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강해 13
여호와의 유월절

출12:1-28, 13:1-16
1 여호와께서 애굽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일러 말씀하시되 2 이 달을 너희에게 달의 시작 곧 해의 첫 달이 되게 하고 3 너희는 이스라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라 이 달 열흘에 너희 각자가 어린 양을 잡을지니 각 가족대로 그 식구를 위하여 어린 양을 취하되 4 그 어린 양에 대하여 식구가 너무 적으면 그 집의 이웃과 함께 사람 수를 따라서 하나를 잡고 각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분량에 따라서 너희 어린 양을 계산할 것이며 5 너희 어린 양은 흠 없고 일 년 된 수컷으로 하되 양이나 염소 중에서 취하고 6 이 달 열나흗날까지 간직하였다가 해 질 때에 이스라엘 회중이 그 양을 잡고 7 그 피를 양을 먹을 집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고 8 그 밤에 그 고기를 불에 구워 무교병과 쓴 나물과 아울러 먹되 9 날것으로나 물에 삶아서 먹지 말고 머리와 다리와 내장을 다 불에 구워 먹고 10 아침까지 남겨두지 말며 아침까지 남은 것은 곧 불사르라 11 너희는 그것을 이렇게 먹을지니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급히 먹으라 이것이 여호와의 유월절이니라 12 내가 그 밤에 애굽 땅에 두루 다니며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애굽 땅에 있는 모든 처음 난 것을 다 치고 애굽의 모든 신을 내가 심판하리라 나는 여호와라 13 내가 애굽 땅을 칠 때에 그 피가 너희가 사는 집에 있어서 너희를 위하여 표적이 될지라 내가 피를 볼 때에 너희를 넘어가리니 재앙이 너희에게 내려 멸하지 아니하리라 14 너희는 이 날을 기념하여 여호와의 절기를 삼아 영원한 규례로 대대로 지킬지니라 15 너희는 이레 동안 무교병을 먹을지니 그 첫날에 누룩을 너희 집에서 제하라 무릇 첫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유교병을 먹는 자는 이스라엘에서 끊어지리라 16 너희에게 첫날에도 성회요 일곱째 날에도 성회가 되리니 너희는 이 두 날에는 아무 일도 하지 말고 각자의 먹을 것만 갖출 것이니라 17 너희는 무교절을 지키라 이 날에 내가 너희 군대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었음이니라 그러므로 너희가 영원한 규례로 삼아 대대로 이 날을 지킬지니라 18 첫째 달 그 달 열나흗날 저녁부터 이십 일일 저녁까지 너희는 무교병을 먹을 것이요 19 이레 동안은 누룩이 너희 집에서 발견되지 아니하도록 하라 무릇 유교물을 먹는 자는 타국인이든지 본국에서 난 자든지를 막론하고 이스라엘 회중에서 끊어지리니 20 너희는 아무 유교물이든지 먹지 말고 너희 모든 유하는 곳에서 무교병을 먹을지니라 21 모세가 이스라엘 모든 장로를 불러서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나가서 너희의 가족대로 어린 양을 택하여 유월절 양으로 잡고 22 우슬초 묶음을 가져다가 그릇에 담은 피에 적셔서 그 피를 문 인방과 좌우 설주에 뿌리고 아침까지 한 사람도 자기 집 문 밖에 나가지 말라 23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들에게 재앙을 내리려고 지나가실 때에 문 인방과 좌우 문설주의 피를 보시면 여호와께서 그 문을 넘으시고 멸하는 자에게 너희 집에 들어가서 너희를 치지 못하게 하실 것임이니라 24 너희는 이 일을 규례로 삼아 너희와 너희 자손이 영원히 지킬 것이니 25 너희는 여호와께서 허락하신 대로 너희에게 주시는 땅에 이를 때에 이 예식을 지킬 것이라 26 이 후에 너희의 자녀가 묻기들 이 예식이 무슨 뜻이냐 하거든 27 너희는 이르기를 이는 여호와의 유월절 제사라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에게 재앙을 내리실 때에 애굽에 있는 이스라엘 자손의 집을 넘으사 우리의 집을 구원하셨느니라 하라 하매 백성이 머리 숙여 경배하니라 28 이스라엘 자손이 물러가서 그대로 행하되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명령하신 대로 행하니라

한 해의 시작

쉴 틈 없이 쏟아지던 재앙이 마지막 열 번째 재앙을 앞두고는 잠깐 멈춥니다. 유월절과 무교절이 제정이 되고 이과 관련된 여러 의식들이 소개됩니다. 열 번째 재앙을 끝으로 이스라엘의 출애굽이 시작되는데 이를 기억하기 위한 예식이고 절기입니다. 역사와 제의가 있습니다. 역사가 먼저고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서 제의가 만들어집니다. 출애굽이라는 역사가 있고 그것을 기념하기 위한 유월절 제의가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가면서는 반대가 됩니다. 제의는 계속되고 현재적입니다. 그러다보니 이후에는 역사가 제의의 의미를 설명하는 수단이 됩니다. 제의의 정신이 퇴색할 때 역사적 서술을 통해 다시 그 정신을 고취합니다. 출애굽과 열 가지 재앙은 이 유월절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서 필요했습니다. 성서는 장황히 그리고 반복해서 유월절 예식의 중요성과 의미를 강조합니다.

이스라엘에 두 명의 개혁군주가 있습니다. 히스기야와 요시야 왕입니다. 이들이 개혁 조치를 취하면서 가장 먼저 했던 일이 바로 이 유월절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왕이 명령을 내려 브엘세바에서부터 단까지 온 이스라엘에 공포하여 일제히 예루살렘으로 와서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유월절을 지키라 하니 이는 기록한 규례대로 오랫동안 지키지 못하였음이더라”(대하30:5) 제의도 그냥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투쟁입니다. 제의가 생활화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흘러야 했습니다. 유월절을 회복한다는 것은 곧 민족정신을 회복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탄생의 역사를 기억함으로써 민족 공동체성과 민족의 정신과 민족의 비전을 재정립합니다.  
이스라엘의 한 해는 유월절로부터 시작됩니다. 12장 2절입니다. “이 달을 너희에게 달의 시작 곧 해의 첫 달이 되게 하고” 유월절은 이스라엘의 민족해방절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태어난 날입니다. 유월절은 봄이 시작되는 3,4월경입니다. 오늘 말씀에서는 니산월 또는 아빕월이라 부르는 달입니다. 이 달이 첫해가 되고 이 해방을 기념하는 신년 축제를 벌입니다. 한 해의 시작을 단순히 태양력이나 태음력으로 계산하지 않고 의미 있는 민족적 사건을 그 출발점으로 합니다.

현재 전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첫 달, 1월은 한겨울입니다. 유래는 해가 가장 짧은 동지를 지난 후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그냥 태양을 기준으로 맞춘 것입니다. 태양에 맞추느니 차라리 첫 달을 봄이 시작하는 한 중간에 놓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 않습니까? 꽃이 피고 보리와 밀 등 봄 열매가 익는 이 때가 더 낫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스라엘은 자연적인 의미보다는 역사적인 의미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스라엘의 민족 해방이 있던 유월절이 있는 달을 그 첫 달로 삼았습니다. 이스라엘인들에게 한 해의 시작은 자연적 순환이 아니라 민족의 탄생을 축하하며 시작됩니다.

우리의 한 해를 부활절로부터 시작하면 어떨까요? 한 해를 죽음에서 이기는 승리로 기쁨으로 새출발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선언입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5:17) 신앙인들 중에는 자신의 육체적 생일 대신 자신이 예수님을 믿고 거듭난 날을 또는 세례 받은 날을 더 기념하는 분도 있습니다. 생물학적인 탄생이 아니라 영적인 탄생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유월절 의식

이스라엘 백성이 위대했던 것은 그들이 절기와 의식을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역사는 단회적 사건으로 끝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유월절이라는 의식을 통해서 역사를 매년 반복적으로 재현해냈습니다. 유월절을 통해 출애굽이 매년 반복되는 것입니다.

유월절 의식 하나 하나에는 의미들이 담겨 있습니다. 흠 없는 어린 양을 해질녘에 잡습니다. 잡아서 그 피는 문설주과 인방에 바릅니다. 이 피를 보고는 애굽의 장자들을 치던 하나님의 사자가 넘어갔기 때문에 pass over 곧 유월절이라는 명칭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고기는 먹되 먹는 법칙이 있습니다. 삶거나 날 것으로 먹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구워야 하고 뼈를 꺾어서는 안 됩니다. 다 먹되 남는 것은 그 아침에 다 태워버립니다. 이는 자기를 대신하는 양의 희생이기 때문입니다. 희생당한 양과 일체가 됨으로써 자기의 죽음을 대신합니다. 13장에서는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태에서 처음 난 모든 것은 다 거룩히 구별하여 내게 돌리라 이는 내 것이니라”(13:2)고 말씀합니다. 양의 제사를 통해서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먹을 때는 쓴 나물과 무교병과 함께 먹습니다. 쓴 나물은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겪었던 고통을 상징하는 음식입니다. 쓰다와 고통스럽다가 같은 어원의 단어입니다. 무교병은 발효시키지 않은 빵입니다. 이스라엘이 급하게 출애굽 하느라 미처 빵을 발효시킬 틈이 없었습니다. 일전에 TV에 보니까 현대 이스라엘에 무교병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빵공장이 있습니다. 누룩이나 잡균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히 차단을 할 뿐만 아니라, 빵도 순식간에 구워내어 익으면서 발효되지 못하도록 합니다. 유월절을 시작으로 일주일간의 무교절이 시작이 됩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유월절 전에 집 안에 있는 곰팡이나 누룩을 제거하는 대청소를 합니다. 누룩은 또한 죄나 오염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스라엘인들은 하나님께 드려지는 거룩하고 정결한 제물과 같았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도 여유 있게 먹지 않습니다. 신발을 신고 허리에 띠를 띠고 지팡이를 짚고 급하게 먹습니다. 출애굽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서입니다. 유월절 제의는 다분히 교육적인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반복해서 아이들이 물을 것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12장 26절입니다. “이 후에 너희의 자녀가 묻기들 이 예식이 무슨 뜻이냐 하거든 너희는 이르기를” 13장 8절입니다. “너는 그 날에 네 아들에게 보여 이르기를” 14절입니다. “후일에 네 아들이 네게 묻기를 이것이 어찌 됨이냐 하거든 너는 그에게 이르기를” 유월절 행사는 전 민족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실제 의식은 가정에서 행해집니다. 유대인들은 국가보다 가정을 더 소중히 여겼습니다. 국가는 무너지더라도 끝까지 살아남는 것은 가정이기 때문입니다. 신앙교육은 가정에서 이루어집니다. 부모든 자녀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자연스럽게 출애굽 사건을 전하게 됩니다. 13장 9, 16절에서는 “이것으로 네 손의 기호와 네 미간의 표를 삼으라”고 반복합니다. 유월절과 무교절 의식 내용을 담은 13장을 기록해서 손목과 이마에 매어 잊지 말라고까지 합니다.

대단한 역사 교육입니다. 출애굽은 기원전 1,250년 어간에 단회적으로 일어났던 사건이지만 이스라엘은 매년 유월절 축제를 통해서 이 사건을 재현합니다.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자손손 유월절 제의를 통해서 출애굽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민족공동체성을 확인합니다. 민족의 기원을 알고 자기 민족을 부르신 하나님의 은혜와 뜻을 생각합니다. 이것이 역사의 힘입니다. 출애굽의 하나님은 과거의 하나님이 아니라 현재의 하나님입니다. 현재도 출애굽의 역사를 일으키시는 하나님입니다. 그래서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던 이스라엘 백성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제2의 출애굽처럼 생각했던 것은 당연한 귀결입니다. 이스라엘이 2천년 동안 나라도 없이 방황할 때도 그들은 유월절을 지켰습니다. 그들이 유월절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인사는 “내년에는 예루살렘에서”였습니다. 역사를 기억하고 재현하는 민족은 망하지 않습니다. 위대한 민족입니다.

우리가 드리는 예배도 유월절과 같은 제의입니다. 특별히 성만찬은 더 그렇습니다. 예수님과 사도들은 유월절이 시작되는 저녁에 만찬을 나누었습니다. 포도주와 빵을 나누면서 주님은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 하였습니다. 기념이 곧 역사의 재현입니다. 우리가 나누는 성만찬에는 주님이 함께 하십니다. 2천 년 전 골고다에서 돌아가셨던 예수님께서 성만찬을 나눌 때 우리에게 오십니다. 성만찬과 관련하여 화체설이니 공재설이니 영적 임재설이니 하는 복잡한 신학적 논의가 있지만 다 성만찬상에 예수님께서 어떻게 오시는가를 다양하게 표현하는 이론들일 뿐입니다. 우리는 또한 이 성만찬을 통해서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념합니다. 우리 주님께서 장차 영광의 주님으로 오셔서 우리와 함께 나눌 천국의 잔치를 미리 재현합니다. 제의나 예배는 과거를 추억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바로 과거의 사건을 현재화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배를 통해서 영원토록 함께 하시겠다는 임마누엘 하나님을 만납니다.

하나님 어린양

유월절의 핵심은 어린 양의 피를 발라서 죽음의 재앙을 막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자가 애굽의 장자를 치다가 그 문에 피가 발라져 있으면 그 집을 건너뜁니다. 피가 재앙을 막는 것입니다. 민족마다 이런 풍습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지에 액운을 막기 위해서 팥죽을 먹거나 뿌리는 풍습이 있습니다. 붉은 것이 액운을 막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부적이나 어떤 물건이나 모양을 흉내 내어 액운을 막기도 합니다. 이런 것을 미신 또는 주물신앙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린 양의 피는 이런 주물신앙과 관련 없습니다. 어린 양의 피는 우리의 죽음을 상징합니다. 어린 양의 피로 우리의 죽음을 대신하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 중요합니다. 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피에 담긴 하나님의 말씀이 중요합니다.

유월절과 어린 양의 피는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을 상징합니다. 이를 가장 잘 서술하고 있는 성경이 요한복음입니다. 요한복음에서 세례 요한은 예수님을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1:29)고 증언합니다. 예수님은 유월절 무렵이 되면 예루살렘을 방문합니다. 세 번에 걸쳐서 유월절에 예수살렘에 가셨다고 보도합니다(요2:13, 6:4, 11:55) 이를 근거로 예수님의 3년 공생애설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때는 유월절 양을 잡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린 양이 피를 흘리면 죽어가듯 같은 시간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물과 피를 쏟으시며 돌아가셨습니다. 요한복음에서는 그 뼈를 꺾지 않았다는 유월절 의식의 일부도 덧붙입니다.

유월절은 그리스도의 대속 사역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유대인들은 유월절뿐만 아니라 매일 아침저녁으로 양을 잡아 피를 흘렸습니다. 죄를 대속하기 위해서입니다. “모든 물건이 피로써 정결하게 되나니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히9:22) 이제는 그럴 필요 없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단번에 피를 흘리셨기 때문입니다.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하지 아니하고 오직 자기의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히9:12) 단번에 곧 once for all입니다. 하나님의 피입니다. 어떠한 동물의 피나 인간의 목숨의 값어치로도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의 피입니다. 죄의 능력이나 깊이나 넓이와 영향력이 아무리 크다한들 하나님의 신성보다 더 클 수 있겠습니까? 모든 것을 넉넉히 덮는 피입니다. 이 어린양의 피가 우리를 영원한 죽음으로부터 지켜줍니다. 마지막 날 심판의 칼이 우리를 향할 때 그리스도의 보혈로 말미암아 그 칼이 우리를 넘어갑니다. 이미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대신해서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유월절에는 어린 양을 먹습니다. 남김없이 먹어야 합니다. 요한복음에서는 이 의미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예수님은 “나는 생명의 떡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요6:54-55) 우리는 예수를 먹는 사람입니다. 남김없이 다 먹어야 합니다. “날것으로나 물에 삶아서 먹지 말고 머리와 다리와 내장을 다 불에 구워 먹고”(12:9) 내장이나 그런 것까지. 그리스도를 온전히 먹으십시오. 인간 예수,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부활하신 예수, 승천하시고 영광 중에 계신 예수. 가리지 말고 먹으십시오. 남긴 것은 불태우라는 말씀은 다 먹으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을 어떻게 먹습니까? 초대교회에서는 실제 신앙인들이 인육식사를 한다는 오해까지 받기도 했습니다. 성만찬 의식이나 이 말씀이 그런 오해를 만들어냈습니다. 보이는 물질세계에 갇혔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이 영이요 생명이라”(요6:63) 예수님을 먹는 것은 곧 예수님의 말씀을 먹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묵상하고 우리 안에 모시고 그 말씀을 되새기며 그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예수님을 먹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영을 살립니다.

우리가 전할 분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 복음이 그 말씀이 우리를 살립니다. 버마에서 선교했던 위대한 선교사 저드슨 테일러가 30년 만에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사람들이 그의 설교를 듣기 위해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드슨 테일러는 구주 그리스도와 그 분의 은혜에 대해서만 설교를 했습니다. 사람들이 실망을 했습니다. 친구 중 하나가 저드슨에게 말했습니다 “아니 당신이 버마에서 했던 새롭고 흥미 있는 일들을 왜 말해 주지 않았는가? 그리스도에 대한 복음은 익히 들었지 않은가?” 이에 대해 저드슨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래? 지구 반대편에서 온 사람이 해줄 수 있는 이야기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보다 더 놀라운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들을 언제 다시 만날지 알 수 없는데 그들의 무익한 호기심만 만족시킬 수 없지 않은가?”

우리를 살리는 것은 새로운 것에 있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민족이 해방되고 발전하는 것, 좋습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이를 반대하지 않습니다. 이웃사랑과 생명 사랑의 연장선상에서 민족의 해방을 적극 지지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민족이란 것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다시 쇠퇴의 길을 가기도 하고 반대로 제국주의의 길을 갈 수도 있습니다. 또 민족이 해방되었다고 해서 우리 자신이 자유한 것은 아닙니다. 주님은 무엇보다 우리 자신 한 사람 한 사람이 죄에서 벗어나 자유한 인생, 해방된 인생을 살기를 원하십니다. 주님은 작은 민족의 주님이 아니라 온 세상과 인간을 사랑하시는 만유의 주님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일시적인 해방이 아니라 영원한 해방을 주시길 원합니다. 이 은혜를 받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