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마태복음 19장 3~6절

3바리새인들이 예수께 나아와 그를 시험하여 이르되 사람이 어떤 이유가 있으면 그 아내를 버리는 것이 옳으니이까 4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사람을 지으신 이가 본래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지으시고 5말씀하시기를 그러므로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아내에게 합하여 그 둘이 한 몸이 될지니라 하신 것을 읽지 못하였느냐 6그런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 하시니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과 결혼, 특히 부부관계에 대해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사실 부부관계가 좋으면 자녀문제나 다른 문제들도 해결되는데 부부관계가 깨어지면 가정이 흔들리고, 가정이 흔들리면 가족 전체가 해체되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요즘에는 결혼, 가정에 대한 설교가 참 힘듭니다. 왜냐하면, 청중들이 다양한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민감한 주제가 되었습니다. 가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가정이 무너지는 것은 국가와 인류까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로마의 패망 원인 첫 번째가 ‘가정의 해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가정이 흔들리면 따라오는 것이 도덕적 타락입니다. 성 윤리가 무너지고 성적타락이 가속화됩니다. 그러면 사회 전체가 혼란하게 되고 경제적 문제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지금도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만 미래가 점점 불투명해지니까 결혼하면 불행해진다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결혼은 행복보다 불행에 더 가깝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실제로 결혼했을 때, 50%가 이혼으로 가게 되고, 그 절반도 불행하게 사는 경우가 상당수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렇게 결혼이 불안하기 때문에 결혼하기 전에 한번 살아보고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동거문화, 계약적 결혼문화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결혼제도 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결혼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고 있고, 혼자 사는 것이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확대 과장되고 있습니다. 또 결혼이라는 제도가 이 시대 속에서는 마치 실패한 제도가 아닌가 하고 매도하는 경향도 있어서 실제로 결혼을 거부하는 싱글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결혼관의 왜곡입니다. 결혼이 무엇이고,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결혼관 자체가 흔들리는 것입니다. 요동하는 세상에서 성경적 결혼관을 정립하지 않으면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에 결혼관도 달라져야 한다고 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변할 수 없는 것은 결혼의 출발점이 인간의 문화나 전통에서 온 것이 아니고 하나님에게서 출발한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본래 그것을 기획한 창안자의 설계도면을 보아야 합니다. 가정의 설계도면은 하나님이 가지고 계시고, 그래서 하나님이 가정을 어떻게 기획하셨는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결혼관이 결혼생활에 영향을 주는 결정적인 키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가정은 어디에 기초해야 합니까? 결혼이 무엇인지 모르고 한다면 결혼생활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결혼에 대해 정확하게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결혼을 합니다. 이것은 마치 기초를 닦지 않고 집을 지은 것과 같습니다. 그런 집은 언제 무너질지 모릅니다. 우리 가정이 어느 기초 위에 세워져 있는가, 결혼관은 어디로부터 형성되어 왔는가, 주변 친구나 부모에게 영향을 받은 것인가, 성경으로부터 온 것인가, 전통 사회의 문화 속에서 저절로 만들어진 것인가는 매우 중요합니다.

결혼은 계약이 아닙니다. 한번 살아보고 나중에 결혼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부담 없이 만나서 살고 부담 없이 헤어집니다. 그것이 합리적으로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계약은 일종의 상업 논리입니다. 주고받는 계산이 분명하고 아주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서로 맞아 떨어져야 운영이 되는 것인데, 만약 한쪽에서 깨뜨리면 깨질 수 있는 것입니다. 요즘 동거문화가 상당하게 일어나고 있고, 젊은이들 안에도 너무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집니다. 그러나 결혼은 실험이 아닙니다. 테스트가 될 수도 없습니다. 충분한 검증을 하고 결혼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도박입니다.

요즘은 이혼을 전제로 하고 결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관계가 과연 오래갈 수 있을까요? 아주 위험한 동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로 만족하고 각자 이익이 될 때까지만 함께한다면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에게 딱 맞는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뭔가 결함이 있고 연약하고 죄로 인해 망가진 존재들입니다. 모두가 미숙하고 자기중심적입니다. 그런데 함께 살다 보면 이기심이 드러납니다. 사랑할 때는 보이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이 되면 상대의 이기심이 돌출되고 그러다가 깨어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나의 행복을 조건으로 만나 함께 살고 있는데 이기심이 돌출되면 견디기 어렵고 함께 살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러니까 계약은 늘 갈등을 일으킬 소지를 안고, 헤어짐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평생을 함께하기로 결단하고 맹세해도 힘이 드는데 처음부터 이런 관계는 위험천만한 것입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만남은 부담스럽지 않게 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은 편리해 보이는 것이 족쇄가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 조사에서 혼전동거한 커플들은 그렇지 않은 커플들보다 헤어질 확률이 훨씬 높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계약 결혼이라고 말은 하지 않지만, 계약적 성격의 결혼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오늘날 결혼관이 깨어져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적 결혼관을 잘 정리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경은 결혼이 언약이라고 말합니다. 본문에서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를 지으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아내에게 합하여 그 둘이 한몸이 된다고 말씀했습니다.

본문 6절에는 “그런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 하시니(마19:6)” 했는데 이 말은 결혼은 하나님이 주도하셨다는 것입니다. 남녀가 서로 눈이 맞아 짝이 된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결혼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최초의 결혼은 하나님이 맺어주셨고 최초의 주례자, 중매자, 혼주도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주도하시고 개입하시고 이끄셔서 가정을 이루게 하신 것입니다.

성경은 교회와 부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심도 있게 다루는데, 에베소서에서 바울은 부부관계를 교회와 그리스도의 관계로 비유합니다. 그리고 “이 비밀이 크도다”하면서 결혼 관계 안에는 엄청난 하늘의 비밀이 들어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신앙을 결혼으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신부라고 하고, 그리스도가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시고 우리에게 십자가로 프로포즈를 하신 것입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나의 사랑을 받아줄래” 하실 때 우리가 그 사랑을 받아들이면 구원이 일어나고,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관계는 하나님의 언약 안에서 태초 전부터 언약하신 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언약 안으로 들어가고 그 언약은 영원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구원받은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는 어떤 것으로도 깨어질 수 없다고 말합니다. 로마서 8장에서 바울은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롬8:35)」 이 세상에 환란과 기근, 박해와 헐벗음과 위험이 와도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관계가 영원하기 때문에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깨어질 수 없고 그 언약은 영원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회와 그리스도와의 관계처럼 우리의 결혼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언약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하나님의 백성들이 언약 안에서 만나, 누구도 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혼은 하나님이 이끌어가시고 한 가정을 한몸되게 하시는 것입니다. 두 남녀가 만나 양가의 합의 아래 결혼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의 기분과 감정, 기준에 따라 결혼한다면 그 기준은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약은 두 사람이나 양가의 문제가 아니고 하나님 앞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결혼에서 결혼 당사자들만 중요하다고 여기면 하나님이 배제된 것입니다. 둘이 마음만 맞는다고 전부가 아닙니다.

결혼의 핵심은 하나님 앞에서의 언약 관계 안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결혼이 위험해진 것은 결혼이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축소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경적 결혼은 스스로 짝을 짓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짝지어 주시는 것입니다. 결혼 당사자인 두 사람뿐이 아니라 하나님과 거룩한 약속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결혼에서 매우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언약 안에서 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주도하심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믿으셔야 합니다. 그것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결혼한 분은 지금이라도 믿고 확신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결혼 언약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서약입니다. 언약을 확실하게 공적으로 선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약은 당사자 간에 이루어지지만 하나님과 공동체 앞에서 이루어집니다.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을 불러 공동체 앞에서 서약하는 것입니다. 이 결혼은 개인뿐 아니라 우리 공동체에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혼은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서약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서약은 엄중히 다루어야 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진실한 결단이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에는 하나님의 경륜이 포함되어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 속에 이루어진 만남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의도입니다. 이것은 두 사람 간의 감정이나 성적 기호가 아니라 하나님이 이끌어주셨다는 믿음이 포함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약할 때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라는 표현을 씁니다. 기분이 좋을 때까지, 사랑할 때까지가 아닙니다. 죽음 외에는, 죽음마저도 두 사람을 갈라놓을 수 없는 것입니다. 현대 젊은이들은 이런 언약적 결혼에 대해 부담스럽고, 속박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이것은 가정을 지키는 강력한 고리입니다. 결혼이 언약이라면 서약을 성실하게 지켜야 한다는 것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결혼 생활이란 서약의 이행입니다. 서약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그래서 서약을 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살다 보면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들지 않아도, 상대가 실수할 때도 상대에 대한 서약을 성실하게 할 것이라는 결단을 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감정은 언제나 오락가락합니다. 아무리 뜨거운 사랑도 식는 날이 옵니다. 사랑의 감정이 식었다고 헤어지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난다면 그 새로운 사랑도 또 식습니다. CS 루이스는 “첫 사랑이 식듯이 둘째 사랑도 결국은 식어진다”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계속 찾아다녀야 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사랑의 감정이 메말라 있는 시기를 통과할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힘들다고 도망치면 인생이 더 힘들어집니다. 배우자에게서 매력이 떨어질 때, 그때도 사랑하고 섬기는 과정, 그것이 서약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사랑의 감정이 없을 때라도 사랑의 행동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랑의 감정이 없다고 사랑의 행동을 멈춰버리면 불행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녀를 키울 때 얼마나 힘이 듭니까. 예쁜 짓은 잠깐이고 밤에 보채고 칭얼대고 떼쓰면 던져버리고 싶습니다. 또 사춘기가 되면 얼마나 말을 안 듣고 반항하는지 그때 사랑의 감정이 바닥이 납니다. 내가 낳은 아이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도 아침에 도시락을 싸주고 용돈도 줍니다. 사랑의 행동이 멈추지 않는 것은 부모와 자식이라는 끊을 수 없는 관계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의 감정으로만 우리를 대하신다면 우리는 사랑은 고사하고 날마다 매를 맞아야 했을 것입니다. 부부생활은 감정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언약에 기초해야 합니다. 감정이 받쳐줄 때만 가정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고 감정과 상관없이 언약은 지켜져야 합니다. 그래서 사랑의 감정이 아니라 사랑의 행위여야 합니다. 아이들도 어릴 때에는 예쁘지만 조금만 크면 악을 써야 할 때가 많습니다. 말 안 듣는다고 아이를 포기하거나 버릴 수는 없습니다. 악을 쓰면서도 사랑하고 섬기는 것입니다. 감정은 없지만 그렇게 하다가 보면 어느 날 내가 성자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말 잘 듣는 아이를 데리고 있는 부모와 말 안 듣는 아이의 부모를 보면 성품이 다릅니다. 속 썩고 아파하고 눈물 흘리고 엎드려 기도하면서 겸손해지고 깎여서 성자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힘들지만 언약을 지키며 섬기다 보니 떠났던 사랑의 감정이 다시 찾아오고, 다시 찾아온 사랑은 처음 사랑할 때의 뜨거움과는 다른, 수준이 높고 안정되고 깊이 있는 사랑이 흘러나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자녀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은 부부가 함께 언약을 지켜가는 모습입니다. 힘들어서 다 끝내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내하고 사랑하고 섬기며 언약을 지켜가는 것입니다. 결혼은 언약이라는 것, 하나님과 공동체 앞에서 서약한 것을 지켜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선물이고, 자녀들이 꾸려갈 미래의 가정에 대단한 영향을 주는 것이 됩니다. 그것이 자녀들의 가슴에 새겨져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결혼예배를 드릴 때 서약하는 시간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나, 부유할 때나 가난할 때나, 건강할 때나 병들었을 때나 사랑하고 아끼겠다는 서약은 가정의 기초입니다. 모든 것이 순조롭고 내 마음에 드는 환경일 때만 언약을 지키는 것이 아니고 반대의 상황일 때도 언약을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결혼은 한순간의 낭만이 아닙니다. 당연히 어렵고 까다롭고 살다 보면 서로 맞지 않는 것이 한둘이 아닙니다. 어느 날 보면 손해 본 결혼 같고 밑진 장사 같지만 결혼은 장사나 거래가 아닙니다. 서약은 현재 사랑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선언이 아니라 미래적입니다. 늘 좋은 때만 있는 것이 아니고,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오기 때문에 서약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서약은 현재 좋다는 것의 확인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결단입니다. 결혼은 누구나 미숙함으로 출발합니다. 서로의 약점들이 부딪힐 때 힘이 들지만 그렇다고 끝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서약은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끝까지 지키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러므로 결혼식에 참여한 사람들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 서약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적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격려하고 기도해주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사랑의 수은주는 늘 오락가락합니다. 아무리 친밀한 관계라도 인간관계에는 거리가 좁혀졌다 넓어졌다 반복합니다. 신자의 가정에도 죄는 끼어들고, 관계를 깹니다. 서로의 연약함과 실수로 고통하고 절규합니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하나님 앞에서의 서약을 재확인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힘만으로 서약을 지키는 것은 어렵습니다. 우리 힘만으로는 버텨내기가 어려운 환경들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가정 안에서 진짜 필요한 것은 복음입니다. 더 이상 사랑을 유지하기 어렵고 사랑의 불꽃을 태울 기름이 남지 않은 절박한 상황이 올 때 우리는 상대의 장점보다 약점이 더 크게 드러나 받아주기가 참 힘이 듭니다. 아무리 이상적인 만남으로 시작해도 불협화음은 불가피합니다. 인간은 모두가 사랑에 굶주려있습니다. 두 사람이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서로를 채워줄 만한 충분한 사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그때 그 모든 환경을 이기게 하는 힘은 복음입니다. 복음을 붙들고 은혜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은 서로의 관계가 깊어지는 은혜를 맛봅니다. 그 가정 안에 복음이 들어가 역사할 때 가족구성원들이 변화를 맛보게 됩니다. 복음이 터치하면 변화를 일으킵니다. 그 복음은 우리의 관계 안에서 서로 소망을 갖게 합니다. 반드시 변화되고 성숙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를 통과하고 나면 부부관계 안에서도 부활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것입니다. 복음의 능력이 우리 가정 안에 작동되어야 합니다.

복음은 우리의 허물에도 불구하고 조건 없이 받아주신 십자가의 사랑입니다. 사랑할만한 조건이 없음에도 일방적으로 사랑해주신 그 사랑, 상대에게 허물이 보이지만 그것을 받아줄 수 있는 힘은 우리를 일방적으로 사랑해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내가 경험할 때 상대의 허물과 약점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에게서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을 만나도 원수를 맺는 것으로 끝날 가능성이 많은 존재입니다. 눈에 씐 콩깍지가 떨어지는 데에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상대의 약점이 보이는 순간부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복음의 능력입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 연약함을 전제하고 만나는 것입니다. 힘들 때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더 의지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연약하고 부족하지만 점점 더 이해하고 용서하며 가정 안에서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역사가 여러분의 가정 안에 일어나기를 축원합니다. 복음 안에서 살아가는 가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이 깊어지고 성숙해져 갑니다. 결혼 초기에 겪는 어려운 시기들을 참고 이겨낸 사람만이 누리는 축복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연약하고 언약을 지킬 수가 없기 때문에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에베소서 5장에서 “오직 성령의 충만을 받으라”는 표현을 합니다.

가정에 대한 메시지를 하기 직전에 이 말씀을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고 용서하고 이해하고 섬길 수 있는 에너지가 성령의 도우심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불완전하고 문제투성이로 만나 함께 살아가는 우리에게 성령의 충만함이야말로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 성령의 충만함은 계속적으로 입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기적 속성을 이기고 상대를 섬기려고 하면 우리 힘으로는 안 됩니다. 결혼 생활 내내 하나님의 도우심과 성령의 충만함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더 좋은 상대를 만나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충만함을 입으면 관계가 회복될 줄 믿습니다. 은혜를 받아 하나님이 주시는 에너지로 넉넉히 섬길 수 있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언약관계 안에서의 결혼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언약 안에서 한 몸이 되었습니다. 느낌이나 조건보다 약속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혼은 부부 두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것을 놓치면 안 됩니다. 우리는 언약 관계 안에서 행복한 삶을 살도록 계획되어져 있습니다. 부부관계 밖에서의 행복은 하나님이 디자인하신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이 서약을 지키는 것이고 우리가 지키려고 애를 쓸 때 하나님이 우리를 도와주실 줄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약속을 지킬 때 가정 안에 숨겨진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과 은혜를 부부관계 안에 부어주시는 것입니다. 가정 안에는 하나님의 비밀이 많고 결혼은 신비로운 일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선물이고 축복이 틀림없습니다. 우리는 결혼생활이 힘들어질 때 이 언약을 확인하고 붙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 가정을 책임지시고 도와주신다는 약속을 믿어야 합니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빌1:6)」 우리 안에 착한 일을, 가정을 시작하신 분이 하나님이시고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그 일을 아름답게 마치게 하실 것을 믿어야 합니다. 처음에 결혼할 때 성경적 배경도 없이 시작해서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는 몰랐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이 짝 지워 주시고 한 몸이 되게 하셨다는 사실을 굳게 믿으시기 바랍니다. 언약 안에 내가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그 일을 시작하신 분이 힘든 순간에도 그것을 이기게 하는 능력과 은혜를 주실 줄 믿으시기 바랍니다. 우리를 연약한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아름답게 완성해 가실 하나님을 찬양하며 믿음 안에서 승리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