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서신의 수신지인 골로새 교회가 위치한 골로새는 소아시아의 서남에 위치한 동서교통의 요지로, 동서사상의 교류장소로서 여러가지 종교와 철학이 흥왕하였으며 라오디게아, 히에라볼리와 함께 번영했던 도시다. 에베소에서 동쪽으로 약 160km정도 떨어져 있으며 브루기아주의 서남쪽에 있는 리쿠스 평야 중앙을 흐르는 메안더 강의 지류인 리쿠스 강 계곡의 동쪽에 위치해 있었다. 즉 인근의 라오디게아에서는 동쪽으로 약 19km 지점에, 또 히에아볼리에서는 남동쪽으로 약 21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여 모직과 피륙 공업이 발달한 상공업의 중심지였으나 무역로가 동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이웃해 있는 히에아볼리와 라오디게아 같은 도시들이 번영하게 되고 골로새는 쇠퇴하여 바울 시대에는 작은 도시가 되고 말았다. 이 도시의 주민들은 여러 민족이 섞여 있었는데 브루기아의 원주민들과 그리스에서 온 이주민들 그리고 여기에 안티오쿠스 3세의 유대인 이주 정책에 따라 많은 유대인들이 이곳에 이주하여 살게 되었다. 그러므로 골로새서는 작은 도시였으나 다양한 문화적 현상과 종교적 요소들이 혼합되어 나타났다. 후에 이곳의 유대인들은 골로새 교회에 적잖은 유대주의적 이단 사상을 퍼뜨린 사람들로 알려진다(골2:16).

한편 골로새 교회가 언제 누구에 의해서 세워졌는지는성경에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자세히 알 수 없다. 또한 본서를 기록할 당시 바울은 골로새 교회를 미처 방문하지 못하였으며, 그 교회의 성도들 가운데 아직 바울의 얼굴도 보지 못한 이들이 있다고 하는 점으로 보아 골로새 교회를 바울이 세우지 않았음이 확실하다. 그러나 비록 바울 자신이 직접 이 교회를 세우지는 않았으나 본서와 골로새에 있던 빌레몬에게 보낸 바울의 편지인 빌레몬서의 내용을 볼 때 골로새 교회는 바울에게서 복음을 들은 에바브라가 세웠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렇게 볼 때 바울은 간접적으로 골로새 교회를 세운 자가 되는 것이다. 즉 에바브라는 바울이 에베소의 두란노 서원에서 3년 동안 사역할 때 그곳에서 빌레몬, 아킵보와 함께 바울에게서 복음을 들었는데 후에 고향으로 돌아와 빌레몬과 함께 교회를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골로새 교회는 주로 개종한 이방인들로 구성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골로새 교회는 여러 사상들로 인한 많은 문제를 야기시킬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사도 바울이 본 서신을 기록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에바브라가 당시 골로새 교회를 위협하는 혼합주의적인 이단들의 가르침에 대한 소식을 전하였기 때문이다. 본서에서 에바브라가 전한 이단들의 가르침이 무엇이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명확하게 밝히는 것은 어렵지만 본서 내용이 골로새 교회에 있었던 이단 사상에 대해 암시해 주고 있는 사실에 근거하여 다음 몇 가지로 특징 지을 수 있다.

첫째로 유대교적인 요소로서, 이것은 절기를 지키는 것이나 부정한 음식으로 규정된 특정한 음식을 금하여 의식적 정결을 유지하는 유대주의적 관습이나 할례에 관한 문제였다.

둘째는 이방적인 요소로서, 이것은 철학적인 특징을 지니며 ‘철학과 헛된 속임수’라는 말로 묘사되어 있다. 이러한 사상이 구체적으로 가리키는 바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기는 어렵지만 2세기에 들어서 절정은 이룬 영지주의의 초창기 모습인 원시 영지주의적 혼합주의로 생각되는 바 사도 바울은 이것들을 ‘세상의 초등학문’이라고 규정하여 경계하도록 하였다.

셋째는 위장된 기독교적 요소로서, 이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인하며 그리스도의 유일하신 중보자요 구원자되심을 부인하는 심각한 사상이였다. 그래서 바울은 본서를 통해 그리스도의 위대하심과 완전한 구세주로서의 그리스도의 최고 주권과 온전하심을 강조하는 데 많은 힘을 기울였다.

넷째는 영지주의 사상과 관련되는 것으로 보여지는 천사숭배 사상과 금욕주의 및 확인되지는 않으나 여러 민족이 모여서 살았던 골로새에는 여러 배타적인 사상들과 유치한 사상들이 있었을 것이다.

바울은 이와 같이 이단들의 거짓 가르침에 빠질 위험에 처해 있는 골로새 교회로 하여금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절대적인 구주시오 그분만이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중보자이심을 확실하게 믿도록 하며 이단들의 가르침을 물리치고 견고한 신앙을 가지며 성결한 생활을 하게 하기 위하여 본서를 기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