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 닛시 승리의 하나님

출17:8-16
8 그 때에 아말렉이 와서 이스라엘과 르비딤에서 싸우니라 9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우리를 위하여 사람들을 택하여 나가서 아말렉과 싸우라 내일 내가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고 산 꼭대기에 서리라 10 여호수아가 모세의 말대로 행하여 아말렉과 싸우고 모세와 아론과 홀은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11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기더니 12 모세의 팔이 피곤하매 그들이 돌을 가져다가 모세의 아래에 놓아 그가 그 위에 앉게 하고 아론과 훌이 한 사람은 이쪽에서, 한 사람은 저쪽에서 모세의 손을 붙들어 올렸더니 그 손이 해가 지도록 내려오지 아니한지라 13 여호수아가 칼날로 아말렉과 그 백성을 쳐서 무찌르니라 14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이것을 책에 기록하여 기념하게 하고 여호수아의 귀에 외워 들리라 내가 아말렉을 없이하여 천하에서 기억도 못 하게 하리라 15 모세가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여호와 닛시라 하고 16 이르되 여호와께서 맹세하시기를 여호와가 아말렉과 더불어 대대로 싸우리라 하셨다 하였더라

광복 70년

오늘은 평화통일 기념주일 예배로 드립니다. 이번 주간에 광복절이 있고 올 해로 70주년입니다. 광복 70년에는 분단 70년이라는 단어가 함께 따라 붙습니다. 해방이 되었지만 우리 민족은 온전한 해방을 이루지 못한 반쪽짜리 해방을 누리고 있습니다. 광복절이 우리에게 가장 큰 기념일이 된 이유는 근대적 의미로 우리 민족의 탄생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 애굽 땅에서의 고난과 출애굽을 통하여 한 민족으로 빚어져 나왔듯이 우리 민족 또한 일제의 식민 통치의 용광로 속에서 하나의 민족으로 빚어져 나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분단되어 있습니다. 절반의 해방입니다. 광복절은 반쪽의 해방이 아닌 한반도의 온전한 해방과 하나 됨을 기원하는 날입니다.

반쪽의 해방을 운운하기에 앞서 우리 안에도 온전한 해방은 이루어져 있는지 의문입니다. 여전히 청산되지 않은 친일의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 여당, 언론, 기업, 학계의 기득권을 장악하고 있는 자들이 대부분 친일파였거나 그의 자손들입니다. 이런 실상은 최근에 개봉된 영화 《암살》에서 잘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김두한 활극 시리즈 외에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는 영화는 거의 처음 본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독립 운동 단체였던 의혈단과 김원봉이 등장한 영화도 처음입니다. 그만큼 우리 역사가 항일 투쟁에서 멀어져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영화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친일파의 거두와 일본군 사령관을 암살하는 내용입니다. 몇 명 죽인다고 해서 조국이 독립되겠느냐는 회의적인 태도에 배우 전지현 씨가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는 대사가 인상적입니다.

영화는 해방 이후 반민특위 활동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친일청산을 위해서 세워졌던 반민특위는 무력화됩니다. 일제 때 부역하거나 군인이나 형사로 앞잡이 노릇을 했던 자들이 해방된 조국에서도 여전히 경찰 노릇을 하며 독립군들을 잡아넣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영화에서는 실제 역사적 인물들이 패로디 되고 있습니다. 대사를 통해서 나타나고 있는데 친일파들의 변명들입니다. “다 민족을 위해 그런 거요?”라는 말은 반민특위에서 춘원 이광수가 했던 말입니다. “해방이 안 올 줄 알았지. 해방이 올 줄 알았으면 그랬을까?”라는 말은 미당 서정주가 했던 말입니다.

친일을 청산하자는 것은 민족정신을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민족은 이념이나 신앙과 버금가는 무게를 가지고 있습니다. 민족이 한 운명공동체임을 깨닫게 하는 행동입니다. 배신하고 타협한 자에 대해서 응징이 가해지지 않으면 그런 일이 반복됩니다. 우리 역사를 보면 제대로 과거를 청산하지 못해서 역사의 악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19세기 제국주의가 발호하던 때에 갑신정변이나 동학 농민 전쟁이 미완의 혁명으로 끝이 났습니다. 이후에 갑오경장이나 대한제국 선포로 이어졌지만 반봉건성의 철폐라는 과제를 엉거주춤 수행한 꼴입니다. 1987년 민주화 운동도 그렇습니다. 군부 독재에 저항해서 승리한 운동이었지만 완전한 승리가 아니었습니다. 그 결과 다시 이명박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는 반민주화의 역류를 만났습니다. 일본 또한 전쟁과 군국주의와의 철저한 청산을 이루지 못했기에 여전히 과거의 망령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했던 일본을 분단 시켰어야지 엉뚱하게 한반도를 분단한 결과이고 이 때문에 일본은 여전히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잘못된 과거를 온전히 청산해야 새롭게 도약할 수 있습니다. 불철저한 과거청산이 과거의 악습을 되풀이하게 만듭니다. 유대 역사에도 그런 때가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이 바벨론 포로에서 70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그들은 편안하게 예전의 이스라엘의 신앙과 영광을 회복할 수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그곳에는 이미 살고 있는 토착민들이 있었고 그들과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후 사마리아 종교로 발전할 정도로 혼합주의 성향이 강했습니다. 기원전 538년에 돌아왔지만 성전은 516년경에 완공되었습니다. 느헤미야서에서는 예루살렘 성벽 건설을 방해하던 세력들 때문에 지연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세력을 지칭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브네이 하골라’입니다. ‘사로잡힌 자들의 자손들’이라는 뜻입니다. 에스라 6장 21절 말씀입니다. “사로잡혔다가 돌아온 이스라엘 자손과 자기 땅에 사는 이방 사람의 더러운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구별한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속하여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찾는 자들이 다 먹고” 통칭 ‘골라’라 부르는 이들은 바벨론 포로 된 땅에서 율법으로 자신을 무장했던 세력입니다. 이들은 하나님이 자신들을 포로 된 땅에서 정결하게 보존했으며 토착민들은 혼합 종교로 더럽혀진 무리라 생각하였습니다.

에스라가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에스라가 여호와의 율법을 연구하여 준행하며 율례와 규례를 이스라엘에게 가르치기로 결심하였었더라”(스7:10) 에스라는 성경에 기록된 2차 귀환자들의 대표자입니다. 이들은 금식하고 출발할 정도로 경건한 무리들이었습니다. 에스라, 느헤미야는 골라의 무리를 대표해서 토착세력과 싸웠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이방인들과 결혼한 세력들을 축출한 것이었습니다. 이 내용은 에스라 느헤미야 서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때가 기원전 457년, 445년입니다. 해방된 지 근 100여년 가까운 투쟁이었습니다. 이 시기를 이후로 말씀 중심의 유대교라는 것이 태동됩니다. 이제는 이스라엘 땅에서 우상숭배라는 말은 완전히 사라집니다.

과거 악습을 청산한 것입니다. 제대로 된 청산을 이루기까지 우리 역사 또한 험난할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 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앞으로 전진하기 어렵습니다. 밖에 있는 적뿐만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아말렉을 박멸해야 합니다. 그래야 민족의 생존이나 영광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기억하라

오늘 말씀은 출애굽 후 첫 번째 전쟁입니다. 이스라엘이 광야를 행진하고 있었는데 아말렉 족속이 이스라엘을 쳤습니다. 신명기서에서는 이스라엘이 피곤할 때 후미에 있는 약한 자들을 쳤다고 설명합니다. 힘들고 약할 때 공격하는 것은 비겁하며 그에 대한 상처와 분노는 잊혀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아말렉은 이스라엘과는 형제 관계입니다. 아말렉은 야곱의 형인 에서, 곧 에돔의 자손입니다(창36;12). 형제의 몰인정은 사람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합니다. 이후 아말렉은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는 세력을 상징하는 용어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래서 14절에 “이것을 책에 기록하여 기념하게 하고 여호수아의 귀에 외워 들리라 내가 아말렉을 없이하여 천하에서 기억도 못 하게 하리라”고 말씀합니다. 신명기 서에서는 “너희는 애굽에서 나오는 길에 아말렉이 네게 행한 일을 기억하라”(신25:17)고 말씀합니다. 예루살렘 근처 야드바셈이라는 곳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의 학살을 추모하는 기념관이 있습니다. 그곳에 새겨진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용서는 하되 결코 잊지는 말자” 그들의 만행도 하나님이 주신 승리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대대로 아말렉은 이스라엘과 원수 관계가 됩니다. 사울 왕 때에 아말렉과 전쟁이 있었습니다. 아말레 왕 아각을 사로잡았지만 사울 왕이 물질에 욕심을 내어 아각 왕과 좋은 짐승들을 남겨 놓았다가 선지자 사무엘의 책망을 들어야 했습니다(삼상15:9).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이스라엘이 포로로 끌려가 페르시아 치하에 있을 때 벌어졌습니다. 이때 하만이란 자가 유대인을 박멸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에스더 서에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 후에 아하수에로 왕이 아각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의 지위를 높이 올려 함께 있는 모든 대신 위에 두니”(에3:1) 하만을 아각 사람이라고 설명합니다. 아각은 아말렉의 왕 아각입니다. 하만은 그의 후손으로 추정합니다. 하만이 유대인에 대한 원망을 품고서는 유대인들을 몰살시키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열두째 달 곧 아달월 십삼일 하루 동안에 모든 유다인을 젊은이 늙은이 어린이 여인들을 막론하고 죽이고 도륙하고 진멸하고 또 그 재산을 탈취하라”(에3:13)

이런 위기는 하만 때만이 아니라 포로로 살던 유대인들에게는 언제든 닥쳐올 수 있는 일상적인 공포였습니다. 하만의 계획은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나아간 왕비 에스더의 목숨을 건 항명과 모르드개의 활약으로 저지됩니다. 오히려 하만이 나무에 목이 달리게 되고 유대인들을 대적하던 세력들이 거꾸로 이 날 보복을 당하게 됩니다. 이것을 기념하는 절기가 부림절입니다. 유대인 전통에서는 부림절 앞에 오는 안식일을 자코르라 부릅니다.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아말렉을 ‘기억하라’는 말씀과 관련되었다 할 것입니다.

아말렉의 만행뿐만 아니라 우리는 그 만행을 물리치고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시는 하나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대적을 물리치고 승리를 가져다주는 분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대적하는 무리에 맞서 싸우시는 하나님입니다. “여호와께서 맹세하시기를 여호와가 아말렉과 더불어 대대로 싸우리라”(16). 그들이 더 이상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복수해 주시는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의 복수는 무섭습니다. 나훔 선지서는 니느웨 멸망 칸타타라고도 불립니다. 이스라엘을 괴롭히던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가 멸망당하던 날 부르던 통쾌한 승리의 노래입니다. 거기서 묘사하는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여호와는 질투하시며 보복하시는 하나님이시니라 여호와는 보복하시며 진노하시되 자기를 거스르는 자에게 여호와는 보복하시며 자기를 대적하는 자에게 진노를 품으시며 여호와는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권능이 크시며 벌 받을 자를 결코 내버려두지 아니하시느니라”(나1:2-3) 하나님은 당신이 사랑하는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는 세력에 대해서 분노하는 분입니다. 그들에게 복수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이 무조건적인 편견에 사로잡히거나 민족적인 신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이 강자라면 하나님은 편들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은 약자입니다. 강대국에 짓밟히는 나라입니다. 노예요 포로 된 백성들입니다.

이 하나님의 분노를 기억하십시오. 마지막 때에 최후의 심판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 또한 여기 있습니다. 의인들을 괴롭힌 악인들에 대한 철저한 심판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나라를 침략했던 일본을 철저히 응징했습니다. 세상은 약육강식의 법칙을 따르지만 우리는 정의의 하나님을 믿습니다. 하나님의 편에 선 자들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시는 분입니다. 이런 하나님을 믿는 것이 필요합니다. 광복절에 우리는 이런 정의의 하나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영화 ≪암살≫에 나오는 독립군 중 하나인 배우 조진웅 씨의 말입니다.

물론 그리스도 십자가 이후 우리는 복수나 응징보다는 용서나 사랑이라는 단어가 더 친숙해졌습니다. 로마서 12장 19, 20절 말씀입니다.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원수 갚는 것은 여전히 하나님 몫입니다. 복수는 하나님께 맡기고 너희는 사랑의 길을 가라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복수도 살아 있고 사랑도 살아 있습니다.

여호와 닛시

이스라엘이 아말렉과 싸워 이길 때 그 방법이 좀 희한했습니다. 10절과 11절입니다. “여호수아가 모세의 말대로 행하여 아말렉과 싸우고 모세와 아론과 홀은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기더니” 그래서 아예 모세를 바위에 앉게 합니다. 그리고 그 양손을 아론과 훌이 들고 있습니다. 그 결과 전투에서 승리합니다. 이런 식의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무엇입니까? 기도의 힘입니까? 하늘을 향해 손을 드는 것은 모세의 기도이고 모세가 기도할 때는 승리했다는 말입니까? 오늘 본문은 중보기도의 효과를 증명하는 데 탁월한 본문으로 사용됩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말씀을 다른 각도에서 보았으면 합니다. 15절에 모세가 제단을 쌓고는 그 단의 이름을 여호와 닛시라 하였습니다. 여호와 닛시는 ‘여호와의 깃발’이라는 뜻입니다. 깃발이 상징하는 바가 큽니다. 깃발은 군대를 상징합니다. 깃발 아래 모이고 깃발을 따라 행진하고 깃발을 꽂을 때 전쟁에서 승리합니다. 모세의 손, 이 손에 지팡이가 들렸는지 모르겠지만 모세의 손이 깃발 역할을 했습니다. 이 깃발을 볼 때 이스라엘은 힘을 내서 싸웠고 승리했습니다. 깃발이 보이지 않을 때 이스라엘은 패배했습니다. 깃발은 곧 하나님을 상징합니다. 깃발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있습니다. 우리는 깃발을 보아야 하고 깃발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그곳에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 깃발을 따라갈 때 승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기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쫓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깃발 되신 하나님과 함께 해야 합니다. 링컨이 남북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이 그와 함께 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가 하나님의 뜻과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하나님이 계신 곳이 어디 입니까? 그곳으로 가십시오. 거기에 승리가 있습니다. 우리 민족 가운데 하나님의 깃발은 지금 어디에서 움직이고 있습니까? 광복절을 맞는 지금 하나님의 깃발은 평화와 통일, 정의와 사랑과 생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고 그곳에 승리가 있습니다.

승리는 모두가 합력하여 이루었습니다. 기도하는 자와 싸우는 자. 손을 하늘 높이 든 자와 그 손이 내려오지 않도록 양쪽에서 돕고 서 있는 자.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그냥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직접 뛸 수 없으면 기도로 도우십시오. 여러분의 기도가 승리를 가져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