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와 교회 * 본문/ 골 1:1-8

지난 시간에 말씀 드린 대로, 골로새 교회는 사도 자신이 세운 교회가 아니라 또한 목회를 한 교회도 아닙니다. 바울이 에베소에서 두란노 사역을 할 당시 자신에게 말씀을 배운 골로새사람 에바브라가 고향에 돌아가서 세운 교회입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이 교회에 그들의 기쁨을 함께 나누며, 그들의 고민과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고 염려하는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는 골로새서 1:14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 골 1:24 내가 이제 너희를 위하여 받는 괴로움을 기뻐하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

이 표현에서 사도 바울이 얼마나 골로새 교회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지 알 수 있습니다. 바울은 편지를 보내어 그들의 신실한 신앙을 격려하고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조금이라도 함께 고민하며 위로하고 있습니다. 사도는 분명 교회 전체에 대한 깊은 책임감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 교회에 깊은 관심을 표하는 사도

사실, 바울은 선교 여행을 통하여 교회들을 세웠습니다. 그는 빌립보교회, 에베소 교회, 그리고 고린도 교회들을 개척했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세운 교회에 대하여 비록 그 교회들을 떠났다고 하더라도 교회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세우지 않은 교회까지에도 깊은 관심과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안고 고민하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철저한 공동체적인 의식을 갖고 있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도의 교회에 대한 관심은 과연 어떤 동기와 이유 때문일까요? 그것은 무엇보다도 소명 때문입니다. 1절과 2절을 봅니다.

* 골 1:1-2 하나님의 뜻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 된 바울과 형제 디모데는, 골로새에 있는 성도들 곧 그리스도 안에서 신실한 형제들에게 편지하노니 우리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있을찌어다.

서신의 첫 부분은 초대교회시대 유행하였던 편지의 전형적인 형식을 담고 있습니다. 즉 자신을 소개하고 수신자들에게 안부와 축복을 하는 형식입니다. 바울은 이 형식적인 서신의 첫 머리에서 자신이 누군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가 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apostolos christuo jesou 이 말은 그리스도 예수에게 소속된 사도란 의미입니다. 즉 예수와 깊은 관련이 있는 사도란 말입니다.

신약 학자들은 신약성경에 표현된 사도(使徒, apostolos, apostle)는 세종류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첫째는 일반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messenger입니다(빌 2:25; 고후 8:23).

* 빌 2:25 그러나 에바브로 디도를 너희에게 보내는 것이 필요한 줄로 생각하노니 그는 나의 형제요 함께 수고하고 함께 군사된 자요 너희 사자로 나의 쓸 것을 돕는 자라

둘째는 어떤 특정 임무를 가진 성도를 지칭하였습니다(행 14:14; 롬 16:7).

* 롬 16:7 내 친척이요 나와 함께 갇혔던 안드로니고와 유니아에게 문안하라 저희는 사도에게 유명히 여김을 받고 또한 나보다 먼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라.

셋째는, 예수님의 12 제자들에게만 붙여진 특별한 명칭이기도 합니다(마 10:2; 고전 9:1; 15:9).

* 마 10:2a 열 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니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비롯하여 ---

그런데 사도 바울은 자신을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되었음을 밝히며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사도 바울이 비록 예수님의 12 제자의 반열에 들어가지는 못했으나 자신이 직접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도임(행 9:15)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점에 있어서는 당시 교회들이 인정한 것임을 이 점에 대하여서는 다른 서신(고전 9:1-2)에서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 행 9:15 주께서 가라사대 가라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

* 고전 9:1-2 내가 자유자가 아니냐 사도가 아니냐 예수 우리 주를 보지 못하였느냐 주 안에서 행한 나의 일이 너희가 아니냐, 다른 사람들에게는 내가 사도가 아닐찌라도 너희에게는 사도니 나의 사도됨을 주 안에서 인친 것이 너희라.

즉 사도바울은 골로새서를 쓰면서 자신의 사도성을 강조하며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에게 소속된(belong to Jesus) 사도임, 즉 자신의 주인은 예수임을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도가 굳이 예수 그리스도의 소속임을 밝힐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교회의 주인이 어떤 개인이나, 단체의 조직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강력하게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골로새 교회가 에바브라라고 하는 신실한 사람에 의하여 세워진 단체이지만, 그 실제 주인은 그 사람 아닌 예수이심을 밝히고 그 교회의 주인 되시는 그리스도 예수께서 자신을 보내셨기에 자신이 주인의 뜻을 밝혀 함께 교회를 세워가고자 하는 사명 의식에서 편지를 쓰는 것입니다. 그는 말하기를 이로한 자신의 사역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된 사역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1절).

사도 바울이 이러한 사역을 하려는 근거는. 바로 자신의 주인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 때문입니다. 그 구체적인 사역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바로 그가 전하는 사역의 실체라고 할 수 있는 복음 때문입니다. 바울 사도는 복음의 진정성에 대한 깊은 신뢰와 책임성을 갖고 있는 예수그리스도의 사도였습니다. 그는 결코 복음이 왜곡되고 훼손되는 것을 묵과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복음의 성격 때문입니다. 그는 서신서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습니다.

* 롬 1:16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첫째는 유대인에게요 또한 헬라인에게로다.

* 살전 1:5 이는 우리 복음이 말로만 너희에게 이른 것이 아니라 오직 능력과 성령과 큰 확신으로 된 것이니 우리가 너희 가운데서 너희를 위하여 어떠한 사람이 된 것은 너희 아는 바와 같으니라.

그렇습니다. 복음은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입니다. 이 복음은 말로만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로 듣는 자들의 마음속에 역사되어 확신을 갖고 믿음으로 고백하여 구원에 이르게 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한 평생 이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여기고 그 능력과 효과에 대하여 신뢰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복음이 왜곡되거나 변경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 갈 1:8 그러나 우리나 혹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찌어다

사도 바울은 바로 이 권세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즉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 때문에 자신이 세우지도 않고 본적도 없는 골로새 교회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서 동역자 디모데와 함께 그들에게 편지를 쓴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들은 어떠한지요? 과연 사도와 같이 교회에 대한 공동체적인 의식이 있나요? 같은 의식과 책임성을 갖고서 교회와 성도들을 생각하나요? 교회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으로 복음의 영광스러움과 능력과 그 파급효과를 의식하며 교회들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단지 숫자와 규모 그리고 행사에 관심을 갖고 세상적인 관점에서 평가하고 논단한다면 아니 될 것입니다.

성도들은 사도 베드로가 정의한 대로, 왕같은 제사장이요, 거룩한 나라의 백성으로서(벧전 2:9), 사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자들이며, 이들은 진실로 교회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염려하며 기도해야하는 책임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2. 동역하는 사도

바울은 이런 의식으로 골로새교회 성도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냅니다. 4-5절을 보시면,

* 골 1:4-5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너희의 믿음과 모든 성도에 대한 사랑을 들음이요,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 쌓아둔 소망을 인함이니 곧 너희가 전에 복음 진리의 말씀을 들은 것이라.

바울은 자신의 사역이 하나님의 뜻이요 자신에게 부여해 주신 사명으로 알고, 이 사역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는 이것이 자신의 사도적 소명이요, 사명이라 믿은 것입니다. 그는 말하기를, 이것은 하나님의 뜻이요, 은혜라고 설명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대로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신령한 사명 즉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의 역사로 예수의 핍박자였던 자신을 불러 예수의 종으로 삼으시고 예수의 복음 , 즉 십자가와 부활의 증언자로 삼으신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의 역사였습니다.

* 갈 1:11-16 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노니 내가 전한 복음이 사람의 뜻을 따라 된 것이 아니라. 이는 내가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요 배운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라. 내가 이전에 유대교에 있을 때에 행한 일을 너희가 들었거니와 하나님의 교회를 심히 핍박하여 잔해하고, 내가 내 동족 중 여러 연갑자보다 유대교를 지나치게 믿어 내 조상의 유전에 대하여 더욱 열심이 있었으나, 그러나 내 어머니의 태로부터 나를 택정하시고 은혜로 나를 부르신 이가 그 아들을 이방에 전하기 위하여 그를 내 속에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실 때에---

사실, 안디옥 교회는 이렇게 그리스도 예수의 부르심을 받은 사울을 이방인의 선교사로 파송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역사가 하나님의 섭리적 역사요, 부르심임을 그는 확신하고 주님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부르심에 복종하는 것입니다.

* 행 13:1-3 안디옥 교회에 선지자들과 교사들이 있으니 곧 바나바와 니게르라 하는 시므온과 구레네 사람 루기오와 분봉왕 헤롯의 젖동생 마나엔과 및 사울이라. 주를 섬겨 금식할 때에 성령이 가라사대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우라 하시니, 이에 금식하며 기도하고 두 사람에게 안수하여 보내니라.

그런데 이 하나님의 섭리에는 바울에게만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안디옥교회에서 파송받은 선지자에는 사울과 함께 바나바도 있었습니다. 이렇듯이 하나님의 사역에는 동역자가 있습니다. 바울은 이 점을 항상 의식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은 자신의 주인이신 그리스도 예수의 한 종이지 교회의 대표가 아니었음을 마음 속 깊이 인식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디모데와 함께 골로새 교회에 편지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과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가는 곳마다 힘을 다하여 복음을 전하고 이 복음을 듣는 자들이 회개하여 예수를 구주로 고백하며 개종하여 모이면 교회가 되었음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그 교회에 헌신할 자들을 세워 지역 교회가 되게 한 것입니다. 그러한 사역이 바로 초대 교회가 세워진 상황입니다. 사도 바울은 가는 곳 마다 자신을 부르신 주님의 뜻에 따라 헌신하였던 것입니다.

그는 이러한 생각 속에서 자신의 사역에 충실하였기에 모든 사람과 자유로웠습니다.

* 고전 9:18-19 그런즉 내 상이 무엇이냐 내가 복음을 전할 때에 값 없이 전하고 복음으로 인하여 내게 있는 권을 다 쓰지 아니하는 이것이로라. 내가 모든 사람에게 자유하였으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위하여 어느 누구에게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복음을 전하였고 또한 스스로 이 복음의 노예가 되어 어떤 방식으로든지 복음이 전파되면 그것으로 그는 만족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사역을 통하여 격이 없이 많은 사람과 친분을 쌓았고 또한 깊은 관계를 유지하였던 것입니다.

그 중에 중요한 인물이 바로 본문에 등장하는 믿음의 아들 디모데입니다. 그는 선교여행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과 깊은 교제를 통하여 복음을 전하는 교회들이 세워지게 됩니다. 그래서 빌립보 교회는 누가, 데살로니가 교회는 디모데(살전 3:2,6), 뵈뢰아 교회는 실라(행 17:14) 그레데 섬에 있는 교회는 디도(딛 1:5)가 맡아 수고하게 했습니다.

즉 전도하고 회심자들이 생기면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책임자를 세웠고 그들이 함께 모여 신앙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방식을 취하였습니다. 이러한 바울의 선교 전략에는 선발대가 있고, 후발대가 있어서 시작과 양육이 균형있게 조화를 이루었던 것입니다.

바울은 동역자 디모데와 함께 또 다른 동역자 에바브라가 세운 골로새교회를 향하여 같은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주님의 교회에 대한 기쁨과 고난을 함께 나누고 있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신앙공동체의 모습입니까! 오늘날 얼마나 우리 가운데 이러한 신앙공동체적 의식이 있나요?

교회는 결코 어느 개인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어느 특정 집단의 점유물이 아닙니다. 우리 예수 그리스도 주님께서 피로 값주고 사신 거룩한 주님의 몸이요 지체입니다. 그러기에 작금 기독교 교회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사이비적 교훈과 양태들에 대하여 깊은 관심과 안타까움을 갖고 위하여 기도하며 기회가 있는 대로 바른 교회를 세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우려야 합니다.

3. 골로새 교회를 향한 축복

사도 바울은 신앙공동체인 골로새 교인들을 향하여 “성도”와 “형제” 라 부릅니다.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먼저 ‘성도’ 란 하나님과 세상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관계를 표현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형제’란 교인들 간에 형성되는 관계를 표현한 말입니다. 이 두 가지 표현은 교인들이 하나님과 교인들 간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지를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즉 구별된 소속의 사람들이요, 그리스도 예수의 피로 깊이 맺어진 형제, 자매의 가족과 같은 관계입니다.

실로 교회 내에서의 깊은 사랑의 교제는 세상의 육신적인 관계보다도 더 깊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사도 바울은 골로새 교회 성도들에게 깊은 사랑과 관심을 갖고서 그들에게 축복의 인사를 건넵니다. 그것은 신실한 성도들에게 건네는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의 인사입니다.

사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언제나 공짜가 없고 그래서 가지려고, 누릴려고 얼마나 악전고투하며 살아갑니까? 그러니까 사람들 속에는 평화가 없습니다. 항상 불안하고 고통스럽고 힘이 듭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성도들에게 은혜(grace, karis)와 평강(peace, eirene)을 주십니다. 이것은 진정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은혜는 값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축복이며, 평강은 그 은혜를 받은 자가 누리게 되는 결과적 혜택입니다. 이것은 삼위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들에게 주시는 축복입니다.

* 고후 13:13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찌어다.

바라기는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의 축복이 이 말씀을 듣는 성도님들 한 사람 한 사람위에 충만하는 교회가 되길 기원합니다. 아멘 (주일설교, 9-12-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