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23편은 3천여 년을 두고 유대인들과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함께 애송해 온 시편이라고 했습니다. 불과 몇 줄 밖에 안 되는 이 시편이, 인간에게 준 위로와 소망은 말로 다 형언할 수 없습니다. 비록 3천여 년 전에 기록된 말씀이기는 하지만, 지금도 외로운 사람들, 위태한 중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임종 직전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이 시편은 참으로 놀라운 은혜를 끼쳐 줍니다. 김준곤 목사님은 그의 예수 칼럼 중 시편 23편에 대하여 “크리스천이면 누구나 주기도문처럼 외우는 영혼의 시, 만인의 시, 영원한 시중의 시”라고 하면서 “결혼식 때, 혹은 장례식 때, 언제 어디서 하루 100번 되새겨도, 밤에는 달 같은 시, 낮에는 태양 같은 시, 내 인생은 그의 푸른 목장의 목가, 한 폭의 그림같이 마음의 화판에 펼쳐진다.”고 했습니다. 또한 마이어(F. B. Meyer)는 말하기를 “시 23편은 사막의 오아시스이며, 험한 등산길에 있는 휴게소이고, 타는 듯한 한낮의 시원한 동굴이며, 고요하고 신성한 묵상을 할 수 있는 정자이다. 시 23편은 성경의 성전 가운데서 가장 거룩한 곳 지성소이며, 곤비하고 쉼이 없고 무거운 짐 진 인생들의 평온한 안식처이다.”라고 극찬했습니다.

시편 23편에 대한 강해설교로, 오늘은 다섯 번째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라는 5절 말씀을 상고하면서, 함께 은혜를 사모하고자 합니다.

다윗은 많은 시를 쓴 탁월한 시인입니다. 구약 성경의 시편은 150편이 되는데,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이 다윗의 시들입니다. 다윗의 다른 시들 가운데는, 환난에서의 구원을 애타게 구하는 기도도 있고, 때로는 뜨거운 눈물을 쏟으면서 사죄를 구하는 회개의 기도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편 23편에는 도움을 구하는 기도도, 용서를 구하는 기도도 전혀 섞여 있지 않고, 단지 하나님의 은혜에 뜨겁게 감사하는, 감사만이 가득 담겨져 있음을 보게 됩니다. 여호와가 나의 목자시니 감사하고, 푸른 초장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해 주시니 감사하고,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로 안위해 주시니 감사하고, 그리고 5절의 말씀과 같이, 원수의 목전에서 상을 베풀어주시고, 기름으로 머리에 발라 주시니 감사하고, 이렇듯 목자 되신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 충만하여 “내 잔이 넘치나이다.”고 감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 잔이 넘치나이다.”고 한 이 구절은, 다윗의 감사의 폭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윗의 생애를 구분해 보면 1)아버지 밑에서 양을 치던 소년 시절 2)사울 왕 밑에서 압제를 당하던 청년 시절 3)왕위에 올라서 국권을 회복하고 안정된 생활을 보낸 장년기 시절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 23편은 다윗이 최고의 번영과 풍부함을 누리고 있을 때, 저술한 시편으로 보는 것이 여러 주석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다윗은 이 세상 사람들처럼 성공과 번영을 누리게 되었을 때,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하지 않고, 하나님을 자신이 누리는 모든 축복의 주인공으로 여기며 감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연약한 우리 인생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옛말에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성공하고 명예를 얻고 부귀를 얻게 되면, 하나님의 은혜를 깡그리 잊어버리고, 모든 것이 제가 잘나서 그리된 양, 교만을 떨고 방종으로 빠져드는 것이, 대부분의 인생들이 하는 짓입니다. 그러나 위대한 신앙의 사람 다윗은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올랐고, 온 사방에 재물과 명예의 광채로 휩싸여 있었으며, 현세의 좋은 것을 최대한으로 소유하고 있었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알고 감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주께서 원수의 목전에서 상을 베풀어 주셨다는 의미가 무엇입니까? 사실 다윗에게는 많은 대적, 많은 원수들이 있었습니다. 시 3:1에 “여호와여 나의 대적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일어나 나를 치는 자가 많소이다.”고 했고, 시119:157에 “나를 핍박하는 자와 나의 대적이 많으나”라고 했으며, 시56:2에 “나의 원수가 종일 나를 삼키려 하며, 나를 교만히 치는 자 많사오니” 라고 했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다윗의 대적들을 보면 1)소년 시절에는, 불레셋의 골리앗이 있었고 2)청년 시절에는, 사울 왕을 비롯해서 도엑 등 많은 원수들이 있었으며 3)왕위에 오른 후에는, 아들 압살롬이 다윗을 대적하여 일어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 반란에 가담하여 다윗을 죽이려 했고, 그리하여 거의 실각했다가 다시 복권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압살롬의 반란이 실패한 후에는, 또 세바 라는 자가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다윗에게는 이러한 대적들 외에도 불레셋, 아람, 모압, 암몬, 에돔 족속과 같은 사방의 대적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대적들을 하나님께서 다 물리쳐 이기게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삼하 22:1이하를 보면 “여호와께서 다윗을 모든 대적의 손과, 사울의 손에서 구원하신 그날에, 다윗이 이 노래의 말씀으로 여호와께 아뢰어 가로되,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오, 나를 건지시는 자시오, 나의 하나님이시오, 나의 피할 바위시오, 나의 방패시오, 나의 구원의 뿔이시오, 나의 높은 망대시오, 나의 피난처시오, 나의 구원자시라. 나를 흉악에서 건지셨도다.”고 노래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롬 8:31에서 말하기를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라고 힘주어 역설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위해 주시고, 우리를 위해 주시고, 우리 민족을 위해 주시면, 결코 우리를 대적할 자가 없습니다.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킬 때, 독일 황제는 보름스 국회로 루터를 소환했습니다.(성지순례 때 그곳을 방문했다. 루터의 동상과 함께 칼빈, 사보나롤라, 낙스의 동상이 함께 서 있었다)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릴 만큼 교황권이 막강할 때, 일개 신부의 목숨은 파리 목숨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대적의 소굴로 향하여 가면서 한 말이 무엇이었습니까? 비록 마귀가 저 보름스 국회 의사당의 기왓장처럼 많을지라도, 나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두려워 아니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때 지은 찬송가가 바로 유명한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방패와 병기되시니♪ 라는 찬송가입니다. 그런데 불의 앞에서 그토록 용맹스럽던 루터가 다음과 같은 말로 우리를 경고했습니다.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대적하시면, 누가 우리를 위하리요?”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주시기만 하면 원수도, 대적도, 질병도, 환난도, 시험도, 마귀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만일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하여 진노하시고 대적하시면, 돈도, 과학도, 의학도, 남편도, 자식도, 친척도, 친구도, 우리를 위해서 아무런 손을 쓸 수 없게 되고 만다는 것을,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항상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원수들을 보라는 듯, 그들의 목전에서 다윗을 구해 주시고, 높여 주시고, 번영과 풍부함을 허락하셨습니다. 여기 다윗이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라고 한 상이란, 테이블 곧 식탁을 가리킵니다. 원수들은 다윗이 패망하기를 기대하며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풍성한 식탁이 준비된 잔치에 청함 받은 귀빈처럼, 다윗을 후하게 대접해 주셨습니다. 다윗에게는 영육 간에 풍성한 식탁, 곧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상이 베풀어진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상에 대한 신령한 의미를 생각해 보십시다.

1)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를 위하여 준비된 상과 같다.

하나님의 말씀을 영혼의 양식이라고 합니다. 성경은 우리 영혼이 얼마든지 살찌고 윤택할 수 있는,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는 풍성한 식탁임을 기억하십시다.

2)성찬의 떡과 잔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베풀어주신 또 다른 상이다.

이 식탁을 마련해 주시려고, 주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한 희생 제물이 되셨습니다. 요한복음 6장에는 이런 의미심장한 말씀이 있습니다. “나는 하늘로서 내려 온 산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나의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로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여러분은 이렇게 귀한 상을 베풀어주시고, 복된 식탁에 초대해 주신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하고 있습니까? 우리의 대적 사탄이 우는 사자처럼 삼킬 자를 찾아 두루 다니는 때, 바로 그 원수의 목전에서 우리에게 이 같은 상을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충분히 감사하고 있습니까?

그 다음에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라고 한 구절에 대해서 생각해 보십시다. 고대 동방에서는 연회 때에 상쾌하게 하는 수단으로서, 또는 번영과 희락을 나타내기 위해서, 귀빈에게 기름을 바르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눅 7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바리새인 시몬의 집에 청함을 받아 가신 기사가 있는데, 그 때 그 동리에 죄인인 한 여자가 향유를 담은 옥합을 가지고 와서, 울며 눈물로 그 발을 적시고, 자기 머리털로 씻고, 그 발에 입 맞추고, 향유를 부었습니다. 이 여인의 행위를 바리새인 시몬은 심히 못마땅하게 여겼으나, 예수님은 그러한 시몬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네 집에 들어오매, 너는 내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아니하였으되,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그 머리털로 씻었으며, 너는 내게 입 맞추지 아니하였으되, 저는 내가 들어올 때로부터 내 발에 입 맞추기를 그치지 아니하였으며, 너는 내 머리에 감람유도 붓지 아니하였으되, 저는 향유를 내 발에 부었느니라.” “너는 내 머리에 감람유도 붓지 아니하였으되” 하신 주님의 말씀에서도, 당시 귀빈에게는 기름을 붓는 풍속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윗은 풍성한 음식이 차려진 하나님의 식탁에 초대되었을 뿐 아니라, 그 잔치에 아주 귀한 귀빈처럼 후대 받은 것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성경에서 기름은 성령을 상징합니다. 그리스도란 “기름 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입니다. 구약 시대에는 선지자, 제사장, 왕과 같은 사람들에게 기름을 부었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특별히 세우신 사람들이며, 그들에게 성령의 능력을 물 붓듯 부어 주시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목자 출신의 필립 캘러 목사는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라고 한 구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생생한 체험을 우리에게 전해 줍니다. 목자가 양의 머리에 기름을 바르는 몇 가지 경우가 있는데,

1. 해충의 해독제로 기름을 사용했다.

여름철에 양들은 많은 해충들로부터 괴로움을 당하는데, 양을 괴롭히는 해충으로는 요들 파리, 말파리, 코 파리, 각다귀, 모기 같은 것들이 있다고 합니다. 양은 특히 코 파리들에 의해서 많은 고통을 받는다고 합니다. 코 파리들은 양의 축축한 코 점막에 알을 까려고, 양의 머리 주위를 윙윙거리며 돌아다닙니다. 만일 코 파리가 알을 까는 경우, 이삼일이면 알에서 조그만 벌레 모양의 유충이 생기고, 이 유충은 양의 머릿속을 뚫고 들어갑니다.

살 속으로 들어간 유충은 심한 염증을 일으키고, 이로 인하여 양이 받는 고통은 대단히 크다고 합니다.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양은 바위나 나무 기둥에 일부러 머리를 부딪치기도 합니다. 해충의 침입이 심한 경우,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양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코 파리가 양들의 머리 위를 날아다닐 때, 양들은 두려움과 공포로 제 정신을 잃습니다. 암양과 새끼 양들은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며, 체중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어떤 양은 겁에 질려 마구 뛰어가다가 곤두박질하여 상처를 입기도 하고, 어떤 양은 정신착란을 일으키기도 하고, 어떤 양은 몸부림치다가 즉사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목자는 양떼 가운데 코 파리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양의 머리에 해독제를 발라 주고, 코 파리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아마인유를 코와 머리에 발라 준다고 합니다. 이렇게 양들의 머리에 기름을 발라 주면, 저들에게서 광란과 불안이 사라지고, 조용하게 풀을 뜯기도 하며, 안락하고 만족하게 누워서 쉰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도 우리를 짜증나게 하고, 우리를 괴롭게 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코 파리 같은 것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나폴레온 힐’이란 사람은, 현대인에게 일곱 가지의 불안과 공포가 있다고 했습니다. 1)가난에 대한 공포 2)실패에 대한 공포 3)질병에 대한 공포 4)사랑의 상실에 대한 공포 5)노쇠에 대한 공포 6)자유 상실에 대한 불안 7)죽음에 대한 공포 등을 들었습니다. 최근 미국인들의 제일 큰 관심사는 건강이라고 합니다. 오늘 우리들의 생활도 지난날에 비하면, 훨씬 풍족해지고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조금만 아파도, 고혈압은 아닌가? 소화가 조금만 잘 안되어도, 혹 암에 걸린 것은 아닌가? 조금 피로한 느낌이 들면, 혹시 당뇨병에 걸리지 않았는가? 잠이 잘 오지 않으면, 노이로제는 아닌가? 기침만 조금해도, 결핵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때때로 사소한 일들이 우리에게 고통과 울분을 가져다주고, 우리를 노엽게도 하고, 인격 갈등의 정신착란을 일으키게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생활 가운데 기쁨과, 만족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와, 화평 같은 인격의 열매를 맺게 하려면, 반드시 성령의 기름 부음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2. 옴에 대한 치료제로 기름을 사용했다.

옴은 파리에 못지않게, 양들을 괴롭히는 것이라 합니다. 이 옴은 매우 전염 율이 높은 병입니다. 옴은 보통 머리 주변에 발생하는데, 양들은 서로 머리를 비비대며 애무하기를 좋아해서, 더욱 빨리 전염하게 된다고 합니다. 구약 시대에 하나님께 제사용으로 바치는 양은 흠이 없어야 했는데, 흠이 없는 양이란, 곧 옴에 걸리지 않은 깨끗하고 건강한 양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옴은 오염과 죄악을 뜻합니다. 옴에 걸린 양을 치료할 때는, 설파와 향유가 섞인 올리브기름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들도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고 살게 됩니다. 그러는 중에 우리의 사상과 마음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오염이 됩니다. 오늘날과 같은 매스컴 시대에 매스 미디어의 영향은 참으로 엄청납니다. 그런데 그 매스컴이란 것이 어떠합니까? 미국 공중보건국의 조사에 의하면, 어린이가 15세까지 자라날 때, T. V를 통해서 13400건의 살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고 합니다.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청소년 범죄가 날로 늘어나고, 갈수록 포악해지는 것도 다 까닭이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이 세상은 그리스도를 전혀 닮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반기독교적인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판인데, 이러한 사회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며 살 때, 죄악에 오염되지 않으려면, 또 오염된 심령을 치료하려면, 성령의 기름 부음을 받지 않으면 절대로 아니 되는 것입니다.

3. 양들의 싸움을 말리는데 기름을 사용했다.

가을은 양들에게 발정의 계절이고, 짝을 찾는 계절이며, 암양을 차지하려고 숫양들이 큰 싸움을 벌이는 계절이라고 합니다. 그 싸움은 몹시 격렬해서, 상처를 입거나, 불구가 되기도 하고, 죽는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양들의 싸움을 방지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은, 숫양들의 머리에 그리이스유라는 기름을 바르는 것입니다. 그러면 싸움을 벌여 충돌이 생겼을 때, 미끄러운 윤활유 때문에 머리가 서로 빗나가 싸울 의욕을 잃고, 멍한 모습으로 서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숫양들 사이에 일어나는 치열한 싸움과 투쟁을 쉽게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하나님의 백성들 중에서도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지만, 많은 분쟁이 일어납니다. 마치 주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직전인데도, 서로 높은 자리를 탐내어 다투었던 제자들처럼, 이권과 명예를 탐내는 사람들 때문에 일어나는 다툼과 분쟁이 많습니다. 그래서 주의 몸 된 교회와, 주님의 양들이 심한 상처를 입게 됩니다. 특히 가을은 장로교 각 교단의 총회가 열리게 되는데, 암양을 서로 차지하려는 숫양들처럼, 감투와 이권을 서로 차지하려는 잘못된 사람들 때문에, 많은 다툼과 분쟁이 일어납니다. 오늘날 100여 개도 넘는다는 한국 장로교단의 분열상은, 진리 싸움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슬프게도 감투에 눈이 먼 숫양 같은 사람들의 다툼으로 빚어진 상흔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유다서 1:17-19에는 이렇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들의 미리 한 말을 기억하라.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기를, 마지막 때에 자기의 겅건치 않은 정욕대로 행하며, 기롱하는 자들이 있으리라 하였나니, 이 사람들은 당을 짓는 자며, 육에 속한 자며, 성령은 없는 자니라.” 우리 자신들이 이 같은 세태에 물들지 않도록 삼가 조심하여야 하겠고, 가을에 열리는 각 교단의 총회에 참여하게 될 총대들에게, 성령의 기름 부어 주심을 위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말씀을 마치려고 합니다. 오늘 다윗이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라고 한 말씀의 의미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하나님께서 다윗을 많은 대적들 앞에서 보라는 듯, 진수성찬, 산해진미가 가득한 상을 베푸시고 잔치를 열어 주시듯, 다윗을 높이고 후대해 주심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해 주신 상은 어떠한 상입니까? 1)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보다 더 풍성한 영혼의 양식이 없습니다. 2)주님의 성찬, 곧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그의 피 입니다. 그리스도의 몸과 흘리신 보혈이야말로, 과거 이스라엘 백성들이 먹고도 죽었던 만나나, 어떠한 산해진미와도 비교할 수 없는, 고귀하고 값진 식탁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는, 우리로 하여금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는 것이니, 성도들이야말로 하나님으로부터 최고의 후대를 받은 존귀한 백성들인 것입니다.

그 다음에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라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고대 동방에서는 귀빈에게 기름을 발라 주는 풍습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어떤 때에 양들에게 기름을 발라 주었습니까? 1)해충의 해독제로 사용했습니다. 불안과 공포, 그리고 괴롭고, 짜증나는 일이 많은 우리의 삶에는, 성령의 기름 부어 주심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2)옴의 치료제로 사용했습니다. 죄악 된 세상에서 오염되지 않으려면, 또 오염된 심령을 치료하려면, 반드시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필요한 것입니다. 3)양들의 싸움을 방지하고 말리는데 사용했습니다. 감투와 이권, 헤게모니 쟁탈전에도, 성령의 기름 부어 주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오늘 사랑하는 송정 중앙 교회 성도 여러분들도, 선한 목자이신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말씀의 床, 성찬의 식탁을 통하여, 그리고 날마다 성령의 기름 부어 주심을 받아서, 풍성한 삶, 만족한 삶, 잔이 넘치는 것 같은 삶을 살 수 있기를, 양 무리의 영원한 목자장 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