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몇 주에 걸쳐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가지라”는 주제로 말씀을 상고하고 있습니다. 지음 받은 존재에 불과한 인간이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인간의 이성이나 감각으로 알 수 없는 초월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영(靈)이십니다. 영은 물질이 아니므로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고 만질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보여 준다면 믿겠다.”고 말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증명할 수 있는 분이 아니십니다. 만약에 인간의 능력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하나님이라면 그 분은 이미 하나님이랄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인간이 하나님보다 위대한 존재가 될 것입니다. 이사야 40장 25절에 “거룩하신 자가 가라사대 그런즉 너희가 나를 누구에게 비기며 나로 그와 동등이 되게 하겠느냐”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과 비길 수 있는 존재는 있을 수 없습니다. 만약에 하나님을 누구와 같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오해한 것이 됩니다. 하나님은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누구신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하나 하나님께서 자신을 계시하시면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자기가 어떤 분이신가를 계시해 주실 때 비로소 우리는 계시하신 만큼 하나님에 대하여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독교를 일컬어 “계시의 종교”라고 합니다.

신구약 성경은 하나님의 계시를 기록한 책입니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이 계신 것과 또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성경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중요한 책입니다. 종교개혁가 칼빈은 말하기를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두 가지 책을 주셨다. 그 하나는 자연의 책이고, 다른 하나는 성경이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우주만상을 대하면서 조물주 하나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연의 책을 통해서 하나님을 아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마음이 어두운 인간들은 피조 세계를 통해서 그것을 지으신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피조물들을 신으로 섬기는 우상숭배에 떨어졌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특별한 방법으로 인간들에게 자기를 계시하기로 작정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신 방법은, 성령으로 선지자들을 감동하시고 그들에게 계시를 보여주셔서 기록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기록한 책이 바로 성경입니다. 따라서 성경은 선지자들에 의해서 기록되었지만 원 저자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부르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독교 신앙은 성경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으며, 오직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 믿는 것이 참된 신앙입니다.

지금 우리는 몇 주에 걸쳐서 하나님의 신적인 속성에 관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속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피조물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고 오직 하나님만이 갖고 계시는 속성입니다. 여기에는, 스스로 계시는 자존성, 전지전능하심, 영원하심, 무소부재하심, 거룩하심, 완전하심과 같은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수준의 차이가 있지만 피조물인 인간도 갖고 있는 품성으로서 지성, 감성, 의지, 사랑, 도덕성과 같은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인격적인 품성으로서 하나님과 인간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완전무결하시지만 인간은 불완전한 것이 다른 점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주제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입니다. 본문에 보니,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고 하셨습니다. 거룩하다는 말은 달리 표현하면 성스럽다는 말과 같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거룩하신 분으로 계시합니다. 하나님은 너무나 성스러운 분이시므로 속된 인간이 감히 가까이 할 수 없습니다.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을 뵙게 되면 그 거룩하심에 압도되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출애굽기에 보면, 모세가 십계명 돌 판을 받으려고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시내산에 올라갔는데, 40일이 지나도록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 자손은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서 아론을 협박해서 금송아지를 만들게 하고는 그 앞에 분향하며 먹고 마시고 뛰놀았습니다. 이 일로 인하여 하나님께서 크게 진노하셨습니다. 모세에게 이르시기를 “너는 내려가라 네가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네 백성이 부패하였도다. 그들이 내가 그들에게 명한 길을 속히 떠나 자기를 위하여 송아지를 부어 만들고 그것을 숭배하며 그것에게 희생을 드리며 말하기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 신이라 하였도다.”고 하셨습니다. 또 말씀하시기를 “내가 이 백성을 보니 목이 곧은 백성이로다. 그런즉 나대로 하게 하라 내가 그들에게 진노하여 그들을 진멸하고 너로 큰 나라가 되게 하리라.”고 하셨습니다.

그 때 모세가 이같이 하나님께 간구했습니다.

“여호와여, 어찌하여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주의 백성에게 진노하시나이까? 어찌하여 애굽 사람으로 이르기를 여호와가 화를 내려 그 백성을 산에서 죽이고 지면에서 진멸하려고 인도하여 내었다 하게 하려 하시나이까? 주의 맹렬한 노를 그치시고 뜻을 돌이키사 주의 백성에게 이 화를 내리지 마옵소서!”

이에 하나님께서 모세의 기도를 들으시고 뜻을 돌이키사 이스라엘 백성에게 화를 내리지 아니하셨습니다. 모세가 내려오면서 보니 과연 이스라엘 자손이 금송아지 앞에서 춤추고 있었습니다. 대노한 모세는 십계명 두 돌판을 산 아래로 던져 깨뜨렸습니다. 또한 금송아지를 가져 불살라 부수어 가루를 만들어 물에 뿌려 이스라엘 자손에게 마시우게 했습니다. 그 날,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금송아지 우상을 숭배한 백성 삼천 명 가량을 칼로 처형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금송아지를 숭배했을 때 하나님께서 이같이 진노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상숭배는 하나님의 거룩함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이튿날 모세는 백성의 죄를 속하기 위해서 다시금 하나님께로 올라갔습니다. 그는 기도하기를 “슬프도소이다 이 백성이 자기들을 위하여 금신을 만들었사오니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그러나 합의하시면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않사오면 원컨대 주의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 버려주옵소서”라고 했습니다. 이번에도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간구를 들으시고 이스라엘 자손을 용서하셨습니다. 그뿐 아니라, 이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까지 함께 하시면서 인도해 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그 때 모세가 구하기를 “원컨대 주의 영광을 내게 보이소서” 하니,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시기를 “내가 나의 모든 선한 형상을 네 앞으로 지나게 하고 여호와의 이름을 네 앞에 반포하리라 나는 은혜 줄 자에게 은혜를 주고 긍휼히 여길 자에게 긍휼을 베푸느니라. (그러나) 네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니 나를 보고 살 자가 없음이니라”고 하셨습니다. 또 말씀하시기를 “보라 내 곁에 한 곳이 있으니 너는 그 반석 위에 섰으라 내 영광이 지날 때에 내가 너를 반석 틈에 두고 내가 지나도록 내 손으로 너를 덮었다가 손을 거두리니 네가 내 등을 볼 것이요 얼굴은 보지 못하리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과 친밀하게 대하던 모세였지만 직접 거룩하신 하나님을 대하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대할 때 인간은 자신의 누추함과 죄인 됨과 보잘 것 없음을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창세기 18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두 천사와 함께 사람의 모양으로 아브라함을 찾아오셨습니다. 아브라함은 그들을 영접하고 극진히 대접했습니다. 두 사람이 소돔으로 가고 아브라함은 하나님 앞에 그대로 서서 소돔 성을 위하여 기도했습니다.

“주께서 의인을 악인과 함께 멸하시려나이까? 그 성 중에 의인 오십이 있을지라도 주께서 그 곳을 멸하시고 그 오십 의인을 위하여 용서치 아니하시리이까? 주께서 이같이 하사 의인을 악인과 함께 죽이심은 불가하오며 의인과 악인을 균등히 하심도 불가하니이다 세상을 심판하시는 이가 공의를 행하실 것이 아니니이까?” 그러자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만일 소돔 성 중에서 의인 오십을 찾으면 그들을 위하여 온 지경을 용서하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아브라함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다시 하나님께 간구했습니다. “티끌과 같은 나라도 감히 주께 고하나이다. 오십 의인 중에 오인이 부족할 것이면 그 오인 부족함을 인하여 온 성을 멸하시리이까?” 그 날, 아브라함은 소돔성에 의인 열 명만 있어도 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엎드려 자기를 일컬어 “띠끌과 같은 나”라고 했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인간이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서게 될 때, 자신의 존재가 티끌과 같음을 느끼게 됩니다. 하나님은 한없이 존귀하시고 성스러우신 반면에 나는 한없이 추하고 보잘 것 없는 자임을 절감하게 됩니다.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의 성스러움에 대하여 올바로 체험할 때 비로소 그 사람은 하나님께 대한 올바른 신앙을 갖게 됩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대면한 또 한 가지 예를 말씀해 드리겠습니다.

웃시야 왕의 죽던 해에 이사야가 성전에 올라가서 기도하던 중에 환상을 보았습니다. 그가 보니 주께서 높이 들린 보좌에 앉으셨는데 그 옷자락은 성전에 가득하였고 스랍들은 모셔 섰는데 각기 여섯 날개가 있어 그 둘로는 그 얼굴을 가리었고 그 둘로는 그 발을 가리었고 그 둘로는 날며 서로 창화하기를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 영광이 온 땅에 충만하도다”라고 했습니다. 그들의 찬송하는 소리로 인하여 문지방의 터가 요동하며 집에 연기가 충만하였습니다. 그 때에 이사야가 말하기를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하면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음이로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대한 사람마다 하나같이 자신의 비천함을 절감하고 절규했습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시므로 구약 시대에는 아무나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었으며 오직 아론의 후손만이 제사장이 되어 백성을 대신해서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이 때, 제사장들은 몸을 정결하게 씻고 거룩한 예복을 입고 먼저 자기 자신의 죄를 속하기 위한 제사를 드린 후에야 제사장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유다 왕 웃시야는 성전에 올라가서 제사장의 고유한 직무인 분향을 자기가 하려다가 하나님의 징벌을 받아 문둥병자가 되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하나님께 바치는 제물 역시 흠이 없고 온전한 짐승이어야 했습니다. 심지어는 제단이나 향을 사룰 때에도 아무 불이나 사용할 수 없었으며 반드시 거룩하게 구별된 불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아론의 아들인 나답과 아비후는 제사장이 되어 성막에서 하나님을 섬기던 중, 한번은 각기 향로를 가져다가 하나님의 명하시지 않은 다른 불을 담아 여호와 앞에 분향하였다가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그들을 삼키매 죽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은 하나님을 섬기는 올바른 도리를 우리에게 일러 줍니다. 우리 속담에 “지성이면 감천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무속 신앙에서 나온 것으로서, 산신령이나 귀신에게 정성을 다하여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면 감복을 해서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신을 섬기는 사람들을 보면, 새벽 일찍이 일어나서 찬물에 목욕하고 촛불을 밝히고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면서 열심히 소원 성취해 달라고 빕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됩니다. 무턱대고 정성을 다한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반드시 하나님께서 명하신 법도에 따라서 하나님을 섬겨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신약 시대에는 구약 시대와 같이 짐승을 잡아서 하나님께 제사 드리지 않으며, 예루살렘 성전도 없고,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도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의 피로써 우리를 위한 영원한 속죄 제사를 드려주셨으므로, 더 이상 구약 시대의 제사법은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나 신약 시대에도 불변하는 것이 있으니 곧 하나님의 거룩하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영원히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사람은 구약의 제사장들이 물로 몸을 깨끗하게 씻고 거룩한 옷을 입었듯이,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써 자신을 정결케 하고 하나님의 의를 옷 입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바치는 것도 거룩히 구별해서 바쳐야 합니다. 성도들은 주일에 하나님께 예배하는 시간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 구별해서 바쳐야 할 시간을 다른 일을 하는데 보낸다면 그것은 거룩하신 하나님을 경홀히 여기는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 예배하러 나올 때에 화려하고 비싼 옷을 입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깨끗하고 단정한 옷을 입는 것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예의가 아닐 수 없습니다. 헌금을 바칠 때도 가급적이면 깨끗한 것으로 준비해서 드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헌금은 하나님께 바치는 예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바치는 물질은 정당한 방법으로 번 것이어야 합니다. 부정한 재물을 바치는 것은 하나님께 가증한 것으로 열납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거룩하신 하나님께 예배하려면, 우리의 마음가짐이 올발라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지니라”(요 4:24)고 하셨습니다. 예배 시간에는 복잡한 상념을 다 버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으로 예배해야 합니다. 그리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예배를 기쁘게 받으십니다. 저는 성가대원들이 열심히 모여서 찬양을 연습하는 것을 보면서 감동을 받습니다. 성가대가 연습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단지 공중 앞에서 찬양하기 때문이 아니라 거룩하신 하나님께 바치는 찬양이기 때문인 줄 믿습니다.

요즘 종교 통합 운동을 한답시고 기독교의 목사와 천주교의 신부, 불교의 승려가 서로 만나기도 하고, 초청해서 설교도 듣고 설법도 듣기도 합니다. 기독교인들과 천주교의 수녀들과 불교 신자들이 모여서 합창대를 조직해서는 기독교 행사에는 천주교인들과 불교인들이 함께 와서 찬송을 불러주고, 불교행사에는 또 천주교인들과 기독교인들이 함께 가서 찬불가를 불러줍니다. 과연, 하나님께서 저들의 찬송을 기쁘게 받으실까요? 우상숭배자들의 입술로 드리는 찬송은 가증한 것입니다. 아무리 음악 수준이 높고 목소리가 좋아도 그들이 부정하기 때문에 그들의 찬송은 거룩하지 못하므로 하나님께 열납되지 못합니다. 얼마나 음악성이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부르느냐가 중요합니다. 구속받은 성도들이 불러야 하나님께 상달됩니다. 왜냐하면 구속받은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거룩하게 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거룩하심은 하나님만이 갖고 계신 품성인데 어떻게 피조물인 인간이 거룩하게 될 수 있습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그를 믿는 자들을 거룩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고 하신대로,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예수 믿는 사람들을 성도 곧 거룩한 무리라고 일컫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그 교인들을 일컬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입은 자들”(고전 1:2)이라고 하였으며,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고전 3:16-17)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하나님의 성품에 참예하는 자가 된 것입니다(벧후 1:4).

사랑하는 성도님들, 오늘 우리는 세속화된 사회에서 살다 보니 알게 모르게 세속 문화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른들뿐 아니라 우리의 어린 자녀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 주일에 겨우 한 두 시간 교회에 나와서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은 세속적인 환경에서 지낼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자칫하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잃고 무기력하고 세속화된 신자가 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 하신 하나님의 말씀대로 힘써 거룩함을 추구해야 합니다.

오늘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당면한 위기는 핍박 때문이 아닙니다. 경제적인 위기도 아닙니다. 오늘의 위기는 거룩함의 위기입니다. 거룩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거룩하게 살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그리하여 이 땅에 기독교인이 천만이 넘는다고 하면서도 이 사회를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변화는 고사하고 오히려 교회의 세속화를 우려해야할 형편이 되었습니다. 적지 않은 기독교인들이 무속적 기복신앙에 빠져 있고, 적지 않은 목회자들이 복음의 진리를 도외시하고 교세 확장에만 급급하고 있습니다. 거룩함을 잃어버리면 기독교 신앙은 존립하지 못합니다. ‘나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이다. 비록 세속화된 세상에 살고 있지만, 나는 천국 시민이다.’ 이렇게 성도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려면 세상과 구별된 거룩한 삶에 대한 뚜렷한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성경적으로 올바르게 아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속화된 선민을 향하여 “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호 4:6)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지식은 무슨 지식을 의미할까요? 과학 지식입니까? 경제 지식입니까? 아니면 직업과 관련 있는 전문 지식입니까? 또는 법률 지식입니까? 도대체 무슨 지식이 없어서 망한다는 것입니까? 그것은 하나님께 대한 지식을 가리킵니다. 다른 지식이 아무리 차고 넘쳐도 하나님께 대한 지식이 없으면 망하고 맙니다. 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하나님께 대한 지식이 없으니 하나님을 거역하고 패역한 길로 행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거룩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에서 말씀한 대로, 성도들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써 씻음 받아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이제 성도들은 거룩한 삶을 살아갈 수 영적 자질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성도가 되었다고 해서 저절로 거룩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단히 훈련해야 합니다. 훈련소에서 신병 훈련을 받을 때였습니다. 하루는 완전군장을 하고서 야간 행군을 하는데, 밤중에 대열을 지어 길을 가는데 졸음이 밀려옵니다. 졸면서 행군을 하다가 번쩍 정신을 차려 보면 자신이 대열에서 이탈하여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도들은 거룩한 삶을 살아갈 자질이 있더라도 영적으로 졸고 방심하면 마귀의 시험에 들어 성도의 본분을 망각하고 세속적인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러기에 사도 베드로는 권면하기를 “8)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9)너희는 믿음을 굳게 하여 저를 대적하라”(벧전 5:)고 한 것입니다. 마귀가 성도들을 넘어뜨리기 위해서 가장 즐겨 사용하는 방법은 생활을 분주하게 해서 예배생활을 등한히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예배를 통해서 거룩하신 하나님을 만나 영적인 생명을 공급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시험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히브리서 10:25에 이르기를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고 했습니다. 지금은 주의 강림이 가까운 때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기도하는 자리에 모이기를 힘써야 성도의 거룩함을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거룩하게 살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저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니이다”(요 17:17)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을 들을 때 그 진리의 말씀이 우리 삶의 기준이 되어서 거룩한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십니다. 에베소서 6장 17절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성령의 검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씀은 성령께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또는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해서 일하신다는 것입니다. 곧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그 뜻을 깨닫게 해 주시고 그 말씀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능력을 주십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하나님께서는 거룩하신 분이심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 하신 말씀과 같이 항상 거룩한 마음과 행실로 섬김으로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성도님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그 날까지 거룩하신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서 거룩한 성도의 삶을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