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에 온 사람(마20:1~16)

이제 며칠 후면 12월이 됩니다. 가을인가 했는데 첫눈이 오고 어느덧 겨울의 문턱에 와 있습니다. 정말 세월이 빠릅니다. 이런 시즌에 잠시 멈추어 우리 인생에 대해 성찰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평소에 얼마나 바쁘게 살아갑니까!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바쁘게 살기는 하는데 정말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혼동될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성경 말씀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본문은 흔히 ‘포도원 품꾼의 비유’라고 불리는 말씀입니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실 때 종종 비유를 사용하셨는데, 그것은 어려운 영적 진리를 쉽게 설명하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본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보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우리의 상식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성경을 읽다가 이런 경우가 종종 나옵니다. 그럴 때는 자꾸 내 생각을 주장하지 말고 왜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 하나님 편에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성경 말씀의 정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성경 말씀을 나에게 맞추려 들지 말고 나를 성경 말씀에 맞추어야 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밤중에 배 한 척이 항해하고 있었는데 맞은편에 불빛이 보였습니다. 다른 배인 줄 알고 외칩니다. “저리 비켜!” 그러자 상대방도 소리칩니다. “안 돼! 네가 비켜!” 서로 비키라며 옥신각신하는데 상대편에서 화를 버럭 내며 외칩니다. “여기는 등대란 말이야~ 네가 비켜야지!” 등대는 움직일 수 없습니다. 기준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경은 변치 않는 진리의 기준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성경 말씀이 이상하게 생각되어도 우리 편에서 맞추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 의미가 깨달아집니다.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되시죠? 이런 자세로 본문을 살펴봅니다. 어느 포도원의 주인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위치한 팔레스틴 지방의 포도 수확기인 9월의 어느 날 이른 아침 그 주인이 품꾼을 구하러 나갑니다. 이 비유에서 포도원은 ‘천국’을 가리킵니다. 혹은 천국의 그림자인 ‘교회’를 상징합니다. 주인은 ‘하나님’을 가리키고, 품꾼은 ‘하나님의 백성’ 된 성도들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우리는 천국에 관한 중요한 진리를 배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른 아침은 해가 뜨는 오전 6시를 가리킵니다. 참고로 그 당시 유대인의 시간에 관해 잠시 설명 드립니다. 낮 시간은 12시간으로 제0시(지금의 오전6시)부터 제12시(지금의 오후6시)까지입니다. 그리고 밤 시간 역시 12시간으로 오후6시부터 다음 날 오전6시까지 3시간씩 나누어 제1경, 제2경, 제3경, 제4경으로 부릅니다. 주인은 일당으로 1데나리온을 주기로 약속하고 품꾼들을 고용합니다. 1데나리온은 당시 로마 화폐로 노동자의 하루 품삯입니다.

그 후 제3시(오전9시)가 되어 또 나갑니다. 그 후에 또 제6시(정오)에, 또 제9시(오후3시)에 그렇게 했습니다. 심지어는 제11시(오후5시) 즉 일몰 1시간 전에도 나가서 품꾼을 구해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일손이 달려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놀고 있는 사람들이 불쌍해서 고용해 준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많은 품꾼들이 포도원에 들어갔고 마침내 해가 저물었습니다. 품꾼들이 줄을 서서 품삯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맨 나중에 온 사람들부터 줍니다. 마20:8~9 “8 저물매 포도원 주인이 청지기에게 이르되 품꾼들을 불러 나중 온 자로부터 시작하여 먼저 온 자까지 삯을 주라 하니 9 제십일시에 온 자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을 받거늘” 제11시(오후5시)에 온 사람들에게 1 데나리온씩 줍니다. 아마 그들은 매우 감격스러웠을 것입니다. 1시간 앞두고 고용된 것만 해도 감지덕지인데, 예상치 않게 하루 품삯을 다 받은 것입니다. 여기서 받은 데나리온은 구원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데나리온을 받은 것은 품꾼의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주인의 은혜 때문입니다. 세상에 그런 주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세상의 기준으로 본문을 보면 납득이 안 됩니다. 세상의 노사 관계나 경제 법칙으로 보면 말도 안 됩니다. 이 이야기는 고용주가 피고용인에게 노임을 지급하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설명하려는 이야기입니다.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됨을 증거합니다.

[1] 구원의 균등성 :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흥미로운 것은 오후 5시 이전에 온 품꾼들에게도 균등하게 1 데나리온씩 주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이게 바로 구원의 균등성입니다.

오후5시에 온 사람들이 데나리온을 받는 것을 보고 먼저 온 사람들은 더 많은 품삯을 받으리라 기대하고 부푼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그런데 웬걸 일찍 온 사람들도 모두 다 1데나리온씩 줍니다. 마20:10 “먼저 온 자들이 와서 더 받을 줄 알았더니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 받은지라”

그러자 그들의 반응이 어땠습니까? 주인을 원망하고 불평합니다. 마20:11~12 “11 받은 후 집 주인을 원망하여 이르되 12 나중 온 이 사람들은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아니하였거늘 그들을 종일 수고하며 더위를 견딘 우리와 같게 하였나이다” 세상의 원리로 보면 당연한 말입니다.

그런데 불평하는 그들에게 주인이 뭐라고 말합니까? 본래 약속한 대로 주었는데 무슨 잔소리냐고 말하면서 그들을 책망합니다. 마20:14 “네 것이나 가지고 가라 나중 온 이 사람에게 너와 같이 주는 것이 내 뜻이니라” 여기서 ‘내 뜻’이란 말이 중요합니다. 주인의 주권 사항이라는 겁니다.

그 당시 유대인들은 공로 사상에 젖어 있었습니다. 구원을 받고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인간 스스로 공로를 세워야 하는 것으로 오해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볼 때는 죄인인 인간이 아무리 공로를 세운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죄인은 죄인일 뿐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죄와 사망에서 구원받음을 선언합니다. 이게 성경적 진리입니다. 오늘날도 적잖은 사람들이 공로 사상에 물들어서 구원의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을 봅니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장차 천국에 들어갈 수 있나요?”라고 질문하면 간혹 이런 대답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글쎄요 … 제가 뭐 한 게 있어야죠.” 혹은 이렇게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때 가 봐야 알죠.” 이러면 구원의 확신이 없는 사람입니다. 성경이 거듭 증거하는 바는 하나님이 주시는 구원의 은혜를 오직 믿음으로 받으면 된다는 겁니다. 인간은 죄인이므로 제아무리 공로를 세우려고 해도 하나님의 의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롬3:10은 증거합니다. “ …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그리고 롬3:23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러므로 인간 중에 단 한 명도 스스로의 노력으로 천국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왜 그런가요? 스스로는 죄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계21:27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계21:27 “무엇이든지 속된 것이나 가증한 일 또는 거짓말하는 자는 결코 그리로 들어가지 못하되 오직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들만 들어가리라” 천국은 죄인 입국 금지입니다. 그런데 어린 양 예수님의 생명책에 그 이름이 기록된 사람을 천국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구약시대에는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짐승 제사를 드렸습니다. 어린 양을 잡아 피를 흘리게 함으로써 속죄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하나의 예고편에 불과하고 실체는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인간의 모습으로 오셔서 마치 어린 양이 대속의 제물로 피를 흘리고 죽었듯이 십자가 사형 틀에 피 흘려 죽으셨습니다. 오직 그것을 믿는 사람만 죄와 사망에서 구원받고 그 이름이 생명책에 기록됩니다. 그런 사람들 외에는 단 한 명도 스스로의 노력이나 공로로 천국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증거합니다. 롬3:24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예수님이 속량 즉 속죄해 주셨으므로 은혜로 그냥 받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 은혜를 받는 행위가 곧 믿음입니다. 비유하면 믿음은 ‘받는 손’입니다. 상대방이 선물을 줄 때 내가 손을 내밀어 받으면 내 것이 됩니다. 그게 믿음입니다. 이 믿음 외에 다른 행위는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오직 믿음’이라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롬3:22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니 차별이 없느니라” 믿음 외에는 조건, 노력, 공로 등 그 어떤 것도 구원을 위해 고려되지 않습니다.

다시 본문의 이야기로 돌아가 봅니다. 주인이 품꾼들에게 준 데나리온은 그들이 노동한 대가가 아닙니다.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른 아침에 온 자나 나중에 온 자나 똑같이 취급한 것입니다. 12시간 일한 사람과 1시간 일한 사람이 동일하게 1 데나리온을 받는 것은 세상적인 기준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먼저 온 자들이 원망하고 불평한 겁니다. 그게 그 당시 유대인들의 공로 사상입니다. 오늘날도 많은 사람들은 공로 사상에 젖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믿음을 강조해도 자꾸 인간적인 노력, 조건, 공로 등을 내세웁니다. 그것은 오해요 착각입니다.

유대인들이 자꾸 어떤 일을 해야 구원받는지 물어보니까 예수님이 한번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요6:29 “ …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니라 … ”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아니 해야 하는 최고의 선행은 믿음입니다. 이게 구원을 위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약속입니다. 그 약속대로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약속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 곤란합니다. 잘못하면 천국 입국이 거절됩니다. 나중에 천국 문 앞에까지 가서 입국이 거절된다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지난 주간 미국의 애틀랜타로 입국하려던 한국인 85명이 무더기로 입국이 거절됐습니다. 한국에서 ESTA(전자여행허가제)로 신청해서 당연히 입국할 줄 알았는데 거절됐으니 그들이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이민국 직원이 판단해서 허가해준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한 겁니다. 아무리 항의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자기네 나라에 입국하는 데 자기들의 기준이 있고 그에 부합하지 않으면 거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까짓 것 미국에 못 들어가도 괜찮습니다. 혹은 다음번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천국은 한번 입국이 거절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영원히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천국 입국의 유일한 조건인 믿음을 잘 점검해야 합니다. 뒤늦게 믿어도 믿음만 확실하면 구원 받는 겁니다. 반대로 아무리 일찍 교회에 나왔어도, 심지어 교회에서 오랫동안 여러 가지 활동을 했어도 믿음이 없으면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천국 입국이 안 됩니다. 세상의 기준을 보면 불공정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게 바로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약속이요 구원의 교리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나 자신의 인간적인 조건, 노력, 공로로 구원받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오직 믿음으로 구원 받았음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게 바로 구원이 균등성입니다.

[2] 상급의 차등성 : 오직 최선을 다함으로

예수님은 먼저 온 사람들이 주인에게 원망하는 것을 책망하신 후 부연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마20:16 “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 이 말씀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이런 겁니다. 꼴찌가 1등 되고, 1등이 꼴찌 될 수도 있다! 차등성을 언급합니다. 구원은 균등한데 차등을 언급한 게 좀 이상합니다. 이 말씀은 구원이 아니라 상급을 염두에 두고 말씀하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왔든지 나중에 왔든지 믿음으로 구원 받은 후 주어진 시간 속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성경은 누누이 증거합니다. 믿음으로 구원 받고 천국에 들어가지만, 그와 별도로 상급이 있다! 구원과 상급의 원리를 잘 설명해 주는 예화가 있습니다. 옛날 신대륙 개척시대에 아일랜드에 가난한 한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유럽에 신대륙에 가면 성공한다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그는 그 소문을 듣고 신대륙으로 건너가서 성공하려는 꿈을 갖고 됐습니다. 그런데 뉴욕까지 갈 배 삯이 없었습니다. 선장에게 통사정을 합니다. 나중에 꼭 갚겠으니 제발 태워 달라고. 선장은 어쩐지 그 청년이 불쌍해서 그냥 타라고 승선을 허락합니다. 청년은 선장의 은혜가 너무 고마워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자진해서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선원들의 일을 도왔습니다. 몇 달 후 뉴욕 항에 도착하자 청년은 내리면서 선장에게 이다음에 배 삯을 꼭 갚겠노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선장은 빙그레 웃으면서 자신의 호의였으니 갚을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봉투를 내밀었습니다. 배 안에서 그동안 일한 대가라는 겁니다. 청년은 어리둥절했습니다. 아무리 일을 했다 해도 배 삯에 미칠 수 없는데, 배 삯은 공짜로 해 주고 게다가 용돈까지 주다니! 하나님의 상급도 이와 같은 겁니다. 우리가 구원의 감격 때문에 감사하며 수고하는 게 당연하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갚을 수 없는 은혜인데, 가외로 우리의 수고와 헌신을 기억하시고 보상해주신다니! 이 또한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상급 심판에 관한 대표적인 말씀이 고전3:10~15에 나오는 ‘건축자의 비유’입니다. 터(기초)를 닦아놓은 위에 집을 짓습니다. 그 터(기초)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믿음으로 구원 받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 위에 사람마다 불가연성 자재(금, 은, 보석) 혹은 가연성 자재(나무, 풀, 짚)로 집을 짓습니다. 가연성 자재로 건축한다는 것은 세상의 가치를 위해 사는 삶을, 그리고 불가연성 자재로 건축한다는 것은 영원한 가치를 위해 사는 삶을 가리킵니다. 마지막에 불이 나타나면 어떻게 되나요? 여기서 불은 심판, 정확하게 말하면 ‘상급심판’을 가리킵니다. 영원한 사망의 형벌을 받게 되는 정죄심판이 아니라 구원은 받았지만 믿음 이후의 삶에 대한 평가로 상급을 주려는 심판을 말합니다. 바울은 상급신판을 가리켜 이렇게 증거합니다. 고전3:14~15 “14 만일 누구든지 그 위에 세운 공적이 그대로 있으면 상을 받고 15 누구든지 그 공적이 불타면 해를 받으리니 그러나 자신은 구원을 받되 불 가운데서 받은 것 같으리라” 여기서 ‘공적’은 구원을 위한 공로가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받은 후 얼마나 최선을 다하며 살았는지를 가리킵니다. 믿음으로 구원 받았어도 그 후의 삶이 세속적인 데 머물러 있었다면 상급이 없는 부끄러운 구원입니다. 성경 인물들 가운데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아브라함의 조카 롯입니다. 그는 일찍이 아브라함과 함께 살면서 믿음을 갖게 됐습니다. 그런데 세속적인 가치에 젖어 살았습니다. 그래서 죄악의 도성 소돔에 가서 거주한 겁니다. 소돔 성이 유황불로 심판 받을 때 천사가 손을 붙잡고 재촉하니까 겨우 몸만 빠져 나옵니다. 세상에서 즐기던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고 겨우 구원받은 것입니다(창19:23~29). 이런 게 바로 상급이 없는 부끄러운 구원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장차 천국에 들어가서 상급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곰곰이 생각해보고 삶의 방향을 바로 정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그렇게 살고 있다면 그 방향으로, 혹시 세상을 향해 살고 있다면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3] 내 인생의 시간 : 지금 몇 시?

본문을 묵상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나는 몇 시에 온 사람인가? 그리고 나는 지금 인생의 시간으로 몇 시에 해당되는가? 여러분도 각자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현재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81세쯤 됩니다. 그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지금 내가 몇 시에 와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오전9시쯤 온 사람입니다. 그리고 지금 오후3시쯤 지나고 있습니다.

혹시 그 기준이 별로 마음에 안 들면 유엔 기준으로 하셔도 좋습니다. 얼마 전 유엔에서 재정립한 평생 연령 기준입니다. 18~65세는 청년기, 66~79세는 장년기, 80~99세는 노년기, 100세 이상은 장수기라고 합니다. 기분이 좋은가요? 요즘은 100세 시대니까 이대로 환산해 보셔도 좋습니다.

모세는 자신의 인생의 시간을 늘 계산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남은 생애 최선을 다하고자 늘 다짐했습니다. 시90:10,12 “10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we fly away-NIV) … 12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그는 인생의 평균 수명을 70~80세로 추산했는데 흥미롭게도 120세까지 살았습니다. 인생의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최선을 다해 살다 보니까 평균 수명을 넘어 장수하며 승리의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의 사항이 있습니다. 본문의 비유에서는 마감시간이 제12시(오후6시)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내 인생은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언제라도 하나님이 “그만!”이로고 말씀하시면 인생을 마치고 떠나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장수해도 지나놓고 보면 휙 하고 지나가는 게 인생입니다. 그래서 야고보는 이렇게 증거합니다. 약4:14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시간은 지금입니다. 내 인생의 시간이 지금 몇 시이든 지금이 중요합니다. 지금 무엇보다 먼저 구원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바울이 외칩니다. 고후6:2 “ …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 지금 구원의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나중에는 보장이 없습니다. 혹시라도 교회에 나오지만 확신이 없으신 분들은 심각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지금 이 시간 예수님이 나위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구주임을 고백하시기 바랍니다.

구원의 기회를 놓치면 큰일 납니다. 이런 점에서 지혜로운 사람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셨을 때 한 쪽에 있다가 회개하고 구원받은 강도입니다. 부정적으로 보면 상급이 없이 겨우 구원받은 사람이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마지막 순간에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구원받은 사람입니다. 눅23:42~43 “이르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하니 4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

이미 구원 받은 게 확실하다면 이제는 앞으로 남은 인생 최선을 다해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를 구원한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므로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바울은 그런 자세로 살았습니다. 빌3:13~14 “13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14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NIV-I press on toward the goal to win the prize)” 그는 지난 것은 잊어버리고 하늘의 상을 위해 분발했습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면서도 그는 늘 겸손했습니다. 고전15:10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

그런 바울이기에 끝까지 완주할 할 수 있었습니다. 딤후4:7~8 “7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8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여러분, 우리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 이렇게 고백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난 주간 미얀마에 다녀왔습니다. 선교지에 나가보면 항상 은혜를 받고 옵니다. 얼마나 귀한 분들이 많은지 모릅니다. 청년의 때에 나온 분들, 장년의 때에 나온 분들, 은퇴 후에 나온 분들이 있었습니다. 인생의 시간은 다 다르지만 최선을 다하는 분들을 통해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교회 성도들의 헌신으로 지어진 유치원 겸 교회당에 가보았습니다. 각종 교육 기자재로 채워진 교실에서 공부도 하고 찬양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장철호 선교사님이 사역하는 베데스다 클리닉 개원예배에 참석해서 설교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는 12년 전 의사로서 전성기인 40대에 선교사로 헌신했습니다. 그 이전에도 시시때때로 선교지에 단기선교 차 다니곤 했지만 아마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인생의 황금기를 온전히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때 자녀들이 초등, 중등, 고등 학생이었으니 인간적으로 두려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자녀들도 잘 성장했고, 이번에 미얀마 최초로 외국인 병원을 개원하게 됐습니다. 3층 건물 중 3층은 채플과 교육사역 장소로 사용하고 1~2층을 병원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개원예배 사회를 보면서 울컥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의 간증을 그대로 옮겨 봅니다. “저는 목사도 아니고 말주변도 없어서 누구한테 찾아다니며 후원해 달라고 부탁할 줄도 모릅니다. 제가 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하나님이 다 하셨습니다. CTS-TV의 요청을 받고 선교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는데, 그 방송을 보고 두 분의 후원자가 건축 헌금을 해 주였습니다. 이번에 그분들에게 감사 표시를 하고 싶어서 오시도록 초청했는데 그분들은 그저 환자들을 잘 치료해주고 복음이 잘 전해지기만 하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며 오시지 않았습니다.” 개원식에서 감사 순서는 그저 한 명(건축을 위해 통역으로 봉사해 준 미얀마 자매)에게 작은 선물을 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병원에서 의료사역을 하시는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여성 장로)을 만났는데 역시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분은 부산 일신기독병원에서 40년을 봉직하고 은퇴하신 후 3년 전 의료선교사로 오셨다고 했습니다. 그들 모두 인생의 몇 시에 있든지 남은 생애 최선을 다하는 분들입니다.

여러분, 그렇다고 우리가 모두 선교지에 나가야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처지에 있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그리고 복음을 위해 어떤 모양이든 최선의 삶을 살자는 말씀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지금 인생의 몇 시에 와 있습니까? 혹시 늦었다고 생각하십니까? 괜찮습니다. 오후5시에 와도 얼마든지 구원받을 수 있고 상급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른 시간에 있는 분들은 훨씬 더 유리합니다. 그런데 혹시라도 방심하면 구원은 받겠지만 늦게 온 분들보다 뒤처질 수 있습니다. 부디 연말을 향해 달려가는 이 계절에 남은 날을 계수하는 지혜를 배워 꼭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