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능력 안에 있는 교회

(겔 37:1-11, 행 2:1-13, 요 16:7-16)

오늘은 성령강림주일입니다. 오히려 우리 귀에는 성령강림절이라는 이름보다는 오순절이라는 이름이 귀에 익숙합니다. 한국교회는 오순절과 성령에 대한 이해가 양 극단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열광적인 오순절 계통의 교회에서는 방언과 같이 나타나는 현상에 몰입해 있습니다. 소위 불 받아야 성령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이와는 달리 열광적인 것을 싫어하는 교회에서는 성령강림절을 언급하지 않고 지나가거나 아예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한쪽은 성령의 지극히 부분적인 현상에만 몰입하여 방언을 말해야 성령 받은 것으로, 불 받아야 성령 받은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성령의 역사를 침묵하거나 아예 무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생존해 있는 신학자 가운데 가장 큰 영향력을 준 신학자 한 사람을 꼽으라 한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독일의 몰트만 교수를 꼽을 것 같습니다. 이분은 올해로 구순이 되신 노신학자인데 지난 2013년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명예신학박사학위를 받기도 했습니다. 몰트만 교수는 젊은 시절에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하였다가 전쟁 포로로 잡혀 3년간의 수용소 생활을 경험했습니다.

그는 전쟁의 참혹한 고난 속에서 “하나님은 어디 있느냐?”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인간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무기가 수많은 사람을 학살하고,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살해당하는 현실 속에서 하나님은 과연 살아계시고 지금도 역사하시는가에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학에서는 이것을 신정론이라 말합니다.

또한 그는 포로수용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죄도 없이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는 것도 보았고, 억울하게 죽어나가는 것도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문제는 그런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한 사람이 그 고난을 이겨나가고, 죽음의 세력도 이겨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경험을 신학화하여 1964년 “희망의 신학”을 발표하게 됩니다. 예수는 전쟁과 죽음으로 얼룩져 있는 이 세상에 희망이라고 역설하였습니다. 그것도 역사 안에 있는 희망이 아니라 역사 저편에서 오는 희망이라고 말입니다. 인간 안에 있는 희망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 있는 희망을 말하고 있습니다.

희망의 신학의 뒤를 이어서 “생명을 살리는 영”이라는 책을 내놓으면서 죽음의 세력을 이겨나가는 성령의 역사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역사가 죽이고 군림하는 역사라면 성령의 역사는 살리고 돌보는 역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영”의 뒤를 이어서 “성령의 능력 안에 있는 교회”라는 책을 내놓으면서 교회는 성령의 능력 안에서 죽음과 불의 세력 앞에서 생명을 살려나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성령의 운행하심으로 새로운 창조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령과 교회를 연결시켜서 하나님의 역사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교회는 성령의 피조물이다.”라고 선언합니다.

사실 성령의 역사 없이는 교회가 시작될 수 없었습니다. 교회는 성령의 피조물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전 세계교회, 모든 교파를 초월하여 첫 교회가 시작된 날이 바로 오늘 성령강림주일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교회의 창립기념주일이 성령강림주일이고, 모든 교회의 생일이 오순절입니다. 교회는 성령과 함께 시작되었고, 성령과 함께 걸어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상 죄를 지고 갈보리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무덤에 장사되셨습니다. 사흘 만에 부활하셔서 40일간 제자들과 함께 이 땅에 머무시다가 승천하셨습니다. 승천하신 지 열흘째 되던 오순절에 한 곳에 모인 무리들 위에 보혜사 성령께서 강림하셨습니다. 이로써 가족과 혈통과 민족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공동체가 등장했는데 후대 사람들은 이것을 교회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교회는 자기들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모인 인간 공동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름 받은 공동체라는 말입니다.

처음 교회 탄생 이야기는 이러합니다. 신비로운 일이 예수님이 승천하신지 열흘째 되던 날 오순절에 일어났습니다. 불가사의하고 믿어지지 않는 광경이 펼쳐진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성경은 그 사건의 본질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 사건의 현상만 말하고 있습니다.

그 현상은 이런 것입니다. 급하고 강한 바람이 집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압도했습니다. 하나님이 내뿜는 숨결이 방안에 가득 했습니다. 작은 화염들이 파편처럼 모인 사람들 머리 위에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무식한 어부들이 배운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다른 나라의 언어로 말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그냥 신비로운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불가사의하고 믿겨지지 않는 광경이 저들 눈앞에서 펼쳐진 것입니다. 제자들은 성령으로 충만했습니다. 성령 충만한 것을 넘어서서 성령에게 압도당했습니다. 그들은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성령에 취했다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성령이 어떤 분인지, 그분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습니다. 우리가 본문을 통해서 유일하게 아는 내용은 성령이 행하고 있는 역사에 관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타난 신기한 일은 전주곡에 불과했습니다. 이후에 펼쳐지는 역사는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성령이 바람처럼 불더니 이 땅에 교회가 탄생했습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던 제자들이 “당신들이 못 박아 죽인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셨다.”고 담대하게 외치고 다녔습니다.

성령이 바람처럼 불더니 베드로의 가슴 속을 파고들었습니다. 어린 여자 아이 앞에서도 변명했던 그가 유대 최고 법정 산헤드린 앞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담대하게 뿜어내었습니다. 성령이 바람처럼 불더니 스데반 속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그는 하늘을 우러러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 우편에 서 계신 예수님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성령이 바람처럼 불더니 안디옥교회 성도들은 바나바와 바울을 따로 세워 이방인을 향한 선교사로 보내었습니다. 성령이 바람처럼 불자, 예루살렘 총회가 무할례인이라고 비난하던 이방인들을 교회공동체의 형제로 받아들였습니다. 이것이 성령께서 행하셨던 놀라운 일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성령께서 지금도 행하고 계신 일들입니다.

이와는 달리 성령이 없을 때, 하나님은 멀리 계십니다. 성령이 없을 때, 예수님은 과거에 머물러 계신 분입니다. 성령이 없을 때, 복음은 죽은 글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성령이 없을 때, 교회는 인간의 모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령이 함께 하면 하나님은 비로소 우리 가운데 실재하십니다. 성령이 함께 하면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성령이 함께 하면 복음은 구원에 이르게 하는 하나님의 능력이 됩니다. 성령이 함께 하면 교회는 그리스도의 숨결을 가득 채우는 주님의 몸이 되는 것입니다.

오순절 그 날에 하나님은 마른 뼈가 가득한 골짜기를 방문 하신 것입니다. 낙망해 있던 제자들의 가슴에 희망의 숨결을 불어넣으신 것입니다. 제자들 가슴 속에 하나님의 생기를 불어넣으신 것입니다. 마른 뼈들에 힘줄이 붙고 서로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뼈들 위에 살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그리스도의 담대한 군사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오순절에 일어난 새로운 창조의 사건이었습니다.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새로운 세계를 시작하는 힘은 인간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으로부터 왔다는 사실입니다.

구약의 예언자 가운데 성령에 대한 가장 깊은 관심을 가진 사람은 에스겔 선지자입니다. 그는 이스라엘이 멸망하고 바벨론 포로로 잡혀간 이유를 성령이 이스라엘을 떠났기 때문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지성소에 머물러 있던 하나님의 영이 성소로 빠져 나오고, 성소에 있던 하나님의 영이 성전 문지방으로 나오고, 성전 문지방에 있던 하나님의 영이 예루살렘 동문으로 나오고, 나중에는 하나님의 영이 감람산으로 나가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마른 뼈 골짜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에스겔 선지자는 하나님의 영이 이스라엘을 떠났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멸망을 당했고, 성전이 무너졌고, 바벨론 포로로 잡혀갔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회복을 말할 때에는 이와는 반배로 떠났던 하나의 영이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감람산에 있던 하나님의 영이 예루살렘 동문에 이르고, 이제는 성전 동문 문지방으로 돌아오고, 성전 문지방에서 성소로, 지성소도 다시 돌아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호와께서 동문을 통해 성전에 들어가시자 하나님의 영광이 성전에 가득한 것을 환상 중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성전 문지방에 물이 솟아났습니다. 처음에는 발목까지 오다가 천척을 측량하고 나자 무릎까지 차오르고, 또 천척을 측량하자 허리까지 차오르고 나중에는 사람이 능히 헤엄쳐서 건널 수 없는 큰 강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그 강이 흘러 바다를 살리고 많은 생명들이 번성한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마른 뼈와 같은 이스라엘을 회복시키는 역사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호와 삼마” 여호와께서 거기 계시니라고 끝맺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있는 곳에 만물을 살리는 역사와, 만물을 새롭게 하는 역사와, 하나님의 교회를 새롭게 하는 역사가 있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구약시대에 이스라엘을 회복시켰던 성령의 역사는 신약시대에 와서는 인종과 문화를 뛰어넘어서 새로운 공동체를 탄생시켰습니다. 이스라엘은 혈연 공동체요, 민족 공동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마지막 때에 혈통으로나 육정을 뛰어넘는 공동체를 부르셨는데 바로 성령으로 시작된 교회입니다.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은 구약의 바벨탑 사건과 비교하면 가장 분명하게 그 뜻이 드러납니다. 오순절 사건은 바벨탑 사건을 뒤집는 사건입니다. 바벨탑 사건을 무효화 시킨 사건입니다. 바벨이 어디입니까? 인간의 교만의 결과로, 인류의 언어는 혼잡하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혼란의 극치를 이루었던 곳이 바로 바벨탑입니다. 인간이 자기 이름을 내기 위해 하늘 꼭대기에 닿을 수 있는 큰 탑을 건설하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하늘에서 탑을 쌓아올리고 있는 인간들을 보고 언어를 혼잡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상황을 이야기 하면 이런 것입니다. 역청을 바르고 있던 미장공 김씨가 자신의 조수 박씨에게 역청 한 삽을 떠달고 하니까 벽돌 한 장을 올려줍니다. 화가 난 김씨가 “귀는 놓아두었다가 무엇에 쓰는 거냐?”화를 버럭 냅니다. 박씨는 이 말마저도 못 알아들었습니다. 나중에는 말이 안 통하니까 멱살잡이까지 하면서 싸움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것이 바벨탑 공사 현장의 한 단면입니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는 단절과 분열이 시작되었던 곳입니다. 그래서 민족과 민족으로 나라와 나라로 나뉜 것입니다.

서로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던 청력의 상실, 서로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던 이해력의 상실, 이런 상실이 기적적으로 치유된 것이 바로 오순절이었습니다. 오순절은 귀가 열린 사건입니다. 오순절은 장벽이 무너지고 마음이 열린 사건입니다. 오순절 경험의 절정은 급하고 강한 바람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서로 다른 방언을 말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순절의 위대한 선물은 소통이었습니다. 오순절의 최고의 선물은 이해였습니다. 막혔던 관계가 소통되었습니다. 통하지 않던 말이 통하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말과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오순절의 절정입니다.

그렇습니다. 오순절 경험의 절정은 각 나라에 흩어져서 살던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알아들었습니다. 성경은 이 사실을 9절에서 11절 말씀에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바대 사람과 메대 사람과 엘람 사람이고, 메소포타미아와 유대와 갑바도기아와 본도와 아시아와 브루기아와 밤빌리아와 이집트와 구레네 근처 리비아의 여러 지역에 사는 사람이고, 또 나그네로 머물고 있는 로마 사람과 유대 사람과 유대교에 개종한 사람과 크레타 사람과 아라비아 사람인데, 우리는 저들이 하나님의 큰 일들을 우리 각자의 말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있소!”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동시통역 정도가 아닙니다. 말 하는 제자들은 한 가지 말로 하는데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알아들은 것입니다. 서로를 바라보면서 “이게 도대체 어찐 된 일인가?” 하면서 놀라고 있습니다.

오순절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바벨탑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오순절의 바람과 불과 언어는 바벨에서 일어났던 혼란과 불통을 취소시키는 하나님의 사건입니다. 바벨의 혼잡을 무효로 선언하는 하나님의 사건입니다.

그러나 오순절 성령이 임하자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였지만 그들은 동일한 이야기로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크신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바벨이야기는 인간의 교만에 의해 만들어진 갈등과 분쟁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오순절 이야기는 하나님의 영에 의해 창조된 하나 됨의 이야기입니다.

15세기에 네덜란드 화가인 히에로니머스 보쉬가 그린 “지상적 쾌락의 정원”이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3폭으로 된 유화인데 화면으로 보면 이 그림은 가운데 있는 그림인데 에덴동산처럼 보이는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요즈음 판타지를 영화를 연상케 하는 그림입니다. 흉측스러우며 기괴하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평화로워 보이기도 하는 지상적 에덴동산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품 이름 그대로 지상적 쾌락의 정원입니다. 인간이 마음 속에 그리고 있는 낙원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좀 더 자세하게 보면 아주 이상하고 웃기는 장면이 눈에 들어옵니다. 유별난 것은 커다란 열매들이 그림 여기저기에 있습니다. 투명해 보이는 방울처럼 생긴 열매들입니다. 그런데 이 투명한 방울 열매 안에 벌거벗은 사람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마 사람들이 생각하는 낙원의 풍경일 것입니다. 특이한 것은 두세 사람이 한 조가 되어 방울 열매 속에 들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그림이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이 만드신 낙원은 아닙니다. 우리가 낙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희극적으로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남자들만 들어간 방울 열매들, 여자들만 들어간 방울 열매들, 백인들만 들어간 방울 열매들, 흑인들만 들어간 방울 열매들, 보수주의자만 들어간 방울 열매들, 진보주의자만 들어간 방울 열매들, 개신교 교인들만 들어간 방울 열매들, 가톨릭 교인들만 들어간 방울 열매들……

끼리끼리 모여서 사는 인간들의 모습, 자기중심적 조개껍질 속에 사는 인간 군상들을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 학벌, 인종, 성별, 계급, 지역과 같은 인간적인 장벽들로 나뉘어져 있는 끼리끼리 집단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아마 이러한 방울 열매 속에 살면서 인간은 그들만의 낙원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순절에 성령이 임하자 이 모든 방울 열매들이 깨어졌습니다. 성령이 임하자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성령이 임하자 말이 통하지 않던 사람이 말이 통하게 되었습니다. 성령이 임하자 이해되지 않던 사람들이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을 후대에 교회라는 이름으로 불린 것입니다. 교회는 성령의 능력 안에서 출발했고, 지금도 성령의 능력 안에 있어야 교회다울 수 있습니다.

지난해 독일교회를 방문했을 때가 오순절 주간이었습니다. 스파이얼이라는 도시를 방문했는데 그 도시에 있는 루터교회, 장로교회, 가톨릭교회, 침례교회가 서로를 형제로 인정하면서 도시 전체가 오순절을 지키는 것을 보았습니다. 더군다나 가톨릭 주교가 직접 나와서 한국에서 온 선교단원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오순절답게 지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는 오순절적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오순절과 함께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오순절교회의 특성이어야 합니까?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방언입니까? 환상을 보고, 예언을 말하고 황홀경에 들어가는 것입니까? 소위 말하는 불 받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오순절교회는 성령을 통해 이해라는 선물을 받는 것입니다. 성령을 통해 소통이라는 선물을 받는 것입니다. 사람들끼리만 이해와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신 하나님의 위대한 일에 대해 이해를 가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될 수 있는 것은 교회의 주도권을 성령께 내어 맡기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오순절교회는 하나님의 영에 우리 자신과 삶을 온전히 내맡기는 교회입니다. 악보로 비유하자면 교회는 하나님의 악보를 따라 움직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악보가 아다지오 하면 느리게 걸어가는 것입니다. 알레그로 하면 빨리 걸어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령의 다스림 안에 있는 교회입니다. 우리가 그분을 통제하거나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우리를 통제하고 조절하도록 그분에게 우리의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교회입니다. 이것이 성령의 능력 안에 있는 교회입니다.

사랑하는 갈릴리 가족 여러분!

하나님의 영은 만물을 새롭게 합니다. 저 옛날 하나님의 영이 수면 위를 운행하여 만물을 창조했듯이 탄식하는 만물을 새롭게 합니다. 이 하나님의 성령께서 갈라지고 분열되고 다툼이 있는 바벨과 같은 세계를 새롭게 하기 위하여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성령의 능력 안에 막힌 담을 허물고 분열 된 세상을 치유하는 하나님의 파트너로 쓰임 받는 성도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