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마음을 품으라(1). * 본문/ 빌립보서 2:5-11

어느 누구나 자존심은 있게 마련입니다. 오죽했으면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말이 있겠습니까? 이는 어느 누구에게나 있는 자존심을 함부로 건들이지 말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문제는 교회 내에서도 자존심 대결로 인한 폐단이 적지 않게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빌립보교회에 보내는 바울의 편지에서 그 교회 안에 갈등이 있고 분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개척한 교회 안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여 교회가 평안하지 못한 사실을 들은 바울은 마음이 몹시 아팠을 것입니다. 비록 교회가 자신에게 큰 위로의 헌금을 보내어 기뻤지만, 내부에 있는 이 분쟁과 갈등의 소식을 들은 바울은 편안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교회 내부에 상존하고 있는 쓴 뿌리인 분쟁과 당파와 편당을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을 제시합니다.

1. 일반적인 갈등 해소의 방식

통상적으로 생각할 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취하는 방법으로 어떻게 합니까? 직접 당사자 간에 연락하여 만나 coffee를 마신다던지, 혹은 사람을 보내어 서로 만날 의사가 있는 지를 확인한 후 만나 차나 식사를 하며 화해를 시도합니다. 이 때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서로 간에 오해가 있는 지 없는 지 살펴봅니다. 그래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에 입장에 대한 이해와 수용이 가능하게 되면 화해가 되는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어야만 화해가 되는 것이지요. 주로 정치적인 타협에서는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는 하지만 서로에게 이익이 될 때 타협이 가능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이해관계가 개입되면 서로 간에 문제가 발생하고 반목질시를 하게 됩니다. 이는 신자나 불신자 상관없이 형성되는 관계성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오늘날에도 교회 내에서의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오늘날 교회 내에서도 마찬가지의 모습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편저편 얼마나 편당을 짓는지요? 유독 한국 사람들은 이러한 편당을 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합니다.만나자 마자 우리는 상대와의 지연, 혈연, 학연 그리고 지방 등등을 확인하는 일부터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자기와 어떤 관련이 있는 지를 확인하고는 확인이 되면 모든 사실관계를 떠나 친근감을 표시하고 서로간의 유대 관계를 설정하는 데 노력을 다 합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성도 간에 문제가 있을 시 화해의 방식과 그 처리방식을 다음과 같이 교훈하셨습니다.

* 마 18:15-17 네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가서 너와 그 사람과만 상대하여 권고하라 만일 들으면 네가 네 형제를 얻은 것이요,만일 듣지 않거든 한두 사람을 데리고 가서 두세 증인의 입으로 말마다 증참케 하라. 만일 그들의 말도 듣지 않거든 교회에 말하고 교회의 말도 듣지 않거든 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기라.

2. 바울의 권면

본문에서 빌립보교회 내부에 상존하고 있는 바 편당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언의 말씀을 봅니다. 그것은 빌립보서에서 가장 중요한 구절입니다. 이미 바울은 이 말씀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 빌 2:1-4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 무슨 권면이나 사랑에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긍휼이나 자비가 있거든, 마음을 같이 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 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

교회처럼 성도간의 사정을 잘 알 수 있는 공동체가 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요? 그리스도 안에서 맺은 신실한 성도간의 관계는 부모자식 관계 이상이요, 형제자매 이상의 관계이기도 합니다. 다윗과 요나단의 경우가 바로 그 예입니다.

* 삼상 18:1b 요나단의 마음이 다윗의 마음과 연락되어 요나단이 그를 자기 생명같이 사랑 하니라.

빌립보교회 내부의 갈등은 두 여인간의 편당의 문제였습니다. 이들은 교회내의 중심적인 인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바울은 편지 끝에서 이 사실을 적시하고 있습니다.

* 빌 4:2 내가 유오디아를 권하고 순두게를 권하노니 주 안에서 같은 마음을 품으라.

아마도 둘 사이에 주도권의 다툼이 있었을 것입니다. 교회 내에 성도들 사이에 어느 편에 서는가에 따라 심각한 문제가 내재되어 교회로서의 기능을 발휘하는 데 지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지경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서로 간에 화해의 시도도 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고 또한 계속적으로 교회내의 암적요소로 작용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바울이 제시하는 방식은 어떤 방식이었을까요? 정치적이고 타협적인 방식 즉 세상적인 방식이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스스로 주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개혁적인 방식이었습니다. 이 방식은 세상적인 방식이 아니요, 신앙적인 방식입니다. 또한 이 권면은 스스로 참된 믿음여부를 점검하게 합니다. 바울은 다음과 같이 권면합니다.

* 빌 2:5-11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

이 말씀은 기독교 초대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 경배하며 고백한 흔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인 이 말씀으로 주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adoration hymn)했습니다. 우리의 믿음의 선조들은 이 소중하고 심오한 고백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고 경배하며 참된 신앙공동체를 이루기 위하여 노력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 주 예수님에 대한 핵심적인 진리를 고백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 예수님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하여 성도들이 올바른 신앙고백을 하여 교회 내부의 문제와 갈등을 해소하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3. 주님의 마음을 품으세요.

바울이 제안하는 방식은 교회 내에 갈등과 분쟁의 상황에서 자기편, 상대편을 따지기 전에 해야 할 작업은 먼저 각자가 자신의 마음속에 예수의 마음이 있는 지를 확인하라는 것입니다.

5절,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라는 말씀은 다른 표현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즉 “너희 안에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던 그 마음을 품으라.”

과연 성도들은 누구를 본받아야 할까요? 오늘날 교회 내에서 예수를 이용하려하지 본받으려 하는 성도들이 얼마나 될까요?바울은 빌립보교회 성도들에게 말합니다. 예수를 본받으라!, 예수의 마음을 품으라! 고 권면합니다.

과연 예수님의 마음이란 어떤 것일까요? 우리 주님은 어떤 마음을 가지시고 이 땅에서 사역하셨을까요?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이신 예수께서 사람이 되시기로 마음먹고 인간이 되셨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예수님께서 기꺼이 십자가을 받아드리기로 마음을 먹고 실제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는 사실입니다.

사도 바울은 바로 이 사실을 지적하며 성도들이 이 예수의 마음을 품어야 한다고 권면합니다. 우리 주님께서도 자신의 마음을 제자들이 배우고 실천할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 마 11:28-29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사실, 빌 2:5-11의 이 말씀은 우리 인간이 이해하기가 매우 어려운 구절입니다. 여기에는 심오한 신학인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 사실, 어떻게 하나님이신 예수님의 인간이 되심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바울은 이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으며 그 진리를 설명하면서 철학적이거나 형이상학적인 용어를 하나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울의 목적이 그런 진리를 설명함에 있지 않고 예수님의 겸손을 주제로 하여 권면함으로 교회가 주님의 겸손을 본받아 교회 내에 상존하는 분쟁과 갈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우선 예수님이 누구신가를 분명하게 인식할 것을 강조합니다.

* 빌 2:6-8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이 말씀 가운데서 6절의 말씀은 요한복음 1:1-10의 말씀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설명하는 매우 중요한 구절입니다. 사도 요한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요 1:1-2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성육신하시기 이전의 예수님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던 하나님이시며, 창조주이시며 영광 가운데 계신 분이셨습니다. 요한복음과 함께 신약성경은 이 사실을 곳곳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 골 1:15 그는 보이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의 형상이요 모든 창조물보다 먼저 나신 자니

* 히 1:3 이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시라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시며 죄를 정결케 하는 일을 하시고 높은 곳에 계신 위엄의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이런 하나님이신 예수께서 인간이 되셨습니다. 이 사실은 엄청난 사건입니다. 인간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겸손의 사건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 사실을 적시하고 적용하여 기술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예수님의 성육신이전의 상태를 설명하면서 사용된 단어 “본체, 형상”이라는 단어는 morpe입니다. 이 단어는 외형적인 모습이나 모양을 의미한 다기 보다는 본질적인 속성을 의미할 때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소위 DNA와 같은 개념입니다. 즉 예수님은 하나님과 DNA가 같은 존재라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과 똑 같은 속성(NIV, same nature)을 가지신 하나님이신 예수께서 자신의 그 신적 특성을 포기하지 않은 채 인간이 되시어 이 땅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창조 이전에도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셨고, 성육신 하신 이후에도 예수님은 여전히 하나님의 아들이셨으나 그 특권과 권한과 본성을 다 간직하시면서도 인간의 한계와 제한 속에서 구속의 사역을 온전히 이루신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요한은 이 진리를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습니다.

* 요 1:14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그리고 이 사실은 우리 주님께서 당신에게 주어진 구속의 project을 완수하시기 직전 하나님 아버지께 드린 기도 가운데서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 요 17:21-22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같이 저희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저희에게 주었사오니 이는 우리가 하나가 된 것같이 저희도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니 이다.

즉 예수께서는 하나님과 동등하신 신분의 존재였으나 그 사실을 고려하지 않으시고 인류의 구속사역을 위하여 그 특권과 권한을 포기하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 구속사역을 완수하시기 위하여 스스로 희생을 감수하시고 인간이 되셨던 것입니다.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사도 바울이 6절에서 “취할 것을 여기지 아니하시고”에서 사용된 단어 “harpagomos”는 그 뜻이“빼앗다 강탈하다(rob)”의 의미입니다. 즉 예수께서는 자신이 하나님과 함께하는 본질적인 특성을 세상의 권력과 지배력을 갖기 위하여 강제적으로 사용하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특권을 포기하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마치 강도가 빼앗아 자기의 것이라고 움켜쥐듯이 강력하게 챙기듯이 하지 않으시고 주님은 자기의 것 조차도 스스로 포기하셨던 것입니다.

왜 예수께서는 자신에게 부여된 그 영광스러운 신분과 영광을 스스로 취하지 않으시고 포기하셨을까요? 그 무한의 영광된 주님의 특권과 능력을 포기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울을 고린도후서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십니다.

* 고후 8:9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자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을 인하여 너희로 부요케 하려 하심이니라. 즉 예수님의 성육신은 우리 가난한 죄인들의 부요함을 위한 낮아지신 겸손의 극치(極値)사건이었던 것입니다.

결론

사랑하는 성도여러분, 과연 우리가 이렇게 하나님의 은혜 즉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적 낮아지심을 허용하시고 희생하게 하신 하나님의 구원을 받은 성도라면 어찌 주님의 몸된 교회를 나누고 가르고 자기의 영역확보를 위하여 서로 분쟁할 수 있겠습니까?

사도 바울은 권면합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은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입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이셨으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스스로 자신을 낮추어 종의 형태를 가지시고 우리와 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여러분, 진실한 성도는 결코 주 안에서 싸우고 가르고 편당을 지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주님의 마음을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여러분들도 가지시기 바랍니다. 자신을 비워 스스로 낮아지신 겸손의 미덕을 깊이 새겨 이 땅에서도 겸손한 성도들이 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이는 주님만을 온전히 바라볼 때 가능한 성도의 진정한 미덕입니다.

* 히 12:2a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