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강해 10
나일 강이 피로 물들다

출7:8-25
9 바로가 너희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이적을 보이라 하거든 너는 아론에게 말하기를 너의 지팡이를 들어서 바로 앞에 던지라 하라 그것이 뱀이 되리라 10 모세와 아론이 바로에게 가서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대로 행하여 아론이 바로와 그의 신하 앞에 지팡이를 던지니 뱀이 된지라 11 바로도 현인들과 마술사들을 부르매 그 애굽 요술사들도 그들의 요술로 그와 같이 행하되 12 각 사람이 지팡이를 던지매 뱀이 되었으나 아론의 지팡이가 그들의 지팡이를 삼키니라 13 그러나 바로의 마음이 완악하여 그들의 말을 듣지 아니하니 여호와의 말씀과 같더라 14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바로의 마음이 완강하여 백성 보내기를 거절하는도다 15 아침에 너는 바로에게로 가라 보라 그가 물 있는 곳으로 나오리니 너는 나일 강 가에 서서 그를 맞으며 그 뱀 되었던 지팡이를 손에 잡고 16 그에게 이르기를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를 왕에게 보내어 이르시되 내 백성을 보내라 그러면 그들이 광야에서 나를 섬길 것이니라 하였으나 이제까지 네가 듣지 아니하도다 17 여호와가 이같이 이르노니 네가 이로 말미암아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 볼지어다 내가 내 손의 지팡이로 나일 강을 치면 그것이 피로 변하고 18 나일 강의 고기가 죽고 그 물에서는 악취가 나리니 애굽 사람들이 그 강 물 마시기를 싫어하리라 하라 19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론에게 명령하기를 네 지팡이를 잡고 네 팔을 애굽의 물들과 강들과 운하와 못과 모든 호수 위에 내밀라 하라 그것들이 피가 되리니 애굽 온 땅과 나무 그릇과 돌 그릇 안에 모두 피가 있으리라 20 모세와 아론이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대로 행하여 바로와 그의 신하의 목전에서 지팡이를 들어 나일 강을 치니 그 물이 다 피로 변하고 21 나일 강의 고기가 죽고 그 물에서는 악취가 나니 애굽 사람들이 나일 강 물을 마시지 못하며 애굽 온 땅에는 피가 있으나 22 애굽 요술사들도 자기들의 요술로 그와 같이 행하므로 바로의 마음이 완악하여 그들의 말을 듣지 아니하니 여호와의 말씀과 같더라 23 바로가 돌이켜 궁으로 들어가고 그 일에 관심을 가지지도 아니하였고 24 애굽 사람들은 나일 강 물을 마실 수 없으므로 나일 강 가를 두루 파서 마실 물을 구하였더라 25 여호와께서 나일 강을 치신 후 이레가 지나니라

열 가지 재앙의 의미

오늘 말씀부터 열 가지 재앙이 시작됩니다. 열 가지 재앙을 시작하며 항상 드는 의문은 왜 열 가지였을까 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이면 단 한 번에 끝낼 수도 있었는데 굳이 열 가지까지 가야 했을까요? 그 이유를 성경에서는 바로의 마음이 완악했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오늘 말씀에서도 지팡이로 뱀을 만들고 그 뱀이 애굽 술사들의 뱀을 삼키는 기적을 보고도 14절에서는 “바로의 마음이 완강하였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나일 강이 피로 물드는 재앙을 보고도23절 “바로가 돌이켜 궁으로 들어가고 그 일에 관심을 가지지도 아니하였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경고를 받고도 계속 무시하니 재앙이 열 가지에 이른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가 싸우는 싸움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악은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기적을 보고도 무릎을 꿇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악의 끈질김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먼저 지치고 말 것입니다. 단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면 우리가 먼저 나가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악의 뿌리가 깊고 그것을 뽑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이 걸린다는 것을 알면 좀 우리 인생을 바라보는 데 여유가 생깁니다.

역사를 바라볼 때 이런 관점은 중요합니다. 요즘 집권 세력의 부도덕함과 뻔뻔함과 무능력은 치가 떨릴 정도입니다. 세월호 참사나 성완종 사태나 인사청문회나 일련의 정치적 사건이나 경제적이나 외교적 능력이나 모든 것에서 한창 부족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중요 선거 때마다 이기며 여전히 사회의 중요 요직과 물권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주류 언론의 태도는 변할 줄 모릅니다. 답답합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신영복 선생은 최근 자신이 쓴 책인 『담론』에 대한 인터뷰를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만 하더라도 분단과 외세, 그리고 임란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은 노론 권력의 오래된 지배구조가 강력한 권력을 행사해 왔잖아요. 임란 이후에 인조반정으로 광해군 몰아내고 나서 지금까지 우리나라 지배 권력은 한 번도 안 바뀌었어요. 노론 세력이 한일합방 때도 총독부에서 합방 은사금을 제일 많이 받았지요. 노론이 56명, 소론이 6명, 대북이 한 사람. 압도적인 노론이 한일합방의 주축이거든요. 해방 이후에도 마찬가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때도 행정부만 일부 바뀐 거지, 통치 권력이 바뀐 적은 없습니다. 외세를 등에 업고 그렇게 해왔지요. 대학, 대학교수, 각종 재단, 무슨 시스템 이런 것들 쫙 다 소위 말하는 보수진영이 장악하고 있어요.”

우리 사회의 악의 뿌리를 인조반정 이후 계속된 노론의 보수 세력의 집권에서 보고 있습니다. 사회는 세력이 서로 교체되면서 신선한 물을 공급받습니다. 오래 지속되면 썩고 무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근대화 과정의 혼란부터 남북 분단 상황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합니다. 단번에 끝날 일이 아니라면 지구전을 생각해야 합니다. 열 가지 재앙은 곧 작은 승리들입니다. 이런 작은 승리들이 쌓여 결국은 변혁과 해방을 이루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인터뷰 내용입니다.

“역사의 장기성과 굴곡성을 생각하면, 가시적 성과나 목표 달성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과정 자체를 아름답게, 자부심 있게, 그 자체를 즐거운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해요. 왜냐면 그래야 오래 버티니까. 작은 숲(공동체)을 많이 만들어서 서로 위로도 하고, 작은 약속도 하고, 그 ‘인간적인 과정’을 잘 관리하면서 가는 것! 엄청난 아픔이나 비극도 꼭 그만한 크기의 기쁨에 의해서만 극복되는 건 아니거든요. 작은 기쁨에 의해서도 충분히 견뎌져요. 사람의 정서라는 게 참 묘해서, 그렇게 살게 돼 있는 거지요.”

승리의 결정적인 때만 기다리고 있으면 지칩니다. 싸움의 과정을 즐기고 작은 승리가 주는 기쁨들을 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안에 있는 고질적인 죄와 싸울 때도 이 죄를 뿌리 뽑겠다고 하면 우리가 먼저 지칩니다. 오늘 하루 그 유혹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하고 즐기며 나가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예전에 『암과 친구가 되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어떤 전문의가 자신이 암을 겪으면서 쓴 책입니다. 이 책의 요지는 암과 싸워 이기겠다고 하면 지기 십상이라는 것입니다. 쉽게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평생 친구처럼 데리고 살며 관리하겠다는 태도가 우리에게 여유를 가져다주며 그것이 암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이라는 교훈입니다.

애굽에 재앙을 열가지는 주신 이유는 실상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였습니다. 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애굽의 노예 생활을 하였고 거기에 길들여졌습니다. 그들이 노예에서 주체적인 존재로 일어서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들은 자신에게 약속을 주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아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열 번이나 반복되는 하나님의 능력을 통해서 그들은 바로와 바로가 믿는 애굽 체제보다 하나님이 더 강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열 가지 재앙은 이스라엘을 괴롭혔던 세력에 대한 하나님의 통쾌한 복수극입니다. 이야기 형식으로 보면 모든 것은 하나님이 주도 하고 이스라엘은 따라만 간 것으로 표현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의식이 각성되었고 하나님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태복음을 쓴 마태가 이런 신학적 능력이 탁월합니다. 마태는 예수님의 말씀과 삶을 한 데 모아서 기록하였습니다. 마태복음 5장에서 7장을 우리는 산상수훈이라고 부릅니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 산에서 하나님 말씀을 받았던 것을 연상시킵니다. 이어지는 8장에서 9장까지는 여러 기적들이 나오는데 그 기적의 종류가 열 가지입니다. 출애굽 당시의 열 가지 재앙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이런 기적들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님이 메시야이심을 믿게 되었습니다. 죄의 포로가 되고 무기력한 삶을 살던 이들이 이런 기적들을 보며 서서히 깨어나게 됩니다. 10장에는 제자들을 이스라엘 곳곳으로 선교하러 보냅니다. 무기력했던 이들이 능력의 사람들로 바뀌며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명의 사람들로 바뀝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할 때 무어라 부른 줄 아십니까? 출애굽기 12장 4절입니다. “사백삼십 년이 마치는 그 날에 여호와의 군대가 다 애굽 땅에서 나왔은즉” 열 가지 재앙을 통해서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면서 그들은 여호와의 군대가 되었습니다.

지팡이가 뱀으로

열 가지 재앙 전에 먼저 맛보기 식으로 모세와 아론이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줍니다. 바로 앞에서 아론이 지팡이를 던지자 뱀이 되었습니다. 이에 질세라 애굽의 술사들도 지팡이를 던져 뱀을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론의 지팡이로 만든 뱀이 술사들의 뱀을 다 삼켜버리고 맙니다. 하나님이 바로를 이겼습니다.

그런데 여기 뱀이란 단어는 히브리어로 ‘탄닌’입니다. 탄닌은 뱀으로 번역할 수도 있지만 용이나 악어나 바다 괴물로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창세기 1장에서는 sea monster라 번역하였습니다. 뱀은 무엇입니까? 악과 혼돈의 주범입니다. 시편 74편 13,14절입니다. “주께서 주의 능력으로 바다를 나누시고 물 가운데 용들의 머리를 깨뜨리셨으며 리워야단의 머리를 부수시고 그것을 사막에 사는 자에게 음식물로 주셨으며” 여기 용이라고 번역한 단어가 탄닌입니다. 헬라어 구약 70인역에서는 뱀이라 번역한 단어를 ‘드라콘’ 곧 용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에스겔서에서는 이 뱀의 정체에 대해서 명백히 밝히고 있습니다. “애굽의 바로 왕이여 내가 너를 대적하노라 너는 자기의 강들 가운데에 누운 큰 악어라 스스로 이르기를 나의 이 강은 내 것이라 내가 나를 위하여 만들었다 하는도다”(겔29:3) 여기 악어라 번역된 단어가 ‘탄닌’입니다. 바로가 곧 뱀이고 혼란의 주범입니다.

지팡이로 뱀을 만드는 기적은 하나님이 혼돈의 세력을 그 수중에 두시며 혼란의 세력을 제어하시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바로가 아무리 하나님을 대적하지만 결국 하나님의 능력의 손 안에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악한 것도 만들고 악한 것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주권을 보여줍니다. 악이 역사의 주도자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도자입니다. 악이 활동하는 것은 하나님의 허락 하에서만 가능합니다. 악보다는 선을, 선의 궁극적인 승리를 믿는 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내 백성을 해방시키라는 모세의 명령에 저항하여 바로는 끊임없이 “여호와가 누구이기에”(5:2)라며 완고합니다. 이런 바로에게 17절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며 깨닫게 해주는 도구가 열 가지 재앙입니다. 노예들과 가난한 자의 하나님 곧 히브리인들의 하나님이 전능하신 주관자임을 깨닫게 합니다. 바로는 하나님의 지팡이에 삼키고 맙니다.

열 가지 재앙은 실은 애굽의 우상들과의 싸움입니다. 우상들을 굴복시켜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냅니다. 첫 번째 재앙인 나일 강물이 피로 변한 재앙은 크눔(나일강의 수호신), 하피(나일강의 영), 오시리스 신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개구리 재앙은 헤케트(개구리 신, 다산의 능력) 신입니다. 세 번째 이 재앙은 게브(땅신) 신입니다. 네 번째 파리 재앙은 케바파(갑충신) 신입니다. 다섯 번째 악질 재앙은 핫솔(모신, 암소의 형상), 아피스(황소, 다산의 상징) 신입니다. 여섯 번째 독종 재앙은 타이폰(육체의 신) 신입니다. 일곱 번째 우박 재앙은 누트(하늘의 여신), 셋(곡물의 수호신)입니다. 여덟 번째 메뚜기 재앙은 이시스(생명의 여신), 셋(곡물의 수호신) 신입니다. 아홉 번째 흑암 재앙은 레, 아텐, 아툼, 호루스(태양신들) 신들입니다. 열 번째 재앙인 장자의 죽음은 오시리스(바로는 신의 아들) 신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런 우상들을 하나하나 굴복시켜 바로에게 참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알려줍니다. 이스라엘 백성 또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똑똑히 체험합니다.

피로 물든 나일 강

열 가지 재앙 중에서 가장 결정적인 것은 마지막 재앙인 애굽의 장자를 치는 재앙입니다. 이를 계기로 유월절이 재정되었고 이스라엘은 해방되었습니다. 나머지 아홉 가지 재앙 중에서 그 첫 번째 재앙은 나일 강을 피로 물들인 것이고 아홉 번째 재앙은 애굽의 태양을 어둡게 한 흑암 재앙입니다. 나일 강을 친 것은 애굽의 물질적 기반을 건드린 것이고, 태양을 친 것은 태양의 아들로 자칭하는 애굽의 신화적 기반을 무너뜨린 것입니다.

역사가 헤로도투스는 ‘애굽은 나일 강의 선물’이라고 하였습니다. 애굽은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지대입니다. 그런데도 이곳이 곡창지대가 되었고 문명을 꽃피게 된 주요 원인은 나일 강 때문이었습니다. 나일 강은 매우 긴 강입니다. 이 강의 상류는 적도 근처입니다. 적도 지역에서는 며칠간에 걸쳐 폭우가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엄청난 양의 물이 나일 강줄기를 따라 사하라 사막을 관통하여 지중해 쪽으로 흐릅니다. 봄 무렵에는 물들이 불어나 나일 강둑을 위협할 정도에 이릅니다. 그러면 둑을 무너뜨려 그 물을 받아 저수지로 만듭니다. 이 물로 1년 농사를 짓습니다. 물도 많고 햇볕도 뜨거워 많은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열대 우림 지역의 풍부한 영양분들을 실어오기에 비료를 주지 않아도 농사가 잘 됩니다. 현대 이집트에서는 그 상류에 애스원 댐을 건설하는 바람에 유기물들이 하류로 내려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비료를 주지 않고는 농사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애굽은 나일 강이 주는 축복으로 문명을 일구었습니다. 그런데 모세의 지팡이로 나일 강을 치니 강물이 온통 피바다가 되었습니다. 고기들이 죽고 악취가 나서 애굽 사람들이 그 물을 먹거나 이용할 수 없게 됩니다. 풍요의 근원이 죽음의 바다가 된 것입니다. 최근에 개봉된 ≪엑소더스≫란 영화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이 장면을 악어들이 서로 싸워서 나일 강을 피로 물들이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습니다. 실제 어떻게 나일 강이 피바다가 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 피는 그동안 억울하게 죽어갔던 이스라엘 아기들의 피였습니다. 이 피는 장차 홍해에서 수장될 불의의 세력들이 흘리는 심판의 피입니다.

이 피가 애굽의 풍요의 근원을 무력화시켜 버렸습니다. 에스겔 서에서는 애굽을 향한 저주를 이렇게 선포합니다. “애굽 땅이 사막과 황무지가 되리니 내가 여호와인 줄을 그들이 알리라 네가 스스로 이르기를 이 강은 내 것이라 내가 만들었다 하도다 그러므로 내가 너와 네 강들을 쳐서 애굽 땅 믹돌에서부터 수에네 곧 구스 지경까지 황폐한 황무지 곧 사막이 되게 하리니”(겔29:9-10) 교만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이 물줄기를 돌리면 말라버릴 수도 있습니다.

나일 강이 마른 것은 아니지만 현재 이집트를 보면 하나님의 재앙의 결과가 어떻게 성취되는지 짐작하게 만듭니다. 예전의 영광을 사라졌고 이곳은 과거의 유산을 관광자원으로 삼아 먹고 삽니다. 짓다만 가옥들이 많고 가난하고 여전히 민주화가 덜 된 나라입니다. 성지순례 하다보면 이집트에서 이스라엘로 넘어가면서 모든 문화나 음식이 일시에 바뀌는 듯한 경험을 합니다. 이스라엘은 서구처럼 번영을 누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출애굽 당시와는 완전히 처지나 환경이 바뀌었습니다.

고대 그리스 비극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줍니다. 천병희 선생은 고대 헬라 문학 전문번역가인데 그리스 비극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반전이 심하다. 그러니까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데 좀 잘 나간다고 해서 교만하지 말고 항상 겸손하고 경건하게 살아라. 신은 인간을 하루아침에 세울 수도 있고 넘어뜨릴 수도 있다.” 자기 주어진 것에 안주하고 교만하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한 인생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바로의 물질적 근원을 칩니다. 바로는 지금 자신이 위기에 처한 줄도 모릅니다. 영원할거라 생각했던 나일 강이 피바다가 될 것이라 상상도 못했을 것입니다. 당분간 손 안에 쥐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버티고 있습니다. 결국 마지막 장자의 죽음을 보고나서야 현실을 깨닫습니다.

감사한 것은 이런 능력의 하나님이 우리 편이란 것입니다. 아니 우리가 하나님의 편이 되어야 우리는 살 수 있습니다. 그 안에 정의와 평화와 안식과 풍요와 생명과 축복과 미래가 있습니다. 이 하나님과 함께 인생의 파고를 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