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강해 15
홍해가 갈라지다

출14:1-31
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돌이켜 바다와 믹돌 사이의 비하히롯 앞 곧 바알스본 맞은편 바닷가에 장막을 치게 하라 3 바로가 이스라엘 자손에 대하여 말하기를 그들이 그 땅에서 멀리 떠나 광야에 갇힌 바 되었다 하리라 4 내가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한즉 바로가 그들의 뒤를 따르리니 내가 그와 그의 온 군대로 말미암아 영광을 얻어 애굽 사람들이 나를 여호와인 줄 알게 하리라 하시매 무리가 그대로 행하니라 5 그 백성이 도망한 사실이 애굽 왕에게 알려지매 바로와 그의 신하들이 그 백성에 대하여 마음이 변하여 이르되 우리가 어찌 이같이 하여 이스라엘을 우리를 섬김에서 놓아 보내었는가 하고 6 바로가 곧 그의 병거를 갖추고 그의 백성을 데리고 갈새 7 선발된 병거 육백 대와 애굽의 모든 병거를 동원하니 지휘관들이 다 거느렸더라 8 여호와께서 애굽 왕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셨으므로 그가 이스라엘 자손의 뒤를 따르니 이스라엘 자손이 담대히 나갔음이라 9 애굽 사람들과 바로의 말들, 병거들과 그 마병과 그 군대가 그들의 뒤를 따라 바알스본 맞은편 비하히롯 곁 해변 그들이 장막 친 데에 미치니라 10 바로가 가까이 올 때에 이스라엘 자손이 눈을 들어본즉 애굽 사람들이 자기들 뒤에 이른지라 이스라엘 자손이 심히 두려워하여 여호와께 부르짖고 11 그들이 또 모세에게 이르되 애굽에 매장지가 없어서 당신이 우리를 이끌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느냐 어찌하여 당신이 우리를 애굽에서 이끌어 내어 우리에게 이같이 하느냐 12 우리가 애굽에서 당신에게 이른 말이 이것이 아니냐 이르기를 우리를 내버려 두라 우리가 애굽 사람을 섬길 것이라 하지 아니하더냐 애굽 사람을 섬기는 것이 광야에서 죽는 것보다 낫겠노라 13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 14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15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어찌하여 내게 부르짖느냐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16 지팡이를 들고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 그것이 갈라지게 하라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서 마른 땅으로 행하리라 17 내가 애굽 사람들의 마음을 완악하게 할 것인즉 그들이 그 뒤를 따라 들어갈 것이라 내가 바로와 그의 모든 군대와 그의 병거와 마병으로 말미암아 영광을 얻으리니 18 내가 바로와 그의 병거와 마병으로 말미암아 영광을 얻을 때에야 애굽 사람들이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 하시더니 19 이스라엘 진 앞에 가던 하나님의 사자가 그들의 뒤로 옮겨가매 구름 기둥도 앞에서 그 뒤로 옮겨 20 애굽 진과 이스라엘 진 사이에 이르러 서니 저쪽에는 구름과 흑암이 있고 이쪽에는 밤이 밝으므로 밤새도록 저쪽이 이쪽에 가까이 못하였더라 21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내밀매 여호와께서 큰 동풍이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니 물이 갈라져 바다가 마른 땅이 된지라 22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를 육지로 걸어가고 물은 그들의 좌우에 벽이 되니 23 애굽 사람들과 바로의 말들, 병거들과 그 마병들이 다 그들의 뒤를 추격하여 바다 가운데로 들어오는지라 24 새벽에 여호와에서 불과 구름 기둥 가운데서 애굽 군대를 보시고 애굽 군대를 어지럽게 하시며 25 그들의 병거 바퀴를 벗겨서 달리기가 어렵게 하시니 애굽 사람들이 이르되 이스라엘 앞에서 우리가 도망하자 여호와가 그들을 위하여 싸워 애굽 사람들을 치는도다 26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 물이 애굽 사람들과 그들의 병거들과 마병들 위에 다시 흐르게 하라 하시니 27 모세가 곧 손을 바다 위로 내밀매 새벽이 되어 바다의 힘이 회복된지라 애굽 사람들이 물을 거슬러 도망하나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들을 바다 가운데 엎으시니 28 물이 다시 흘러 병거들과 기병들을 덮되 그들의 뒤를 따라 바다에 들어간 바로의 군대를 다 덮으니 하나도 남지 아니하였더라 29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은 바다 가운데를 육지로 행하였고 물이 좌우에 벽이 되었더라 30 그 날에 여호와께서 이같이 이스라엘을 애굽 사람의 손에서 구원하시매 이스라엘이 바닷가에서 애굽 사람들이 죽어 있는 것을 보았더라 31 이스라엘이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들에게 행하신 그 큰 능력을 보았으므로 백성이 여호와를 경외하며 여호와와 그의 종 모세를 믿었더라

홍해의 기적

성서에는 수많은 기적들이 언급됩니다. 그중에서도 오늘 말씀의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은 순서를 매긴다면 가히 최고의 기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대한 홍해가 갈라졌습니다. 양쪽에는 물벽이 생겼습니다. 그 사이로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이 마른땅을 걷듯이 지납니다. 이어서 이스라엘 백성을 추격하는 바로의 병거들이 달려옵니다. 긴박한 순간 모세가 지팡이를 들어 바다를 가리키자 이번에는 그 물이 다시 합쳐져 애굽 군사들이 몰살당하고 맙니다. 영화 《십계》를 비롯해서 최근의 개봉작 《엑소더스》에 이르기까지 출애굽을 다룬 영화들은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을 클라이맥스로 하여 심혈을 기울여 제작합니다. 어렸을 때 보았던 영화 《십계》의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은 잊을 수 없는 매우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영화야 그렇다지만 현대인의 눈으로 볼 때는 홍해가 갈라진 사건은 한낱 신화처럼 보이는 믿기 힘든 기적입니다. 어느 현대 유대인 가정의 이야기입니다. 유대인 회당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열 살 된 아이에게 아버지가 물었습니다. “오늘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니?” 아이가 대답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탈출해 나온 역사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이어서 아이는 “그들이 홍해에 이르러 배를 만들어 타고 바다를 건넜고, 이집트 탱크들이 추격해 오자 그들은 공군을 보내 격파했습니다.”고 설명했습니다. 깜짝 놀란 아버지가 “정말 그렇게 배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배운 그대로 얘기하면 아버지가 결코 믿지 못하실 것 같아 조금 바꾸어서 말했습니다.”

유머지만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은 현대인들의 눈에는 좀처럼 믿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의 단편적인 근거를 들어가며 이것을 가급적 자연적인 사건으로 해석하려는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여기 홍해(13:8, 15:4)라는 지명입니다. 홍해라고 번역하였지만 원문은 ‘얌 숲’이라 하여 갈대바다가 맞습니다. 헬라어 구역성경인 70인역이 홍해 곧 red sea라 번역한 결과입니다. 홍해에는 해초나 산호가 많아 붉게 보인다고 합니다. 그러나 홍해는 바다입니다. 너무 깊고 넓습니다. 홍해 중앙에는 단층 절벽이 있어 마른 땅이 되었을 때 통과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갈대바다 라면 일단 규모도 작고 완만한 습지가 연상이 됩니다. 좀 부담감이 줄어듭니다. 그렇지만 큰 바다든 작은 바다든 바다를 갈랐다는 기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14절의 “큰 동풍이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니”라는 구절입니다. 모세가 지팡이를 들어 바다를 가리키자 일시에 바다가 갈라진 것이 아닙니다. 밤새도록 동풍이 불어 바닷물을 밀어내었습니다. 약간은 자연적인 현상을 이용해서 기적으로 설명하는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그 동풍을 그렇게 강하게 일으킨 분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동풍은 바닷물이 갈라진 원인으로 언급되기보다는 오히려 바람을 도구로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권능에 초점이 주어졌습니다. 바람과 물을 마음대로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어떤 분들은 홍해가 갈라진 것은 자연현상의 일부였다고 설명합니다. 가끔 자연적으로 일어나듯이 바닷물이 빠지면서 바닷길이 열리는 현상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 이런 일들이 가끔 일어납니다. 우리나라 진도에서는 조수간만의 차이에 의해서 1년에 한번씩 2-3km의 바닷길이 열리고 이를 기념하는 축제가 열립니다. 일전에 KBS의 《바이블루트》라는 프로그램에서 홍해 부근을 취재하다 바닷길의 일부가 열리는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왜 이스라엘이 출애굽 하던 그때 그 시간에 바닷길이 열렸냐는 것입니다. 그것이 기적입니다.

성서는 홍해를 가른 사건을 전혀 자연적으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권능이 나타난 압도적인 사건으로 해석합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놀라우면서도 당연한 권능입니다. 천지를 창조하실 때 하나님은 물을 궁창 위에 물과 그 아래 물로 나누었습니다. 아랫물을 다시 바다와 육지로 나누셨습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창1:9) 시편에서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이에 홍해를 꾸짖으시니 곧 마르니 그들을 인도하여 바다 건너가기를 마치 광야를 지나감 같게 하사”(시106:9) 하나님이 홍해를 꾸짖자 홍해물이 달아났다는 것입니다. 이 창조주 하나님이 이제는 이스라엘의 편이 되사 그들을 가로막던 홍해를 가르셨습니다.

그것이 자연적으로 일어났습니까? 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이 보았던 것은 자연적이냐 기적이냐가 아니고 바로 하나님의 권능이었습니다. 기적으로 표현한 이유는 그래야 하나님의 권능이 돋보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인들은 과학적인 인과 관계를 중시합니다. 반면에 성서는 사건을 일으킨 주체와 그 의미를 더 중요시합니다. 정치적 사건을 바라보는 눈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은 바벨론의 강성함과 침략을 정치적 논리로 따집니다. 그러나 그것을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로 해석합니다. 페르시아의 고레스가 등장한 것 또한 정치적 역학관계로 역사학은 따집니다. 그러나 성서는 이스라엘을 해방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선택한 메시야로 그를 해석합니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도 그것이 자연적일 수도 있고 기적적일 수도 있는데 성서는 거기에서 하나님의 손을 의식합니다. 그런데 무엇이 더 사건을 의미 있게 만듭니까? 무엇이 더 세상을 변혁의 눈으로 보고 있습니까?

홍해를 가른 사건은 하나님의 압도적인 능력을 부어주심으로써 하나님의 전능성과 이스라엘을 위해서 싸우심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기적적인 것이면 하나님이 개입하시고 기적성이 덜하면 하나님이 역사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하나님의 손에서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신앙인들은 모든 일상사가 기적이 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삶에서 하나님의 계획을 인정하며 하나님의 개입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 일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방식이든 너무 자연스런 방식이든 우리는 그것이 우연히 또는 저절로 일어났다고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설명합니다. 그러기에 신앙인들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떻게든 하나님께서 개입하실 수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은 평범한 사건에서 감사하고 거기서 신의 손길을 느끼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모든 게 기적입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출애굽의 모든 과정은 하나님의 주도로 이루어졌습니다. 모세를 부르신 사건이나 애굽에서 열 가지 재앙을 일으킨 것이나 홍해를 가르신 사건이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13절과 14절입니다.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이스라엘 백성은 가만히 있으라고 하시고 하나님께서 행동하셨습니다. 이들이 했던 일이라는 것은 모세가 지팡이를 들어 홍해를 가리킨 두 번의 행동과 바닷길이 열리자 그 길로 걸어 들어갔던 것뿐입니다.

성서에 곳곳에서는 하나님의 주도성과 인간의 수동성을 자주 보여줍니다. 여리고성 전투도 대표적입니다. 가나안 정복 전쟁의 중요한 순간에 인간이 했던 일은 너무 보잘 것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성을 돌았고, 일곱째 날에는 일곱 번 돌고 일시에 ‘와’하는 소리를 질렀을 뿐입니다. 그런데 성이 무너졌습니다. 와 하는 소리에 무너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무너뜨리셨다는 데 초점이 있습니다.

인간의 의식화나 각성이나 단결을 주장하는 사회행동가나 인본주의자들에게는 이런 모습은 불만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성경은 아랑곳하지 않고 하나님의 행동만 강조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행동하지 않고 항상 하늘만 바라보며 있어야 합니까? 아닙니다. 초점은 인간의 행동을 무시하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행동에 있습니다. 그들로 하나님을 주목하게 만들려는 의도입니다. 그들로 이 사건이 하나님께서 뜻하신 바임을 보여줌으로써 그 사건의 정당성을 부여합니다. 그들로 하나님께서 도우시니 두려워말고 싸우라는 격려입니다. 승패는 하나님께 달렸으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것에 대한 요구이고, 승리한 연후에도 자랑하지 말라는 교만에 대한 경고입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정말 아무 행동도 하지 말라는 뜻입니까?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에서 이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선실에 가만히 있다가 많은 아이들이 죽음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위기의 순간에 우리는 기도만 하고 있어야 합니까? 하나님이 하시니 인간은 잠잠히 있어야 한다는 수동성이 기독교의 기도 신학이나 행동 신학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인간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까? 아닙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아무런 행동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가 행하는 부정적인 행동에 대한 금지 명령입니다. 부정적인 행동을 멈추라. 오늘 말씀에서는 두 가지 행동에 대해서 가만히 있을 것을 명령합니다.

첫째는 두려움입니다.
10절에 “이스라엘 자손이 심히 두려워”하였다고 전합니다. 13절에서 모세는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스라엘 백성을 격려합니다. 지금 이스라엘 백성은 두려움에 빠졌습니다. 앞에는 홍해라는 거대한 강물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뒤에는 애굽의 정예 6백 대의 병거가 앞서고 있고 그 뒤를 애굽의 모든 병거들이 따르고 있습니다. 애굽은 강대한 제국이고 그 병거는 오늘날 탱크와 같은 막강한 무기입니다. 비무장에 오합지졸인 이스라엘이 싸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실제 그들이 강하기도 했지만 사람은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 무너지고 맙니다. 루즈벨트가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두려움 그 자체이다”는 말이 맞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합니다.

그 순간 그들은 자기를 보면 안 되고 하나님을 보아야 합니다. 14절입니다.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앞서가던 구름 기둥 불기둥이 이제는 뒤로 돌아가서 애굽의 병거가 이스라엘의 후미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싸우십니다. 애굽 쪽에는 어둠이 짙게 드리웠고 이스라엘 쪽은 밤인데도 환합니다. 동풍은 밤새도록 불어서 막다른 곳이라 생각했던 바다에 길을 냅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역사입니다. 도무지 불가능할 것 같은 곳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냅니다. 이사야 선지자의 찬양입니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사43:19)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다윗이 골리앗과 싸워 이길 수 있었던 힘은 두려움을 이겨냈기 때문입니다. 만군의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함께 하고 있다는 믿음이 두려움을 이겨내게 만들었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하자 자신이 주특기인 물맷돌이 보였습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이 보였고 또 골리앗과의 싸움에서는 칼과 창으로 싸우는 근접전보다는 물맷돌이 탁월한 무기입니다. 이 물맷돌 한 방에 골리앗은 나가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창조적인 생각은 위기의 순간에 떠오릅니다. 두려워하며 허둥대지 않는다면 이를 극복하면 피할 길이나 새로운 길이 보이고 열립니다.

둘째는 불평을 금하는 것입니다.
11절과 12절입니다. “그들이 또 모세에게 이르되 애굽에 매장지가 없어서 당신이 우리를 이끌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느냐 어찌하여 당신이 우리를 애굽에서 이끌어 내어 우리에게 이같이 하느냐 우리가 애굽에서 당신에게 이른 말이 이것이 아니냐 이르기를 우리를 내버려 두라 우리가 애굽 사람을 섬길 것이라 하지 아니하더냐 애굽 사람을 섬기는 것이 광야에서 죽는 것보다 낫겠노라” 이 불평들은 광야 40년 동안 반복해서 나타났던 고질적인 불만입니다. 옛날이 나았다는 생각입니다. 애굽의 노예로 살던 때가 행복했다는 불만입니다. 하나님은 배부른 돼지와 같이 살던 이스라엘을 이끌어 배고픈 소크라테스와 같은 진리와 미래의 비전이 있는 곳으로 인도하려 하십니다. 그런데 여전히 그들은 돼지가 될지언정 배부른 게 났다는 태도입니다.

강을 건넜으면 다리를 끊어야 합니다. 불평하는 이유는 과거와 단절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끊지 못하니까 자꾸 다른 생각을 합니다. 과거의 미련이 우리를 괴롭게 하고 우리 행동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과거의 습관이 장애가 됩니다. 다 끊어버려야 합니다. 홍해를 건넜다는 것은 과거와 완전히 단절을 했다는 것입니다. 애굽의 군대들을 홍해에 몰살시키듯 우리의 과거의 삶이 죽어야 합니다. 출애굽은 세례와 같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다 구름 아래에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고전10:1-2) 홍해를 통과한 사건은 이스라엘이 집단적으로 세례를 받은 것과 같습니다. 세례는 과거의 내가 죽고 새롭게 출발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이런 고백이 필요합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5:17)

사도 바울은 과거에 자신 추구하던 모든 것을 배설물처럼 여겼습니다.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빌3:7-9) 그가 과거에 추구하던 율법, 학력, 배움, 생활방식, 폭력, 배타적인 태도 등 그 모든 것이 새로운 삶에 방식과는 맞지 않습니다. 이것을 버리지 못하면 새 것을 얻을 수 없습니다. 목회의 길에 들어섰으면서도 여전히 과거의 물질 중심의 태도와 탐욕을 버리지 못하는 목회자도 있습니다. 그리스도도 놓치고 영광도 얻지 못할 것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속의 방식을 끊지 못하면 진리의 길에서 벗어나고 맙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과거를 버리지 못했습니다. 애굽의 방식 그대로 우상을 섬기려 했습니다. 오직 하나님을 왕으로 섬기는 평등성을 버리고 인간 군주와 권위를 세우는 부정의와 비민주적 시스템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생명의 길을 떠나 폭력과 탐욕의 반생명의 길을 가려 합니다. 홍해를 건넜다는 것은 과거를 끊는 것입니다. 광야는 몸에 배어 있던 애굽의 습관마저 끊어버리는 훈련도장입니다. 옛것을 버려야 새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옛 것을 버려야 우리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이 임합니다. 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온전히 응답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