도입부는 반드시 주목을 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  본문의 의미를 분명하게 밝혀주는 설교

성경적인 설교는 성경 본문의 내용을 잘 소개하고 그 의미를 밝혀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설교의 핵심입니다. 바로 이것이 베드로의 설교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먼저, 베드로는 설교를 하면서 자기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고, 구약의 예언서들, 시편의 구절들을 인용해서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역사적인 상황과 구약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베드로는 먼저 요엘서 2장을 인용하며 설명합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그 때에 내가 내 영을 내 남종과 여종들에게 부어 주리니 그들이 예언할 것이요, 또 내가 위로 하늘에서는 기사를 아래로 땅에서는 징조를 베풀리니 곧 피와 불과 연기로다. 주의 크고 영화로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변하여 어두워지고 달이 변하여 피가 되리라.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하였느니라” (17-21절)

베드로는 구약의 말씀을 그대로 인용하여 설교를 합니다. “지금 우리들이 방언으로 하나님의 큰일을 말하는 것은 술에 취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이미 구약 요엘서에 이렇게 하나님이 말씀해주신 것입니다.” 하고 증거를 대며 논리적으로 설명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연결해서 또 설명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아 이 말을 들으라 너희도 아는 바와 같이 하나님께서 나사렛 예수로 큰 권능과 기사와 표적을 너희 가운데서 베푸사 너희 앞에서 그를 증언하셨느니라. 그가 하나님께서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신 대로 내준 바 되었거늘 너희가 법 없는 자들의 손을 빌려 못 박아 죽였으나, 하나님께서 그를 사망의 고통에서 풀어 살리셨으니 이는 그가 사망에 매여 있을 수 없었음이라” (22-24절)

예수님을 소개하면서 그 다음에 보면 특히 시편 16편을 인용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성경의 증거를 소개합니다.

“다윗이 그를 가리켜 이르되 내가 항상 내 앞에 계신 주를 뵈었음이여 나로 요동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그가 내 우편에 계시도다. 그러므로 내 마음이 기뻐하였고 내 혀도 즐거워하였으며 육체도 희망에 거하리니, 이는 내 영혼을 음부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로 썩음을 당하지 않게 하실 것임이로다. 주께서 생명의 길을 내게 보이셨으니 주 앞에서 내게 기쁨이 충만하게 하시리로다 하였으므로” (25-28절)

다윗은 대략 BC 1000년 정도 되는 사람이니까 예수님보다 천 년이 앞서는 사람인데, 천 년 전에 이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예언되어 있다는 것을 시편을 들어 증거로 제시합니다. 다윗이 생명의 소망을 노래한 이 시가 결코 다윗 자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그리스도의 부활을 예언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왜냐하면 다윗은 이미 죽었기 때문입니다.

“형제들아 내가 조상 다윗에 대하여 담대히 말할 수 있노니 다윗이 죽어 장사되어 그 묘가 오늘까지 우리 중에 있도다” (29절)

그러니까 베드로는 “이 시편 16편에서 썩지 않게 하나님이 살리신다는 것이 다윗이 아니다. 다윗은 이미 죽고 그 몸이 썩어서 그 무덤이 우리와 함께 있지 않느냐. 오히려 다윗이 예언한 그 그리스도, 메시야, 예수가 바로 그분이다. 그분은 부활하셨고 구약부터 예언된 성령을 하나님께로부터 받아서 부어주셨기 때문에, 지금 너희들의 언어로 말을 하는 초자연적인 일이 일어난 것이다.”라고 설명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시편 110편을 인용합니다.

“다윗은 하늘에 올라가지 못하였으나 친히 말하여 이르되 주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원수로 네 발등상이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우편에 앉아 있으라 하셨도다 하였으니” (34-35절)

“주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에서 첫 번째 ‘주’는 성부 하나님을 말하고 두 번째 ‘주’는 성자 하나님(예수 그리스도)을 말하는 것인데, 여기서 예수님이 하늘로 올라가셨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그래서 시편 110편 1절의 증언에 따라서 예수님이 하나님의 우편에 계시는 것이 정말이라면, 예수는 이미 죽었다가 부활하시고 지금은 하늘로 가셔서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아 계신다고 설명합니다.

이렇듯 성경적인 설교는 본문을 옳게 잘 소개하고 본문의 의미를 잘 풀어서 설명하고 또 본문의 내용을 성도들의 상황과 잘 연결시키는 작업을 다 포함합니다. 설교는 항상 성경 본문이 설교 내용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설교 시간에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이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눈치를 채셨는지 모르겠지만, 설교이든 목회편지이든, 저는 절대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성도들 가운데에는 정치적 성향이 다 다릅니다. 그런데 한쪽 편에서만 이야기하면 그분들만 위하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배제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해석하는 것은 안 합니다. 못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본문의 내용에 근거해서 필요하다면 하는 것이지, 설교가 자기 의견을 전달하는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다른 데에 있을 때 어떤 유능한 영어권 목회자가 부임을 했습니다. 그분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젊은 목회자였는데 너무 설교를 잘하는 겁니다. 듣기만 해도 감동이 되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이 되는 설교를 합니다. 그래서 모든 영어권 교우들이 은혜 받고 다 좋았다고 했습니다.

하루는 저도 듣고 있는데, 들을수록 보니까 본문을 잡아놓고 본문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인간사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죽 하는 겁니다. 본문 이야기는 정말 한 번도 안 했습니다. 그런데 끝나고 나서 영어권 교우들이 뭐라고 하는가 하면 너무 좋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게 설교를 한 건가, 아니면 강연을 한 건가?’ 사실 그날의 설교는 강연에 가까웠습니다. 성경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그냥 자신의 이야기만 한 것입니다. 우리 설교자들은 그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성도들도 그것을 분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예수 그리스도께 초점을 맞춘 설교

베드로가 그랬습니다. 예수님을 전했는데 예수님에 대해 객관적으로 나사렛 예수를 통해 어떻게 하셨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22). 그 다음에 또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죽 이야기합니다(23). 그리고 하나님께서 사망의 고통에서 풀어 살리셨다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선포합니다(24).

베드로는 객관적인 증거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증거도 선포합니다. 예수님이 행하신 일을 자기가 옆에서 보고 배웠던 것을 유대인들과 연결되는 내용으로 잘 설명합니다. 베드로가 무엇을 강조하는지 끝부분을 보십시오.

“그런즉 이스라엘 온 집은 확실히 알지니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 하니라” (36절)

이게 결론입니다. “바로 너희가 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런데 하나님이 살리셨다.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라고 강조합니다. 이처럼 베드로의 설교는 철저히 예수님을 선포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설교가 다 예수님을 그대로 겉으로도 다 드러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제가 아는 어떤 목사님은, 옛날 양복 광고에서 “결론은 버킹검”이라고 한 것처럼, 어떤 본문으로 설교를 해도 항상 설교의 “결론은 예수님”으로 끝냅니다.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가 중심과 초점이 되어야 하지만, 항상 예수의 이름을 꺼내서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은 모든 설교가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것이 되기는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가 중심에 없는 설교는 그냥 도덕적인 훈계에 그치거나 교회 공동체의 이기적인 논리로 흐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불교나 유교나 기독교나 다 가르침이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겁니다.

물론 도덕적인 가르침은 비슷하게 겹치는 부분들이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핵심인 기독교 복음은 결코 같지가 않습니다. 예수님이 중심에 계셔야만 의미가 있는 도덕이고 윤리가 기독교 윤리입니다. 그래서 항상 중심에는 예수님을 생각하며 핵심에 두고 선포되어야 합니다.

4)  듣는 사람이 결단을 내리도록 돕는 설교

이것이 설교와 강연의 차이점입니다. 강연은 그냥 자신의 지식을 가르쳐주고 끝나면 됩니다. 하지만 설교는 강의와 달리 결단과 헌신과 삶의 변화를 유도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물어 이르되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할꼬 하거늘” (37절)

베드로가 “당신들이 못 박아 죽인 그 예수를 하나님이 살리셨다.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고 끝내니까 그들이 마음에 찔렸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하니까 베드로는 “회개하고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날 하루에 남자만 3천 명이 믿고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놀라운 일이 일어난 겁니다.

여러분, 어떠십니까? 제가 해도 좋고 누가 와서 하셔도 좋고, 설교를 들을 때마다 ‘아, 내가 잘못 살았구나.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가 이제 이렇게 살아야 되겠구나.’라는 찔림과 결단이 있으십니까? 누가 설교하든지 상관없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 가지를 뽑아서 ‘내가 이것을 정말 이번 주에 꼭 하고 말리라’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베드로는 이렇게 말씀을 전했을 때 유대인들이 듣고 마음에 찔려서 회개하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사도행전 7장에 보면 교회역사에서 최초의 순교자가 된 스데반이 설교를 합니다. 굉장히 비슷한 내용으로 설교를 합니다. 그런데 그때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그를 향해 이를 갈았습니다. 마음에 찔린 것은 비슷했는데 그를 향해 이를 갈다가 그를 죽여 버렸습니다.

여러분, 어떻습니까? 설교를 들으면서 마음에 찔려 ‘내가 바뀌어야 되겠구나’라고 하십니까, 아니면 ‘으, 두고 보자’라고 이를 가십니까? 둘 중의 한 반응이 나왔다면 제대로 설교를 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그냥 빨리 끝나고 가서 할 일 해야 한다는 식이 되면 설교에 실패한 것입니다. 그래서 설교자도 제대로 해야 하고, 듣는 성도들도 제대로 듣고 결단을 해야만 합니다.

3.    설교를 통하여 하나님을 영과 진리로 예배하라

이렇게 성경적인 설교에는 네 가지가 필요합니다. 청중의 주목을 끌기도 해야 하고, 본문의 핵심을 잘 설명도 해야 하고, 예수 그리스도 중심으로 해야 하고, 결단을 촉구하는 설교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네 가지 특징이 있을 때 예배에 합당한 말씀 선포가 될 수 있습니다.

설교가 이렇게 중요하지만 설교만 가지고 훌륭한 예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배의 핵심은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제가 잘 섬기겠습니다.’ ‘하나님, 제가 정말 하나님만 경배합니다.’라는 고백과 헌신이 나와야 하는데, 예배 끝나고 나가면서 싸우고 나가면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제대로 드린 예배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씀 선포, 설교가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를 도울 수 있겠습니까?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목회자의 입장에서 할 일이 있고, 둘째는 성도들의 입장에서 할 일이 있습니다.

목회자는 이 네 가지 특징을 가진 설교를 잘 준비해야 합니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게 되면 아무래도 참된 예배를 드리는 데에 제대로 도움을 못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설교자로서 많이 느끼는 것이지만, 좋은 설교를 잘 준비했다고 해서 참된 예배가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건 정말 하나님이 하시는 일입니다.

저만 아니라 많은 목사님들에게 듣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은 설교 준비가 너무 잘되어서 ‘야, 이런 말씀을 내가 왜 진작 몰랐나? 이걸 성도들과 나누면 정말 대박을 터뜨리겠다.’ 하고 생각하고 나와서 “여러분!” 하고 외쳤는데 반응이 냉랭하고 조용합니다. 표정도 애매모호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은 정말 설교 준비도 안 되고 갑자기 무슨 일이 터져서 제대로 못해서 헤매며 ‘오늘은 완전히 망했다’ 하고 생각하고 설교단에 서서 별 열정도 없고 죄송한 마음으로 했는데, 나가는 분들마다 은혜 받았다고 합니다.

그때 목회자들은 잘 생각해야 합니다. ‘아, 이제부터는 준비 안 하고 그냥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면 완전 착각입니다. 그날따라 하나님이 도와주신 것입니다. 목회자는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합니다. 설교자 자신을 포함해서 성도들이 영과 진리로 하나님께 예배를 잘 드릴 수 있도록 돕는 설교를 준비해야 합니다.

성도들의 입장에서는 영과 진리로 예배하기 위해 선포되는 말씀을 받아들일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목적이지 설교를 듣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설교를 듣고 예배가 끝나는 게 아니고, 그 메시지를 붙들고 계속 하나님을 예배하는 데 집중하며 나아가는 겁니다. 설교도 영과 진리로 하나님을 예배하게 하는 도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래 전 제가 아는 분이 믿음이 별로 없는데 유명하다는 교회는 다 다니는 겁니다. ‘그 교회 목사 설교가 좋다’며 다니더니 다음에 물어보니까 다른 데로 옮기고, 그 다음에 보니까 또 옮기고 그러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설교 직전에 들어와서 설교를 듣고 마지막 기도하는 사이에 나갑니다. 그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설교는 예배의 일부입니다 설교를 통해 나에게 주시는 말씀을 깨닫고, 그것을 붙들고 영과 진리로 하나님께 예배하도록 나아가는 것이 바른 태도입니다. 저도 듣는 이의 입장에서 저에게도 전하는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듣고 실천하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설교를 한다면, 듣고 나가서 계속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찔림이 있어야 합니다. ‘아, 내가 저 사람을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주님, 사랑하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미워했습니다.’ 그리고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 찬송을 부를 때 결단하고 이 문을 나서면서 그 말씀을 가지고 실천하기 위해 나가는 겁니다. 그리고 실천해보다가 다시 돌아와 다른 지체들과 함께 모여 다시 ‘하나님...’ 하고 예배를 드리는 겁니다.

설교를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설교의 목적은 하나님을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데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설교의 목표이고 설교가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성도 여러분은 그냥 설교 감상이 아니라, 이준원 목사 개인의 말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저 사람을 통해 내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한 주에 한 가지를 잡아서 마음에 결단하고 나가서 그 말씀을 실천하는 삶, 그래서 여기서도 영과 진리로 예배하고 우리의 삶이 영과 진리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그러한 예배의 삶을 사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