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2:8-11)교회의 표지(2): 고난

1. 들어가기
주님을 진실 되게 사랑하는 교회는 주님을 위해 고난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을 사랑하는 확실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서머나 교회가 그랬습니다. 서머나 교회는 사랑하는 주님을 위해 고난을 즐겨 받음으로써 주님께 칭찬을 받았습니다.

2. 서머나 교회가 받은 고난
서머나는 로마 황제에게 충성을 바친 도시였습니다. 서머나 시민들은 로마 황제가 도시의 안녕을 지켜주는 수호신과 같으므로 그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예배를 올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서머나 교회 성도들은 그리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사랑하는 주님을 단 한 순간이라도 배반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로마와 서머나 시민들에게 미움을 샀을 뿐 아니라 박해까지 받았습니다. 서머나 교회 성도들은 황제 숭배를 거부함으로써 도시 주민들에게 극심한 박해를 받은 것입니다(9절).
그 박해는 세 가지의 고난으로 가중되었습니다.
1) 궁핍: 황제 숭배를 하지 않은 성도들은 정상적인 시민생활에서 갖가지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서머나 시민들에게 따돌림을 받고 직장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하기에 보수가 적은 직장이라도 구해야 했을 것이며 그 직장에서 갖은 수모를 겪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머나 교회 성도들은 주님께 충성하기 위해 가난을 택했습니다. 궁핍하게 된 것입니다(9절).
2) 비방: 서머나 교회 성도들은 또한 비방을 받았습니다(9절). 그들을 비방한 자들은 유대인들이었는데 그 유대인들에게 내린 주님의 평가는 ‘사탄의 회당’이었습니다(9절). 유대인들은 로마 관리들에게 그리스도인들은 유대교를 따르는 자들과 다른 부류이며 로마가 추구하는 세계 평화를 파괴하고 있고 더욱이 황제 숭배를 거부하는 자들이라고 고소하는데 앞장섰습니다.
3) 투옥: 예수님은 서머나 교회 성도들 가운데 몇 사람이 마귀의 궤계로 장차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을 예고하셨습니다(10절). 그 예고대로 서머나 교회 성도들이 투옥되었을 뿐 아니라 순교자까지 생겼습니다.

3. 고난을 통한 유익
하지만 교회와 성도에게 있어서 고난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며 재난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교회사를 보면 고난을 통과한 교회만이 살아서 역사했습니다. 반면, 고난이 사라진 교회, 풍요로 길들여진 교회는 얼마 가지 못해 타락하고 부패해갔습니다. 그러므로 고난은 교회를 교회답게 만드는 변장된 축복입니다. 그러면 고난이 교회와 성도에게 어떤 유익을 줍니까?
1) 고난은 대체로 경제적인 가난으로 귀결됩니다. 하지만 고난은 영적인 부요에 이르게 합니다(9절). 그래서 주께서 때로는 성도와 교회로 하여금 고난을 통해 경제적으로 가난을 겪게 하십니다. 그리고 세속적인 부요의 덧없음을 깨닫고 단순한 삶의 가치와 자족하는 비결을 체득하게 하십니다. 더 나아가서 가난한 지체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자신의 것을 나누려는 형제 사랑으로 불붙게 하십니다.
2) 성도와 교회가 환난을 당할 때 주님은 마냥 보고만 계시지 않습니다. 때가 되면 친히 개입하십니다. 그래서 성도와 교회로 하여금 주님의 섬세한 보호와 강력한 능력을 체험하게 하십니다(10절). 그래서 성도의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하십니다.
그리고 성도와 교회가 고난을 감내할 때 그것을 보는 주변 사람들이 거룩한 두려움과 도전을 받습니다. 그래서 기독교로 개종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따라서 고난은 기독교 신앙의 저력을 증거 하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됩니다.
3) 고난을 견딘 자들에게 주님은 생명의 관을 약속하셨으며(10절) 둘째 사망의 해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11절). 이렇게 약속하신 주님이 어떤 분이십니까? ‘처음이며 마지막이요 죽었다가 살아나신’ 예수님이십니다(8절). 그 주님께서 고난을 감내한 성도와 교회에 생명의 면류관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즉 주님과 생명적인 연합과 교제를 영원토록 누리는 축복의 자리로 초대하신다는 것입니다.

4. 주님께서 주시는 권고
그러므로 이 축복의 약속을 받은 성도와 교회는 주님의 몇 가지 권고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1) 현재 우리가 주님과 복음 때문에 환난과 궁핍과 비방을 당하고 있다면 그것을 두려워하거나 불평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고난이 예수님의 제자라는 확실한 표요 참된 교회의 표지임을 알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2) 현재 우리가 고난을 당하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고난이 닥칠 것을 예상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성도의 올바른 자세입니다. 즉 현재의 형통에 자만하지 말고 장차 올 큰 고난을 대비하기 위해 현재를 더욱 경건하게 살아야 합니다.
3) 주님께 죽도록 충성해야 합니다(10절). 주님께 충성하면 주께서 우리의 생을 책임지실 것입니다. 고난까지도 능히 감당하게 하실 것입니다.

5. 적용
주님께서 서머나 교회를 보시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네 환난과 궁핍을 알거니와 실상은 네가 부요한자니라!(9절)” 성도 여러분, 실상이 중요합니다. 속 알맹이가 중요합니다. 겉은 화려한데 속 중심은 영적으로 메말라갈 수 있습니다. 교회의 건물이 웅장하고 주일 예배에 많은 사람이 모이고 헌금 액수가 많아 부요하게 보이지만 실상은 부요한 교회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의 연약함을 세밀하게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를 서머나 교회처럼 고난 받는 교회로 몰아붙이시지도 않습니다. 우리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요구하시는 인자하신 주님이십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본문의 말씀에서 두 가지만 우리에게 적용하려고 합니다.
1) 지금도 세계 각처에서 고난 받고 있는 교회들이 있는데 그 교회들을 위해 우리가 기도하고 힘 자라는 대로 도와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적어도 목장에서 후원하는 선교사님과 그 선교사님께서 섬기시는 교회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도하고 즐겁게 후원해야 할 것입니다.
2) 장차 닥칠 고난을 대비하는 지혜로운 성도와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을 사랑하면 주님을 위해 고난도 달게 받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주님을 사랑하는 자에게는 고난이 따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장차 받을 고난을 미리 알려주십니다. 그래서 그들로 하여금 미리 고난을 준비하도록 하십니다. 그리고 지혜롭게 잘 준비하여 고난을 이겨내면 그 뒤에는 부활이 있습니다. 이것이 기독교 신앙의 신비입니다.
혹 지금 여러분이 이런 저런 고난에 처해 있다면 믿음으로 잘 감내하십시오! 그러면 하늘의 신령한 것들이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주께서 기뻐하셔서 여러분들의 삶을 책임지실 것입니다. 고난 가운데 믿음을 지켜서 주님께 죽도록 충성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목장에서의 나눔]
1. 서머나 교회가 받은 고난이 무엇인지 말해보세요.
2. 고난을 통한 유익과 주님께서 주시는 축복은 무엇인지 말해보세요.
3. 우리가 당하고 있는 고난을 이겨내기 위하여 혹은 앞으로 다가올 고난을 준비하기 위하여 우리에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나누어 보세요.

[설교전문]

요한계시록 강해를 계속합니다. 요즘 많은 분들이 계시록을 통독 하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번 강해 때 예수님께서 소아시아 일곱 교회 가운데 첫 교회인 에베소 교회에 주신 말씀을 생각했었습니다. 중심 주제는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처음 사랑이란 갓 결혼한 신혼 부부가 서로를 사랑하는 것처럼 주님과 교회를 향해 순수하고도 열렬하게 사랑하는 것을 뜻합니다.

에베소 교회만 아니라 모든 교회의 성도들은 주님과 교회에 대한 이 같은 사랑을 항상 견지해야 합니다. 즉 교회의 첫 번째 표지는 사랑입니다. 교회는 항상 처음 사랑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더 좋기는 처음 사랑보다 더 성숙한 사랑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그런데 주님을 진실되게 사랑하는 교회는 주님을 위해 고난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을 사랑하는 확실한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해 고생하는 것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 수고를 감수하는 것은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서머나 교회가 그랬습니다. 서머나 교회는 사랑하는 주님을 위해 고난을 즐겨 받음으로써 주님께 칭찬을 받았습니다.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 가운데 책망 받지 않고 칭찬만 받은 교회는 두 교회인데 그 중 한 교회가 서머나 교회였습니다.

이 편지가 쓰여질 1세기 말에 서머나는 아주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에베소에서부터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약 56km 떨어져있는 서머나는 그 당시 ‘소아시아에서 가장 빛나는 도시’ 혹은 ‘소아시아의 면류관’이라고 칭할 정도로 아름답기로 소문 난 항구도시였습니다.

특히 서머나는 로마 황제에게 충성을 바친 도시였습니다. 사도 요한이 밧모섬에 유배되어 갈 때 도미티안 황제가 로마 제국을 다스렸는데 그때 서머나의 시민들은 로마 황제를 신으로 숭배하기 시작했고 그 후에 황제 숭배의 중심도시가 되었습니다. 로마 황제가 도시의 안녕을 지켜주는 수호신과 같으므로 그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예배를 올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서머나 시민들은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 로마 황제는 여러 민족과 넓은 땅을 무리 없이 통치하기 위해 각 도시의 고유한 전통과 문화와 종교를 존중했습니다. 그러나 로마 제국의 권위 아래 묶어두기 위해 특별법 하나를 제정했는데 그것이 ‘황제 숭배의 법’이었습니다. 로마의 관할 하에 있는 모든 시민은 일년에 한 번은 신전에 나아가 향을 사르면서 ‘가이사는 주님이시다!’ 즉 ‘황제는 신이시다!’라고 맹세하는 예배를 드려야만 했습니다. 그리하면 황제를 신으로 숭배했다는 증명서를 발급 받았습니다. 그 증명서만 있으면 1년 중 나머지 기간은 어디서든 자신이 선택한 신을 자유롭게 예배할 수 있었고 로마 제국의 보호 아래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딱 한 번만 황제 숭배 의식에 형식적으로 참예하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서머나 교회 성도들은 그리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주님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었으며 그 사랑하는 주님을 단 한 순간이라도 배반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로마 당국과 서머나 시민들에게 미움을 샀을 뿐 아니라 박해까지 받았습니다. 본문 9절에 사용된 환난이라는 단어는 압제를 뜻합니다. 서머나 교회 성도들은 황제 숭배를 거부함으로써 도시 주민들에게 극심한 박해를 받은 것입니다.

그 박해는 세 가지의 고난으로 가중되었습니다.

1) 궁핍(9절)

이 단어의 뜻은 극심한 가난을 뜻합니다. 황제 숭배의 증명서를 갖지 못한 성도들은 정상적인 시민생활에서 갖가지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서머나 시민들에게 따돌림을 받고 직장에서 쫓겨나기가 일쑤였을 것입니다.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하기에 보수가 적은 직장이라도 구해야 했을 것이며 그 직장에서 갖은 수모를 겪었을 것입니다. 요즘 한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외국 노동자들이나 이주 여성들보다도 더 비참하게 생활했을 것입니다. 서머나 교회 성도들은 주님께 충성하기 위해 가난을 택한 것입니다.

2) 비방(9절)

비방은 모함하고 헐뜯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머나 교회 성도들을 비방한 자들은 유대인들이었는데 그 유대인들에게 내린 주님의 평가는 ‘사탄의 회당’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께서 자기 민족만을 특별한 백성으로 선택했다고 자랑스럽게 여겼는데 주님의 평가는 혹독했습니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을 대적하는 사탄의 졸개들이었습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초대교회 당시 교회와 성도를 가장 끈질기게 비방한 무리들이 유대인들이었습니다. 여기 서머나에 사는 유대인들도 서머나 교회 성도들을 아주 괴롭혔는데 아마도 유대인들 가운데서 그리스도인이 된 자들로 인해 위기 의식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로마 관리들에게 그리스도인들이 유대교를 따르는 자들과 다른 부류이며 로마가 추구하는 세계 평화를 파괴하고 있고 더욱이 황제 숭배를 거부하는 자들이라고 고소하는데 앞장섰습니다. 이 유대인들 때문에 서머나 교회 성도들의 형편은 더욱 곤란해졌습니다.

3) 투옥(10절)

예수님은 서머나 교회 성도들 가운데 몇 사람이 마귀의 궤계로 장차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을 예고하셨습니다. 그 예고대로 서머나 교회 성도들이 투옥되었을 뿐 아니라 순교자까지 생겼습니다. 그 순교자가 폴리캅입니다.

서머나 교회의 감독이자 사도 요한의 제자였던 폴리캅이 로마 당국에 체포되었습니다. 교회역사를 보면 그때 빌라델비아에서 잡혀온 11명의 성도들도 있었는데 이 12명의 성도들이 서머나 시민들이 운집해있는 원형극장으로 끌려가 지방 총독의 심문을 받았습니다.

총독은 폴리캅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나이 많은 것을 생각하라. 그러니 이제 딱 한 번만 그리스도를 욕하고 로마 황제를 주님이라고 불러라! 그러면 너를 놓아주겠다! 폴리캅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86년 동안 나는 예수님을 나의 유일한 주님으로 섬겨왔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한 번도 잘못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제가 나의 주 나의 왕이신 예수님을 모독할 수 있겠습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총독은 화가 치밀어서 폴리캅과 11명의 성도 모두를 화형 시키라고 명령했습니다. 로마에 아첨하는 서머나 시민들과 유대인들이 장작더미를 쌓으려고 다투어서 나무를 주워왔습니다. 12명의 성도들을 화형대에 매달고 불을 붙였습니다.

이때 폴리캅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오 주님, 오늘 이 시간 앞서간 당신의 충직한 증인들처럼 제게도 고난의 잔에 참여할 수 있는 특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폴리캅은 주님과 복음을 위해 당당하고 순교했습니다. 그날이 주후 156년 2월 22일이었습니다.

서머나의 현재 이름은 ‘이즈미르’인데 18세기에 카톨릭 예수파에 속한 한 신부가 교회당을 짓고 성 폴리캅 교회라고 명명했는데 그 교회당 건물이 지금도 있습니다. 그 교회의 천정에는 프랑스 화가가 그린 폴리캅의 순교 장면의 벽화가 있습니다.

터키가 독립했던 1923년 이전까지 서머나에는 많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터키가 독립하면서 이슬람을 국교로 정하고 기독교 탄압 정책을 펴서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타국으로 흩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서머나(이즈미르)에 일이 백 명 정도만 기독교 신앙을 고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터키에서 선교하셨던 한 신학교 교수에게 물어보았는데 터키(소아시아) 지역은 초대교회 이후 거의 천 년 이상 기독교가 왕성했었는데 그 기간 중에 안타깝게도 기독교인들이 터키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터키에 99% 이상이 모슬렘 신자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머나 교회는 초대교회 이후 상당한 기간 동안 소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던 건강한 교회로 부흥했는데 그 이유가 극심한 고난을 믿음으로 이겨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고난 가운데 믿음의 뿌리가 견고하게 내린 건강한 교회의 좋은 실례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제 때 예수님과 복음 때문에 순교의 피를 흘린 수많은 성도들이 있었습니다. 그 순교의 피 위에 한국교회가 세워졌고 그래서 지금까지 부흥을 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반대로 고난 없이 모든 것이 풍요로운 요즘에는 한국교회가 점점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회와 성도에게 있어서 고난은 적이 아니라 친구입니다. 고난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며 재난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고난은 교회를 살리는 원동력이요 생명입니다. 이것이 바로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초대교회의 증언이며 세계교회사와 한국교회사의 증언입니다. 고난을 통과한 교회만이 살아서 역사했습니다. 고난이 사라진 교회, 풍요로 길들여진 교회는 얼마 가지 못해 타락하고 부패해갔습니다. 그러므로 고난은 교회를 교회답게 만드는 변장된 축복입니다.

그러면 고난이 교회와 성도에게 어떤 유익을 줍니까? 오늘 본문에서 세 가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1) 고난은 영적인 부요를 가져다 줍니다(9절).

고난은 대체로 경제적인 가난으로 귀결됩니다. 하지만 고난을 믿음으로 잘 대처하면 영적인 부요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주께서 때로는 성도와 교회로 하여금 고난을 통해 경제적으로 가난을 겪게 하십니다. 그러면서 세속적인 부요의 덧없음을 깨닫고 단순한 삶의 가치와 자족하는 비결을 체득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 가난한 지체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자신도 가난하지만 자신의 것을 나누려는 형제 사랑으로 불붙게 하십니다.

서머나 교회가 그랬습니다. 서머나 교회는 고난으로 인해 극심한 가난 속에 있으면서도 영적으로는 아주 부요한교회가되어주님으로부터칭찬받았습니다. 여러분, 주님과 복음 때문에 받는 고난은 영적인 부요에 이르는 첩경입니다.

2) 고난의 때에 오히려 주님의 세밀한 보호와 강력한 능력을 경험하면서 주변에 거룩한 충격과 감동을 줍니다(10절).

10절을 보면 단지 몇 사람이 투옥될 것이며 그 환난의 기간도 10일 동안이라고 말씀합니다. 여기 10일은 딱 열흘 간의 기간을 말하기보다는 그리 길지 않은 한정된 기간을 상징한다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환난을 주께서 통제하셔서 성도와 교회로 하여금 그 환난을 능히 감당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성도와 교회가 환난을 당할 때 주님은 마냥 보고만 계시지 않습니다. 때가 되면 친히 개입하십니다. 그래서 성도와 교회로 하여금 주님의 섬세한 보호와 강력한 능력을 체험하게 하십니다. 그래서 성도의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하십니다. 그러므로 고난이 거셀수록 주님의 더 큰 역사를 기대해야 합니다. 즉 고난은 이제 주님께 곧 도착하실 것이라고 외치는 전령입니다.

그리고 성도와 교회가 고난을 감내할 때 그것을 보는 주변 사람들이 거룩한 두려움과 도전을 받습니다. 이미 말씀 드렸던 대로 폴리캅 감독이 화형을 당해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에도 한 점 흐트러짐 없이 오직 주님만을 높이는 것을 서머나 교회 성도들이 목도하면서 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겠습니까? 폴리캅 감독의 순교 소식을 전해들은 다른 교회 성도들도 큰 감동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어떤 박해가 와도 제2의 폴리캅이 되고자 다짐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비방하던 유대인들이나 이교도들도 기독교 신앙의 저력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기독교로 개종하는 무리들이 생겼을 것입니다. 고난은 기독교 신앙의 저력을 증거하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됩니다.

3) 고난을 잘 견딘 성도와 교회에게는 주님의 보상이 있습니다(10-11절).

10절에서 고난을 견딘 자들에게 주님은 생명의 관을 약속하셨으며 11절에서는 둘째 사망의 해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둘째 사망은 요한계시록의 다른 곳에 보면 불못으로 표현합니다. 즉 하나님의 영원한 형벌을 뜻합니다.

이렇게 약속하신 주님이 어떤 분이십니까? 8절을 보세요. ‘처음이며 마지막이요 죽었다가 살아나신’ 예수님이십니다.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셨지만 다시 살아나신 생명의 주님이시요 역사의 주관자이십니다.

그 주님께서 고난을 감내한 성도와 교회에 생명의 면류관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즉 주님과 생명적인 연합과 교제를 영원토록 누리는 축복의 자리로 초대하신다는 것입니다. 엄청난 축복입니다.

그러므로 이 축복의 약속을 받은 성도와 교회는 주님의 몇 가지 권고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1) 현재 우리가 주님과 복음 때문에 환난과 궁핍과 비방을 당하고 있다면 그것을 두려워하거나 이상하게 여기거나 불평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고난이 예수님의 제자라는 확실한 표요 참된 교회의 표지임을 알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즉 고난은 성도와 교회에 없어서는 안될 축복임을 알고 고난을 감내해야 합니다.
2) 현재 우리가 고난을 당하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고난이 닥칠 것을 예상하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성도의 올바른 자세입니다. 즉 현재의 형통에 자만하지 말고 장차 올 큰 고난을 대비하기 위해 현재를 더욱 경건하게 살아야 합니다.
3) 주님께 죽도록 충성하는 것입니다(10절). 이유는 예수님보다 더 귀하신 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오늘 설교의 핵심주제입니다. “주님께 충성하면 주께서 우리의 생을 책임지신다. 고난까지도 능히 감당하게 하신다.”

성도 여러분, 죽으면 죽으리라고 나선 에스더처럼 주님과 복음을 위해 죽기까지 충성하면 생명의 면류관을 얻습니다. 즉 죽는 자는 삽니다! 이것이 기독교 복음의 역설적인 진리입니다.

그런데 이 진리의 말씀을 제게 비추어보면서 아주 민망했습니다. 제가 주님과 복음 때문에 별로 고난 받는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좋은 시절에 목사가 되어 별 어려움 없이 호강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물었습니다. “주님, 제가 지금 배가 불러서 제 영성이 시들어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 질문은 모든 성도가 물어야 할 신앙의 본질적인 질문입니다. 이유는 주님께서는 우리의 겉모습을 보시는 것이 아니라 속 내면을 보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서머나 교회를 보시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네 환난과 궁핍을 알거니와 실상은 네가 부요한자니라!(9절)” 성도 여러분, 실상이 중요합니다. 속 알맹이가 중요합니다. 목사이기 때문에 영적으로 부요한자가저절로되는것이아닙니다. 겉은 화려한데 속 중심은 영적으로 메말라갈 수 있습니다. 교회의 건물이 웅장하고 주일 예배에 많은 사람이 모이고 헌금 액수가 많아 부요하게 보이지만 실상은 부요한교회가아닐수있습니다. 오히려 영적으로 죽어가는 교회일 수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를 주님께서 보실 때 어떻게 평가하실까요? 우리 한밭교회가 서머나 교회처럼 칭찬 받을 수 있을까요?

제가 유럽에서 살 때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친 다음 날 아침에 공원에 나가보면 뿌리 채 뽑혀 쓰러진 나무들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유럽의 토양은 아주 부드럽고 질이 좋습니다. 비도 많이 내리는 편입니다. 그래서 나무들이 뿌리를 깊이 내리지 않고도 잘 자라서 덩치가 큰 나무들이 많습니다. 그러니 거센 비바람에 덩치 큰 나무들이 뿌리 채 뽑혀 넘어진 것입니다. 대신에 아프리카 사막 지역의 나무들은 물이 부족하고 토양의 질도 나빠서 나무들이 잘 자라지 못해 덩치가 작습니다. 그런데 그 덩치가 작은 나무들은 거센 모래바람에 끄떡하지 않고 버티는데 그 이유는 뿌리를 깊이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물 근원에 조금이라고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온상에서 자라난 화초와 같지 않습니까? 풍요와 안일에 길들여진 우리들이 아닙니까? 그래서 조그만 바람이 일어도 뿌리가 흔들리지는 않습니까? 이런 우리들이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믿음을 강화하려고 고난의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나요? 모든 것 정리하고 사막과 같은 선교지로 달려가야 하나요?

주님께서는 우리의 연약함을 세밀하게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모두를 폴리캅처럼 순교자의 길을 가도록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교회를 서머나 교회처럼 고난 받는 교회로 몰아붙이시지도 않습니다. 우리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요구하시는 인자하신 주님이십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본문의 말씀에서 두 가지만 우리에게 적용하려고 합니다.

1) 지금도 세계 각처에서 고난 받고 있는 교회들이 있는데 그 교회들을 위해 우리가 기도하고 힘 자라는 대로 도와야 할 것입니다.

세계 도처에 고난 받고 있는 교회들이 많습니다. 가까이에는 북한의 지하교회가 그렇습니다. 내일부터 두 주간 봉사하려고 했던 중국의 신학교 강의가 현지 사정으로 취소되었는데 중국의 가정교회들도 그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공산권이나 불교권이나 힌두권이나 모슬렘권에서 박해 받고 있는 교회들도 있습니다. 가족들에게서 쫓겨난 성도들이 극심한 가난 속에서 허덕이고 있습니다. 금번에 27명의 단기선교팀이 다녀온 라오스의 산지족들도 마찬가집니다. 이런 성도들이 우리가 돌보아야 할 형제들입니다.

그러므로 적어도 목장에서 후원하는 선교사님과 그 선교사님께서 섬기시는 교회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도하고 즐겁게 후원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교회가 정말 선교하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2) 장차 닥칠 고난을 대비하는 지혜로운 성도와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서머나 교회에 장차 받을 고난을 미리 알려주신 것은 그들로 하여금 미리 고난을 준비하도록 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오고 오는 모든 시대의 교회들에게도 동일한 준비를 하게 하시려고 사도 요한으로 하여금 이 말씀을 기록하게 하셨고 오늘 우리도 읽게 하셨습니다.

앞으로 닥칠 고난을 잘 준비하려면 지금부터 신앙의 적절한 훈련을 해야 합니다. 서머나 교회에 닥친 세 가지의 고난을 우리도 겪게 될 것을 예상하고 그에 합당한 훈련을 해야 합니다.

l 가난에 대처하는 훈련: simple life, 자발적인 나눔의 훈련, 자신을 위해서는 근검절약하고 남을 위해서는 풍성하기 나누기 등
l 온갖 비방을 이기는 훈련: 감사하는 말과 덕을 끼치는 말을 사용하기, 비방하는 형제들을 향해 참고 용서하고 용납하기 등
l 투옥과 순교를 예상하고 대비하는 훈련: 열악한 환경에서 극기하는 훈련, 고독의 훈련, 기도와 금식 훈련, 죽음을 대비하기, 유언장 쓰기, 천국에 대한 소망을 품기, 단기선교에 참여하기, 여름수련회에 자녀들을 보내기 등

성도 여러분, 지금 우리의 신앙을 병들게 하는 것은 풍요와 안일입니다. 가난을 증오하고 부를 숭배하는 물량주의가 한국교회 안에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습니다. 십자가와 고난의 신학을 풍요와 번영의 신학으로 바꾸어놓았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물론 자녀들의 신앙 훈련도 뒷전입니다. 자녀들이 우선에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신앙을 생각하자는 것입니다. 고난에 동참하고 고난을 준비하는 교회와 성도이기를 고집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고난이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되어야 하나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무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나를 따르려면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이것이 성도와 교회를 향한 주님의 영원한 명령입니다. 여러분은 주님을 따르겠습니까? 아니면 시대정신을 따르겠습니까?

주님을 사랑하면 주님을 위해 고난도 달게 받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주님을 사랑하는 자에게는 고난이 따릅니다. 그러나 그 고난 뒤에는 부활이 있습니다. 이것이 기독교 신앙의 신비입니다.

성도 여러분, 다시 말씀 드립니다. 교회를 향한 주님의 평가는 우리의 평가와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교회 건물의 크기나 성도의 수나 재력을 보고 괜찮은 교회라고 부러워하지만 우리 주님은 서머나 교회처럼 예수님과 복음 때문에 극심한 고난 가운데 있지만 그 고난을 감내하는 아름답고 순결한 믿음을 보시고 건강한 교회라고 칭찬하십니다.

오늘 우리는 교회의 두 번째 표지인 고난을 생각했습니다. 고난이야말로 성도와 교회의 당연한 표지입니다. 지금 이 시간 고난 받고 있는 형제들과 교회들을 위해 기도하고 도웁시다. 그리고 장차 닥칠 고난을 미리 대비하는 의미에서 의도적으로 가난하게 살고자, 단순하게 살고자, 시대에 뒤떨어진 자처럼 살고자 몸부림쳐보세요! 혹 지금 여러분이 이런 저런 고난에 처해 있다면 믿음으로 잘 감내하십시오! 그러면 하늘의 신령한 것들이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주께서 기뻐하셔서 여러분들의 삶을 책임지실 것입니다.

산상수훈의 8복 중에서 예수님께서 가장 강조한 복은 주님 때문에 핍박 받는 자의 복입니다.
(마 5:10-12)『[10]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라 [11] 나로 말미암아 너희를 욕하고 박해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슬러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12]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도 이같이 박해하였느니라』

고난 가운데 믿음을 지켜서 주님께 죽도록 충성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