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이 있는 그리스도인의 마음
누가복음 14 : 12 ~ 14




50대 이상의 여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남편은 어떤 남편인가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요리 잘하는 남편? 씩씩한 남편? 집안 일 잘 도와주는 남편? 가정적인 남편? 힘 좋은 남편? 그 어느 남편도 아닌 집에 없는 남편이 가장 인기 있는 남편이라고 대답했답니다. 은퇴하고 집에서 잔소리만 하고 있으면 미움 받습니다.
사람은 세 가지 상황 안에서 살고 있는 존재입니다. 먼저는 자기라는 상황입니다. 사람에게 무엇보다도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입니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주체가 되기도 하고 객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이라면 먼저는 자기가 자기에게 충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진실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이웃 혹은 사물과의 관계상황입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이웃이라는 상황 의식을 가지고 살아야하고,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떤 인간으로 평하느냐, 내 얼굴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치고 있는가를  생각하지 않고 살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도 균형이 참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이 보는 나에 대해서 지나친 신경을 쓰느라 자기 자신의 충실을 잃어버리면 위선자가 되고, 그렇다고 남이 날더러 무어라 하든 말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면 이 사람은 고집불통의 인간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이 두 상황의식의 균형을 잘 이룬 사람을 인격자라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하나님 앞에 있다고 하는 또 하나의 상황의식이 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나는 하나님께로부터 왔으며, 지금도 하나님께서 나를 보살피시고 있다는 신 임재 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이것을 인정하고 민감하게 의식하는 사람이 신앙인이요, 신앙적이지 못한 사람은 불인정, 불감각적으로 사는 것입니다.
사람이 가장 힘 있게 행동할 수 있는 시기는 이 상황의식들의 일치를 볼 수 있을 때입니다. 자기 자신도 자기를 옳다고 확실하게 인정을 해주고, 이웃들도 자기를 성원한다고 믿어질 때, 그리고 하나님 앞에 인정받을 이때가 가장 강하게 설 수 있는 때이며, 이와는 반대로 만약에 이 세 가지 상황의식이 다 나를 정죄한다면 나는 회개해야합니다.
본문은 초청에 대한 말씀입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지도자급에 있는 바리새교인이 예수님을 자기 집에 초청하였습니다. 그런데 초청받은 사람들이 서로 높은 자리에 앉으려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시고 예수님께서 몹시 불쾌하게 생각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먼저 7-11절까지를 보면 곁에 있는 제자들에게 자리 때문에 볼썽사나운 다툼을 하지 않으려면 끝자리에 앉는 겸손의 교훈을 가르치십니다.
그러고 나서 이제 오늘 본문 12절에 보면 당신을 초청한 바리새인을 향하여 말씀합니다. 바리새인이 베푼 잔치지만 그 자리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돌아보면서 교훈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할지라도 조금은 의아한 말씀을 하십니다. “부한 이웃을 청하지 말라.”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만 들으면 마치 ‘예수님이 부자를 굉장히 싫어하나보다.’ 라는 오해를 받을만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 뒤에 이어지는 말씀이 그 의미를 이해하게 하십니다. “그 사람들이 너를 도로 초청하여 내게 갚음이 될까 하노라.” 이 말씀을 좀 더 해석하자면 만약에 초청할 일이 있다면 나의 초청을 받고 갚기 위해서 도로 초청할 수 없는 형편의 사람들을 초청해서 대접하라는 것입니다. 13절을 보면 구체적으로 “잔치를 베풀거든 차라리 가난한 자들과 몸 불편한 자들과 저는 자들과 맹인들을 청하라.” 고 하십니다.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 극단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깊이 깨달아야합니다. 그러니까 딱 꼬집어서 부자는 절대 초청하지 말라, 그리고 가난하고 장애가 있는 사람들만 골라서 초청하라는 뜻이 아니라 초청하고, 초청 받는 데에는 그 사람의 마음이 깨끗해야한다는데 그 뜻이 있습니다. 초청하는 사람의 마음이 순수하지 못하게 돌려받겠다는 불순한 동기가 있다면 차라리 초청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또한 내가 초청을 받았으니 나도 갚아야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하는 것도 순수한 마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초청을 하는 자나 초청을 받는 자나 그 마음이 순수해야하고 돌려받고자 초청을 하거나, 의무감 때문에 또 다시 초청하는 것은 순수성이 없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의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의무라는 말은 반드시 지켜야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여러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지켜야할 4대 의무가 있습니다. 무엇인지 아십니까? 근로의 의무, 납세의 의무, 국방의 의무, 교육의 의무입니다. 이러한 의무는 국민이라면 반드시 지켜야합니다만 솔직히 의무는 무거운 짐입니다. 불가피성이란 언제나 괴로운 것입니다.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을 내가 스스로 자원해서 하는 거기에 기쁨도 행복도 있는 것인데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일이기에 하지 않으면 절대로 안 된다는 강한 의무감에 끌려서 일하게 된다면 그 일은 얼마나 피곤하게 되는지 모릅니다.
나중에는 의무가 지나쳐서 기계화되는 일도 있습니다. 의무에 끌려가면서 반복되는 행동으로 인하여 의식은 빠지고 빈 행위만 남은 기계인간의 행위는 아무 뜻도 없는 것입니다. 사실 무의식 속에서 행하는 일은 결코 행위가 못 되는데 기능적 인간 보다 더 기계에 가까운 전문화되고 자동화된 인간을 요구하고 있는 현대가 매우 슬픈 일입니다. 인간은 사회라는 큰 기계의 부속이 아니며, 또 될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주고받는 일에는 마음이 따라가야 합니다. 주는 일이 있어서 주게 된다면 마음이 울리면서 주어야 하고, 받는 일이 있어서 받을 때는 마음이 울리면서 받아야 그것이 참 인간의 행위입니다. 마음이 따라 움직이는 일이 곧 사랑입니다.
결국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이 주시는 교훈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행위의 기본이 되는 깨끗한 마음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고 봅니다. 자기중심적인 관심이 행위의 기본자세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의로운가? 불의한가? 진리인가? 거짓인가를 먼저 생각하지 못하고 ‘나에게 얼마나 이로운가!’ 를 먼저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인 인생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의 문맥으로 미루어 볼 때 지금 바리새인은 무엇을 기대하며 무엇인가를 바라는 마음에서 많은 사람들을 초청했고, 심지어는 예수님께도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냐?” 는 심정으로 초청했고,  서로 높은 자리에 앉으려는 사람들의 그 경쟁을 은근히 즐겼는지 모릅니다. 위신과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여 즐기고, 허영과 허세를 나타내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파고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누가 높은 자리에, 혹은 누가 먼저 왔느냐를 따지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요즘 같으면 일반적으로 초청하는 사람이 초청 받는 사람들의 자리를 미리 마련 해놓습니다. 이름표를 붙이든지, 번호를 적어주든지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오늘 이 바리새인은 의도적으로 자리 경쟁을 붙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등급만 매기고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여간 초청은 했지만 순수한 마음에서가 아니라 초청받은 사람들에게 나중에라도 은근히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을 아시는 예수님께서 그러한 의도가 있는 초청이라면 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아마 예수님을 초청한 것도 분명히 의도가 있을 것입니다. 자기 명예, 자기 체면의 문제입니다. 지도자급에 있는 바리새교인으로서 마을에 들어온 손님마저 대접한다는 자기의 위세도 떨칠 요량으로 유지의 한 사람처럼 초청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바리새인의 수고는 그 근본 의도와 마음의 자세가 자신을 위하는 마음뿐이었고 이러한 수고는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없는 일이며 오히려 외식의 죄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의 마음자세는 어떠해야한다는 것입니까?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에서 행하여야 합니다. 받으려는 마음이 아니라 받은 마음, 벌써 받은 줄로 여기는 마음, 그래서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감사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 보상도 바람도 없는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에서 행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웃의 필요에 끌리는 마음, 사랑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행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자에게 나를 바치는 일처럼 귀중한 봉사는 없다.” 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며, 다른 사람이 나를 요구한다고 느끼며 그에게 나를 줄 뜨거운 마음이 있을 때 그리스도인의 참된 행복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독교인의 마음의 중심은 자기중심에서 그리스도 중심으로, 그리스도 중심에서 하나님 중심으로, 하나님 중심에서 다른 이를 위하는 마음으로 옮겨가는 것입니다.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중심적인 행복에서 벗어나서 이웃을 위하는 수고와 희생과 봉사로 구체화 되면서 하나님 앞에서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마음이 있을 때 거기에 그리스도인의 멋이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여러분!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가난한 자, 몸 불편한 자, 저는 자, 맹인들을 청하라.” 왜 굳이 갚을 수 없는 자를 청하라고 하시는지 잘 아시겠습니까? 나 자신의 정욕이 부숴 지고, 나의 아성이 무너지고 깨끗한 마음에서 추호의 보상도 바라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영광, 이웃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기 충실과 진실에 행하라는 교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