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겜의 유혹(창33:18~20)

여러분,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 가운데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님은 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요셉을 닮고 싶습니다. 요셉을 닮아서가 아니라 닮지 않아서 닮고 싶은 겁니다. 그러면 반대로 성경 인물들 가운데 가장 닮고 싶지 않은 사람은 누구입니까? 가룟 유다 같은 사람 말고 믿음의 선배들 중에서 골라보십시오. 저는 개인적으로 야곱을 닮고 싶지 않습니다. 간교하고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싫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역설적으로 야곱과 닮은 모습이 내 안에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야곱이 문제가 많은 사람이지만 사실은 우리도 그와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어쩌면 우리가 요셉이나 바울 같은 인물을 닮으려고 애쓰는 것 이상으로 야곱을 닮으려고 더 많이 애써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야곱은 간교하고 욕심이 많은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선택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무척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야곱과 하나님 사이에 요즘 말로 밀당(밀고 당기기)이 많았습니다. 하나님을 그를 가까이 두고 싶으셔서 계속 끌어당깁니다. 그런데 야곱은 하나님에게서 자꾸 멀어집니다. 심지어 자신의 인생의 무대에서 하나님을 밀어내려고 하니다. 하지만 결국 하나님 앞에 복종하고 말년에는 하나님을 가장 가까이한 인물로 천국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는 야곱을 한 구절로 이렇게 소개합니다. 히11:21 “믿음으로 야곱은 죽을 때에 요셉의 각 아들에게 축복하고 그 지팡이 머리에 의지하여 경배하였으며” 그는 가장 복된 모습으로 그리고 가장 경건한 모습으로 임종을 맞이한 인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정말로 멋진 피날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 야곱이 비록 약점이 많았지만 이렇게 아름답게 변화되었다면 우리가 응당 그를 닮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실은 우리와 가장 많이 닮은 사람이기에 우리가 그의 성화된 모습을 보면서 가장 열심히 닮으려고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도 야곱처럼 하나님과 얼마나 밀당을 많이 하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고 따르다가도 어느 순간 하나님에게서 멀어져 세상과 짝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하나님은 우리를 끌어당기십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는 점점 더 거룩한 모습으로 성화되고 하나님이 예비하신 풍성한 축복을 누리게 됩니다.

오늘 본문은 야곱과 하나님의 밀당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살펴보면서 야곱과 우리의 모습과 비교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야곱처럼 한 걸음 한 걸음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먼저 본문의 배경을 잠시 말씀드립니다. 잘 아시는 대로 야곱은 이삭의 쌍둥이 아들들 중에 둘째입니다. 그는 간발의 차이로 동생이 된 게 늘 못마땅했습니다. 그래서 형을 속여 팥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샀고, 나중에는 어머니 리브가와 짜고 아버지 이삭의 축복을 받아냅니다. 그 바람에 형 에서의 분노를 샀고 하는 수 없이 야반도주하듯 집을 떠납니다. 멀리 밧단아람의 외가댁으로 향합니다. “걸음아 나 살려라!” 이런 심정으로 급히 도망치던 야곱이 지쳐서 들판에 돌베개를 베고 누워 자는데 꿈에 사닥다리가 나타나 땅과 하늘을 연결합니다. 그리고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위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립니다. 내가 너와 함께하리라!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리라! 가나안 땅을 주고 큰 민족으로 만들어 주리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고 깜짝 놀라 깨어나 돌베개를 기둥으로 세우고 기름을 부으며 하나님께 예배합니다. 그리고 그곳 이름을 벧엘(=하나님의 집)이라 명명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보호하심으로 돌아오면 벧엘에 다시 와서 하나님께 예배할 것을 서원합니다.

이렇게 밧단아람으로 떠났던 야곱은 그곳에서 20년을 고생한 끝에 거부가 되어 고향 가나안 땅에 돌아옵니다. 그런데 20년 전의 원한을 풀지 못한 형 에서가 400명의 사병을 거느리고 온다는 소식을 듣고 두려워합니다. 얍복강 나루에서 밤새 기도하던 야곱이 천사와 씨름하듯 기도했고 비록 허벅지 관절(환도뼈)이 어긋났지만 하나님의 큰 은혜를 체험합니다. 그러고 나서 신기하게 형 에서가 마음을 풀고 형제간에 극적인 화해가 이루어집니다. 형 에서가 동행하자고 했지만 야곱은 지혜롭게 따돌립니다. 그러면 야곱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 하나님과 약속한 게 있으니까 벧엘로 가야 합니다. 그런데 그가 어디로 향합니까?

[1] 야곱이 잘못 찾아간 번지수 : 벧엘 대신 세겜으로

그는 벧엘로 가지 않고 숙곳을 거쳐 세겜으로 빠져버립니다. 번지수가 잘못 찾아간 겁니다. 20년 전 떠날 때 분명히 하나님 앞에 서원했는데 무시해 버렸습니다. 벧엘에서 그가 하나님께 서원한 내용이 무엇입니까(창28:20~22)? 세 가지였습니다. 가나안 땅으로 돌아오면 벧엘로 돌아와서 하나님을 잘 섬기겠습니다. 그곳에 성전을 짓겠습니다. 그리고 십일조를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서원했습니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자기가 스스로 서원한 건데 싹 무시한 겁니다.

그가 밧단아람에 있을 때 외삼촌 라반이 괴롭히는 가운데 귀향하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도 벧엘로 올라가는 것과 관계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벧엘의 서원을 지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자기 입으로 아내들에게 전달하고 밧단아람을 떠났습니다. 그 내용이 창31:13에 있습니다. “나는 벧엘의 하나님이라 네가 거기서 기둥에 기름을 붓고 거기서 내게 서원하였으니 지금 일어나 이 곳을 떠나서 네 출생지로 돌아가라 하셨느니라”

그런데 야곱은 벧엘로 가지 않고 처음에는 숙곳으로 갑니다. 창33:17 “야곱은 숙곳에 이르러 자기를 위하여 집을 짓고 그의 가축을 위하여 우릿간을 지었으므로 그 땅 이름을 숙곳이라 부르더라” 야곱은 아마 그곳에 장기간 머물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일시 체류의 목적이었다면 굳이 집과 우릿간을 짓지 않았을 겁니다. 그는 숙곳에서 다년간 살다가 더 좋은 데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지 옮겨갑니다. 그곳에 바로 세겜입니다.

아마 세겜에서는 완전 정착하고 오래오래 살려고 한 것 같습니다. 창33:18~19 “18 야곱이 밧단아람에서부터 평안히 가나안 땅 세겜 성읍에 이르러 그 성읍 앞에 장막을 치고 19 그가 장막을 친 밭을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손에서 백 크시타에 샀으며” 세겜에 가서 장막을 치고 100 크시타(은화 화폐단위)를 주고 땅도 샀습니다. 이제 육신적으로 안정되고 풍요로운 생활을 하게 된 겁니다.

외적으로는 모든 게 좋아 보입니다. 특별히 세겜에서 제단을 쌓고 예배합니다. 창33:20 “거기에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엘엘로헤이스라엘이라 불렀더라” 제단의 이름을 엘엘로헤이스라엘이라고 지었는데, ‘하나님,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란 뜻입니다. 이스라엘은 아직 민족의 이름이라기보다는 야곱 개인의 이름입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이 이름은 곧 ‘하나님, 나의 하나님’이란 뜻입니다. 창세기 32장을 보면 하나님이 얍복강 나루에서 그를 축복하며 이름을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바꿔주신 바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야곱이 외형적으로 하나님을 잘 믿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여러분, 이런 말이 있죠.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Devil is in details).” 야곱은 얼른 보면 어엿한 신자였지만 자세히 보면 아직도 온전히 변화되지 못한 면이 있었습니다. 몇 차례 하나님을 만나고 은혜를 체험했지만 여전히 육신에 속한 사람이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양다리 걸친 신앙입니다. 한쪽 다리는 하나님에게, 다른 한쪽 다리는 세상에 걸쳐놓은 상태였습니다. 이런 신자를 가리켜 ‘거의 그리스도인’(Almost Christian)이라 부릅니다. ‘온전한 그리스도인’(Real Christian)은 그 마음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리는 사람이지만 거의 그리스도인은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 세상에 대한 집착이 남아 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근사한 신자지만 내용적으로는 여전히 미흡합니다. 사도 바울은 특히 말세에 그런 신자가 많을 것이라고 예언하며 그런 사람들을 따르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딤후3:5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 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2] 야곱이 세겜에 간 이유 : 세상의 유혹에 이끌려

그렇습니다. 야곱이 벧엘로 가지 않고 세겜으로 간 이유는 세상의 유혹에 이끌린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벧엘은 시골이었습니다. 그 반면 세겜은 문명이 발달된 도시였습니다. 본문에도 보면 성읍(city)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야곱은 그곳에서 “여기가 좋사오니” 하고 눌러앉았던 겁니다. 그렇게 한 해 두 해 보내다가 결국 사달이 나고 말았습니다.

야곱의 이런 모습을 보노라면 얼른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누구죠? 롯입니다(창세기 13장, 14장, 19장). 그는 아브라함의 조카로 조실부모하고 아브라함 슬하에서 자랐습니다. 아브라함을 따라 가나안 땅에 들어와 살았고 어깨너머로 신앙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그는 세상의 유혹에 이끌려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뜻보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데 급급했습니다. 하나님의 축복으로 가축이 늘어나고 가나안 땅의 목초지자 비좁아지자 그는 아무런 미련도 없이 삼촌을 배반하고 약속의 땅 가나안을 떠납니다. 어디로 갑니까? 소돔 성으로 갔습니다. 그게 문제였습니다. 창13:12~13 “12 아브람은 가나안 땅에 거주하였고 롯은 그 지역의 도시들에 머무르며 그 장막을 옮겨 소돔까지 이르렀더라 13 소돔 사람은 여호와 앞에 악하며 큰 죄인이었더라” 육신적으로는 살기 좋은 지역입니다. 하지만 영적으로는 죄악이 관영한 곳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지역에도 신자들이 들어가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단서가 붙죠. 선교사의 마음으로 그 땅을 변화시키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롯은 그게 아니잖아요. 단순히 세속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그곳으로 기어들어가 눌러앉은 겁니다. 결국 그곳에서 헤어나지 못하다가 하나님이 소돔 성을 유황불로 심판하실 때 겨우 몸만 빠져나왔습니다. 거의 그리스도인으로 겨우 구원받은 것입니다.

사람은 육신의 갖고 있기에 누구나 세상의 유혹에 이끌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그 가운데 빠지면 곤란합니다. 헤어나지 못한 채 살다가 마치 늪에 빠진 사람처럼 허우적거리다 멸망하게 됩니다. 야보고는 약1:14~15에서 이렇게 경고합니다. “14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 15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영적으로는 중립 지대가 없습니다. 하나님 편이 아니면 세상 편입니다. 하나님을 믿노라 하면서도 세상의 유혹에 끌려 다니면 영적으로는 하나님과 원수 상태입니다. 야고보는 그런 상태를 이렇게 증거합니다. 약4:4 “간음한 여인들아 세상과 벗된 것이 하나님과 원수 됨을 알지 못하느냐 그런즉 누구든지 세상과 벗이 되고자 하는 자는 스스로 하나님과 원수 되는 것이니라”

그래서 적지 않은 성도들이 흔들리고 하나님의 축복에서 멀어지는 것입니다. 세상에 빠져 있으면서도 자신은 하나님을 믿으니까 괜찮겠지 하고 안일하게 있는 겁니다. 계속 그 상태에 머물면 망하는 겁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시73:27~28 “27 무릇 주를 멀리하는 자는 망하리니 음녀 같이 주를 떠난 자를 주께서 다 멸하셨나이다 28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 … ”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살 수밖에 없으니까 세상과 가까워져야 잘 되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전적인 오해입니다. 인생의 생사화복과 세상만사를 주관하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분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과 좋은 관계를 맺고, 더 나아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세상에 살면서 이게 가능할까요? 쉽지 않지만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는 바이고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직전에 성도들을 위해 대제사장적 기도를 하는 가운데 이렇게 기도합니다. 요17:15~16 “15 내가 비옵는 것은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다만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 16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사옵나이다” 여기 보면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성도들은 영적으로 소속이 다릅니다. 세상 소속이 아니라 천국 소속입니다. 하지만 당장 천국으로 데려가는 것은 주님의 뜻이 아닙니다. 아직 세상에 남아 사명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에 살지만 세상의 죄악이나 욕심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게 주님의 뜻입니다. 그래서 하나님 아버지께 성도들이 세상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셨던 겁니다.

여러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정쩡한 모습으로 신앙생활 하는 것을 기뻐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고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기를 기대하십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 풍성한 축복의 역사가 나타납니다. 이런 연유로 하나님은 끊임없이 우리를 하나님에게로 가까이 더 가까이 끌어당기십니다.

[3] 야곱이 세겜에서 당한 고난 : 하나님의 경고 사이렌

그러면 어떻게 하나님께로 끌어당기실까요? 기본적으로는 말씀으로 하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영적으로 무디어지면 이게 잘 안 됩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셔도 알아듣질 못합니다. 그래서 세상의 유혹에 끌려 다니고 세상에 빠져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경보 사이렌을 울립니다. 그게 바로 고난입니다. 물론 모든 고난이 하나님의 경고 사이렌은 아닙니다.

고난 중에는 바울의 경우처럼 사명의 차원으로, 욥의 경우처럼 연단의 차원으로, 요셉의 경우처럼 섭리의 차원으로 주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야곱의 경우는 징계의 차원입니다. 그가 세겜에서 큰 고난을 당한 것은 분명히 하나님의 경고 사이렌이었습니다.

야곱이 벧엘 대신 숙곳을 거쳐 세겜에 가서 살던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대략 10년쯤 됩니다. 하루는 야곱의 딸 디다가 세겜의 다운타운에 축제가 있어서 구경을 갔는데 큰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창34:1~2에 기록되어 있죠. 추장 하몰의 아들 세겜이 디나에게 성폭행을 한 겁니다.

기가 막힌 일이 터졌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선민 이스라엘 족속 가운데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야곱이 완전 멘붕에 빠집니다. 세겜은 디나에게 성폭행을 한 후 결혼시켜 달라고 아버지 하몰에게 조릅니다. 하도 조르니까 하몰이 야곱을 찾아와 청혼을 합니다. 그때 야곱의 아들들, 그러니까 디나의 오라비들이 분노를 삭이며 할례를 결혼 승낙 조건으로 제시합니다. 세겜 족속은 이스라엘 족속과 통혼하면 거시적으로 보면 그들의 재산도 자기들 차지가 될 거라며 승낙합니다. 그러나 야곱의 아들들은 속셈은 딴 데 있었습니다. 그들이 할례를 받고 며칠 동안 고통스러워하는 사이에 복수극을 벌리려고 한 겁니다. 결국 그렇게 됩니다. 남자들을 모조리 학살합니다. 그 소식에 접한 야곱은 더 큰 충격에 빠집니다. 야곱의 아들들은 혈기로 사고를 치고 말았지만 야곱이 냉정하게 판단해 볼 때 이게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주변 족속들이 하나가 되어 이스라엘 족속을 치면 물살당할 위기에 처한 겁니다. 그때 야곱이 이렇게 탄식합니다. 창34:30 “ … 나는 수가 적은즉 그들이 모여 나를 치고 나를 죽이리니 그러면 나와 내 집이 멸망하리라” 야곱의 일가에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 닥친 겁니다.

여러분, 왜 야곱 일가에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것은 하나님의 경고 사이렌입니다. 세겜에 눌러앉아 세상의 유혹에 빠져 있다가 나중에 크게 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경고함으로 회개하고 하나님께 가까이 돌아오도록 하신 겁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고난은 귀먹은 세상을 깨우기 위한 하나님의 메가폰이다.”(C. S. 루이스) 우리가 혹시라도 영적으로 둔감해진 가운데 세상이 푹 빠져 있으면 하나님은 정말 이렇게 하십니다. 말씀을 해도 안 되면 행동에 옮기십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증거합니다. 히12:8,11 “8 징계는 다 받는 것이거늘 너희에게 없으면 사생자요 친아들이 아니니라 … 11 무릇 징계가 당시에는 즐거워 보이지 않고 슬퍼 보이나 후에 그로 말미암아 연단 받은 자들은 의와 평강의 열매를 맺느니라” 하나님은 징계를 통해서라도 당신의 자녀들을 각성시키고 변화시켜 축복이 참여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가장 좋은 게 무엇일까요? 징계 받지 않도록 평소에 알아서 각성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렇게 권면합니다. 고전10:12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항상 깨어 있으라는 말입니다. 예수님도 비슷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 제자들이 졸며 잡니다. 그들의 한심한 모습을 보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26:41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여러분, 혹시 ‘메기효과’(catfish effect)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경영 이론 중 하나인데 최근 경제 신문에서 많이 언급된 바 있습니다. 카카오뱅크가 등장해서 은행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은행들이 바짝 긴장을 하고 고객들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자구책을 강구하면서 새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카카오뱅크가 메기 한 마리인 셈입니다. 이런 용어는 일찍이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가 소개한 ‘청어 이야기’에서 유래합니다. 영국 런던 사람들이 청어를 엄청 좋아했는데 그 당시 냉동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가운데 싱싱한 청어를 먹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북해에서 잡은 청어를 운송하다 보면 중간에 다 죽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어부가 잡은 청어들은 런던에 도착하기까지 싱싱하다 못해 펄떡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그 비결을 알고 보니까 청어들 틈에 천적인 메기 한 마리를 넣어둔다는 겁니다. 그러면 청어들이 잡혀 먹히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해 헤엄쳐 다니기 때문에 런던에 도착하기까지 싱싱하게 살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치 그와 같이 세계 문명사를 보면 오히려 고난이 있는 지역에서 문명이 발달했다는 겁니다. 그게 바로 유명한 ‘도전과 응전’ 이론입니다.

하나님도 우리가 각성할 수 있도록 때로는 메기 한 마리를 우리 인생 가운데 넣어두십니다, 그게 바로 고난입니다. 고난을 이기려고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면 우리 영혼이 살아나고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하게 됩니다. 야곱과 그 일족이 그랬습니다. 다시 벧엘로 올라간 게 바로 그겁니다.

[4] 다시 벧엘로 올라간 야곱 : 회개, 회복, 성숙, 그리고 축복

야곱은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감으로 회복과 성숙을 이루고 결국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충격에 빠져 어쩔 줄 모르는 야곱에게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창35:1 “하나님이 야곱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NIV-Go up to Bethel) 거기 거주하며 … 하나님께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 벧엘로 올라가라는 것은 단순한 지리적 이동을 넘어 영적인 이동을 의미합니다. 회개하고 하나님에게 가까이 오라는 것입니다.

창32:2을 보면, 기가 막히고 한심하게도 그들의 가정에 우상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우상을 다 버린 후 의복을 갈아입고 정결케 한 후에 벧엘로 출발합니다. 하나님 앞에 죄악된 것들을 청산한 회개를 의미합니다.

그러자 어떤 일이 생깁니까? 창35:5 “그들이 떠났으나 하나님이 그 사면 고을들로 크게 두려워하게 하셨으므로 야곱의 아들들을 추격하는 자가 없었더라” 하나님이 막아주셨습니다. 주변 족속들이 겁을 먹게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추격하는 자들이 없이 안전하게 벧엘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예배합니다. 창35:7 “그가 거기서 제단을 쌓고 그 곳을 엘벧엘이라 불렀으니 … ”

그때 하나님이 다시 한 번 그의 바뀐 이름을 확인시켜 주십니다. 창35:10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네 이름이 야곱이지마는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르지 않겠고 이스라엘이 네 이름이 되리라 하시고 … ”(cf. 창32:27~28) 이제는 야곱(속이는 자, 간교한 자)가 아니라 이스라엘(승리자)임을 명심하고 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축복의 약속을 재확인합니다. 창35:11~12 “11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생육하며 번성하라 한 백성과 백성들의 총회가 네게서 나오고 왕들이 네 허리에서 나오리라 12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준 땅을 네게 주고 내가 네 후손에게도 그 땅을 주리라 하시고” 나중에 보니까 정말 이 약속대로 모든 게 다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보면 고난이 유익입니다. 고난 자체는 아프지만 그 과정을 통해 신앙이 성숙해지고 하나님을 가까이 하다 보면 풍성한 축복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시119:71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

저와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혹시 세겜에 있지는 않습니까? 그렇다면 속히 그곳에서 나오시기 바랍니다. 혹시 고난이 있으면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알고 달게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시는 세겜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평소에 말씀과 기도로 깨어 있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늘 하나님을 가까이 함으로 하나님이 예비하신 충성한 축복으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