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왕에게도 그런 '동년배'가 있었는데, 바로 오늘 본문에 "솔로몬의 생전에 그 앞에 모셨던 노인들"이라고 나타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솔로몬 왕과 함께 '일국을 호령하고 일세를 풍미하면서' 실로 찬란한 청년기를 보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들 모두는 인생의 종반기도 같이 맞이하게 되었는데, 이 시점에 와서 양자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으로 나누어지게 되었습니다.
솔로몬은 왕으로서 일평생 최고의 영광을 누리고 살았지만 그 끝이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솔로몬 왕을 모시고 이스라엘의 최고 전성기를 함께 이룩해 내었던 신하들 중에 끝까지 훌륭한 노년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자기 인생의 유종지미를 거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았고 같은 직업에 종사했으며 한솥밥을 먹었다고 할 만큼 가까운 관계였던 솔로몬 왕과 그의 측근 신하들이었지만 그들의 인생 종반부는 이처럼 180도로 달랐던 것이었습니다.
'솔로몬 왕'과 '그 앞에 모셨던 노인들'은 과연 어떻게 자신의 노년 시대를 정반대로 보내게 되었습니까?
오늘 어버이주일을 맞이하여 저는 본문의 말씀을 통해 '나이로는 같이 늙어 가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르게 늙어 가는' 노년이 각각 어떤 모습인지를 함께 상고해 보고자 합니다.
1.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육신적 안락'만을 추구하는 노년은 '심령이 어두워지는 수치' 가운데 살게 됩니다.
11장 1절부터 8절에 "1솔로몬 왕이 바로의 딸 외에 이방의 많은 여인을 사랑하였으니 곧 모압과 암몬과 에돔과 시돈과 헷 여인이라 2여호와께서 일찌기 이 여러 국민에게 대하여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저희와 서로 통하지 말며 저희도 너희와 서로 통하게 말라 저희가 정녕코 너희의 마음을 돌이켜 저희의 신들을 좇게 하리라 하셨으나 솔로몬이 저희를 연애하였더라 3왕은 후비가 칠백 인이요 빈장이 삼백 인이라 왕비들이 왕의 마음을 돌이켰더라 4솔로몬의 나이 늙을 때에 왕비들이 그 마음을 돌이켜 다른 신들을 좇게 하였으므로 왕의 마음이 그 부친 다윗의 마음과 같지 아니하여 그 하나님 여호와 앞에 온전치 못하였으니 5이는 시돈 사람의 여신 아스다롯을 좇고 암몬 사람의 가증한 밀곰을 좇음이라 6솔로몬이 여호와의 눈앞에서 악을 행하여 그 부친 다윗이 여호와를 온전히 좇음 같이 좇지 아니하고 7모압의 가증한 그모스를 위하여 예루살렘 앞 산에 산당을 지었고 또 암몬 자손의 가증한 몰록을 위하여 그와 같이 하였으며 8저가 또 이족 후비들을 위하여 다 그와 같이 한지라 저희가 자기의 신들에게 분향하며 제사하였더라"고 기록했습니다.
솔로몬 왕은 '지혜'와 '부귀영화' 그리고 '성전 건축'으로 명성이 높았지만, 그의 인생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수많은 이방 여인들과 결혼을 한 것이었습니다.
"후비"는 '왕비'를 가리키며 "빈장"이란 '후궁' 또는 '첩'을 뜻하는데, 그들의 수가 각각 무려 "칠백 인"과 "삼백 인"이나 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그 중에는 "바로의 딸"의 경우처럼 외국과의 정치적 동맹을 위한 정략결혼들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천 명'이나 되는 여인들이 다 그렇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숫자였으며, 그 중에 대부분은 그저 솔로몬의 육신적 욕망에 따른 결혼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본문에서 솔로몬 왕이 "이방의 많은 여인을 사랑하였으니"라든지 "저희를 연애하였더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이 그런 배경을 충분히 짐작하게 해 줍니다.
특히 그는 나이가 들면서 그런 젊은 여인들의 품에 둘러싸여 지내는 것을 더욱 즐기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솔로몬이 왕이 자신의 육신적 안락에만 사로잡히게 되면서 그의 심령은 심각한 병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바로 4절에 "솔로몬의 나이 늙을 때에... 왕의 마음이 그 부친 다윗의 마음과 같지 아니하여 그 하나님 여호와 앞에 온전치 못하였으니"라고 기록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그가 영적으로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었음을 가리킵니다.
전성시절에는 아버지 다윗에 못지않은 훌륭한 신앙인이었던 솔로몬이 그처럼 신앙의 파선에 이르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곧 "왕비들이 그 마음을 돌이켜" 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자기 주변에서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주는 여인들에만 정신이 팔려 살다 보니 자연히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지켜야 할 신앙생활에 대해서는 점점 더 나태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젊은 시절의 솔로몬 왕은 그처럼 지혜로운 마음의 소유자로 명성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노년에 가서는 오로지 자신의 육욕만을 좇다가 치명적인 '영적 노화'에 걸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솔로몬 왕의 '여호와 앞에서 온전치 못한 마음'은 끝내 그 자신을 우상숭배에까지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아스다롯"은 유명한 바알 우상의 아내로서 자녀 생산의 상징이었고, "몰록"은 인신 제사로 악명 높았던 암몬 족속의 우상이었으며, "그모스"는 모압 족속의 '민족 신'이었습니다.
솔로몬 왕을 둘러싸고 있던 수많은 여인들이 대부분 다 그런 우상을 숭배하는 '이방의 여인'들이었던 까닭에 그들이 "왕의 마음을 돌이켜" 하나님께로부터 떠나 "다른 신들을 좇게" 만들었던 것이었습니다.
물론 솔로몬도 한순간에 우상숭배로 넘어갔던 것은 아닐 것이며, 처음에는 '내가 이러면 안 되지.' 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그 여인들을 귀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그들의 간청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그들이 원래 섬기던 신들을 위한 분향단이나 산당을 세우는 것을 허락해 주었을 것입니다.
그런 후에 그 여인들이 "솔로몬 임금님도 저랑 같이 한 번만 가 주세요."라고 애교를 피우며 떼를 쓰자 '그래, 이번 한 번만' 하면서 따라가다가 끝내 자기도 우상숭배에 빠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런 결과를 낳게 될 것을 잘 알고 계셨던 까닭에 "너희는 저희와 서로 통하지 말며"라고 불신결혼을 금지시켰지만 솔로몬은 그 율법을 지키지 않다가 결국 "저희가 정녕코 너희의 마음을 돌이켜 저희의 신들을 좇게 하리라"고 하나님께서 경고하신 그대로 되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런 솔로몬의 영적 타락은 실로 엄청난 비극을 불러오게 되었습니다.
이어지는 9절부터 13절에 기록하기를 "9솔로몬이 마음을 돌이켜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떠나므로 여호와께서 저에게 진노하시니라 여호와께서 일찌기 두 번이나 저에게 나타나시고 10이 일에 대하여 명하사 다른 신을 좇지 말라 하셨으나 저가 여호와의 명령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11여호와께서 솔로몬에게 말씀하시되 네게 이러한 일이 있었고 또 네가 나의 언약과 내가 네게 명한 법도를 지키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결단코 이 나라를 네게서 빼앗아 네 신복에게 주리라 12그러나 네 아비 다윗을 위하여 네 세대에는 이 일을 행치 아니하고 네 아들의 손에서 빼앗으려니와 13오직 내가 이 나라를 다 빼앗지 아니하고 나의 종 다윗과 나의 뺀 예루살렘을 위하여 한 지파를 네 아들에게 주리라 하셨더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두 번이나" 솔로몬에게 나타나셔서 그의 불신결혼을 경고하셨지만 솔로몬은 그 "여호와의 명령"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 그에게 "진노"하시게 되었는데, 그 벌은 바로 장차 이스라엘이 둘로 나누어지면서 다윗 왕조의 왕권 또한 반토막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전도서 등을 보면 솔로몬 왕은 적어도 죽기 전에는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회개했음이 틀림없지만, 그 노년 시대의 대부분을 이처럼 육신의 정욕에 사로잡혀 영적으로 최악의 상태로 떨어짐으로써 실로 부끄러운 인생 말년을 보내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젊을 때에 신앙생활을 잘했다고 해서 그것이 평생토록 절로 계속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주일학교와 S.F.C.를 통해 잘 교육을 받고 청장년기에 집사와 장로로 임직을 받아 교회를 잘 섬겼다 해도 오히려 노년에 들어서서 탈선하거나 파선에까지 이를 수도 있습니다.
소위 '갱년기 장애'라는 것이 생기듯이 '노년기의 영적 위기'도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육신적 안락에만 더욱 몰두하게 됨으로써 일어나게 됩니다.
노인에게는 '내가 지금까지 온갖 고생만 하고 살았으니 이제 여생만이라도 어찌하든지 나 자신의 즐거움과 행복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가 쉽습니다.
젊을 때 자기 마음대로 못해 본 것들을 죽기 전에 마음껏 누려 보고 싶다는 욕망이 고개를 치켜들며 올라오게 되는 것입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라는 가사의 대중가요도 그런 심정을 반영해 주는 노래가 아닌가 짐작됩니다.
하지만 그처럼 육신적인 안락과 행복에만 정신이 사로잡히게 되면 영적으로는 자연히 나태와 실족에 빠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항상 '내 자식들이 나를 얼마나 잘 봉양해 주나?' 혹은 '젊은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잘 공경해 주나?' 하는 것들에만 온통 신경이 쓰이다보니, 자기보다 훨씬 더 위에 계신 하나님을 받들어 모시고 경외하며 섬겨야 할 것을 잊어 먹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치명적인 '영적 치매' 현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사람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욕심이 많아진다.'는 말을 꼭 명심해야 합니다.
그처럼 자기 자신만 모르는 사이에 점점 더 '자기중심'이 되면 사람 앞에서나 하나님 앞에서나 '추한 노인'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어찌하든지 내 육신이 평안한 여생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에만 빠지게 되면 결국 영안이 어두워지고 신앙생활이 나태해지는 부끄러운 인생 말년으로 끝나고 만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고 스스로 경계하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 연로하게 될수록 '자신의 후손을 바른길로 인도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노년은 '백발의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12장 1절부터 5절의 말씀에 "1르호보암이 세겜으로 갔으니 이는 온 이스라엘이 저로 왕을 삼고자 하여 세겜에 이르렀음이더라 2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이 전에 솔로몬 왕의 얼굴을 피하여 애굽으로 도망하여 있었더니 이제 그 소문을 듣고 오히려 애굽에 있는 중에 3무리가 보내어 저를 불렀더라 여로보암과 이스라엘의 온 회중이 와서 르호보암에게 고하여 가로되 4왕의 부친이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이제 왕의 부친이 우리에게 시킨 고역과 메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왕을 섬기겠나이다 5르호보암이 대답하되 갔다가 삼일 후에 다시 내게로 오라 하매 백성이 가니라"고 기록했습니다.
솔로몬의 뒤를 이은 "르호보암" 왕은 자신의 대관식을 "세겜"에서 거행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좀 비정상적인 것이었습니다.
원래 이스라엘 왕의 즉위식은 당연히 이스라엘의 수도인 예루살렘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이스라엘이 저로 왕을 삼고자 하여 세겜에 이르렀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북쪽에 있던 '열 지파'들의 정치적 압력이 높아지고 있었음을 반영해 줍니다.
르호보암이 그런 변칙적인 요청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세겜으로 간 이유도 그 북조 지파들의 지지를 받고자 함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세겜'은 나중에 남북조가 분열한 후에 북조 이스라엘의 수도가 된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 세겜에 "여로보암"이라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그는 솔로몬 왕 시절에 위험인물로 낙인이 찍혀서 애굽으로 도망쳤던 사람이었는데, "무리가 저를 불러" 지금 르호보암이 즉위식을 하려는 세겜으로 오게 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북조 열 지파에서는 다윗 왕조를 떠나려는 분위기가 이미 형성되고 있었으며 그 세력이 여로보암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었음을 명백히 반영해 준 행동이기도 했습니다.
르호보암은 그처럼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하고 위험한 시기에 왕위를 물려받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 여로보암을 앞세운 북조 이스라엘의 "회중"이 르호보암 왕을 찾아와서 한 가지 청원을 올렸습니다.
"왕의 부친이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라는 말은 솔로몬 왕이 초기에는 그야말로 성군이었지만 말기에 와서는 순전히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 백성에게 과중한 세금과 부역을 부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혹사에 '학을 뗀' 백성들은 "이제 당신은 그런 짐을 우리에게서 벗겨 주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당신께 충성하는 신민이 되겠습니다.
"라고 요청해 왔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민족 분단'이라는 비극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르호보암 왕에게 주어진 것이었는데, 그는 좀 생각해 보고 "삼일 후"에 답변해 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계속되는 6절 이하 11절에 "6르호보암 왕이 그 부친 솔로몬의 생전에 그 앞에 모셨던 노인들과 의논하여 가로되 너희는 어떻게 교도하여 이 백성에게 대답하게 하겠느뇨 7대답하여 가로되 왕이 만일 오늘날 이 백성의 종이 되어 저희를 섬기고 좋은 말로 대답하여 이르시면 저희가 영영히 왕의 종이 되리이다 하나 8왕이 노인의 교도하는 것을 버리고 그 앞에 모셔 있는 자기와 함께 자라난 소년들과 의논하여 9가로되 너희는 어떻게 교도하여 이 백성에게 대답하게 하겠느뇨 백성이 내게 말하기를 왕의 부친이 우리에게 메운 멍에를 가볍게 하라 하였느니라 10함께 자라난 소년들이 왕께 고하여 가로되 이 백성들이 왕께 고하기를 왕의 부친이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우리를 위하여 가볍게 하라 하였은즉 왕은 대답하기를 나의 새끼손가락이 내 부친의 허리보다 굵으니 11내 부친이 너희로 무거운 멍에를 메게 하였으나 이제 나는 너희의 멍에를 더욱 무겁게 할지라 내 부친은 채찍으로 너희를 징치하였으나 나는 전갈로 너희를 징치하리라 하소서"라고 기록했습니다.
르호보암은 먼저 "그 부친 솔로몬의 생전에 그 앞에 모셨던 노인들"에게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물어보았습니다.
이들은 솔로몬 왕 때부터 그와 함께 이스라엘을 다스렸던 노련한 정치계의 원로들이었습니다.
평생 정치를 하면서 살았고, 더욱이 이스라엘의 최고 영광스러운 전성기를 이룩했던 일등공신들이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유능하고 경험이 풍부한 정치 고문'답게 "왕이 만일 오늘날 이 백성의 종이 되어 저희를 섬기고 좋은 말로 대답하여 이르시면 저희가 영영히 왕의 종이 되리이다"라고 실로 적절한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그것은 왕이 정치적 권력을 그저 자기 자신을 높이기 위해 쓸 때에는 폭군이 될 수밖에 없지만 그것을 오직 백성을 섬기는 자세로 사용하면 결국 자신에게는 더 큰 권위와 명예로 되돌아오게 되어 있다는 진리를 일깨워 준 말이었습니다.
실로 국가 분단의 위기를 극복하고 르호보암 자신도 명군이 될 수 있는 지혜가 그 노인들에게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르호보암은 그 말이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그는 "노인의 교도하는 것을 버렸다"고 했는데, 이 말은 그가 다른 조언을 받아서 비교해 보기도 전에 벌써 그 노인들의 조언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았음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르호보암은 그 대신에 "자기와 함께 자라난 소년들과 다시 의논"을 했습니다.
즉 그는 자기의 동년배, 어릴 때부터 자기와 같이 돌아다니며 놀았던 새파란 젊은이들과 그 중대한 국가의 대사를 논했던 것입니다.
그 젊은 친구들의 생각은 원로대신들의 충고와는 정반대였습니다.
그들은 르호보암에게 "나의 새끼손가락이 내 부친의 허리보다 굵다"고 그 백성들에게 호통을 치면서, "내 부친은 채찍으로 너희를 징치하였으나 나는 전갈로 너희를 징치하리라"고 바짝 겁을 주라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 기어오르려고 하는 건방진 백성들은 초장부터 꽉 잡아 놔야 됩니다.
'라는 뜻이었습니다.
그것은 실로 혈기만 가득 찬 '무분별한 조언'이었지만 르호보암 왕은 '노인의 지혜로운 교도' 대신에 그 말을 들었고 그 결과 이스라엘은 즉시 남북 분열이라는 비극으로 치닫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노년 세대에 비해 정말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사랑방에 온 동네사람들이 모여 소식을 나누던 세대'와는 달리 이들은 소위 'IT'(intelligent technology) 즉 최첨단 '정보기술'에 익숙합니다.
두세 세대 전만 해도 '일자무식'이 그리 드물지 않았지만 지금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영어회화'를 배우는 시대입니다.
'서울 구경' 한 번 하는 것이 평생소원이었던 노인들과는 달리 요즘의 청년 세대는 문자 그대로 '지구촌을 누비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물론 '생각하는 것'도 청년 세대와 노년 세대는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는 방식이 그처럼 다르니 사고 구조부터가 근본적으로 다르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년 세대가 청년 세대에게 정신적, 영적으로 '꿀리게' 되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젊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 해서 그냥 추켜세워 주기만 하는 노인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되는 것입니다.
노인 세대가 청년 세대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았고 훨씬 더 많은 인생의 경험을 쌓았으면 당연히 젊은이들은 알지 못하는 '지혜'를 소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만약 그런 것이 없다면 그야말로 '나이 헛먹은 노인'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손자를 볼 나이까지 되었으면 한 가정을 하나님 앞에서 바로 세울 수 있는 인생의 조언을 젊은 부부들에게 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평생토록 하나님을 믿고 살아왔으면 차세대 신앙의 후손들에게 어떻게 교회를 위해 충성하며 교역자를 대접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숙달된 조교'처럼 가르쳐 줄 줄 알아야 마땅한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야말로 '백발의 면류관'이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노인이 그런 지혜를 발휘할 때에 젊은이들은 그 '센 머리' 앞에서 절로 '일어서게' 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오직 한평생 여호와를 경외하며 살아온 노인만이 가질 수 있는 '지혜로운 교도'로써 한 가정, 한 교회, 더 나아가서 한 국가의 장래까지 바른길로 이끌어가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성도 여러분, 비록 같이 늙어가고 같이 노인이 되고 있었지만 '솔로몬 왕'과 '그 앞에 모셨던 노인들'은 정반대의 노년 시대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같이 늙어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전혀 '같이 늙어가지 않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솔로몬 왕은 평생토록 부귀영화를 누렸으면서도 노년에 가서 더욱 '육신의 안락'만 추구하다가 끝내 '심령이 어두운 노인'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야말로 영적으로 '용두사미'(龍頭蛇尾)의 인생이 된 것입니다.
반면에 '그 앞에 모셨던 노인'들은 일평생 왕을 충성스럽게 모시고 국가의 발전을 위해 전심전력으로 봉사하며 산 후에 노년에 가서도 그 후손과 민족의 장래를 위해 '지혜로운 교도'를 해 줄 알았습니다.
그런 '백발의 영광'이야말로 실로 그 인생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아니었겠습니까?
그 반대로 생각해 보자면, 자녀는 부모로 하여금 노후의 생활에 대해 스스로 걱정하지 않게 해 드려야 마땅합니다.
여러분 가운데 어릴 때에 '내가 어떻게 먹고 살지?'라고 염려해 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걱정은 부모에게 완전히 다 맡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그렇게 나를 양육해 주신 부모가 육신적으로 약해지고 사회적 생활력이 떨어졌을 때 그분들의 생계 문제는 당연히 자식이 기꺼이 책임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부모로 하여금 자신의 노후의 생활에 대해 염려하게 만들면 그들의 신앙까지도 시험에 들고 실족하게 될 수 있으며 그것은 자식으로서는 그야말로 '최악의 불효'가 되고 말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자녀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 바로 '지혜로운 교도'인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비록 그 분들의 '겉사람'은 쇠하여졌지만 그 '속사람'은 더욱 성숙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 부모님들이 직장에서는 명예퇴직을 하시고 사업체는 자녀에게 물려주셨지만 젊은이들이 결코 가질 수 없는 '인생과 신앙의 노하우'를 여전히 보유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것을 배우지 못하고 지키지 못하면 그 분들이 '라면 한 개를 일부러 불려 먹으면서 허기를 채우고' '철야작업으로 뻐근한 통증을 파스 한 장으로 견디는' 고생 끝에 이룩해 낸 이 조국의 번영과 평화를 오히려 '함께 놀면서 자라난 소년' 세대가 하루아침에 다 '말아먹어' 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 자신에 대한 욕심만 늘어가게 되면 오직 본인만 모르는 가운데 실제로는 '추한 노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칠팔십 년을 살았으면서도 '바른길로 이끄는 지혜'를 후손들에게 가르쳐 주지 못한다면 이미 힘도 없고 돈도 없는 몸이니 그야말로 '아무 낙이 없는 인생'으로 끝나고 마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 경향교회의 부모님들은 결코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비록 육신은 병약해지더라도 그 심령은 더욱 '천당소망'을 굳게 붙잡고 늘 기쁨과 감사만 충만한 가운데 정말 '멋있고 아름답게 늙어가는' 노년이 되셔야 합니다.
여러분은 비록 '뒤주 창고 열쇠'는 며느리에게 이미 물려주었다 할지라도 '평생토록 여호와를 경외하며 교회에 충성을 바치면서 얻은 지혜'를 가장 귀중한 보배처럼 여전히 간직함으로써 자녀들이 더욱 공경하며 받들어 모실 수밖에 없는 '백발의 면류관'을 쓰고 사셔야 하는 것입니다.
경향의 모든 어버이들께서는 이처럼 연로할수록 자신의 '속사람'은 날로 더 새로워지며 그 '지혜로운 교도'로써 후손의 미래를 축복으로 이끄는 실로 '영광스러운 신앙의 선조'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