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2장 1~4절>

천로역정을 쓴 존 번연은 영국이 낳은 청교도입니다. 또한 신앙가이며 극작가입니다. 그가 국왕의 무리한 명령을 어김으로 미움을 사서 감옥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간수장이 조용히 옥문을 열어주며 “잠깐 집에 가서 쉬었다 오라”고 말했습니다. 존 번연은 고맙다고 집으로 갔다가 조금 후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간수장이 왜 빨리 돌아왔냐고 물었더니 존 번연은 “당신의 호의는 고맙지만 이것이 성령의 인도는 아닌 것 같아서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조금 후에 국왕이 감옥에 시찰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확인 후 돌아갔습니다. 그러자 간수장이 존 번연에게 말했습니다. “목사님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행동하셔서 나도 살고 목사님도 살았습니다. 앞으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자유롭게 하십시오.”

오늘은 하나님이 세상에 성령을 보내신 날입니다. 그래서 오늘을 성령 강림주일이라고 합니다. 성령은 삼위 하나님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 모두 같은 하나님이시나 위는 3위입니다. 그래서 이를 삼위일체라고 부릅니다. 성부 하나님은 창조주이시고, 성자 하나님은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오셔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하나님, 그리고 성령 하나님은 예수 승천 후 오셔서 성도들을 돕고 인도하시고 섭리하시는 영이십니다. 예수님은 부활 후 40일 동안 세상에 머무르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기도하라. 그리고 성령을 받으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당부대로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기도한지 10일만에, 예수님이 부활하신 지 50일째 되던 날에 성령이 강림하셨습니다. 그 날이 오순절 날입니다. 본문은 “오순절 날이 이르매… 한곳에 모였더니 홀연히 하늘로부터 성령이 임했다”고 말씀합니다. 바로 오늘이 예수 부활 후 50일째 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오늘을 오순절이라고도 부르고 성령강림주일이라고도 부르는 것입니다. 본문은 그 성령이 세상에 오시는 모습을 몇가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오순절 날

오순절은 유대인의 3대 명절 중 하나입니다. 오순절은 50일이라는 뜻입니다. 이날은 유월절 명절이 끝나는 날로 보리 곡식단을 제물로 드려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날부터 밀 추수가 끝나는 7주간인 49일 다음날을 오순절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날을 칠칠절 또는 초실절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때 제자들은 다락방(행 12:12)에 모여 뜨겁게 기도를 했습니다. 그곳에 12제자들 뿐만 아니라 부활을 목격한 다른 제자들을 포함하여 120여명이 모여 기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성령이 강림하셨습니다. 그 모습을 성경은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성경은 성령이 “급하고 강한 바람같이” 임했다고 기록합니다. 바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바람은 소리 때문에 알 수 있습니다. 그날 다락방에 성령이 임하시는데 바람같이 임하였다고 말씀합니다. 두 번째로 성령은 “불의 혀같이” 임하셨다고 기록합니다. 성령은 영이십니다. 그렇기에 인간의 눈으로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불의 혀같이, 즉 불꽃과 같은 모습으로 임하셨다고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그곳에 불덩어리가 떨어졌다는 말입니다. 사람의 눈에 보일 정도로 불덩어리가 뜨겁게 떨어졌다는 말입니다.

세 번째로 그로 인해 “방언을 말했다”고 말씀합니다. 성령이 임한 증거가 나타났는데 그것이 방언으로 나타났습니다. 5절에서는 “그 때에 천하 각국으로부터 와서 예루살렘에 모였다”고 말씀합니다. 그곳에 14개국에서 120여명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성령이 임하자 그들이 방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말은 언어가 통일되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날 모두 성령을 충만히 받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들의 모습이 술취한 사람들처럼 보였습니다. 그것을 성경은 성령충만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도행전을 보면 교회의 일꾼 될 자격 기준을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받는 사람”(6:3)이라고 정해놓았습니다. 그렇게 초대교회 때는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7명을 선택하여 첫 집사로 안수(6:5)하여 임명하였습니다. 교회의 첫 일꾼은 지혜롭고 믿음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령이 충만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즉 신앙인의 자격 중 필수조건이 성령충만인 것입니다.

영어로 성령충만을 “Full of the Holy Sprit”라고 합니다. 이를 물로 비유하면 그릇에 물이 가득한 것보다 더 강하고 높은 표현입니다. 말하자면 “그릇에 물이 철철 넘치다”라는 표현입니다. 또 사람의 마음으로 따지자면 “주의 영이 가득 넘치다”라는 표현입니다. 성령충만이라는 말은 예수께서 세상에 오시기 전부터 사용된 언어입니다. 세례요한은 “모태로부터 성령충만함을 받았다”(눅 1:15)고 하였습니다. 그때 모친도, 부친도 “성령에 충만하였다”(1:41, 67)고 말씀합니다. 또 예수 자신도 누가복음 4장 1절에 보면 “성령이 충만함을 입었다”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예수님 승천 후 제자들이 다락방에 모여 10일 동안 기도했더니 그곳에서 성령 충만함을 받았고 그로 인해 방언을 하였다고 말씀합니다. 신앙생활은 영적 생활입니다. 신앙인은 성령의 영적 은혜를 입어야 합니다. 성령이 충만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성령께서 내 삶을 지키시고 인도하실 것입니다.

비움

그러면 어떻게 해야 성령이 충만하게 임합니까? 여기에 갖추어야 할 조건이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이 비움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말씀대로 다락방에 모여 10일간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때 제자들이 다락방에서 열흘동안 무슨 기도를 하였겠습니까? 그들은 비우는 기도, 즉 회개의 기도를 하였을 것입니다. 회개의 기도가 비움의 기도입니다. 회개는 내 안을 정화하는 작업입니다. 내 안에는 온갖 세상적인 것들로 가득합니다. 욕망, 탐심, 시기, 질투, 음란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곳에 어떻게 성령이 임재하시겠습니까? 그래서 비우는 것입니다. 그것이 회개의 기도입니다. 제자들은 10일간 철저하게 비웠을 것입니다. 그들이 철저하게 비우고 씻어낸 것이 몇가지 일 것입니다.

첫째가 무능함입니다. 그들은 주님 앞에서 3번씩이나 부정하였던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도망다니고 숨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무능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불신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고 곧 부활할 것이라는 것을 여러 번 예고하셨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전혀 감도 잡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했습니다. 모두 불신 때문입니다. 그 불신을 회개하였을 것입니다. 셋째는 오해입니다. 예수님은 큰 뜻을 가지고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래서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고 죽음의 자리로 가셨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예수님 때문에 큰 덕을 보려고 했습니다. 크게 성공해 보려고 누가 더 높으냐 논쟁도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예수님에 대한 큰 오해였고 착각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유다의 오해와 착각은 너무나 컸습니다. 그 모습들은 모두 생각하면 부끄럽고 창피한 모습입니다. 그들은 그것을 회개하였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는 사모함입니다. 그들은 속에 있는 것들을 다 비우고 성령의 임재를 기다렸습니다. 성령은 기다림과 사모함이 있는 곳에 임하십니다. 성령은 준비된 곳에, 준비된 마음에 오십니다. 그때 내가 영접해야 오십니다. 그래서 새신자들을 영접하게 할 때 이 수순을 밟게 하는 것입니다.

준비 중요

성경에 보면 그렇게 준비를 잘해서 성령을 충만하게 받았던 사례가 있습니다. 그것이 고넬료의 경우입니다. 고넬료는 로마사람이고 군인이고 이방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방인 고넬료는 항상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루는 9시에 기도하는데 환상 중에 “욥바에 있는 베드로를 청하라”는 계시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경건한 사람을 욥바로 보냈습니다. 가이사랴는 예루살렘으로부터 104km 떨어진 해안도시입니다. 로마 총독이 있는 곳이고 로마 군대의 주둔지입니다. 그는 총독 보호를 위해 배치된 군대의 백부장으로 그곳에 살고 있었습니다. 성경은 그 백부장은 아주 신실한 신앙인이고 의로운 사람이고 경건한 사람이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 백부장이 베드로에게 사람을 보냈습니다. 그때 성령이 베드로에게 “두 사람이 찾아올 것이니 의심하지 말고 따라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따라가 보니 고넬료의 집이었습니다. 베드로가 고낼료의 집에 도착하여 “왜 나를 초청하였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고넬료가 그 간의 사정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흘 전 제 9시에 기도시간이 되어 기도를 하는데 천사가 욥바에 있는 베드로를 청하라고 계시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보냈는데 이렇게 오셨다니 참 감사합니다.” 그 말을 듣고 베드로가 깜짝 놀랐습니다. 먼저는 이 이방인이 기도하였다는 것이 놀라웠고 또 성령이 그 이방인에게 계시를 하였다는 것이 놀라웠고 또 이 이방인이 성령이 지시하신대로 순종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그때 그 집에 성령이 임하였습니다. 그래서 가족 모두에게 세례를 베풀게 되었습니다. 이방인의 집에 성령이 임하다니 놀라운 이야기 아닙니까? 이것은 기적입니다. 유대인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행 10장 45절에서도 “베드로 일행이 이방인에게도 성령을 부어주심으로 인하여 놀랐다”고 기록합니다. 천국에 가면 두가지 때문에 놀란다고 합니다. 하나는 천국에 와야 할 사람이 보이지 않아서 놀라고, 또 하나는 천국에 가리라고는 상상도 못한 사람이 천국에 와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구별하거나 차별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 안에는 장벽도 없습니다. 유독 사람만 사람을 차별하고 구별하고 장벽을 높게 두르는 것입니다.

고넬료 집에 성령이 임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준비 때문입니다. 제자들이 10일 동안 다락방에서 기도로 준비하여 성령이 임하신 것처럼 고넬료 집에도 준비가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고넬료 집에 도착해 보니까 그 집은 베드로를 맞을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도착하니까 시종들이 도열하고 종들이 도열하고 병사들이,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10장 24절에 보면 “이튿날 가이사랴에 들어가니 고넬료가 그의 친척과 가까운 친구들을 모아 기다리더니 마침 베드로가 들어올 때에 고넬료가 맞아 그 앞에 엎드려 절했다”고 기록합니다. 베드로가 혹시나 하고 갔더니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베드로가 도착하자 백부장이 곧바로 엎드려 절을 했습니다. 파격적이지 않습니까? 당시는 로마인이 유대인과 상종하기 꺼려할 때입니다. 더구나 로마인 백부장이 유대인 베드로를 맞이하며 절까지 했습니다. 그 말은 베드로를 맞이하는 일에 기다림이, 간절함이, 사모함이, 준비가 있었다는 말입니다. 베드로는 욥바에서부터 가이사랴까지 혹시나 하고 따라왔습니다. 그런데 와서 보니 고넬료 집에는 질서가 있었고 준비와 사모함이 있었습니다. 베드로는 그곳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했습니다. 그랬더니 말씀을 듣는 중에 성령이 임하셨습니다. 성령이 임하셨다는 말은 그곳에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말입니다.

성령은 준비가 된 곳에 임하십니다. 제자들도 다락방에서 성령을 받기 위해서 기도했더니 열흘 만에 성령이 임하셨습니다. 기적은 아무 곳에서나 일어나지 않습니다. 성령은 아무데나 임하지 않습니다. 준비된 사람에게 임하시고 준비된 곳에 기족이 일어나고 준비된 마음에 임하십니다. 내 안을 깨끗이 비워 놓고 기다리면 채우시게 됩니다. 그날 베드로는 놀랐을 것입니다. 고낼료의 완벽한 준비에도 놀랐을 것이고 이방인의 집에 성령이 임하신 것에도 놀라웠을 것입니다. 유대인 중에도 이런 사람이 없었을 것입니다. 유대인 중에도 이렇게 준비되고 신실한 신앙인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놀라고 감탄하고 또 감탄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성령이 그 집에 임하신 것입니다. 성령이 임하시는 가장 큰 조건은 비움입니다. 준비입니다. 정결함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에게 회개하라고 외치시는 것입니다. 그 회개하는 일이 비우는 일이고 준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변화

여기 고넬료는 참 보배로운 사람입니다. 고넬료 한사람 때문에 온 가족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문안의 노예들도, 종들도, 군인들도 모두 은혜를 입게 되었습니다. 요셉의 시대에도 요셉 한사람 때문에 그 당시 온 세계가 구원을 받았습니다. 한 사람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한사람이 변화받고 옳게 서는 일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복음화도 한 사람으로 시작되는 것입니다. 한국에 복음이 들어온 것이 이제 130년이 되었습니다. 130년 전인 1885년 4월 5일 부활절날 두 사람의 선교사가 인천항에 첫발을 내 디디게 되었습니다. 그 후 130년이 지난 오늘 우리민족 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한 가정의 복음화도 한 사람에 의해서 시작되었습니다. 한 나라의 복음화도 한도 사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고넬료 한 사람에 의해서 한 가족이 구원받았다는 것 그 차원이 아닙니다. 이 고넬료 한사람의 변화로 말미암아 마침내 로마 전도가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복음이 유대인에게만 전파되었습니다. 사마리아 땅에 복음을 전하는 일까지 제자들은 꺼려했습니다. 그때는 이방 땅이나 이방인들에게 전도해야 한다는 전도의 개념조차 없었을 때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의 t신앙개념은 그렇게 좁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베드로가 이방인에게 세례를 베풀고 이방인에게 성령이 임하였다는 소식이 확산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사고와 신앙, 그리고 신학의 지경이 갑자기 확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순간 눈이 활짝 뜨였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더 큰 차원의 역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여러분 무엇이 진정한 복입니까? 무엇이 진정한 은혜라고 생각하십니까? 내 집이 아무리 크고 화려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내 교회가 아무리 크고 웅장하면 또 무슨 소용입니까? 사람이 아무리 화려하고 잘 생기면 무슨 소용입니까? 문제는 그곳이 성령이 함께 하시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큰 교회당을 웅장하게 지어놓았는데 그곳에 성령이 함께 하시지 않습니다. 그 교회 안에는 인간주의가 가득합니다. 그러면 그 교회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내 집이 화려하고 웅장하다 하여도 성령이 함께 하시지 않으시면 무슨 유익이 있겠습니까? 내가 아무리 화려하고 잘 생기고 세상에서 성공하여 사람들이 알아준다 하여도 내 인생에 성령이 함께 하시지 않으면 나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베다니의 마르다의 집은 예수님이 오고 가시며 들렀던 집입니다. 그집은 호화롭지 않았습니다. 부자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오고 가시며 그 집에 들러서 쉬고 유숙하셨습니다. 초라하면 어떻습니까? 빈약하면 어떻습니까? 거기에 주님이 오시면 되는 것 아닙니까? 더구나 거기가 하나님의 섭리가 이루어지는 장소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마가의 다락방도 호화로운 방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제자들이 모여 기도할 때 성령이 강림하셨습니다. 그래서 그곳에서 복음의 물결이 시작되었고,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내 집이 마가의 다락방이 되어야 하고 내 교회가 마가의 다락방이 되어야 하고 내 인생이 성령이 임하시는 다락방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