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충분히 멋있게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정말 멋있게 살았다고 만족하며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 인생은 참으로 성공한 삶일 것입니다.
정말 멋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멋있는 삶이란 무엇입니까?
이미 오래전인 1904년에 [알렌] 박사가 쓴 <한국의 멋> 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우리는 멋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고 있을 때 그들은 벌써 자기들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멋을 영어로 써서 본국에 소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책에서 멋의 대표자로 소개한 인물이 [김삿갓] 과 [김선달] 입니다. 이 두 사람은 명예도 지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분위기에 맞추어 시 한 수 읊어놓고 훨훨 떠다니는 위인들이었습니다. 풍류가 있었고 여유가 있는 멋을 풍겼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서는 그런 여유는 찾아보기 어려우며 멋이 거의 없어져 가고 있는 것이 아쉬운 듯합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송하면서 훈계하신 말씀인데 그 내용을 보면 제자 됨이 무엇이며, 파송의 의미가 무엇이며, 세상에 나가 전도할 때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다르게 표현하자면 그리스도인의 멋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멋있는 삶을 살아갈 것인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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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거저 주라” 는 말씀입니다.

무엇인가를 남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있는 일입니다. 반면에 받는다는 것은 노예가 되기 쉽습니다. 또한 빼앗는 사람은 번민에 살게 됩니다. 오직 주는 자만이 여유가 있고 기쁨이 있습니다. 주는 사람은 불평이 없습니다. 대체적으로 받는 사람이 말이 많습니다. 받기를 좋아하는 자는 노예근성이 있어서 “더 받았다, 덜 받았다, 차별한다, 무시한다.” 는 등 말이 많습니다. 하지만 주는 사람은 멋있는 사람입니다. 원래 멋이란 성숙한 인격의 특징입니다. 성숙한 인격의 사람에게는 그에 걸 맞는 멋이 있는 것입니다.
월남 [이상재] 선생님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이상재 선생께서 늦도록 책을 읽는데 도둑이 들었습니다. 이방, 저 방 다니며 한보따리 싸들고 드디어 선생님이 계신 방문을 열었습니다. 이때에 깜짝 놀란 도둑에게 오히려 선생님은 여유 있게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를 했답니다. 그리고는 안절부절못하는 도둑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염려 말고 맘대로 가져가라.” 고 하셨답니다. 도둑은 얼떨결에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나가다가 그만 순찰 순경에게 붙들렸습니다. 순경은 도둑을 끌고 다시 선생님 댁으로 와서 도둑을 잡았으니 물건을 받으시라고 했습니다. 이때 선생님은 “내가 가지고 가라고 주었는데 어찌 도둑이냐, 우리 집에 온 손님이오.” 라고 태연히 말씀하셨다는 일화입니다.
여러분, 빼앗기는 것과 주는 것은 확실히 다릅니다. 주는 자는 멋이 있습니다. 그런데 안 주겠다고 움켜쥐는 자에게는 항상 빼앗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자가 곁에 있기 때문에 늘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는 사람은 평안이 있습니다. 그러나 빼앗기는 것은 억울하고 분하고 저주하느라 마음이 불편합니다.
주님께서 “거저 주라” 고 하시는 말씀 속에는 보다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무 것도 되돌려 받으려는 마음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주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그리스도인의 삶의 멋이 있습니다. 아무 보상도 바라지 않는 마음이 정말 멋있는 것입니다.
눅 14:12절 이하에 보면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가운데 손님을 청할 때 자신을 도로 청할 수 있는 부자는 청하지 말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손님을 청할 때 초청한 것으로 끝나야지 다음에 대신 나를 대접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차라리 대접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이런 마음이 그리스도인의 멋이라는 가르침입니다.

둘째로 그리스도인은 돈에 대한 초연의 멋을 가지고 살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9절 이하입니다.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을 가지지 말고 여행을 위하여 배낭이나 두벌 옷이나 신이나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 고 하셨습니다. 옛말에 “황금은 흑사심이라” 했습니다. 돈이 있으면 마음이 검어진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에 취한 이 시대에 정신을 차리게 하는 말씀입니다.

참 희한한 일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파트가 많고, cctv도 많아서 그런 일이 많지 않습니다만 옛날에는 정말 큰 도둑들이 노리는 집은 담장이 없는 집이 아니라 담장이 높은 집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금, 은, 보화를 얼마나 가졌기에 그렇게 높이 쌓고도 불안해서 유리 조각을 박아놓고 다시 철장을 하느냐 말입니다. 그런데 더 재밌는 것은 일단 담을 넘기만 하면 오히려 절대 안전지대랍니다. 밖에서 보이지 않으니 일단 담만 넘으면 도둑질하기가 훨씬 안전하답니다. 그래서 담장 높은 집이 제일의 표적입니다. 이게 가진 자의 운명이라면 평생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습니까?

세 번째로 대상에 초월할 수 있는 멋을 가지라고 말씀합니다.

12절에 어느 집에 가든지 먼저 그 집의 평안을 빌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히브리말로 “샬롬”입니다. 만약 복을 빌어서 그 사람이 복을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면, 그 복이 내게로 되돌아온다는 오묘한 말씀을 하십니다. 우스운 이야기입니다만 이 말씀에 따라 실리적으로 말한다면 어떤 사람에게 복을 빌어야겠습니까? 복 받지 못할 사람에게 복을 빌어야 그 복이 다 내게로 온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내가 복 받기 위해서 일부러 복 받지 못할 사람을 골라서 복을 빌라는 말입니까? 이 말의 이미는 누구를 만나든지 복을 빌라는 것입니다. 사람 가리지 말고 대상에 관계없이 미운 사람, 원수 같은 사람일지라도 복을 더 빌라는 뜻입니다. 이 세상에는 무시할 사람도, 무시당할 사람도 없습니다. 특히 교회 안에서 성도끼리도 그렇습니다. 교회 안에서 유, 무식자가의 구분이 어디 있으며, 교회 안에서 가난한 사람을 무시하는 부자가 있을 수 없으며, 더구나 사람을 골라서 대하는 편견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오죽하면 “원수가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고, 배고프면 먹이고, 박해하는 자를 위해 복을 빌라.” 는 그리스도인의 멋을 예수님께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사랑받고 사랑하는 것은 쉬운 일이기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대상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사랑을 베푸는 초연한 멋은 그리스도인의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꼴불견의 모습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끼리끼리의 모습입니다. 있는 사람끼리, 배운 사람끼리, 부자끼리, 무슨무슨 끼리....그런데 이것이 사회생활에서 비롯되어서 교회 안에까지 들어옵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이렇습니다. 많이 가진 사람은 없는 자에게 좀 나누고, 배운 사람은 부족한 사람에게 지식을 나누어 주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런 곳이 바로 교회입니다. 대상에 초월하여 사랑하고, 교제하라고 가르치는 곳이 교회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그런 정신으로 모여 있습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멋이라고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여러분!
오늘도 세상은 우리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런 세상을 향하여 우리가 보여 주어야할 것이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주님께서는 이왕이면 멋을 보여주라고 하십니다. 성도의 멋, 그리스도인의 멋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라고 가르치십니다.
거저주고, 돈에 대해서 초연할 수 있는 인격과 대상을 초월한 사랑과 교제가 바로 우리들이 세상을 향하여 보여 주어야할 멋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