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다하는 감사(막14:1~9)

경상도 어느 지역에서 아버지학교를 열었습니다. 약 20명의 남편들이 여기에 참여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결혼한 지 20년 이상 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버지 학교를 진행하며 강사가 물었습니다. 아내를 주기적으로 안아주는 사람은 손들어보세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강사가 숙제를 내주었습니다. 다음 시간까지 아내를 안아주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들이 궁시렁 궁시렁거렸습니다. 쪽팔리게 이런 일을 하는가? 남사스럽다고...

다음 시간에 숙제를 해보신 분 손들어보라고 했더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강사가 꼭 가서 숙제를 해야 합니다. 경상도 남자들이 무뚝뚝한데다 결혼생활한 지 20년 이상이 되었으니... 다음 시간에 숙제 해온 분? 했더니 한 사람이 손을 들었습니다. 어떻게 숙제했는지 말해보세요? 아 강사님 제가 숙제하다가 맞아 죽는지 알았습니다. 내가 안 해보던 짓이라 마누라 얼굴을 보고 할 수는 없고 마침 마누라가 설거지를 하고 있어서 뒤로 안았습니다.

그랬더니 마누라가 더버 죽겠는데 뭐하는 짓이가? 미쳤나 하며 얼굴에 퐁퐁을 확 발라버리고... 그래서 내가 한 마디 하고 도망갔잖아요? 뭐라고 했는데요! 숙제 좀 하려고 했다가 내 다시는 안아주나!... 이처럼 우리가 평생 처음 하지 않던 호의를 베풀다 혼줄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벌써 11월입니다. 11월의 주제는 “감사의 회복”입니다. 감사회복의 본문이 놀랍게도 주님의 고난 이야기 가운데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 이것은 제가 4개월마다 갖고 있는 3일 말씀 묵상 금식기도 덕분입니다. 제가 임의로 성경본문을 잡지 않고, 말씀을 가지고 차례로 묵상하는 가운데 하나님이 주신 것입니다.

오늘 첫 번째 감사의 회복은 힘을 다하는 감사입니다. 예수님께서 고난당하시기 전에 한 여인으로부터 기름 부음을 받으셨습니다.(향유로) 오늘본문 1-2절을 보면 이때는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죽일 모의를 하고 있었고 예수님의 제자 가운데 하나인 가룟 유다가 반역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때에 한 여인이 자신이 평생 모은 재산을 주님께 드리고자 했습니다.

오늘 본문의 배경은 유대인들의 최대 명절인 유월절을 이틀 앞둔 때였습니다. 그러니까 이 날은 정월 12일입니다. 이 날은 주님께서 고난주간 가운데 가장 한가히 지내며 기름 부음을 받으셨습니다. 유대교인들은 전국에서 유월절 명절을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올라왔으니, 이때에는 예수를 죽이는 일을 하지 말자고 결의했습니다. 예수를 따르는 자들로 인해 혹시 민란이 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보통 유월절이면 예루살렘에는 100만 명 이상이 집결...

이때는 갈릴리에서 온 사람들도 많았고 그들 중에는 예수를 메시아로 믿는 자들도 많았기 때문에 이때 예수를 죽이면 민란이 날 것을 우려한 것입니다. 로마당국은 종교문제에 대해서는 관대했지만, 소요에 대해서는 매우 엄중하였습니다. 그래서 유대교인들은 자신들이 엄벌의 대상이 되기를 피하고자 한 것입니다. 하지만 유다의 반역으로 그들의 신중한 전략은 무너지고 예수님은 기어코 유월절 어린 양으로 죽임을 당하시고 하나님이 예정하신 뜻을 성취하셨습니다.(Bengel)

예수님이 기름 부으심을 받은 장소는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서 식사하실 때입니다.(3절) 그의 나병은 벌써 고침 받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자리는 주님께서 베푸신 치유의 은혜에 감사해서 모인 식탁의 자리였던 것입니다.

한 여자가 매우 값진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머리에 부었습니다. 요한복음12:3에는 이 여인이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라고 합니다.(막달라 마리아가 아니고!) 공관복음에 그녀의 이름이 숨겨진 것은 이때는 아직 살아 있었으므로 그와 가족의 안전을 생각한 것입니다. 보통 향유는 포도주를 섞어서 만든 것도 있었는데, 순전한 나드는 인도산의 식물로 그 뿌리에서 짠 귀한 것입니다.(순전한 나드-혼합물이 없는 향유)

옥합은 석재 이름으로 비싼 그릇을 말합니다. 이 귀한 옥합을 깨뜨린 것은 여인이 향유의 전부를 예수께 부어드린 것입니다. 다시는 그 옥합을 사용할 뜻이 없는 것으로 그녀의 철저한 헌신을 표현해줍니다. 이 여인은 예수님의 머리에 향유를 부었습니다. 연회석에서 주인의 머리에 기름을 붓는 것은 유대인의 풍속이었다.(시23:5, 눅7:46) 이스라엘의 왕이 즉위할 때에도 머리에 기름을 부었습니다.(삼상10:1, 왕하9:3) 제사장과 선지자들도 기름 부음을 받았습니다만... 예수 그리스도는 예수가 그리스도이시다는 말입니다.(예수가 왕이시오, 선지자시오, 제사장이리시라는 것!)

여인이 이렇게 귀한 일을 할 때, 어떤 사람들이 화를 내었습니다.(4절) 마태는 제자들이었고, 요한은 가룟 유다라고 전합니다. 유다가 주동이 되었고 일부 제자들이 동조했습니다. 그들은 마리아의 극진한 헌신적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였고, 거기에 만족하시는 주님의 마음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이처럼 물질에 집착하게 되면 정신적인 맛은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물질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마리아의 헌신을 상징하는 향유 향기가 유다의 마음에는 분노로 다가온 것입니다.(물질주의의 한계!)

여인이 예수님께 부어드린 향유는 삼백 데나리온 이상이나 되는 비싼 것입니다.(5절) 300데나리온은 한 사람의 1년 수입(연봉)을 말합니다. 1년 연봉이니 큰돈입니다. 일부 제자들은 이런 큰돈을 주님의 머리에 단번에 부어 허비하는 것보다 가난한 자를 구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의 말은 옳아보였지만, 과연 그들이 가난한 자를 진정으로 생각했느냐가 문제입니다.

적어도 유다는 아니었습니다.(요한복음12:6 요한의 증언에 의하면 그는 도둑이라고!) 물질욕심에 빠진 사람들은 그 물욕을 가리기 위해 구제 등의 미명을 앞세웁니다. 그들이 참으로 가난한 자를 생각했다 해도 그것보다 귀한 것은 주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참 구제는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행해야 합니다. 주를 사랑하는 마음을 잃은 구제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여인의 헌신을 반대하는 자들은 여인의 행위를 심하게 책망했습니다. 이런 집중공세를 받은 여인은 매우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6절) 예수님은 한편으로 곤란에 빠진 여인을 구하시기 위해, 또 한편으론 잘못된 판단에 빠져있는 제자들을 가르치시기 위해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이 여인의 행동은 좋은 일이요, 아름답고 고상한 일이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주님은 제자들이 이런 좋은 일을 깨닫지 못하는 것을 섭섭하게 생각하셨습니다. 죽음을 앞에 두고 있는 스승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슬프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다.”고 하셨습니다.(7절)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가난한 자를 항상 두시는 것은 선행을 하는 기회를 결코 잃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주님의 이 말씀은 가난한 자를 돌보는 구제를 무시한 것이 아닙니다. 그 이상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세상에 가난한 자가 없을 때는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독생자가 세상에 오셔서 만민을 대속하신 일은 인류 역사에 단 한 번의 사건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고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가지는 것은 가난한 자에 대한 구제 이상의 일입니다. 신앙을 떠난 윤리도 완전하지 못한 윤리를 떠난 신앙도 거짓일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여인을 향하여, “그는 힘을 다하여 내 장사를 미리 준비하였다”(8절)고 하셨습니다. 오늘 메시지의 포커스가 여기에 있습니다. 힘을 다해 감사하는 삶을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유대인은 장사 때 시체에 기름을 바릅니다. 이 여인이 예수님을 환대하고 기름을 부은 것은 그의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이는 십자가의 죽음의 비장한 예고이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단1회만 있었던 역사의 최대 사건이었습니다. 이 일을 이해하고 협조하는 것은 세상에서 비교할 수 없는 고귀한 일이었습니다. 이때 여인이 주님의 죽음과 그 뜻을 깊이 이해하고 의식적으로 이렇게 기름을 부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예수님께 대한 사랑과 봉사의 마음에서 행한 행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여인의 섬김을 이 여인이 알지 못하는 매우 높은 차원에서 받으신 것입니다.(성령께서 깨닫게 하셨다고 보는 경우도!)

예수님은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 이 여인이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고 하셨습니다.(9절) 두 가지 예언을 선포하셨습니다. 첫째는 온 천하에 복음이 전파될 것이고, 둘째는 이 여인의 아름다운 행동이 그리스도인 사회에서 길이 전해진다는 것입니다. 복음서 기자들은 모두 이 사실을 전해주고 있고, 이 사건 후 2천년이 지난 오늘에도 우리는 이 일을 기억하고 전하고 있습니다.

십자가를 앞에 두고 예수님은 이 여인의 헌신에서 엄청난 위로를 받았습니다. 아무도 당신을 알아주지 않고 죽음으로 몰아붙이고 있던 때에 이 여인의 섬김은 실로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주님이 왜 이 여인의 행동을 크게 취급하셨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주님을 위해 전심전력을 바친 헌신적 봉사가 이렇게 높이 인정되었다는 사실을 기념한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하나님을 위하여 교회를 위하여 행하는 모든 섬김도 우리 주님이 기억하고 계십니다.

이 여인의 행위는 오늘 설교제목과 같이 힘을 다하는 감사입니다. 우리 주님은 이렇게 드리는 감사를 기뻐하십니다. 아프리카 탐험가이며 유명한 선교사였던 리빙스턴의 일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리빙스턴이 어떤 추장을 전도했습니다. 이 추장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마음이 평안하고 너무 기뻐서 주님께 감사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 추장이 밀가루 한 포대 가지고 리빙스턴에게 와서 자신이 구원받고 너무 기뻐서 하나님께 이것을 드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리빙스턴은 하나님께서는 밀가루 정도로는 만족하지 않으신다고 했습니다. 추장이 근심하며 돌아가서는 자기가 가장 아끼는 백마를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리빙스턴은 하나님께서는 백마로도 만족하지 않으신다고 했습니다. 다시 번민하며 돌아간 추장은 이번에는 자신의 권위와 명예를 상징하는 머리핀을 가지고 이것을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이것이 나의 전부라고! 이젠 더 드릴 것이 없다고... 리빙스턴은 하나님은 그 것으로도 만족하지 않으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추장이 화를 내면서 그것으로도 하나님께서 만족하지 않으시면 도대체 무엇으로 만족하시는가요? 이제 내게 남은 것은 “나”라는 사람밖에 없습니다. 그때 리빙스턴이 말했습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바로 당신입니다. 하나님은 나 자신을 드리기를 원하십니다.

오늘 우리 대부분은 육신과 야망과 인생의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 않습니까? 11월은 감사의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베푸신 은혜를 생각하며, 지나치게 육신이나 야망이나 인생의 목표에만 집착하지 말고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드립시다. 감사의 회복을 위해 내일부터 두 주간 특별새벽기도회를 가집니다. 새벽을 깨우며 기도하는 것은 우리의 육신을 죽이는 일입니다.

이 기간에 육신을 절제하는 기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야망과 목표도 잠시 내려놓고 주님 앞에 나와 말씀을 통해 주님의 음성을 들어봅시다. 내가 원하는 인생이 아니라 주님이 원하시는 인생이 무엇인지 들어봅시다. 이런 귀한 시간을 통하여 우리가 더욱 건강하고 복된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기를 주님의 말씀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