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훈련
사 53:7.
믿음의 핵심은 영성입니다.
영성도 가만히 있으면 깊어지지 않습니다. 영성도 훈련하여야 합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이것으로 형제를 깨우치면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일꾼이 되어 믿음의 말씀과 네가 따르는 좋은 교훈으로 양육을 받으리라.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경건에 이르도록 네 자신을 연단하라”(딤전 4:6)
양궁 선수들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왼 손으로 양궁을 올립니다. 오른 손으로 화살을 당깁니다. 양궁 선수는 왼손으로 양궁을 붙들고 조금도 움직이지 말아야 화살이 정확하게 날라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왼 팔위에 물컾을 올려 놓고 물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을 때까지 연습한다는 것입니다.
무엇에나 훈련이 필요합니다.
“나는 믿음이 자라지 않아요.”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은 영성 훈련이 없기 때문입니다. 영성 훈련중에 중요한 훈련은 침묵 훈련입니다. 큰 사람은 침묵과 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침묵도 훈련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침묵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침묵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내 경험담부터 하나 말씀드립니다. 나는 미국 LA 빅 베어산에서 침묵 훈련을 한 적이 있습니다. 겨우 24시간일 뿐입니다. 그러나 200여명이 같이 하루를 지내면서 침묵을 하였습니다. 혼자 방에서 24시간 침묵은 누구나 가능합니다. 그러나 같이 세끼 식사를 하며 같이 붙어 있으면서 24시간 침묵은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24시간 침묵을 지켰습니다. 이제 약속한 시간이 오고 있었습니다. 빅베어 산은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나는 혼자 호젓한 산으로 올라 갔습니다. 30cm 정도 눈이 싸인 것같았습니다. 나는 속으로 생각하였습니다.
“24시간 동안 침묵을 지킨 입술로 무슨 말을 제일 먼저 할가?”
드디어 생각이 났습니다. 24시간이 지나는 순간에 나는 입을 열어 말했습니다.
“주님! 사랑해요.”
이렇게 말하는 데 뜨거운 눈물이 주르르 흘렀습니다. 침묵을 통한 눈물이었습니다. 영성 훈련중에 중요한 훈련은 침묵 훈련입니다. 영성을 깊게 하기 위하여 왜 침묵 훈련이 필요할가요?
1. 침묵은 태초의 언어입니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심으로 세계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6일 동안 온 천지를 말씀으로 창조하셨습니다. 성경 첫 날 기록을 먼저 봅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사 하나님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창 1;1-5)
첫 날 24시간 하룻 동안에 하나님은 꼭 한 마디하셨습니다.
“빛이 있으라.”
1초입니다. 그리고 23시간 59분 59초 동안은 조용히 침묵으로 계셨습니다. 둘째 날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물 가운데에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라 하시고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날이니라”(창 1:6-8)
둘째 날도 하나님께서는 한 마디만 하셨습니다.
“물과 물로 나뉘라.”
그리고 23시간 59분 59초는 침묵을 지키셨습니다. 매일 그렇게 하셨습니다. 셋째날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침묵은 하나님의 언어입니다. 태초의 언어입니다. 만나고 침묵은 기본입니다. 너무 떠들고 말이 많은 것은 성숙된 만남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침묵도 마찬가지입니다.
6시간 동안 십자가에 못 박혀 계시면서 겨우 짧은 6마디 말하시고 나머지 시간은 침묵이었습니다. 6마디 다 합하여도 1분이 안 됩니다. 5시간 59분은 침묵이었습니다.
젊은 철학자 에머슨이 대사상가인 칼라일을 방문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호숫가를 오랫동안 산책하면서도 말이 없었습니다. 해질 무렵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지긋이 눈을 감고 사색에 잠겼습니다. 두 사람은 단 한 마디의 대화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에머슨이 저녁에 기쁜 표정으로 이런 작별인사를 하였습니다.
“오늘 선생님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칼라일은 기쁜 표정을 지으면서 에머슨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나도 자네에게 한 수 배웠네. 자네는 매우 훌륭한 철학자가 될 것일세.”
두 석학은 침묵속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대화보다 명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서로의 침묵의 시간을 깨뜨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은밀한 침묵속에서 두 석학은 깊은 것을 알았습니다. 서로 마음을 읽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침착한 고양이는 피아노 건반위를 다니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그러나 놀라거나 흥분된 상태에서는 소리를 내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흥분하거나 놀라면 지혜를 잃어 버리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노크 소리는 조용할 때 더 크게 들리는 법입니다.”
“말하는 사람은 씨를 뿌리고 침묵을 지키는 사람은 거두어 드립니다.”
“조용한 개가 무는 데 으뜸이다.”
“침묵은 영원처럼 깊고 말은 시간처럼 얕다.”
침묵은 창조의 언어입니다.
여러분과 저는 어머니 태에 10달 있었습니다. 그 때 10달은 침묵의 시간입니다. 침묵의 시간은 창조의 시간입니다. 태초의 시간입니다. 그렇기에 침묵 훈련은 깊은 영성 훈련입니다.
2. 침묵은 하나님과 둘이 걷는 안전한 공간입니다.
하나님은 침묵속에서 말씀하여 주십니다. 엘리야 선지자 시대는 바알 우상이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아합왕과 이세벨 왕후가 바알을 섬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바알 선지자들과 대결하여 바알이 거짓신임을 들어 냈습니다.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들을 죽였습니다. 이세벨이 화가 나서 엘리야를 죽이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엘리야가 브엘쉐바 광야로 도망갔습니다. 로뎀나무 밑에 숨었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엘리야 옆을 지나가고 계셨습니다.
왕상 19;11은 분명히 “여호와께서 지나 가시는 데..”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 앞에서 크고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얼마나 강한 바람인제 산을 갈랐습니다. 바위를 부수었습니다. 나는 이런 바람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런 강풍 후에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도 하나님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불이 타올랐습니다. 그러데 그 속에도 하나님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 후 세미한 바람이 물었습니다. 살짝 부는 바람이었습니다. 그 속에 고요히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엘리야는 겉옷으로 자기 얼굴을 가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아니한 7천명이 있다고 하시며 용기를 주셨습니다.
침묵은 하나님과 둘이 걷는 안전한 공간입니다.
그래서 바울도 다메섹에서 예수님을 만난 후 아라비아 사막에 가서 3년 조용히 살았습니다. 그것이 바울의 평생을 좌우하였습니다.
불교도 깊은 침묵속에서 나온 종교입니다.
석가모니는 BC 557년 4월 8일 북인도 가비라성 주정반왕의 왕자로 태어났습니다. 9살에 왕궁을 벗어났습니다. 동기가 있습니다.
동문으로 갔을 때 피골이 상접한 노인을 보았습니다.
남문으로 갔을 때 병으로 괴로워 신음하는 병자를 보았습니다.
서문으로 나갔을 때 죽은 사람을 묻으러 가는 상여 행렬을 보았습니다.
북문으로 나갔을 때 단정하게 옷을 입은 수도사 한 분이 배낭을 메고, 갓을 쓰고 수행하러 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기도 이렇게 될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수도사가 되어 인생의 문제를 해탈할 방법을 찾아 보겠다고 하였습니다. 6년을 침묵을 지키며 수도하였습니다. 6년 후 나란제나 강에서 깨끗이 목욕하고 보리수 아래 7일간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침묵으로 묵상할 때에 큰 깨달음을 입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성도(成道)를 이루었습니다. 부처가 되었습니다. 성도한 후 같이 수도하던 수도사 5명을 놓고 처음 가르친 것이 사제팔정도(四제八正道)입니다.
사제는 4가지 진리라는 말입니다.
1. 인생의 괴로움은 곧 고(苦)라는 진리가 고제입니다.
2. 괴로움의 원리는 집착이라는 진리가 집제입니다.
3. 괴로움의 원인을 제거하는 진리가 멸제입니다.
4.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무지와 미망과 온각 욕망과 업보에서 벗어나 열반으로 들어가는 진리가 도제입니다.
그러면 괴로움을 없애고 열반으로 들어가는 길이 8 정도입니다.
1. 정견(政見)
사물을 바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큰 것을 크게, 작은 것을 작게, 옳은 것을 옳게, 틀린 것을 틀리게 보는 것이 정견입니다.
2. 정사(正思)
바르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공상의 노예가 되면 안 됩니다. 잡념과 망상의 노예가 되면 안 됩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여야 합니다.
3. 정어(正語)
바르게 말해야 합니다. 거짓말하지 않고, 헛된 말을 하지 말고, 악담도 교묘하게 꾸며 대는 말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양쪽으로 다니며 다른 말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4. 정업(正業)
바르게 행동하여야 합니다. 세상은 인과업보가 지배합니다. 심는 대로 거둔다는 말입니다.
5. 정명(正命)
올바른 생활입니다. 말하고 침묵하고 움직이고 일어나고 앉고 걷고 눕고 하는 모든 행동이 무리가 없고 자연스럽고 순리대로 되어야 합니다.
6. 정정진(正精進)
올바른 노력과 정성을 다 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7. 정념(正念)
올바른 의식을 가지고 간절히 염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일이 성취됩니다.
8. 정정(正定)
올바른 정신 통일입니다. 맑은 거울과 고요한 물과 같은 마음을 가져야 진리를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을 하나에 집중시키고 외물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합니다.
이렇게 8정도를 실천하면 고뇌를 벗어나 열반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번뇌의 불이 꺼진 상태를 열반이라고 합니다. 고통으로부터 최종적인 해방 상태입니다.
침묵은 영성에 큰 도움을 줍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작년 수도원 91개를 돌아 보면서 인상 깊은 수도원 중에 하나가 성 죠지 수도원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하는 험한 사막 지대에 있습니다. 죠지가 낭떨어지위에 굴속에 들어가서 5년 동안 나오지 않고 침묵으로 살았던 곳에 지은 수도원입니다. 가파른 낭떨어지 위 동굴부터 밑으로 드레박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배가 고프면 위에서 들어 봅니다. 먹을 것이 있으면 당겨서 먹습니다. 목마르면 당겨 봅니다. 물이 담겨 있으면 끌어 올려 마십니다. 없으면 굶었습니다. 5년 동안 굶어죽지 않았습니다. 누가 담아 놓았는 지 모르는 음식과 물을 먹고 마시며 5년 살았습니다. 5년 침묵하며 살면서 고도의 영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깊이 기도하고 나면 얼굴에 오로라가 나타난다고 들었습니다. 모세가 40일 동안 하나님과 함께 살았습니다. 사람들과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40일간 침묵하여 산꼭대에서 살다가 내려 올 때 모세 얼굴에 광채가 났습니다. 이것이 오로라입니다. 오늘날 교회에서는 오로라가 없습니다. 그런데 수도원에서는 종종 나타난다고 합니다. 깊은 침묵의 영성으로 나타납니다.
침묵은 하나님과 둘이 걷는 안전한 공간입니다. 그렇기에 영성 훈련에 가장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가 침묵 훈련입니다.
3. 하나님의 침묵을 닮아가는 것이 침묵 영성 훈련입니다.
이미 언급한 대로 하나님의 침묵은 무서운 침묵입니다. 침묵 후에는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아브라함을 향한 침묵
창세기 16;16 마지막 절은 이렇게 끝나고 있습니다.
“하갈이 아브람에게 이스마엘을 낳을 때에 아브람이 팔십육 세였더라.”
그리고 바로 17장 1절입니다.
“아브람이 구십구 세 때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셨습니다. 13년 침묵 후에 나타나셨습니다. 한 절 사이가 13년입니다. 그 13년 동안 하나님이 침묵을 지키실 때 아브라함은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첩 하갈이 이스마엘 아들을 낳자 사라를 비웃고 깔보았습니다. 싸우고 내쫓고 가정 불화가 심하게 나타났던 고난의 13년이었습니다. 그러나 13년 침묵을 때뜨리고 이삭을 하나님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13년 만에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창17:1)
13년 침묵을 지키신 하나님은 90세 여인이 아들을 낳게 하셨습니다. 100세 노인이 아들을 낳을 수 있는 능력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침묵은 무서운 침묵입니다.
욥을 향한 침묵
욥은 동방에서 제일 의인이었습니다. 그 지역에서 최고 부자였습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재산을 다 잃었습니다. 자녀 10명을 한꺼번에 잃었습니다. 건강도 박살났습니다. 아내는 한 마디로 말했습니다.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욥 2;9)
그러나 하나님은 침묵을 지키셨습니다. 답당하여 욥은 23장에서 이런 고백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내가 앞으로 가도 그가 아니 계시고 뒤로 가도 보이지 아니하며 그가 왼편에서 일하시나 내가 만날 수 없고 그가 오른편으로 돌이키시나 뵈올 수 없구나.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욥 23:8-10).
그러나 긴 침묵 끝에 42장에서 이렇게 끝납니다.
“욥의 모년(暮年)에 복을 주사 처음 복보다 더하게 하시니”(욥 42;12)
침묵은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법입니다. 하나님은 오랜 침묵후에 큰 축복을 주십니다.
구약과 신약 사이의 하나님의 침묵
구약과 신약 사이는 400년입니다. 구약은 말라기에서 말라 버립니다. 그리고 마태복음에서 예수님이 나타나실 때까지가 400년입니다. 이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침묵 시간입니다. 그래서 이를 암흑시대라고 말합니다. 긴 400년 침묵 끝에 예수님이 등장합니다. 최고의 역사적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십자가가 세워집니다. 온 인류가 구원받습니다. 400년의 긴 침묵은 놀라운 사건을 만드시는 기간이었습니다.
바울을 향한 침묵
바울은 예수믿는 이들을 핍박하고 죽이던 이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기독교 역사상 가장 큰 사도가 된 것은 사명이 임신되어 있다가 출생하였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갈라디아 교회에 편지할 때 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 어머니의 태로부터 나를 택정하시고 그의 은혜로 나를 부르신 이가 그의 아들을 이방에 전하기 위하여 그를 내 속에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셨을 때에 내가 곧 혈육과 의논하지 아니하고 또 나보다 먼저 사도 된 자들을 만나려고 예루살렘으로 가지 아니하고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메섹으로 돌아갔노라”(갈 1:15-17)
하나님은 바울을 어머니 태에서 택정하여 놓으시고 긴 시간을 기다리셨다가 부르셨습니다. 수 십년을 침묵속에서 기다리신 하나님이십니다.
예레미야를 향한 침묵
예레미야는 더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어머니 태에 있을 때에 하나님이 사명을 주셨지만 예레미야는 모태에 짓기 전부터 성별하여 사명을 주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배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성별하였고 너를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노라 하시기로 내가 이르되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보소서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 하니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아이라 말하지 말고 내가 너를 누구에게 보내든지 너는 가며 내가 네게 무엇을 명령하든지 너는 말할지니라”(렘 1:5-7)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태에 짓기 전에 알고 성별하였다가 때가 되니까 부르셨습니다. 오랜 침묵이 흘렀습니다. 지금 하나님은 여러분을 향하여 침묵속에 계실 지도 모릅니다. 언젠가는 부르실 것입니다.
다윗을 향한 침묵
다윗은 시편 71편에서 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내가 모태에서부터 주를 의지하였으며 나의 어머니의 배에서부터 주께서 나를 택하셨사오니 나는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시 71:6)
어머니 배부터 택하신 하나님은 다윗이 자라 골리앗을 이길 때까지 침묵을 지키셨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성장하여 부를 만한 때에 부르셨습니다.
나도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내가 첫 번 쓴 책이 <정상에 도전하라>입니다. 이 책을 독일 함박탈 수도원에서 썼습니다. 20대 후반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60대 중반에 수도사로 부르셨습니다. 30년 동안 침묵을 지키셨습니다.
모세를 향한 침묵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400년 동안 종살이 할 때였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대로 이스라엘 인구가 하늘의 별처럼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바로왕은 이런 현상을 심각하게 받아 드렸습니다. 위협감을 느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거냥 두었다가는 유사시에 이스라엘이 애굽을 지배할 것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 말살 정책, 인구 억제 정책을 썼습니다. 남자들은 가정 생활을 못 하도록 일찍 불러 늦도록 부렸습니다. 집에 들어가면 녹초가 되어 가정 생활을 못 하게 만들었습니다. 전에는 벽돌 만들 재료를 주고 벽돌을 만들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재료도 주지 않고 전과 똑같이 벽돌을 만들게 하였습니다.
그래도 아들을 낳으면 여자들로 하여금 나일강에 버리게 하였습니다. 철저한 인구 말살 정책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고통속에 부르짖고 있었습니다. 그런 속에서 하나님의 도움을 살아난 모세가 있었습니다. 그가 40세가 되었을 때였습니다.
“나이가 사십이 되매 그 형제 이스라엘 자손을 돌볼 생각이 나더니”(행 7:23)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40세에 부르셨습니다. 그러나 40세부터 80세에 가시떨기에서 부르실 때가 한 마디 말도 없으시고 침묵을 지키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침묵입니다. 하나님은 침묵으로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렇기에 침묵을 배운다는 것은 영성입니다.
침묵 훈련이 영성 훈련입니다. 영성도 훈련하여야 합니다.
1945년 독일이 어려울 때 퀼른 지하실 벽에서 발견된 낙서입니다.
“태양이 비치지 않는 순간에도 나는 태양의 존재를 믿는다. 혼자일 때도 나는 사랑의 존재를 믿는다. 하나님이 침묵하실 때도 나는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다.”
- 1945년 독일 쾰른의 지하실 벽에서 발견된 낙서
어떤 이는 말했습니다.
“말 안 하는 것이 침묵이 아니라 듣지 아니하는 것이 침묵이다.”
싸움이 심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너무 심하여 갈등으로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부인이 지혜로운 수도사를 찾아가서 어떻게 하면 부부 싸움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지 물었습니다. 수도사는 물 한 병을 부인에게 주면서 말했습니다.
“이 병에 든 물은 우리 수도원 우물에서 길러 올린 특별한 물입니다. 신기한 효능이 있습니다. 집에 두었다가 남편이 싸우려고 덤빌 때마다 이 물을 한 모금 입에 넣으세요. 물을 뱉으면 안 됩니다. 삼켜도 안 됩니다. 그냥 물고만 있으세요. 남편 말이 끝날 때까지 꼭 물고 있어야 합니다. 다툼이 있을 때마다 그렇게 하세요. 큰 효능이 있을 것입니다.”
부인은 그렇게 하였습니다. 남편이 다툼을 시작하면 물을 입에 머금었습니다. 그리고 남편 말이 끝날 때까지 입에 넣고 입다물고 있었습니다. 계속 그렇게 하였습니다. 집안이 조용하여졌습니다. 남편의 공격적인 말도 조금 하다가 그쳐지는 것이었습니다. 부인은 신비로운 물에 감탄을 하였습니다. 어느 날 다시 수도사를 찾아 가서 물었습니다.
“수도사님! 이 물은 정말 성수입니다. 이 물을 입에 머금은 후부터 부부 싸움이 사라졌습니다.”
수도사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준 물은 신비로운 물이 아닙니다. 보통 물입니다. 당신이 물을 입에 물고 있을 동안에 지킨 침묵이 신비로운 능력을 발휘한 것입니다. 침묵을 배우세요. 좀 더 조용히 있는 법을 배우세요. 침묵이야말로 평화를 이루는 가장 놀라운 능력입니다.”
누가 무어라고 하여도 듣지 않는 것이 침묵입니다.
일본 이야기입니다. 어느 마을에 후덕한 군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백성들은 모두 태평성대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군주는 말에서 떨어져 미처 손을 쓸 겨를도 없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외동딸 유미코가 아버지 대를 이어서 군주가 되었습니다. 그도 선정을 베플어 칭찬이 자자하였습니다. 결혼할 나이가 되자 대신들은 신랑감을 구하려고 하였습니다. 유미코는 자기가 직접 신랑감을 구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커다란 북통을 무명으로 씌웠습니다. 이상한 북을 만들어 놓고 신랑감을 공개 모집하였습니다. 수많은 총각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수많은 총각들 앞에서 북을 치면서 물었습니다.
“북소리가 들리나요?”
모두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무명 북이 소리가 날 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한 총각이 말했습니다.
“소리가 들립니다.”
“무슨 소리입니까?”
“침묵의 소리입니다.”
이 청년이 유미코의 신랑으로 선발되었습니다. 침묵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입니다. 침묵은 가장 큰 소리입니다. 침묵보다 많은 말은 없습니다.
침묵하기를 훈련한 사람은 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침묵하기를 훈련한 사람은 깊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침묵을 훈련한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침묵을 훈련한 사람은 하나님과 함께 걸을 수 있습니다.
침묵을 훈련한 사람은 깊은 영성을 지닐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침묵을 보여드리고 마치려고 합니다.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 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사 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